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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필수조건 된 ESG…기업들 '데이터·AI 시스템' 구축 경쟁
[경제일보] "ESG는 생존의 축입니다." 박동일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2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6 ESG 혁신정책 포럼'에서 이같이 말하며 ESG가 더 이상 '착한 경영'이 아닌 기업의 거래 조건이자 투자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ESG가 공급망과 무역 규제로 확산되며 기업의 대응 방식 역시 선언에서 데이터·시스템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지속가능경영 종합시책을 발표하고 ESG 대응을 위한 정책 방향을 공개했다. 박 실장은 "글로벌 차원에서 ESG가 거래 조건화되고 투자 판단 기준으로 활용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이에 대한 체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는 ESG가 규제를 넘어 무역 장벽으로 기능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공급망 실사 의무화 등 제도가 도입되면서 기업의 ESG 대응 여부가 수출 경쟁력과 직결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단순한 친환경 경영을 넘어 '거래 조건'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도 제도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는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을 고려한 ESG 공시 기준과 로드맵을 마련 중이며 오는 4월 확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상당수 상장사가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에 나서고 있지만 공급망 전반을 포함하는 '스코프3' 공시는 일부에 그치고 있어 향후 기업 부담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ESG 대응의 핵심은 '데이터 관리'로 이동하고 있다. 공시 의무화와 공급망 관리가 강화되면서 기업들은 단순 보고를 넘어 데이터의 정확성과 검증 가능성까지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ESG가 더 이상 보고서 작성 차원이 아닌 '데이터 기반 경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 현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이미 체감되고 있다. 최정원 SK AX 상무는 "ESG 공시 의무화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현업 담당자들의 업무는 크게 늘었지만 이를 담당할 인력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제는 단순 데이터 수집을 넘어 신뢰성과 검증까지 요구되는 단계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환경에서는 디지털 인프라를 통해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관리하고 공시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대응이 어려운 구조"라며 "ESG 대응은 결국 시스템 구축의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기업들은 ESG 대응을 위해 전사적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그룹은 계열사 전반의 ESG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연결 공시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룹 차원의 ESG 지표를 계열사별로 일관되게 관리하고 공시 데이터를 빠르게 취합·검증하기 위한 체계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 도입도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입력하던 데이터나 문서 기반 정보를 AI를 통해 자동으로 추출·정리하고 이를 공시 자료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ESG 데이터의 양과 복잡성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인력 중심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 상무는 "종이 문서나 비정형 데이터까지 AI를 통해 자동으로 추출해 ESG 데이터로 전환하고 이를 공시와 리포트 작성에 활용하는 체계가 구축되고 있다"며 "향후 ESG 대응은 디지털·AI 기반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관리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중소기업이 원청사마다 반복적으로 ESG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ESG 수준을 평가하는 지수 및 인증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또한 업종별 맞춤형 컨설팅과 전문 인력 양성 등을 통해 기업 대응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ESG가 공시와 규제를 넘어 데이터·시스템 경쟁으로 확장되면서 기업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SG 대응 역량이 투자와 수주, 금융 조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며 산업 경쟁 질서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ESG는 '보고서'가 아닌 기업의 데이터 관리 역량과 시스템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2026-03-25 17:22:35
금융위, ESG 공시 로드맵 4월 확정 목표
[이코노믹데일리] 금융위원회가 지속가능성(ESG) 공시 제도화를 위한 로드맵을 4월까지 확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도입 시기와 범위 등과 관련한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기업들이 충분한 준비기간을 갖고 대응할 수 있도록 공시기준 및 로드맵에 대한 폭넓은 의견수렴을 거칠 계획이다. 4일 금융위원회는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ESG 금융추진단 제6차 회의'를 개최하고 관계부처와 유관기관, 산업계·기업, 투자자, 전문가 등과 ESG 공시 제도화를 위한 주요 쟁점을 논의했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해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며 "투자자의 신뢰가 회복되고 있는 이제는 질적 고도화 및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수립됐고 주요국도 ESG 공시를 점진적으로 제도화해나가고 있는 만큼 국내도 ESG 공시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 제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회계기준원에서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최종안의 주요 내용을 발제했으며 금융위원회에서 ESG 공시 로드맵과 관련한 주요 검토 필요사항을 제시했다.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의 경우 2024년 4월 국제적으로 영향력이 높은 IFRS 재단의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기반으로 공개초안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의견수렴을 해온 바 최종기준안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만 경제계는 공급망을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스코프3)는 광범위한 공급망에 따른 측정·추정의 어려움 등을 감안하여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스코프3를 적용하지 않을 경우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공정이 제외될 가능성이 있는 등 공시가 형식화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스코프3를 포함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스코프3를 공시범위에 포함하되 공시기준에서는 적용시기를 확정하지 않고 로드맵 논의에 포함하여 충분한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ESG 공시 로드맵 초안과 관련해서는 EU·일본 등 주요국 사례를 참고하여 역량이 충분한 대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의무공시를 추진하는 방향이 논의됐다. 새롭게 제도를 도입하는 것인 만큼 제재 등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거래소를 통해 공시하도록 하고 제도가 안착된 이후 법정 공시로 전환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최초 의무공시 시기 및 스코프3 유예기간과 관련해서는 각계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EU에서 이미 2025년부터 공시를 시행 중이고 일본에서도 2027년 6월부터 단계적으로 공시가 이뤄질 예정이라는 점에서 최대한 공시시점을 앞당겨 국내에서 충분한 공시경험을 미리 축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와 더불어 중소·중견협력업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최초 공시 및 스코프3 도입을 위한 준비기간을 충분히 부여하고 그 기간 동안 관계부처가 함께 관련 인프라를 고도화해 기업의 공시이행을 지원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논의를 토대로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최종안과 로드맵 초안을 관계부처와 함께 검토·협의하고 이달 말 제4차 생산적 금융을 위한 대전환 회의(금융위원장 주재)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후 로드맵 초안에 대한 공개의견수렴을 통해 여러 이해관계자로부터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2-04 09: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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