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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신기루 세수', 미래 산업의 초석으로만 써야 한다…경제일보 국회 정책 간담회서 다수 의견
[경제일보] 반도체 경기 회복이 한국 재정에 유례없는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발, D램 가격 반등이 맞물리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수직 상승한 결과다. 이에 따라 정부 세수에도 예상치 못한 거대한 여력이 생기며 이른바 ‘초과세수’ 활용 방안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모처럼 찾아온 재정 여유를 두고 빚을 갚을 것인지, 국민에게 나눌 것인지, 아니면 미래 성장에 투자할 것인지를 둘러싼 백가쟁명식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본지가 개최한 국회 정책 간담회에서도 노사와 전문가, 정관계 인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초과이익 환류 방안을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이날 논의의 결론은 비교적 분명했다. 이번 초과세수는 단 한 푼도 일회성 소비나 선심성 복지 지출로 소진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오직 미래 세대의 생존과 국가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생산적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재정 운용의 기본 원칙이자 상식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무엇보다 이번 반도체 호황은 우리 기업들이 압도적 생산 경쟁력만으로 만들어낸 결과라기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AI 수요 급증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 냉정하게 시장을 돌아보면 위기 신호도 적지 않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는 D램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고, 대만과 미국 등 경쟁국 역시 천문학적 설비 투자를 통해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공급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순간 현재의 가격 상승세는 언제든 꺾일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수를 영구적 구조 세입으로 착각해 현금성 지원이나 포퓰리즘 재원으로 활용한다면, 업황이 꺾이는 순간 재정 부담은 고스란히 미래 세대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 물론 AI와 첨단 산업 중심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K자형 양극화’를 외면하자는 뜻은 아니다. 고소득층과 첨단 산업 종사자만 혜택을 누리고 임시·일용직과 자영업자들이 소외되는 현실 역시 분명한 과제다. 다만 전 국민 대상 현금 살포나 단기 소비 지원은 재정 효율성만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 지원이 필요하다면 실제 충격을 받은 취약계층에 한정한 선별적·집중적 복지가 보다 현실적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업 초과이익의 기계적 분배론이나 단순 국채 상환 중심 접근 역시 한계가 있다. 지금 한국 경제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일이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이미 2% 아래로 하락하고 있으며 저성장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초과세수를 단순 소비로 소진하는 것은 미래 세대의 자산을 현재 세대가 앞당겨 사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생산시설뿐 아니라 첨단 패키징, 전력망 구축, 데이터센터 인프라, 핵심 인재 양성,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등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더 나아가 AI와 로봇, 바이오, 미래 모빌리티 등 차세대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전략적 투자도 병행돼야 한다. 특히 특정 산업에 전체 수출의 30% 이상을 의존하는 현재의 구조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취약점 가운데 하나다. 이번 반도체 초과세수는 단순한 ‘공돈’이 아니다. 다음 산업 패권 경쟁에 대비하기 위한 마지막 전략 자산에 가깝다. 정치권 역시 이 재원을 선거용 현금성 정책이나 단기 인기 영합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가 재정은 경기가 좋을 때 미래를 위해 축적하고, 위기 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얻은 초과세수는 미래 산업 경쟁력을 위한 종잣돈으로 남겨야 한다. 그것이 다음 불황을 견디고 대한민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지키는 길이다.
2026-05-28 08: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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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포럼 2026, 손윤 세무법인오늘 대표 "반도체 초과이익, 성과급 갈등 넘어 국민환류 체계 고민해야"
[경제일보] 삼성전자 노사 갈등을 단순 임금과 성과급 문제를 넘어 초과 이익 배분 구조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도체 산업이 국가 지원과 사회적 기반 위에서 성장한 만큼 기업이 창출한 막대한 초과 이익 역시 노사 간 배분 문제를 넘어 사회적 환류 관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손윤 세무법인오늘 대표이사는 27일 국회의사당 본관 2식당에서 열린 ‘경제일보 정책 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초과 이익과 사회적 환류’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은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손 대표는 삼성전자 노사 문제를 단순한 임금 협상 차원보다 한국 경제 성장 구조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의 문제로 봤다. 반도체 산업이 개별 기업 경쟁력만으로 성장한 것이 아니라 세제와 금융, 연구개발, 산업 인프라 등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함께 작동한 결과라는 점에 주목했다. 손윤 대표는 “삼성전자의 초과 세수와 초과 이익은 우선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삼성전자는 국민의 세금을 바탕으로 성장한 국민 기업이라는 측면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발표에서는 대한민국 헌법 가치와 국민주권 개념도 함께 언급됐다. 손 대표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은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이라며 산업 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성과 역시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 속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논의가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도 제시됐다. 반도체 산업은 개별 기업 투자와 기술력만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대규모 전력과 용수 공급, 연구개발 지원, 산업단지 조성, 인재 양성 체계 등 사회 전반의 기반이 함께 작동해야 산업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발표에서는 삼성전자 성장 과정도 함께 다뤄졌다.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992년 D램 시장 세계 1위에 오른 뒤 메모리 분야 선두 자리를 유지했고 이후 플래시메모리와 비메모리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왔다. 메모리 중심 구조에서 시스템반도체까지 영역을 넓히며 세계 시장 영향력을 키워왔다는 내용이다. 손 대표는 당시 투자세액공제와 연구개발 지원 정책 등이 산업 성장 기반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기업 자체 경쟁력뿐 아니라 정책 지원과 사회적 기반도 성장 과정에 함께 작용했다는 의미다. 노동의 범위를 기존 인식보다 넓게 봐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정규직 노동자뿐 아니라 협력업체 종사자와 지역사회 기반시설, 교육 체계 등 사회 전체의 지원이 현재 성과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삼성전자의 성공 신화에는 노동자의 역할이 컸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노동의 범위 역시 더 넓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초과 이익 환류 방식으로는 이른바 ‘1대1대1 구조’를 제안했다. 초과 이익의 3분의 1은 국가 자산 확대를 위한 사회적 환류에 활용하고 3분의 1은 노동자 성과 보상, 나머지 3분의 1은 주주 배당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국가와 노동, 주주 간 균형 있는 배분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형 국부펀드 조성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발생하는 초과 세수를 단기 지원금이나 일회성 재정 지출보다 AI 인프라와 첨단 반도체 생태계, 에너지 전환 기술, 전략 광물, 미래 제조 기반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초과 세수를 우선 국채 상환에 활용해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을 내놨다. 손 대표는 2026년도 예산 기준 국가채무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51.6% 수준으로 전망되는 만큼 예상 밖 세입이 발생했다고 해서 이를 곧바로 국가채무 축소에 투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10조원을 갚는 것은 쉬울 수 있어도 향후 AI 인프라나 에너지 전환, 지역 산업 재편 등에 필요한 자금을 다시 마련하는 일은 더 큰 비용이 들 수 있다”며 “초과 세수는 구조적 적자를 메우는 상시 재원이 아니라 특정 산업 호황에서 비롯된 변동성이 큰 수입”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정건전성은 단순히 부채비율 숫자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지속 가능한 역량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며 “미래 수익을 만들어내는 자산을 축적하는 것 역시 재정건전성의 중요한 축”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5월 28일자 14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5-28 07: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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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포럼 2026, 김광석 연구실장 "반도체 초과세수 계속 이어가야"
[경제일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초과세수가 계속 달성되는 내년, 내후년을 맞이해야 한다” 27일 김광석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겸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본관에서 열린 ‘경제일보 정책 간담회 2026’에서 삼성전자 노사 갈등과 반도체 호황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이렇게 진단했다. 이날 김 실장은 ‘100조 반도체 초과세수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광석 실장은 최근 AI 메모리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확대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수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현재의 반도체 호황이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이 출하량 증가보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확대는 시장 가격 상승 영향이 크다”며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현재 수준의 초과이익이 계속 유지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경쟁 심화도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그는 미국 마이크론과 중국 CXMT(창신메모리), 대만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미국 역시 반도체 공급망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반도체와 메모리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기술 초격차 유지가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실장은 “반도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약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 들어서 그마저도 36%로 급증했다”며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 반도체가 들어가지 않는 품목이 없다”라고 진단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한 초과세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 방향도 주요 화두로 제시됐다. 김 실장은 초과세수 활용 방안을 크게 △재정 건전성을 위한 국가채무 상환 △양극화 완화를 위한 분배 △미래 산업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 등 세 가지 축으로 나눠 설명했다. 우선 그는 한국 재정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기획예산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8년 연속 적자재정이 이어지고 있으며 ‘정부 재정운용계획’상 오는 2029년까지도 적자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국가채무 역시 올해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50%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실장은 “인구 구조 변화를 고려해 재정 건전성을 조금 더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초과세수의 10~20%는 재정 건전성 확보와 국채 상환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심화되는 양극화 문제 역시 외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도체와 AI 중심 산업 호황이 일부 대기업과 자산 보유층에 집중되면서 산업·자산·소득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5분위 고소득층은 소득 증가율이 5.9%로 치솟고 있지만 저소득층은 절대적인 소득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며 “어려워지고 있는 취약계층이나 저소득층에 대한 안전판을 마련하는 것도 고민의 대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가장 중요한 방향으로 미래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구조에 진입한 상황에서 노동 투입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생산성과 자본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AI 반도체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 반도체 투자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인재 양성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분야에서는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여전히 경쟁력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김 실장은 “기술 산업에서 미래에도 영업이익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해야만 한다”며 “열매를 걷었다면 내일 농사를 위한, 내년 농사를 위한 씨앗은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과세수를 어떻게 써야 한다는 것에 정답은 없다”며 “대화합, 대타협의 과정을 거쳐 이 숙제(초과세수)를 해결하는 논리를 마련할 때”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2026년 05월 21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5-28 07: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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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포럼 2026, 삼성 반도체 초과이익 활용 공방…"미래 투자·사회 환류 함께 가야"
[경제일보]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실적과 초과세수가 동시에 확대되는 가운데 초과이익 배분 문제를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단순 임금·성과급 갈등을 넘어 국가 지원과 사회적 기반 위에서 성장한 반도체 산업의 이익을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환류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재정 건전성과 미래 산업 투자, 사회적 환류 사이에서 새로운 분배 원칙과 국가 차원의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경제일보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식당에서 ‘삼성전자 노사 사태, 지금부터 시작이다’를 주제로 ‘경제일보 정책 간담회 2026’을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임금·성과급 갈등을 단순 노사 문제로 보지 않고 초과수익 분배와 미래 투자, 재정 운용 원칙 등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반도체 호황 국면에서 발생한 초과이익을 노동자와 주주, 미래 투자,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 것인지가 핵심 의제로 제시됐다. 조정식 국회의장 후보자는 축사를 통해 “유례없는 반도체 기업들의 초과수익에 대한 밀도 있는 사회적 논의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정책 간담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라는 축하 메시지를 전해왔다. 양규현 경제일보 사장은 개회사에서 “기업이 기록적인 성과를 냈을 때 그 결실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이제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노동의 기여와 자본의 책임, 미래 투자와 사회적 신뢰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 것인지 대한민국 산업 생태계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사 간 불신과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 경쟁력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오늘 간담회가 지속 가능한 성장과 상생의 해법을 찾는 생산적 논의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첫 발표를 맡은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초과세수 활용 방향을 ‘갚을까·나눌까·투자할까’라는 세 가지 관점으로 설명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정운영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이사장은 초과세수를 단순 재정 여유가 아닌 ‘미래세대까지 이어지는 국가 전략 자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운영 이사장은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한 세수는 구조적으로 지속되는 고정 수입이 아니라 경기순환적 성격이 강한 자금”이라며 “일회성 현금 지원이나 단기 소비성 지출로 소진하기보다 미래 수익과 사회적 편익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처럼 단기 재정 지출로 흘려보낼 것인지, 노르웨이처럼 국부펀드로 축적할 것인지, 알래스카처럼 남기면서 국민과 나눌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반도체 호황의 과실을 다시 AI와 첨단 산업 경쟁력 강화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며 “청년과 소상공인 대상 금융 지원, 디지털 교육, 지역 혁신 펀드와 통합돌봄 체계 구축 등 사회 안전망 강화에도 함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산업 경쟁력과 사회 통합을 동시에 고려하는 구조적 국민환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손윤 세무법인오늘 대표이사는 삼성전자 노사 갈등을 단순 임금·성과급 문제를 넘어 초과 이익 배분 구조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윤 대표는 “반도체 산업은 세제와 금융, 연구개발, 산업 인프라 등 국가적 지원과 사회적 기반 위에서 성장한 산업”이라며 “초과 이익 역시 기업 내부를 넘어 사회적 환류 관점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와 노동, 주주 간 균형 있는 배분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며 초과 이익의 3분의 1은 사회적 환류, 3분의 1은 노동자 성과 보상, 나머지 3분의 1은 주주 배당에 활용하는 ‘1대1대1 구조’를 제안했다. 손 대표는 초과 세수를 단순 국채 상환에 우선 투입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제기했다. 그는 “국가채무 비율만을 기준으로 접근하기보다 미래 산업 경쟁력과 국가 성장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자산 투자 관점이 필요하다”며 “미래 수익을 만들어내는 자산을 축적하는 것 역시 재정건전성의 중요한 축”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2026년 05월 28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5-28 07: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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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초과세수, '나눠 쓰기'보다 '국가 재투자'가 먼저다
[경제일보] 반도체 경기 회복이 한국 재정의 새 변수가 됐다. 인공지능(AI) 확산,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D램 가격 반등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기업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그 결과 정부 세수에도 예상 밖의 여력이 생기고 있다. 문제는 이 돈을 어디에 쓰느냐다. 빚을 갚을 것인가, 국민에게 나눌 것인가, 아니면 미래 성장에 투자할 것인가.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한양대 겸임교수)은 27일 발표자료 ‘100조 반도체 초과세수,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에서 초과세수 활용의 세 갈래 선택지를 제시했다. 핵심은 단순하다. 반도체 호황으로 생긴 재정 여력을 일회성 소비로 소진할 것이 아니라, 국가채무 관리와 미래 산업 투자에 우선 배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과세수,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 이번 논의가 중요한 이유는 초과세수의 성격 때문이다. 세수가 늘어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구조적 세입 증가인지, 특정 산업 호황에 따른 일시적 수입인지는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핵심 산업이지만 동시에 경기 변동성이 큰 산업이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수를 항구적 복지 지출이나 반복성 현금 지원의 재원으로 삼으면, 불황기가 왔을 때 재정은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김 실장의 발표자료는 이 지점을 분명히 짚는다. 2019년 이후 한국 재정은 적자 흐름을 이어왔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총수입과 총지출은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벌어졌고, 2026년에도 총지출이 총수입을 웃도는 구조가 이어지는 것으로 제시됐다. 국가채무도 빠르게 늘어 2026년 전망 기준 1415조원, 2027년 전망 기준 1533조원으로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2027년 56.6%까지 오르는 것으로 제시됐다. 초과세수,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 이는 초과세수를 단순한 ‘쓸 돈’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재정은 경기 좋을 때 고삐를 죄고, 경기 나쁠 때 버팀목이 돼야 한다. 호황기에 생긴 여력을 정치적 인기 지출로 먼저 쓰면 정작 위기 때 쓸 탄약이 줄어든다. 중도보수적 재정 운용의 기본은 여기에 있다. 국가는 벌 때 아껴야 하고, 빚이 늘었을 때는 갚을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물론 분배의 필요성을 외면할 수는 없다. 발표자료는 경기 회복이 모든 계층에 균등하게 돌아가지 않는 현실도 함께 제시했다. 이른바 ‘K자형 회복’이다. 고소득층과 디지털 기업은 회복의 상단에 있지만, 임시·일용근로자와 자영업자, 전통 기업은 회복의 하단에 놓일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활용한 발표자료에서는 2024년 1분기부터 2025년 1분기까지 소득 1분위의 처분가능소득이 3.6% 감소한 반면, 4분위와 5분위는 각각 5.6%, 5.9% 증가한 것으로 제시됐다. 초과세수,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 따라서 분배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방식이다. 재정 여력이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전 국민 현금성 지원이나 단기 소비 진작책을 반복하는 것은 재정 원칙에 맞지 않는다. 지원이 필요하다면 취약계층, 저소득 근로자, 한계 자영업자처럼 실제 충격이 집중된 계층에 한정해야 한다. 넓고 얕은 지원보다 좁고 두터운 지원이 재정 효율에도 맞고, 시장 질서에도 덜 해롭다. 더 중요한 선택지는 투자다. 한국 경제는 이미 저성장의 문턱을 넘었다. 발표자료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장기적으로 하락해 왔고, 노동·자본·총요소생산성의 기여도도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점을 제시한다. 한국은행 자료를 인용한 발표자료에 따르면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5.1%에서 20162020년 2.5% 수준으로 낮아졌다. 성장잠재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초과세수를 단순 소비로 쓰는 것은 미래 세대의 몫을 현재 세대가 앞당겨 쓰는 일에 가깝다. 초과세수,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 반도체 호황도 영원하지 않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최근 큰 폭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고, DDR4·DDR5 가격도 급등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가격이 오를 때는 세수가 늘지만, 가격이 꺾이면 기업 이익과 법인세 수입도 함께 줄어든다. 특정 시점의 초과세수를 영구 재원처럼 취급하는 것은 위험하다. 경쟁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발표자료는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뿐 아니라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점유율 확대 흐름을 제시했다. 2024년 1분기 1% 수준으로 표시된 CXMT 점유율은 2025년 4분기 4%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격차는 크지만, 중국의 추격은 가격 경쟁과 공급망 재편을 통해 한국 기업의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 이런 상황에서 초과세수의 최우선 사용처는 분명해진다. 첫째, 국가채무 관리다. 최소한 일정 비율은 채무 상환이나 적자 보전에 자동 배분하는 재정준칙이 필요하다. 둘째, 미래 산업 투자다. AI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전력망, 데이터센터, 인재 양성, 소부장 국산화,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셋째,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 지원이다. 이 순서가 바뀌면 재정은 느슨해지고 산업 정책은 흔들린다. 발표자료가 제시한 세계 데이터센터 수요 전망도 이를 뒷받침한다. 맥킨지 자료를 인용한 발표자료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센터 수요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빠르게 증가하고, 특히 AI 워크로드 수요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제시됐다.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는 반도체, 전력, 냉각,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다. 한국이 이 흐름을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하려면 세수 증가분을 소비가 아니라 생산성 향상에 투입해야 한다. 초과세수,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절대적이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6년 1분기 36.1%까지 높아진 것으로 제시됐다. 주요 품목별 수출에서도 반도체는 자동차, 일반기계, 석유제품 등을 크게 앞서는 핵심 품목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 역시 국내 증시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반도체가 흔들리면 수출, 세수, 증시, 고용, 환율까지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초과세수, 갚을까 나눌까 투자할까 그러나 국가경제가 특정 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는 장점이자 약점이다. 반도체 호황은 성장의 기회지만, 동시에 편중의 위험을 키운다. 초과세수는 이 위험을 줄이는 데 써야 한다. 반도체 초과세수로 반도체만 더 키우자는 의미가 아니다. 반도체를 기반으로 AI, 로봇, 방산, 바이오, 에너지, 미래 모빌리티 등 다음 성장 축을 넓히는 데 써야 한다는 뜻이다. 정치권은 초과세수를 ‘누가 더 많이 나눠줄 것인가’의 경쟁으로 끌고 가기 쉽다. 그러나 재정은 선거의 도구가 아니라 국가 운영의 기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인기 있는 지출이 아니라 오래 버티는 지출이다. 국민에게 돈을 돌려주는 방식도 필요할 수 있지만, 그것은 재정건전성 회복과 성장잠재력 확충이라는 큰 원칙 안에서 제한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반도체 호황은 한국 경제에 찾아온 귀한 기회다. 하지만 기회는 관리하지 않으면 금세 비용으로 바뀐다. 초과세수를 모두 써버리는 국가는 다음 불황에 빚으로 버틴다. 초과세수를 빚 갚기와 미래 투자에 배분하는 국가는 다음 호황의 체력을 만든다. 결론은 분명하다. 반도체 초과세수는 ‘공돈’이 아니다. 국민 경제가 특정 산업의 위험을 떠안고 얻은 성과다. 따라서 그 쓰임도 신중해야 한다. 먼저 갚고, 필요한 곳에 선별적으로 나누며, 남은 힘은 미래 성장에 투자해야 한다. 그것이 재정의 상식이고, 산업국가 한국이 선택해야 할 책임 있는 길이다.
2026-05-27 22: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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