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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튼, 사용자위원회 출범…AI 윤리·안전성 강화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이 성능 중심에서 안전성과 신뢰 확보로 확대되고 있다. AI가 일상 속 서비스로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허위정보와 개인정보 보호, 편향성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가 부각되자 국내 AI 기업들도 윤리 체계와 거버넌스 강화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AI 서비스 플랫폼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사용자 보호와 서비스 신뢰성 강화를 위한 '사용자위원회'를 지난 10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사용자위원회는 AI 서비스 정책과 제품 개발 과정에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AI 윤리와 철학, 심리학, 법률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사용자 관점에서 서비스를 점검하고 개선 방향을 제안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기술 중심의 의사결정에서 벗어나 이용자 보호와 신뢰성을 고려한 서비스 운영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위원장은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가 맡았으며, 선지원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윤형 영남대 심리학과 교수, 황혜진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각 위원은 AI 윤리와 법·제도, 이용자 심리 등 전문 분야를 바탕으로 서비스 정책과 제품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이슈를 검토하고, 사용자 보호 관점에서 개선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최근 생성형 AI 서비스는 빠른 확산과 함께 신뢰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가 생성한 허위정보와 개인정보 보호, 편향성, 청소년 보호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글로벌 빅테크는 물론 국내 AI 기업들도 자체 안전 기준과 윤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IT 업계에서는 단순히 모델 성능을 높이는 것을 넘어 이용자가 안심하고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뤼튼은 사용자위원회를 통해 서비스 정책과 제품 개발 전반에 외부 전문가의 시각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사용자 보호 체계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AI 윤리와 법률, 심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용자 관점에서 서비스를 점검하고, 위원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실제 제품과 정책 개선에 적극 반영해 AI 서비스의 신뢰성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뤼튼은 향후 사용자위원회를 정기적으로 운영하며 AI 서비스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과 제품 개선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위원회에서 논의된 의견을 서비스 운영과 기능 개선 과정에 반영하고, 변화하는 AI 환경에 맞춰 이용자 보호 체계도 지속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세영 대표는 "뤼튼은 지난 몇 년간 빠르게 성장했지만, 성장의 속도가 붙을수록 '기술의 편리함 뒤에서 놓치고 있는 책임은 없는가'라는 질문이 무거워졌고, 이에 부응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모두가 AI를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로 사용하는 세상에서, 누구에게나 안전하고 신뢰 가능한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전문가 위원 분들의 소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실제 제품과 정책에 성실히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2026-07-13 08: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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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CO2 액화·저장·운송 허브 개발 국책과제 참여 外
[경제일보] 현대건설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관하는 ‘다중 배출원 적용 CO2 전처리·액화·벙커링 허브 실증 기술개발’ 국책과제에 참여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과제는 서로 다른 산업 현장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고순도로 정제한 뒤 액체 상태로 전환해 저장·운송할 수 있는 통합 인프라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특히 산업단지와 항만을 중심으로 구축될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허브의 핵심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대용량으로 액화·저장하고 선박으로 운송하는 기술을 국산화해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출 뿐만 아니라 국내 탄소중립 인프라의 기술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이번 과제에서 CO2 액화 공정 설계와 전처리·액화·적하역을 연계하는 통합 엔지니어링을 담당한다. 실증 플랜트 설계와 운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정 최적화 기술을 고도화하고 이를 실증 플랜트 설계에 적용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역량을 축적해 대규모 CCS 허브 구축에 필요한 설계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액화 CO2 저장탱크와 터미널, 항만 인프라를 연계하는 설계 기술도 개발한다. 이를 통해 국내외 CCS 허브와 탄소 운송 인프라 구축 사업에 적용 가능한 엔지니어링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이번 과제에는 고등기술연구원을 비롯해 산학연 주요 기관과 기업이 참여한다. 참여기관들은 이산화탄소의 포집부터 저장, 운송, 활용까지 전 과정을 실증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산화탄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저장·운송하기 위한 인프라는 탄소중립 사회 실현의 핵심 기반이다”라며 “이번 과제를 통해 CO2 액화 및 허브 인프라 설계 기술을 고도화하고 국내외 CCUS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 ‘e편한세상 분당 퍼스트빌리지’ 주택전시관 개관 DL이앤씨는 경기 성남 분당구 동원동 일원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분당 퍼스트빌리지’의 주택전시관을 개관하며 본격 분양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 e편한세상 분당 퍼스트빌리지는 신혼희망타운 자격을 갖춘 (예비)신혼부부 및 한부모 가구를 대상으로 공급한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25층, 15개 동, 총 140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이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관하는 장기임대 467가구를 제외한 933가구가 이번 공공분양으로 공급된다. 단지는 전용면적 60㎡ 이하의 중소형으로 구성된다. 공공분양 기준 세부 주택형은 △51㎡A타입 274가구 △55㎡A타입 348가구 △55㎡B타입 134가구 △59㎡A타입 167가구 △59㎡T타입(테라스형) 10가구로 구성해 다양한 주거 수요를 고려했다. 분양 일정은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본청약자(신규청약자) 접수를 받고 31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이어 다음 달 7일부터 17일까지 서류 접수를 진행한다. 정당계약은 11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실시된다. 주택전시관은 경기 용인 수지구 동천동 일원에 위치해 있다. 입주는 2029년 2월 예정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분양주택이며 재당첨 제한 10년, 전매 제한 3년, 거주의무기간 5년이 존재한다. 신혼희망타운 전용 수익공유형 모기지를 통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최대 70%까지 인정받을 수 있어 초기 자금 마련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성남낙생지구는 향후 4400여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지구로 조성된다. 입지적으로는 판교테크노밸리, 분당 업무지구와 인접해 있다. 용인서울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해 차량을 통한 서울 도심 및 광역 이동이 양호하다. 대중교통은 단지 인근 버스 노선을 통해 신분당선 및 수인분당선 환승역인 미금역까지 약 10분 내외 이동이 가능하다. 교육 환경은 단지 인근 초등학교 신설이 예정돼 있어 도보 통학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당권역 교육 인프라를 이용 가능하며 정자역·미금역 일대 학원가와의 연계 이용을 통해 분당 주요 교육 인프라를 함께 활용할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e편한세상 분당 퍼스트빌리지는 신축 공급이 귀한 분당 권역에서 선보이는 신혼희망타운 공공분양 단지다”라며 “분양가상한제 적용과 신혼희망타운 전용 정책자금 등을 통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소규모 재건축 사업성분석 지원사업 실시 서울시는 노후 소규모 주택단지의 주거환경 개선을 돕기 위해 ‘소규모 재건축 사업성분석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사업성 부족과 전문성 부족 등으로 재건축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주택단지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개략적인 건축계획과 사업성 분석을 무료로 지원해 주민들의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원활한 사업 추진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지원대상은 △부지면적 1만㎡미만 △200세대 미만 △노후·불량건축물 60% 이상인 주택단지다. 토지등소유자 10% 이상 동의를 얻어 오는 31일 17시까지 관할 구청으로 신청하면 된다. 서울시는 신청 단지에 대한 검토를 거쳐 다음 달 중으로 사업성분석 대상지 15개소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연말까지 현장조사 및 주민의견 수렴을 통해 개략적인 건축계획(안)으로 1차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결과는 내년 2월 중 △개략적인 건축계획 △예상 공사비 △추정분담금 △사업성 분석 내용 등을 포함해 무료로 제공한다.
2026-07-03 14: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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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신용회복 지원 중장년까지 넓힌다…3년간 45억 BTC 기부
[경제일보] 두나무(대표 오경석)가 청년 중심으로 운영해 온 금융취약계층 지원 사업을 중장년층까지 확대한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며 쌓은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신용 회복과 생활 안정 지원으로 넓혀 포용 금융 실천에 나선다는 취지다. 두나무는 신용회복위원회, 함께만드는세상과 금융취약계층 통합 회복 지원 사업 ‘업비트 넥스트 시리즈: 디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협약식은 지난달 30일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열렸으며 오경석 대표와 김은경 위원장, 김용덕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업비트 넥스트 시리즈는 두나무가 ‘청년에게 힘이 되는 금융’을 내걸고 추진해 온 대표 ESG 프로젝트다. 두나무는 2022년부터 ‘넥스트 드림’과 ‘넥스트 스테퍼즈’를 통해 청년 2500여명에게 부채 상환 지원과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해 왔다. 회사 측은 참여자들의 부채 감소와 근로소득 증가, 채무조정 유지율 개선 등 성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디딤 프로젝트는 기존 시즌1 사업을 통합·발전시킨 시즌2 성격이다. 지원 대상은 청년에서 중장년층까지 넓어졌다. 만 19~59세 금융취약계층을 대상으로 2026년부터 3년간 전국 2100여명을 지원한다. 청년뿐 아니라 경제활동 중단, 다중채무, 생활비 부담 등으로 회복이 필요한 중장년까지 안전망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지원 내용은 부채 상환과 생활 안정, 재기 자금으로 나뉜다. 참여자는 1인당 최대 300만원의 부채 무상 상환 지원, 150만원의 생활비, 300만원의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단순 현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재무 상황에 맞춘 일대일 멘토링과 금융 교육, 상담도 필수로 제공된다. 두나무는 프로젝트 운영 재원으로 매년 15억원씩 3년간 총 45억원 상당의 비트코인(BTC)을 함께만드는세상에 기부한다. 신용회복위원회는 사업 운영 자문과 홍보 협력을 맡고 함께만드는세상은 실제 사업 운영과 관리를 담당한다. 상환·회수된 자금을 다시 투입하는 기금 선순환 구조도 마련해 지원 대상을 지속적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디지털자산 기업의 사회공헌 방식이 단순 기부에서 금융 회복 지원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가상자산 시장은 높은 변동성과 투자자 보호 이슈를 안고 있지만 거래소가 가진 이용자 접점과 금융 교육 경험은 취약계층의 재무 회복 프로그램과 연결될 수 있다. 두나무가 신용회복위원회와 손잡은 것도 공신력 있는 기관과 함께 사업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그동안 청년들의 금융 자립을 도왔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디딤 프로젝트를 통해 지원의 손길이 절실한 중장년층까지 사회 안전망을 넓히고자 한다”며 “일회성 경제적 지원을 넘어 건강한 금융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취약계층 지원의 성과는 지원 금액보다 회복 이후의 유지율에서 갈린다. 빚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생활비 압박을 낮추고 금융 습관을 바꾸며 다시 빚의 악순환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돕는 구조가 필요하다. 두나무의 디딤 프로젝트가 지속 가능한 포용 금융으로 평가받으려면 3년 뒤 몇 명을 지원했는지를 넘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시 경제생활의 기반을 세웠는지로 증명돼야 한다.
2026-07-01 11: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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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호 지분 전량 매각…위메이드는 왜 중국에 팔렸나
[경제일보] 위메이드 최대주주 박관호 의장의 9200억원 규모 지분 매각은 단순한 주식 거래가 아니다. 창업자가 보유 지분 전량을 중국계 알리바바 관계사 네오펄스(NeoPulse)에 넘기기로 하면서 위메이드는 최대주주와 성장 전략이 동시에 바뀌는 전환점을 맞게 됐다. 중국 측이 노린 것은 위메이드라는 회사 이름보다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힘을 가진 ‘미르’ 지식재산권(IP), MMORPG 개발력, 그리고 AI 게임 전환 가능성으로 보인다. 위메이드는 30일 박 의장이 보유한 위메이드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거래 금액은 약 9200억원이다. 거래가 최종 완료되면 네오펄스는 위메이드 지분 39%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다만 박 의장은 사내 공지를 통해 “최종 절차와 잔금 납입이 모두 마무리돼야 비로소 실행된다”며 거래 종결 전까지 회사를 책임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측이 가장 먼저 본 자산은 미르 IP다. ‘미르의 전설’은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오랜 기간 생명력을 유지한 한국 게임 IP다. 위메이드가 자회사 전기아이피 등을 통해 라이선스 사업을 이어온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게임 시장은 판호와 현지 퍼블리싱, 규제 리스크가 높지만 이미 인지도가 검증된 IP에는 여전히 프리미엄이 붙는다. 신규 IP를 처음부터 키우는 것보다 미르를 다시 확장하는 편이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박 의장도 이 지점을 분명히 짚었다. 그는 사내 공지에서 “미르라는 IP는 중국에서 여전히 거대한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고 동시에 북미와 유럽이라는 또 하나의 큰 시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축을 온전히 우리의 성장으로 전환하려면 그에 걸맞은 파트너와 자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가 단순한 엑시트가 아니라 중국과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자본·네트워크 확보라는 논리다. MMORPG 개발력도 투자 명분이다. 위메이드는 ‘나이트 크로우’ 흥행을 통해 개발과 퍼블리싱 역량을 다시 입증했다. 모바일 MMORPG 시장은 성장 둔화 논란이 있지만 중국과 동남아, 중동 등에서는 대형 IP 기반 게임 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 네오펄스가 위메이드를 통해 노릴 수 있는 것은 단순 지분 수익이 아니라 미르와 나이트 크로우 계열 신작을 중국 및 글로벌 유통망에 태우는 사업이다. AI 게임 전환도 이번 거래의 중요한 배경이다. 중국 빅테크와 게임사는 이미 생성형 AI를 게임 개발 공정, 그래픽 제작, NPC 대화, 라이브 운영에 적용하고 있다. 박 의장은 “AI는 게임을 만드는 방식도, 즐기는 방식도 바꾸고 있다”며 “시장이 게임에 기대하는 완성도와 품질의 기준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위메이드가 보유한 IP와 MMORPG 운영 경험에 중국 IT 기업의 AI 기술과 유통망이 결합하면 개발비 절감과 콘텐츠 생산 속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메이드는 매각해야 할 만큼 어려웠나. 회사가 당장 존속 위기에 몰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한때 블록체인 게임과 위믹스 생태계를 앞세워 높은 기대를 받았던 위메이드는 이후 변동성이 커졌다. 위믹스 상장폐지 논란과 재상장, 규제 불확실성, 블록체인 게임 시장 침체는 기업가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게임 본업 역시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큰 구조다. 위믹스 사업은 거래 이후 가장 큰 관심사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과 토큰 생태계를 회사의 차별화 전략으로 밀어왔다. 그러나 국내외 규제 환경은 여전히 엄격하고 게임 내 토큰 경제에 대한 시장 신뢰도 예전 같지 않다. 새 최대주주가 들어설 경우 위믹스는 유지되더라도 우선순위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코인 중심 확장보다 IP 라이선스, 중국 퍼블리싱, AI 게임 개발, 글로벌 유통이 더 앞에 놓일 수 있다. 중국 자본 성격의 투자자가 주도한다는 점도 위믹스에는 변수다. 중국은 가상자산 거래와 토큰 발행에 엄격한 규제를 유지해 왔다. 따라서 위믹스를 중국 시장 확장의 핵심 무기로 쓰기는 어렵다. 오히려 위믹스는 글로벌 일부 지역과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에 남기되, 중국 사업에서는 미르 IP와 일반 게임 퍼블리싱 중심으로 전략이 짜일 가능성이 크다. 박 의장의 지분 매각은 창업자의 퇴장이라는 상징성도 크다. 그는 “위메이드는 제게 자식과 같은 회사”라며 “부모가 다 자란 자식을 더 큰 세상으로 떠나보내듯 그날이 오면 한 걸음 물러나 그 성장을 응원하려 한다”고 밝혔다. 창업자가 보유 지분 전량을 넘긴다는 것은 전략적 제휴를 넘어 회사의 주도권이 바뀐다는 의미다. 위메이드가 오랫동안 추진해 온 블록체인 게임, 위믹스, 글로벌 퍼블리싱, AI 게임 전략은 새 주주의 의사에 따라 재정렬될 수밖에 없다. 한편 이번 거래는 위메이드가 힘들어서 헐값에 팔린 거래라기보다 기존 전략만으로 다음 성장을 설득하기 어려운 시점에 외부 네트워크와 자본을 끌어들인 선택에 가깝다. 문제는 매각 이후다. 중국 시장은 크지만 규제와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위믹스는 상징성이 크지만 사업 우선순위가 흔들릴 수 있다. 미르 IP는 강하지만 오래된 자산이다. 네오펄스가 사들인 것은 위메이드의 과거 영광만이 아니다. 중국에서 다시 통할 IP인지, AI로 개발 구조를 바꿀 수 있는지, 위믹스 이후의 성장 서사를 만들 수 있는지를 검증해야 하는 부담까지 함께 산 것이다.
2026-06-30 18: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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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컬' 성공 공식 이어갈까…에피드게임즈, 차기작 개발 위해 공개채용
[경제일보] '트릭컬 리바이브' 흥행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에피드게임즈가 차기작 개발에 속도를 낸다. 흥행 IP를 기반으로 개발 조직을 확대해 후속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0일 에피드게임즈는 차기 서브컬처 역할수행게임(RPG) '트릭컬 파티마' 개발을 위해 전 개발 직군을 대상으로 공개 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채용은 '트릭컬 리바이브'를 잇는 차기 프로젝트인 '트릭컬 파티마'의 본격적인 개발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모집 규모는 두 자릿수(00명)로, 프로그래밍과 클라이언트, 서버, 그래픽, 기획 등 개발 전 직군에서 인재를 선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채용은 나이와 성별, 전공, 경력 등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서브컬처 게임 개발에 관심과 역량을 갖춘 지원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지원자는 '트릭컬 파티마' 티징 페이지와 에피드게임즈 공식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서류를 접수할 수 있다. 이후 서류 심사와 실무진 및 임원진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최종 합격자는 약 3개월간 실무 중심 교육과 프로젝트 참여를 병행하는 인턴십 과정을 거친 뒤 정규직 전환 기회를 얻게 된다. 인턴십 기간 동안 급여와 복지 수준은 정규직과 동일하게 제공된다. 이번 채용은 대표작 '트릭컬 리바이브'의 흥행 성과를 기반으로 추진된다. '트릭컬 리바이브'는 개성 있는 캐릭터와 독창적인 세계관, 스토리를 앞세워 국내는 물론 일본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에피드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468억원, 영업이익 88억원, 당기순이익 82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에피드게임즈가 '트릭컬 리바이브'의 성공을 단발성 흥행으로 끝내지 않고 차기작 개발과 개발 조직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서브컬처 게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안정적인 개발 인력 확보가 향후 콘텐츠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에피드게임즈는 이번 공개 채용을 계기로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트릭컬 파티마'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차기작을 통해 대표 IP를 확장하는 동시에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에피드게임즈 관계자는 "차기작 '트릭컬 파티마'의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며 공개 대규모 신규 채용을 진행하게 됐다"며 "안일한 세상 한가운데 날카롭게 벼린 죽창이 될 이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2026-06-30 10: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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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인재상 바뀐다…카카오 임팩트재단, 현장형 교육으로 실전형 인재 육성
[경제일보] 카카오 임팩트재단이 대학생들과 함께 사회문제 해결형 기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AI 시대에 필요한 실전형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기술 구현 장벽이 낮아지는 가운데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카카오 임팩트재단은 지난 19일 성과공유회를 끝으로 '테크포임팩트 캠퍼스' 2026년 1학기 과정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테크포임팩트 캠퍼스는 대학생들이 직접 사회문제를 발굴하고 사회혁신조직과 협업해 기술 기반 해결책을 만드는 프로젝트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단순 이론 교육이 아닌 대학 정규 교과목 형태로 운영되며 학생들이 실제 현장을 방문해 문제를 정의하고 기술 서비스를 설계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1학기에는 단국대학교와 서강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연세대학교, 한양대학교, DGIST 등 6개 대학에서 총 18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이들은 사회혁신조직 12곳, 카카오 현직 멘토 45명과 함께 지역소멸, 마음건강, 기후위기, 사회적 포용 등을 주제로 총 42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최근 IT 업계에서는 AI 기술이 빠르게 보편화되면서 단순 개발 역량보다 실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코딩과 서비스 개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는 만큼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기획력과 현장 이해도가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테크포임팩트 캠퍼스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기술 자체보다 사회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설계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생들은 사회혁신조직과 협업하며 현장의 문제를 직접 확인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와 플랫폼을 설계했다. 성과공유회에서는 프로젝트 발표와 우수작 시상이 진행됐다. 주요 우수 프로젝트로는 이주민 학부모를 위한 AI 기반 학교 알림장 서비스 '나란히', 폐어망 수거와 재활용 과정을 데이터로 관리하는 업사이클링 플랫폼 '넷로그', 2030 여성 대상 소비·감정 기록 서비스 '오구오구' 등이 선정됐다. 교육 과정에는 사회혁신조직 관계자와 카카오 현직 임직원들이 멘토로 참여했다. 사회혁신가들은 현장의 문제와 사회적 맥락을 공유했고, 카카오 개발자와 기획자들은 서비스 설계와 구현 과정에 대한 실무 경험을 전수하며 프로젝트 완성을 지원했다. 카카오 임팩트재단은 향후 프로그램 규모도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교육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대학 AI 기본교육과정 개발 지원사업을 공동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 2학기에는 사업 선정 대학 5곳을 포함해 총 13개 대학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올해 테크포임팩트 캠퍼스 운영 대학은 총 19개교로 늘어나게 된다. 카카오는 더 많은 학생들이 기술을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기업 주도의 AI 인재 육성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프로그래밍과 개발 기술 교육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실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협업 경험을 축적하는 프로젝트형 교육이 확대되고 있다. 기술 역량과 함께 문제 해결 능력, 현장 이해도, 협업 역량을 갖춘 인재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청소년 대상 AI 디지털 시민성 교육 프로그램 '사이좋은 디지털 세상'과 비수도권 청소년 AI 교육 프로그램 '카카오 AI 루키캠프', 대학생 대상 AI 실무 교육 프로그램 '카카오테크 캠퍼스' 등을 운영하며 AI 인재 육성 생태계 확대에 나서고 있다. 류석영 카카오 임팩트재단 이사장은 "AI 시대 속 인재는 단순히 기술을 만드는 사람이 아닌, 현장에서 사용자를 만나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발견하고 기술로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며 "테크포임팩트 캠퍼스는 학생들이 사회혁신조직과 함께 현장을 탐색하며, 실제 현장에서 문제가 풀려나가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는 소중한 배움의 기회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22 1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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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말하는 K-콘텐츠 경쟁력…글로벌 흥행 전략 부산서 공개
[경제일보] 넷플릭스가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과 제작 생태계 발전 사례를 공유하며 한국 콘텐츠 산업과의 협력 확대에 나선다. 특수시각효과(VFX) 기술 투자부터 글로벌 흥행을 이끈 스토리텔링 전략까지 공개하며 K-콘텐츠 성장 동력을 조명할 예정이다. 17일 넷플릭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부산광역시가 주최하는 '2026 코리아국제스트리밍페스티벌(KISF)'에 참가해 특별 초청 강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특별 강연은 무료로 진행되며 영화의전당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매 후 참석할 수 있다. 코리아국제스트리밍페스티벌은 글로벌 스트리밍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행사다. 넷플릭스는 오는 20일 부산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콘텐츠의 경계를 넘다'를 주제로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과 제작 생태계 발전 사례를 소개한다. 이번 강연은 한국 콘텐츠 제작 경쟁력을 높여온 VFX 기술과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스토리텔링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넷플릭스 VFX팀 김찬진 매니저가 연사로 나선다. 김 매니저는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스위트홈', '다 이루어질지니', 영화 '대홍수' 등 대형 프로젝트의 VFX 매니지먼트를 담당해왔다. 강연에서는 '비욘드 리얼리티: 넷플릭스가 세상을 시각화하는 법'을 주제로 콘텐츠 제작 전 과정에서 활용되는 VFX 기술과 제작 방식을 소개한다. 사전 제작 단계부터 후반 작업에 이르기까지 창작자의 의도를 구현하기 위해 VFX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설명할 예정이다. 특히 넷플릭스가 한국 제작 생태계와 협력하며 추진해 온 VFX 투자와 인재 육성 사례도 공개한다. 고난도 컴퓨터그래픽(CG)이 활용되는 '헤비 CG'부터 일상 장면의 완성도를 높이는 '생활 CG'까지 다양한 제작 사례를 소개하며, '킹덤', '스위트홈', '지옥' 등에 등장한 크리처 제작 과정도 함께 다룰 계획이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영화·TV 시리즈 프로듀서이자 작가인 데이비드 오리어리가 '세계 속 K-콘텐츠: 트렌드, 스토리텔링, 그리고 다음 챕터'를 주제로 강연한다. 데이비드 오리어리는 넷플릭스 영화 '일라이'와 SF 시대극 '프로젝트 블루북' 등의 제작에 참여했으며 현재 뉴욕필름아카데미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에서 글쓰기와 프로듀싱, 영화 제작 과정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 변화 속에서 K-콘텐츠가 세계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주류 콘텐츠로 성장한 배경을 분석할 예정이다. 또한 '오징어 게임', 'D.P.', '킹덤', '더 글로리' 등 글로벌 흥행작을 사례로 한국 콘텐츠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스토리텔링 경쟁력을 소개한다. 또한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한국 창작자와 제작자들에게 콘텐츠 개발 및 해외 진출 과정에서 필요한 실무적 인사이트도 공유할 계획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제작 생태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확대와 함께 VFX, 후반 제작, 인재 육성 등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이번 강연을 통해 K-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힘과 그 상상력을 화면 위에 구현해 온 제작 현장의 과정을 함께 조명하고자 한다"며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한국 창작자 및 제작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K-콘텐츠가 전 세계 시청자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17 08: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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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대학 졸업장은 아직도 밥벌이를 보장하는가
[경제일보] 대학 졸업장이 한 사람의 인생을 보증하던 시대가 있었다.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가 첫 직장을 정했고 첫 직장이 평생 소득의 궤도를 만들었다. 부모는 아이를 학원으로 보냈고 학생은 시험 한 번에 청춘을 걸었다. 한국 사회는 그것을 경쟁이라 불렀고 국가는 그것을 교육이라 불렀다. 그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명문대의 힘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좋은 대학의 이름은 여전히 통한다. 기업도 아직 학벌을 본다. 사람도 학벌을 본다. 한국 사회에서 간판의 힘은 생각보다 오래간다. 그러나 국민이 묻는 것은 단순하다. 그 졸업장이 앞으로도 밥벌이를 보장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답은 이미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은 대학 졸업장의 권위를 정면에서 흔들고 있다. 보고서 초안, 코드 작성, 회의록 정리, 시장 조사, 번역, 디자인 시안, 법률 문서의 1차 검토까지 AI가 처리한다. 예전 같으면 신입사원이 회사에 들어가 몇 년 동안 배우며 하던 일이다. 그 일이 사라지고 있다. 사다리의 첫 칸이 없어지는 것이다. 청년에게는 잔인한 변화다. 과거에는 회사에 들어가 낮은 단계의 일을 하며 조직을 배웠다. 문서를 고치고 보고를 다시 쓰고 선배에게 깨지면서 업무 감각을 익혔다. 실수할 시간이 있었다. 지금 기업은 신입에게도 처음부터 AI를 다루고 결과물을 검증하고 판단까지 하라고 요구한다. 배울 시간은 줄었고 요구 수준은 높아졌다. 대학은 이 변화를 알고 있는가. 한국 교육은 오랫동안 선발에 몰두했다. 아이를 잘 가르치는 제도보다 아이를 잘 줄 세우는 제도를 더 정교하게 만들었다. 누가 더 빨리 정답을 고르는지, 누가 더 실수 없이 문제를 푸는지, 누가 더 오래 버티는지를 시험했다. 그렇게 뽑힌 학생에게 사회는 우수하다는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AI 시대에 정답을 빨리 찾는 능력은 더 이상 인간만의 경쟁력이 아니다. 기계가 더 빨리 찾고 더 많이 요약하고 더 그럴듯하게 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이다. 판단이다. 맥락을 읽는 능력이다. 기계가 내놓은 답을 의심하고 잘못된 결론을 바로잡고 현실의 사람과 조직 안에서 문제를 풀어내는 힘이다. 대학 졸업장이 아니라 평생 역량이 경쟁력이라는 말은 구호가 아니다. 이미 노동시장에서 벌어지는 냉정한 현실이다. 그런데도 우리 교육은 여전히 입시의 관성에 갇혀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입시를 향해 달린다. 중학교는 고등학교를 준비하고 고등학교는 대학을 준비한다. 대학은 취업을 준비한다. 정작 사회에 나가 평생 배워야 할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은 허약하다. 아이들은 왜 배우는지 모른 채 문제를 풀고 대학생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른 채 졸업장을 받는다. 이것이 교육인가. 정부는 AI 교육을 말한다. 디지털교과서도 말하고 AI 교실도 말하고 미래 인재도 말한다. 그러나 교실에 태블릿을 넣는다고 교육이 바뀌지 않는다. 칠판이 전자칠판으로 바뀌었다고 좋은 수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도구가 아니다.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고 배운 것을 현실 문제에 적용하고 실패한 뒤 다시 고치는 경험이다. AI 시대 교육개혁의 핵심은 기계를 더 많이 쓰게 하는 데 있지 않다.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을 인간이 더 잘하게 만드는 데 있다. 대학도 자기 역할을 다시 물어야 한다. 대학은 그 자리에 무엇을 하러 있는가. 4년 동안 학점을 모아 졸업장을 나눠주는 기관인가. 입시에서 이긴 학생에게 사회적 신분증을 발급하는 기관인가. 아니면 산업과 사회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이 다시 돌아와 배우고 전환할 수 있는 지식의 플랫폼인가. 앞으로 대학은 청년기에 한 번 통과하는 관문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 직장인이 돌아와 AI와 데이터, 반도체와 바이오, 경영과 디자인을 다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중장년이 일자리를 바꾸기 위해 대학 문을 두드릴 수 있어야 한다. 지역 대학은 지역 산업과 연결돼야 하고 전문대학은 현장 기술의 중심이 돼야 한다. 대학이 변하지 않으면 학령인구 감소가 대학을 먼저 흔들고 AI가 그 존재 이유를 다시 흔들 것이다. 기업도 책임에서 빠질 수 없다. 기업은 늘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재는 완제품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과거 기업은 신입을 뽑아 가르쳤다. 지금은 즉시 투입 가능한 사람만 찾는다. AI가 초급 업무를 대신하자 신입 채용은 줄고 다시 경력직만 찾는다. 그러면 청년은 어디서 경험을 쌓는가. 사다리의 첫 칸을 기업이 걷어차 놓고 대학에만 인재 양성을 요구할 수는 없다. 정부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교육부는 교육을 말하고 고용노동부는 직업훈련을 말하고 산업부는 인재 수급을 말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모두 하나의 문제다.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기업에서 어떻게 성장하며, 중장년이 어떻게 다시 일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부처별 사업을 늘어놓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 평생학습은 복지 사업의 한 항목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돼야 한다. AI 시대에 인문교육이 덜 중요해졌다고 생각하는 것도 착각이다.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 AI가 답을 만들수록 인간은 질문해야 한다. AI가 계산할수록 인간은 판단해야 한다. AI가 효율을 높일수록 인간은 방향을 정해야 한다. 기술이 강해질수록 기준 없는 사회는 더 위험해진다. 읽기와 쓰기, 역사와 철학, 윤리와 시민교육은 낡은 과목이 아니다. AI 시대를 버티게 하는 기본 체력이다. 한국 사회는 학벌의 효용을 너무 오래 믿었다. 좋은 대학에 가면 좋은 직장에 가고 좋은 직장에 가면 삶이 안정된다는 공식은 한때 현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공식이 빠르게 낡고 있다. 대학 간판은 출발선을 앞당겨줄 수 있다. 그러나 결승선까지 데려다주지는 못한다. 한 번 얻은 학위보다 계속 갱신되는 역량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왔다. 문제는 이 변화가 모두에게 공정하게 오지 않는다는 데 있다. 돈 있는 집 아이는 더 좋은 AI 도구와 더 좋은 교육 기회를 먼저 얻는다. 대기업 직원은 사내 교육과 재훈련 기회를 갖지만 중소기업 노동자와 자영업자, 경력 단절자에게는 그런 기회가 드물다. 평생학습을 개인의 노력으로만 떠넘기면 교육 격차는 더 벌어진다. AI 시대의 교육개혁은 학벌 경쟁을 줄이는 일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격차를 막는 일이기도 하다. AI는 사람을 밀어내는 기술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의 능력을 키우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될지는 교육에 달려 있다. 준비된 사람에게 AI는 날개가 된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벽이 된다. 그 벽 앞에서 다시 학벌만 붙잡는 사회가 된다면 한국 교육은 또 한 번 실패할 것이다. 이제 물어야 한다. 대학은 학생에게 무엇을 남기고 있는가. 기업은 청년에게 성장할 시간을 주고 있는가. 정부는 국민이 평생 다시 배울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아직도 졸업장 한 장이 인생을 보장한다고 믿고 있는가. AI 시대의 진짜 학력은 대학 이름이 아니다. 낯선 기술 앞에서 다시 배우는 힘이다. 기계가 만든 답을 검증하는 힘이다. 남이 낸 문제를 푸는 능력이 아니라 세상에 없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능력이다. 한국 교육이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대학 졸업장을 숭배하는 교육에서 평생 역량을 키우는 교육으로 가야 한다. 졸업장은 한 번 받는다. 그러나 역량은 평생 갱신해야 한다. AI 시대에 더 위험한 사람은 AI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 더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더 위험한 사회는 대학 간판을 가진 소수에게만 기회를 몰아주는 사회다. 대학 졸업장이 밥벌이를 보장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교육개혁은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2026-06-16 0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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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유소단 촌유소장(尺有所短 寸有所長) — AI 시대, 사람 경영의 근본 원리
[경제일보] 중국 초나라의 시인 굴원이 남긴 「초사(楚辭)」의 한 구절 가운데 오늘날의 경영자들이 가장 깊이 새겨야 할 말이 있다. 바로 "척유소단 촌유소장(尺有所短 寸有所長)"이다. 자에도 짧은 바가 있고 촌에도 긴 바가 있다는 뜻이다. 얼핏 보면 평범한 격언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수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람 경영의 본질을 담고 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도 부족한 점이 있고, 아무리 평범해 보이는 사람도 자신만의 강점과 가치가 있다. 따라서 사람의 능력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우수한가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어떤 자리에서 가장 큰 가치를 만들어내느냐는 점이다. 오늘날 세계 경영학의 거장 피터 드러커 역시 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는 "경영은 인간의 약점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강점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의 목적은 사람을 바꾸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강점을 조직의 성과로 연결하는 데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훌륭한 기업들은 직원의 약점을 고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쓰지 않는다. 대신 각자가 가진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대로 실패하는 조직은 사람의 부족한 점만 바라본다. 부족함을 지적하고 고치라고 압박하지만 결국 조직 전체의 생산성은 높아지지 않는다.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러한 원리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이미 계산과 분석, 문서 작성과 정보 검색의 상당 부분을 대신하고 있다. 앞으로는 단순 반복 업무의 상당수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은 오히려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창의성, 공감 능력, 협업 능력, 리더십, 고객과의 신뢰 구축 같은 영역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따라서 기업은 모든 직원을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산업화 시대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는 각자의 강점을 발견하고 활용하는 방향으로 인사 철학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한국의 대기업들은 이 문제를 더욱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한국 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제조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동시에 급격한 세대교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과거 산업화 시대 인재들은 조직에 대한 충성심과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MZ세대는 다르다. 이들은 단순히 높은 연봉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인지, 자신의 강점이 인정받는 조직인지, 자신의 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과거처럼 일률적인 평가와 통제 중심의 인사 시스템으로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다. 이제 기업의 경쟁력은 기술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인재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도 뛰어난 연구자가 떠나면 경쟁력을 잃는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업도 창의적인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결국 AI 시대의 경쟁은 기술 경쟁인 동시에 사람 경쟁이다. 그리고 사람 경쟁의 핵심은 용인술(用人術)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위대한 지도자들은 하나같이 용인의 대가였다. 한나라를 세운 유방은 자신이 모든 분야에서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대신 장량에게는 전략을 맡기고, 한신에게는 군사를 맡기고, 소하에게는 행정을 맡겼다. 조선의 세종대왕 역시 장영실의 재능을 발견했고, 집현전 학자들의 역량을 끌어냈다. 그들은 사람을 평가하는 데 능했던 것이 아니라 사람을 쓰는 데 능했다. 그래서 성공할 수 있었다.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다. 뛰어난 직원의 약점은 시스템으로 보완해야 한다. 창의적인 연구자가 문서 작성에 약하다면 이를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면 된다. 뛰어난 영업사원이 숫자 분석에 약하다면 데이터를 지원하는 조직을 붙여주면 된다. 반대로 평범해 보이는 직원이라도 조직을 안정시키고 고객의 신뢰를 얻는 능력이 있다면 그 강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사람의 약점을 탓하는 조직은 쇠퇴하지만 사람의 강점을 발견하는 조직은 성장한다. 결국 척유소단 촌유소장이 말하는 경영의 본질은 분명하다. 사람은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 활용의 대상이다. 리더의 역할은 사람을 재단하는 데 있지 않고 사람을 꽃피우는 데 있다. AI 시대에도, MZ세대 시대에도,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어떤 미래에도 이 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도, 현대자동차도,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도 결국 사람으로 성장하고 사람으로 위기를 극복한다. 기술은 따라잡을 수 있어도 사람을 키우는 문화는 쉽게 따라잡을 수 없다. 척유소단 촌유소장. 자에도 짧은 바가 있고 촌에도 긴 바가 있다. 이 짧은 경구는 수천 년 전 고전의 문장이지만 오늘날 AI 시대 대한민국 기업들이 다시 읽어야 할 사람 경영의 근본 원리다. 최고의 경영은 돈을 관리하는 능력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며, 최고의 리더십은 명령하는 능력이 아니라 각자의 강점을 발견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력이다. 결국 용병이사(用兵以師)의 지혜보다 더 높은 경영의 경지는 용인이사(用人以智), 곧 사람을 쓰는 지혜에 있다. 그리고 그것이 경전이 우리에게 남긴 영원한 경영의 가르침이다.
2026-06-10 08:2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