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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감익, 기아·KG모빌리티 선방…완성차 2분기 실적 엇갈리나
[경제일보] 국내 완성차 3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관세와 판매 인센티브 확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아는 고수익 차종 중심의 판매 전략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KG모빌리티는 신차와 수출 확대에 힘입어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50조1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은 3조2922억원으로 8.59% 감소하고, 당기순이익은 3조2417억원으로 0.2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 증가와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에 힘입어 외형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더해지면서 분기 기준 처음으로 매출 5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반면 수익성은 1분기부터 반영되기 시작한 미국 자동차 관세 부담이 2분기에도 이어지면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관세 부담 일부를 자체 흡수한 데다 미국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한 판매 인센티브 확대가 수익성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전동화와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 투자와 연구개발(R&D) 비용 증가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기아는 현대차보다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의 2분기 매출액은 31조89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조7841억원으로 0.7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기순이익도 2조3055억원으로 1.6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아는 북미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판매 호조와 레저용 차량(RV), 하이브리드 등 고수익 차종 판매 비중 확대가 실적을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미국 관세 영향을 받고 있지만 제품 믹스 개선과 원가 절감, 환율 효과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하면서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증권가는 평가하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완성차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매출액은 1조28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2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58억원으로 97.1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당기순이익은 204억원으로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개선은 신차 효과와 수출 확대가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액티언과 무쏘 EV 등 신차 판매가 본격화된 데다 유럽과 중남미 등 해외 시장 판매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생산 효율 개선과 원가 절감, 제품 믹스 개선도 수익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흑자 전환 이후 이어진 체질 개선이 올해 2분기에도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에는 업체별 해외 시장 전략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HMGMA)를 중심으로 현지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북미 시장 점유율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도 북미를 중심으로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 인도 시장 공략을 추진하고, KG모빌리티는 튀르키예를 비롯해 서유럽·동유럽과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 시장의 호조만으로 전체 실적을 방어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국가별 시장 환경에 맞춰 판매와 공급 전략을 얼마나 빠르게 조정하느냐가 하반기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했다.
2026-06-30 17: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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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전기사업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전력 DNA, 조연에서 주연되다
[경제일보]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망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HD현대일렉트릭이 전력 인프라 시장의 대표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때 조선업 경기 침체와 함께 그룹 내 비주력 사업으로 평가 받던 중전기 사업이 AI 시대 핵심 산업으로 재조명되면서 HD현대일렉트릭의 경영 DNA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는 것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뿌리는 1977년 현대중공업 중전기 사업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조선·건설·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국가 산업화 과정에서 발전 설비와 송배전 인프라 중요성에 주목했다. 산업화를 위해 공장, 항만, 발전소 뿐만 아니라 이를 연결하는 전력 망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현대중공업은 발전기와 변압기, 차단기 등 중전기 사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출발점 역시 단순 제조업이 아닌 국가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전력 인프라 사업에 있었다. 당시 국내 산업계는 중화학 공업 육성 정책과 맞물려 전력 설비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과 플랜트 사업 확대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발전·송배전 설비 사업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조선업 침체 속 존재감 약화…그룹 내 '조연' 머물러 하지만 전력 사업이 항상 주목 받았던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이후 현대중공업의 핵심 사업은 조선과 해양 플랜트였다. 중전기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지만 그룹 성장을 이끄는 주력 사업으로 평가 받지는 못했다. 특히 2014년 이후 국제 유가 하락과 조선업 침체가 이어지면서 전력 사업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플랜트 투자 감소와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중전기 시장 성장세도 둔화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에서 인적 분할 돼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지만 초기에는 시장 기대가 크지 않았다. 조선업 사이클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고 중전기 산업 역시 전통 제조업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당시 전력 기기 업체들은 시장에서 '안정적이지만 성장성은 제한적인 산업'으로 평가 받았다. 국가 기간 망 유지에 필수적인 사업이라는 점에서 꾸준한 수요는 확보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이끄는 주도 업종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시대가 바꾼 전력 산업 위상 반전 계기는 AI였다. 생성형 AI 확산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AWS),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초대형 데이터 센터 구축 경쟁에 나서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AI 서버는 일반 데이터 센터 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데다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 공급 능력이 필수적이다. 실제 미국을 중심으로 AI 데이터 센터 건설이 잇따르면서 전력 부족 문제가 새로운 산업 과제로 떠올랐다. 데이터 센터를 짓더라도 전력 망 연결이 지연돼 가동 시점을 늦추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AI 산업 성장의 병목이 반도체 부족에서 전력 부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데이터 센터와 산업 현장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송배전 설비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반도체 뿐만 아니라 변압기와 차단기, 전력망 등 전력 인프라 수요 역시 동시에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AI가 바꾼 운명…HD현대일렉트릭 실적 급반등 HD현대일렉트릭은 이러한 변화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았다. 회사의 핵심 사업은 초고압 변압기와 고압 차단기 등 전력 기기 부문이다. 특히 초고압 변압기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도록 고전압으로 변환하는 핵심 설비로 AI 데이터 센터 확대와 전력 망 증설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치로 꼽힌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AI 데이터 센터 건설이 급증하면서 초고압 변압기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 센터를 짓기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송배전 인프라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실적도 가파르게 개선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365억원, 영업이익 258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4.9%로 고수익성을 이어갔다. 1분기에만 17억9700만 달러 규모 신규 수주를 확보해 연간 수주 목표의 42.6%를 채웠고 전체 수주 잔고는 78억8800만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7.2% 늘었다. 북미 전력 망 교체와 AI 데이터 센터 확산에 힘입어 향후 실적 가시성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에서 유럽까지…변압기 슈퍼사이클 올라타다 HD현대일렉트릭은 호황기에 안주하지 않고 생산 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울산 공장과 미국 앨라배마 법인을 중심으로 변압기 생산 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북미 생산 법인에서는 약 2억 달러를 투자해 제2공장을 건설 중이다. 유럽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독일 법인을 설립하고 데이터 센터와 친환경 전력 기기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의 탄소 중립 정책과 재생 에너지 확대에 맞춰 친환경 전력 기기 수요가 늘어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차단기에 사용되던 육불화황(SF6)은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꼽히는 만큼 유럽에서는 자체 개발한 친환경 고압 차단기(SF6-Free)를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텍사스에 ESS 법인을 설립하고 배전·전력관리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이 초고압 변압기 중심의 성장에 더해 배전 기기와 ESS, 친환경 전력 기기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주영의 전력 DNA, AI 시대 성장동력으로 진화 업계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의 현재 호황이 단순 경기 사이클보다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AI 데이터 센터 확산과 전력망 현대화, 신재생 에너지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전력 인프라 수요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미국 관세 정책 변화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 변동성, AI 투자 사이클 둔화 가능성 등은 향후 실적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특히 현재 HD현대일렉트릭 실적 상당 부분이 북미 시장에 집중돼 있는 만큼 미국 전력 투자 정책 변화와 데이터 센터 투자 속도에 대한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이 기존 사업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축적해온 전력 인프라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대 변화에 올라탄 대표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전력 인프라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기술력과 생산 능력, 납기 경쟁력을 균형 있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회사는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글로벌 고객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2026-06-23 17: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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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3사 2분기 실적 엇갈리나…한국·넥센 선전, 금호 주춤
[경제일보] 타이어 업계가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원재료 가격 상승이라는 부담 속에서도 비교적 견조한 2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과 생산 거점 경쟁력, 비용 부담 수준에 따라 업체별 실적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는 반면, 금호타이어는 매출 성장에도 영업이익 감소가 전망된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5조6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5242억원으로 48.2%, 당기순이익도 3115억원으로 74.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호조 배경에는 북미와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타이어 판매 비중이 확대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에서는 SUV와 픽업트럭 수요에 힘입어 다이나프로 판매가 늘었고, 유럽에서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 아이온과 프리미엄 완성차용 벤투스 공급 확대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생산 거점 효과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테네시 공장은 승용차와 경트럭용 타이어를 생산하며 북미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테네시 공장 증설을 통해 승용·경트럭용 타이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고, 헝가리 공장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고성능 타이어 생산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현지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물류비 부담과 통상 리스크를 줄인 점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탠 것으로 평가된다. 넥센타이어 역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분기 매출액은 8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영업이익은 482억원으로 13.0% 증가할 전망이다. 당기순이익은 314억원으로 63.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체코 자테츠 공장을 중심으로 구축한 유럽 생산 체계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 생산 비중 확대에 따라 물류비 부담을 줄였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 공급 물량 증가도 외형 성장을 뒷받침했다. 유럽 지역 교체용(RE) 타이어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된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매출액은 1조28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458억원으로 16.8% 감소할 전망이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수익성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 천연고무 가격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싱가포르거래소(SGX) SICOM 시장의 TSR20 가격은 지난 5월 초 kg당 2.22달러까지 오르며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타이어 제조 원가에서 고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 달하는 만큼 원재료 가격 강세는 수익성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생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곡성·평택 등 국내 3개 공장과 중국 난징·톈진·창춘 공장, 베트남 공장, 미국 조지아 공장 등 총 8개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생산능력 기준 국내 공장 비중은 40% 안팎 수준이다. 국내 생산 비중이 높은 만큼 원재료와 에너지 비용, 인건비 상승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되는 구조다. 하반기에는 미국 관세 정책과 원재료 가격 흐름이 실적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될 경우 북미 판매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공급망 재편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반대로 중국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제한될 경우 국내 타이어 업체에는 점유율 확대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원재료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판가 인상 여부와 제품 믹스 개선 속도에 따라 업체별 실적 격차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관세 정책과 원재료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타이어 업체들의 수익성 관리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비용 부담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제하느냐에 따라 업체별 실적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2026-06-23 16: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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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국정 2년차 수석급 참모진 개편…지지율 경고등에 칼 빼들어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2년 차를 맞아 청와대 수석급 참모진을 대폭 교체하며 국정 쇄신과 개혁 드라이브 강화에 나섰다. 최근 지방선거 결과와 지지율 하락세를 계기로 국정 운영 기조를 재정비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에너지 전환, 노동 개혁, 공급망 대응 등 핵심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홍보소통수석, 민정수석, 사회수석과 국가안보실 1·3차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향후 임명될 AI미래기획수석까지 포함하면 전체 수석급 참모 11명 가운데 6명이 바뀌는 중폭 이상의 개편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인사에 대해 국정 2년 차를 맞아 소통과 개혁 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브리핑에서 "좀 더 개혁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데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홍보·민정 라인 교체다. 홍보소통수석에는 성기홍 전 연합뉴스 사장이, 민정수석에는 한찬식 변호사가 각각 임명됐다. 최근 지방선거 이후 나타난 민심 변화와 지지율 하락 흐름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국민 체감형 정책 성과를 높이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당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라며 "냉정한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책 추진 체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찬식 신임 민정수석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설치와 형사소송법 개정 등 검찰개혁 후속 과제를 맡게 된다. 강건작 국가안보실 1차장은 군 구조개혁과 자주국방 역량 강화 작업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 정책 라인도 한층 강화됐다. 문진영 전 사회수석 후임으로 약사이자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경자 수석이 임명됐다. 앞서 민주노총 출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국노총 출신 이옥남 노동비서관이 합류한 데 이어 노동계 출신 인사들이 정책 전면에 배치되는 모습이다. 경제·산업 정책 측면에서는 공급망과 경제안보 대응 역량 강화가 주목된다. 송기호 경제안보비서관을 국가안보실 3차장으로 승진 발탁한 것은 미국의 관세 정책과 중동 리스크 등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외교·안보와 경제가 긴밀하게 연결되는 환경 속에서 경제안보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경제성장수석과 재정기획보좌관 등 경제 라인은 유임됐다. 지난 1년간 추진해 온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AI와 에너지 전환, 자본시장 활성화, 부동산 안정화, 국토 균형발전 등 핵심 과제의 성과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하정우 전 수석의 출마로 공석이 된 AI미래기획수석 인선은 이번 발표에서 제외됐다. AI 국가전략을 총괄할 적임자 물색에 시간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026-06-21 14: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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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국정 2년차 참모진 개편…홍보 성기홍·민정 한찬식 발탁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2년차를 맞아 청와대 핵심 참모진 개편에 나섰다. 홍보소통, 민정, 사회, 외교안보 라인을 동시에 손보며 집권 2년차 국정 운영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21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신임 홍보소통수석비서관에 성기홍 전 연합뉴스 대표이사, 민정수석비서관에 한찬식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사회수석비서관에 김경자 우석대 객원교수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실 제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에는 강건작 대통령직속 미래국방전략위원회 위원, 제3차장에는 송기호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이 발탁됐다. 강 실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지난 1년간의 성과를 토대로 국정 2년차 비전인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속도감 있게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둔 인사”라고 설명했다. 집권 1년차가 국정 정상화와 시스템 정비에 초점을 맞췄다면, 2년차에는 정책 성과를 구체화하고 개혁 과제를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성기홍 신임 홍보소통수석은 30년 경력의 언론인 출신이다. 강 실장은 성 수석에 대해 “취재 현장의 감각과 보도 책임자로서의 균형감, 판단력을 겸비한 인물”이라며 “국민 목소리를 세심하게 살피고 정부의 응답과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대국민 소통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 2년차 정책 드라이브를 국민에게 설명하고 여론 흐름을 관리할 소통 라인에 정통 언론인을 배치한 셈이다. 한찬식 신임 민정수석은 법무부 인권국장과 일선 검찰청 지휘부를 지낸 법조인이다. 대통령실은 한 수석이 법 집행의 엄정성과 인권 감수성을 함께 갖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민정수석실은 공직기강 확립과 검찰개혁 후속 과제 관리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강 실장은 한 수석이 공직사회 책임성을 강화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신설 등 검찰개혁 과제를 차질 없이 완수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사회수석에는 약사 출신 보건의료 전문가인 김경자 우석대 객원교수가 임명됐다. 김 수석은 노동운동과 시민사회 활동을 거친 인물로 소개됐다. 대통령실은 복지, 노동, 보건의료, 교육 등 사회정책 현안을 조율하고 성장의 혜택에서 소외되는 국민이 없도록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안보실 인선은 국방과 경제안보의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강건작 신임 1차장은 육군 장성 출신으로 군의 정치적 중립, 자주국방 역량 강화, 군 구조개혁에 대해 문제의식과 대안을 제시해 온 안보 전문가로 평가된다. 송기호 신임 3차장은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으로 미국 관세 정책 변화와 중동발 공급망 리스크 등 경제안보 현안을 다뤄 왔다. 경제와 안보가 결합되는 국제 환경에서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인사로 읽힌다. 이번 개편은 단순한 일부 보직 교체를 넘어 국정 2년차 운영 체제 전환의 신호로 해석된다. 홍보·민정·사회수석과 안보실 1·3차장까지 한꺼번에 교체되면서 청와대 참모진의 상당 부분이 새 얼굴로 채워졌다. 강 실장도 AI수석 후속 인선까지 감안하면 중폭 이상의 개편으로 보는 것이 맞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AI미래기획수석 인선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이기혁 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 스타트업 에코시스템 총괄이 내정됐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강 실장은 “확정된 사실이 없고 일부 보도에 관해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AI를 국가 성장전략의 핵심 축으로 내세운 정부 기조를 고려하면 후속 인선 역시 국정 2년차 개편의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인사를 통해 민생정부, 일하는 정부의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국정 2년차는 성과를 설명하는 시간인 동시에 책임을 증명해야 하는 시간이다. 참모진 개편은 출발점일 뿐이다. 새 수석들이 국민이 체감할 정책 성과와 공직사회 개혁, 외교안보 대응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인사의 의미는 오래가지 않는다. 결국 이번 개편의 평가는 이름이 아니라 속도와 실행에서 갈릴 전망이다. ▷성기홍 신임 홍보소통수석비서관 △1968년 7월생 △경남 △창원고△서울대 사회학과 △연합뉴스 정치부장△연합뉴스 논설위원 △연합뉴스TV 보도국장 △연합뉴스TV 대표이사 사장 △연합뉴스 대표이사 사장 ▷한찬식 신임 민정수석비서관 △1968년 7월생 △서울 △서울 성남고 △서울대 사법학과 △미국 펜실베니아대 석사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 △법무부 인권국장 △사법연수원 21기 △현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김경자 신임 사회수석비서관 △1966년 11월생 △전북 임실 △성심여고 △이화여대 제약학과 △가천대 행정학 석사 △경희대 의료경영학 박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수석부위원장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 △현 우석대 교양대학 객원교수 △현 ESG코리아 이사 ▷강건작 신임 국가안보실 제1차장 △1966년 8월생 △부산 △안산 신성고 △육군사관학교 45기 △육군 제6군단장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장 △육군 제28보병사단장 △현 대통령직속 미래국방전략위원회 위원 ▷송기호 신임 국가안보실 제3차장 △1963년 9월생 △전남 고흥 △광주제일고 △서울대 무역학과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장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장 △산업통상부 통상교섭 민간자문위원회 위원 △사법연수원 30기 △현 국가안보실 제3차장실 경제안보비서관
2026-06-21 11: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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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어 유럽도 철강 빗장…제네바서 시작된 '쿼터 전쟁'
[경제일보] 유럽연합(EU)의 철강 수입 규제 강화 시행을 앞두고 한국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리는 모습이다. EU가 무관세 철강 쿼터를 기존 3500만톤에서 1830만톤으로 절반 가까이 줄이고, 초과 물량 관세를 50%로 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관건은 관세율보다 줄어든 무관세 물량을 국가별로 어떻게 나누느냐다. 정부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브뤼셀에 잇따라 보내 EU 측과 협의에 나섰지만, 일본·튀르키예·인도·영국·우크라이나 등 경쟁국들도 쿼터 확보전에 뛰어들면서 이달 스위스 제네바 협상이 한국 철강 수출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 본부장은 지난 1~2일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집행위원을 비롯한 집행위원회·유럽의회 핵심 인사들과 연쇄 면담을 가졌다. 여 본부장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는 철강 수입 규제 강화 방안을 두고 EU 측과 논의했다. 무관세로 들어갈 수 있는 철강 쿼터는 3500만톤에서 1830만톤으로 47%가량 줄고, 이를 넘는 물량에는 종전의 두 배인 50% 관세가 매겨진다. 빗장은 분명해졌지만, 정작 수출국들의 시선이 쏠린 곳은 관세율이 아니라 '누가 무관세 물량을 얼마나 가져가느냐'다. 이 배분의 향방은 이달 중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려진다. 세계무역기구(WTO) 본부가 있는 이곳에서 EU와 주요 철강 수출국들이 마주 앉아 국가별 무관세 쿼터를 확정한다. 한정된 물량을 두고 치열한 자리 다툼이 예상된다. 한국도 그 테이블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정부는 여 본부장을 브뤼셀에 두 차례 보내며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파트너이자 공급망 안정에 기여해 온 우방이라는 명분이 한국이 쥔 카드다. 하지만 같은 자리를 노리는 경쟁자가 만만치 않다. 일본, 튀르키예, 인도, 영국, 우크라이나가 저마다 사활을 걸고 달려들었고, 손에 쥔 패도 한국 못지않게 두툼하다. 튀르키예는 EU와 관세동맹을 맺은 사이, 우크라이나는 EU 가입을 앞둔 후보국, 일본은 경제동반자협정(EPA)으로 묶인 동반자다. 명분 싸움에서 한국이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다. 3500만톤이 1830만톤으로…EU 철강 쿼터 전쟁 현재 확정된 것은 EU 전체 무관세 물량을 줄인다는 사실뿐이다. 국가별·품목별 쿼터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국가별 쿼터가 어떻게 배분될지 구체적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며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조건을 받지 않도록 업계 차원에서도 꾸준히 건의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철강업계가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유럽 시장이 결코 작지 않아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국내 철강재 월평균 수출량은 236만4444톤이다. 이 가운데 EU 27개국과 영국으로 향한 물량이 월평균 33만6682톤으로, 전체의 14%를 차지했다. 줄어든 파이를 누가 더 크게 떼어 가느냐가 향후 유럽 수출 경쟁력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관세율 인상보다 국가별 쿼터가 더 큰 변수이기 때문이다. 미국도 유럽도 철강부터 막는다…거세지는 보호무역 업계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통상 현안으로만 보지 않는다. 철강은 보호무역의 파고가 높아질 때 가장 먼저 규제의 표적이 되는 산업이다. 미국은 지난해 철강·알루미늄에 부과하던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50%로 끌어올렸고, EU는 이번에 쿼터 초과 물량 관세를 25%에서 50%로 두 배 높이려 한다. 미국과 유럽이 나란히 빗장을 걸어 잠근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남아도는 물량을 해외로 쏟아내고 있다. 값싼 중국산이 밀려 들어오면서 미국과 유럽 철강업계의 위기감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EU가 이번 조치의 명분으로 역내 산업 보호를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럽 철강업계는 경기 둔화에 고에너지 비용, 탈탄소 투자 부담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바닥을 기고 있다. 결국 미국과 유럽 모두 자국 산업을 지키기 위한 선택에 나섰다. 문제는 이 흐름이 한때의 현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관세 강화와 EU의 세이프가드 확대가 맞물리면서, 세계 철강 시장은 자유무역보다 공급망 안정과 산업 보호를 앞세우는 쪽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한국 철강업계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국가별 쿼터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기업별 타격을 가늠하기는 이르다. 업계는 일단 제네바 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규제 강화는 단순한 관세 인상이 아니다. 줄어든 무관세 물량을 둘러싼 각국의 다툼이 본격화하면서, 세계 철강 시장의 질서도 다시 짜이고 있다.
2026-06-08 18: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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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권리만큼 책임도 돌아봐야
[경제일보]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이 흔들리고 있다. 세계는 지금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둘러싼 초유의 산업전쟁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국가의 운명을 걸고 AI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엔비디아와 TSMC,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단순한 민간기업을 넘어 국가 전략산업의 핵심 축이 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는 과거 제조업과 전혀 다른 차원의 초자본집약 산업이다. 최첨단 공장 하나를 짓는 데 수십조 원이 들어가고 AI용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차세대 파운드리 공정, 첨단 패키징 기술 확보를 위해 천문학적 투자가 반복적으로 요구된다. 오늘의 이익을 내일의 공장과 기술에 다시 투자하지 못하면 단숨에 도태되는 산업이 바로 반도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 논쟁은 우리 사회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노동의 권리는 어디까지 보장돼야 하는가. 또 국가 핵심 산업을 책임지는 노조는 어떤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하는가 하는 문제다. 이번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밝힌 노동권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언급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통령은 노동3권이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헌법적 장치임을 인정하면서도 권리 행사에는 연대와 책임이 따라야 하며 공동체 전체를 흔드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직접 배분하라는 요구에 대해 “투자자도 하기 어려운 요구”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은 현실적인 지적이다. 기업은 단순히 올해 이익이 많이 났다고 해서 그 돈을 곧바로 나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특히 삼성전자 같은 AI·반도체 기업은 오늘 벌어들인 이익 대부분을 미래 투자에 다시 투입해야 생존할 수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캐피털 익스펜디처(Capital Expenditure·설비투자)다. AI 시대에는 설비투자 경쟁 자체가 생존 경쟁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과 대만은 국가 차원에서 수백조 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막대한 영업이익을 낸다 해도 그것은 곧바로 ‘남는 돈’이 아니다. 차세대 메모리와 AI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과 연구개발(R&D), 글로벌 공급망 확보를 위해 다시 투입돼야 할 미래 자금이다. 그런데 세금도 떼기 전 영업이익 자체를 일정 비율로 나누라고 요구하는 것은 산업 구조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접근이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물론 노동자의 기여를 폄하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와 노동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노동의 가치와 정당한 보상은 반드시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노동 역시 산업과 국가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노동자는 임금을 받고 채권자는 이자를 받으며 국가는 세금을 거둔다. 그리고 모든 비용과 투자 이후 마지막 불확실한 몫을 책임지는 존재가 주주다. 주주는 이익이 날 때 잔여 이익을 가져가지만 손실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그 부담을 떠안는다. 2023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주가가 폭락했을 때 가장 큰 손실을 본 것도 결국 주주와 투자자들이었다. 국민연금과 노후자금 상당 부분 역시 삼성전자 주식과 연결돼 있다.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 전체를 삼성전자를 통해 바라본다. 삼성전자 노조는 이제 노동만이 아니라 주주와 투자자, 국민 전체의 시선도 함께 바라봐야 한다. 지금 한국 경제는 결코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저성장과 저출산, 중국의 기술 추격, 미국의 관세 압박, 중동 에너지 위기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까지 겹치며 경제 전반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이런 시기에 대표 기업 노조가 과도한 요구와 극단적 대립으로 산업 생태계를 흔드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한민국 노조도 이제 변해야 한다. 과거의 투쟁 중심 노조에서 벗어나 산업 경쟁력과 국가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선진 노조로 나아가야 한다. 임금과 복지 요구를 넘어 생산성과 기술 혁신, 장기 투자 안정성까지 함께 고민하는 성숙한 노조 문화가 필요하다. 노조가 기업의 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기업 역시 노동자를 단순 비용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서로가 산업 생태계를 함께 떠받치는 공동 운명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AI와 반도체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삼성전자 노조 역시 과거의 투쟁 논리를 넘어 한국 경제 재도약과 미래 산업 경쟁력을 함께 책임지는 선진 노조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노동도 살고 기업도 살며 결국 한국 경제 전체가 다시 도약하는 길이다.
2026-05-20 21: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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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글로벌 투자자 평가 '아시아 1위'…주주환원·IR 경쟁력 통했다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투자자 평가에서 아시아 자동차 업종 최고 기업으로 선정됐다. 전동화 투자와 미국 관세 변수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대차의 수익성과 주주가치 전략이 시장 평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현대차에 따르면 회사는 글로벌 투자자 평가 전문기관 엑스텔 인사이츠가 발표한 ‘2026 엑스텔 아시아 이그제큐티브 팀 서베이’에서 아시아 자동차·부품 부문 종합 1위에 올랐다. 엑스텔 인사이츠는 미국·유럽·아시아 주요 증시 상장사를 대상으로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기업설명(IR), ESG, 이사회 운영 등을 평가하는 글로벌 투자자 조사 기관이다. 기관투자자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평가를 기반으로 순위를 산정하며, 글로벌 금융투자업계에서 공신력을 인정받는 평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번 조사는 아시아 지역 자동차·부품 기업 69개사를 대상으로 진행으로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다. 아시아 지역은 일본 기업을 별도 조사로 분리해 평가하며, 현대차는 중국·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자동차·부품 부문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현대차는 세부 항목에서 고른 평가를 받았다. CFO 부문과 IR 담당(CIRO), IR 프로그램, ESG, 이사회 운영 부문에서 각각 1위를 기록했고, CEO 부문에서는 2위에 올랐다. 특히 CFO 부문에서는 자본 배분 정책과 주주환원 방향성에 대한 투자자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최근 수년간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병행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해왔다. 현대차는 지난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TSR) 35% 이상 달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연간 최소 배당과 분기배당 체계를 운영하며 투자자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도 병행 중이다. IR 부문 경쟁력도 주요 평가 요인으로 거론된다. 현대차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NDR), CEO 인베스터 데이, 실적 콘퍼런스콜 등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아시아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전동화 전략과 중장기 수익성 계획, 생산 투자 방향 등을 지속적으로 설명해온 점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최근 몇 년간 자본시장과의 소통 범위를 확대해왔다. 단순 실적 발표 중심에서 벗어나 전기차 판매 전략,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배터리 공급망, 로보틱스, 미래 모빌리티 사업 방향 등 중장기 전략을 늘리고 있다. ESG 부문에서는 탄소중립 전략과 공급망 관리 체계 강화, 이사회 중심 경영 체계 등이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전동화 전환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현대차 평가가 높아진 배경에는 실적 개선도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75조2312억원, 영업이익 15조126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확대와 환율 효과, 북미 시장 판매 증가 등이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투자자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글로벌 투자 커뮤니티가 인정해준 것”이라며 “투명한 경영과 적극적인 IR 활동을 통해 주주 및 투자자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기업 신뢰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5-14 09: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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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래 '기술 투자'부터 조현범 '미래차 확장'까지…한국타이어 DNA의 변화
[경제일보]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기술 투자’로 자리 잡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경영 DNA가 전기차 전용 타이어와 미래차 부품 사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연구개발과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완성차 공급망에 진입한 데 이어, 조현범 회장 체제에서는 고부가 타이어와 열관리 사업 중심 구조 전환이 추진되고 있다. 전동화 전환과 공급망 재편이 빨라지는 가운데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과 미래차 부품 사업 안착 여부가 한국타이어의 다음 성장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품질·기술 투자 승부수…조양래 체제가 키운 한국타이어 경쟁력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성장 기반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 시기 본격적으로 구축됐다. 조 명예회장은 생산량 확대보다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브랜드 체질 강화에 무게를 두고 사업 구조 전환을 추진했다. 국내 교체용 타이어 중심 업체에서 벗어나 글로벌 완성차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이 이 시기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명예회장은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글로벌 생산 체계 구축에 집중했다. 당시 국내 타이어 업계는 가격 경쟁 중심 구조가 강했지만 한국타이어는 고성능·고부가 제품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단순 물량 확대보다 품질 경쟁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 체급을 키우겠다는 전략이었다. 연구개발 인프라도 확대됐다. 한국타이어는 독일 하노버 기술센터를 포함해 한국과 미국, 중국 등에 글로벌 연구개발 거점을 구축했다. 고속 주행과 제동 성능, 소음·내구성 개선 기술 확보에 집중하며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시험 인프라 투자 역시 이어졌다. 충남 태안에 구축된 한국테크노링은 아시아 최대 규모 타이어 테스트 트랙으로 평가된다. 고속주행과 젖은 노면, 전기차 전용 테스트까지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며 글로벌 수준 개발 체계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생산 확대도 조 명예회장 시기 핵심 전략 중 하나였다. 한국타이어는 중국과 헝가리, 인도네시아, 미국 등에 생산 거점을 구축하며 글로벌 생산 체계를 확대했다. 특히 미국 테네시 공장은 북미 시장 공급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으며 현지 생산 전략 전환 상징으로 꼽힌다. 기술 투자 확대는 글로벌 완성차 공급망 진입으로 이어졌다. 한국타이어는 포르쉐와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현대차·기아,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 신차용 공급은 품질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검증받는 시장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전략은 글로벌 시장 내 체급 확대로 이어졌다. 한국타이어는 2020년 영국 타이어 전문지 타이어프레스(Tyrepress) 기준 글로벌 타이어 기업 순위 6위에 올랐다.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공급 확대와 고인치 제품 비중 상승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전기차·열관리 사업 확대…조현범 체제서 미래차 공급망 전환 조현범 회장 체제에서는 기술 투자 기반 위에 전기차·고부가 제품 중심 수익 구조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동화 전환 흐름에 맞춰 전기차 전용 타이어와 미래차 부품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온(iON)’을 중심으로 전동화 시장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와 높은 토크 특성 때문에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마모와 소음 대응 기술 중요성이 크다. 이에 따라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 판매 가운데 18인치 이상 고인치 제품 비중은 47.8%까지 상승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을 51%, 전기차 신차용 타이어 비중을 33% 이상으로 확대한는 목표다.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는 실적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타이어 부문 매출은 10조3186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타이어 부문 연간 매출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684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16.3%로 집계됐다. 사업 구조 변화는 미래차 부품 영역 확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난해 자동차 열관리 업체 한온시스템을 편입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 열관리와 공조 시스템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미래차 공급망 대응 범위를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온시스템의 지난해 매출은 10조8837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718억원으로 184.6% 늘었다. 한국앤컴퍼니그룹 편입 이후 추진된 운영 효율화와 수익 구조 개선 효과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온시스템 편입은 단순 사업 다각화보다 미래차 공급망 확대 전략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배터리 열관리와 공조 시스템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어와 열관리 사업을 동시에 확보하며 미래차 핵심 부품 대응 범위를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글로벌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미쉐린과 브리지스톤, 콘티넨탈 등 글로벌 상위 업체들이 전기차 전용 제품 경쟁을 강화하고 있고 중국 업체들의 가격 공세도 확대되는 상황이다. 원재료 가격과 환율, 미국 관세 정책 역시 수익성 변수로 꼽힌다. 전동화 전환과 미래차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타이어가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 내 입지를 얼마나 확대할 수 있을지가 다음 성장 단계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와 열관리 사업을 중심으로 구축 중인 미래차 대응 체계가 실질적인 수익성과 글로벌 경쟁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26-05-12 17:0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