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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리셋'이 해답이다
[경제일보] 2026년 3월, 대한민국 국가 기간통신망 사업자인 KT의 '거버넌스(지배구조) 잔혹사'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오는 3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불과 보름 앞둔 시점에서 이사회가 유일하게 연임을 추진하던 윤종수 사외이사(ESG위원회 위원장)가 돌연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일신상의 사유'로 포장됐으나 그가 남긴 사퇴의 변은 겹겹이 감춰져 있던 KT 지배구조의 곪은 상처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지난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는 최근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정정하며 윤 이사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전격 폐기했다. 윤 이사는 사퇴 직후 "이사회 거버넌스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새 대표 취임에 맞춰 KT 발전을 위해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심경을 밝혔다. 이는 가히 충격적인 고백이다.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와 투명성을 감시하고 책임져야 할 현직 ESG위원장이 자사 이사회의 구조적 결함과 파행적 운영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상 초유의 사태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의 뻗어 있는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계를 3년 전으로 되돌려야 한다. 2023년 상반기, KT는 구현모·윤경림 전 대표 후보가 정치권의 외풍과 대주주의 압박에 밀려 잇따라 낙마하고 이사진 대다수가 사퇴하는 경영 마비 사태를 겪었다. 이후 위기 수습을 위해 꾸려진 '뉴 거버넌스 구축 TF'를 통해 외부에서 수혈된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환경부 차관 출신의 윤종수 이사였다. 하지만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이사회는 김영섭 전 대표 체제를 거치며 본연의 견제 기능을 넘어 점차 권력화되었다는 뼈아픈 비판에 직면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최고경영자(CEO)의 인사권 침해 시도다. 이사회는 지난해 하반기, 부문장급 이상 고위 임원 인사와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할 때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내부 규정을 슬그머니 개정했다. 이는 통상적인 '사전 협의' 수준을 넘어 CEO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과 경영권을 통제하겠다는 명백한 월권이자 '상왕(上王) 경영'의 신호탄이었다. 내부 통제와 도덕성마저 처참히 무너졌다. 특정 사외이사가 자신의 측근에 대한 인사 청탁을 시도하고 독일 위성통신 업체 '리바다'에 대한 불투명한 투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사내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통해 터져 나왔다. 더욱 황당한 것은 조승아 전 사외이사의 자격 상실 사태다. 조 전 이사는 KT 사외이사로 재임 중이던 2024년 3월부터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 사외이사를 겸직했다. 상법상 최대주주(현대차그룹) 법인의 임원은 사외이사를 맡을 수 없다는 명백한 결격 사유가 발생했음에도 KT 이사회는 이를 무려 1년 반이 넘도록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 조 전 이사는 무자격 상태로 차기 CEO(박윤영 내정자) 선임을 위한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버젓이 참여했고 이는 훗날 시민단체의 가처분 소송을 부르는 치명적인 빌미가 됐다. 폭주하던 이사회에 제동을 건 것은 시장의 냉혹한 평가와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지분율 약 8.5%)의 철퇴였다. 국민연금은 지난 2월 초, KT 지분 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전격 상향 조정했다. 이는 단순한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을 넘어 필요할 경우 이사 해임 청구, 정관 변경, 보수 산정 등 이사회의 전횡을 직접 타격하는 강력한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최후통첩이었다. 실제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KT 이사회를 향해 "규정 개정이 단순한 협의 의미라면 왜 굳이 '심의·의결'이라는 강제 조항을 넣었는가"라며 주주권 침해 소지를 강하게 경고했다. 결국 이사회는 국민연금의 압박과 악화된 여론을 견디지 못하고 해당 규정을 다시 '사전 협의' 수준으로 되돌리기로 합의하며 백기를 들었다. 유일하게 연임을 노리던 윤종수 이사의 사퇴 역시 이러한 외부의 전방위적 압박과 내부 거버넌스 붕괴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견디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 소유분산기업의 숙명...시스템의 근본적 재건 절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소유분산기업(주인 없는 기업)'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대리인 문제를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강력한 지배주주가 없는 상황에서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해 세워둔 이사회가 오히려 기득권 집단으로 변질되어 조직의 효율성을 갉아먹는 역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윤 이사의 사퇴로 인해 당장 3월 주총에서 KT 이사회는 반쪽짜리 상태로 출범할 위기에 처했다. 상법상 감사위원회 요건을 맞추기 위해 서진석 전 EY한영 대표를 회계 분야 사외이사로 급하게 수혈했지만 KT 새노조 등 구성원들은 "경영 공백을 초래하고 자정 능력을 상실한 현 이사진 전원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용헌 의장을 비롯한 남은 4명의 이사 역시 강력한 사퇴 압박에 직면해 있다.
2026-03-17 09:32:27
땜질 처방에 그친 KT 이사회…'국민연금 찬성파' 윤종수 연임에 '쇄신 의지' 퇴색
[이코노믹데일리] 박윤영 신임 대표 체제 출범을 앞두고 내홍을 겪어온 KT 이사회가 결국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CEO 인사권 개입 논란과 노조의 사퇴 압박에 밀려 임기 만료 사외이사 3명 중 2명을 교체하고, CEO 권한을 제약했던 규정도 손질하기로 했다. 하지만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일부 이사가 자리를 지키면서 '반쪽짜리 개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9일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할 사외이사 후보로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김영한 숭실대 교수, 권명숙 전 인텔코리아 대표 등 3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노동조합의 압박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최양희 한림대 총장과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는 연임하지 못했다. 현 이사 중에서는 ESG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종수 전 차관만 연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겸직 논란으로 퇴임한 조승아 전 이사의 공석까지 총 4석을 채워야 했지만 1석은 공석으로 남겨뒀다. 이는 현 이사진의 '셀프 연임' 시도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KT 노조는 최근 "이사회가 자정 기능을 상실했다"며 전원 사퇴를 요구했고, 국민연금 역시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상향하며 경영 개입을 예고했다. 이사회의 태도 변화는 규정 개정에서도 드러난다.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CEO의 임원 인사 시 '심의·의결'을 받도록 해 경영권 침해 논란을 빚었던 규정을 '사전 협의' 수준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정관에 배치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부분을 전격 수용한 것이다. 또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사외이사 평가제를 도입하고, 일부 사외이사의 인사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제3의 독립 기관에 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하지만 쇄신 의지는 곳곳에서 흔들렸다. CEO 인사권 제약 규정에 찬성표를 던졌던 윤종수 이사가 연임된 반면, 반대했던 안영균 이사는 교체되면서 논리적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의 지적을 수용하겠다면서도 정작 책임 소재는 묻지 않은 셈이다. 또한 취업 청탁 의혹 등으로 도덕성 논란이 불거진 이승훈 이사가 자리를 지킨 것도 논란이다. 이사회는 "독립 기관에 조사를 의뢰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거취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사회 개편을 '미완의 개혁'으로 평가하면서도 박윤영 신임 대표 체제의 안정적 출범을 위한 최소한의 정지 작업은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당장 CEO의 인사권이 회복되면서 박 내정자는 취임 후 신속하게 조직을 정비하고 경영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됐다. 관건은 3월 주총 이후다. 박 내정자가 취임 후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나면, 이번에 자리를 지킨 일부 이사들에 대한 '2차 물갈이'가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T새노조 등은 "경영 공백 사태를 초래한 현 이사진은 전원 사퇴해야 한다"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연금의 행보도 변수다. 국민연금이 '일반투자' 목적을 유지하며 이사회 운영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경우, 향후 임시 주총 등을 통해 추가적인 이사회 개편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T가 소유분산기업의 고질적인 지배구조 리스크를 끊어내고 경영 정상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3월 주총을 기점으로 중대한 분수령을 맞았다.
2026-02-12 08:00:00
KT, 박윤영 체제 앞두고 거버넌스 재편…3월 주총 앞두고 이사진 4명 물갈이
[이코노믹데일리] 박윤영 신임 대표 체제 출범을 앞둔 KT가 최고경영자 인사권을 둘러싼 이사회와 경영진 간 갈등을 계기로 본격적인 거버넌스 개편 국면에 들어섰다. CEO 권한을 제약하는 이사회 규정 개정에 대해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과도한 경영 개입이라며 제동을 걸면서 이사회 구성과 역할 전반이 시험대에 올랐다. KT는 다음 달 박윤영 대표이사 후보 승인 등을 위한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규 사외이사 선임 논의에 착수했다. 이번 논의는 단순한 이사 교체를 넘어 향후 CEO 권한과 이사회 견제 구조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이날 사내외 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전 설명회를 열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과 이사회 구성 방향을 논의했다. 현재 KT 사외이사는 총 7명으로 이 가운데 최양희 한림대 총장,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등 3명의 임기가 올해 3월 만료된다. 여기에 현대제철 사외이사를 겸직해 최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과의 이해관계 충돌 논란 끝에 퇴임한 조승아 전 이사의 공석까지 포함하면 이번 주총에서 총 4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KT는 정관과 상법에 따라 3월 말까지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박 대표이사 후보 선임과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주주 승인을 받아야 한다. 주주총회 소집 통지가 주총일 2주 전에 이뤄져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 시점까지 최종 이사 후보군을 확정해야 한다. 이사회는 이날 논의를 토대로 이르면 10일 다시 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 추천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촉박한 일정 탓에 실제 일정 준수 가능성을 두고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이번 이사회 개편의 핵심 관전 요소는 교체 폭이다. 임기 만료 이사들의 연임 여부와 사외이사 전면 교체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되는 가운데 주요 변수로는 국민연금의 입장이 꼽힌다. 국민연금은 최근 KT에 대한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하며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예고한 상태다. 특히 지난해 11월 KT 이사회가 CEO의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에 대해 이사회 승인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규정을 개정한 것과 관련해 국민연금이 경영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반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사회는 CEO 교체기 동안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었지만 이 규정이 사실상 CEO 인사권을 제약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연금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해당 안건에 찬성했던 이사들의 연임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사회는 대내외 비판을 의식해 승인 개념을 심의·의결이 아닌 협의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의 인사 개입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박윤영 대표 체제의 안정적 출범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향후 규정 재정비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임기가 남아 있는 사외이사들의 거취 역시 주목 대상이다. 김용헌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겸 이사회 의장,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 IT개발 센터장,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등 4명은 지난해 셀프 연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사들이다. 이들 역시 김영섭 대표 체제와의 관계, 차기 경영진과의 조화 문제를 놓고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T 내부의 퇴진 압박도 거세다. KT 노동조합은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이사회 운영 방식을 전면 개선하고 현 이사진의 전원 사퇴를 요구했다. 이사회 운영과 절차의 투명성 강화, 이사회 평가 제도 도입도 함께 촉구했다. 제2노조인 KT 새노조 역시 입장문을 내고 현재의 경영 공백과 법적 리스크를 초래한 책임이 이사회에 있다며 셀프 연임 포기를 요구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는 이승훈 이사를 둘러싼 의혹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이사는 요직 인사 청탁을 경영진에 요청하고 독일 위성통신 업체 리바다에 대한 투자를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사회 구성 논의와 맞물려 해당 사안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사회 개편을 통해 박윤영 대표 체제가 출범 초기부터 불필요한 권한 충돌을 겪지 않고 안착할 수 있을지, 혹은 거버넌스 논란이 장기화될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와 노조의 압박 속에서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가 CEO와 어떤 관계 설정을 택할지가 KT 경영 정상화의 핵심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6-02-09 17: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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