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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의 아버지' 김택진, 'SOFT'를 버리다… 30년 만의 승부수
[경제일보] 1997년 ‘리니지’의 아버지 김택진이 세운 엔씨소프트(NCSOFT)가 창사 30주년을 코앞에 두고 스스로의 정체성의 상징이었던 ‘SOFT’를 지웠다. 지난 2일 엔씨(NC)로의 사명 변경을 공식화하며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는 “미래(Next)에 대한 도전과 창의성(Creative)을 바탕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가치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단순한 이름 바꾸기를 넘어 30년간 한국 게임 산업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온 엔씨가 ‘MMORPG 명가’라는 낡은 갑옷을 벗어던지고 ‘종합 콘텐츠·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결사의 의지가 담겨 있다. 엔씨가 ‘SOFT’라는 단어를 떼어낸 배경에는 ‘리니지 라이크’라는 달콤하고도 치명적인 성공 공식이 자리 잡고 있다. 엔씨는 리니지 시리즈로 수십 년간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이 성공은 역설적으로 엔씨를 ‘확률형 아이템’과 ‘페이투윈(Pay-to-Win)’이라는 비판의 중심에 서게 했다. 신작을 내놓아도 ‘또 리니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고 이는 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젊은 이용자층 이탈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2024년 출시한 야심작 ‘쓰론 앤 리버티(TL)’의 부진은 이러한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엔씨는 TL을 통해 리니지식 과금 모델에서 벗어나려 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결국 엔씨는 최근 몇 년간 개발 조직의 비효율성과 방만한 경영 구조에 대한 내부 비판에 직면하며 2024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해야만 했다. ‘SOFT’를 지운 것은 이러한 과거와의 단절을 상징한다. 더 이상 소프트웨어 개발에만 매몰되지 않고 플랫폼과 콘텐츠, 기술을 아우르는 거대 생태계로 진화하겠다는 출사표인 셈이다. ◆ ‘Next & Creative’가 그리는 엔씨의 미래 향후 ‘엔씨(NC)’는 AI 기반 기술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엔씨는 이미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바르코(VARCO)’를 개발해 게임 제작 과정의 자동화를 꾀하고 있다. AI가 시나리오를 쓰고 캐릭터를 디자인하며 게임 내 NPC(Non-Player Character)의 행동을 지능적으로 제어하는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 엔씨는 이러한 AI 기술을 단순히 내부 개발 효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외부 개발자들이 엔씨의 플랫폼 위에서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OS’로 확장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다. 사명에서 ‘SOFT’를 뺀 것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행위’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 즐거움을 ‘유통하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장르와 플랫폼의 전면적 다변화 또한 필수 과제다. 엔씨는 PC MMORPG와 모바일 시장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글로벌 콘솔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었다. 현재 개발 중인 ‘프로젝트 G(실시간 전략 게임)’와 ‘LLL(3인칭 슈터)’은 엔씨가 리니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얼마나 독창적인 IP를 창조할 수 있는지를 판가름할 시험대다. 특히 글로벌 게이머들은 ‘페이투윈’ 모델에 극도의 반감을 가지고 있다. 엔씨가 과연 콘솔 시장의 문법에 맞는 ‘웰메이드 패키지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NC’ 브랜드의 글로벌 안착을 결정할 것이다. 이러한 혁신을 위해서는 창의성을 존중하는 개발 문화의 복원이 시급하다. 김택진 대표가 사내 메일에서 강조한 ‘미래의 창작자’라는 표현은 개발자 중심의 수평적 문화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과거 엔씨소프트는 한국 최고의 개발 인재들이 모이는 ‘꿈의 직장’이었으나 최근에는 경직된 조직 문화와 상업적 성공에 대한 압박으로 창의성이 질식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박병무 공동대표 체제 출범 이후 단행한 개발 스튜디오 분사와 책임 프로듀서 제도 강화는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시도다. ◆ 시장의 기대와 우려의 교차...‘리니지’ 없는 엔씨, 생존 가능할까 시장에서는 엔씨의 과감한 변신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리니지 회사’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기업 가치를 재평가(Re-rating)받으려는 노력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체질 개선은 브랜드 명칭이 아니라 ‘히트 신작’의 출현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투자자들은 엔씨가 AI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지만 이것이 언제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질지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 시장은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텐센트 등 거대 자본이 지배하는 각축장이다. 엔씨가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AI 기술력을 넘어 ‘글로벌 유통망’과 ‘플랫폼 생태계’를 동시에 구축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엔씨의 이번 사명 변경은 어쩌면 30년 역사의 ‘자기부정’이자 가장 큰 ‘도박’이다. ‘리니지’라는 절대적인 현금 창출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도전이다. 그러나 그 ‘리니지’가 이제는 엔씨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어버렸다. 앞으로 엔씨는 기술 기업으로서의 정체성과 콘텐츠 기업으로서의 정체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AI가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이용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재미’라는 게임의 본질이다. 엔씨가 ‘Next’라는 미래를 향한 기술적 도약과 ‘Creative’라는 콘텐츠의 창의성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융합하느냐에 따라 이번 도박의 성패가 갈릴 것이다. 2020년부터 시작된 긴 브랜드 리뉴얼의 마침표를 찍은 엔씨는 이제 막 새로운 항해를 시작했다. 과연 이 배가 ‘리니지’라는 익숙한 항구를 떠나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미지의 대양에 성공적으로 도착할 수 있을지 전 세계 게이머와 투자자들의 날카로운 시선이 엔씨의 다음 행보를 향하고 있다.
2026-04-03 10:19:32
위메이드, '이미르'·'노아' 앞세워 MMORPG 의존 탈피…글로벌 종합 게임사 전환
[경제일보] 위메이드(대표 박관호)가 2026년을 창업 이래 가장 혹독한 ‘생존의 분기점’으로 선포하고 고강도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박관호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이번 혁신은 단순히 신작을 출시하는 수준을 넘어 지난 수년간 위메이드를 지탱해온 ‘MMORPG 편중 구조’를 깨뜨리고 글로벌 종합 게임사로 도약하기 위한 ‘배수진’이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BM)에서 벗어나 서브컬처와 액션 RPG 등 장르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의 까다로운 취향을 정조준하겠다는 전략이다. 위메이드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체질 개선에 나선 배경에는 MMORPG 장르에 편중된 매출 구조의 한계가 자리한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확률형 아이템 규제와 이용자 피로도 증가로 MMORPG의 성장 동력은 과거 대비 뚜렷하게 둔화한 상황이다. 박관호 회장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장르 다변화’와 ‘글로벌 플랫폼 확장’이라는 투 트랙 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스팀 출시는 단순한 신작 추가를 넘어 콘솔·PC 중심의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형 MMORPG의 경쟁력을 재정립하고 북미와 유럽 시장까지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 확보라는 의미를 갖는다. 위메이드의 글로벌 공략 핵심은 오는 7일 스팀(Steam)을 통해 정식 출시되는 ‘레전드 오브 이미르’다.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한 이 게임은 넷이즈, 텐센트 등 아시아권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유럽의 콘솔·PC 게이머들을 직접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스팀 출시는 넷마블이나 크래프톤 등이 입증했듯 글로벌 게이머들에게 즉각적으로 게임성을 평가받고 ‘글로벌 지표’를 쌓을 수 있는 최적의 무대다. 위메이드는 이를 위해 자사의 블록체인 생태계인 ‘위믹스’와의 기술적 결합을 고도화하고 있다. 필리핀 ‘코인스(Coins)’ 상장 등 가상자산 유통망을 사전에 정비한 것도 글로벌 결제 인프라와 게임 서비스를 결합하여 현지 이용자들의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의 일환이다. 여기에 하반기 출시 예정인 서브컬처 신작 ‘노아(N.O.A.H.)’는 위메이드가 ‘MMORPG 명가’라는 기존 이미지를 넘어 새로운 이용자층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카드로 꼽힌다. 서브컬처 게임은 스토리와 캐릭터 중심의 콘텐츠를 통해 충성도 높은 코어 팬덤을 구축할 수 있는 장르다. 위메이드는 이를 기반으로 매출 구조를 다각화하고 2027년 출시 예정인 액션 RPG ‘프로젝트 탈(TAL)’까지 이어지는 라인업을 통해 글로벌 콘솔·PC 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위메이드의 재무적 기초체력도 박관호 회장 복귀 이후 안정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내실 경영을 다져왔고 이를 바탕으로 확보한 자금을 신작 개발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향후 성패는 위메이드가 추진 중인 조직 문화 혁신이 얼마나 빠르게 안착하느냐에 달려 있다. 박 회장이 강조한 ‘냉혹한 생존의 기로’라는 메시지는 프로젝트의 비효율을 과감히 제거하고 성과 중심으로 자원을 재배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기존의 비대한 조직 구조에서 벗어나 소수 정예 개발진 중심의 고효율 조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위메이드의 이번 전략을 ‘한국형 게임사의 글로벌 모델 전환’ 시도로 평가한다. 과거 국내 시장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블록체인 기술과 플랫폼 전략을 결합해 독자적인 글로벌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탈 MMORPG’ 과정에서 단기적인 변동성은 불가피하겠지만 ‘레전드 오브 이미르’와 ‘노아’가 글로벌 시장에 안착할 경우 위메이드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026년은 위메이드에게 지난 10년의 성과를 넘어 향후 10년을 준비하는 ‘전환의 해’가 될 전망이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글로벌 성과와 후속 라인업의 시장 반응이 향후 기업 가치의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위메이드가 보여주는 변화의 속도와 전략적 선택은 급변하는 게임 시장에서 생존과 성장을 동시에 모색하려는 현실적인 대응으로 평가된다.
2026-04-02 17:30:29
위메이드, 흑자 냈지만 '미르M' 中 성적 아쉬워…'나이트크로우2'에 사활
[이코노믹데일리] 위메이드(대표 박관호)가 2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지만 시장의 눈은 '미래'를 향했다. 위메이드는 11일 열린 2025년 연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원빌드'와 'PC 자체 결제'라는 두 가지 핵심 전략을 통해 올해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140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1% 증가했다. 4분기에는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와 중국 라이선스 계약금에 힘입어 영업이익 243억원을 달성했다. ◆ "신작부터 '원빌드' 동시 출시…초기 모멘텀 극대화" 컨퍼런스콜에서 위메이드는 올해 출시될 '나이트 크로우2'와 '미르5'부터 한국과 글로벌 시장에 동시에 게임을 출시하는 '원빌드' 전략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는 권역별로 빌드를 따로 개발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출시 초기부터 전 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흥행 모멘텀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총 20여종의 신작을 통해 장르와 플랫폼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원빌드 전략은 우리의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를 한층 빠르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익성 강화의 또 다른 축은 'PC 자체 결제 시스템' 도입이다. 위메이드는 "최근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가 자체 PC 결제 도입으로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둔 것을 확인했다"며 "우리도 차기작부터 PC 결제 비중을 적극 확대해 플랫폼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구글, 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에게 지불하는 수수료를 최소화하려는 게임업계의 최근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 '이미르'는 e스포츠로, '미르4'는 中으로…엇갈린 IP 희비 기존 IP의 확장 전략도 구체화됐다. 천영환 위메이드 IR실장은 "'레전드 오브 이미르'가 견조한 매출을 보이고 있으며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이미르컵 월드챔피언십'을 개최해 글로벌 e스포츠 문화로 정착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미르M'의 중국 성적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천 실장은 "출시 초기 시장의 관심은 확인했으나 전반적인 매출 규모는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이는 향후 '미르4'의 중국 출시 전략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위메이드는 장기적으로 '미르 의존도'를 낮추고 체질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2027년에는 트리플 A급 신작으로 기대를 모으는 조선 판타지 기반 콘솔 게임 '프로젝트 탈(TAL)'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나이트 크로우2'와 '미르5'가 글로벌 원빌드 전략으로 얼마나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느냐가 올해 위메이드 실적의 관건"이라며 "콘솔과 e스포츠 등 새로운 도전이 성공할 경우 위메이드는 '미르'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갖춘 글로벌 게임사로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6-02-11 17: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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