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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은 뒷전?" 보령, 우주에 쏟아부은 1000억…주주들은 '한숨'
[경제일보] 보령(대표 김정균)이 우주 사업에 1000억원 넘는 돈을 쏟아붓는 사이, 정작 제약사 본연의 경쟁력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주주들의 지분은 희석되고 배당은 쪼그라들었다. 투자한 기업에서는 대규모 감원 소식까지 전해졌다. 오너 3세 김정균 보령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우주 베팅'이 회사의 미래를 밝힐 성장 로켓이 될지, 아니면 주주들의 돈을 우주로 날려보내는 재무 블랙홀이 될지를 두고 시장의 우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보령은 2022년 이후 미국 민간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에 두 차례에 걸쳐 총 6000만 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해 지분 2.7%를 확보했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2030년 퇴역한 이후를 겨냥해 민간 우주정거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인 회사다. 보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4년 액시엄 스페이스와 합작법인 '브랙스스페이스'를 설립했고, 달 착륙선을 개발하는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에도 250억원을 추가로 밀어넣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우주 관련 투자 건수는 총 11건, 누적 금액은 1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이 모든 투자를 진두지휘한 인물이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다.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외손자이자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아들인 김 대표는 2019년 우주센터를 방문한 경험을 계기로 '우주 헬스케어'라는 비전에 꽂혔다고 알려져 있다. 2022년 취임 직후 사명에서 '제약'이라는 단어를 떼어내고, 액시엄 스페이스 이사회에 직접 이름을 올렸다. 1000억원이 넘는 회사 자금을 우주에 베팅하는 이 결단이 사실상 김 대표 한 사람의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이 따갑다. 그런데 성적표가 초라하다. 2025년 상반기 말 기준, 보령이 보유한 액시엄 스페이스 주식의 취득원가는 약 800억원이지만 공정가치는 713억원에 불과하다. 누적 평가손실만 87억원에 달한다. 비상장 기업인 만큼 향후 기업가치가 더 흔들릴 경우 추가 손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작법인의 실적은 더 참담하다. 1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브랙스스페이스는 2024년 한 해 동안 1307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0억을 넣어 1년에 1000만원 남짓을 번 셈으로,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사업 성과라기보다 연구·기획 단계에서 발생한 일회성 수익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 대상 기업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액시엄 스페이스는 자금난으로 직원 100여 명을 해고하고 임금도 20% 삭감했으며, 우주정거장 개발 관련 핵심 연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령이 800억원을 믿고 맡긴 파트너 기업이 직원들 월급도 제대로 못 주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경영진 교체도 이어지면서 투자 회수 시점과 수익성에 대한 가시성은 더욱 흐릿해졌다. 수익 모델에 대한 물음도 여전히 답이 없다. 우주 사업의 수익 경로를 묻는 시장의 질문에 김 대표는 "투자나 인수합병(M&A) 기회를 검토 중"이라며 "성과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업 진출 초기에는 "언제 이익이 날지, 이익 규모가 얼마나 될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믿고 기다려주면 만들어내겠다"고도 했다. 수년이 흐른 지금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구체적인 답은 없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연간 수십조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하면서 우주 연구를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는 것과 달리, 보령의 우주 투자는 기업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화이자나 머크 같은 다국적 제약사들에게 우주 연구는 수십 개의 파이프라인 중 하나일 뿐이지만, 보령에게 우주는 사실상 미래 전략의 핵심 축이 됐다. 매출 규모나 연구개발 역량에서 비교 자체가 어려운 국내 중견 제약사가 우주 헬스케어 시장의 '선도자'를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주주들의 부담은 이미 현실이 됐다. 보령은 지난해 11월 김 대표 및 특수관계인이 최대주주로 있는 보령파트너스를 대상으로 17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란 기존 주주가 아닌 특정 대상에게만 새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보령파트너스는 보령 지분 20.85%를 확보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김 대표 측의 경영 지배력은 한층 공고해졌지만, 기존 주주들은 자신의 지분 가치가 저절로 줄어드는 희석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다. 우주 사업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김 대표 일가의 지분을 늘려주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주주환원 정책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최근 3년간 배당수익률은 1%에도 미치지 못했고,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같은 조치는 찾아보기 어렵다.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우주에 쏟아붓는 동안 정작 주주들에게 돌아오는 몫은 사실상 없었다는 얘기다. 한 소액주주는 "회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주는 좋은데, 주주한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제약 본업의 성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보령은 지난해 매출 1조원 달성과 영업이익·순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보다 늘었지만, 신성장 사업으로 추진 중인 우주 사업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어 우려를 낳고 있다. 카나브 등 기존 제품군이 실적을 받쳐주고 있는 동안, 시장이 기대하는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도 걸린다. 사명에서 '제약'을 떼어낸 회사가 제약사로서의 핵심 경쟁력은 어떻게 유지하겠다는 건지, 그에 대한 설명도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판단에 대한 비판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우주 사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지만, 그 긴 시간 동안 제약사로서 연구개발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 파트너 기업이 직원 감원과 임금 삭감을 단행하는 상황에서 추가 자금 투입까지 검토한다는 건 주주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2019년 휴스턴 우주센터에서 품었다는 꿈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그 꿈의 값을 치르고 있는 것은 주주들이다. 보령이 우주를 향해 달려가는 동안, 지구에 남겨진 주주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2026-03-25 16: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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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증권, 기업 WM 공략 강화…주식보상 6.5만건 처리 外
[이코노믹데일리] 신한투자증권은 자산관리 기반 재무복지 서비스 플랫폼 '신한프리미어 워크플레이스 WM(자산관리)'이 기업 재무복지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신한프리미어 워크플레이스 WM은 기업의 주식보상제도(RSA) 운영과 임직원 자산관리를 연계한 통합 금융 솔루션으로,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대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국내 주요 2개 대기업의 주식보상제도를 동시에 구축·운영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식보상제도는 보상 체계는 물론 세무·법률·인사관리(HR) 등 다양한 영역이 연계되는 고난도 업무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2개 기업의 주식보상제도 운영 과정에서 총 2만3000건의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했으며, 기업의 요청 시점부터 주식 지급 완료까지 전 과정을 평균 1개월 내에 처리했다. 또한 지난해 4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누적 6만5000건의 주식보상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며 대규모 운영 역량을 입증했다. 이 같은 성과는 대규모 주식보상 업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신한프리미어 워크플레이스 WM의 고도화된 시스템 인프라와 체계적인 운영 프로세스를 보여준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대기업은 물론 비상장 기업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주식보상제도 도입 및 관련 상담 문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신한프리미어 워크플레이스 WM은 '기업과 임직원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통합 금융 솔루션'을 슬로건으로 보상체계 운영을 넘어 자산관리 영역까지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자산관리 전문가 그룹 ‘신한프리미 패스파인더’를 통해 투자전략, 세무·부동산 자문, 퇴직연금 등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며 기업과 임직원의 복합적인 금융 수요에 대응한다. 정용욱 신한투자증권 신한프리미어총괄 사장은 "신한프리미어 워크플레이스 WM은 기업 임직원을 위한 자산관리 기반 재무복지 서비스"라며 "인프라 고도화와 전문 컨설팅 역량을 지속 강화해 법인에는 효율적인 인사·재무 관리 솔루션을, 임직원에게는 차별화된 자산관리 경험을 제공하며 법인 비즈니스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오천피' 기념 추첨 이벤트…"삼전 100주 지급" 유진투자증권은 코스피 5000 달성을 기념해 삼성전자 주식 등을 지급하는 국내주식 매수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다음달 31일까지 국내주식을 1000만원 이상 매수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삼성전자 100주(1명), 현대차 10주(3명), SK하이닉스 1주(5명)를 지급한다. 선착순 5000명에게는 커피 교환권을 제공한다. 이벤트 기간 매수금액을 합산해 구간에 따라 총 360명을 추첨해 1인당 최대 100만원의 투자지원금도 준다. '국내자산 대이동 이벤트'도 마련했다. 국내자산과 원화 순입금고(입금·입고 금액의 합에서 출금·출고 금액을 차감한 순자금 규모)와 국내주식 거래금액 구간에 따라 최대 200만원의 혜택이 제공된다. 코스피200 지수 구성 종목을 순입고한 고객에게는 금액 구간별로 최대 30만원의 추가 혜택을 준다. 신규 고객을 위한 계좌 개설 이벤트도 있다. 다음달 31일까지 온라인 종합계좌를 신규 개설한 고객이 개설 당월 국내주식을 100만원 이상 거래할 경우 투자지원금 최대 3만원을 지급한다. 신규계좌 개설 고객에게는 1년간 국내주식 거래 우대수수료 0.0049%(제세금 별도)를 적용한다. 삼성자산운용 KODEX ETF 순매수 고객을 위한 이벤트도 준비했다. 다음달 13일까지 대상 ETF를 순매수한 고객 중 추첨해 투자지원금 최대 3만원을 지원한다. 자세한 내용은 유진투자증권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코스닥 시장 점검 및 투자 전략 세미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일 온라인 세미나를 통해 코스닥 시장의 최근 반등 배경과 중장기 전망, 그리고 'TIGER 코스닥 ETF'를 활용한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코스닥 지수는 2026년 1월 말 약 4년만에 1000p를 돌파하며 이른바 ‘천스닥’ 국면에 진입했고, 시장에서는 정책 모멘텀과 유동성 유입을 바탕으로 ‘삼천스닥’에 대한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세미나에서는 코스닥 상승의 핵심 배경으로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추진 △대기성 자금 확대 △시장 규모 대비 높은 유동성 민감도를 꼽았다. 코스닥은 시가총액 약 600조원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인 만큼, 자금 유입 시 지수 반응이 빠르다. 실제로 고객예탁금이 100조원을 돌파하고 거래대금이 급증하는 등 머니무브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밸류에이션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부담이 커 보일 수 있으나, 코스피 대비 프리미엄은 과거 평균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코스닥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2026년 전년 대비 약 5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이익 개선이 동반될 경우 현재의 프리미엄은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코스닥150 지수가 바이오, 반도체, 이차전지, 로봇, 미디어·콘텐츠 등 성장 산업 비중이 높은 구조라는 점에 주목했다"며 "바이오 업종은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이전 확대와 정부의 바이오 육성 정책이 동시에 작용하며 중장기 성장 스토리가 강화되고 있고, 반도체 소부장 업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설비투자(CAPEX) 확대와 공정 고도화에 따른 구조적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6-02-02 14: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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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선단으로 존재감을 키운 기업, 시도그룹
[이코노믹데일리] 시도그룹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기업은 아니다. 소비자와 직접 맞닿는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고, 외부 홍보에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다만 해운업계에서는 시도그룹을 두고 “조용하지만 무게감 있는 기업”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해상 운송이라는 산업 특성상 눈에 띄지 않는 영역에서 역할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시도그룹의 사업은 자동차 해상 운송에서 출발했다. 국산 자동차의 해외 수출이 본격화되던 시기에 자동차 전용선을 중심으로 운송 물량을 확보했고, 이후 일본과 한국을 잇는 항로를 기반으로 선주 사업과 선박 관리 업무를 병행해 왔다. 자동차선 확보와 안정적인 운용은 시도그룹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혀 왔다. 그룹 내에는 해상 운송과 선박 운용을 담당하는 여러 법인이 포진해 있다. 시도상선을 비롯해 시도해운, 시도쉬핑 재팬, 시도카캐리어서비스(CCCS) 등은 각기 다른 역할을 맡아 시도그룹의 사업을 뒷받침해 왔다. 선박 보유, 운용, 관리, 중개 기능이 법인별로 나뉘어 운영되며, 해운업계에서는 비교적 익숙한 형태로 인식된다. 시도그룹의 외형은 2000년대 들어 빠르게 확장됐다. 권혁 회장은 2004년 시도쉬핑 한국영업소와 유도해운을 설립했고, 2009년에는 시도항공여행사를 인수했다. 이들 회사는 2005년 12월까지 권혁 회장이 대표이사로 직접 운영했다. 시도상선은 이 시기를 거치며 직원 수가 100명을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5년 12월 이후에는 권혁 회장이 회장 직함으로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시도그룹의 또 다른 특징은 해외 거점 활용이다. 일본을 포함한 해외에서 선박을 확보하고, 선박별로 단선회사를 설립해 운용하는 방식은 국제 해운업계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돼 왔다. 선박 한 척을 하나의 법인에 귀속시키는 방식은 위험을 분산하고 자금 운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러한 운영 방식은 국세청 조사 과정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해외 법인과 국내 법인 간 거래 관계, 자금 이동, 수수료 배분 방식 등이 세무 당국의 검증 대상이 됐다. 시도그룹은 선박 운용과 관련해 국제 해운업계의 관행을 따랐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고, 실제 사법 판단에서도 일부 혐의는 무죄로 결론 났다. 외형상 시도그룹은 대기업 집단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해운업계에서는 ‘선단 중심 기업’으로 인식돼 왔다. 자산 규모나 매출보다 보유하거나 관리하는 선박의 수와 항로가 기업의 위상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는 산업 특성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시도그룹이 관리해 온 선박 규모가 한때 국내 상위권에 속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도그룹은 비상장 중심의 기업집단이어서 그룹 전체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공시된 일부 계열사 실적과 해운업계 평가를 종합하면, 자동차선 운송 호황기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단을 직접 보유하고 관리하는 방식은 시황이 좋을 때 운송 단가 상승의 영향을 비교적 빠르게 반영하는 특징을 가진다. 경영 방식 역시 비교적 일관돼 왔다. 시도그룹은 오랜 기간 오너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를 유지하며 외부 자본이나 금융권 차입에 대한 의존도를 상대적으로 낮게 관리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격적인 외형 확대보다는 선박 확보와 운용 효율에 초점을 맞춘 선택이었다는 시각이 많다. 이 같은 방식은 해운 시황 변화에 따라 명암을 드러냈다. 해운 경기가 호조를 보일 때는 선단을 보유한 기업의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지만, 시황이 꺾일 경우 자산 부담 역시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시도그룹 역시 글로벌 해운 시황의 변화 속에서 사업 환경의 영향을 받아 왔다. 시도그룹을 둘러싼 논의는 단일 기업의 경영 방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해외 법인 활용, 선박별 법인 설립, 국제 항로를 통한 수익 창출은 글로벌 해운업계 전반에서 반복돼 온 방식이다. 다만 이러한 관행이 각국의 세법과 충돌할 때 논쟁이 발생해 왔다. 시도그룹은 한국 해운 산업이 성장하던 시기에 선단을 확대하며 존재감을 키운 기업이다. 동시에 국제 해운업계의 관행과 국내 제도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평가의 대상이 돼 왔다. 시도그룹의 모습은 권혁 회장의 경영 방식과 분리해 보기 어렵다.
2026-01-07 07: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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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이후의 경쟁력…한국 대기업, 전략 무대가 바뀐다
※ '강철부대'는 철강·조선·해운·방산 같은 묵직한 산업 이슈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붉게 달아오른 용광로, 파도를 가르는 조선소, 금속보다 뜨거운 사람들의 땀방울까지. 산업 한복판에서 만나는 이슈를 '강철부대원'처럼 직접 뛰어다니며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주말, 강철부대와 함께 대한민국 산업의 힘을 느껴보세요! <편집자주> [이코노믹데일리] 한국 대기업들은 더 이상 '무엇을 더 만들 것인가'를 묻지 않는다. 대신 사업을 키우기 전에 리스크가 폭발하지 않도록 구조를 먼저 설계할 수 있을지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공장 증설과 설비 투자가 성장의 상징이던 시기를 지나 이제 경쟁력의 무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연료전지 제조 자회사 청산, 한화그룹은 에너지 계열 지분 구조 재편 등에 나섰다. 이들 대미 수출기업들의 통관 리스크 대응 강화는 각기 다른 사안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제조와 외형 확장을 중심에 둔 전략에서 벗어나 비용과 리스크가 통제 가능한 구조를 먼저 설계하는 방향으로 기업 전략이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고정비와 물리적 구조 리스크 연료전지·발전설비·신재생 제조 사업은 표면적으로는 미래 산업처럼 보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구조는 결코 가볍지 않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CAPEX)에 프로젝트 단위 수주 구조가 결합돼 규모를 키워도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기 어렵다. 설치 이후에는 장기간 유지·보수와 성능 보증 책임이 뒤따르고 규제 환경 변화에 따라 비용 구조가 흔들릴 가능성도 크다. '만들수록 좋아지는 사업'이 아니라 '만들수록 고정비가 쌓이는 사업'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최근 대기업 전략의 핵심은 제조 자체가 아니라 제조가 불러오는 구조적 부담을 어디까지 감내할 수 있느냐다. 일부 기업이 제조 사업에서 한 발 물러났다고 해서 해당 산업을 포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직접 키울 영역과 외부에서 조달할 영역을 구분하며 그룹 전략과 맞지 않는 고정비 구조를 사전에 차단하는 선택에 가깝다. 통관·증빙이 가르는 제도적 구조 리스크 미국의 반덤핑·상계관세, 232조 관세, 우회덤핑 규제가 상시화되면서 대미 수출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은 관세율이 아니라 통관 단계의 설계로 옮겨갔다. 품목 분류 방식, 철강·알루미늄 함량 가치 산정 기준, 증빙 체계 관리 수준에 따라 실제 부담 비용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회계·법무·통관·지배구조가 비용으로 인식됐다면 지금은 이 영역들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같은 제품을 만들어도 구조 설계에 따라 이익이 남을 수도, 리스크로 돌아올 수도 있는 환경이다. 생산 능력보다 내부 통제와 설계 역량이 먼저 평가받는 시대가 된 셈이다. 자본과 지배가 만드는 전략적 구조 리스크 구조부터 손보는 전략은 제조와 수출 현장뿐 아니라 자본과 지배 구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화그룹이 에너지 사업 방향을 논하기에 앞서 자본과 지배 구조를 먼저 정비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최근 한화그룹 오너 3세가 한화에너지 지분 일부를 재무적 투자자(FI)에 매각하며 지분 구조를 재편한 결정은 사업 확대나 축소를 곧바로 판단하기 위한 조치라기보다 향후 전략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사전 정비에 가깝다. 그동안 한화에너지는 오너 일가 개인 자본이면서 동시에 그룹 지배 구조와 맞물려 있는 특수한 위치에 있었지만 이번 거래를 통해 그룹 전략을 위한 자본과 오너 개인이 운용할 수 있는 자본의 역할이 보다 명확히 분리됐다. 특히 그룹 핵심 비상장 계열사에 외부 자본을 받아들였다는 점은 의미가 작지 않다. 이는 당장의 상장이나 사업 방향을 예고하기보다 향후 에너지 사업을 키우거나 조정할 경우 외부 자본의 검증과 시장 기준을 수용할 수 있는 구조를 미리 만들어두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사업을 먼저 키운 뒤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구조 리스크를 먼저 정리한 뒤 사업 선택지를 열어두는 전략이 전면에 올라온 것이다. '확대' 아닌 '확률' 택한 경영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한국 대기업 전략이 보수적으로 변했다고 보지 않는다. 대신 확률과 회수 가능성을 우선하는 '냉정한 경영'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보다 비용과 리스크가 폭발하지 않도록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가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됐다는 의미다. 공장을 짓지 않는 선택은 위축이 아니다. 규제와 비용, 자본과 리스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한국 대기업들은 이미 경쟁의 무대가 바뀌었음을 읽어냈다. 더 많이 만드는 쪽이 아니라 무엇을 만들지 않고 어떤 구조를 남길지를 설계하는 쪽으로 조용히 이동하고 있다. 생산량이 아니라 구조의 완성도가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국면이다.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 한국 대기업들은 더 이상 공장 앞에 서 있지 않다. 생산량을 늘리는 경쟁에서 벗어나 관세와 자본, 지배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승부하는 기업만이 다음 판에 남고 있다.
2025-12-20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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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지분 18% 넘긴 호반…'단순 투자'라면서 경영권 반경까지 넓히나
[이코노믹데일리] 호반건설이 한진칼과 LS 등 대기업 지배구조 핵심에 연달아 지분을 확보하면서 ‘단순 투자’라는 기존 설명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대헌 대표가 이끄는 호반그룹의 지분 매집 전략은 자본 축적을 넘어 대기업 의사결정 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재무적 투자를 내세우지만, 결과적으로는 재벌식 지배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서 제기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한진칼 지분을 비롯해 산일전기, 모델솔루션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한진칼의 경우 취득원가 6455억원 대비 장부가액은 9008억원으로 평가된다. 산일전기 역시 취득원가 20억원에 장부가액은 90억원으로 집계돼 약 350%에 이르는 평가이익을 기록 중이다. 주식 투자 성과가 본업 수익을 위협적으로 앞서는 과정에서, 호반그룹이 지분을 ‘수익 창출 수단’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호반건설 전체 금융자산의 규모를 보면 흐름은 더욱 뚜렷해진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당기손익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장부가액은 1조6748억원이다. 취득원가 1조4670억원보다 2000억원 넘는 평가이익이 발생했다는 의미지만, 문제는 이 자산들이 대기업 지배구조의 핵심 지분이라는 점이다. 호반그룹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8.46%다. 호반건설과 100% 자회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가 공동 보유한 지분으로, 이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 범위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지분율만 보면 한진그룹 핵심 의사결정 과정에서 견제력이 형성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매각하면서 확보한 자금을 다시 한진칼 매입에 투입할 경우 지분율은 20%대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현금성 자산과 금융상품을 더하면 단기간에 1조원대 현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칼이 대한항공을 지배하는 실질적 지주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호반그룹은 ‘비상장 중견 건설사’에서 ‘항공·물류 그룹의 영향권’까지 확대되는 셈이 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을 경계하는 시각도 나온다. 건설사라는 산업 정체성과 달리 자본시장과 대기업 지배구조 중심에 영향력을 확장하는 방식이 시장 질서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정 기업의 대규모 지분 변동은 주가에 직접적인 파급력을 가지며, 중견 건설사가 상장사 경영권 주변부에 깊숙이 침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란도 따른다.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수할 여력 역시 여전히 충분하다. 호반산업은 LS 지분 일부 매각으로 약 1000억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이 향후 한진칼 지분 매집에 직·간접적으로 사용될 경우, 호반의 ‘단순 투자’ 설명은 더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호반그룹은 “산업 성장성을 보고 결정한 재무적 투자”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호반산업과 호반호텔앤리조트를 통해 분산된 지분 보유 방식, LS 지분 매각 타이밍, 한진칼 지분율 확대 조정 등을 종합하면 ‘투자’가 아니라 ‘지배력 구축을 위한 준비작업’이라는 해석이 더 무게를 얻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의 현재 위치는 단순 투자자라기보다 견제력을 가진 투자집단에 가깝다”며 “대기업 지배구조에 중견 건설사가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방식이 시장 건전성 차원에서 바람직한지 계속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5-12-03 11: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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