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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서 편의점으로 넘어갔다…광동제약, 생활 속으로 스며든 제약사의 변화
[경제일보] 한때 제약회사 제품은 약국 안에서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감기약과 영양제, 소화제처럼 필요할 때 찾는 물건에 가까웠다. 광동제약은 이 흐름 사이에서 조금 다른 길을 걸어온 회사다. 약국에서 출발했지만 어느 순간 편의점과 마트, 사무실 냉장고 안까지 영역을 넓혀 갔다. 제약회사 이름보다 음료 브랜드가 더 익숙하게 받아들여지는 드문 사례 가운데 하나다. 출발은 한방 의약품과 드링크 시장이었다. 광동제약을 오랫동안 설명해 온 제품은 ‘광동쌍화탕’이다. 피로 회복과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찾는 한방 드링크 이미지가 강했다. 오랜 시간 약국 진열대를 지키며 생활 속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광동제약을 설명할 때 우황청심원을 빼놓기 어렵다. 시험과 면접, 중요한 계약이나 발표를 앞두고 찾는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오랫동안 자리 잡았다. 긴장과 불안을 다스리는 한방 의약품이라는 인식 속에서 생활 깊숙이 들어갔다. 특히 명절과 수능 시즌이면 판매 흐름이 크게 움직이는 모습도 반복됐다. 단순 약효를 넘어 한국 사회 특유의 긴장 문화와 함께 소비된 제품에 가까웠다. 광동 우황청심원은 한방 의약품이 생활 속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대표 사례 가운데 하나였다. 광동쌍화탕과 우황청심원은 광동제약 초창기 정체성을 보여주는 제품들이다. 당시 제약업계에서 한방 드링크와 한방 의약품 시장은 중요한 소비 영역 가운데 하나였다. 광동제약은 이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만들며 성장 기반을 다졌다. 회사의 흐름을 크게 바꾼 장면은 비타500 출시다. 당시 국내 음료 시장은 탄산음료와 커피 중심 흐름이 강했다. 비타민 음료 개념 자체는 있었지만 대중 소비 시장을 흔들 정도는 아니었다. 비타500은 분위기를 바꿨다. ‘마시는 비타민’이라는 개념을 전면에 내세우며 건강 음료 시장을 빠르게 넓혔다. 약국뿐 아니라 편의점과 마트, 자판기까지 유통망이 확대됐다. 제약회사 제품이 생활 소비재처럼 자리 잡기 시작한 시기였다. 광동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옥수수수염차는 또 다른 흐름을 만들었다. 당시 차 음료 시장은 녹차와 혼합차 중심이었다. 옥수수수염차는 다이어트와 가벼운 이미지, 깔끔한 맛을 앞세워 새로운 소비층을 만들었다. 이 제품은 특히 여성 소비층과 젊은 층 반응을 끌어냈다. 단순 갈증 해소보다 건강과 생활 습관 이미지를 함께 소비하는 흐름과 맞물렸다. 이후 국내 음료 시장에서 기능성과 건강 이미지를 강조한 차 음료가 빠르게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광동제약을 설명할 때 빼놓기 어려운 또 하나의 장면은 제주삼다수다. 광동제약은 제주삼다수 유통을 맡으며 전국 유통망 경쟁력을 다시 보여줬다. 생수 시장은 단순 물류 경쟁처럼 보이지만 브랜드와 유통력이 동시에 요구된다. 삼다수는 국내 생수 시장 대표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고 광동제약은 이를 전국 소비 채널과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제약회사이면서 동시에 생활 소비 유통 경험까지 축적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최근 흐름은 건강기능식품과 헬스케어 영역 확대 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령화와 건강 관리 관심 증가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광동제약 역시 음료와 건강기능식품, 전문의약품을 함께 가져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문의약품 영역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오랫동안 대중 소비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던 만큼 상대적으로 전문의약품 존재감은 약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최근에는 연구개발과 전문의약품 비중 확대 움직임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 광동제약의 특징은 제약과 소비재 경계에 걸쳐 있다는 점이다. 일반 제약사처럼 병원과 약국 중심 흐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동시에 단순 음료회사와도 결이 다르다. 건강 이미지를 기반으로 생활 소비 영역까지 넓혀 온 흐름에 가깝다. 이 회사의 강점은 브랜드 친숙함에 있다. 비타500과 광동쌍화탕, 우황청심원, 옥수수수염차는 세대를 넘어 익숙한 이름이 됐다. 약이 아니라 생활 속 습관처럼 소비되는 제품들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반면 시장 환경은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변하고 있다. 건강 음료와 건강기능식품 경쟁이 치열해졌고 소비자 취향 변화 속도도 빨라졌다. 온라인 유통과 플랫폼 경쟁도 더 강해지고 있다. 최근 광동제약 흐름을 보면 방향은 비교적 일정하다. 단순 드링크 판매보다 생활밀착형 헬스케어 기업 쪽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다. 건강과 음료, 유통과 헬스케어 흐름이 함께 연결되는 모습이다. 광동제약은 오랫동안 한국 소비자 생활 가까이에서 움직여 온 회사다. 약국 냉장고에서 시작된 제품들은 어느새 편의점과 사무실, 가정 냉장고 안까지 들어갔다. 제약회사 이름보다 음료 브랜드가 먼저 떠오르는 기업은 흔치 않다. 광동제약은 그 드문 사례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그 흐름 안에는 한국 소비 시장 변화의 시간이 함께 쌓여 있다.
2026-05-08 07: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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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 한 병에서 헬스케어 기업까지…동아 성장과 진화의 역사
[경제일보] 늦은 밤 편의점 냉장고 앞에서 박카스를 집어 드는 장면은 한국 사회의 익숙한 풍경 가운데 하나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도, 야근을 마친 직장인도, 장거리 운전을 앞둔 운전자도 한 번쯤 손에 쥐어 본 제품이다. 특정 세대의 추억을 넘어 생활 습관 속에 자리 잡은 브랜드. 동아제약을 설명할 때 박카스를 먼저 떠올리는 이유다. 한 병의 음료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한국 제약 산업의 긴 성장사가 놓여 있다. 동아제약의 출발은 국내 의약품 산업 기반이 약하던 시절과 맞닿아 있다. 수입 의존도가 높고 생산 설비와 연구 역량이 충분하지 않던 시대, 국산 의약품 기업의 역할은 단순한 기업 활동을 넘어 산업 기반을 세우는 일이었다. 동아는 일찍부터 생산 능력과 유통망을 키우며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갔다. 동아제약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결정적 제품은 박카스였다. 피로 회복과 자양 강장이라는 수요를 정확히 읽어낸 박카스는 오랜 기간 국민 브랜드 자리를 지켜 왔다. 약국 유통을 거쳐 편의점과 소매 채널로까지 확장되며 소비자 접점을 넓혔고, 세대가 바뀌어도 브랜드 생명력을 이어 왔다. 박카스의 의미는 단순한 매출 효자 상품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 제약사가 대중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다. 일반의약품과 건강 관련 제품이 소비 문화와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동아제약은 박카스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감기약과 소화제, 어린이 의약품, 구강 건강 제품, 피부 관리 제품 등 생활 밀착형 품목으로 사업을 넓혀 왔다. 소비자가 일상에서 반복 구매하는 상품군을 꾸준히 확보한 점은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이어졌다. 기업 역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은 사업 재편이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전문의약품과 바이오 사업은 동아에스티 등으로 분리했다. 동아제약은 소비자 건강 사업과 일반의약품 중심 회사로 정체성을 보다 분명히 하게 됐다. 그룹 전체로 보면 연구개발과 소비재 사업을 나눠 각자의 전문성을 높이는 선택이었다. 이 재편 이후 동아제약의 역할도 달라졌다. 전통 제약사에서 생활 건강 기업으로 외연을 넓히는 작업이 본격화됐다. 의약품만이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구강 관리, 여성 건강, 더마케어 등 일상 건강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시장 환경은 동아제약에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 고령화와 웰니스 소비 확대, 셀프 메디케이션 문화 확산으로 일반의약품과 건강관리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을 찾기 전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기업의 강점도 커지고 있다. 온라인 유통 확대도 중요한 변화다. 과거에는 약국과 오프라인 매장이 핵심 판매 채널이었지만 이제는 모바일 플랫폼과 온라인몰, 디지털 마케팅의 비중이 커졌다. 동아제약 역시 전통 유통망에 더해 새로운 소비 접점을 넓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동아제약의 강점은 소비자 인지도와 브랜드 자산에서 나온다. 박카스를 비롯해 오랜 기간 축적한 신뢰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여기에 전국 유통망, 생활 건강 제품 기획력, 그룹 차원의 연구개발 자산이 함께 작동하고 있다. 대중 시장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기업만이 가질 수 있는 체력이다. 다만 오래된 브랜드만으로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젊은 소비자는 익숙함보다 새로움과 기능성, 디자인, 온라인 경험을 함께 본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는 국내외 경쟁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전통 강자의 이름값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려면 제품 혁신과 마케팅 감각이 계속 따라와야 한다. 또 하나의 과제는 세대 확장이다. 기성세대에게 강한 브랜드가 젊은 층에게도 같은 의미를 갖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박카스의 상징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소비 세대와 연결되는 언어를 만들어야 한다. 오래된 브랜드가 가장 자주 마주하는 시험대다. 동아제약은 지금 국민 브랜드 기업에서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자리를 넓히는 전환기에 서 있다. 의약품 제조를 넘어 소비자의 일상 건강 전반에 관여하는 회사로 진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브랜드 유산을 지키는 일과 새 시장을 여는 일이 동시에 요구된다. 한 병의 자양강장제로 시작한 이름은 이미 한국 생활문화의 일부가 됐다. 이제 시장이 지켜보는 다음 장면은 동아제약이 과거의 익숙함을 넘어 미래 세대의 건강 브랜드로도 자리 잡을 수 있느냐다.
2026-04-28 07: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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