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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인 줄 알았는데 '종양'…비부비동질환 구별법은?
[경제일보] 코막힘이나 콧물, 코피는 일상에서 흔히 겪는 증상이다. 대부분은 비염이나 부비동염(축농증) 등 염증성 질환에서 비롯되지만 일부는 종양이 원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한쪽 코에서만 코막힘이나 코피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라면 비부비동종양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11일 중앙암등록본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비부비동암 신규 환자는 501명으로 인구 10만명 당 약 1명 수준이다. 발생 빈도는 낮지만 질환 특성상 조기 발견이 늦어질 경우 시력 저하, 복시, 안구 돌출, 안면 감각 이상, 뇌신경 마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종양의 위치와 진행 정도에 따라 얼굴 변형이나 발음·섭식 기능 저하 등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부비동종양은 비강과 부비동에 발생하는 종양을 통칭하는 질환으로 양성과 악성으로 구분된다. 양성종양에는 반전성 유두종, 혈관섬유종, 골종 등이 있으며 이 가운데 반전성 유두종은 재발률이 높고 일부에서 악성으로 진행될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악성종양은 비부비동암으로 불리며 편평세포암, 선암, 후각신경모세포종, 점막흑색종 등이 포함된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비염이나 축농증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코막힘, 지속적인 콧물, 반복적인 코피, 후각 저하 등이 나타난다. 일반적인 염증성 질환이 양측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비부비동종양은 한쪽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일측성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발병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일부 악성종양은 목재·가죽 분진, 니켈, 크롬,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 화학물질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반전성 유두종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과의 연관성도 보고된다. 진단은 비내시경 검사가 기본이다. 비강 내부를 직접 관찰해 종양의 유무와 위치, 크기를 확인하며 의심 병변이 발견되면 조직검사를 통해 악성 여부를 판단한다. 다만 혈관성 종양이 의심될 경우 출혈 위험을 고려해 CT나 MRI 등 영상검사를 먼저 시행한 뒤 조직검사 여부를 결정한다. 이후 영상검사를 통해 종양의 확산 범위와 주변 조직 침범 여부를 평가해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치료는 종양의 종류와 병기,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양성종양은 수술적 제거가 기본이며 악성종양은 수술과 함께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내시경 및 영상기술 발전으로 일부 종양은 코를 통한 내시경 수술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해 환자의 부담이 줄어드는 추세다. 김동혁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종양의 종류와 병기, 발생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며 “양성종양은 수술적 제거가 우선이며 악성종양은 병기와 조직 특성에 따라 수술·방사선·항암치료를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내시경 및 영상기술 발달로 일부 종양은 코를 통한 내시경 수술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해 환자 부담이 줄었다”며 “조기 발견할수록 치료 선택지가 넓고 기능 보존에도 유리한 만큼 의심 증상이 지속되면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07-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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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해킹당한다…정부, 프롬프트 공격 막는 보안 매뉴얼 냈다
[경제일보] 정부가 인공지능(AI) 서비스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실무 매뉴얼을 내놨다. AI가 금융, 의료, 공공, 제조, 통신 등 주요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프롬프트 인젝션과 권한 오남용, 데이터 유출 같은 새로운 공격에 대응할 기준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AI 보안 위협 대응 매뉴얼’과 ‘AI 보안 레드티밍 가이드’를 발간했다고 8일 밝혔다. 두 자료는 AI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보안 위협을 분류하고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점검·대응 절차를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AI 보안 위협은 기존 정보보호 체계만으로 충분히 막기 어렵다. 공격자가 AI 모델에 악성 명령을 숨겨 원하는 답변을 유도하는 프롬프트 인젝션, 에이전트 권한을 악용한 데이터 접근, 학습 데이터 유출, 외부 모델과 플러그인 공급망 공격 등이 대표적이다. AI가 스스로 도구를 호출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형태로 발전할수록 공격 표면도 넓어진다. ‘AI 보안 위협 대응 매뉴얼’은 AI 보안 위험을 데이터, 모델, 에이전트, 공급망, 고성능 모델 등 5개 영역으로 나눴다. 각 영역별 진단 지표를 제시하고 금융, 의료, 공공·행정, 교육, 제조·에너지, 통신, 법률, IT 등 8개 분야별 위협 시나리오와 대응 방안도 담았다. 경영진과 실무자의 활용 방식도 구분했다. 최고경영자 등 C레벨에는 AI 보안 위협의 종류와 실제 사례를 쉽게 설명하고, 보안 담당자와 IT 운영자에게는 위협을 어떻게 진단하고 어떤 기준으로 대응할지 안내한다. AI 도입이 기술 부서만의 일이 아니라 경영 리스크 관리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구성이다. 함께 발간된 ‘AI 보안 레드티밍 가이드’는 기업 내부에서 AI 보안 점검을 직접 수행해야 하는 실무진을 위한 안내서다. 레드팀은 공격자 관점에서 시스템을 시험해 취약점을 찾아내는 조직이다. 이번 가이드는 AI 레드팀을 기획하고 구성하는 단계부터 준비, 실행, 결과 보고까지 전 과정을 다룬다. 현장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부록도 포함됐다. 레드티밍 체크리스트, 점검 도구, 인력별 직무기술서가 담겼다. 정부 차원에서 여러 산업 분야에 적용 가능한 AI 보안 레드팀 운영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가이드는 기업의 AI 도입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생성형 AI를 고객 상담, 문서 작성, 코드 개발, 데이터 분석에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보안 검증 체계는 아직 초기 단계인 경우가 많다. 특히 외부 AI 모델과 사내 데이터가 연결될 경우 정보 유출과 권한 관리 문제가 함께 발생할 수 있다. 임정규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AI 기술의 확산과 함께 보안 위협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이번 가이드가 AI 서비스의 보안 수준을 높이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7-08 14: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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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로 돈 벌면 10억 과징금…'삭제 전쟁' 시작되나
[경제일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허위 이미지와 조작 영상이 몇 분 만에 퍼지는 시대다. 7일부터 온라인 허위조작정보를 겨냥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되면서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자 모두 새 규제 환경에 들어간다. 이번 제도의 핵심은 허위조작정보를 반복 유통해 돈을 버는 행위를 막는 데 있다. 법원에서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2회 이상 다시 유통하고 직전 3개월 동안 3건 이상 정보를 게시해 광고·후원 수익을 얻은 정보 게재자는 최대 10억원의 과징금 대상이 될 수 있다. 고의 또는 중과실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는 가중 손해배상제도 도입된다. 대상은 일정 규모 이상의 수익형 게재자로 제한된다. 구독자 10만명 이상이거나 월평균 조회수 10만회 이상인 유튜버·인플루언서 등이 주요 대상이 될 수 있다. 대형 플랫폼에도 의무가 생긴다.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허위조작정보 대응 운영정책을 마련하고 신고 접수·처리 절차를 운영해야 한다. 처리 결과와 이유를 이용자에게 알리고 이의신청 절차도 제공해야 한다. 운영 현황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 공개도 요구된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참여하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지난달 19일 허위조작정보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 가이드라인은 허위성·조작성 판단 기준과 신고·조치·이의신청 절차를 담았다. 카카오톡, 메일, 쪽지 같은 사적 대화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명시했다. 정부는 이번 제도가 온라인 표현을 직접 검열하는 장치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허위조작정보 여부를 정부가 곧바로 판단하는 구조가 아니라 플랫폼의 운영정책과 민간 사실확인 절차, 법원 판단을 통해 작동한다는 것이다. 정당한 의견 표명, 풍자·패러디, 학술적 논쟁, 공익 목적 보도는 원칙적으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설명도 나온다. 그러나 논란은 남아 있다. 허위정보와 의견, 의혹 제기, 정치적 비판의 경계가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니다. 플랫폼이 법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노출을 줄이면 표현의 자유 위축 논란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제도가 느슨하게 운영되면 AI 딥페이크와 허위정보 수익화를 막기 어렵다. 플랫폼마다 판단 기준이 달라질 가능성도 변수다. 같은 게시물이라도 서비스별 운영정책에 따라 삭제, 차단, 수익화 제한, 유지 등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신고가 급증할 경우 처리 지연과 악성 신고 남용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한편 새 제도의 성패는 강한 처벌 문구보다 투명한 운영에서 갈릴 전망이다. 허위조작정보 피해를 줄이려면 신고 기준, 조치 사유, 이의 절차, 투명성 보고서가 이용자에게 납득 가능해야 한다. AI 시대의 허위정보 대응은 필요하다. 다만 그 칼끝이 거짓 수익화를 겨냥해야지 정당한 비판과 의혹 제기를 베어서는 안 된다. 7일부터 시작되는 것은 단순 규제가 아니라 온라인 신뢰와 표현 자유 사이의 균형 시험대다.
2026-07-06 13: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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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통신 3사와 협력…카드업계 최초 AI 보이스피싱 탐지망 구축 外
[경제일보] 롯데카드, 통신 3사와 협력…카드업계 최초 AI 보이스피싱 탐지망 구축 롯데카드는 국내 카드업계 최초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 통신 3사의 AI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솔루션인 '서패스(SURPASS)'를 연동해 금융사기 예방 체계를 고도화했다고 2일 밝혔다. 해당 솔루션은 이동통신 3사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제휴해 개발했다. KCB가 통신사와 롯데카드 시스템을 잇는 중계 기관 역할을 맡는다. 통신 3사가 인공지능 기술과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이스피싱 위험도를 분석하면 롯데카드는 이를 자체 FDS와 연계해 고객의 피해 가능성을 파악한다. 이후 사기 정황이 의심될 경우 카드 거래를 즉시 차단하는 방식으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7월 SK텔레콤과 해당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 뒤 지난 1월 정식으로 도입했다. 지난 2월에는 KT와 LG유플러스와도 제휴를 맺으며 통신 3사 모두와 협력망을 완성했다. 도입 이후 지난해 7월부터 지난 5월까지 3억2000만원 규모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사전에 막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롯데카드는 악성 앱 설치 탐지 등 여러 보안 기술을 가동해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고객 대상 보이스피싱 시도 가운데 약 60억원에 달하는 금전적 손실을 막아낸 바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피해 위험으로부터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통신3사와 협력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더 안전한 금융 거래를 위한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 토스와 손잡고 '토스원 신한카드' 출시…페이스페이 결제 시 17% 할인 신한카드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토스와 제휴를 맺고 '토스원 신한카드'를 선보였다고 2일 밝혔다. 이 카드는 오프라인 실물 카드 결제 시 일반 단말기에서는 1%를 할인해 주며 토스 단말기를 이용하면 3%의 할인이 적용된다. 특히 페이스페이로 결제할 경우 할인율이 17%까지 올라간다. 혜택 적용 가맹점은 △식당 △편의점(CU GS25 세븐일레븐) △커피 전문점 △미용 △스포츠센터·레포츠클럽 업종이다. 가맹점 업종과 관계없이 혜택을 누리려면 카드를 토스페이에 등록한 뒤 간편결제를 활용하면 된다. 온·오프라인 토스페이 결제 시 전 업종에서 3%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페이스페이 결제 시 제공하는 기본 3% 적립에 이번 17% 할인을 더하면 최대 20%에 달하는 혜택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온·오프라인 통합 월 할인 한도는 전월 이용 금액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실적 구간별로 살펴보면 △40만원 이상 70만원 미만 1만원 △7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 2만2000원 △100만원 이상 3만3000원까지 혜택을 제공한다. 1회 최대 할인 금액은 5000원으로 제한되며 페이스페이와 토스페이 등 결제 방식에 따른 혜택 중복 적용은 불가능하다. 유료 멤버십인 토스프라임 이용자에게는 이용료에 해당하는 5900원을 깎아준다. 직전 2개월 동안 매달 40만원 이상 카드를 사용한 고객이 대상이다. 신규 발급 고객은 카드 등록 후 2개월 동안 전월 실적 조건 없이 해당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연회비는 국내 전용 2만7000원, 해외 겸용(VISA) 3만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자세한 서비스 내용 확인은 신한카드 홈페이지와 신한 SOL페이 앱을 비롯해 토스 앱에서 할 수 있다. 카드 발급 신청은 오직 토스 앱을 통해서만 진행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페이스페이 맞춤형 혜택을 탑재한 것이 이번 신상품의 가장 큰 특징으로 토스페이와 페이스페이 이용 고객을 위해 일상 전반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 국가 바우처 통합 '국민행복 현대카드' 출시 현대카드가 국민행복 현대카드를 출시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카드는 국가가 국민 생애주기에 맞춰 지원하는 20여 종의 바우처를 통합해 쓸 수 있는 상품이다. 정부 부처와 산하 기관이 제공하는 국가 바우처를 이 카드 한 장으로 결제할 수 있다. 사업 참여 기관은 △보건복지부 △교육부 △성평등가족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등이다. 이용 고객은 해당 카드로 총 23종의 바우처를 이용할 수 있다. 세부 지원 항목은 △첫 만남 이용권 △건강보험 임신 출산 진료비 지원 △아이 돌봄 지원 △장애인 활동 지원 △에너지 바우처 등이다. 실생활에 밀접한 적립 혜택도 제공한다. 결제 금액의 5%를 M포인트로 쌓아주는 6개 핵심 분야는 △코스트코 △의료(병원, 약국 등) △교육(어린이집, 유치원 등) △통신사(SKT, KT, LG유플러스 등) △렌털 업종(코웨이, LG전자 등) △온라인 쇼핑몰(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G마켓 등)이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일반 가맹점에서는 결제 금액의 0.5%를 M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현대카드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애플페이 결제를 지원하는 카드사다. 국민행복 현대카드 발급자 역시 애플페이 시스템을 편리하게 쓸 수 있다. 최대 50만 M포인트를 미리 적립해 사용하는 'M긴급적립'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상품의 연회비는 따로 없다. 상세한 혜택 내용은 현대카드 앱이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임신 출산 육아 등 국가가 지원하는 다양한 바우처를 한 장의 신용카드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실생활에 밀접한 다방면의 혜택을 통해 고객의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7-02 08: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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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의 패착, 협회의 무책임, 악플의 폭주
[경제일보] 48개국이 겨루고 32개국이 살아남는 월드컵이었다. 한국 축구는 그 넓어진 문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1승 2패, 조 3위, 최종 34위. 12개 조 3위 가운데 성적이 좋은 8개 팀에게까지 주어진 기회는 한국을 비켜 갔다. 대표팀은 체코전 승리로 출발했다. 그러나 멕시코에 무너졌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스스로 운명을 끝낼 기회를 놓쳤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에 갈 수 있었다. 상대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팀이었고, 한국은 지지 않아도 되는 팀이었다. 그런데 경기는 한국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어떻게 이겨야 하는지조차 보여주지 못한 채 흘러갔다. 홍명보 감독의 패착은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한 데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났다. 후반에 상대 체력이 떨어지고 공간이 생기면 손흥민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감독은 선발을 정할 권한이 있다. 누구를 앞세우고 누구를 아낄지, 어느 시점에 승부를 걸지는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그러나 권한에는 결과가 따른다. 월드컵 32강이 걸린 경기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격 자원을 벤치에 두는 선택은, 그만큼 치밀한 경기 설계와 대비책을 전제로 해야 한다. 한국은 전반부터 중원에서 밀렸고, 공격은 상대 수비를 흔들 만큼 날카롭지 못했다. 손흥민이 들어온 뒤에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실점 뒤에는 조급함만 커졌고, 한국은 끝내 한 골을 만회하지 못했다. 축구에서 패배의 책임을 선발 명단 한 장에만 돌릴 수는 없다. 선수들의 몸 상태와 집중력, 상대의 전술, 경기 중 변수도 함께 작용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경기에서 누가 먼저 뛰고, 어떤 방식으로 승부를 설계했는지는 감독의 판단이다. 남아공전은 홍명보호가 이번 대회에서 보인 한계를 압축한 경기였다. 상대보다 먼저 준비하지 못했고, 경기가 틀어진 뒤에도 판을 바꿀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홍 감독에게 이번 실패가 더욱 무거운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탈락 뒤 물러났다. 12년 뒤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그 사이 한국 축구는 유럽 정상급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을 더 많이 배출했고, 손흥민·김민재·이강인 같은 자원도 갖췄다. 경험과 선수층을 말할 조건은 과거보다 나아졌지만, 결과는 두 번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모든 패배가 감독 사퇴로 이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서 두 차례 지휘봉을 잡고도 두 번 모두 조별리그를 넘지 못했다면, 사퇴는 선택이 아니라 결과에 대한 최소한의 응답이다. 홍명보 감독은 떠나는 것이 맞았다. 다만 감독 한 명의 퇴장으로 한국 축구의 책임까지 정리하려 해서는 안 된다. 홍 감독은 처음부터 축구협회의 불투명한 선임 논란을 안고 출발했다. 문체부 특정감사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규정상 권한이 없는 기술총괄이사가 면접에 관여했고, 절차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축구협회는 그 판단에 이견을 보였지만, 선임 과정이 팬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사실까지 없앨 수는 없다. 대표팀 감독은 결과로 선임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하는 자리다. 홍 감독은 그러지 못했다. 그렇다고 축구협회가 “감독이 책임지고 물러났으니 끝났다”고 말할 처지는 아니다. 감독을 뽑은 사람, 감독에게 권한을 주고 대표팀 운영을 관리한 사람, 월드컵을 앞두고도 국민을 설득할 만한 청사진을 내놓지 못한 사람들도 각자의 몫을 져야 한다. 축구협회가 해야 할 일은 새 감독 이름부터 꺼내는 것이 아니다. 누가 어떤 기준으로 감독 후보를 검증했고, 전력강화위원회는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으며, 왜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까지 일관된 경기력을 만들지 못했는지부터 답해야 한다. 사퇴한 감독을 앞세워 책임의 장부를 덮는다면, 다음 감독도 같은 의심과 불신 속에서 출발하게 된다. 이번 사태에서 더 우려스러운 것은 패배 뒤 쏟아진 악성 댓글과 협박이다. 국가대표 감독은 공적 비판의 대상이다. 선수 선발, 전술, 교체, 경기 운영, 인터뷰는 모두 국민이 평가할 수 있다. 손흥민을 왜 선발에서 뺐는지, 남아공전에서 왜 그런 전술을 택했는지, 두 번째 월드컵에서 무엇을 남겼는지 묻는 일은 정당하다. 표현이 불편하더라도 경기 내용과 사실에 근거해 판단을 비판하는 것은 막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비판에는 대상과 근거와 한계가 있다. 공항에서 살해하겠다는 식의 글, 확인되지 않은 사퇴설과 합성 이미지, 선수와 가족을 겨냥한 욕설과 허위사실 유포는 축구 비평이 아니다. 이런 행위는 공적 사안을 두고 의견을 제시하는 차원을 벗어나 협박, 명예훼손, 모욕의 법적 책임이 문제 되는 영역으로 들어간다. 표현의 자유는 권한을 가진 사람을 비판할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것이지, 타인의 신변을 위협하거나 허위사실을 퍼뜨릴 자유까지 보장하는 면허가 아니다. 공적 인물은 일반인보다 넓은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공적 인물이라는 이유로 가족과 지인까지 공격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감독의 전술 실패를 따지는 일과 인격을 짓밟는 일은 전혀 다르다. 선수의 부진을 분석하는 일과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찾아가 협박성 글을 남기는 일도 다르다. 설영우 측이 악의적 비방, 인신공격, 허위사실 유포에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것도 이 선을 넘은 공격이 실제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선수는 경기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 평가가 가족을 끌어들이고,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위해를 예고하는 데까지 번진다면 그것은 스포츠를 향한 애정이 아니라 집단적 분풀이에 가깝다. 한국 축구는 패배할 때마다 한 사람을 골라 세우는 데 익숙했다. 감독이 패하면 감독 하나를 내보내고, 선수가 실수하면 그 선수의 이름을 조롱거리로 만든다. 그 사이 감독을 선임한 사람들의 판단, 대표팀을 운영한 사람들의 무능, 실패를 되풀이하게 만든 관행은 뒤로 숨는다. 이번에는 책임의 순서를 뒤바꾸지 말아야 한다. 홍명보 감독에게는 패착의 책임이 있다. 손흥민을 벤치에 둔 선택과 남아공전의 무기력한 경기 운영, 두 번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은 모두 그의 성적표에 남아야 한다. 축구협회에는 더 큰 책임이 있다. 납득하기 어려운 감독 선임 과정, 불신을 키운 운영, 결과가 나쁠 때마다 감독 교체로 사태를 봉합해 온 관행을 바꾸지 않는다면 같은 실패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온라인에서 살해를 예고하고, 허위사실을 퍼뜨리고, 선수와 가족을 향해 모욕을 쏟아낸 이들에게도 책임은 남는다. 분노가 컸다는 사정은 타인을 위협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홍명보는 떠났다. 그러나 한국 축구의 실패가 함께 떠난 것은 아니다. 감독의 패착은 기록으로 남고, 협회의 무책임은 해명과 쇄신으로 답해야 하며, 악플의 폭주는 법과 상식의 선에서 멈춰 세워야 한다. 그 세 가지를 구분하지 못하면 다음 월드컵에서도 한국 축구는 또 한 사람을 내보내고, 또 다른 사람을 향해 돌을 던지는 일로 실패를 끝낼 것이다.
2026-06-29 0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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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성능 넘어 '안전' 경쟁...KT 클라우드·카카오 AI 세이프티 맞손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기업 업무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AI 성능뿐 아니라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유해 콘텐츠 생성과 개인정보 유출, 프롬프트 공격 등 새로운 보안 위협이 부상하면서 AI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AI 세이프티'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KT 클라우드와 카카오는 안전한 생성형 AI 서비스 구현을 위한 AI 세이프티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KT 클라우드의 AI 인프라 플랫폼과 카카오의 AI 세이프티 기술을 결합해 공공과 민간 분야에서 신뢰할 수 있는 AI 활용 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생성형 AI 도입이 빠르게 늘면서 AI 서비스의 안전성 확보가 기업들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가 허위 정보를 생성하는 '환각' 현상은 물론 '프롬프트 인젝션'을 통한 악성 명령 실행, 개인정보 유출, 유해 콘텐츠 생성 등의 위험성이 실제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공기관과 금융권, 대기업을 중심으로 AI 도입이 확대되면서 모델 성능만큼 보안성과 신뢰성, 규제 대응 능력을 함께 검증하려는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AI를 업무 시스템과 연계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운영 체계가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에 양사는 AI 서비스 개발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세이프티 기술 고도화에 나선다. 협력의 첫 단계로 KT 클라우드는 지난 4월 공개한 공공기관 대상 생성형 AI 플랫폼 'RAG Suite 2.0'에 카카오의 AI 가드레일 모델인 '카나나 세이프가드'를 적용할 예정이다. 카나나 세이프가드는 한국어와 국내 문화·법률 환경을 반영해 개발된 AI 세이프티 모델이다. 생성형 AI가 부적절하거나 유해한 답변을 생성하는 것을 방지하고 프롬프트 공격이나 정책 위반 가능성을 탐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 카카오의 주요 AI 서비스에도 적용되고 있다. 양사는 가드레일 기술 적용을 시작으로 AI 모델 안전성 평가 시스템과 다양한 공격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취약점을 점검하는 '레드티밍' 시스템도 단계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AI 모델이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예상하지 못한 공격이나 악용 시도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대응하는지를 검증하는 체계까지 함께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향후에는 AI 세이프티 도구를 통합 관리하는 운영 플랫폼 구축으로 협력을 확대한다. KT 클라우드 환경에서 축적되는 운영 데이터와 고객 피드백을 기반으로 AI 안전성 관리 기능을 고도화하고, 생성형 AI 서비스의 개발과 배포, 운영, 모니터링까지 아우르는 통합 운영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IT 업계에서는 AI 시장 경쟁이 모델 성능 중심에서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망한다. 생성형 AI 기술이 기업 핵심 업무에 적용될수록 모델의 정확도뿐 아니라 보안과 컴플라이언스, 운영 안정성 확보 여부가 AI 도입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AI 가드레일과 레드티밍, 모델 평가 체계 등 AI 세이프티 기술도 AI 인프라의 필수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KT 클라우드와 카카오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공공기관과 금융권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신뢰할 수 있는 생성형 AI 서비스 구축을 지원하는 한편, 국내 AI 생태계 전반의 안전성 확보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김봉균 KT 클라우드 대표는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성능뿐 아니라 책임 있는 AI 활용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며 "카카오와의 협력을 통해 AI 인프라와 안전성 기술을 결합하고, 공공과 민간 고객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AI 서비스를 개발·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세웅 카카오 AI 시너지 성과리더는 "카카오의 AI 세이프티 기술과 KT 클라우드의 인프라 역량이 만나는 이번 협력이 국내 AI 생태계의 안전성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이용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AI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6-06-26 10: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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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美 AI 통제 속...앤트로픽과 안전·보안 동맹
[경제일보]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첨단 인공지능(AI) 모델 접근을 제한하고 나선 가운데 한국 정부가 앤트로픽과 AI 안전·사이버보안 협력에 나섰다. 고성능 AI 모델이 사이버 공격과 방어 양쪽에 모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글로벌 AI 안전망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앤트로픽과 AI 안전성 확보 및 사이버보안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AI가 사이버 공격과 방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한국어 맥락에서의 AI 모델 안전성 및 오남용 위험을 평가하는 데 협력할 예정이다. 자율형 AI 에이전트에 대한 레드팀 평가도 협력 대상에 포함됐다. 앤트로픽은 챗봇 ‘클로드’와 코딩 특화 도구, AI 에이전트 기술로 빠르게 성장한 프런티어 AI 기업이다. 최근에는 사이버보안 특화 고성능 모델인 ‘미토스’와 관련한 글로벌 논란의 중심에도 섰다. 앤트로픽의 프로젝트 글래스윙은 미토스 계열 모델을 활용해 핵심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찾고 고치는 방어 목적의 AI 보안 협력체다. 한국에서는 KISA와 주요 기업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약의 의미는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선다. AI 모델이 고도화되면서 보안 위험은 두 방향으로 커지고 있다. 방어자는 AI로 취약점을 더 빨리 찾을 수 있지만 공격자 역시 AI를 활용해 악성코드 변형, 취약점 탐색, 피싱 자동화, 침투 시나리오 생성을 시도할 수 있다. 정부가 앤트로픽과 손잡은 것은 이 같은 양면성을 제도권 안에서 평가하고 통제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한국 AI 안전연구소와 앤트로픽 간 협력을 통해 AI 모델 및 자율형 AI 에이전트 안전성 평가를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 분야 등 국가적 파급력이 큰 영역에서 AI 기반 취약점 발굴과 사이버 위협 정보 공유도 실무적으로 논의한다. 한국어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델 오남용, 허위정보 생성, 보안 우회 가능성 등을 함께 점검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정부는 이번 협약을 글로벌 AI 협력 벨트의 한 축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AI 인프라, 프런티어 모델, 연구 협력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과 접점을 넓혀왔다면 앤트로픽과의 협력은 안전성과 보안 분야를 보강하는 성격이 강하다. AI 산업 경쟁력이 커질수록 모델 성능 못지않게 안전성 평가와 사이버 복원력이 국가 경쟁력의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검증대에 오른 부분은 미국의 AI 기술 통제 기조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최근 앤트로픽의 고성능 모델 미토스 5와 페이블 5에 대해 외국 국적자의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앤트로픽은 적용 범위를 선별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당 모델 접근을 광범위하게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조치가 이어질 경우 한국 정부와 기업이 프로젝트 글래스윙을 통해 확보하려던 미토스 접근권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앤트로픽과 소통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앤트로픽 역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첨단 AI 모델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와 기술 주권 기조에 따른 불확실성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협약은 한국 AI 정책의 방향을 보여준다. 단순히 해외 모델을 쓰는 것을 넘어 고성능 AI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평가하고 방어 기술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특히 AI 에이전트가 실제 시스템을 조작하고 코드를 작성하며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로 넘어가면 모델 안전성과 사이버보안은 분리하기 어려운 과제가 된다. 성과는 접근권과 실행력에서 갈릴 전망이다. 미토스 같은 첨단 모델에 대한 안정적 접근이 보장되지 않으면 협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한국어 환경의 안전성 평가, 금융·공공 분야 취약점 발굴, 국내 보안 인력과 글로벌 모델의 결합이 실질 성과로 이어진다면 한국은 AI 안전·보안 분야에서 독자적 입지를 넓힐 수 있다.
2026-06-18 16: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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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경찰청, AI로 보이스피싱 서버 475개 찾아냈다
[경제일보] SK텔레콤과 경찰청이 인공지능(AI) 보안 기술을 활용해 통신·금융사기 대응 체계를 고도화한다. 피싱 악성 앱을 분석해 범죄 서버를 선제적으로 식별하고 수사기관과 통신사가 실시간에 가깝게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과 경찰청은 AI 기반 피싱 악성 앱 분석 및 수사 협력을 통해 3개월간 범죄 서버 475개를 식별하고 643명의 금전 피해를 예방했다고 17일 밝혔다. 보이스피싱 평균 피해액을 건당 5024만원으로 적용하면 3개월 기준 약 323억원, 단순 연환산 기준 약 1292억원 규모의 피해를 막은 셈이다. 양측은 시범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악성 앱 분석과 수사 협력 체계를 공식화하기 위해 16일 부속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10월 체결된 범정부 민관 협력 업무협약의 세부 실행 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SKT의 AI 보안 기술과 경찰청의 수사 역량을 결합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예방 체계를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핵심은 악성 앱이 연결되는 명령제어 서버를 빠르게 찾아내는 것이다. 명령제어 서버는 악성 앱에 지시를 내리거나 개인정보·금융정보 탈취, 원격 제어 등을 수행하게 하는 범죄 조직의 핵심 인프라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 스마트폰에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한 뒤 이를 통해 금융거래를 통제하거나 수사기관·금융기관 사칭을 이어간다. 경찰청이 확보한 피싱 악성 앱은 SKT가 자체 개발한 악성 앱 분석 AI 에이전트를 통해 분석한다. AI 에이전트는 앱 내부 통신 구조와 명령제어 서버 정보를 추출하고, SKT는 분석 결과와 해당 서버 접속 고객 정보를 경찰청에 제공한다. 피해 확산 우려가 큰 사안은 우선 분석·공유해 신속한 차단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이번 협력은 보이스피싱 대응 방식이 사후 수사에서 선제 차단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악성 앱 분석은 난독화, 실행환경 탐지, 통신 은닉 등 분석 방해 기법 때문에 전문성과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SKT는 AI 기반 자동 분석 체계를 구축해 분석 시간을 약 81%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앞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악성 앱 분석을 넘어 악성 URL 탐지, 보이스피싱 의심번호 사전 탐지 등으로 대응 영역을 확장한다. 보이스피싱 수법이 문자, 앱, 전화, 원격제어, 가짜 금융 사이트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지능화되는 만큼 통신망과 수사망을 함께 활용하는 대응 체계가 중요해지고 있다. 오창배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장은 “SKT의 우수한 AI 기술 덕분에 기존에 파악하지 못했던 범죄 인프라를 발견하고 많은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며 “지난 5월 6억원 규모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송금 직전 직접적으로 예방한 것은 민관 협력의 실질적 성과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종현 SKT 통합보안센터장은 “SKT의 차별화된 AI 보안 기술을 통해 기존에 파악하지 못했던 범죄 서버를 발견하고 실제 피해 예방에 기여할 수 있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전국민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은 더 이상 단순 전화 사기가 아니다. 악성 앱, 가짜 URL, 원격제어, 대포통장, 해외 서버가 결합된 디지털 범죄 산업으로 진화했다. 통신사가 보유한 네트워크 데이터와 AI 분석 역량, 경찰의 수사 권한이 결합될 때 피해 차단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SKT와 경찰청의 이번 협력은 AI 보안 기술이 기업 내부 방어를 넘어 국민 생활 범죄 대응 인프라로 확장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026-06-17 15: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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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자외선 속 '검은 점'의 경고…흑색종 신호 5가지
[경제일보] 여름철 자외선이 강해지면서 피부에 생긴 작은 점 하나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한 색소 침착으로 여겨지던 점이 사실은 악성 피부암인 ‘흑색종’일 수 있기 때문이다. 흑색종은 피부 색을 결정하는 멜라닌세포가 악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암으로 전체 피부암 가운데 발생 빈도는 높지 않지만 전이 속도가 빠르고 치명률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병기가 낮은 초기 단계에서도 림프절이나 폐, 간, 뇌 등으로 전이될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예후를 좌우하는 대표적인 암으로 꼽힌다. 14일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악성 흑색종 환자는 2020년 640명에서 2023년 713명으로 늘었고 전체 암의 약 0.2%를 차지했다. 절대 수치는 적지만 증가 속도가 꾸준하다는 점에서 의료계는 경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에서는 손바닥, 발바닥, 손발톱 아래 등 신체 말단 부위에 발생하는 ‘말단 흑색종’이 흔하다. 이는 자외선 노출 부위에 주로 발생하는 서양인과 달리 평소 관찰이 어려운 부위에 생기는 경우가 많아 단순 점이나 멍, 무좀 등으로 오인되기 쉽다. 이로 인해 진단이 늦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흑색종을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준은 ‘ABCDE 법칙’이다. 비대칭적인 모양(Asymmetry), 경계가 불규칙한 형태(Border), 한 병변 안에서 색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경우(Color), 지름이 6mm 이상인 경우(Diameter), 그리고 크기·색·모양이 변화하는 경우(Evolving)가 해당된다. 여기에 출혈이나 가려움, 통증, 진물, 궤양 등이 동반되면 즉시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손발톱의 경우 색이 불균일하거나 폭이 넓어지고 주변 피부로 번지는 양상이 나타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김안나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피부과 교수는 “흑색종은 초기에는 일반 점과 구분이 쉽지 않아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진행 속도가 빠른 만큼 의심되는 병변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피부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흑색종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자외선 노출이 꼽힌다. 반복적인 햇볕 화상이나 과도한 자외선 노출은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다만 한국인에게 흔한 말단 흑색종은 자외선과의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단순히 햇빛 노출 여부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평소 손발과 손발톱을 포함한 전신 피부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진단은 의심 병변에 대한 조직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이후 병변의 두께와 궤양 여부, 림프절 전이 여부 등을 종합해 병기를 결정한다. 치료는 수술적 절제가 기본이며 병변 주변 정상 조직까지 포함해 넓게 제거하는 ‘광범위 절제술’을 시행한다. 필요에 따라 감시림프절 생검과 영상검사를 통해 전이 여부를 확인한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단순 점으로 생각해 레이저로 제거한 뒤 재발해 피부암으로 진단되는 사례도 있다”며 “점의 모양이나 색이 변하거나 기존과 다른 병변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름철에는 야외 활동 증가로 자외선 노출이 많아지는 만큼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등 기본적인 피부 보호가 필요하다. 동시에 눈에 잘 띄지 않는 부위까지 꼼꼼히 살피는 습관이 흑색종 조기 발견의 첫걸음이라는 지적이다.
2026-06-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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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IP 로그인 감지" 문자 주의… 빗썸, 피싱 예방 가이드 공개
[경제일보] 빗썸이 정보보호의 날을 맞아 이용자를 노린 사칭 피싱 범죄 예방 활동에 나섰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사칭한 문자와 이메일, 가짜 홈페이지 등이 갈수록 정교해지는 가운데 투자자 보호와 보안 인식 제고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2일 빗썸은 사내 정보보호의 날을 맞아 이용자들이 피싱 범죄를 스스로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주요 사칭 피싱 수법과 예방 수칙을 담은 가이드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최근 피싱 범죄는 실제 기업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도화되고 있다. 거래소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해외 IP 로그인 시도 감지' 등의 문구를 담은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거나, 보안 점검을 가장한 이메일로 이용자를 유인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또한 검색 엔진 광고나 검색 결과를 활용해 가짜 홈페이지를 노출한 뒤 이용자가 직접 계정 정보를 입력하도록 유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발신자명과 디자인, 안내 문구까지 실제 서비스와 유사하게 제작돼 이용자가 진위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단순한 스미싱을 넘어 계정 탈취와 개인 정보 유출, 금융 사기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빗썸은 피싱 공격에 노출될 경우 계정 ID와 비밀번호는 물론 SMS 인증 번호와 OTP 코드, 휴대 전화 번호, 이메일 주소, 이름, 생년월일 등 개인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결제 정보까지 탈취될 경우 추가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빗썸은 동일한 비밀번호를 여러 서비스에서 사용하는 이용자의 경우 거래소 계정 탈취를 시작으로 다른 온라인 서비스 계정까지 피해가 확산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계정이 탈취될 경우 자산 이동이 이뤄질 수 있으며 피해 발생 이후 복구 과정도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에 가상자산 거래는 계정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투자자 보호센터 운영과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 고도화, 보안 캠페인 등을 통해 이용자 보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빗썸은 이용자들에게 발신자 정보를 확인할 때 일부 주소만 보지 말고 전체 주소를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또한 '즉시 확인', '지금 당장 조치' 등 긴급성을 강조하는 안내 문구가 포함된 메시지는 한 번 더 의심하고, 공식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동일한 공지가 있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링크 클릭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링크를 누르기 전 공식 URL과 일치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가능하면 문자나 이메일 속 링크를 이용하기보다 직접 앱을 실행하거나 주소를 입력해 접속하는 것이 안전하다. 만약 의심스러운 링크를 클릭했거나 개인정보를 입력했다면 즉시 대응해야 한다. 우선 네트워크 연결을 차단하고 계정 비밀번호 변경과 2단계 인증 설정 등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어 백신 프로그램을 활용한 정밀 검사와 운영체제(OS), 주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필요하다. 피해가 의심될 경우에는 관련 기관 신고도 가능하다. 빗썸 계정에서 이상 거래가 확인되면 빗썸 투자자보호센터에 즉시 연락해야 하며, 해킹 및 악성코드 피해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118 상담센터, 보이스피싱·스미싱 관련 상담은 경찰청 182 또는 112, 금융사기 신고는 금융감독원 1332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다. 빗썸 관계자는 "사칭 피싱은 진짜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정교해지고 있어, 발신자 주소와 공식 URL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작은 습관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라며 "빗썸은 이용자의 자산과 개인정보를 지키기 위한 보안 안내와 보호 조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6-12 14:2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