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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원유다…AI 산업, '무상 원료' 끝나면 밸류체인 뒤집힌다
※ '강철부대'는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 경쟁과 기술 전쟁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보이지 않는 칩부터 글로벌 공급망까지, 산업의 최전선을 '강철부대원'처럼 직접 뛰어다니며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주말, 강철부대와 함께 대한민국 산업의 힘을 느껴보세요! <편집자주> [경제일보] 글로벌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업 OpenAI가 '로봇세' 도입 등 세제 개편을 제안하며 AI 산업의 부 재분배 필요성을 제기한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오히려 AI 산업의 '원가 구조'로 향하고 있다. 그동안 사실상 무상에 가까웠던 데이터 활용 방식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AI 산업이 기술 경쟁을 넘어 자원 산업으로 성격을 바꿔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지능 시대의 산업 정책' 제안서를 통해 △자동화된 노동에 대한 과세 △고소득 자본 과세 강화 △공공기금 조성 등을 골자로 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AI 확산으로 노동 소득은 줄고 자본 소득은 증가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표면적으로는 초지능 시대에 대비한 정책 제안이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이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AI를 움직이는 핵심 원료인 데이터가 누구의 것이며, 기업이 이를 어떤 경로로 확보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활용에 대해 정당한 대가가 실제로 지급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다. 특히 뉴스·출판물·이미지·개인정보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가 학습 과정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가운데 데이터 생산 주체와 활용 주체 간 권리·보상 체계가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이 산업 전반의 구조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AI 산업은 반도체·전력기기·정유 등 전통 제조업과 달리 명확한 원가 체계를 갖추지 않은 채 성장해왔다. 철강 산업이 철광석 가격에, 정유 산업이 원유 가격에 수익성이 좌우되는 것과 달리 AI 기업들은 뉴스, 출판물, 이미지, 개인 데이터 등 핵심 자원을 사실상 무상에 가깝게 활용해왔다. 이 같은 무상 원료 구조는 AI 산업의 고수익성을 떠받친 핵심 기반이었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연산 인프라에는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정작 모델 성능을 좌우하는 데이터에는 가격이 매겨지지 않는 '밸류체인 비대칭'이 고착화된 셈이다. 하지만 이 구조는 점차 균열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언론사와 출판사들이 AI 기업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각국에서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강화되면서 데이터 활용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데이터가 더 이상 공짜가 아닌 가격이 붙는 자원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AI 산업의 수익 구조는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데이터 비용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던 만큼 사용료가 제도화되면 기업별 비용 부담과 수익성 격차가 빠르게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 확보 능력과 비용 관리 역량이 곧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구조로 전환되는 셈이다. 최근 논의되는 '로봇세'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지만 업계에서는 방향이 다소 어긋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화로 인한 이익을 사후적으로 과세해 분배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시장에서는 사후 과세 이전에 데이터 제공 주체에 대한 사전 보상 체계가 우선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AI 기업들이 공공기금 조성이나 수익 공유를 제안하고 있지만 이는 미래 분배 구조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현재 발생하고 있는 저작권 침해, 개인정보 활용, 노동 대체 과정에서의 보상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비용 부담 논의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결국 AI 산업은 현 시점 '기술 경쟁'에서 '자원 경쟁'으로 넘어가는 분기점에 서 있다. 반도체가 연산 능력을, 데이터가 성능과 수익성을 좌우하는 구조에서 데이터는 더 이상 부수적 요소가 아닌 핵심 원료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데이터 사용료 체계가 본격 도입될 경우 AI 기업의 사업 모델과 시장 내 경쟁 구도 전반이 다시 짜일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 확보 전략, 비용 설계, 그리고 이를 둘러싼 규칙을 누가 먼저 정립하느냐가 향후 산업 주도권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 AI 산업의 경쟁 기준은 이미 바뀌고 있다. 연산 능력과 알고리즘 성능이 시장을 좌우하던 시대를 지나 데이터 확보 방식과 비용 구조 설계가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원가 경쟁' 단계로 전환되는 흐름이다. 더 이상 중요한 것은 연산 속도만이 아니다. 데이터의 출처를 정당하게 확보하고 그 대가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이를 지속 가능한 비용 구조로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를 둘러싼 질서를 설계할 수 있는 기업만이 다음 판에서 살아남는다.
2026-04-1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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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으로 수렴하는 세계
우리는 정보의 과잉 시대를 산다. 손안의 스마트폰만 열면 뉴스와 영상, 음악과 지식이 끝없이 쏟아진다. 유튜브와 틱톡은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추천하고, 생성형 인공지능은 질문 하나에 그럴듯한 답변을 즉시 내놓는다. 겉으로 보면 인류는 과거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정보 환경을 손에 넣은 듯하다. 그러나 이 편리함의 이면에는 되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우리는 정말 더 넓은 세계를 만나고 있는가. 추천 알고리즘은 본래 사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설계됐다. 이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빠르게 제시하고, 불필요한 탐색의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실제 작동 방식은 다르다.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오래 본 영상, 멈춘 장면, 반복 시청한 주제를 바탕으로 취향을 추정하고, 그 취향을 다시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여기서 문제는 아직 접하지 못한 관심사, 아직 좋아해본 적 없는 분야, 아직 열어보지 않은 가능성이 점점 배제된다는 점이다. 낯선 것과의 우연한 조우는 줄어들고, 익숙한 것의 반복만 남는다. "우연한 발견과 낯선 충격은 비효율로 취급되고, 대신 익숙함과 반복이 화면을 채운다." 생성형 인공지능도 이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AI는 방대한 언어 데이터를 학습해 가장 개연성 높은 문장을 만들어낸다. 그 결과 답변은 대체로 매끄럽고 안정적이며 평균적이다. 물론 이것은 장점이기도 하다.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평균 바깥의 문장, 비정형의 통찰, 낯설지만 강한 사유는 밀려난다. 원래 새로운 생각은 다수가 이미 동의한 자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시대를 흔드는 관점은 대개 평균의 바깥, 익숙함의 바깥에서 출현한다. 결국 오늘의 기술은 두 방향에서 같은 경향을 강화하고 있다. 플랫폼 알고리즘은 인간의 취향을 평균으로 묶고, 생성형 AI는 인간의 언어를 평균으로 다듬는다. 취향은 예측 가능한 패턴이 되고, 문장은 무난한 결론으로 수렴한다. 안전하고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기업과 플랫폼에는 이상적일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의 성장과 창조성까지 그 논리로 설명할 수는 없다. 인간은 원래 효율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우연히 집어 든 책 한 권, 무심코 넘기다 멈춘 기사 한 줄, 전혀 관심 없던 분야에서 느닷없이 마주한 충격이 한 사람의 세계를 바꾸기도 한다. 발견은 언제나 비효율의 영역에서 시작됐다. 그런데 오늘의 플랫폼은 그 비효율을 제거하는 데 능숙하다. 사용자가 헤매지 않도록 돕는 대신, 사용자가 스스로의 바깥으로 나갈 기회까지 줄여버린다. 문제는 단지 비슷한 콘텐츠만 보게 된다는 데 있지 않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인간이 점점 과거의 데이터로 규정되는 존재가 되어간다는 점이다. 플랫폼은 “당신은 이런 것을 좋아할 사람”이라고 말하고, AI는 “사람들은 대체로 이렇게 말한다”고 답한다. 그 결과 우리는 더 빠르게 만족하지만, 덜 놀라고 덜 방황하며 덜 발견하게 된다. 세상을 좁게 보는 것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새롭게 갱신할 가능성마저 줄어드는 것이다. 기술은 인간을 확장할 때 진보가 된다. 그러나 편의를 높이는 과정에서 가능성까지 축소한다면, 그것은 진보라기보다 정교한 관리에 가깝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정확한 추천만이 아니다. 평균 밖의 문장, 예측 밖의 만남, 그리고 나를 내가 아는 범위 밖으로 이끄는 우연의 복원이다. 인간은 원래 규정된 존재가 아니라, 아직 열려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2026-04-11 19: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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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도 '손'에서 '알고리즘'으로…포스코, 제조 패러다임 전환
[경제일보] 포스코그룹이 로봇 자동화 기업 투자를 통해 제조 현장의 지능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 효율과 안전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자율 공정’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포스코그룹은 로봇 자동화 솔루션 기업 브릴스에 총 70억원을 투자하며 그룹 차원의 AX(인공지능 전환) 전략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단순 지분 투자에 그치지 않고 제조 현장에 로봇과 AI를 결합한 자동화 시스템을 공동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제조업은 인력 부족과 안전 규제 강화, 생산 효율성 요구가 맞물리며 공정 자동화 필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철강과 같은 중후장대 산업은 고위험·고강도 작업 비중이 높아 로봇 도입 효과가 큰 분야로 꼽힌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기업들의 경쟁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생산량과 설비 규모가 경쟁력의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공정 효율성과 자동화 수준이 수익성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그룹이 추진하는 '인텔리전트 팩토리'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전략이다. 사람·AI·로봇이 협업하는 자율형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작업 효율과 품질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반복 작업이나 고온·고중량 취급 등 위험도가 높은 공정에 로봇을 우선 적용함으로써 산업재해를 줄이고 생산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철강 공정은 고열과 중장비가 결합된 작업 환경 특성상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데, 로봇 도입을 통해 작업자의 직접 투입을 최소화하면 사고 위험을 구조적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로봇 기반 공정은 작업 편차를 줄이고 품질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어 생산 효율성과 공정 안정성 측면에서도 효과가 크다. 돌발 상황에 따른 생산 중단 가능성을 낮추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산업재해 감소와 근로 환경 개선은 ‘사회(S)’ 영역의 핵심 지표로 평가되며, 안전 관리 수준이 투자와 거래 조건에 반영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조 현장의 자동화 수준과 안전 관리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이미 로봇 분야 투자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 로봇핸드, 협동로봇, 휴머노이드 등 다양한 기술 영역에 투자하며 제조 자동화 생태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브릴스 투자는 이러한 전략을 한 단계 확장한 사례로, 로봇 ‘기술’뿐 아니라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 가능한 ‘운영 시스템’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스템 통합(SI) 역량을 갖춘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현장 적용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제조업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결합되면서 생산 공정 자체가 데이터 기반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화 수준이 높을수록 생산 품질의 일관성과 비용 구조 안정성이 동시에 개선되는 만큼, 공정 지능화 역량이 기업 간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초기 투자 비용과 시스템 구축 기간, 현장 적용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존 생산 설비와의 연계, 인력 재배치 등 운영 전반에 걸친 구조 조정도 병행해야 하는 과제로 꼽힌다. 제조업이 고도화될수록 자동화와 지능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단순 생산 중심에서 벗어나 공정이 스스로 판단하고 운영되는 ‘자율형 공장’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흐름이다. 결국 향후 제조 경쟁은 얼마나 많은 제품을 생산하느냐보다, 얼마나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공정을 운영할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으며, 로봇과 AI 기반의 자율 공정 구축 능력이 기업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2026-04-07 10: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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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90으로 10년 새역사 쓴다"…볼보자동차, '소프트웨어·안전' 승부수
[경제일보]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차세대 순수 전기 플래그십 SUV ‘EX90’을 통해 전동화 전략 전환에 나섰다. EX90으로 향후 10년 성장 기반을 다시 구축하고, 연간 2000대 판매와 중장기 3만대 확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역사상 가장 안전한 차’를 전면에 내세우고 소프트웨어·배터리·가격 전략을 결합해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 공략에 나선 구도다. 볼보자동차는 1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리조트에서 EX90 공개 행사를 열고 차세대 전기차 전략과 함께 플래그십 SUV의 상품성과 가격 정책을 공개했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기존 XC90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전동화 전환을 가속하고,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을 통해 경쟁 구도를 재편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EX90은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량 시대를 대표하는 모델”이라며 “향후 볼보 전기차의 기술 기반이 될 핵심 플랫폼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자체 개발 시스템인 ‘휴긴 코어(Hugin Core)’다. 전기 아키텍처와 코어 컴퓨터, 존 컨트롤러,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구조로 차량 내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고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방식이다. OTA(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과 안전 기능이 계속 개선되는 구조를 갖췄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글로벌 빅테크 협업으로 확장됐다. 엔비디아 기반 고성능 연산 시스템과 퀄컴 스냅드래곤 플랫폼을 적용해 차량 내 데이터 처리와 사용자 경험을 동시에 강화했다. 국내 환경에 맞춘 커넥티비티도 강화됐다. 티맵 기반 인포테인먼트에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를 결합해 OTT, 음악 스트리밍 등 모바일 환경을 차량으로 확장했다. 음성 인식 역시 탑승 위치를 인식해 기능을 실행하는 방식으로 고도화됐다. 안전 전략은 기존 볼보 브랜드의 핵심 축을 유지하면서 통합형 구조로 확장됐다. 차량에는 카메라·레이더·초음파 센서를 결합한 센서 세트와 운전자 모니터링, 실내 승객 감지 시스템이 적용됐다. 주행 중 운전자 상태뿐 아니라 차량 내부 상황까지 감지하는 구조로, 사고 이후 대응이 아닌 사고 가능성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에릭 세베린손 볼보 최고영업책임자(CCO)는 “안전은 개별 장치가 아니라 모든 시스템과 알고리즘이 결합된 결과”라며 “차량이 운전자를 이해하고 보호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안전 설계도 포함됐다. 배터리 셀 단위 전압·온도 모니터링과 함께 열폭주를 감지하는 압력 센서를 적용하고, 이상 발생 시 전류를 차단하는 구조가 반영됐다. 물리적 충격 대응을 위한 고강성 구조와 함께 사고 확산을 지연시키는 설계가 적용됐다. EX90의 파워트레인은 106kWh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차세대 트윈 모터 사륜구동(AWD) 시스템을 기반으로 구성됐다. 트윈 모터 모델은 최대 456마력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5초, 트윈 모터 퍼포먼스 모델은 최대 680마력으로 4.2초 수준의 가속 성능을 확보했다. 800V 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최대 350kW 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10%에서 80%까지 충전 시간은 약 22분, 1회 충전 주행거리는 WLTP 기준 최대 625km로 제시됐다. 가격 전략도 함께 제시됐다. EX90은 플러스 트림 1억620만원, 울트라 트림 1억1620만원으로 책정됐다. 기존 XC90보다 낮은 가격이지만 상품성은 상향한 구조다. 이 대표는 “글로벌 기준에서도 공격적인 가격”이라며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서 경쟁 모델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판매는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올해 약 500대를 시작으로 연간 2000대 수준까지 확대하고,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서 베스트셀링 모델을 목표로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약 1만5000대 수준의 연간 판매를 3만대로 확대하고,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 10% 이상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다만 시장 변수도 존재한다. 전기차 가격 경쟁 심화와 환율 영향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원화 약세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가격 전략의 지속 여부가 변수로 남는다. 지도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구글 맵 도입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기존 국내 지도 서비스와의 비교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10년 전 (동급의) XC90을 발표할 때 볼보는 프리미엄 브랜드 호소인 레벨이었지만 현재는 명실상부 프리미엄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며 “EX90을 통해 앞으로 10년 동안 새 역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01 15: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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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롭'이라 부르는 순간,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나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자동화 콘텐츠를 두고 요즘 흔히 ‘슬롭(slopp)’이라는 표현이 쓰인다. 대체로 저품질, 대량생산, 무가치라는 부정적 뉘앙스가 뒤섞인 말이다. 물론 무한 복제된 템플릿형 영상, 자극만 남기고 내용은 빈약한 콘텐츠,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반복물은 분명 문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AI를 활용한 자동화 콘텐츠 전체를 ‘슬롭’이라는 한 단어로 묶어버리는 태도는 지나치게 단순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기술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 무엇을 콘텐츠로 인정할 것인가를 둘러싼 권력의 언어에 가깝다. 과거 콘텐츠 산업은 대규모 자본과 노동력 위에서 움직였다. 방송 한 편, 영화 한 편, 특집 기사 한 꼭지를 만들기 위해 많은 인력과 시간, 비용이 투입됐다. 그렇게 탄생한 고비용 결과물은 자연스럽게 높은 가치와 권위를 부여받았다. 광고가 몰렸고, 산업이 형성됐으며, 그 질서 안에서 ‘좋은 콘텐츠’의 기준도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다른 시대다. 콘텐츠는 파편화됐고, 사람들의 관심 역시 파편화됐다.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만들고, 누구나 플랫폼에 올리며, 누구나 특정한 관심 집단 안에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 더 이상 소수의 미디어가 정제된 정보를 대중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구조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런 변화 속에서 AI는 예외적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그 흐름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에 있다. 편집 툴이 수작업을 줄였고, 포털이 편집권을 재편했고, 추천 알고리즘이 유통 권력을 바꾸었듯, 이제 AI는 제작과 배포의 비용을 다시 한 번 낮추고 있다. 그런데도 유독 AI를 향해서만 “인간의 손이 덜 갔으니 가치가 낮다”는 식의 판단이 반복된다. 이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냉정한 평가라기보다, 인간 노동에 대한 익숙한 프리미엄을 지키려는 심리일 수 있다. 물론 제작 비용이 사실상 0에 가까운 자동화 콘텐츠가 무한정 쏟아질 경우, 피드는 잡음으로 가득 찰 수 있다.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가 뒤섞이고, 발견 가능성은 무너질 수 있으며, 결국 플랫폼 전체의 신뢰도도 낮아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저품질 반복물과 대량 복제형 콘텐츠를 걸러내려는 시도는 일정 부분 타당하다. 그러나 여기서도 중요한 질문은 남는다. 누가 그 기준을 정하는가. 무엇이 저품질이고 무엇이 새로운 형식인지를 누가 판단하는가. 과거에도 새로운 문화 형식은 늘 저급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중가요가 그랬고, TV 예능이 그랬으며, 인터넷 콘텐츠와 1인 미디어도 마찬가지였다. 오늘의 AI 콘텐츠 역시 그 연장선에서 평가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콘텐츠의 가치는 반드시 제작 과정의 고생과 비례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 콘텐츠는 적은 비용과 짧은 시간 안에 대중의 감정과 여론을 움직이고, 새로운 취향과 문법을 만들어낸다. 반대로 막대한 인력과 자본이 투입됐음에도 아무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콘텐츠의 가치를 인간의 노동량으로만 판단하는 태도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AI 시대에 인간 창작자의 진짜 경쟁력은 무엇인가. 더 많이 애쓰는 것이 아니라, 더 분명하게 서명하는 것이다. 누가 만들었는지, 어떤 취재와 경험과 판단이 들어갔는지, 틀렸을 때 누가 책임질 수 있는지, 바로 그 지점이다. 자동화된 자극과 대량 생산의 시대일수록 오히려 희소해지는 것은 ‘노력’ 그 자체가 아니라 ‘책임 있는 이름’이다. 이 점에서 신문 역시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이제 사람들은 콘텐츠를 반드시 신문을 통해 소비하지 않는다. 속보와 자극, 오락과 여론은 포털과 유튜브, 검색 플랫폼을 통해 더 빠르게 퍼진다. 그렇다면 신문의 존재 이유는 과거와 같을 수 없다. 앞으로 신문은 가장 빠른 전달자가 아니라, 가장 책임 있게 확인하고 가장 분명하게 서명하는 매체로 자리 잡아야 한다. 신문이 담보해야 할 가치는 속도가 아니라 신뢰이며, 양이 아니라 검증이다. AI 자동화 콘텐츠를 무조건 ‘슬롭’으로 규정하는 것은 쉬운 판단이다. 그러나 쉬운 판단은 자주 틀린 판단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문제는 AI가 콘텐츠를 만든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어떤 기준으로 그것을 걸러내고, 어떤 권한으로 그것을 평가하며, 누가 가치의 이름을 독점하려 하는가에 있다. AI 시대의 콘텐츠 논쟁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기준의 문제다. 그리고 그 기준을 둘러싼 싸움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다.
2026-03-19 14: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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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 'NH현장스쿨' 운영…현장 중심 직무교육 강화 外
NH농협은행, 'NH현장스쿨' 운영…현장 중심 직무교육 강화 [경제일보] NH농협은행이 직원들의 금융 직무 전문성과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위해 현장 중심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나섰다. 금융사고 예방과 실무 대응력을 동시에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전날 서울 용산구 용산별관에서 현장형 직무교육 프로그램인 'NH현장스쿨'을 실시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이론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실제 영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NH현장스쿨'은 영업본부를 직접 찾아가는 맞춤형 교육 방식으로 운영되며, 직원들이 현장에서 겪는 실무적 어려움을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수도권 직원들을 대상으로 마련된 이번 교육은 새롭게 조성된 'NH금융직무라운지'에서 진행돼 교육 환경도 한층 개선됐다. 교육에는 금융 직무 전문가와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갖춘 강사진이 참여해 직무 이론과 실제 사례를 결합한 교육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업무 이해도를 높이고, 고객 응대 및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번 교육이 직원들의 금융 직무 역량과 내부통제 전문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실무 교육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정직한 조직문화 정착과 금융사고 제로화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생성형 AI 기반 여신 심사 혁신…"30분 걸리던 업무 10초로 단축" 하나은행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지능형 여신 심사 체계를 도입하며 기업금융 분야의 업무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수작업 중심이던 신용평가 심사 과정을 자동화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은 생성형 AI 기반 '기업 신용평가 심사의견 생성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전 영업점에 도입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시스템은 기업의 재무제표, 산업 동향, 업체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신용평가에 필요한 심사의견 초안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직원들이 기업 신용평가 심사의견을 작성하는 데 평균 30분 이상이 소요됐지만, 해당 시스템 도입 이후 약 10초 만에 초안 생성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연간 약 7만건에 달하는 신용평가 업무에서 약 2만7000시간 이상의 업무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이번 시스템은 하나은행이 자체적으로 알고리즘을 설계한 인하우스(In-house)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 여신 전문가들의 평가 기준을 반영해 심사의견의 정교성과 표준화를 동시에 확보했으며, 현장 적용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은 이번 시스템 도입을 통해 직원들이 단순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기업 분석과 고객 이해 등 본질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은행이 추진 중인 실용적 AI 전략과 맞물려 영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AX)을 가속화하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향후 하나은행은 기업여신뿐 아니라 가계여신 등 전반적인 심사 프로세스로 AI 적용 범위를 확대해 보다 정교하고 신속한 '지능형 여신 심사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 AI데이터전략부 관계자는 "AI를 통한 업무 효율성 극대화로 생산성을 높이고 직원들이 고객과 기업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업무 영역에 AI를 접목해 현장과 고객 모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돈 버는 재미 with 써브웨이' 출시…앱테크 재미·혜택 동시 강화 카카오뱅크가 제휴 기반 앱테크 서비스 확장을 통해 고객 참여형 혜택 강화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24일까지 '돈 버는 재미 with 써브웨이'를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돈 버는 재미' 플랫폼의 제휴형 이벤트로, 이용자가 간단한 미션을 수행하면 외식 브랜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돈 버는 재미'는 카드 짝맞추기, 색깔 맞추기, 기억력 테스트 등 게임 요소를 접목한 대표적인 앱테크 서비스로, 일상 속에서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제휴에서는 '색깔 맞추기' 콘텐츠에 써브웨이 인기 샌드위치와 샐러드 색상을 반영해 이용자 경험을 한층 강화했다. 참여 방법은 카카오뱅크 앱 내 '혜택탭'에서 해당 이벤트를 3회 이상 이용하면 되며, 미션을 달성한 선착순 7만 명에게 써브웨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썹 포인트'가 지급된다. 포인트는 최소 1000포인트에서 최대 3만 포인트까지 랜덤으로 제공되며, 카카오뱅크 앱 '내 쿠폰'에서 확인 후 써브웨이 앱에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돈 버는 재미'는 현재까지 식품, 화장품, 의류 등 다양한 브랜드와 총 11차례 협업을 진행했으며, 3월 초 기준 누적 이용 고객 수는 400만명을 넘어섰다. 이용자 분석 결과 여성 비중이 64.8%로 남성보다 높았고, 연령대별로는 50대 이상이 45.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해 중장년층에서도 높은 관심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제휴사의 인기 상품을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접목해 고객이 재미있게 참여하면서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제휴를 통해 고객 경험을 확장하고 혜택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3-18 10:2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