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6건
-
-
"AI가 피부를 읽고 로봇이 움직였다"…코엑스 뒤덮은 '생활형 AI' 경쟁
[경제일보] 카메라 앞에 서자 피부 상태 분석 결과가 화면에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몇 걸음 떨어진 공간에서는 로봇 팔이 유리병과 플라스틱, 알루미늄 캔을 자동으로 분류했고 다른 부스에서는 의류 사진 한 장만으로 쇼핑몰 상세페이지 초안이 완성됐다.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아마존웹서비스(AWS) 서밋 서울 2026’ 현장은 인공지능(AI)이 더 이상 개념이나 시연 수준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산업과 소비 현장 안으로 빠르게 들어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21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AWS가 국내 기업 및 파트너사들과 구축한 생성형 AI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뷰티와 유통, 제조, 금융, 물류, 로봇 등 산업 전반에 걸쳐 AI가 실제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올해 행사에서 AWS가 가장 강조한 키워드는 ‘에이전틱 AI(Agentic AI)’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AI를 넘어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고 여러 시스템을 연결해 판단과 실행까지 이어가는 형태의 AI를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생성형 AI 경쟁이 이제 모델 성능 자체보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얼마나 활용 가능한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에서도 이런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린 곳 가운데 하나는 아모레퍼시픽 부스였다. 관람객이 태블릿 카메라 앞에 서서 얼굴을 촬영하고 피부 상태 관련 문항에 응답하면 AI가 유·수분과 색소, 탄력, 민감도 등을 분석해 피부 유형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는 레이더 차트 형태로 시각화됐고 피부 나이와 향후 피부 변화 가능성까지 함께 제시됐다. 이후 개인 상태에 맞는 화장품 추천도 이어졌다. 과거 화장품 매장에서 직원 경험과 상담 중심으로 이뤄졌던 피부 진단이 데이터와 AI 기반 개인 맞춤형 서비스 형태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AWS 측은 이 서비스가 아모레퍼시픽의 피부 연구 데이터와 AWS 생성형 AI 기술을 결합해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AWS의 생성형 AI 플랫폼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과 머신러닝 플랫폼 ‘아마존 세이지메이커(Amazon SageMaker)’ 등이 활용됐다. 유통과 커머스 분야에서도 AI 자동화 경쟁이 눈에 띄었다. 엔씨소프트(NCSOFT) AI 부스에서는 의류 사진 한 장만으로 쇼핑몰 상세페이지 초안을 자동 생성하는 ‘에이전틱 AI 커머스’ 기술이 공개됐다. 사용자가 AI와 음성 대화를 통해 브랜드 콘셉트와 소비자층 등을 설정하면 AI가 모델 이미지와 제품 소개 영상, 상세 설명 등을 자동으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촬영과 편집, 카피 작성 등에 투입되던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생성형 AI가 콘텐츠 제작 보조 수준을 넘어 실제 판매와 운영 효율을 높이는 단계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실제 움직이는 로봇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스타트업 컨피그 부스에서는 협업 로봇 팔 두 대가 유리병과 플라스틱, 캔 등을 재질별로 분류하는 시연이 이어졌다. 사람이 가까이 접근하면 로봇이 즉시 멈추거나 경로를 변경하는 동작도 자연스럽게 구현됐다. 산업 안전 분야에서는 위험 구역 접근 시 즉시 경고를 보내는 AI 기반 안전 관리 시스템도 소개됐다. 센서와 웨어러블 기기를 연동해 작업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방식이다. 건설과 물류 현장 등 실제 산업 현장 적용 사례도 함께 공개됐다. 자율주행 로봇도 행사장 내부를 실제로 움직였다. 뉴빌리티 부스에서는 배달 로봇 ‘뉴비 플로우’가 코엑스 내부를 주행하며 굿즈를 배송했다. 로봇 이동 경로와 위치, 주행 상태는 대형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AWS는 이번 행사에서 단순 생성형 AI뿐 아니라 피지컬 AI와 산업형 AI 확대 흐름도 함께 강조했다. 제조와 리테일, 금융, 공공, 헬스케어 등 산업별 세션도 별도로 운영됐다. 최근 글로벌 IT 업계에서는 AI 활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고객 응대와 검색 중심이었던 초기 생성형 AI와 달리 최근에는 제조 공정 최적화와 물류 자동화, 개인 맞춤형 소비 추천, 산업 안전 관리 등 실제 산업 운영 영역까지 확산되는 흐름이다. 특히 AI 기술 경쟁이 단순 소프트웨어를 넘어 로봇과 자율주행, 스마트 기기와 결합하는 방향으로 확대되면서 클라우드와 데이터 인프라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전시장을 찾은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 AI 전시가 미래 기술을 보여주는 성격이 강했다면 이제는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지가 중심이 되고 있다”며 “AI가 산업 전반의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꾸기 시작한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6-05-20 11:04:36
-
-
-
SK SOVAC, 전시 행사 넘어 협업 플랫폼으로…로컬 의제 강화
[경제일보] 사회적가치(SV) 생태계가 ESG를 넘어 ‘지역 기반 문제 해결’ 중심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SK수펙스추구협의회가 운영하는 사회적가치 플랫폼 SOVAC(Social Value Connect)이 로컬(Local)을 핵심 의제로 내세우며 플랫폼 역할 강화에 나섰다. 단순 사회공헌을 넘어 지역소멸과 청년 일자리, 지속가능한 도시 등 구조적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협업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SOVAC 사무국은 오는 9월 21~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SOVAC 2026' 참가 기업·조직 공개 모집을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SOVAC은 SK그룹이 사회적가치(SV) 확산을 위해 지난 2019년 제안·출범한 플랫폼으로 실제 운영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조직들이 맡고 있다.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 투자기관, 대기업 등을 연결해 사회문제 해결 방안과 협업 모델을 모색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사회적가치 플랫폼이다. 이번 모집은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를 비롯해 비영리단체, 임팩트 투자기관, 연구·교육기관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모집 분야는 전시·홍보와 강연·토의, 마켓·판매, 팝업부스 등이다. 선발된 조직에는 참가비 전액이 지원된다. 특히 올해는 신생 기업과 지역 기반 조직 참여 확대를 위해 '팝업부스'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했다. 지정된 시간 동안 제품과 서비스를 집중 소개할 수 있도록 운영해 초기 조직들도 상대적으로 부담 없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기존 ESG 담론이 대기업 중심의 선언적 활동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지역사회 문제 해결과 실제 사업 모델 구축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올해 SOVAC은 '로컬'을 핵심 주제로 설정하고 지역균형발전과 청년 일자리, 교육, 지속가능한 도시 등 지역 기반 사회문제를 집중 조명할 계획이다. 행사 전 진행되는 'SOVAC Salon'을 통해 지역 기반 창업과 청년 사례를 먼저 소개하고 본 행사에서는 실제 적용 가능한 협업 모델과 해결 사례를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최근 심화되는 지역소멸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청년 인구 수도권 집중과 지방 산업 기반 약화가 사회문제로 부상하면서 민간 차원의 지역 생태계 구축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 지원사업이 아니라 지역 내 지속 가능한 경제·고용 구조를 만드는 방식으로 사회적가치 논의가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SOVAC 운영 방식 역시 달라지고 있다. 올해는 임팩트스퀘어와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다음세대재단, 임팩트얼라이언스, 행복나래 등 사회적가치 전문 기관들이 운영 협의회에 참여해 행사 기획 단계부터 현장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행사 구성도 체험형·연결형 프로그램 중심으로 확대된다. 도슨트 투어와 미니 채용 박람회 등을 통해 참가자들이 사회적가치 생태계를 보다 직관적으로 경험하고 실제 협업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SOVAC 사무국 관계자는 "사회적가치 확산을 위해 활동하는 다양한 조직들이 경험과 해법을 공유하고 새로운 협력 기회를 만드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며 "특히 올해는 로컬 기반 사회문제 해결과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 논의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또 SK수펙스추구협의회 관계자는 "올해 신설한 팝업부스는 지방 기반 조직이나 처음 SOVAC에 참여하는 팀들의 진입 부담을 낮추기 위한 취지"라며 "기존처럼 이틀 동안 상시 부스를 운영하기 어려운 조직들도 2~3시간 단위로 제품과 활동을 소개할 수 있도록 유연한 형태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SOVAC은 단순히 투자나 사업 연계를 목적으로 하는 행사라기보다 사회적가치 생태계 안에서 다양한 조직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경험과 해법을 공유하는 플랫폼에 가깝다"며 "9월 코엑스 행사는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 대표 행사 중 하나이고, 연중 세미나와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이 함께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올해 '로컬'을 핵심 키워드로 선정한 것도 청년·지역·균형발전 등 현장에서 실제로 경험한 문제와 해결 사례를 함께 논의하고 공유하자는 취지"라며 "참가 조직 선정 과정에서는 단순 사업성보다는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문제의 성격과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성·미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2026-05-12 14:10:49
-
-
서울 신통기획·모아타운 묶였다…'잠삼대청'도 토허제 1년 연장
[경제일보]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와 모아타운 대상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강남·송파 주요 재건축 단지와 서리풀지구 등 기존 규제지역도 다시 1년 연장하면서 개발 기대감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토지거래 규제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제7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신속통합기획 주택재개발 후보지와 모아타운 대상지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7일 밝혔다. 개발 기대감에 따른 투기성 거래를 사전에 차단하고 실수요 중심으로 정비사업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이번에 신규 지정된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는 총 18곳이다. 서울시는 후보지 선정과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병행해 투자 수요 유입 가능성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대상지는 강동구 천호동 392-9 일대, 강북구 수유동 442-10 일대와 수유동 486 일대, 광진구 중곡동 232-1 일대 등이다. 이들 지역은 오는 19일부터 2027년 8월 30일까지 약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다. 모아타운 대상지 10곳도 새롭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서울시는 최근 모아타운 지역에서 개인 소유 골목길 지분을 쪼개 거래하는 이른바 ‘사도 지분거래’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분 쪼개기를 통한 투기 수요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대상지는 성북구 장위동 65-107 일대, 광진구 자양2동 593 일대와 구의3동 224-54 일대, 자양동 663 일대, 강남구 삼성동 84 일대, 구로구 개봉2동 304·305 일대, 동작구 사당동 449 일대, 송파구 잠실동 329 일대, 양천구 신월동 480-1 일대 등이다. 모아타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간은 2031년 5월 18일까지 5년이다. 지정 범위는 사업구역 내 지목상 ‘도로’ 부지로 한정된다. 기존 토지거래허가구역도 대부분 재지정됐다. 강남·서초 자연녹지지역 일대 26.69㎢는 31일부터 2027년 5월 30일까지 다시 1년 연장된다. 이 지역에는 강남구 구룡마을과 서초구 성뒤마을, 서초염곡 공공주택지구, 서리풀지구 등이 포함된다. 특히 서리풀지구는 최근 서울 서초권 신규 주택 공급 핵심 사업지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서울시는 공동주택지구 조성과 개발 기대감으로 투자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기존 규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도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 일대 재건축 단지 14곳은 다음 달 23일부터 2027년 6월 22일까지 지정 기간이 1년 연장된다. 이른바 ‘잠삼대청’으로 불리는 이 지역은 2020년 6월 처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매년 연장되고 있다. 서울 주요 재건축 시장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규제 지역으로 꼽힌다. 대상 단지는 강남구 대치동의 개포우성1·2차, 선경, 미도, 쌍용1·2차, 우성1차, 은마아파트 등 7개 단지와 삼성동 진흥아파트, 청담동 현대1차다. 송파구에서는 잠실주공5단지와 우성1·2·3차, 우성4차, 아시아선수촌아파트 등이 포함됐다. 특히 대치동 미도아파트는 상가를 포함한 전체 구역이 토지거래허가 대상이다.
2026-05-07 11:24:15
-
'경험형 AI' vs '공간형 AI'…삼성·LG가 나눈 인공지능 세계
※ '강철부대'는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 경쟁과 기술 전쟁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보이지 않는 칩부터 글로벌 공급망까지, 산업의 최전선을 '강철부대원'처럼 직접 뛰어다니며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주말, 강철부대와 함께 대한민국 산업의 힘을 느껴보세요! <편집자주> [경제일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인공지능) 경쟁의 전장을 제품에서 공간으로 옮기고 있다. AI가 개별 기기에 탑재되는 기능을 넘어서 사용자가 머무는 환경 전체를 작동시키는 기술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월드IT쇼' 현장은 이 변화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 자리였다. 전시장에 등장한 기술은 성능 우위보다 체감 경험에 초점이 맞춰졌다. 삼성전자는 AI를 '보이는 경험'으로 풀어냈다. 전시장 입구에 배치된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스페이셜 사이니지와 AI 기반 동선 안내는 단순한 전시 장치가 아니라 관람 경험 자체를 설계하는 출발점으로 기능했다. 디스플레이는 정보를 전달하는 화면이 아니라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반응을 유도하는 인터페이스로 확장된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체험존 전반에서 이어졌다. 마이크로 RGB, 갤럭시 S26 체험, XR·게임존까지 연결되며 개별 기술이 나열되기보다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AI는 기능으로 설명되기보다 콘텐츠와 경험 속에 녹아들어 사용자 반응을 중심으로 작동하는 방식이다. 반면 LG전자는 AI를 '보이지 않는 환경'으로 제시했다. '당신을 위한 집(Dear Home)'이라는 주제 아래 전시관 전체를 하나의 주거 공간으로 구성하며 AI를 제품이 아닌 생활 시스템으로 풀어냈다. 귀가 순간 조명과 공조가 자동으로 작동하고 주방에서는 식재료 기반으로 메뉴가 추천되며 시어터 공간에서는 상황에 맞춰 음향이 조정된다. 개별 가전은 독립된 기능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 속에서 작동하는 요소로 배치됐다. 이 구조에서 AI는 특정 기기에 들어간 기능이 아니라 공간 전체를 운영하는 체계로 작동한다.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환경이 먼저 반응하고 생활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형태다. 양사의 접근은 명확하게 갈린다. 삼성전자가 디바이스와 인터페이스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확장하는 데 집중했다면 LG전자는 공간과 환경을 통해 생활 자체를 조직하는 방향을 택했다. 같은 AI라도 적용 영역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 셈이다. 변화의 배경에는 AI 기술의 범용화가 자리한다. 대형 언어모델(LLM)과 생성형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며 스마트폰, TV, 가전 등 대부분의 디바이스에 AI 기능이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AI 탑재 여부 자체는 더 이상 차별화 요소로 작동하기 어려워졌다. 기업들은 단순 성능 경쟁에서 벗어나 AI의 실제 작동 방식과 사용자 경험 변화 중심으로 경쟁력을 재정의하고 있다. 동일한 기능이라도 적용 환경과 연동 구조에 따라 체감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개별 제품 단위 경쟁은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디바이스 간 연결성과 공간 단위 통합이 새로운 경쟁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AI를 하나의 기능이 아니라 생활 전반을 조직하는 시스템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수익 구조 역시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제품을 판매하고 끝나는 기존 하드웨어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구독과 관리 △데이터 기반 서비스로 확장되며 수익 창출 방식이 장기·반복형으로 전환되는 흐름이다. AI를 기반으로 제품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사용 패턴을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판매 이후에도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디바이스 간 연결성이 강화되면서 개별 제품이 아닌 공간 단위로 서비스를 묶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가전, 모바일, 콘텐츠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동될 경우 단일 제품 판매 대비 고객 접점이 확대되고 추가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이 같은 변화는 기업 전략에서도 확인된다. LG전자는 구독형 가전과 관리 서비스를 통해 제품 사용 전 과정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디바이스 간 연동을 강화해 생태계 기반의 서비스 확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두 기업 모두 AI를 기반으로 장기 고객 관계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편하고 있는 셈이다.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 AI 경쟁은 더 이상 제품 경쟁에 머물지 않는다. 공간을 중심으로 한 환경 설계 경쟁이 시장의 판을 다시 짜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을 넘어 집, 나아가 도시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승부처는 기술이 아닌 적용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능보다 중요한 것은 공간 설계와 연결 구조다. AI를 탑재한 기업이 아니라 공간을 설계한 기업이 결국 시장 주도권을 가져간다.
2026-04-26 07:00:00
-
-
화면 속 기술에서 현실로… AI, 현장에 들어오다
[경제일보]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거대한 지게차 모형과 위험 감지 센서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화면 속 기술이 아니었다. 공장과 건설현장, 회의실과 전시장으로 들어와 실제 일을 하는 기술로 바뀌고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 ‘2026 월드IT쇼(WIS 2026)’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A·B·C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17개국 460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전시장은 벤처·스타트업, 청년 창업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글로벌 기업까지 폭넓게 참여해 산업 전반의 기술 흐름을 보여줬다. 행사장은 단순 전시를 넘어 비즈니스 현장이기도 했다. 1층 ‘밍글링’ 존에서는 사전 예약 방식의 기업 간 투자 상담이 이어졌고, 3층에서는 글로벌 ICT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가 열렸다. 같은 기간 콘퍼런스, 신기술 발표회, 투자설명회(IR)도 함께 진행됐다. 이번 전시를 관통한 키워드는 분명했다. AI가 체험용 기술을 넘어 현장에서 바로 쓰이는 실전형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 안전 분야에서는 스타트업 더블티가 주목을 받았다. 부스 입구의 지게차 모형과 함께 소개된 ‘헤임달’ 솔루션은 작업장 내 위험 구역을 사전에 감지해 근로자에게 경고를 보내는 시스템이다. 센서를 현장 곳곳에 설치하면 고전류 구역이나 미끄럼 위험 지역에 접근할 때 손목밴드 같은 웨어러블 기기나 스마트폰으로 즉시 알림이 전달된다. 회사 측은 이 기술이 교통, 건설, 물류 현장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 효율 분야에서는 실시간 통역과 문서 자동화를 결합한 기술이 눈길을 끌었다. 스콘AI는 특정 산업 자료나 회의 주제를 미리 입력하면 관련 용어를 학습한 뒤 실시간 통역, 회의록 작성, 요약까지 한 번에 수행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해외 파트너와 협업이 잦은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식이다. 제조 현장에서는 데이터 기반 AI가 생산라인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반도체·소재 기업 미코의 자회사 에이아이세스는 이미지 분석으로 공정 중 발생하는 미세 결함을 찾아내고 전류·가스 데이터 등을 분석해 설비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공개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생산 과정을 데이터로 관리하는 셈이다. 현장 분위기도 과거 IT 전시와는 달랐다. 기술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지고 움직이며 활용성을 확인하는 체험형 전시가 늘었다. 일부 통신사 부스에서는 지게차 모형을 직접 조종할 수 있었고 AI 아바타와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에는 관람객 발길이 이어졌다. 이른바 ‘피지컬 AI’도 핵심 흐름으로 떠올랐다. 마음AI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이동하는 로봇 ‘Jindo Bot’과 전시 운영을 돕는 휴머노이드 ‘Woochi Bot’을 선보였다. AI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실제 공간에서 움직이며 역할을 수행하는 시대가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전시장을 한 바퀴 도는 동안 확인된 것은 하나였다. AI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는 점이다. 위험을 알려주고, 언어 장벽을 낮추고, 불량품을 찾아내고, 사람을 대신해 움직이는 기술이 이미 산업 현장 곳곳에서 작동하고 있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월드IT쇼는 관람객들이 피지컬 AI와 첨단 기술의 융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라며 “AI·ICT 기업들이 혁신 기술 성과를 공유하고 새로운 협력과 성장 기회를 창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04-24 10:44:56
-
-
-
-
-
전기차 넘어 데이터센터·로봇까지…배터리 기업들 '신시장' 찾기 본격 시작
※ '강철부대'는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 경쟁과 기술 전쟁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보이지 않는 칩부터 글로벌 공급망까지, 산업의 최전선을 '강철부대원'처럼 직접 뛰어다니며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주말, 강철부대와 함께 대한민국 산업의 힘을 느껴보세요! <편집자주> [경제일보] 전기차 중심으로 성장해 온 배터리 산업이 에너지 인프라와 인공지능(AI) 산업, 로봇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되며 '수요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EV 캐즘' 국면 속에서 배터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로봇 산업 등 신규 시장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11~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6'전시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예년과 달리 완성차 전시 비중을 크게 줄이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데이터센터 전력 솔루션 △로봇·드론용 배터리 등 신규 시장을 겨냥한 기술 전시에 무게를 실었다. 실제 전시장 곳곳에서는 완성차 전시보다 배터리 기술과 신규 적용 산업을 강조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 솔루션과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공급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웠고 삼성SDI는 고에너지 밀도 셀과 전동공구 등 비전기차 응용 제품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SK온 역시 완성차 전시보다는 고출력 배터리 기술을 앞세워 고성능 전기차 시장 공략 전략을 강조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가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배터리 기업들도 기존 자동차 중심 시장만으로는 성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실제 배터리 사용량 통계에서도 전기차용 배터리 성장세는 과거보다 둔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대신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떠오르는 분야가 바로 에너지 인프라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안정화 수요가 커지면서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AI 산업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향후 배터리 산업의 핵심 수요처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시설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대규모 전력 저장 장치가 필요하다. 배터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용 UPS(무정전 전원장치)와 배터리 백업 시스템을 앞다퉈 공개하는 이유다. 로봇과 드론 등 '피지컬 AI' 산업도 새로운 배터리 수요처로 주목받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물류 로봇, 산업용 드론 등 다양한 기기가 등장하면서 소형 고에너지밀도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인터배터리 전시장에서는 로봇과 드론, 위성 등에 적용 가능한 배터리 기술이 다수 공개되며 산업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최근 인공지능 전환(AX) 흐름이 확산되면서 기존 전기차와 ESS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소형 배터리 영역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드론 등 새로운 산업에서도 배터리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관련 기술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산업이 앞으로 단순한 전기차 부품 산업을 넘어 에너지와 AI 산업을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 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전력망, 데이터센터, 로봇 등 다양한 산업에서 배터리 수요가 동시에 확대될 경우 시장 규모도 크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기업 간 경쟁 구도 역시 이 같은 산업 변화 속에서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전기차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에너지 인프라와 AI 산업을 포함한 '다중 시장' 경쟁으로 확장되면서 기업들의 기술 전략과 투자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전기차 시대를 이끌어온 배터리 산업이 이제는 에너지와 AI 산업을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 배터리 산업의 경쟁 기준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만으로 성장성을 가늠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로봇 산업까지 연결되는 ‘에너지 인프라’ 경쟁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배터리를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보다 어느 산업의 전력 수요를 선점하느냐가 다음 판의 기준이 된다. 전기차를 넘어 AI와 에너지 산업을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기업만이 새로운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쥐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2026-03-14 07: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