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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스라엘, 이란 공습 재개 경고…중재국들 휴전 연장 총력전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확전 기로에 섰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협상 진전이 없을 경우 며칠 안에 이란에 대한 공습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카타르와 파키스탄 등 중재국들은 휴전 연장과 협상 재개를 위한 막판 조율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재개할 수 있으며 중재국들이 이를 막기 위해 의향서나 양해각서 형태의 제한적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논의의 초점은 정식 종전 합의가 아니라 휴전을 연장하고 향후 핵 협상의 틀을 만드는 데 맞춰져 있다. 로이터도 카타르 협상단이 미국과의 조율 아래 이란 테헤란에 도착해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 도출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타르는 그동안 중동 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왔지만, 이번 전쟁 과정에서 자국 액화천연가스 시설이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 피해를 입으면서 한동안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영국 가디언은 카타르 중재단의 테헤란행을 두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미국 제재 완화를 둘러싼 협상이 중대 국면에 접어든 신호라고 해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논의 중인 방안에는 30일간 핵 협상을 이어가도록 하는 양해각서가 포함될 수 있으며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재고 문제는 후속 협상으로 미루는 방식이 거론된다. 핵심 쟁점은 이란 핵 프로그램이다. 미국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장기간 중단하고 무기급에 근접한 핵물질을 해외로 반출하거나 미국 측에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은 즉각적인 합의는 전쟁 종식, 호르무즈 해협 제한 해제, 금융 제재 완화에 국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로이터는 미국과 이란이 핵물질 재고와 우라늄 농축 문제에서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란의 핵무기 보유는 용인할 수 없다는 미국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는 이란의 농축 능력과 핵분열 물질 재고 문제를 반드시 다뤄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WSJ은 제한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 등 경제 분야 표적을 겨냥해 단기간 공습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 카드지만 이란은 추가 공격이 있을 경우 광범위한 보복에 나서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확전을 감수하고 군사 압박을 재개할지 아니면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기존 요구를 일부 완화하고 외교적 시간을 더 줄지 결정해야 한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한적 공습을 요구하는 보수 진영과 참모들의 압박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외교에 시간을 더 주려는 기류도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의 온도 차도 변수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능력을 충분히 억제하지 않는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과 협상을 통해 전쟁을 관리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미국과 이스라엘 간에도 전술적 견해차가 드러나고 있다. 중재국들의 목표는 당장 완전한 평화협정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휴전 붕괴를 막고 핵 협상과 제재 완화,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다음 단계로 넘길 수 있는 최소한의 정치적 문서를 만드는 데 있다. 파키스탄은 미국과 이란 사이의 주된 중재자로 움직이고 있고 카타르는 테헤란 현지 협상을 통해 접점 찾기에 나섰다. 문제는 시간이다. 휴전이 흔들릴수록 군사적 오판 가능성은 커지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에너지 시장과 글로벌 물류망에 곧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란이 해상 통행 제한과 제재 완화를 먼저 요구하고 미국이 핵물질 처리와 농축 중단을 먼저 요구하는 한 협상의 접점은 좁다. 이번 협상은 단순한 미국·이란 양자 갈등을 넘어 중동 안보 질서 전체와 연결돼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LNG 수송의 핵심 통로다. 전쟁이 재개되면 에너지 가격 상승, 해상 보험료 급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동시에 번질 수 있다.
2026-05-23 09:00:27
유가 폭등에 '제재'마저 푼 트럼프… 이란산 원유 한시적 허용의 속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 유가 급등을 잡기 위해 ‘이란산 원유 제재’라는 강력한 외교적 무기를 일시적으로 내려놓았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해상에 묶여 있는 이란산 원유의 판매를 다음 달 19일까지 한 달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112달러를 돌파하고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트럼프 행정부가 ‘적국’의 자산까지 역이용하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절박한 경제적·정치적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 공포로 하루 1000만~1400만 배럴의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그간 헐값에 사들여 비축해 둔 약 1억4000만 배럴 규모의 제재 대상 원유를 시장에 풀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미국은 이 물량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해 유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겠다는 ‘역설적 전략’을 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국제 금융망 접근은 여전히 차단해 이란이 실질적인 수익을 얻지 못하게 하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에서는 미국이 스스로 세운 제재 기틀을 흔들 만큼 유가 안정이 다급하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유가는 가장 치명적인 정치적 악재다. 물가 상승은 곧 유권자의 표심 이탈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앞서 러시아산 원유 제재를 일부 완화하고 전략비축유 4500만 배럴 방출을 단행하는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유가 잡기’에 올인하고 있다. 당사자인 이란은 미국의 파격적인 유화책을 차갑게 외면했다. 이란 석유부 대변인은 엑스(X)를 통해 “현재 해상에 남아있는 원유 물량은 없으며 국제 시장에 추가로 공급할 물량도 전혀 없다”며 “미 재무장관의 발언은 구매자들에게 헛된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정치적 수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미국의 제안을 거부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 이미 중국 등 우호국을 통해 제재를 피해 음성적으로 원유를 판매하고 있어 굳이 미국이 제안한 ‘한 달짜리 면허’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둘째, 전쟁 중인 미국에 유가 안정을 통한 정치적 승리를 안겨줄 이유가 없다는 이란 정권의 전략적 계산이다. 셋째, 실제 물리적인 추가 공급 능력이 부족할 가능성이다. 이번 조치가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은 이미 미국의 제재 완화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했으나 실제 물량 공급이 이란의 비협조로 지연된다면 오히려 시장의 실망감이 커질 수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는 ‘에너지 지배 전략’의 일환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적국을 제재하던 자산을 상황에 따라 시장의 불쏘시개로 활용하는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 이는 향후 중동 전쟁의 종식 이후 미국이 중동 에너지 공급망을 어떻게 통제하고 재편할지를 보여주는 예고편과 같다. 분석가들은 향후 3주간의 시장 안정화 정도가 이번 조치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본다. 만약 유가가 기대만큼 하락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더 강경한 추가 제재나 다른 산유국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강대강’ 전략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미국의 이번 조치는 전쟁의 수렁 속에서 ‘고유가’라는 경제적 총알을 막기 위한 한 달짜리 방탄복을 입은 셈이다. 이 방탄복이 찢어지는 순간 미국과 이란의 대결 구도는 경제적 타협을 넘어 더욱 극단적인 군사적 충돌로 치달을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다.
2026-03-21 16: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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