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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SK그룹 15GW AI 데이터센터 총괄…'AI 인프라 설계자'로 전면에
SK텔레콤이 SK그룹의 15GW 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AIDC) 전략을 주도한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와 그룹의 에너지·건설 역량을 하나의 AI 인프라로 연결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으면서 이동통신 중심의 사업 구조를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SK그룹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2029년까지 국내에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수요와 투자 여건에 맞춰 2035년까지 최대 15GW 규모로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영남권에 2GW 이상, 서남권에 1GW 규모 거점을 조성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15GW는 단일 프로젝트가 아니라 중장기 확장 목표다. SK는 전략적 투자자 유치와 고객사의 장기 계약,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최대 1000조원 규모의 투자 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 투자 규모는 고객 수요와 전력 확보, 부지 조성, 사업 추진 속도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 AI 인프라 설계·운영 총괄…SKT가 앞에 선 이유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GPU 서버를 설치하는 시설이 아니다. 고성능 반도체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 냉각 설비, 초고속 네트워크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설계하고 운영하는 인프라 사업이다. SK텔레콤은 가산과 양주, 판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축적한 경험과 네트워크 기술, 글로벌 고객 영업 역량을 바탕으로 그룹 AI 인프라 전략을 이끈다. 올해 1분기 AI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도 가산센터 가동률 상승 등에 힘입어 1314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부지 선정부터 전력 수급,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 글로벌 고객 유치까지 사업 전반을 총괄한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AI 반도체 경쟁력을 제공하고 SK에코플랜트는 설계와 시공을 맡는다. 에너지 계열사는 발전원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냉각 솔루션 등 전력 인프라를 지원하는 구조다. 첫 시험대는 울산이다.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약 7조원을 투입해 GPU 6만장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으며 2027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엔비디아와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 구축도 추진 중이다. SK텔레콤의 목표는 데이터센터 공간을 임대하는 코로케이션 사업에 머물지 않는다. 고객이 필요한 만큼 GPU를 사용할 수 있는 GPUaaS(GPU as a Service), AI 클라우드, 기업 맞춤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운영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가산 데이터센터에서는 GPUaaS를 이미 상용화했다. 이는 정체된 이동통신 시장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데이터센터 기획부터 운영까지 직접 맡게 되면 그룹 계열사의 반도체와 네트워크, 에너지 기술을 하나의 AI 서비스로 묶어 글로벌 빅테크와 기업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를 그룹 내부 지원시설이 아니라 독립적인 AI 플랫폼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 전망도 우호적이다. 맥킨지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가 2030년까지 연평균 19~22% 증가하고 예정된 공급이 모두 이뤄져도 미국에서만 15GW 이상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을 통한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비수도권 전력계통영향평가 특례 등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막대한 전력과 자본이 필요하다. 결국 사업의 성패는 2029년까지 추진하는 5GW 사업에서 안정적인 전력과 부지, 장기 계약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새로운 수익원을 넘어 SK그룹의 미래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동통신 기업에서 아시아 AI 인프라 운영사로의 전환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14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14 10: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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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타트업 키운다…메가존클라우드, 서울 AI 허브와 맞손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GPU와 고성능 컴퓨팅(HPC) 인프라 확보가 AI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자체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기반 AI 인프라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메가존클라우드가 서울 AI 허브와 손잡고 서울 소재 AI 기업 지원에 나선다. 13일 메가존클라우드는 서울 AI 허브와 'AI 산업 생태계 활성화 및 AI 기업 성장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서울 소재 AI 기업의 연구개발(R&D)과 사업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AI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서울 AI 허브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AI 산업 육성 거점으로 유망 AI 기업 발굴과 육성, 기업 지원 프로그램 운영, 산·학·연·관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을 담당하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허브에 참여하는 AI 기업을 대상으로 멀티클라우드 기반 AI 인프라와 기술 지원,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며 AI 서비스 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양측은 생성형 AI와 대규모 언어 모델(LLM), AI 에이전트 등 최신 AI 기술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공동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AI 기업을 대상으로 GPU와 AI 인프라 지원은 물론 기술 세미나와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기술 경쟁력과 사업 역량을 함께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AI 산업에서는 우수한 모델 개발뿐 아니라 이를 안정적으로 학습·운영할 수 있는 컴퓨팅 인프라 확보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AI 스타트업은 초기 투자 부담이 큰 GPU와 서버를 자체 구축하기보다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이 협력해 AI 인프라를 지원하는 사업도 확대되는 추세다. 메가존클라우드와 서울 AI 허브는 현재 '서울 AI 허브 AI 기업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서비스' 사업도 공동 수행하고 있다. 서울 AI 허브는 올해 총 100개 AI 기업 지원을 목표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메가존클라우드는 GPU 인프라 공급기업으로 참여해 멀티클라우드 기반 GPU 인프라와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열린 사업 오리엔테이션에는 1차 선정 기업 약 70개사가 참여해 사업 운영 방안과 AI 인프라 활용 전략을 공유했다. 양측은 추가 참여 기업을 모집해 올해 총 100개 AI 기업 지원 목표를 달성하고, AI 서비스 개발부터 사업화,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서울 지역 AI 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는 물론 AI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AI 인프라와 클라우드 기술, 전문 컨설팅을 결합해 스타트업의 개발 부담을 낮추고 연구개발과 사업화 속도를 높이는 한편, 국내 AI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서민택 메가존클라우드 부사장은 "AI 산업의 경쟁력은 우수한 기술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와 생태계에서 나온다"며 "서울 AI 허브와의 협력을 통해 유망 AI 기업들이 최신 AI 기술과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활용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6-07-13 16: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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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지연 금융 인프라 키운다…KT클라우드, 여의도 DC 증설 착수
[경제일보] 국내 자본시장이 복수 거래시장 체제로 재편되면서 금융권의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증권사들이 여러 거래시장을 동시에 연결하고 실시간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고, 이에 KT클라우드가 초저지연 네트워크와 금융 특화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고 있다. 10일 KT클라우드는 금융 특화 데이터센터인 여의도 데이터센터(DC) 증설 공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금융시장 구조 변화와 글로벌 투자 확대에 따른 인프라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로, KT클라우드는 여의도 DC를 금융기관과 거래소, 글로벌 클라우드를 연결하는 금융 인프라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복수 거래시장 체제 확산과 디지털 거래 증가로 IT 인프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증권사와 금융기관들은 다수의 거래시장을 동시에 연결하면서 대규모 시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만큼 안정성과 초저지연 환경을 동시에 갖춘 데이터센터를 요구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의 국내 시장 참여 확대 역시 금융 인프라 고도화 수요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입지가 서비스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거래소와 가까울수록 네트워크 지연시간을 줄일 수 있어 초단타 매매(HFT)와 실시간 시세 전송, 리스크 관리 등 지연시간에 민감한 금융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거래소와 인접한 금융 특화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금융사들의 입주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KT클라우드의 여의도 DC는 한국거래소(KRX)를 비롯한 주요 금융기관과 인접한 입지를 갖춘 금융 특화 데이터센터다. 현재 다수의 대형 증권사가 핵심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증설을 통해 오는 2027년 6월 준공을 목표로 2개 층 규모의 추가 수용 공간을 확보할 예정이다. 향후 여의도 권역 내 금융 인프라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거래소 인접 입지를 활용한 근접 서버 호스팅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크로스커넥트', '원 DC 네트워크', 'HCX', DDoS 대응 서비스인 '클린존' 등을 통해 금융권이 요구하는 연결성과 보안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향후에는 'Time as a Service(TaaS)' 등 금융 특화 서비스도 확대해 금융 인프라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금융 데이터센터가 단순 서버 수용 시설을 넘어 AI와 클라우드 기반 금융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투자 분석과 이상거래 탐지, 실시간 리스크 관리 등 데이터 처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안정적인 저지연 네트워크와 대용량 컴퓨팅 인프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봉균 KT클라우드 대표는 "금융시장의 구조 변화로 초저지연 거래 환경과 안정적인 연결성을 뒷받침하는 금융 인프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여의도 DC를 국내 대표 금융 인프라 허브로 발전시켜 금융기관의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시장 연계를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7-10 09: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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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130만명 털리고도 몰랐다…락앤락, 개인정보 유출로 과징금 5억
[경제일보] 락앤락이 약 130만 명의 회원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과징금 5억원대 제재를 받았다. 해커가 내부 시스템에 침입해 대용량 데이터를 빼냈지만 회사는 이를 탐지하지 못했고 해커의 협박 메일을 받고서야 유출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8일 제13회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락앤락, 유베이스, 썬포토 등 3개 사업자에 총 7억100만원의 과징금과 54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9일 밝혔다. 처분 사실을 각 사 홈페이지에 공표하라는 명령도 함께 의결했다. 가장 큰 제재를 받은 곳은 락앤락이다.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 해커는 2024년 4월 락앤락 메일 서버 보안 취약점을 악용해 내부 시스템에 침입했고 같은 해 5월 말 회원 데이터베이스를 유출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내부 시스템에 다시 침입해 파일서버에 저장된 업무자료와 임직원 개인정보까지 추가로 빼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약 130만 명의 회원 개인정보와 임직원 개인정보 1111건이 외부로 유출됐다. 유출 항목에는 회원 이름, 휴대전화번호, 주소와 임직원의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통장 사본 등이 포함됐다. 개인정보위는 락앤락이 유출 과정에서 발생한 비정상적인 대용량 트래픽을 탐지·대응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2022년 공개된 보안 취약점에 대한 패치를 적용하지 않았고, 주요 서버 관리자 계정에 동일한 비밀번호를 사용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고유식별정보 암호화 미흡, 개인정보 미파기 등 안전조치 의무 위반도 확인됐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락앤락에 과징금 5억300만원과 과태료 540만원을 부과했다. 콜센터 아웃소싱 업체 유베이스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2024년 대표 홈페이지 관리자 계정이 해킹돼 문의 게시판 이용자 1852명의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회사명 등이 유출됐다. 해커는 해당 정보를 텔레그램에 게시하기도 했다. 유베이스는 외부에서 관리자 페이지 접속이 가능하도록 운영하면서 IP 주소 등으로 접근을 제한하지 않았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정보위는 유베이스에 과징금 1억6800만원을 부과했다. 사진·영상장비 판매업체 썬포토는 관리자 계정 해킹으로 회원 약 17만 명의 개인정보와 주문정보 13건이 유출됐다. 유출 정보에는 이름, 아이디, 휴대전화번호, 성별 등이 포함됐다. 해커가 주문자 1명에게 썬포토 직원을 사칭해 보이스피싱을 시도한 사실도 확인됐다. 썬포토에는 과징금 3000만원이 부과됐다. 이번 제재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초점이 단순 해킹 피해를 넘어 기업의 탐지·패치·접근통제 체계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리자 페이지 접근 제한, 취약점 패치, 접속기록 관리, 고유식별정보 암호화 같은 기본 보안 조치가 미흡하면 사고 이후 책임도 커질 수밖에 없다.
2026-07-09 17: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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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3주체를 다시 짜라 ①기업·재벌편
[경제일보] 인공지능(AI) 시대는 한국경제에 기술 도입을 넘어선 전방위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은 AI를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조직과 사업모델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소비자는 편리함에 머무르지 않고 데이터 주권과 알고리즘 감시 능력을 갖춰야 한다. 정부는 규제 완화와 산업 지원을 넘어 인프라, 인재, 안전망, 신뢰 체계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이에 본지는 이번 기획을 통해 AI시대 한국경제 3주체의 역할 변화와 개혁 과제를 짚고, 한국경제가 관성의 경제에서 학습의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한국 대기업들이 인공지능(AI) 전환의 한복판에 섰다. 반도체 기업은 AI 서버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경쟁에 뛰어들고 있고, 플랫폼 기업은 초거대 AI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조선·철강·금융권도 생산공정 자동화, 로봇, AI 상담, 리스크 관리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투자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한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축으로 대규모 AI·반도체 투자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약 800조원 규모의 신규 반도체 제조시설 투자에 참여하고, 충청권에는 81조원 규모의 반도체 패키징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또 SK·GS·네이버 등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참여하고 장기적으로 관련 투자가 1000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구상도 내놨다. 실제 정부는 지난달 29일 SK·GS·네이버와 협력해 1단계로 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SK가 5GW, GS가 2.4GW, 네이버가 1GW 규모로 참여하며 관련 투자 규모는 550조원으로 제시됐다. 투자 규모만 놓고 보면 한국 기업들은 다시 한 번 ‘큰 판’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선 “AI 투자가 곧 AI 경쟁력은 아니다”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기업 AI 전략 담당자는 “지금은 어느 그룹이나 AI 조직과 태스크포스는 갖추고 있지만 실제 업무에 적용하려면 데이터 접근권, 보안, 법무, 감사, 성과평가가 모두 걸린다”며 “AI 도입보다 어려운 것은 부서 간 칸막이를 허무는 일”이라고 말했다. HBM이 바꾼 증시 서열…AI가 기업가치 기준 흔든다 AI 전환은 이미 국내 증시의 기업가치 평가 기준도 바꾸고 있다. 대표 사례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HBM 시장 선점 효과에 힘입어 지난달 22일 코스피 장중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이는 단순한 주가 순위 변화가 아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무게중심이 범용 메모리 중심에서 AI용 고부가 메모리와 패키징, 고객 맞춤형 공급망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과거에는 생산능력과 원가 경쟁력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AI 반도체 기업과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지, 차세대 HBM을 얼마나 빨리 개발·공급할 수 있는지가 기업가치를 좌우한다. 다만 AI 반도체 호황이 항상 주가 상승으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미국 반도체주 약세와 AI 붐 지속성에 대한 우려 속에 장중 동반 약세를 보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AI 반도체가 한국 증시의 핵심 테마가 된 것은 분명하지만 시장은 이제 단순한 실적 증가보다 지속 가능한 가격 결정력과 고객 기반을 본다”며 “AI 사이클이 길어질수록 기업 간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 울타리에 갇힌 데이터, AI 경쟁력의 병목 AI 경쟁력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같은 하드웨어 투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기업 내부의 데이터 활용 구조가 핵심 변수다. 한국 대기업은 제조, 금융, 유통, 통신, 물류 등 방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 그러나 계열사별·부서별로 데이터가 분산돼 있고, 보안과 개인정보, 감사 리스크 때문에 실제 활용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한 제조업계 관계자는 “공장에는 설비 데이터가 쌓이고, 영업부서에는 고객 데이터가 쌓이며, 구매부서에는 공급망 데이터가 쌓이지만 이를 하나의 모델로 연결하는 일은 쉽지 않다”며 “AI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기술 문제가 아니라 내부 승인 절차에서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재벌 구조의 강점이던 수직계열화도 AI시대에는 양면성을 갖는다. 위기 때 빠르게 자원을 동원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데이터와 인재가 계열사 내부에 갇히면 개방형 혁신에는 불리할 수 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대기업들이 AI 스타트업과 협업을 말하지만 실제 계약 단계에서는 지식재산권, 데이터 소유권, 보안 조항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함께 실험하고 성과를 나누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AI 도입보다 어려운 건 일하는 방식의 개혁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사내 업무에 도입하면서 보고서 초안 작성, 회의록 정리, 시장조사, 고객 응대, 코드 작성, 번역, 계약서 검토 등에서 AI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AI를 업무 도구로 배포하는 것만으로 생산성 향상이 보장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한다. 지난 5월 arXiv에 공개된 조원익·김성훈·김근혜의 포지션 페이퍼 ‘Adopting AI in Practice Does Not Guarantee the Productivity Boost’는 AI 도입이 곧바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논문은 인력 구성, 구성원의 기초 역량, 학습곡선, 인센티브 구조, 목표 설정의 유연성 등이 AI 생산성 효과를 좌우한다고 분석했다. 한 경영학 교수는 “AI는 단순히 업무 시간을 줄이는 기술이 아니라 의사결정 방식을 바꾸는 기술”이라며 “기업이 AI를 제대로 쓰려면 어떤 업무를 AI에 맡기고 어떤 판단은 사람이 책임질지 조직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중간관리자의 역할 변화도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중간관리자는 자료를 취합하고 보고서를 다듬고 리스크를 걸러내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정보 수집과 문서 작성의 상당 부분을 보조하면서 중간관리자의 경쟁력은 보고서 작성 능력이 아니라 문제 정의, 결과 검증, 부서 간 조정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AI 전환은 청년 채용과 인재 육성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반복적 사무 업무와 초급 분석 업무가 AI로 대체되면 신입사원이 조직에서 배우는 첫 단계가 줄어들 수 있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AI 도입 이후 신입사원에게 맡길 수 있는 단순 업무는 줄어드는 반면, 처음부터 문제 해결형 역량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며 “채용 규모를 줄이는 유혹이 생기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재 풀이 약해질 수 있어 재교육 체계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거버넌스도 기업 경쟁력 됐다 AI 활용이 확대될수록 기업의 책임도 커진다. 한국은 AI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고영향 AI에 대한 인간 감독과 투명성 확보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금융, 보험, 의료, 채용, 교육처럼 개인의 권리와 직접 연결되는 분야에서는 AI가 어떤 데이터를 사용했고,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으며, 오류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질지가 중요해진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AI 상담이나 대출심사는 소비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지만 설명 책임이 약하면 민원과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AI를 많이 쓰는 회사보다 AI 판단을 얼마나 투명하게 관리하는지가 앞으로 더 중요한 평판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AI 활용이 실제 경쟁력으로 이어지려면 조직 운영 방식의 변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대기업의 성장 방식은 계열사 내부에서 원료 조달, 부품 생산, 완제품 제조, 금융 지원을 묶는 수직계열화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AI 분야에서는 데이터, 클라우드, 알고리즘, 소프트웨어 인재가 기업 안팎에 분산돼 있어 외부 스타트업과 대학, 협력사와의 공동 개발과 실험이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경쟁력이 투자 규모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반도체 설비 확충과 데이터센터 구축은 AI 전환의 기반에 해당하지만 이후에는 내부 인재 재교육, 중간관리자 역할 재정립, AI 활용 책임 체계, 외부 생태계와의 협업 구조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국 대기업의 AI 경쟁력은 대규모 투자 이후의 실행 구조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며 “총수의 투자 결정을 현장의 실험과 조직 학습으로 연결하고, 계열사 중심의 폐쇄형 운영을 개방형 협력 모델로 전환할 수 있는지가 향후 AI 전환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고 말했다.
2026-07-09 16: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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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FDC 기술개발 착수… AI 데이터센터 바다로 간다
[경제일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조선업계가 바다 위 데이터센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육상 데이터센터가 부지 확보와 냉각 비용, 전력망 접속 문제에 직면하자 조선사들이 해상 부유식 인프라를 새 성장 사업으로 주목하는 흐름이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전날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인프라 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은 지난 7일 경기 성남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열렸으며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와 권지웅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대표가 참석했다. FDC는 바다나 강 위에 부유식 구조물을 띄우고 서버와 전력·냉각 설비를 배치하는 차세대 데이터센터다. 대규모 부지가 필요한 육상 데이터센터와 달리 입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고, 해수를 냉각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거론된다. 다만 전력 공급은 별도 과제다. 육상 전력망 연계, 해저케이블, 자체 발전, 재생에너지 연계 등 사업 모델에 맞는 전력 조달 구조가 필요하다. 이번 협약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해양 분야에서 축적한 부유식 구조물 설계·건조 역량을 제공한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데이터센터 전력, 냉각,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맡는다. 양사는 해상 환경에 맞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술과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관련 연구개발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조선·해양 분야에서 축적한 부유식 구조물 설계·건조 역량을 바탕으로 해상 데이터센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양사 협업을 통해 대규모·고밀도 컴퓨팅 인프라를 바다 위에서 안정적으로 구현할 핵심 기술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업계가 FDC에 뛰어든 배경에는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 데이터센터 확보 경쟁이 심해지면서 해상 데이터센터 수요도 늘고 있다”며 “조선사가 보유한 선박 건조 역량을 FDC 개발로 확장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다만 악천후 속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을 확보하고, 파도와 염분 등 해상 환경으로부터 IT 서버를 보호하는 기술 검증은 상용화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4년 415TWh에서 2030년 약 945TWh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접속 대기와 송전망 건설 기간도 주요 병목으로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중공업이 먼저 FDC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50MW급 FDC 개념설계에 대해 미국선급과 영국 로이드선급의 기본 인증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그리스 선주사 캐피탈 클린 에너지 캐리어스, 로이드선급과 FDC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설계·건조, 캐피탈은 프로젝트 발굴과 투자, 로이드선급은 인증과 규정 검토를 맡는 구조다. 다만 FDC가 실제 상용 시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해상 환경에서는 염분, 습도, 진동, 파랑, 태풍 등이 서버 안정성과 설비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력 공급 방식, 해저케이블 연결, 냉각수 배출, 항만·해역 인허가, 선급 기준도 상용화를 위해 검증해야 할 부분이다. 업계에서는 FDC를 당장 대규모 수주 시장으로 보기보다 조선사가 AI 인프라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초기 기술 경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짓던 조선사들이 데이터센터 인프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조선업의 경쟁 무대도 선박 건조를 넘어 해상 디지털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
2026-07-09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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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 vs SK하닉 '실탄'…AI 메모리 패권경쟁 2라운드
[경제일보] AI 반도체 전쟁의 열기가 다시 한국 증시를 흔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역대급 실적으로 돌아왔고,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쪽은 실적으로, 다른 한쪽은 자금조달로 AI 메모리 패권전 2라운드의 문을 열었다. 역대급 실적으로 돌아온 삼성의 '반격'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약 171조원, 영업이익 약 89조4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 4조6800억원과 비교하면 약 19배 수준이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D램과 낸드 가격이 뛰고,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폭발한 결과다. 몇 년 전 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줬다는 평가를 받았던 삼성전자가 다시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중심으로 돌아왔다는 신호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정했다. 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한 지난 7일 코스피는 4.9% 급락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6.9%, 6.1% 하락했다. 강한 이익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AI 메모리 호황이 얼마나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이 커진 영향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과열됐는지, 빅테크의 설비투자가 계속 늘어날지,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새로운 질문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은 단순한 HBM 점유율 싸움을 넘어섰다. 이제 승부처는 '누가 더 빨리 고성능 메모리 생산능력을 늘리느냐', '누가 엔비디아와 빅테크 고객의 장기계약을 더 단단히 묶느냐'. '메모리 사이클이 꺾일 때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로 옮겨갔다. 삼성전자의 무기는 종합 반도체 체력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시스템LSI, 패키징을 모두 가진 세계에서 드문 기업이다. AI 반도체가 복잡해질수록 칩 하나의 성능보다 메모리, 로직, 패키징을 함께 묶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삼성전자는 HBM에서 SK하이닉스에 먼저 밀렸지만, 메모리 전반의 가격 상승과 낸드 회복, 범용 D램 수요 반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초반 주도권을 놓쳤다. AI 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 공급망의 신뢰를 먼저 얻은 쪽은 SK하이닉스였다. 삼성전자의 2분기 호실적에도 시장에서 '삼성이 AI 메모리의 가장 중요한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제품을 가장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오는 이유다. HBM 선점한 SK, 자본시장서 실탄 확보 SK하이닉스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주식 매각을 시작했고 280억7000만 달러(한화 약 43조원)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자금은 국내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과 첨단 장비 확보에 쓰일 가능성이 크다. AI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는 시점에 글로벌 투자자 자금을 끌어와 생산능력 확대에 투입하겠다는 전략이다. HBM 선점으로 얻은 시장 신뢰를 자본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승부수다. SK하이닉스의 강점은 집중력이다.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모바일과 가전까지 거대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기업이라면, SK하이닉스는 메모리 한 분야에서 더 집중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HBM에서는 엔비디아 공급망을 선점하며 'AI 시대 메모리 강자' 이미지를 굳혔다. HBM은 단순히 많이 만드는 제품이 아니다. 고객의 AI 가속기 설계 일정에 맞춰 성능, 발열, 전력 효율, 패키징을 함께 맞춰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이 고객 맞춤형 대응에서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금 조달은 기회이자 동시에 부담이다. AI 메모리 호황이 길게 이어지면 선제 투자는 격차 확대의 무기가 되지만, 반대로 빅테크의 AI 투자가 둔화하거나 메모리 공급이 한꺼번에 늘어나면 대규모 설비투자는 고정비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호황 이후 겨누는 장기전 두 기업 모두 사이클 방어가 숙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들은 다운사이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장기계약과 '테이크 오어 페이(Take or Pay)' 방식의 계약을 활용하고 있다. 이런 계약이 전체 매출을 모두 방어하는 것은 아닌 만큼 공급과잉이 현실화될 경우 충격을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쟁은 '누가 더 많이 버느냐'만의 문제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실적으로 자신이 여전히 '메모리 강자'임을 증명해야 하고, SK하이닉스는 HBM 선점이 일시적 우위가 아니라 장기 경쟁력임을 입증해야 한다. 투자 포인트도 다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전체 체력과 포트폴리오 회복력이 강점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D램과 낸드 전반으로 번지면 삼성의 이익 레버리지는 더 커진다.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부진이 부담이지만, 반대로 이 부문이 회복하면 실적 개선의 추가 여지도 생긴다. SK하이닉스는 HBM과 고성능 D램에 더 집중된 기업이다. AI 서버 수요가 계속 강하면 이 집중력이 더 큰 프리미엄으로 돌아온다. 문제는 시장이 더 이상 '좋은 숫자'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은 압도적이지만, 주가는 흔들렸다. 이는 투자자들이 이미 AI 호황을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했고, 이제는 다음 국면을 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2027년 이후에도 지속될지, 가격 상승이 얼마나 이어질지, 고객의 장기계약이 실제 방어막이 될지가 중요해졌다.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로 보면 두 기업의 경쟁은 축복이자 부담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동시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면 국내 장비·소재·부품 생태계는 커진다. 용인, 평택, 청주 등 반도체 거점의 산업적 무게도 커진다. 하지만 같은 방향으로 너무 많은 투자가 몰리면 사이클 하강기에 충격도 커진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 전략산업이지만, 동시에 가장 냉정한 사이클 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지금은 강하지만, 진짜 승부는 가격이 오를 때가 아니라 가격이 흔들릴 때 드러난다"며 "AI 메모리 2라운드는 생산능력, 고객계약, 자금조달, 사이클 방어력까지 모두 겨루는 장기전"이라고 했다. 이어 "AI는 더 많은 메모리를 요구하고, 시장은 더 많은 증거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익을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승패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09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09 09: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