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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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의 뼈를 깎는 혁신 없이는 민주주의의 미래도 없다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법원의 현장검증이 전격적으로 실시되고 정치권의 날 선 공방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마저 이례적으로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주권자의 신성한 권리 행사를 담보해야 할 선거관리위원회가 도리어 국민의 참정권을 가로막았다는 비판은 결코 과하지 않다. 지난 40여 년 동안 수많은 선거와 정치적 격변을 목도해 왔지만, 국가 선거 행정의 근간인 투표용지가 모자라 유권자가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든 이번 사태는 실로 충격적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나 돌발 악재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초석인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통째로 흔들어 버린 엄중한 사태다. 논어(論語)에 나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은 국가나 조직이 신뢰를 잃으면 바로 설 수 없음을 뜻한다. 선거 관리의 기본 원칙은 단 한 명의 유권자도 자신의 주권을 행사하는 데 불편함이나 막힘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선관위가 과연 이 기본적인 상식을 인지하고 있었는지조차 의심케 한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해 직장인들이 발길을 돌리거나 긴 대기 행렬 속에서 참정권을 포기해야 했던 상황은, 사실상 국가가 국민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한 것과 다름없다. 선거 결과의 정당성은 한 치의 의혹도 없는 투명하고 철저한 관리에서 비롯된다. 투표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그 선거를 통해 선출된 권력의 정당성마저 도마 위에 오르고, 결국 민주주의 체제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이제 우리는 냉정하게 물어야 한다. 이번 사태가 과연 몇몇 실무자의 안일함이 부른 일시적 사고인가, 아니면 선관위 조직 내부에 깊숙이 자리 잡은 구조적 무능의 발로인가. 불행히도 본질은 후자에 가깝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동안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지위 뒤에 숨어 외부의 정당한 감시와 비판에 지나치게 폐쇄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비대해지고 안주하기 마련이다.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발맞추어 행정의 정밀도를 높이고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노력 대신, 타성에 젖은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다가 이 같은 대형 참사를 자초한 것이다. 선관위가 잃어버린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헌법기관으로서의 권위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환골탈태 수준의 세 가지 혁신이 시급하다. 첫째, 선거 행정의 전문성을 근본부터 재정립해야 한다. 유권자 수 예측, 투표율 변동 추이 감안, 비상 상황 시의 즉각적인 용지 수급 체계 등은 고도의 전문 행정 영역이다. 주먹구구식 예측에서 벗어나 통계적 엄밀성과 물류 관리의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전면에 배치하고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려야 한다. 둘째, 독립기관이라는 지위에 걸맞은 엄중한 책임성을 확립해야 한다. 독립성은 선거 관리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특권이지, 부실 행정의 방패막이가 될 수 없다. 사후 검증 시스템을 전면 개방하고, 실패에 대해 확실하게 책임지는 엄격한 문책 제도를 도입해야 마땅하다. 셋째,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디지털 선거관리 체계를 획기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투·개표의 전 과정뿐만 아니라, 실시간 투표용지 잔여 수량 파악과 수요 예측을 자동화하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투표용지가 모자라 선거가 파행을 겪었다는 사실은 국제적인 망신이자 수치다. 민주주의는 거창한 구호로 유지되지 않는다. 국민이 던지는 한 표 한 표가 정확히 투표함에 담기고 정당하게 계수될 것이라는 아날로그적 신뢰와 상식에서 출발한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관위의 인적·구조적 쇄신 없이는 우리의 민주주의 미래도 기약할 수 없다는 마지막 경고다. 선관위는 이번 파동을 일과성 소동으로 넘기려 하지 말고, 뼈를 깎는 자성과 과감한 인적·시스템 혁신에 나서야 한다. 신뢰를 잃은 선관위에게 내일은 없다.
2026-06-10 10: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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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의 혈관' 배관도 로봇이 만든다…삼성重, 공정 자동화
[경제일보] 삼성중공업이 조선업계 최초로 배관 스풀(Spool) 제작 공정을 자동화한 공장을 가동하며 조선소 생산 공정의 자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선업이 수주 확대와 함께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가운데 로봇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생산 자동화가 조선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16일 경남 함안 칠서공단에서 배관 스풀 제작 자동화 공장 '파이프 로보팹(PIPE ROBOFAB)' 준공식을 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날 준공식에는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선주사 관계자, 업계 인사 등 약 70명이 참석했다.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ENI(에니)와 말레이시아 국영 해운사 MISC(미스크) 등 주요 선주사 관계자들도 행사에 함께했다. 선박에서 배관은 연료와 냉각수, 각종 유체를 전달하는 핵심 설비로 '선박의 혈관'에 비유된다. 이러한 배관은 설계 도면에 따라 엘보(Elbow), 티(Tee), 플랜지(Flange) 등 다양한 부품을 용접해 하나의 단위 구조로 조립하는 '스풀 제작'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기존에는 이러한 배관 제작 과정 상당 부분이 수작업에 의존해 왔다.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생산 효율과 품질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공정이기도 하다. 삼성중공업이 구축한 '파이프 로보팹'은 △배관 설계 데이터 △자동 물류 시스템 △고정밀 가공·계측 장비 △정렬 및 용접 공정을 하나의 스마트 관리 시스템으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비전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배관 제작 전 과정을 자동화 생산 체계로 구현했다. 공장은 연면적 6500㎡ 규모로 연간 약 10만개의 배관 스풀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삼성중공업은 로봇 기반 생산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작업 공정을 단축하고 품질 균일성을 높이는 동시에 작업 안전성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배관 제작 공정의 자동화가 조선소 생산 혁신의 중요한 단계로 평가된다. 선박 건조 과정에서 배관은 연료와 냉각수, 윤활유, 화물 운송 시스템 등 선박 내 각종 유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 설비로 선체 구조물과 엔진·펌프·탱크 등 주요 기계 설비를 연결하는 기능을 한다. 선박 종류와 설계에 따라 수천 개의 배관이 설치되며 대형 상선의 경우 수만 개에 이르는 배관 부품이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배관은 설계 도면에 맞춰 다양한 부품을 정밀하게 가공·용접해 하나의 스풀 형태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 공정이 복잡하고 숙련 인력 의존도가 높은 분야로 꼽힌다. 제작 과정에서 미세한 오차가 발생할 경우 선박 내부 설비와 연결되는 배관 정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높은 정밀도가 요구된다. LNG 운반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은 화물창과 연료 시스템, 냉각 설비 등 복잡한 유체 설비가 적용되기 때문에 배관 시스템 규모와 정밀도가 더욱 중요하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배관 제작 공정의 자동화와 정밀 가공 기술이 선박 건조 생산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고 설명한다. 최근 조선업계에서는 수주 확대와 함께 숙련 인력 부족 문제가 이어지면서 자동화 설비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형 조선소들은 로봇 용접과 자동 물류 시스템, 디지털 생산 관리 시스템 등을 도입하며 스마트 조선소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설계와 생산 데이터를 통합하는 디지털 기반 구축을 통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엔지니어링 데이터 허브(S-EDH)'를 구축해 설계·구매·생산 등 전 부문 데이터를 연결하는 디지털 생산 체계를 마련했다. 이번 '파이프 로보팹' 역시 이러한 디지털 전환 전략의 일환이다. 삼성중공업은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DX), 로봇 기술(RX)을 결합한 '3X 전략'을 통해 생산 공정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는 "파이프 로보팹은 숙련된 용접 기술과 자동화 기술을 결합해 배관 스풀 공정을 혁신한 생산 거점"이라며 "조선 산업의 제조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조선소 생산 공정 자동화가 향후 조선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박 건조 과정의 자동화가 확대될수록 생산 효율을 높이고 공정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자동화 공정은 반복 작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사고를 줄이고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2026-03-16 16: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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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망이 전쟁의 첫 표적인데"…해킹 잔혹사 남긴 통신3사, 통신망 보안 경고등
[경제일보] 중동 지역에서 군사 충돌과 동시에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전개되면서 현대전에서 사이버전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물리적 공격 이전에 통신망과 사회 인프라를 마비시키는 '디지털 선제 타격'이 현실화되면서 각국의 통신·네트워크 인프라 보안 역시 국가 안보 차원에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내에서도 통신사 해킹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온 만큼 한국의 통신 인프라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5일 외신과 보안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전후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동시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시설을 직접 타격하기에 앞서 통신망과 주요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방식의 '디지털 선제 타격'이 병행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발생한 중동 전쟁 당시 이란에서 약 500만명이 사용하는 기도 앱(애플리케이션) '바데사바'가 해킹돼 사용자들에게 반정부 메시지가 노출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교통 카메라와 감시 시스템이 동시에 무력화되면서 이란 군 당국의 상황 인식 능력을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충돌이 시작되기 전부터 디지털 인프라를 흔들어 사회 혼란을 유도하는 전술이 동원된 것이다. 보안업계는 이번 공격이 단순한 해킹을 넘어선 '국가 단위 사이버전'의 전형적인 양상이라고 분석한다. 글로벌 보안기업 팔로 알토 네트웍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사이버 공격이 군사 작전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쟁 양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국가 지원 해킹 조직과 핵티비스트가 결합한 대규모 공격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 배후 해킹 조직과 친이란 성향 핵티비스트들이 결합한 보복 공격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팔로 알토 네트웍스의 전문 사이버 보안 조직 유닛 42는 해당 공격 대상이 이스라엘에 국한되지 않고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친미 성향 중동 국가로 확대되는 추세로 군사 시설뿐 아니라 공항, 은행, 결제 시스템 등 민간 핵심 인프라를 타깃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가 핵심 인프라 대부분이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된 상황에서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금융 시스템이 공격받을 경우 사회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 사이버 안보가 곧 국가 안보로 직결되는 것이다. 한반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사이버전을 비대칭 전력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군사적 긴장 상황이 고조될 경우 통신망과 금융 시스템 등 사회 기반시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병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내외 안보 연구기관들도 한반도 유사시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과 국가정보원 등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사이버전을 비대칭 전력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전쟁이나 군사적 긴장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한국의 통신망과 금융망, 에너지 인프라 등이 주요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특히 통신망은 국가 주요 시스템을 연결하는 기반 인프라라는 점에서 초기 공격 목표가 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이 같은 분석은 통신 인프라가 실제로 완전히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과도 맞물린다. 국내 통신사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지만 해킹과 보안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지난해는 국내 통신 3사 모두가 대규모 해킹과 보안 사고에 휘말리며 '보안 잔혹사'를 기록한 한 해였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스마트폰의 신분증이라 불리는 유심(USIM) 관련 정보 2696만 건이 유출되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사고를 겪었다. KT 역시 지난 9월 등록되지 않은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이 내부망에 침투해 약 2억4000만원 규모의 무단 소액결제를 일으켰고 2만여명의 고객 정보를 탈취한 사건이 발생했다. LG유플러스 또한 지난해 10월 외주 보안업체의 계정 정보를 탈취한 해커가 내부망에 침투해 약 8900여대의 서버 정보와 직원 개인정보를 빼돌린 정황이 드러나며 당국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통신사가 단순 통신 서비스를 넘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금융 플랫폼 등 디지털 인프라 핵심 사업자로 확장하고 있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통신망이 공항 운영, 물류 시스템, 결제 인프라, 공공 서비스 등과 깊게 연결된 상황에서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경우 피해 범위가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인된 것처럼 사이버 공격이 실제 군사 작전과 결합하는 양상이 확대될 경우 통신 인프라는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는 핵심 기반시설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이에 한반도 안보 환경에서도 통신망을 포함한 국가 디지털 인프라의 방어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창섭 국정원 3차장은 지난 1월 '2025년 사이버위협 평가 및 올해 5대 위협 전망'을 발표하며 "지난해 발생한 일련의 해킹사고들은 특정 분야·기업의 문제를 넘어 국가안보와 국민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올해 지정학적 우위 확보 및 경제·산업적 이익을 노린 '사이버 각축전'이 심화될 것을 전망했다.
2026-03-05 11: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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