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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美 해군 군수지원함 설계 참여…필리조선소 인수 후 첫 수주
[경제일보] 글로벌 방산·조선 기업 한화그룹이 미국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설계 사업에 참여하며 미국 조선·방산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한화필리조선소와 한화디펜스USA는 함정 및 특수선 설계 기업 VARD(Vard Marine US, Inc)와 미국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VARD가 주 계약자로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한화는 시장 조사부터 플랫폼 개념설계, 설계 개선 작업까지 전반적인 초기 설계 과정에 공동 참여한다. 생산 용이성 검토와 상선 건조 공법 적용, 생산 비용 분석 등도 함께 수행할 예정이다. NGLS는 기존 대비 소형화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상 및 육상에서 연료·물자 보급과 재무장 임무를 수행하는 군수지원함이다. 상용 기술을 적용해 비용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으로 해당 개념설계 프로젝트는 오는 2027년 1분기 완료를 목표로 한다. 이번 계약은 한화가 필리조선소 인수 이후 처음으로 확보한 미국 해군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화는 지난 2024년 12월 필리조선소 출범 이후 생산 역량 강화와 현지 인력 확충 등에 2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며 미국 내 기반을 구축해 왔다. 특히 한국 기업이 미국 현지 조선소를 기반으로 미 해군 함정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한화의 현지화 전략이 실제 수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해군의 발주 확대도 성장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향후 해군 신규 함정 건조 비용은 연평균 35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설계 사업 참여를 계기로 한화가 향후 건조 단계까지 사업을 확대하며 미국 조선·방산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톰 앤더슨(Tom Anderson) 한화디펜스USA 조선사업부문 사장은 "한화는 VARD와 협력해 미국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의 설계 과정에 참여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이번 수주는 다양한 해양 작전환경에 배치된 미군 장병들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해군이 필요로 하는 함정을 건조하는 데 있어 한화가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조선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2026-03-31 13:41:09
글로벌 협력·조직 혁신 '투트랙'…정기선, HD현대 체질을 재설계하다
[이코노믹데일리] 정기선 HD현대 회장의 최근 행보는 크게 '소통 강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로 나눠볼 수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더 분명한 의도가 읽힌다. 조선업 호황 국면을 발판으로 HD현대를 '조선기업'에서 '에너지·기술 플랫폼 그룹'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다. 조선업은 현재 수주 잔고 기준 역대급 호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산업의 방향은 이미 다음 단계로 이동 중이다. 선박 건조 능력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지고 에너지 전환·디지털 기술·원전 소형화 등 복합 기술이 결합된 영역이 새로운 경쟁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 회장의 글로벌 행보는 이 지점에 맞닿아 있다. 그는 취임 이후 APEC 2025와 세계경제포럼 등 국제무대에서 협력 중심 성장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테라파워와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고 팰런티어와 데이터·AI 역량 내재화를 타진한 행보는 상징적이다. 조선 기술을 기반으로 하되 에너지·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산업 외연을 넓히겠다는 메시지다. 그러나 외부 협력만으로 산업 전환은 완성되지 않는다. 관건은 내부다. HD현대는 전통적으로 위계가 강한 중공업 조직이다. 대규모 현장과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는 산업 특성상 안정성과 통제가 핵심 가치로 자리 잡아 왔다. 정 회장이 체인지 에이전트(CA)를 운영하고 '하이파이브 데이' 토론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HD현대일렉트릭 스위스 연구소를 직접 방문해 '피자 타임'을 가진 장면은 단순 이벤트로만 보기 어렵다. 신사업 확장을 위해선 기술 도입보다 조직의 적응 속도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SMR·AI·수소는 기존 조선 프로젝트와 달리 빠른 의사결정과 융합 역량이 요구된다. 조직이 변하지 않으면 기술 협력도 외부 이벤트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정 회장의 '투트랙' 전략은 외부 네트워크 확장과 내부 체질 개선을 동시에 묶어 추진하는 구조다. 그는 5년 내 매출 100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숫자는 외형 성장 지표지만 실질 과제는 포트폴리오 재편이다. 친환경 선박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해양 에너지·수소·SMR 등 에너지 전환 영역을 그룹의 중장기 성장 축으로 키워야 한다. 여기엔 실행력이 뒷받침 돼야한다. 글로벌 협력은 선언으로 가능하지만 산업 전환은 조직이 함께 움직여야 완성된다. 조선업은 선박을 만드는 산업이지만 다음 단계의 경쟁은 '플랫폼을 설계하는 능력'에 가깝다. 에너지·데이터·원전 기술을 묶어 통합 역량으로 만드는 기업만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HD현대의 전략은 지금 그 전환점에 서 있다.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 조선 산업의 경쟁은 더 이상 수주 잔고가 아니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조직 통제력을 동시에 장악할 수 있는 기업만이 다음 판에서 살아남는다.
2026-02-21 08:02:00
HS효성·LG엔솔, 미래 먹거리 배터리 사업으로 시선 돌려
[이코노믹데일리] 실리콘 음극재가 배터리 성능 혁신의 '마지막 카드'라는 평가를 받는 등 신시장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HS효성과 LG에너지솔루션도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고부가가치 위주 전환 국면에서 시장 성장성이 큰 사업에 몰두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대비 에너지 밀도가 최대 10배 높아 흑연 음극재를 대체할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의 급속충전, 주행거리 확대, 배터리팩 소형화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글로벌 완성차·배터리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시장 성장성도 크다. 글로벌 배터리 수요는 전기차 보급 확대와 로봇·드론 등 인공지능(AI) 기반 신규 수요처의 등장으로 꾸준한 증가가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큐와이리서치에 따르면 실리콘 음극재 시장 규모는 2024년 5억 달러에서 연평균 40% 안팎 성장해 2031년 47억 달러에 육박한다. SNE리서치도 2035년 시장 규모를 70억 달러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에 HS효성과 LG에너지솔루션도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HS효성은 벨기에 소재 글로벌 소재기업 유미코아와 합작법인을 세우고, 5년간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그룹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유미코아는 배터리·촉매·반도체·우주항공 등에서 원천기술과 생산 능력을 갖춘 글로벌 소재 기업이다. 첫 생산 거점은 효성의 '발상지'인 울산이 될 전망이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평소 "기술과 지적 자산 확보를 통해 고부가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한다"는 경영 철학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HS효성의 석유화학에서 배터리 사업으로의 전환은 이러한 경영 철학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실리콘 음극재 분야에서 굵직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2019년 실리콘 5% 음극재를 세계 최초로 순수 전기차에 적용했다. 뿐만 아니라 2024년 말 연세대 연구팀과의 연구에서 무기물 기반의 고강도 분리막을 설계하는 방안을 통해 충·방전 중 부피 팽창을 동반하는 실리콘 음극재 문제를 개선할 방법을 찾아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국내 생산에 나선다.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생산 라인 구축에 돌입했으며 미국·중국 공장에서의 양산 경험을 국내 ESS 산업 발전에 활용할 계획이다. 양사는 해당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의 외형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현상 HS효성 부회장과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등은 한국을 찾은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만남을 가졌다. 이날 '전기차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통한 유연하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등을 주제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양사의 메르세데스-벤츠와의 협력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성장세는 둔화하지만 인공지능(AI) 시대에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독자적인 기술력"이라며 "중국과의 수주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술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1-03 08: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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