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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공" 논란 지나자 이번엔 5·18 '탱크데이'…정용진의 스타벅스 리스크 다시 도마 위
[경제일보] 정용진 회장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마케팅 실수로만 보지 않는 분위기가 짙다. 오너의 메시지와 그룹의 역사 인식, 브랜드 감수성 관리 실패가 오랜 기간 누적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스타벅스코리아가 5·18민주화운동 46주년인 18일 진행한 이른바 ‘탱크데이’ 프로모션은 하루 만에 그룹 전체를 뒤흔드는 위기로 번졌다. 온라인 이벤트 페이지에는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가 함께 노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이를 두고 5·18 당시 계엄군 탱크 진입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키는 표현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 회장은 오늘(19일) 직접 사과문을 냈다. 정 회장은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이라고 규정하며 “대한민국 공동체의 역사적 아픔에 대한 그룹 전체의 역사 인식과 감수성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사태 발생 경위 조사와 마케팅 심의 체계 전면 재정비, 전 임직원 대상 역사·윤리 교육 실시 등을 약속했다. 사과와 함께 인사 조치도 즉각 이뤄졌다. 정 회장은 이번 이벤트 책임을 물어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전격 경질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여론 확산 속도를 예상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스타벅스는 국내에서 단순 커피 브랜드를 넘어 하나의 생활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MZ세대와 소비 감수성에 민감한 소비층 비중이 높다. 정치·역사·젠더·환경 이슈에 대한 브랜드 태도까지 소비 판단 기준이 되는 시대다. 이 때문에 대기업 계열 소비 브랜드는 제품보다 메시지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문제는 이번 논란이 돌발 사고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통업계 내부에서는 오래전부터 “신세계 계열 브랜드는 오너 개인의 메시지와 지나치게 강하게 연결돼 있다”는 우려가 반복돼 왔다. 실제 정 회장은 과거 SNS를 통해 ‘멸공’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정치·이념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당시 논란은 스타벅스와 이마트 등 계열사 불매 움직임으로까지 번졌고 해외 외신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유통기업 총수가 정치적 메시지 논쟁의 중심에 서는 장면 자체가 브랜드 리스크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5·18 논란 역시 그 연장선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오너 개인의 발언과 그룹 브랜드의 정체성이 반복적으로 충돌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미 2022년 ‘서머 캐리백 발암물질’ 사태를 겪으며 대규모 리콜과 소비자 신뢰 하락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에도 대응 지연과 위기관리 실패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후 브랜드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사태로 다시 내부 통제 시스템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격과 상품 경쟁력이 브랜드를 만들었지만 지금은 기업이 사회적 메시지를 어떻게 읽고 대응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며 “특히 역사 문제는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이벤트 명칭 하나가 아니라 그 표현이 아무 제동 없이 승인되고 집행됐다는 점”이라며 “브랜드 내부에 역사 감수성을 검증할 최소한의 필터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했다. 정 회장의 대응 속도 자체는 과거 대기업 위기관리 사례와 비교하면 빠른 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논란 하루 만에 공개 사과와 대표 경질까지 단행했기 때문이다. 다만 재계 안에서는 “인적 조치만으로 끝날 사안은 아니다”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실제 이번 논란은 단순한 광고 문구 실수를 넘어 대기업 소비 브랜드가 역사와 사회적 기억을 어디까지 이해하고 관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민주화운동과 국가폭력이라는 민감한 역사적 상처를 상업 마케팅과 연결한 것처럼 비쳤다는 점에서 소비자 반발 강도도 예상보다 훨씬 컸다. 정 회장 입장에서도 부담은 적지 않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유통업 침체와 소비 둔화 속에서 이마트 수익성 회복과 스타벅스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그룹 전체 ESG 경영과 브랜드 이미지 개선 작업도 병행 중이다. 그러나 오너 리스크 논란이 반복될 경우 기업 가치와 소비자 충성도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향후 대기업 마케팅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자극적 문구와 밈(meme) 활용이 젊은층 공략 수단으로 통했지만 이제는 역사·정치·사회적 맥락까지 함께 검증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는 결국 시대 감수성을 파는 사업”이라며 “특히 스타벅스처럼 상징성이 큰 브랜드는 상품보다 메시지 하나가 더 큰 파장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사건이 다시 보여줬다”고 말했다.
2026-05-19 09:25:40
5·18에 '탱크 데이'를 올린 스타벅스의 위험한 무감각
[경제일보] 기업은 상품만 파는 시대를 이미 오래전에 지나왔다. 소비자는 커피 한 잔을 사면서도 브랜드의 태도와 감각 그리고 가치관까지 함께 소비한다. 그래서 글로벌 브랜드일수록 역사와 사회 문제 앞에서는 훨씬 더 조심스럽다. 작은 표현 하나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특정 날짜와 상징이 어떤 의미로 읽힐지까지 검토한다. 그것이 거대한 브랜드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번 ‘탱크 데이’ 논란은 충격적이다. 가벼운 실수나 해프닝 수준으로 넘기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5·18 민주화운동 46주년 기념일에 ‘탱크 데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열고 거기에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까지 붙였다. 이것이 과연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아무 문제의식 없이 통과될 수 있는 표현이었다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1980년 광주에서 시민들이 마주했던 것은 실제 탱크와 총칼이었다. 시민들은 국가 권력이 동원한 무력 앞에서 쓰러졌다. 그 상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1987년 박종철 열사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말은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 폭력과 권력의 거짓말을 상징하는 문장이 됐다. 그런데 스타벅스는 하필 5·18 기념일에 ‘탱크’와 ‘책상에 탁’을 할인 행사 문구로 끌어왔다. 이쯤 되면 문제는 문구 선택 차원을 넘어선다. 역사적 감수성과 공적 책임 의식 자체가 무너진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형사법에는 ‘미필적 고의’라는 개념이 있다. 결과를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았더라도 그 위험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그 가능성을 용인한 채 행위를 이어갔다면 책임 논의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물론 이번 사건을 곧바로 법적 책임 문제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이 표현이 어떤 역사적 상처를 건드릴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 제기조차 조직 내부에서 작동하지 않았다면 그것 역시 심각한 문제다. 더욱이 기업은 일반 개인과 다르다. 사회적 영향력과 경제적 파급력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대형 브랜드의 메시지는 광고 문구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사회적 신호로 읽힌다. 그래서 글로벌 기업일수록 역사·인권·전쟁과 관련된 표현 검증에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입한다. 그런데 스타벅스코리아는 가장 기본적인 검수조차 작동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대기업 마케팅은 개인 실무자 한 명이 즉흥적으로 올리는 작업이 아니다. 기획과 승인, 검토 절차를 거친다. 팀장과 임원 검토가 있고 홍보와 법무 부서 확인도 뒤따른다. 특히 스타벅스처럼 브랜드 이미지가 핵심 자산인 기업이라면 더 엄격해야 정상이다. 그럼에도 이런 표현이 그대로 외부에 공개됐다는 것은 결국 두 가지 중 하나다. 아무도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거나 누군가는 문제를 인식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심각하다. 광주전남추모연대가 “천박한 역사 인식”이라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표현이 거칠다고 해서 본질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많은 국민은 이번 사안을 해프닝 수준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는 행사를 중단하고 사과문을 냈다. 손정현 대표 명의의 사과문에는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문장이 담겼고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 그러나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왜 이런 표현이 등장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기 때문이다. 국민은 지금 사과문 한 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묻고 있다. 기업 내부에 역사 감수성이 남아 있기는 한 것인지 묻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결국 손정현 대표를 전격 경질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오너 입장에서는 브랜드 리스크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서도 안 된다. 대표 한 명 바꾸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정리됐다고 생각한다면 그것 역시 위험한 착각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미 2022년 ‘서머캐리백 발암물질’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당시에도 소비자들은 제품 자체보다 기업 대응 방식에 더 크게 실망했다. 결국 대표 교체로 이어졌다. 그런데 몇 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사회적 논란 끝에 대표가 물러나는 상황이 반복됐다.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브랜드 운영 철학과 내부 검수 체계 전반을 다시 들여다봐야 할 수준이라는 의미다. 특히 이번 사건은 한국 기업들이 여전히 역사 문제를 얼마나 안이하게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해외 글로벌 기업들은 인권과 역사 문제에 극도로 민감하다. 광고 한 장, 문구 하나에도 수십 번 검토를 거친다. 잘못 건드렸다가는 브랜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일부 기업들은 아직도 역사적 상징을 마케팅 소재처럼 소비하려는 태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문제는 그런 태도가 이제는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 소비자는 가격만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 기업이 어떤 태도를 가진 조직인지 함께 본다. 특히 스타벅스처럼 젊은 세대와 가치 소비 성향이 강한 고객층을 기반으로 성장한 브랜드라면 더욱 그렇다. 기업은 정치적 중립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역사적 무감각까지 용인받을 수는 없다. 5·18은 아직 끝난 과거가 아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목숨을 걸었던 역사다. 그날을 기억하는 국민 앞에서 ‘탱크 데이’라는 이름의 할인 행사가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스타벅스코리아의 수준을 보여준다. 브랜드는 로고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결국 태도로 완성된다. 이번 사태는 스타벅스가 그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잊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으로 오래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2026-05-18 22:30:00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에 대표 경질…정용진 초강수 왜 나왔나
[경제일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불거진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손정현 대표를 전격 경질했다. 단순 사과나 실무진 문책 수준을 넘어 최고경영자 해임 카드까지 꺼내 들면서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정 회장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손 대표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진행한 텀블러 프로모션 행사 과정에서 사용된 일부 문구가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확산된 데 따른 조치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손 대표뿐 아니라 행사 기획과 승인 과정에 관여한 관련 책임자들에 대해서도 문책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브랜드 이미지 훼손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오너 차원의 강경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탱크 데이’와 ‘책상에 탁’…논란은 어떻게 커졌나 논란의 발단은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15일부터 진행한 텀블러 프로모션 이벤트였다. 행사 과정에서 사용된 ‘탱크 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가 문제가 됐다. 처음에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분위기는 급속히 달라졌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둔 시점에 ‘탱크’라는 표현이 군부 시절 무력 진압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 역시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 발표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확산됐다. 특히 두 표현이 같은 이벤트 기간 안에서 함께 사용됐다는 점이 논란을 더욱 키웠다. 단순 문구 선택 실수라기보다 역사적 비극을 희화화하거나 가볍게 소비한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반응이 이어진 것이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계엄군에 맞섰던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이런 행사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반발도 거셌다. 광주전남추모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탱크’는 1980년 5·18 당시 계엄군 탱크를 연상시키고 ‘책상에 탁’은 박종철 열사 사건 당시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군사정권 발표를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영진의 편향된 역사 인식이 마케팅이라는 가면을 쓰고 교묘하게 표출된 결과가 아닌지 의심된다”며 “천박한 역사 인식으로 오월 영령을 모독한 스타벅스코리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SNS에서는 “어떻게 이런 표현이 검수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느냐”는 반응이 이어졌고 일부 이용자들은 스타벅스 불매 움직임까지 언급했다. 한 누리꾼은 “5·18 46주년에 탱크데이 행사를 한 것은 실수가 아니라 고의에 가깝다”며 “오늘부터 스타벅스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탱크와 관계없는 텀블러 이름을 굳이 그렇게 붙인 이유를 모르겠다”며 “더 이상 스타벅스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트산업노동조합도 논평을 내고 “신세계그룹은 반역사적 극우 행보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공개 비판…정치권으로 번진 논란 논란은 결국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공개 비판에 나서면서 사건은 단순 기업 마케팅 논란을 넘어 사회적 이슈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역사적인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희생자들과 시민들의 피어린 투쟁을 모독하는 ‘5·18 탱크 데이’ 이벤트라니”라며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날 억울하게 죽어간 생명이 대체 몇이고 그로 인한 정의와 역사의 훼손이 얼마나 엄혹한데 무슨 억하심정으로 이런 짓을 저질렀을까”라며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행정적·법적·정치적 책임이 주어져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또 “5·18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사과는 했느냐”고 반문하며 스타벅스코리아 측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현직 대통령이 특정 기업의 마케팅 논란을 직접 거론하며 공개 비판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이번 논란이 역사 인식과 민주주의 가치 문제로까지 연결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스타벅스 사과했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스타벅스코리아는 우선 일부 문구를 수정했다. ‘책상에 탁’ 표현은 ‘작업 중 딱’으로 바뀌었고 ‘탱크 데이’는 ‘탱크 텀블러 데이’로 수정됐다. 그러나 비판 여론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스타벅스 측은 행사 자체를 중단했다. 이후 애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시했고 손 대표 명의의 사과문도 별도로 배포했다. 손 대표는 사과문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표현이 담긴 마케팅으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으신 5·18 영령과 오월 단체 광주 시민분들 그리고 박종철 열사 유가족분들을 비롯해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앞장섰던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엄중한 역사적 의미를 가진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연관된 내용이 매우 부적절하게 사용됐음을 인지했고 즉시 행사를 중단했다”며 “사고 발생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묻는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역사 의식과 윤리 기준 교육을 실시하고 행사 사전 검수 절차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미 여론은 사과문만으로 수습되기 어려운 수준까지 번진 뒤였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결국 대표 교체라는 초강수를 선택한 배경에도 이런 상황 판단이 깔려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서머캐리백 사태’ 이어 또 대표 교체…반복되는 브랜드 리스크 스타벅스코리아는 앞서 2022년 ‘서머캐리백 발암물질’ 논란으로 당시 송호섭 대표가 물러난 데 이어 이번에도 사회적 논란 끝에 대표 교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당시 스타벅스코리아는 여름 사은품으로 제공한 서머캐리백에서 발암 가능 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되며 거센 소비자 반발에 직면했다. 이후 제품 자발적 회수와 사과가 이어졌고 결국 송 전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번에 해임된 손 대표는 2007년 SK텔레콤에 입사한 뒤 2015년 신세계I&C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20년 신세계I&C 대표이사에 올랐고 2022년 10월부터 SCK컴퍼니 대표를 맡아 약 4년 동안 스타벅스코리아를 이끌어왔다. 업계에서는 반복되는 논란 자체가 스타벅스코리아 내부 리스크 관리 체계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왜 검수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나”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 이벤트 사고 수준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스타벅스 브랜드가 가진 상징성이 크다는 점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다른 커피 브랜드와 다르다. 젊은 소비층과 도심 직장인 고객 비중이 높고 브랜드 이미지 소비 성향도 강하다. ESG와 사회적 가치 소비에 민감한 고객층이 핵심 이용자라는 점에서 역사·정치 논란은 일반 외식 브랜드보다 훨씬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최근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은 역사·인권·젠더 문제와 관련된 논란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제품 경쟁력만으로 브랜드가 유지되던 시대가 아니라 기업의 가치관과 사회적 태도까지 소비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 같은 상징 소비 브랜드는 고객들이 단순히 커피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까지 함께 소비한다”며 “역사 논란은 브랜드 신뢰 자체를 흔들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법률적·실무적 관점에서 이번 논란은 기업 내부 통제 체계 문제와도 연결된다. 대기업 마케팅 이벤트는 통상 실무자 기획 이후 팀장과 임원 검토를 거쳐 법무·홍보 부서 확인 절차까지 진행된다. 그런데도 이번 표현들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됐다는 점에서 내부 검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논란은 단순히 특정 단어 하나 때문이 아니라 여러 표현과 시점이 결합되며 역사적 연상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기업의 표현 행위 역시 사회적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특히 민주화운동이나 국가적 비극과 관련된 상징은 의도 여부와 별개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용진의 선택…브랜드 시대의 위기관리 시험대 정 회장 입장에서도 이번 사안을 장기화하기는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 많다. 정 회장은 그동안 SNS 활동과 공개 발언 등으로 자주 화제 중심에 섰고 정치·사회 논란이 그룹 전체 이슈로 번진 경험도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벅스 논란까지 장기화할 경우 신세계그룹 전체 브랜드 이미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내수 침체와 소비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유통업계는 가격 경쟁력만으로 소비자를 붙잡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 브랜드 신뢰와 기업 이미지가 실적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됐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 이벤트 문구 논란을 넘어 한국 대기업의 브랜드 리스크 대응과 위기관리 수준을 보여준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같으면 사과문 한 장으로 정리됐을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기업이 역사와 사회 문제를 얼마나 민감하게 인식하고 대응하느냐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정 회장의 이번 대표 경질 역시 그 변화된 현실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2026-05-18 21: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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