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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화력 닫힌 자리, 해상풍력 거점으로…태안 500MW 사업 시동
[경제일보] 석탄화력발전소가 멈춘 자리에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들어선다. 폐쇄된 발전소의 송전선로와 부두를 재활용해 개발비용을 낮추고, 기존 석탄화력 인력을 해상풍력 운영 인력으로 전환하는 모델이다. 다만 정부는 이 같은 방식이 모든 석탄화력 폐지 지역에 일괄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9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국서부발전은 전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뷔나에너지,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쳐파트너스(CIP)와 태안해상풍력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했다. 태안해상풍력은 충남 태안군 서측 해상에 2030년 준공을 목표로 500MW 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가동 이후에는 연간 약 3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기존 석탄화력 인프라 재활용이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말 폐쇄한 태안화력 1호기의 여유 송전계통을 태안해상풍력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한전 변전소까지 가는 345kV 송전선로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부두도 접안시설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어 이를 활용하는 구조”라고 했다. 해상풍력은 발전단지를 짓는 것만큼 생산한 전력을 육상 계통에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신규 송전선로 건설에는 비용과 시간이 들고, 주민 수용성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 폐지 석탄화력의 기존 송전망을 활용하면 계통연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번 사업이 송전선로 건설비용 절감과 주민수용성 제고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부는 태안 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려면 조건이 맞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태안이 가진 특성과 다른 해상풍력 단지가 가진 특성이 맞아야 한다”며 “주변에 풍력 자원이 있어야 하고, 폐지되는 석탄화력 인프라와 남는 송전선로가 있어야 하며, 지리적으로 해상풍력 단지와 전력 수요처가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했다. 석탄발전소가 폐지되면 모두 해상풍력으로 전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부두 활용도 사업성을 높이는 요소다. 서부발전은 태안화력발전소 내 소형 부두를 해상풍력 운영·정비(O&M) 거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해상풍력은 준공 이후에도 터빈 점검, 부품 교체, 해상 작업선 운영 등 유지관리 수요가 장기간 발생한다. 사업은 현재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는 거의 완료 단계”라고 했다. 2030년 준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변수로는 기자재 공급을 꼽았다. 이어 “인허가나 계통연계도 중요하지만 기자재 공급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변압기 같은 기자재가 병목이라 밀린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지역 일자리 전환도 관건이다. 서부발전과 서부발전 노동조합, CIP는 석탄화력 인력의 해상풍력 분야 전환교육을 지원하는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해상풍력은 조성 이후 20년 넘게 운영·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일자리가 늘어나는 구조”라며 “어느 정도는 석탄발전소 폐쇄로 발생하는 인력을 커버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CIP는 덴마크와 대만 등에서 해상풍력 인력양성 과정을 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향후 2년간 서부발전 석탄화력 인력을 대상으로 전환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어업권과 주민수용성은 남은 과제다. 기후부 관계자는 “어업인 지원이나 주민복지, 보상 관련 부분은 지자체가 주로 담당한다”며 “어업인 보상과 관련해서는 기준을 세우기 위해 내부적으로 지침을 통일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해상풍력은 입지 특성상 어민 협의와 주민 수용성 확보가 사업 속도를 좌우한다. 정부가 제도를 정비하더라도 현장 협의가 지연되면 착공 일정은 늦어질 수 있다. 서부발전은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태안권역에서 총 1.4GW 규모 해상풍력 개발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서부발전이 지난해 말 폐쇄한 태안 1호기를 포함해 11개 석탄화력발전소 가운데 8개를 2037년까지 폐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석탄화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발전공기업이 기존 설비와 인력을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옮기는 것이 새 과제가 된 셈이다. 태안해상풍력은 석탄화력 폐지 지역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는 첫 시험대다. 풍황, 송전 여유, 항만 인프라, 수요처와의 거리, 주민수용성이 맞아떨어질 때 폐지 발전소는 비용 부담이 큰 유휴부지가 아니라 재생에너지 거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이 조건이 맞지 않으면 같은 모델을 반복하기 어렵다. 태안의 성패가 향후 석탄화력 폐지 지역의 전환 방식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26-07-09 10: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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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큐셀, 메타 태양광 사업 수주…AI 전력시장 공략 속도
[경제일보] 한화큐셀이 메타(Meta)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미국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빅테크 기업들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화큐셀이 모듈 제조부터 설계·조달·시공(EPC)까지 아우르는 북미 태양광 통합 솔루션 역량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미국 재생에너지 개발사 젤레스트라 에너지(Zelestra Energy)와 인디애나주 깁슨 카운티에 들어설 200MW 규모 태양광 발전소의 모듈 공급 및 EPC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사업에서 한화큐셀은 약 32만장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고 발전소 설계·조달·시공을 맡는다. 발전소는 2027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완공 후 생산되는 전력은 젤레스트라와 메타가 체결한 전력구매계약(PPA)에 따라 메타가 사용한다. 200MW 규모 태양광 발전소는 미국 약 3만600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과거 석탄 채굴장이었던 부지를 재생에너지 생산 거점으로 바꾸는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프로젝트 명칭은 ‘리클레메이션(Reclamation)’이다. 개발과 활용이 끝난 산업 부지를 복원해 친환경 에너지 생산 기지로 전환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발전소 완공 이후에는 토양 안정화와 녹지 복원 등을 통해 지역 생태계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계약의 또 다른 의미는 미국 현지 생산 기반과 세제 혜택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의 EPC 범위는 설계·조달·시공까지 포함된다”며 “공급 모듈은 조지아산이 맞고, IRA 세제혜택이 적용되는 건도 맞다”고 했다. 다만 개발사와 전력 구매자가 공개하지 않은 제품명과 출력 등 세부 정보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태양광 모듈과 셀, 웨이퍼 등 청정에너지 제조 부품에 대해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제공하는 구조다. 미국 연방 관보에 따르면 세액공제 대상에는 태양광 모듈, 태양광 셀, 웨이퍼, 폴리실리콘 등 태양광 핵심 부품이 포함된다. 한화큐셀이 조지아 현지 생산 모듈을 공급하는 이번 프로젝트가 IRA 수혜 구조에 들어간다는 점은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를 단순한 태양광 발전소 공사 계약이 아니라 AI 시대 전력 인프라 시장 진입 사례로 보고 있다. 메타를 포함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서비스와 데이터센터 확대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와 원전 등 장기 전력계약을 늘리고 있다. 로이터는 메타가 최근 미국 원전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우주 기반 태양광 기업과도 최대 1GW 규모 전력 확보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기업 재생에너지 구매 시장에서도 빅테크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NEF는 지난해 전 세계 기업 청정에너지 구매량이 감소했음에도 미주 지역은 예외적으로 증가했고, 메타·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4개사가 전체 기업 구매 활동의 49%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가 재생에너지 PPA 시장의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다. 한화큐셀은 미국 조지아주에 북미 최대 규모 태양광 통합 제조기지인 ‘솔라 허브’를 구축하고 미국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현지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모듈 공급뿐 아니라 금융, EPC까지 포함한 통합 솔루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미국산 모듈 공급 능력과 대형 EPC 수행 경험이 결합된 사례로 평가된다. 한화큐셀 크리스 호드릭(Chris Hodrick) EPC사업부문장은 “한화큐셀은 미국 내 제조 역량과 검증된 EPC 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전력을 공급받고자 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청정에너지 목표 달성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7-06 13:5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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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발전의 GS, AI 전력사업자로 변신한다
[경제일보] 정유와 발전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GS가 인공지능(AI) 시대의 전력 인프라 사업자로 체질 전환에 나섰다. AI 데이터센터를 단순한 정보기술(IT) 시설이 아닌 전력 조달과 냉각, 부지, 전력망이 결합된 에너지 산업으로 보고 사업에 뛰어들면서다. AI 시대에는 반도체만큼이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GS의 행보가 주목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AI 데이터센터를 반도체, 피지컬 AI와 함께 핵심 축으로 제시하고 SK, GS, 네이버 등과 협력해 1단계로 총 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GS는 강원 동해에서 2.4GW 규모 사업을 추진한다. 향후 확장 계획까지 포함하면 전체 사업 규모는 18GW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GS가 추진하는 2.4GW급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기준 아시아 최대 규모로 거론된다. 투자 규모도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AI 데이터센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성능 서버가 대규모로 들어서는 만큼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서버를 식히기 위한 냉각 설비 역시 막대한 전기를 사용한다. 결국 AI 데이터센터 경쟁력은 서버 숫자가 아니라 얼마나 안정적으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서 갈린다. GS가 이번 사업의 주체로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발전소를 운영하며 축적한 전력 공급 역량과 산업 인프라를 AI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전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AI 산업 인프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GS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실제 GS는 발전 자산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충남 당진에는 GS EPS의 LNG복합화력 발전소가, 강원 동해에는 GS동해전력의 발전 자산이 자리하고 있다. 발전소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 장거리 송전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AI 시대에는 발전소가 단순히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을 넘어 첨단산업을 끌어들이는 핵심 거점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사업 대상지가 동해로 결정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해는 GS동해전력의 발전 기반을 갖춘 지역으로 대규모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항만과 산업단지 등 기존 산업 인프라도 갖추고 있어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로 평가된다. AI 데이터센터 시대에는 전력을 어디서 생산하느냐보다 어디에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입지 경쟁력을 좌우하는 셈이다. GS의 또 다른 강점은 냉각 기술이다. GS칼텍스는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유 사업에 진출했다. 액침냉각은 서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액체에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으로, AI 서버처럼 발열이 큰 환경에서 기존 공랭식보다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다. GS칼텍스는 이미 국내 데이터센터에서 실증을 진행하며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GS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기존 사업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GS 관계자는 "정부 메가프로젝트에서 GS는 동해 2.4GW 계획으로 발표됐다"며 "기존 역량을 활용해 진출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판단해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사업 구조는 아직 초기 단계다. GS 관계자는 "그룹 내 계열사가 가진 역량들이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역할이 나눠진 것은 아니다"라며 "전력 조달 방식도 정해진 바 없고 정부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의 액침냉각유 사업과의 연계 여부에 대해서도 "구체 사업 계획은 향후 단계적으로 정해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GS가 단순히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이 아니라 그룹이 보유한 발전과 에너지 역량을 AI 산업으로 확장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향후 정부와의 협의가 진행되면서 전력 공급 방식과 계열사별 역할도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발전소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짓더라도 송전망과 변전설비, 계통 안정성 확보는 별개의 문제다.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전력망 확충이 필요하다. 인허가와 지역 수용성도 중요한 변수다.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용수 사용량이 큰 반면 고용 효과는 제조업보다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역사회와의 협의, 환경 영향 최소화, 지역 경제 기여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탄소배출 부담도 해결 과제다. LNG복합발전은 석탄보다 친환경적이지만 무탄소 전원은 아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재생에너지 조달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구매계약(PPA) 등을 활용한 전력 공급 전략도 요구된다. AI 데이터센터의 수익성을 좌우할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과 AI 기업 확보 역시 향후 사업의 성패를 가를 변수다. 결국 GS의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에너지 기업의 진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과거에는 정유와 발전이 핵심 사업이었다면 앞으로는 전력 생산을 넘어 전력과 냉각, 부지, 인프라를 통합 제공하는 AI 전력사업자로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AI 시대의 경쟁은 반도체 공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막대한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산업 경쟁력이 되고 있다. GS가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뛰어든 것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유와 발전으로 성장한 GS가 AI 시대에는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2026-07-02 09: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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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RK현대산업개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그룹 정체성 반영 外
[경제일보] IPARK현대산업개발은 ESG 경영 성과 와 중장기 성장을 위한 추진 방향을 담은 지속가능보고서 2026을 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신규 CI와 BI를 중심으로 디자인됐다. 내용에는 HDC그룹의 50주년 연혁과 정체성 등을 소개하는 장을 추가해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특히 고객과 사회에 대한 가치 창출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 정체성인 ‘경계를 넘는 스페셜리스트’와 미션인 ‘더 나은 삶의 형식’을 지속가능경영 활동 전반에 반영했다. 올해 보고서는 건설 사업 전 과정에서 창출되는 경제·환경·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산정하여 ESG 성과의 정량적 관리 기반을 새롭게 마련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이는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고용, 납세, 경제적 기여와 환경 영향, 지역사회 기여 등의 활동들이 이해관계자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화폐 단위로 환산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고용·배당·납세 등을 포함한 경제 간접 기여 성과는 약 2880억원, 임직원 삶의 질 제고, 협력사 동반성장, 사회공헌 등을 통한 성과는 약 633억원 등이다. 또 새롭게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선임해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를 통한 거버넌스 측면을 개선했다. 자연자본 및 생물다양성 관리 체계도 새롭게 구축해 기후 및 자연 리스크 대응 역량을 강화했다. 이 밖에도 건설 디지털 전환(DX)을 핵심 전략 과제로 설정해 미래 경쟁력 기반을 확보했고 AI 역량 강화와 스마트 건설 기술 적용 확대를 통해 현장 혁신을 지속해서 추진했다. 사회 측면에서는 주요 안전 지표가 최근 3년 연속 개선되며 관리 수준이 향상됐다. 협력회사 ESG 지원 확대와 품질관리 체계 고도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공급망 기반도 강화했다. IPARK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올해 보고서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충실히 담은 것이 특징이다"라며 "ESG경영 정보 공개와 이해관계자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공급망 관리와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화 건설부문, ‘포레나힐스테이트 진주’ 8월 분양 한화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은 오는 8월 경상남도 진주시 이현동 일원에서 대단지 아파트 ‘포레나힐스테이트 진주’를 분양한다고 30일 밝혔다. 이현1-5구역 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35층, 8개 동, 전용면적 59~110㎡ 총 1032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전용면적별로는 △59㎡A 211가구 △59㎡B 21가구 △72㎡A 149가구 △72㎡B 96가구 △84㎡A 384가구 △84㎡B 103가구 △110㎡A 68가구로 구성되며, 전용면적 59~84㎡ 398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견본주택은 8월 중 주약동 일원에 개관할 예정이다. 포레나힐스테이트 진주가 들어서는 이현동 일대는 진주 원도심 생활권으로 교육·교통·문화·자연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반면 신규 분양은 2005년 1268가구 이후 전무해 새 아파트 희소성이 높은 상황이다. 단지는 이현동 내 기존 아파트가 모두 준공된 지 15년 이상 경과한 가운데 지역 첫 정비사업으로 공급되는 신축 아파트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인근 진주대로와 순환로를 통한 지역 내 이동이 편리하며 서진주IC가 인접해 통영대전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를 통한 사천·창원 등 주요 도시로 접근할 수 있다. 진주시외버스터미널과 진주고속버스터미널은 차량으로 10분대, KTX진주역은 20분대 거리에 있다. 도보 약 10분 거리로 촉석초와 대아중·고 등을 통학 가능하고 반경 약 1km 내 봉원·봉곡초, 진주여중, 경진고 등 다수 초·중·고교가 밀집해 있다. 진주시립서부도서관과 진주시 최대 학원 밀집지인 평거동 학원가도 이용 가능하다. ㈜한화 건설부문의 이중석 분양소장은 “포레나힐스테이트 진주는 생활 인프라가 완성된 이현동 핵심 입지에 대한민국 대표 건설사가 선보이는 컨소시엄 대단지인 만큼 차별화된 상품성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건설, 동해신항 석탄부두 공사 수주 쌍용건설은 조달청이 발주한 '동해신항 석탄부두 건설공사'를 최종 수주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공사는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구호동 동해지구 전면 해상에 10만DWT급 대형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석탄부두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금액은 1010억원이다. 쌍용건설은 종합심사낙찰제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입찰에서 종합심사와 시공계획 심사를 모두 통과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공사기간은 착공일로부터 60개월이다. 이번 수주는 지난해 안흥외항 계류시설 축조공사 수주에 이어 항만 분야 시공실적을 추가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대형 선박 접안시설 시공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향후 국내 항만 및 해양 토목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항만 및 해양 인프라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안전한 항만시설을 성공적으로 건설해 국가 물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26-06-30 13: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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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프라 투자 본격화… 숨은 수혜주 DL그룹 주목
[경제일보] 에너지 수요 폭증과 산업 구조의 대전환이 맞물리는 가운데,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를 계기로 국내 건설·에너지 업종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원전 및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 시장의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종목은 대형 원전 시공 경험과 실적을 보유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다. 이들 기업은 기존 대형 원전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기반으로 수주 기대감을 높이며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보다 구조적인 관점에서 수혜 기업으로 DL그룹을 주목하고 있다. 단순 시공을 넘어 그룹 내 주요 관계사를 통해 에너지 산업 전반에 걸친 밸류체인을 구축해 전면적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사업 개발부터 금융 조달, 시공, 운영, 유통까지 밸류체인 구축 DL그룹은 에너지 사업 개발 및 금융조달, 운영을 담당하는 DL에너지, 그리고 국내외 플랜트 및 원전 EPC 수행 역량을 갖춘 DL이앤씨를 축으로 하는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에너지 물류 및 트레이딩 기능을 담당하는 ㈜대림까지 포함하면 사업 개발-시공-운영-유통으로 이어지는 수직 통합 구조를 확보하고 있다. 2014년 포천 LNG 복합화력발전소 상업운전을 시작으로 에너지 사업에 본격 진출한 DL에너지는 현재 글로벌 에너지 디벨로퍼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DL에너지는 미국, 한국, 파키스탄, 칠레, 요르단, 호주 등의 주요 발전소에 대한 성공적인 투자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돋보인다. DL에너지는 현재 미국에서 가스복합 발전소를 투자,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민간 에너지 디벨로퍼다. 2019년 미국 미시건주 나일즈 가스복합 발전소 신규 발전소 건설투자 참여를 시작으로 미국 발전 시장 진출했다. 발전용량 1085MW 규모로 개발 단계부터 직접 참여해 건설, 상업운전까지 완료한 최초의 사례다. 2022년에는 1055MW 규모 펜실베니아 페어뷰 가스복합 발전소 지분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두 발전소는 높은 발전효율을 바탕으로 미국내 전력거래소에서 최상위 전력공급자로 인정받아 안정적인 운영과 수익성을 유지 중이다. DL에너지는 가스복합, 석탄, 중유 등 기존 화석연료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발전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개발 및 운영한 경험이 풍부하다. 또한 연료전지, SMR을 포함한 차세대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모든 글로벌 발전 섹터에 대한 개발 및 운영이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4세대 SMR 표준화 설계 참여…753조원 글로벌 SMR 시장 선점 나서 그룹 내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DL이앤씨는 에너지 포트폴리오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기존 강점을 보유하고 있던 대형 원전, 석탄화력, 정유 플랜트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SMR, LNG 발전, 암모니아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 분야다. DL이앤씨는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와의 협업을 통해 4세대 SMR 기술 및 EPC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향후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 25일 기업 엑스에너지와 ‘SMR 표준화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SMR의 표준화는 SMR 건설의 뼈대가 되는 설계로, 발전소 내 각 설비가 어떻게 상호 연계돼 작동할지를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국내 건설사가 표준화 설계를 직접 수행하는 것은 DL이앤씨가 최초이며, 엑스에너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4세대 SMR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의미 또한 내포하고 있다. 엑스에너지는 물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기존 경수로와 달리 헬륨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4세대 SMR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완성된 설계는 2030년 가동될 예정인 초도호기를 시작으로 후속 프로젝트 전반에 적용될 예정이다. 엑스에너지는 2024년 아마존의 투자와 협력을 바탕으로 5GW(기가와트) 규모의 SMR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영국 에너지 기업 센트리카와 6GW 규모의 원전 개발을 위한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원(NNL)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전 세계 SMR 시장 규모는 85GW로 300기에 이르고, 금액으로 5000억달러(약 75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DL이앤씨는 전략적 파트너사인 엑스에너지와 함께 글로벌 SMR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DL이앤씨는 미래 대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암모니아 분야에서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암모니아 생산시설인 사우디 마덴 암모니아 공장을 연이어 수주해 성공적으로 준공함으로써 에너지 전환 대응 역량을 입증했다. 청정 수소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암모니아는 핵심 운반체로 활용될 전망이다. DL이앤씨는 글로벌 라이센서들과 협력하여 수소-암모니아 전환 기술 관련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미래 에너지 시장 대응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에너지 인프라 투자 본격화…DL그룹 경쟁력 부각 미국 내 에너지, 반도체, AI 등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약 2000억 달러가 관련 분야에 투자될 예정이며, 미국 내 전력 수요를 감안하면 상당 규모의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예측 가운데 DL그룹의 디벨로퍼로서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대미 투자 프로젝트는 단순한 발주, 시공 사업이 아닌 사업 개발부터 금융조달, 운영까지 아우르는 총체적 역량이 요구된다. 이런 관점에서 DL그룹은 단기 수혜주를 넘어, 에너지 대전환 시대의 구조적 수혜 기업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DL그룹은 미국 내에서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DL에너지는 미국 내에서 발전소를 투자,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에너지 디벨로퍼다. DL이앤씨는 미국 SMR 선도기업 중 하나인 엑스에너지의 전략적 파트너이며, 현재 텍사스주에서 약 1.7조원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사업에 참여 중이다. 또한 DL케미칼은 22년 미국 석유화학 기업 크레이튼을 인수해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DL그룹 관계자는 “그간 미국 시장에서 다양한 M&A, 사업 개발, 시공, 운영을 해오며 차별화된 밸류체인을 구축했다”면서 “그룹이 보유한 에너지 인프라 디벨로퍼 역량을 기반으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6-26 11: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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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력망 넓히고 로켓 되찾는다
[경제일보] 중국이 전력과 우주항공, 디지털 협력을 한꺼번에 키우고 있다. 발전설비는 처음으로 40억㎾를 넘어섰고, 재사용 로켓을 위한 해상 회수 체계도 갖추기 시작했다. 선전에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중소기업 포럼이 열려 인공지능(AI)과 신에너지, 기업 해외 진출을 놓고 각국 기업의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서로 다른 분야의 움직임처럼 보이지만, 중국이 겨냥하는 지점은 같다. 산업을 돌릴 전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첨단기술의 사업화를 넓히며, 우주 발사 비용까지 낮춰 새로운 시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 발전설비 40억㎾ 넘었지만, 과제는 전력망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중국의 발전설비 용량은 40억1000만㎾에 이르렀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인도, 일본, 러시아의 발전설비를 합친 규모를 넘어선다. 비화석에너지 발전설비 비중은 62%까지 높아졌다. 재생에너지 설비 비중도 61%를 차지했다. 석탄발전 설비 비중은 2010년 61%에서 올해 5월 32%로 낮아졌다.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설비 확충이 전체 전력 체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설비 용량과 실제 발전량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진다. 전력 수요가 몰리는 시간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려면 송전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화력·수력 등 조정 전원이 함께 필요하다. 중국이 대규모 재생에너지 설비를 깔아 놓고도 석탄발전을 완전히 줄이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첨단 제조업이 늘수록 전력 수요는 더 커진다. 중국의 에너지 전환은 태양광과 풍력 설비를 얼마나 많이 세우느냐의 문제를 넘어, 생산지와 소비지를 연결하고 전력 변동을 관리하는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 선전 포럼서 AI·신에너지 협력 논의 선전에서 열린 2026 APEC 중소기업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디지털 경제와 AI, 신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기업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13개 APEC 회원 경제권의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술 사업화, 산업단지 운영, 기업 해외 진출 지원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중국으로서는 AI와 신에너지를 자국 기업의 성장 분야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연결할 수 있는 산업 의제로 키우려는 자리였다. 기술을 개발한 뒤 해외 시장을 찾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지 생산 거점, 유통망, 자금 조달, 인허가와 법률 지원까지 함께 갖춰야 중소기업도 해외로 나갈 수 있다. 이번 포럼에서 산업단지 운영과 기술 사업화, 기업 국제화 지원을 위한 협약이 이어진 것도 이런 현실과 맞닿아 있다. AI와 신에너지 산업은 기술 하나만으로 커지기 어렵다. 반도체와 배터리, 전력망, 데이터센터, 물류, 인력과 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 로켓도 ‘한 번 쓰고 버리는 시대’ 벗어나나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재사용 로켓을 뒷받침할 해상 회수 인프라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첫 로켓 회수 전용 해상 플랫폼인 ‘링항저’는 길이 144m, 만재배수량 2만5000t 규모로 건조됐다. 중국은 이 장비를 로켓 1단을 해상에서 회수하는 체계의 한 축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재사용 로켓은 발사체 일부를 회수해 다시 쓰는 방식이다. 로켓을 한 번 발사할 때마다 전부 새로 만들 필요가 없어진다면 발사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위성 발사 횟수가 많아지고, 민간 우주기업이 늘어나는 환경에서는 회수 기술과 정비 체계가 사업성을 좌우하게 된다. 중국이 해상 회수 장비에 투자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위성통신과 지구관측, 우주 인터넷, 국방·안보 분야의 수요가 커지면서 발사 횟수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발사장을 갖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로켓을 회수하고, 점검하고, 다시 발사할 수 있는 체계까지 갖춰야 상업우주 산업의 비용을 낮출 수 있다. ◆ 전력·기술·우주를 묶는 중국식 산업 전략 중국은 전력과 제조업, 디지털 산업, 우주항공을 따로 보지 않는다. 재생에너지 설비는 공장과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공급하고, AI와 디지털 기술은 생산과 유통의 비용을 줄인다. 재사용 로켓은 통신과 관측, 위성 서비스 시장을 넓히는 기반이 된다. 40억㎾를 넘긴 발전설비는 중국 산업이 쓸 수 있는 전력의 외형을 보여준다. APEC 중소기업 포럼은 그 산업 기반을 주변국 기업과 연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링항저의 건조와 해상 회수 체계 구축은 중국이 지상 제조업을 넘어 우주산업까지 시야를 넓히고 있음을 말해준다. 다만 중국이 풀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재생에너지 설비가 늘수록 전력망 안정성과 저장장치 확보가 중요해진다. 해외 협력은 기술 규제와 공급망 갈등, 각국의 투자 심사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재사용 로켓도 회수 성공과 반복 사용의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돼야 비용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 중국의 산업 경쟁력은 이제 공장을 많이 짓는 데서만 갈리지 않는다.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보내고, 기술을 사업으로 바꾸며, 발사체를 되살려 다시 쏘는 능력까지 갖춰야 한다. 최근의 전력·AI 협력·우주항공 투자는 그 방향을 향한 중국의 움직임으로 읽힌다.
2026-06-25 17: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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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생산자물가 0.8% ↑…증시 호조·유가 여파
[경제일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서비스와 공산품 가격 상승 영향으로 전월보다 0.8% 올랐다.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은 하락 전환했지만 앞선 원가 상승분이 화학제품과 산업용 도시가스, 항공서비스 등에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5월 생산자물가지수'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9.82로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8.5% 올랐다. 품목별로는 서비스가 전월 대비 1.2% 상승했다. 금융 및 보험서비스가 8.3% 올랐고 운송서비스도 1.8% 상승했다. 금융 및 보험서비스 중 위탁매매수수료는 전월 대비 22.2%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4.5% 급등했다. 공산품은 전월보다 0.7% 올랐다. 화학제품이 1.8%, 1차금속제품이 1.4%,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1.6% 상승했다. 특히 DRAM은 전월 대비 9.5%, 컴퓨터기억장치는 15.2%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각각 445.4%, 223.2%를 기록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가 10.3% 오르면서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농산물이 3.9% 내리면서 전월보다 0.8% 하락했다. 농산물 중 참외는 전월 대비 38.6% 떨어졌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전월 대비 2.3% 하락했다. 지난달 들어 공급 차질이 완화되면서 솔벤트와 나프타 등 원유 정제 제품 가격이 전월보다 내린 영향이다. 한은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상승 영향이 일부 품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화학제품과 산업용 도시가스, 항공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증시 호조에 따른 위탁매매수수료 상승도 금융·보험서비스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혔다. 특수분류별로는 식료품이 전월 대비 0.2% 하락했고 신선식품은 3.2% 내렸다. 에너지는 0.5%, 정보기술(IT)은 1.0% 상승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이외 지수는 전월 대비 0.9%, 전년 동월 대비 8.5% 올랐다. 국내공급물가지수는 137.95로 전월 대비 보합을 나타냈다. 중간재와 최종재가 각각 1.2%, 0.3% 올랐지만 원재료가 8.1% 하락한 영향이다. 지난 4월 원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원재료는 수입이 9.7%, 국내출하가 0.2% 모두 내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국내공급물가지수가 11.7% 상승했다.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2% 올랐다. 농림수산품이 0.4% 하락했지만 공산품이 1.4%, 서비스가 1.2% 상승했다. 공산품은 수출이 2.3%, 국내출하가 0.7% 모두 오르며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총산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6.7% 상승했다. 향후 생산자물가는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가격 움직임에 따라 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들어 국제유가가 전월보다 하락했으나 중동 지역 석유 시설 복구 속도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상황, 원유 및 석유제품 국제 가격 등이 국내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26-06-19 09: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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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석유가스법 개정, 베트남 국가 에너지 안보 강화의 주춧돌
에너지 경쟁이 국가 경쟁력과 지정학적 영향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 확보는 더 이상 산업 정책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전략 과제가 됐다. 에너지 자립 역량은 곧 국가의 지속 가능한 성장 능력을 의미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는 오늘날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베트남이 시행한 2022년 석유가스법 개정은 단순한 산업 규제 정비를 넘어 국가 에너지 안보 체계를 강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제도 개혁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석유가스법 개정 논의는 탐사와 개발 과정의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화와 에너지 전환 흐름을 고려하면 이번 개정의 의미는 훨씬 광범위하다. 이번 개정은 베트남의 에너지 개발 체계를 현대화하고 해양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미래 에너지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도적 토대를 구축하는 작업이다. 또한 해양경제 발전과 국가 해양 주권 수호라는 장기 국가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정책 수단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 전환기에 직면한 베트남 석유가스 산업 지난 수십 년 동안 석유가스 산업은 베트남 경제 성장의 핵심 축 역할을 수행해 왔다. 국가 재정 수입에 크게 기여했을 뿐 아니라 전력 생산과 비료, 석유화학 산업에 필수적인 원료를 공급하며 산업 발전을 뒷받침했다. 특히 베트남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베트남(Petrovietnam)은 국가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는 핵심 기관으로서 경제 발전과 해양 주권 수호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 왔다. 그러나 현재 베트남 석유가스 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대표 유전인 바크호(Bạch Hổ), 롱(Rồng), 다이훙(Đại Hùng) 등 주요 유전은 장기간 생산으로 인해 자연 감소 단계에 진입했다. 반면 신규 유전은 대부분 심해나 원거리 해역, 복잡한 지질 구조에 위치해 있어 탐사와 개발 비용이 과거보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과거 수천만 달러 수준이었던 탐사 시추 비용은 현재 심해 개발의 경우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수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상승했다. 이 때문에 석유가스 산업은 법적 안정성과 투자 환경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변화한 산업 환경에 비해 제도와 법 체계가 뒤처질 경우 투자 유치 경쟁력이 약화되고 이는 탐사 활동 감소와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법률의 현대화는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 미래 에너지 영토를 넓혀야 한다 새로운 석유가스법은 단순히 원유와 천연가스 개발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베트남 해역이 보유한 미래 전략 자원을 포괄하는 보다 넓은 시각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다. 막대한 매장 가능성으로 인해 차세대 전략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선점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중국, 한국 등 주요국은 연구와 시험 생산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베트남 역시 조기 탐사와 연구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미래 에너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업 생산 여부를 논하기보다 장기적인 국가 전략 차원에서 기술과 제도, 연구 기반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일이다. 또 다른 전략 분야는 해상 풍력이다. 베트남은 3200㎞가 넘는 해안선과 우수한 풍황 조건을 바탕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유망한 해상 풍력 시장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특히 해상 풍력은 기존 석유가스 산업과 상당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해저 지질 조사, 해상 구조물 설계, 심해 장비 운용, 해상 물류 등은 모두 석유가스 산업이 수십 년 동안 축적해온 핵심 역량이다. 이러한 기술과 인프라는 해상 풍력 산업 발전의 강력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파력 발전과 조력 발전, 해류 발전, 전략 광물 개발까지 고려한다면 석유가스법은 단순한 자원 개발법이 아니라 베트남 해양 에너지 개발을 총괄하는 종합 법체계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 에너지 전환 시대에도 천연가스는 중요하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 세계적 화두가 됐지만 천연가스의 전략적 중요성은 여전히 높다. 많은 국가가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가스전 개발과 가스 발전 투자를 병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천연가스는 석탄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고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어 에너지 전환기의 핵심 브리지 연료(Bridge Fuel)로 평가받는다. 베트남이 추진 중인 블록 B-오몬(Block B – Ô Môn) 프로젝트 역시 단순한 자원 개발 사업이 아니다. 가스 복합발전소 연료 공급과 지역 산업 육성, 국가 전력 안정성 확보를 동시에 담당하는 전략 사업이다. 따라서 석유가스 탐사와 개발을 촉진하는 제도적 장치는 에너지 전환 정책과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환 과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은 기존 에너지원을 하루아침에 폐기하는 과정이 아니라 점진적이고 현실적인 전환 과정이다. 천연가스는 그 과정에서 경제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에너지원 가운데 하나다. ◆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제도적 결단 2022년 석유가스법 개정은 베트남이 추구하는 국가 에너지 안보와 해양경제 발전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베트남 공산당 정치국이 채택한 국가 에너지 안보 관련 결의와 지속 가능한 해양경제 발전 전략 역시 에너지 자립 역량 강화와 해양 자원 개발, 비전통 에너지 연구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과 산업 고도화를 추진하는 국가에게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은 필수 조건이다. 특히 제조업 중심 성장 모델을 발전시키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위상을 높이려는 베트남의 경우 향후 에너지 수요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수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현실 변화에 맞는 현대적이고 유연한 법적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2022년 석유가스법 개정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한 제도적 응답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이번 법 개정은 단순한 법률 개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국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해양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며 미래 세대가 사용할 전략적 에너지 자산을 준비하기 위한 국가적 결단이다. 에너지 안보는 곧 국가 경쟁력이다. 베트남이 앞으로 수십 년간 안정적인 성장과 산업 고도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에너지 주권을 강화하고 미래 자원을 선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2022년 석유가스법 개정은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자 베트남의 장기 성장 잠재력을 뒷받침할 핵심 제도 인프라로 평가받을 만하다.
2026-06-05 10:5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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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보] 위대한 문명은 언제나 두 가지로 완성된다. 뼈대와 혈관. 뼈대 없이는 서지 못하고 혈관 없이는 살지 못한다. 앤드루 카네기(1835~1919). 스코틀랜드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소년 직공에서 출발해 미국 역사상 두 번째 부자가 된 사람.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브루클린 브리지와 대륙횡단철도, 뉴욕의 초기 마천루라는 미국 근대화의 물리적 골격을 자신의 철로 완성했다는 사실이다. 그의 출발점은 낮고 좁았다. 열세 살에 스코틀랜드에서 미국 피츠버그로 건너온 이민자 소년은 면직 공장의 실패를 감는 일부터 시작했다. 전신 배달부를 거쳐 철도 회사 전신 기사와 관리직을 거치는 동안 그는 한 가지 진실을 눈과 몸으로 익혀갔다. 인프라의 기반을 장악하는 자가 시대를 지배한다는 사실이었다. 철도가 미국의 혈관을 놓던 시절, 그는 그 혈관의 뼈대가 될 철강에서 다음 시대를 보았다. 손자병법은 말한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카네기가 철강 산업에 뛰어들 때 그는 시장만 본 것이 아니었다. 그는 기술을 보았다. 영국에서 개발된 베세머 공정을 미국 최초로 대규모 도입해 철 생산 속도를 열 배 이상 끌어올렸다. 경쟁자들이 낡은 방식으로 쇳물을 붓는 동안 그는 이미 다른 전장에서 싸우고 있었다. 기술 전환의 흐름을 먼저 읽은 자가 산업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원리를 그는 몸으로 실천했다. 그러나 기술 혁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카네기의 진짜 강점은 수직 통합이었다. 철광석을 캐는 광산에서 석탄 광산, 운반선, 철도 회사까지 생산의 전 과정을 직접 장악했다. 외부에 의존하는 고리를 하나씩 끊어냄으로써 원가를 낮추고 품질을 높였다. 누군가 가격을 올리거나 공급을 끊어도 카네기 스틸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 구조 자체가 곧 경쟁력이었다. 도덕경은 이를 꿰뚫는다. “소즉득 다즉혹(少則得 多則惑).” 적으면 얻고 많으면 오히려 흔들린다. 카네기는 사업의 범위를 철강 하나로 좁혔다. 당시 미국의 거부들이 은행과 부동산, 제조업을 두루 손에 넣으려 할 때 그는 철강에만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리를 시장이 그 개념을 인식하기 훨씬 전에 이미 살아낸 것이다. 그 좁고 깊은 집중이 카네기 스틸을 세계 최대의 철강 회사로 만들었다. 여기에 원가에 대한 집착이 더해졌다. 그는 실시간 원가 계산 시스템을 구축해 공정별 비용을 낱낱이 파악했다. 경쟁자들이 감각으로 경영할 때 그는 숫자로 경영했다. 이 냉철한 계산이 생산 효율을 극대화했고 시장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가격 경쟁력을 만들었다. 논어는 말한다.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배우되 생각하지 않으면 헛되고 생각하되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카네기는 현장에서 배운 것을 숫자로 사유했고 그 사유를 다시 구조로 구현했다. 배움과 사유, 실천이 하나의 고리처럼 맞물린 경영이었다. 그의 삶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정점에서의 결단이다. 1901년 카네기는 J.P. 모건에게 카네기 스틸을 4억8000만달러에 매각했다. 당시 미국 연방 예산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 거대한 부의 대부분을 사회로 돌렸다. “부자로 죽는 것은 수치다.” 이 한 문장이 그의 후반 삶 전체를 압축한다. 미국 전역에 2509개의 도서관을 세웠고 카네기 홀을 지었으며 교육과 평화 사업에 자산의 90%를 쏟아 넣었다. 금강경은 이를 이미 알고 있었다.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머무름 없이 마음을 내라. 카네기는 자신이 쌓아 올린 제국에 집착하지 않았다. 쥐고 있던 손을 열었을 때 그 손에서 흘러나온 것은 한 세기가 넘도록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있다. 머무름 없이 흘려보낸 부가 오히려 더 오래, 더 넓게 남은 셈이다. 성경 마태복음은 말한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카네기의 기부 철학은 단순한 시혜가 아니었다. 그는 지식이야말로 가난을 끊는 유일한 사다리라고 믿었다. 그 믿음은 도서관으로 구현됐다. 자신이 어린 시절 책 한 권 마음껏 빌려볼 수 없었던 기억이 수천 개의 도서관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돌아왔다. 결핍의 경험이 가장 위대한 유산의 씨앗이 된 것이다. 오늘의 AI 시대는 카네기의 철강이 던진 질문을 다시 꺼내 들고 있다. 반도체라는 새로운 철강, 데이터센터라는 새로운 제철소, 전력 인프라라는 새로운 철도가 시대의 뼈대를 다시 짜고 있다. 누가 그 뼈대의 핵심 기술을 먼저 장악하고 누가 생산의 전 과정을 수직 통합하며 누가 원가의 본질을 꿰뚫는 구조를 먼저 세우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다음 문명의 골격을 결정할 것이다. 카네기의 삶은 그 답의 방향을 이미 제시했다. 기술의 전환점을 먼저 읽고, 구조를 수직으로 통합하며 집중의 힘으로 시장을 재편하라. 그리고 그 모든 것 위에 반드시 이 질문을 얹어라. 나는 무엇을 위해 이 뼈대를 세우고 있는가. 뼈대는 서기 위해 세우는 것이 아니다. 그 위에 살아갈 사람들을 위해 세우는 것이다. 카네기의 철이 오늘도 가르치는 것은 바로 그 점이다.
2026-05-14 11: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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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물에 매겨진 '탄소 청구서'…포스코·현대제철, 패러다임이 바뀐다
[경제일보] 철강의 ‘가격표’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철광석과 유연탄, 전기료, 인건비로 귀결되던 전통적 원가 방정식에 ‘탄소’라는 무거운 청구서가 추가되면서다. 이제 쇳물 1톤을 뽑아낼 때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뿜어냈는지가 수출 경쟁력은 물론, 글로벌 고객사의 구매 조건과 자본 시장의 평가를 좌우하는 시대가 열렸다. 올해 1월 1일부터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확정기간이 시작되면서, 철강 등 대상 품목의 내재 배출량은 본격적인 비용 산정 대상이 됐다. EU 수입자는 올해 수입분에 대해 2027년부터 CBAM 인증서를 구매·제출해야 하고, 이 부담은 한국 철강사의 수출 가격과 고객사 구매 조건을 압박하는 새로운 원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의 한복판에는 한국 철강산업을 이끌어온 두 거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서 있다. 현재 이들이 벌이는 진검승부는 과거처럼 ‘누가 고로(高爐)에서 더 많은 쇳물을 쏟아내느냐’, ‘누가 더 싼 값에 강재를 밀어내느냐’의 1차원적 물량전이 아니다. 앞으로의 철강 패권은 누가 더 탄소를 적게 배출하면서도 고품질의 돈 되는 철을 안정적으로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 이를 위해 고로의 절대강자 포스코는 쇳물을 끓이는 공정 자체를 뜯어고치는 험난한 길을 택했고, 현대제철은 범(汎)현대라는 강력한 ‘캡티브 마켓(내부 시장)’을 지렛대 삼아 전기로와 자동차강판을 결합한 차별화된 전환 경로를 구축하고 있다. “기술의 포스코 vs 공급망의 현대제철”…엇갈린 ‘탈탄소’ 해법 1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꺼내든 승부수는 ‘공정의 근본적 혁신’이다. 기존 고로 기반의 막대한 생산 규모와 고급강 기술력은 유지하되, 수소환원제철과 전기로, 저탄소 원료 기술을 동시다발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 기후기술 기업 일렉트라(Electra)와 맺은 저탄소 철 생산 기술 공동개발 협약이 대표적이다. 일렉트라는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철광석에서 불순물을 솎아내고 고체 철을 얻는 기술을 쥔 기업으로 연산 500톤 규모의 시범공장을 올해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포스코는 자사의 직접환원제철 기술에 일렉트라의 전기화학 기법을 접목해 조기 상업 생산의 길을 닦겠다는 복안이다. 궁극적으로 포스코가 닿고자 하는 종착지는 ‘수소환원제철’이다.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쓰는 차세대 공정으로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이다. 다만, 실제 탄소 저감 효과는 수소 생산 방식과 전력의 탄소집약도에 좌우된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내에 전담 개발센터를 꾸리고 연산 30만 톤급 시험 설비(데모플랜트) 구축에 나섰다. 광양제철소에 신설되는 대형 전기로 역시 탄소 저감 강재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핵심 인프라다. 포스코의 저력은 반세기에 걸쳐 축적된 세계 최고 수준의 일관제철 경험과 폭넓은 글로벌 고객망에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거대한 덩치가 탈탄소 시대엔 가장 무거운 짐이다. 철강 산업의 문법 자체를 갈아엎어야 하는 만큼 천문학적인 자본과 긴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가진 것이 많을수록 혁신의 기회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지난한 궤도 수정에 성공한다면,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업계의 새로운 기술 표준(Standard)으로 군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현대제철은 ‘공급망의 진화’로 맞불을 놨다. 고로의 역사와 규모 면에서는 포스코에 한발 비켜서 있지만, 이들에겐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가장 확실하고 든든한 우군이 있다. 현대제철이 앞세운 저탄소 철강 브랜드 ‘하이에코스틸(HyECOsteel)‘은 철스크랩과 HBI 등을 전기로에서 녹인 쇳물을 고로 쇳물과 합탕한 뒤 전로 공정을 거쳐 생산하는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 제품으로 기존 자사 고로재 대비 탄소배출을 20% 이상 줄인 것이 특징이다. 단기적으로는 주력인 자동차강판에 이를 집중 적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신(新)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의 구상은 이미 양산 단계에 진입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2월부터 탄소저감강판 양산에 돌입했고, 연내 강종 인증 범위를 53종까지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부터 탄소저감 철강재를 국내·유럽 생산 차종에 일부 적용하고, 적용 강종과 물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안방선 혈투·해외선 동맹…‘녹색 쇳물’은 공짜가 아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미국 루이지애나 프로젝트에서 드러난 양사의 묘한 역학관계다. 지난해 말 공시와 국내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대제철·포스코·현대차·기아는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프로젝트의 투자 구조를 확정했다.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총 58억 달러(약 8조원)를 투입, 연산 270만톤 규모의 제철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50%)을 필두로 포스코(20%), 현대차·기아(각 15%)가 한 배를 탔다. 국내 시장에서 이들은 자동차강판과 후판을 두고 치열하게 맞붙는 경쟁자다. 하지만 국경 밖의 사정은 다르다. 높은 관세와 옥죄어오는 탄소 규제, 자국 중심주의라는 거센 파도 앞에서 한국 기업끼리의 소모전은 공멸을 뜻한다. ‘안방에서는 싸우되, 해외에서는 뭉쳐야 산다’는 냉혹한 현실 인식이 탄소 원가전쟁 시대의 새로운 합종연횡을 만들어낸 셈이다. 물론 양사가 가야 할 길은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포스코는 본사 철강 사업에서 환율 상승에 따른 원료비 부담으로 이익이 줄었지만, 해외 철강법인 판매 확대와 원가절감 효과로 철강부문 전체 이익은 개선됐다. 현대제철의 경우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크게 감소했다. 탈탄소가 기업의 명운을 건 숭고한 미래 투자라 할지라도 당장 재무제표에 찍히는 막대한 비용의 압박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 철강업계의 얄궂은 현실이다. 전기로 비중을 높인다 한들 천문학적인 전력비와 국내 전력망의 높은 탄소배출계수라는 근본적 한계를 풀어내야 하는 숙제도 남는다. 진정한 그린스틸은 그저 ‘값싼 전기’가 아니라 ‘깨끗한 전기’를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 패권 전쟁은 ‘친환경’이라는 매끄러운 수사만으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며 “비용과 가격, 품질과 납기, 나아가 국가 제조업의 경쟁력이 통째로 걸린 산업 구조의 대수술”이라고 했다. 이어 “녹색 쇳물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라며 “고객사가 저탄소 철강에 기꺼이 프리미엄 지갑을 열 것인지도 미지수다. 철강사의 전환은 단순한 환경 캠페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기술의 판을 엎으려는 포스코와 공급망의 룰을 바꾸려는 현대제철. 승자의 윤곽은 아직 희미하다. 과거 용광로의 온도와 크기로 군림했던 철강업의 잣대는 이제 무용지물이다. 가장 적은 탄소로, 최고 품질의 철을,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에 안정적으로 뽑아내는 자만이 새로운 철의 제국을 지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철강 거인들의 사투를 한낱 기업 간 점유율 경쟁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이는 결국 한국 제조업의 튼튼한 뼈대가 다가올 10년 뒤에도 굳건히 버텨낼 수 있을지를 묻는 가장 엄중한 시험대다.
2026-05-12 07:5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