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8건
-
화면 속 기술에서 현실로… AI, 현장에 들어오다
[경제일보]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거대한 지게차 모형과 위험 감지 센서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화면 속 기술이 아니었다. 공장과 건설현장, 회의실과 전시장으로 들어와 실제 일을 하는 기술로 바뀌고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 ‘2026 월드IT쇼(WIS 2026)’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A·B·C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17개국 460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전시장은 벤처·스타트업, 청년 창업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글로벌 기업까지 폭넓게 참여해 산업 전반의 기술 흐름을 보여줬다. 행사장은 단순 전시를 넘어 비즈니스 현장이기도 했다. 1층 ‘밍글링’ 존에서는 사전 예약 방식의 기업 간 투자 상담이 이어졌고, 3층에서는 글로벌 ICT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가 열렸다. 같은 기간 콘퍼런스, 신기술 발표회, 투자설명회(IR)도 함께 진행됐다. 이번 전시를 관통한 키워드는 분명했다. AI가 체험용 기술을 넘어 현장에서 바로 쓰이는 실전형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 안전 분야에서는 스타트업 더블티가 주목을 받았다. 부스 입구의 지게차 모형과 함께 소개된 ‘헤임달’ 솔루션은 작업장 내 위험 구역을 사전에 감지해 근로자에게 경고를 보내는 시스템이다. 센서를 현장 곳곳에 설치하면 고전류 구역이나 미끄럼 위험 지역에 접근할 때 손목밴드 같은 웨어러블 기기나 스마트폰으로 즉시 알림이 전달된다. 회사 측은 이 기술이 교통, 건설, 물류 현장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 효율 분야에서는 실시간 통역과 문서 자동화를 결합한 기술이 눈길을 끌었다. 스콘AI는 특정 산업 자료나 회의 주제를 미리 입력하면 관련 용어를 학습한 뒤 실시간 통역, 회의록 작성, 요약까지 한 번에 수행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해외 파트너와 협업이 잦은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식이다. 제조 현장에서는 데이터 기반 AI가 생산라인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반도체·소재 기업 미코의 자회사 에이아이세스는 이미지 분석으로 공정 중 발생하는 미세 결함을 찾아내고 전류·가스 데이터 등을 분석해 설비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공개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생산 과정을 데이터로 관리하는 셈이다. 현장 분위기도 과거 IT 전시와는 달랐다. 기술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지고 움직이며 활용성을 확인하는 체험형 전시가 늘었다. 일부 통신사 부스에서는 지게차 모형을 직접 조종할 수 있었고 AI 아바타와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에는 관람객 발길이 이어졌다. 이른바 ‘피지컬 AI’도 핵심 흐름으로 떠올랐다. 마음AI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이동하는 로봇 ‘Jindo Bot’과 전시 운영을 돕는 휴머노이드 ‘Woochi Bot’을 선보였다. AI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실제 공간에서 움직이며 역할을 수행하는 시대가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전시장을 한 바퀴 도는 동안 확인된 것은 하나였다. AI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는 점이다. 위험을 알려주고, 언어 장벽을 낮추고, 불량품을 찾아내고, 사람을 대신해 움직이는 기술이 이미 산업 현장 곳곳에서 작동하고 있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월드IT쇼는 관람객들이 피지컬 AI와 첨단 기술의 융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라며 “AI·ICT 기업들이 혁신 기술 성과를 공유하고 새로운 협력과 성장 기회를 창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04-24 10:44:56
-
국토부, 건설자재값 급등 대응 총력전…공급망 관리·공사비 지원 병행
[경제일보] 중동 정세 악화로 건설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이 확산되자 정부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한 종합 대응에 나섰다.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자재는 우선 배분하고 공사비 부담 완화를 위한 금융·보증 지원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23일 국토교통부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건설자재 가격·수급 동향 점검 및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주택 공급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수급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회의에서 건설자재 수급 애로와 가격 상승은 주택 공급과 부동산 시장, 도로·철도 등 기반시설 사업에도 부담이 되는 만큼 사전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 3일부터 중동 사태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건설현장 비상경제 TF를 운영하고 있다. 레미콘 혼화제, 아스팔트, 플라스틱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공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서울·원주·대전·익산·부산 등 국토관리청을 통해 전국 274개 생산공장과 건설현장을 조사했다. 점검 결과 현재까지 중동발 리스크로 공사가 전면 중단된 현장은 없었다. 다만 일부 현장에서는 자재 확보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어 정부는 다음 달 이후 현장 부담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주요 자재 가격은 이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스콘은 20~30%, 레미콘 혼화제는 최대 30%, 단열재는 최대 40%, 접착제는 30~5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철근·골재·시멘트는 공급 차질은 없지만 철근 단가는 약 8% 상승했다. 자재 가격 상승은 공사비 증가와 사업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변수다. 정부는 우선 수요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긴급성이 낮은 사업장은 발주 시기를 조정하고 장마철 유지보수가 필요한 도로, 입주가 임박한 아파트 현장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사업장에는 자재를 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제한된 물량을 우선순위에 따라 배분해 공사 차질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시장 정보 제공도 강화한다. 정부는 매주 자재 수급 동향을 점검해 주간 브리핑 형태로 민간과 공유하고 시장 불안을 키우는 허위 정보나 과장된 소문에도 대응하기로 했다. 담합과 매점매석 등 시장 교란 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계부처와 함께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원료 가격 안정화 대책도 추진된다. 공사비 비중은 크지 않지만 단가가 제때 반영되지 않아 공급 차질이 발생하는 품목은 공공 단가를 신속히 조정할 계획이다.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주요 석유화학 원료의 공급 안정 방안도 업계와 협의한다. 수입 절차 간소화와 수입 단가 부담 완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망 다변화도 추진한다. 대체 원료 확보와 국내 생산 기반 확대, 자재 수급 관리 체계 정비 등이 검토 대상이다. 단기 대응을 넘어 반복되는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공급 체계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공사비 부담 완화를 위한 계약·금융 지원도 포함됐다. 정부는 원자재 수급 불균형으로 공사가 지연될 경우 공공공사 계약 기간 연장과 지체상금 미부과 지침을 이미 시행했다. 민간공사에서도 표준도급계약서상 공기 연장 사유로 인정되고 있으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책임준공 연장 사유에도 반영됐다. 금융위원회는 정책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24조3000억원에서 25조6000억원으로 확대했다. 민간 금융권 신규 자금 공급 지원도 53조원 규모로 추진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및 정비사업자금대출보증 수수료 39% 할인도 다음 달 시행될 예정이다. 건설공제조합 특별융자와 하도급 대금·건설기계대여금 지급보증 수수료 10% 할인도 함께 추진된다. 공사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자재값 상승과 공급 불안이 이어질 경우 부담은 시공사 수익성, 분양가, 주택 공급 일정으로 차례로 번질 수 있다. 정부 대응의 속도와 실효성이 향후 건설 시장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26-04-23 10:50:46
-
-
"美 의회도 韓 핵잠·농축재처리 지지할 것"
"미국 의회도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과 우라늄 농축 재처리를 지지할 것이다." 미국 야당인 민주당의 지한파 중진 아미 베라 연방 하원의원이 "미국이 동맹의 기여를 늘리고자 하는 이상 미 의회는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도입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한 중인 베라 의원은 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나오는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도입과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문제에 대해 "의회도 지지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베라 의원은 "공화당 동료 의원들의 의견도 들어봤는데, 그들 역시 기술 이전, 수출 통제 등이 모두 현대화돼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상당수 의원이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군사 자산을 유연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쪽으로 부담 분담(burden-sharing)을 더 확대하고자 한다면, 우리의 동맹국들에 특정 기술과 역량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 대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언급했다. 베라 의원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런 능력을 바탕으로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강력한 대한민국"이라며 "한국이 핵 추진 잠수함 역량을 갖추게 된다면 억제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서 목표는 중국과 갈등을 유발하는 게 아니라 중국과의 갈등을 예방하는 것"이라며 "강력한 한국은 그런 예방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란 전쟁과 관련해 한국의 방위산업 역량에 주목했다. 베라 의원은 "미국의 방산 생산 설비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한국의 방산이 매우 빠르게 발전했기 때문에 공동 생산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라 의원은 미 의회 내 초당적 한국 연구모임(코리아스터디그룹)에 속해 방한했으며 전날 이재명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한국전쟁을 포함해 한국이 발전하는 데 미국이 크게 이바지한 점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며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문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정부가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비공개 면담에서는 최근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한 점을 전하며 "대미 전략 투자가 원활히 이행되려면 우리 근로자들의 미국 내 안정적 체류 보장이 중요한 만큼 제도적 개선이 추진되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접견에 참석한 미 하원의원은 아미 베라(민주·캘리포니아), 라이언 징크(공화·몬태나), 마크 포칸(민주·위스콘신), 메리 게이 스캔런(민주·펜실베이니아), 질 토쿠다(민주·하와이), 패트릭 해리건(공화·노스캐롤라이나) 총 6명이다. 베라 의원은 "이 대통령과 한국의 대미 투자, 한미일 협력, 중동 상황, 한국인의 미국 비자 문제 등 폭넓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2026-04-01 15:30:38
-
-
현대차·노조 '아틀라스 전쟁'에…휴머노이드 상용화 시기 미뤄질까
[이코노믹데일리]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 라인 투입 계획을 둘러싸고 현대차 노사가 충돌하면서 상용화 일정과 도입 범위 등이 새로운 교섭 변수로 떠올랐다. 전동화 이후 제조 경쟁력의 핵심으로 평가되는 로봇·AI·스마트팩토리 전략이 속도 경쟁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글로벌 경쟁사의 상용화 단계 전환이 가시화되면서 아틀라스 전개 시점과의 비교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달 CES 2026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생산형 모델을 공개하고,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에 우선 배치한 뒤 글로벌 공장으로 확대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룹은 오는 2028년부터 부품 피킹·시퀀싱 등 기초 공정에 아틀라스를 적용하고, 2030년까지 조립·중량물 취급·검사 등 난도가 높은 공정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틀라스를 생산할 로봇 전용 공장은 연간 3만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조지아 메타플랜트는 같은 해 완성차 연 50만대 생산 체계를 가동하는 것이 그룹의 공식 목표다.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우선 투입하는 이유는 검증·운영·안전 기준을 확보한 뒤 글로벌로 확산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아틀라스의 초기 단가를 약 13만 달러(약 2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24시간 가동과 고위험·고강도 작업 대체를 감안할 경우 기업 고객 기준으로 약 2년 내 투자 회수가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노조는 상용화 로드맵 공개 직후 소식지를 통해 “노사 합의 없이는 로봇 한 대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히며 고용 충격을 우려했다. 노조는 아틀라스 도입이 단기 임금·직무·배치뿐 아니라 향후 국내 공장 물량과 인력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메타플랜트 등 미국 생산 거점에 전기차·로봇 투자가 집중되면서 국내 공장 적용 시점이 늦어질 경우 고부가 공정이 해외로 이전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노조는 기존 상시 인력 공정에 로봇을 곧바로 투입할 경우 고용 영향이 직접적일 수 있어, 파일럿 상한선과 전환 배치 기준을 협약에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와 노조가 공정 단위로 적용 범위를 조정할 경우 도입 속도와 상용화 일정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도입 지연 시 현대차 측 영향도 적지 않다. 로봇 투입 효과로 기대되는 생산성·품질·원가 절감과 산업재해 감소 효과가 뒤로 밀리면 투자 회수(ROI) 시점이 늦춰지고, 전동화 경쟁 국면에서 제조 효율 개선 속도가 낮아질 수 있다. 글로벌 제조사들은 이미 로봇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옵티머스를 자사 공장에 시험 투입하고 내년 말 판매 목표를 언급했으며, BMW는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휴머노이드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폭스콘은 AI 기반 스마트팩토리를 추진하고 있고, 미국 로봇 스타트업들은 기업·물류용 판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BYD·지리를 중심으로 정부 지원 아래 실증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공장 관점에서는 도입 지연이 단기적으로 고용 안정과 충격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재교육·전환 배치·임금 보전 등 제도 설계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고, 로봇 안전 기준과 사고 대응 체계를 검증할 여지가 생긴다. 향후 교섭에서 부상할 쟁점은 공정 단위 로봇 배치와 파일럿 단계 범위, 고용 보장·직무 전환·임금 체계, 로봇 운영·안전 기준, 국내·해외 공장 간 도입 순서와 물량 배분 등으로 압축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노사는 고용 안정과 전환 교육을 제도화하고, 회사는 공정별 ROI와 글로벌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절충 지점을 찾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협상 실패는 상용화 지연으로 이어지고 과잉 속도는 고용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6-01-24 01:19:4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