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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국제우편 요금 인하… 고유가 시대 '수출 혈맥' 뚫는다
[경제일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국제 유가 급등으로 시름하는 영세 수출기업을 위해 나섰다. 20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국제특급우편(EMS) 요금을 최대 6% 추가 할인하고 항공운송수수료는 동결하는 긴급 지원책을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중동 사태로 인한 ‘오일 쇼크’가 국내 중소기업의 물류 비용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정부 기관이 직접 나서 ‘수출 혈맥’을 뚫어주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중동 전쟁의 여파로 국제 항공 화물 운임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는 아마존, 쇼피파이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이다. 물류비가 상품 가격 경쟁력을 좌우하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국가 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운송비 급등은 곧바로 수출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의 이번 조치는 이러한 ‘물류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다. 특히 이번 할인은 기존 계약 고객뿐만 아니라 신규 계약 업체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더 많은 영세 기업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번 요금 할인과 수수료 동결을 통해 기업들이 체감하는 비용 절감 효과가 약 10% 이상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우체국 EMS의 가격 정책은 민간 물류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페덱스(FedEx), UPS 등 글로벌 특송 업체들이 유류할증료를 인상하며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상황에서 우정사업본부는 ‘국민 생활물가 안정’이라는 공적 가치를 우선했다. 이는 우체국이 단순한 배송 서비스를 넘어 국가 경제의 위기 상황에서 ‘안전판’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인프라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 사례다. 박인환 우정사업본부장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중소기업과 서민들이 겪는 고통이 큰 상황에서 정부 기관이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이라며 이번 조치의 의미를 강조했다. 향후 우정사업본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K-뷰티, K-패션 등 한국 제품에 대한 해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안정적이고 저렴한 국제 배송 시스템은 국가 수출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되었다. 한편 우정사업본부의 이번 결정은 ‘고유가’라는 경제적 위기를 ‘수출 기업 지원’이라는 사회적 기회로 전환한 현명한 정책 판단이다. 민간 기업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주저할 때 국가 기간 인프라가 먼저 나서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경제의 숨통을 틔워준 것이다. 이번 EMS 요금 할인이 단순히 물류비를 절감하는 것을 넘어 위축된 국내 영세 기업들의 수출 의지를 다시 한번 일깨우고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든든한 발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6-04-19 13:39:25
'네이버-두나무' 빅딜마저 덮친 '규제 리스크'… K-핀테크의 잃어버린 3개월
[경제일보] 국내 IT 업계 최대 규모로 꼽히던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이 결국 3개월 연기됐다. 단순한 일정 조정으로 비칠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글로벌 금융 인프라’를 구축해 세계 시장으로 나가겠다던 양사의 원대한 청사진이 입법 불확실성과 당국의 규제 장벽에 가로막힌 ‘현실적 좌절’이 담겨 있다. 이번 연기는 대한민국이 신기술(AI·블록체인)과 전통 규제 사이에서 얼마나 심각한 진통을 겪고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지난 30일 종속 회사 간 포괄적 주식 교환 일정을 5월에서 8월로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공식적인 이유는 “관련 인허가 절차 및 법령 정비 상황”이지만 업계는 이를 사실상 ‘정부 정책 리스크’로 해석한다. 가장 큰 난관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다. 간편결제 시장 1위(네이버파이낸셜)와 가상자산 거래소 1위(두나무)의 결합인 만큼 시장 지배력 전이 가능성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깐깐하다. 여기에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입법)’ 논의가 중동 사태 등 대외 변수로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면서 합병 이후의 지배구조조차 확정하지 못하는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에게 공포감을 주고 있다. 특히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거래소 대주주 지분 20% 제한’ 규제가 도입될 경우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려던 합병 설계 자체가 무효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연기가 뼈아픈 이유는 글로벌 시장의 속도전 때문이다. 지금 미국과 유럽에서는 ‘쇼피파이(Shopify)’와 ‘코인베이스(Coinbase)’가 스트라이프(Stripe)를 매개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도입하고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을 결합한 RWA(실물자산 토큰화) 서비스가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 규제 정비가 늦어지면서 글로벌 표준에서 멀어지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지난해 11월 “AI와 웹3 흐름에서 생존하기 위한 절박한 전략”이라며 합병의 필요성을 역설했음에도 입법 공백 속에 기업의 성장 동력은 3개월, 혹은 그 이상 멈춰 서게 됐다. 기술 주권을 확보하겠다던 10조 원 규모의 투자가 규제라는 덫에 걸려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글로벌 빅테크들은 이미 한 발짝 앞서 나가고 있다. ◆ 9월 종결 가능할까...‘입법 리스크’가 변수 최종 거래 종결일이 9월 30일로 미뤄졌지만 업계는 이마저도 낙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6월 지방선거 이후 국회 원 구성이 바뀌고 9월 국정감사가 예정되어 있어 입법 논의가 다시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자산 기본법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이라는 민감한 조항 때문에 여야 간 입장은 물론 당국과 업계 간의 간극도 매우 크다. 만약 2단계 입법이 연내 처리가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네이버와 두나무는 지배구조를 재설계하거나 규제 리스크를 안고 합병을 강행해야 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부닥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우리 정부의 ‘디지털 금융 정책’의 허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한다. 신기술인 AI와 블록체인이 결합한 금융 인프라는 규제의 ‘표준’이 아직 전 세계적으로도 확립되지 않은 미개척 분야다. 그럼에도 당국이 전통 금융권의 낡은 지분 규제 잣대를 들이대며 신산업의 싹을 자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물론 거래소의 투명성 확보와 대주주 리스크 방지는 중요하다. 그러나 방법론에서 ‘사후 규제’와 ‘투명성 공시’ 등 기술적 대안보다 ‘지분 강제 매각’이라는 물리적 방식만을 고집하는 것은 기업의 경영권 확보와 글로벌 확장성을 저해한다. 이번 합병 연기는 단순한 기업 간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이 웹3 금융의 허브가 될 것인지 아니면 규제라는 덫에 걸려 갈라파고스화될 것인지를 결정짓는 시금석이다. 9월까지 입법이 마무리되지 않거나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빅딜은 ‘글로벌 금융 인프라’라는 타이틀을 떼고 그저 그런 국내용 합병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정부와 국회가 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정교하고 유연한 디지털 자산 규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2026-03-31 17: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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