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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경찰의 보이스피싱 연루…검찰 징역 5년 구형
[경제일보]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죄수익 세탁 과정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경찰 출신 피고인에게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급전 대출을 받으려다 조직에 속았다는 피고인 주장과 18년 경력 경찰관이 범행을 몰랐을 리 없다는 검찰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재판의 쟁점은 결국 ‘고의성’ 여부로 좁혀졌다. 20일 부산지방법원 형사6부(재판장 임성철)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0대)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재판부에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 17일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2166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받은 뒤 현금으로 인출했다. 이후 일부 자금은 일본 엔화와 상품권으로 바꿔 전달책에게 넘긴 혐의를 받는다. 수사기관은 단순한 계좌 제공이 아니라 범죄수익의 흐름을 끊고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세탁 단계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이 주목받는 이유는 피고인의 신분 때문이다. A씨는 당시 부산경찰청 소속 경찰공무원이었다. 금융사기와 민생범죄 단속을 맡는 경찰 조직 내부에서 현직 경찰관이 보이스피싱 사건으로 법정에 선 것은 시민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A씨는 사건 연루 사실이 확인된 뒤 지난해 7월 직위해제됐다. 법정에서 A씨는 범행 의도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신용도가 낮아 대출이 어려웠다”며 “통장에 돈이 입금되면 거래 실적이 쌓여 대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믿었다”고 진술했다. 또 “보이스피싱은 주로 수사기관이나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줄 알았는데 상대방은 은행 직원을 내세워 의심하지 못했다”고 했다. 엔화 환전과 상품권 구매 역시 시키는 대로 했을 뿐 범죄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그러나 검찰 시각은 달랐다. 검찰은 단순히 돈을 찾아 전달한 수준이 아니라 자금을 엔화와 상품권으로 바꾸는 과정 자체가 전형적인 범죄수익 은닉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현금은 이동 경로를 좁히기 쉽고 외화나 상품권은 추적이 상대적으로 까다롭다. 검찰은 “피고인은 단순 인출에 그치지 않고 범죄수익 처리에 적극 가담했다”며 “18년간 경찰로 근무한 사람이 이러한 비정상 거래를 몰랐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오히려 피고인의 행동이 무고함을 보여준다고 반박했다. A씨가 상대방에게 자신의 경찰 신분까지 밝혔다는 점에서 범행 의도가 있었다면 스스로 신분을 드러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경찰 재직 중 관련 수사 업무를 담당한 적이 없고 사건으로 개인적 이익도 얻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조계는 이번 사건의 판단 기준을 ‘인지 가능성’에서 찾는다. 피고인이 범죄 조직의 실체를 처음부터 알았는지 여부만이 아니라 통상적인 금융 거래와 다른 방식의 지시를 받으면서도 이를 수상하게 여기지 않았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뜻이다. 계좌로 입금된 돈을 곧바로 인출하고 다시 외화와 상품권으로 바꾸어 전달하는 행위는 일반 대출 절차와는 거리가 멀다. 재판부가 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유무죄는 물론 양형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최근 법원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해 엄정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총책뿐 아니라 인출책 전달책 환전책 등 역할을 나눠 움직이는 조직형 범죄 특성상 하부 가담자 역시 피해 확산의 핵심 고리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공직자가 연루된 사건은 일반 사건보다 더 무거운 사회적 책임이 뒤따른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번 재판은 한 개인의 형사책임을 넘어 공직 사회의 윤리와 내부 통제 수준까지 함께 묻고 있다. ‘속아서 이용당한 피해형 가담자’라는 주장과 ‘알고도 협조한 공범’이라는 검찰 논리 중 어느 쪽이 받아들여질지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선고는 다음 달 15일에 이루어 진다.
2026-04-20 16: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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