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4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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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前 한전 사장 별세… '원전 불모지'에서 '원자력 강국'을 일군 거인 잠들다
[경제일보] ‘한국형 원전(APR-1400)’의 설계 기반을 닦고 원자력 기술 자립을 이끈 이종훈 전 한국전력 사장이 3일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그의 삶은 1961년 한국전력의 전신인 조선전업에 입사한 이래 오직 ‘대한민국의 전력 자립’이라는 한 길만을 걸어온 엔지니어의 역사 그 자체였다. 이종훈이라는 이름은 이제 단순한 과거의 기록을 넘어 대한민국이 세계 6대 원전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된 ‘기술 독립의 상징’으로 영원히 남게 됐다. 1920년대생으로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은 그는 ‘우리 손으로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당시 최대 국영기업이었던 조선전업에 몸을 담았다. 화력발전소 설계를 주도하며 실무를 익힌 그는 1973년, 본사 전원부 전기과장으로 발령받으며 원자력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시작했다. 그의 첫 번째 도전은 ‘국내 1호 원자력발전소’ 고리 1호기 건설이었다. 1975년 부소장으로 부임했을 때, 현장은 원자로 기초 공사를 겨우 마친 허허벌판이었다. 그는 당시의 첨단 기술이었던 원전 건설의 모든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지휘하며 1977년 6월 19일 마침내 대한민국 원자력 역사의 첫 장을 여는 ‘최초 임계’ 달성에 성공했다. 그의 업적은 단순히 원전을 짓는 데 그치지 않았다. 한전 부사장 시절이던 1985년, 그는 ‘원전 노형 표준화’라는 담대한 정책을 추진했다. 해외 기술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설계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도전이었다. 이 정책을 통해 그는 원자로 설계의 핵심인 ‘계통설계 기술’ 도입을 성사시켰고 이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된 ‘한국형 원전(APR-1400)’의 뿌리가 되었다. 그가 한국전력기술 사장으로 재직하던 1990년, ‘APR-1400’ 개발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는 단순히 해외 모델을 복제하는 수준을 넘어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한 독자적인 원자로 모델을 구축하려는 시도였다. 이 신형경수로 개발의 성공 경험은 2009년 UAE 원전 수출이라는 기적적인 성과로 이어지며 대한민국이 세계 원전 시장의 ‘기술 종속국’에서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그는 단순히 원전 기술 개발에만 머물지 않았다. 한전 사장 시절에는 해외 화력발전 사업에 최초로 진출해 에너지 수출의 길을 열었고 한국 표준원전(KSNP)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에 채택되어 북한에 수출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기초전력공학 공동연구소(현 기초전력연구원)를 설립해 미래 세대를 위한 기술 인력 양성에 힘썼으며 한국공학한림원 창립 이사장을 맡아 대한민국 엔지니어들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그의 삶은 원전이라는 한 분야를 넘어 대한민국의 산업 기술 생태계 전체를 설계하고 발전시킨 거대한 궤적이었다. 사위인 황일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고인은 원자력 도입, 건설, 운영에 헌신했고 UAE 원전 수출의 기반을 닦았다”고 회고했다. ‘한국은 어떻게 원자력 강국이 되었나’라는 그의 저서는 이제 후배 엔지니어들에게 남겨진 유산이 되었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라는 두 가지 난제에 직면한 지금 원자력의 가치는 다시금 재조명받고 있다. 이종훈이라는 선구자가 뿌린 ‘기술 자립’의 씨앗은 이제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과 해외 원전 시장 개척이라는 새로운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고 있다. 원전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원자력 강국으로 일으켜 세운 거인, 이종훈.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기술 독립의 정신’과 ‘에너지 자립의 꿈’은 한국의 미래를 밝히는 꺼지지 않는 불빛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 발인 5일 오전 5시20분, 장지 경북 안동시 풍산읍 선영. 02·3010·2000
2026-04-03 18: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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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30% '살점' 떼어낸 박윤영호… 'AX 플랫폼 기업' 향한 조직개편의 속내
[경제일보] KT가 박윤영 신임 대표 체제 아래 임원급 조직을 30% 축소하고 광역본부를 4개 권역으로 통폐합하는 고강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31일 발표된 이번 개편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70년 ‘통신 공룡’의 체질을 데이터 기반의 ‘AX(AI 전환) 플랫폼’ 기업으로 180도 바꾸겠다는 ‘생존형 구조조정’이다. 1990년대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적·조직적 쇄신을 감행한 배경에는 통신업계의 고질적인 정체성과 외부로부터 밀려드는 AI 전환 요구라는 거대한 파고가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인사의 방점은 외부 수혈과 70년대생 전면 배치로 요약된다. 박윤영 대표는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CEO 직속 부서장을 전면 교체하며 ‘젊은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웠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김봉균 부사장(1972년생)이다. 그는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KT의 핵심 성장 동력인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 또한 옥경화 부사장(1968년생)은 KT 여성 임원 최초로 부사장 타이틀을 달며 IT 기술 분야의 지휘봉을 잡았다. 네트워크부문장에는 통신 인프라 전문가인 김영인 부사장이 승진 임명되어 유·무선 네트워크의 안정적 운용을 책임진다. 그룹사 출신의 성공 신화도 이어졌다. B2C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박현진 부사장이 커스터머(Customer)부문장으로 중용됐다. 박 부사장은 밀리의 서재 대표이사 등을 거치며 그룹 내 콘텐츠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인물로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본사 경영의 핵심으로 복귀했다. ◆ ‘AX와 보안’ 투트랙 전략… 외부 전문가 수혈의 힘 KT는 위기 상황에서 필요한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인사 영입에도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특히 가장 시급한 정보보안 거버넌스를 위해 이상운 전무를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로 영입했다. 그는 금융결제원에서 30여 년간 정보보호와 금융 IT를 전담해온 보안 분야의 베테랑이다. 또한 B2B AX 사업을 가속하기 위해 신설된 ‘AX사업부문’의 수장으로는 박상원 전무가 선임됐다. 삼정KPMG 컨설팅 대표 출신인 박 전무는 전략과 기술, 사업 수행을 아우르는 AX 컨설팅 전문가다. 이 외에도 법무실장에는 국가정보원 감찰실장을 지낸 송규종 부사장을 영입해 리스크 대응 역량을 한층 끌어올렸다. KT는 기술적 고도화를 위해 기존 통합 운영되던 AI 연구개발과 IT 기능을 분리했다. R&D 조직은 ‘AX미래기술원’으로 재편해 차별화된 AI 기술 확보에 주력하며 전사 IT 거버넌스와 인프라 고도화는 신설된 ‘IT부문’이 전담한다. B2C 영역에서는 기존 커스터머 부문에 미디어 부문을 통합해 통신과 미디어를 아우르는 고객 경험 혁신을 꾀한다. 조직 구조의 슬림화도 핵심이다. 7개 광역본부 체제를 4개 권역(수도권강북, 수도권강남, 동부, 서부)으로 광역화하여 본사와 현장의 전략적 일치성을 높였다. 특히 김영섭 대표 당시 전출·희망퇴직 대상자들을 모아두었던 ‘토탈영업센터’는 폐지됐다. 이곳에 있던 2300명 규모의 인력은 인력 부족을 겪는 현장 부서와 고객 서비스 지원, 보안 점검 등 실무 부서로 전면 재배치되어 통신 종가로서의 현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투입된다. 박윤영 대표가 과감한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으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높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사외이사 무자격 논란, 배당 성향 및 지지부진한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 등은 이사회의 전횡을 비판하며 경영진의 책임을 물었다. 한편 ‘박윤영호’의 성패는 인적 쇄신을 넘어선 ‘거버넌스 혁신’에 달렸다. 2027년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예고한 KT가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새롭게 정비된 AX 전문가 그룹을 통해 B2B·AX 시장에서 확실한 성과를 증명해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이 시장에 신뢰를 주고 ‘1등 AX 플랫폼 기업’이라는 비전이 수치로 증명되는 순간 박윤영호는 비로소 거버넌스 리스크라는 낡은 껍질을 벗고 글로벌 통신·AI 플랫폼 기업으로 진정한 항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 주요 임원 승진자 프로필(부사장) ◇ 부사장 ▲ 박현진 Customer부문장 • 1968년생, 연세대 경영학과 학사•석사 - 주요 경력 • kt 밀리의서재 대표이사(2024~2026) • kt 지니뮤직 대표이사(2022~2023) • Customer부문 Customer전략본부장(2020~2021) ▲ 김봉균 Enterprise부문장 • 1972년생, 부산대 경제학 학사•연세대 IT경영전략 석사 - 주요 경력 • kt engineering 대표이사(2025~2026) • 부산/경남광역본부장(2022~2024) • Enterprise부문 Enterprise전략본부장(2021) ▲ 김영인 네트워크부문장 • 1968년생, 서울대 제어계측공학 학사 - 주요 경력 • 서부광역본부장(2024~2026) • 강남/서부광역본부 강남/서부NW운용본부장(2022~2023) • 네트워크부문 네트워크전략본부장(2021) ▲ 옥경화 IT부문장 • 1968년생, 부산대 전산통계학 학사•부산대 전산학과 석사 - 주요 경력 • 기술혁신부문 IT Ops본부장 / IT플랫폼본부장(2024~2026) • IT부문 IT전략본부장(2021~2023) • IT부문 SW개발단장(2018~2020) ▲ 김영진 kt estate 경영기획총괄 • 1967년생, 고려대 경영학과 학사•서울대 정책학과 석사 - 주요 경력 • kt estate 경영기획총괄(2024~) • 경영기획부문 재무실장(2021~2023) • 경영기획부문 전략기획실장(2020) ▲ 지정용 kt cs 대표이사 • 1968년생, 전남대 무기재료공학과 학사•KIAST IT경영학과 석사 - 주요 경력 • kt cs 대표이사(2025~) • 전남/전북광역본부장(2022~2024) • 네트워크부문 네트워크운용본부장(2018~2021) □ 주요 외부 영입 임원 프로필 ▲ 법무실장 송규종 부사장 • 1969년생, 부산대 법학 학사•부산대 법과대학원 수료 - 주요 경력 • 법무법인 대륙아주 파트너변호사(2022~2026) • 국가정보원 감찰실장(2019~2021) • 대검찰청 공안기획관(2018~2019) ▲ 정보보안실장 이상운 전무 • 1967년생, 서강대 물리학과 학사 - 주요 경력 • 금융결제원 CISO, CPO, CIO(1995~2025) ▲ AX사업부문장 박상원 전무 • 1968년생, 연세대 경영학과 학사•서울대 경영학과 석사 - 주요 경력 • 삼정KPMG 컨설팅부문장(제조/서비스/금융) (2008~2026) • A.T. Kearney 금융부문 전략컨설팅부문 컨설턴트(2007~2008) □ 임원 승진(4월 1일자) ◇ 부사장(6명) ▲ KT(2명) 김영인, 옥경화 ▲ 그룹사(4명) 김봉균, 김영진, 박현진, 지정용 ◇ 전무(5명) ▲ KT(3명) 권혜진, 권희근, 허태준 ▲ 그룹사(2명) 김상균, 최경일 ◇ 상무(20명) ▲ KT(17명) 김대현, 김대회, 김범민, 김병진, 박재형, 백승택, 신세범, 예범수, 오범석, 이성환, 이승호, 이영호, 이진형, 전명준, 최세준, 최옥진, 한종욱 ▲ 그룹사(3명) 강현구, 박세주, 정영훈 □ 상무보 승진(KT 29명) 고영근, 김광희, 김병찬, 김승화, 김재현, 김종혁, 김종희, 김준영, 박광수, 박성우, 박승영, 박예경, 박종일, 성종석, 송광성, 신동균, 신동호, 오홍석, 이운문, 이중혁, 임호준, 정용섭, 정은배, 조봉철, 주석훈, 주윤석, 지윤택, 최진해, 허재호
2026-03-31 15: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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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왜곡죄로 보완수사 필요" vs "수사·기소분리 원칙에 위배"
법왜곡죄가 도입되면서 공소청 검사에 예외적인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전문가 의견이 27일 정부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나왔다. 이원상 조선대 법학과 교수는 27일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등이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개최한 검찰개혁 토론회의 발제문에서 "보완수사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충분한 보완수사가 수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가 기소하거나 불기소하는 경우 법왜곡죄 위반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의 보완수사는 '권한'이 아니라, 실체적 진실 발견이 가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책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공소청 검사에게 부여되는 보완수사는 대규모 조직범죄나 부패 범죄, 경제 범죄 등 중대 범죄 가운데 일부로 한정하는 등 특별한 요건을 부여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또 "수사기관과 공소청 검사가 협력하기 위해 법적인 상설 공동 수사 체계를 마련하고, 조직 간 분쟁이 발생하면 해결할 수 있는 독립적 수사분쟁 조정위원회도 도입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토론회에서는 최호진 단국대 법학과 교수도 "보완수사 요구 모델의 원칙적 견지와 예외적 직접 보완수사의 엄격한 운용의 조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홍진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보완수사 요구의 원활한 이행이 이뤄지길 쉽사리 기대하며 직접 보완수사를 성급히 폐지, 축소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송지헌 서울경찰청 수사부 경정은 "보완수사의 미진이 곧 법왜곡으로 연결되는 것은 지나친 논리적 비약"이라면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야말로 법왜곡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보완수사권은 보완이라는 용어의 수동적 인상과 달리 수사를 개시할 수 없을 뿐 당해 사건 내지 관련 사건의 범위에서 임의 수사와 강제 수사에 아무런 제한이 없는 사실상의 완전한 직접 수사권"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권력 분립의 원칙에 따른 헌법적 요청이며 검사의 보완수사권 인정은 이러한 분리의 근본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중 옷값 수천만 원을 청와대 특수활동비로 지급했다는 의혹을 검찰, 경찰이 무혐의로 종결하자 시민단체가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법왜곡죄로 수사 책임자들을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에 이어 검찰, 경찰도 줄줄이 수사 대상이 된다.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장은 서울중앙지검 박철우 지검장과 이주희 형사2부장, 그리고 성명 미상 경찰 수사관을 오는 30일 법왜곡죄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요, 업무상 횡령,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국고 등 손실) 교사 등 혐의를 적용해야 함을 알면서도 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의도로 적용하지 않아 법왜곡죄 1항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김 여사가 문 전 대통령 재임 중이던 2017~2022년 구매한 80여 벌 의상값이 국가 예산인 특활비로 지급됐는지 수사했다. 3년 5개월 동안 청와대 의상실 직원 등을 조사하고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을 한 끝에 지난해 7월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고, 검찰도 최근 무혐의로 종결했다. 박 지검장이 실제로 고발되면, 판사에 이어 검찰도 수뇌부가 법왜곡죄로 고발당하는 대표적 사례가 된다.
2026-03-27 17: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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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진옥동 2기 체제 본격화…"주주환원 50% 조기 달성·미래금융 가속"
[경제일보] 신한금융지주가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진옥동 회장 2기 체제를 공식화하고, 주주환원 확대와 미래 금융 경쟁력 강화를 핵심 축으로 한 경영 전략을 제시했다. 26일 신한금융은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제25기 정기 주주총회 및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 결산과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총에서는 진옥동 회장이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되며 그룹의 경영 체제가 확정됐다. 아울러 사외이사 신규 및 재선임 안건도 의결됐으며, 이사회 의장에는 곽수근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주총 이후 신한금융 이사회는 총 11명 체제로 구성된다. 사내이사 1명(진옥동 회장), 비상임이사 1명(정상혁 신한은행장),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된 구조다. 특히 이번 이사회에는 금융·학계·법조·글로벌 전문가들이 포진했다.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로는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과 임승연 국민대 교수가 포함됐으며, 기존 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 김조설 오사카상업대 교수, 송성주 고려대 교수 등은 재선임됐다. 이를 통해 리스크 관리, 글로벌 전략, 회계 전문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사회 역량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진옥동 회장은 주총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성과를 강조하며 향후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역대 최대 성과를 달성했고, 국내 금융회사 최초로 해외 연간 세전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며 주주환원율 50%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핵심 전략으로 △생산적 금융 △AX·DX 가속화 △미래 전략 사업 선도 △내부통제 및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제시했다. 먼저 생산적 금융을 통해 혁신 기업 성장 지원과 산업 변화 대응에 나선다. 기업 성장 단계별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며 실물 경제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AX·DX(인공지능·디지털 전환)를 핵심 성장 축으로 삼고 디지털 자산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신한금융은 이미 지주 내 AX·DX 부문을 신설해 실행력을 강화한 상태다. 이와 함께 WM(자산관리), 시니어, 글로벌 사업을 미래 전략 사업으로 설정하고 그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한다. 특히 은행과 증권을 연계한 'One WM' 체계를 강화해 자산관리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내부통제와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진 회장은 "고객과 시장의 신뢰는 철저한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에서 비롯된다"고 언급하며 신뢰 기반 경영을 재차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Great Challenge 2030'을 경영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미래 금융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AI, 디지털 자산,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금융 환경 속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주총을 통해 신한금융이 주주환원 확대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디지털·글로벌 중심의 성장 전략을 더욱 구체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해외 이익 1조원 돌파와 주주환원율 50% 조기 달성이라는 성과를 바탕으로 '리딩 금융' 경쟁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진옥동 회장은 "더 나은 고객 경험과 지속 가능한 성과를 통해 이해관계자가 두루 인정하는 '일류(一流) 신한'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2026-03-26 14: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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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大 狂風'과 中國의 '硏究型 崛起'… 과학 國富를 잃은 나라에 미래는 없다
[경제일보] 천하의 형세는 흐르는 물과 같아, 잠시도 멈추지 않고 변한다. 노자(老子)는 『도덕경』에서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는다(水善利萬物而不爭)"고 했으나, 오늘날 국가 간의 패권 다툼은 물길을 돌려 스스로의 옥토를 만들려는 치열한 생존 전쟁이다. 이 전쟁의 핵심 병기(兵器)는 다름 아닌 '과학기술'이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보면, 인재라는 귀한 물줄기가 '국부(國富)의 창출'이라는 바다로 흐르지 못하고 '의대 입시'라는 거대한 웅덩이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최근 발표된 '네이처 인덱스'의 성적표는 가히 충격적이다.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3년째 세계 1위를 수성했다. 더 무서운 것은 질적 도약이다. 상위 10개 연구기관 중 9개를 중국이 싹쓸이하는 동안,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라는 서울대와 KAIST의 순위는 뒷걸음질 쳤다. 중국이 딥시크(DeepSeek)와 같은 초격차 AI 모델을 내놓고 인공지능, 로봇,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을 집어삼키는 저력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국가 전략산업의 엔진을 '대학'으로 설정하고, 젊은 인재들을 파격적으로 대우하며 '연구형 대학'이라는 신형 무기를 실전 배치한 결과다. 중국의 푸야오과학기술대나 대만구대학의 출범을 보라. 이들은 전통적 상아탑에 안주하지 않는다. 1학년부터 전공 벽을 허물고, 화웨이 같은 초일류 기업의 멘토를 붙여 산업 현장에서 즉각 통용되는 지식을 연마한다. 이공계 인재가 국가의 보배라는 사회적 합의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반면 대한민국은 어떤가. 국가 전체가 '의대 블랙홀'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지방 의대 증원 소식에 상위권 이공계 학생들은 전공 서적 대신 다시 수능 교재를 펼쳐 든다. 매년 1만 명의 석·박사급 두뇌가 기회의 땅을 찾아 해외로 떠나는 마당에, 남은 인재들마저 환자의 환부만 들여다보겠다고 줄을 서는 나라에 무슨 내일이 있겠는가. 인류결정(Human Destiny)』에서 강조하듯, 인류의 진보는 정신적 갈망과 지적 탐구가 물리적 환경을 극복할 때 이루어진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인재들은 '지적 탐구'가 아닌 '안정적 수익'이라는 세속적 욕망에 매몰되어 있다. 물론 생명을 살리는 의업(醫業)은 숭고하다. 그러나 AI가 진단과 수술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미래 사회에서, 국가 인재의 90%가 의대에 목을 매는 것은 명백한 '자원 배분의 왜곡'이자 '국가적 자살 행위'다. 도덕경의 가르침대로 "족함을 모르는 것보다 큰 화는 없다(禍莫大於不知足)"고 했다. 특정 직역의 기득권과 그를 쫓는 맹목적 추종이 과학 입국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중국은 제조 강국을 넘어 '지식 강국'으로 대전환을 이루며 신질(新質) 생산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들은 기초과학이라는 뿌리를 깊게 내리고, 인재라는 양분을 전폭적으로 공급한다. 우리가 안이하게 "그래도 기술은 우리가 앞서겠지"라는 근거 없는 낙관론에 빠져 있을 때, 저들은 이미 우리의 뒤통수를 넘어 저만치 앞서 달려가고 있다. 과학기술이 무너진 나라는 결국 타국의 기술 노예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역사의 엄중한 경고다. 정부에 묻는다. 연구개발(R&D) 예산을 깎았다가 다시 늘리는 갈지자 행보와 땜질식 처방으로 어떻게 천하의 인재를 붙잡겠는가. 성과에 따른 파격적인 보상 체계를 확립하고, 이공계 인재가 의사보다 더 높은 사회적 존경과 실질적 혜택을 누리는 '상식적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대학은 산업의 엔진으로 거듭나야 하고, 교육 시스템은 입시 기술자가 아닌 '연구 전사'를 길러내는 구조로 완전히 탈바꿈해야 한다. "근본이 서야 도가 생긴다(本立而道生)"고 했다. 국가의 근본은 인재요, 인재의 길은 국익과 인류의 진보를 향해야 한다. '의대 광풍'이라는 집단 최면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머지않아 중국의 기술 패권 아래 신음하는 변방의 낙오자로 전락할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인재의 물길을 다시 과학의 바다로 돌려라. 그것만이 망국(亡國)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는 유일한 길이다.
2026-03-17 09: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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