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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실적 반등 발판으로 2035년 매출 15조 도전
[경제일보] 아모레퍼시픽이 창립 80주년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재도약을 본격화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단순한 실적 회복을 넘어 사업 구조 개편과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통합 뷰티 & 웰니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며 2035년 매출 15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아모레퍼시픽은 1945년 창립 이후 ‘아름다움과 건강으로 인류에 공헌한다’는 기업 이념 아래 한국 화장품 산업의 성장과 K-뷰티 확산을 이끌어왔다. 창업의 뿌리는 1930년대 개성에서 동백 머릿기름을 만들어 판매한 윤독정 여사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후 서성환 선대 회장을 거쳐 서경배 회장이 글로벌 확장을 주도하며 현재의 기반을 마련했다. 초기부터 이어진 ‘고객 중심’ 전략은 국내 화장품 산업의 혁신을 이끈 핵심 동력으로 평가된다. 1948년 ‘메로디크림’ 출시를 시작으로 1954년 국내 최초 화장품 연구소 설립, 1958년 미용 전문지 발간, 1961년 미용 상담 서비스 도입 등은 당시로서는 선도적인 시도였다. 이후에도 세계 최초 녹차 화장품 개발과 쿠션 제품 혁신 등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이 같은 역사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의미 있는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4조6232억원, 영업이익은 3680억원으로 집계되며 2019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 비용 절감이 아닌 사업 구조 개선과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이 성과로 이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해외 사업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중화권 사업은 구조 안정화를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일본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브랜드 경쟁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브랜드별 성과 역시 고르게 나타났다. 라네즈는 북미와 유럽, 일본 시장에서 스킨케어와 립 제품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했으며 글로벌 유통 채널에서 입지를 강화했다. 에스트라는 국내 시장 1위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하며 더마 브랜드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설화수는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제품 카테고리 측면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기존 스킨케어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더마, 메이크업, 헤어, 웰니스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이 단순 화장품 기업을 넘어 종합 뷰티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전략 또한 보다 정교해지고 있다. 미국 시장을 핵심 테스트베드로 삼아 브랜드와 카테고리 확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주요 유통 채널과의 협업을 통해 시장 진입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과 APAC 지역에서는 이커머스 중심으로 채널 전략을 전환하고 중국에서는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아모레퍼시픽은 ‘에브리원 글로벌(Everyone Global)’ 전략을 통해 한국, 북미, 유럽, 중국, 일본·APAC, 인도·중동 등 핵심 시장 중심의 글로벌 리밸런싱을 추진하고 있다. ‘홀리스틱(Holistic)’ 전략을 통해 더마, 럭셔리 스킨케어, 메이크업, 헤어, 웰니스까지 아우르는 통합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에이글리스(Ageless)’ 전략으로 바이오 기술 기반 항노화 연구를 강화하고 있으며 ‘AI 퍼스트(AI First)’ 전략을 통해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 등 전 과정에서 인공지능 기반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 경험과 업무 효율성을 동시에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2026-04-29 09: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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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냐 공대냐' 이분법 아닌, 두 영역을 융합하는 전략적 사고 필요.
[경제일보] 의과대학을 향한 대한민국 사회의 열망은 이제 하나의 ‘집단적 신념’에 가까워졌다. 입시를 앞둔 가정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이들까지도 “의대만 가면 인생은 안정된다”는 공식을 거의 의심하지 않는다. 실제로 의사가 되면 비교적 높은 소득, 안정된 직업 지위, 긴 직업 수명이라는 이점이 뒤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이 점에서 의대 선호 현상을 단순한 과열이나 왜곡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과 가정의 합리적 선택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합리성’이 사회 전체로 확장될 때 나타나는 구조적 편향이다. 모든 자원이 한 방향으로 쏠릴 때, 다른 가능성은 말라버린다. 공학, 기초과학, 인문학 등 다양한 영역이 함께 성장해야 할 생태계에서, 의대 쏠림은 결국 국가의 미래 역량을 잠식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공자는 “군자는 의를 따르고 소인은 이익을 따른다(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고 했다. 개인의 선택이 ‘이익’에 치우칠 때, 공동체는 ‘의’라는 균형을 잃기 쉽다. 반면 중국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공대 중심의 인재 양성 정책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연구 중심 대학을 확대하고 과학기술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 우주항공, 바이오 등 미래 산업의 핵심 분야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며 ‘과학기술 패권’을 국가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교육 정책이 아니라, 국가의 장기적 생존 전략에 가깝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데서 시작되고(天下難事 必作於易), 큰 일은 반드시 작은 데서 이루어진다(天下大事 必作於細)”는 구절이 있다. 오늘의 인재 양성 방향은 작아 보일지라도, 결국 수십 년 뒤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큰 결과’로 이어진다. 이 점에서 중국의 선택은 느리지만 분명한 축적의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대를 선호하는 한국과 공대를 중시하는 중국, 어느 쪽이 더 ‘희망’이 있는가. 이 질문에 단정적으로 답하기는 쉽지 않다. 의료 인력 역시 사회에 필수적이며,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한국에서 의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문제는 ‘비율’과 ‘균형’이다. 한 사회가 특정 직업군에 과도하게 집중할 때, 그 사회는 외부 충격에 취약해진다. 맹자는 “항산이 있어야 항심이 있다(恒産者有恒心)”고 했다. 안정된 생계 기반이 있어야 올바른 마음도 유지된다는 뜻이다. 한국 사회가 의대를 선호하는 배경에도 바로 이 ‘항산’에 대한 갈망이 있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항산’은 개인의 안정과는 다른 차원이다. 그것은 산업 경쟁력, 기술 자립, 혁신 역량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 기반이 약해질 경우, 개인의 안정 역시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선택의 방향이 아니라 선택의 구조다. 의대와 공대가 대립하는 구도가 아니라, 서로를 지탱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해법이다. 의료 역시 과학기술과 결합할 때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 바이오 기술,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 인공지능 등은 의학과 공학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대표적 영역이다. 한국이 진정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의대냐 공대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두 영역을 융합하는 전략적 사고일 것이다. 지금과 같은 의대 일극 체제가 지속된다면, 한국은 안정된 개인은 많을지언정 도전하는 국가는 되기 어렵다. 반대로 중국식 공대 집중 전략은 단기적으로 개인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말해, 희망은 특정 선택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균형과 안목에 있다. 눈앞의 안정만을 좇는 사회는 결국 정체에 빠지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회는 일시적 불안을 감수하더라도 도약의 기회를 얻는다. 지금 한국 사회가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 아이를 어디에 보낼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 사회를 어디로 이끌 것인가”이다.
2026-04-0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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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4.5% 시대'의 경고…한국 경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생존으로
[경제일보] 중국이 결국 ‘5% 성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내려놓았다. 중국 정부는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 업무보고에서 2026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4.5~5% 수준으로 제시했다. 지난 수십 년간 고속 성장을 이어온 중국이 사실상 ‘5% 이하 성장 시대’를 공식화한 셈이다. 이는 단순한 수치 조정이 아니다. 중국 경제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양적 팽창 모델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구조적 선언이자 새로운 산업 질서를 향한 전략적 전환의 신호다. 문제는 이 변화가 한국 경제에 결코 가벼운 파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 경제는 지난 30여 년 동안 중국의 고속 성장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함께 성장해 왔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자 핵심 시장이었고 한국 기업들은 중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중요한 공급망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시절, 한국은 그 공장에 부품과 소재를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였다. 그러나 지금 그 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단순한 성장률 둔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 경제의 성장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양회에서 중국 지도부가 강조한 핵심 키워드는 ‘신질 생산력’과 ‘기술 자립’이다. 인공지능, 바이오 기술, 양자 컴퓨팅, 휴머노이드 로봇 등 미래 산업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 변화는 한국 경제에 구조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동안 한국의 대중국 경제 전략은 비교적 분명했다. 첨단 부품과 장비를 중국에 공급하고 중국의 생산 능력과 거대한 시장을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중국이 기술 자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이러한 구조는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중국은 더 이상 단순한 조립 공장이 아니라 한국의 주력 산업을 직접 위협하는 경쟁자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이차전지 같은 핵심 산업에서 이러한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중국은 이미 범용 반도체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했고 첨단 메모리 분야에서도 국가 차원의 자본을 투입하며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이차전지 산업에서도 중국 기업들은 막대한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공급망 문제도 가볍게 볼 수 없다. 희토류와 핵심 광물 등 전략 자원에 대한 중국의 통제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이러한 자원은 첨단 산업의 필수 재료이기 때문에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한국 제조업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이 경제 안보를 이유로 자원 통제를 강화한다면 그 충격 역시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중국 내수 시장의 변화 역시 중요한 변수다. 과거 중국 소비자들에게 ‘한국 제품’은 품질과 기술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서는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애국 소비’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동시에 중국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그 결과 한국 가전과 화장품, 자동차 등 주요 소비재 산업이 중국 시장에서 겪는 경쟁 압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경제가 더 이상 과거의 방식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중국의 성장 둔화는 단순한 외부 변수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 구조 자체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기술 경쟁력의 절대적 우위를 유지하는 일이다. 반도체와 배터리, 인공지능, 바이오 등 전략 산업에서 중국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기술 격차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인재 확보를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급망 안정성 역시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는 언제든 경제적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중동 등 새로운 시장과 공급망을 확대하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중요해질 것이다. 이는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라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경제 체질을 만드는 과정이다.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 단순한 상품 수출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서비스와 콘텐츠,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경쟁력을 재구성해야 한다. 중국 소비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방식의 시장 접근은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국가 차원의 전략적 대응이다. 중국은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방식으로 산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역시 산업 정책과 통상 전략, 기술 개발 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산업 환경 속에서 대응 속도와 전략적 일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의 ‘4.5% 시대’는 단순한 경제 지표의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아시아 경제 질서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다. 한국 경제가 과거의 성공 모델에 머물러 있다면 이러한 변화는 위기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산업 전략과 경제 구조 개혁을 추진한다면 오히려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지금 한국 경제에 필요한 것은 과거의 성장 경험에 대한 안주가 아니라 냉정한 현실 인식이다. 중국의 변화는 우리에게 분명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양적 성장의 시대가 저물어 가는 지금, 한국 경제는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남느냐’라는 질문에 답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2026-03-09 13:2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