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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의 시대에서 정리의 시대로"…시험대 오른 '롯데 DNA'
[경제일보] 롯데는 한국 재계에서 가장 독특한 출발점을 가진 그룹이다. 창업자 신격호 명예회장은 1948년 일본 도쿄에서 껌 사업으로 롯데를 시작했다. 이후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세우며 국내 사업을 본격화했다. 롯데의 첫 DNA는 소비자의 입맛과 생활 반경을 파고드는 데 있었다. 껌과 과자, 음료, 햄과 우유, 패스트푸드, 백화점과 호텔, 놀이공원까지 롯데는 제조업의 공장보다 소비자의 일상에 가까운 곳에서 몸집을 키웠다. 롯데식 성장은 ‘생활의 점유율’을 높이는 방식이었다. 삼성과 현대차가 반도체와 자동차, 중후장대 제조업을 앞세웠다면 롯데는 먹고, 마시고, 사고, 쉬고, 노는 공간을 장악했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리아, 롯데백화점, 롯데호텔, 롯데월드가 쌓아 올린 것은 단순한 계열사 목록이 아니었다. 한국인의 소비 동선 속에 롯데라는 이름을 심는 과정이었다. 1970년대 이후 롯데는 식품을 넘어 유통과 관광, 석유화학으로 사업을 넓혔다. 롯데 공식 연혁에 따르면 롯데는 1976년 호남석유화학을 인수했고, 1979년 롯데쇼핑을 세웠다. 식품과 유통에서 번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호텔, 백화점, 마트, 화학, 건설까지 넓히는 방식이었다. 롯데 DNA의 핵심은 ‘크게 한 번 베팅하는 승부수’보다 ‘될 만한 영역을 넓게 깔고, 오래 버티며, 전국망으로 키우는 확장력’이었다. 확장의 DNA, 소비 동선을 장악하다 롯데의 확장 방식은 시대와 잘 맞았다. 한국 경제가 고성장하던 시기, 소비자는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샀다. 도심에는 백화점이 들어섰고, 외곽에는 마트가 생겼다. 해외여행과 관광 수요가 커지면서 호텔과 면세점도 성장했다. 롯데는 이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식품에서 시작해 유통과 관광으로, 다시 석유화학과 건설로 이어지는 확장은 내수 성장기의 성공 공식이었다. 롯데의 강점은 안정성이었다.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 호텔, 식품은 경기 변동을 타더라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수요를 품고 있다. 롯데는 이와 같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재계 상위권에 올라섰다. 신 명예회장 시대의 롯데는 과감한 기술 승부보다 치밀한 입지, 브랜드, 유통망, 현금흐름으로 성장한 그룹이었다. 하지만 성장의 기반이던 내수 확장 공식은 지금 시험대에 올라 있다. 쿠팡과 네이버, 전문몰과 해외 직구가 소비 동선을 바꿨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여전히 강하지만, 성장률은 과거 같지 않다. 롯데온은 그룹의 유통 자산을 온라인으로 묶겠다는 시도였지만, 시장의 판을 뒤집을 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석유화학도 더 이상 안정적인 캐시카우가 아니다. 중국과 중동의 증설, 글로벌 수요 둔화, 범용 제품 공급과잉이 겹치면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롯데케미칼은 한때 롯데의 제조업 확장을 상징했지만, 지금은 그룹 체질 전환의 가장 무거운 숙제가 됐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 롯데 DNA는 변화하고 있다. 과거 롯데는 좋은 입지에 점포를 깔고, 좋은 시장에 설비를 늘리며 성장했다. 지금은 반대로 줄이고, 합치고, 멈추는 능력이 필요해졌다. 성장기의 롯데가 ‘확장형 그룹’이었다면, 저성장기의 롯데는 ‘정리형 그룹’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구조조정의 시대, ‘많이 깔던 롯데’의 반전 과제 신동빈 회장 체제의 과제는 분명하다. 매출 규모보다 수익성, 점포 수보다 효율, 계열사 수보다 포트폴리오 질을 따져야 한다. 올해 초 롯데그룹의 경영 회의에서 신 회장이 수익성 중심 경영과 고강도 구조조정을 주문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롯데는 더 이상 많이 벌려놓는 방식만으로 버티기 어렵다. 투자자와 시장은 “얼마나 크냐”보다 “얼마나 남기느냐”를 묻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서도 변화는 드러났다. 공정위는 올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 102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가 처음으로 재계 5위권에 진입했고, 롯데는 포스코와 함께 순위가 밀린 것으로 보도됐다. 순위 자체가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징성은 작지 않다. 한화가 방산·조선·우주로 체급을 키우는 동안 롯데는 화학 부진과 유통 전환의 숙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롯데의 강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식품과 음료, 백화점, 호텔, 면세, 관광, 물류, 화학을 모두 가진 그룹은 드물다. 소비자의 하루를 따라가면 롯데가 여러 번 등장한다. 커피와 과자, 편의점, 마트, 백화점, 호텔, 놀이공원, 면세점, 택배, 카드와 멤버십이 하나의 생활권 안에 있다. 이 자산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문제는 흩어진 자산을 하나의 경쟁력으로 묶는 능력이다. 롯데는 오프라인 유통의 강자였지만, 온라인에서는 쿠팡과 네이버 같은 플랫폼 기업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마트와 슈퍼, 백화점과 이커머스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신선식품과 프리미엄 식품, 지역 맞춤형 점포, 오프라인 픽업과 반품, 멤버십 데이터 활용은 롯데가 다시 강점을 찾을 수 있는 영역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계열사별 이해관계를 넘어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조직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화학 부문에서는 범용 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고부가·스페셜티 소재로 이동해야 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를 미래 성장을 위한 전환점으로 삼겠다고 밝히며, 사업구조 전환과 재무 건전성 강화, 경쟁력이 낮거나 차별화가 어려운 사업의 합리화를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생존 조건에 가깝다. 석유화학은 더 이상 설비를 많이 가진 기업이 이기는 산업이 아니다.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남기며, 어디에 다시 투자할지를 정하는 산업이 됐다. 롯데 DNA의 본질은 ‘생활산업의 확장’이었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DNA는 ‘선택과 집중’이다. 신격호 시대의 롯데가 소비자의 생활 반경을 넓게 장악한 그룹이었다면, 신동빈 시대의 롯데는 그 넓은 반경을 다시 효율적으로 재배치해야 하는 그룹이다. 과거에는 점포와 설비를 늘리는 것이 성장의 언어였다. 지금은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줄이는 것도 성장의 언어가 됐다. 롯데의 시험대는 그래서 냉정하다. 유통에서는 온라인 전환의 속도를 높여야 하고, 화학에서는 구조조정의 고통을 견뎌야 한다. 호텔과 관광은 회복 국면을 살려야 하며, 식품은 글로벌 K푸드 흐름 속에서 새로운 성장 축을 만들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동시에 해내야 한다는 점에서 롯데의 과제는 복잡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롯데에 필요한 것은 더 큰 확장이 아니라 더 정교한 재편”이라며 “롯데 DNA의 다음 장은 ‘확장’이 아니라 ‘정리’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14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14 10:3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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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특수 끝나자 석화 구조조정 재부상…롯데·HD현대케미칼 통합 시험대
[경제일보] 아이러니하게도 중동 전쟁이 끝나갈 무렵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긴장감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전쟁 국면에서 급등했던 원유와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단기적으로 석화제품 가격을 떠받쳤던 가격 상승 압력도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 만든 가격 상승은 수요 회복이 아니라 공급 차질과 재고 확보 움직임이 만든 일시적 효과에 가까웠던 만큼 전쟁 이후에는 오히려 비싼 원료 재고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나프타 가격은 배럴당 71.33달러로, 전쟁 직전인 2월 평균 가격 65.70달러에 가까워졌다. 결국 시선은 다시 구조 재편으로 향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수익성이 장기간 훼손된 상황에서 전쟁이라는 단기 변수에 가려졌던 국내 NCC 감축과 설비 통합 논의가 다시 본궤도에 오르는 분위기다. 특히 정부의 석유화학 사업재편 1호 프로젝트로 승인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대산 통합이 업계 불황을 넘을 첫 시험대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대산 통합은 단순한 합작 확대가 아니라 과잉 설비를 줄이고 생산 체계를 다시 짜는 구조조정 성격이 강하다. 롯데케미칼이 충남 대산 사업장을 물적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 대산 사업장과 통합해 신설법인을 세우는 방식이다. 통합 이후 지분율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각각 50%씩 보유하는 구조로 조정될 예정이다. HD현대케미칼 측은 이번 통합의 핵심을 단순한 설비 결합이 아닌 사업 구조 전환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케미칼 관계자는 “대산 1호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 대산 사업장과 HD현대케미칼 대산 사업장을 통합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중복 설비를 효율화하는 사업”이라며 “연산 110만톤 규모 NCC 가동 중단과 저수익 다운스트림 설비 축소를 통해 공급 과잉 부담을 줄이고 고탄성 플라스틱, 이차전지 핵심소재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도 금융·세제·인허가 등을 포함해 2조1000억원 규모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며 “양사 역시 총 1조2000억원 규모 증자를 추진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각각 6000억원씩 출자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번 통합이 전쟁 이후 석화업계가 마주한 구조적 과제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본다. 전쟁 기간 석화제품 가격이 뛰면서 단기 실적 개선 기대가 커졌지만, 이는 원료 매입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 차이에서 발생한 래깅 효과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전쟁이 끝나 원료 가격이 내려가면 제품 가격도 뒤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크고, 이 과정에서 고가 원료 재고가 반영되면 수익성은 다시 흔들릴 수 있다. 롯데케미칼 역시 전쟁보다 중국발 공급과잉을 더 본질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통합 후 수익성 개선 사항은 통합법인에서 향후 진행하는 과정에 따라 발생할 부분이라 현재 예상해서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면서도 “현재 대산은 이미 진행 중이고 여수도 사업재편안을 제출한 상태인 만큼 당사는 재편 관련 가장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어 “대산 통합과 함께 스페셜티 비중 확대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롯데케미칼 내부에서는 전쟁에 따른 실적 개선이 시황 회복보다 래깅 효과에 가깝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전쟁은 단기적인 이슈에 가깝고, 중국 관련 이슈가 산업 자체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큰 문제”라며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사업 재편이 실제로 빨리 진행돼야 전체 산업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대산 통합의 성패는 향후 여수·울산 등 다른 석유화학 산단 재편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정부는 앞서 중국발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산단별 사업재편을 유도해왔다. 대산 1호 프로젝트가 설비 감축과 고부가 전환의 실질적 성과를 낼 경우,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의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다만 통합이 곧바로 업황 반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범용 제품 수요 부진과 중국 증설 부담이 여전한 데다, 설비 감축 과정에서 비용 부담과 고용·지역경제 영향도 불가피하다. 결국 관건은 단순히 생산량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원료 수급, 설비 운영, 제품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바꾸느냐다. 전쟁은 끝나가지만 석유화학 업계의 본게임은 이제부터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 특수가 걷힌 뒤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단기 가격 상승에 기대는 곳이 아니라 범용 제품 의존도를 줄이고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는 곳이 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대산 통합이 석화 구조 재편의 돌파구가 될지, 아니면 불황 속 비용 부담만 키울지는 올해 하반기 업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26-06-19 11: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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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보다 중국이 무섭다"…롯데케미칼이 꺼낸 석화 생존 시나리오
[경제일보] 중동 전쟁으로 살아나는 듯했던 석유화학 업계의 불씨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전쟁 기간 급등했던 제품 가격이 안정되면서 수익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는 단기 시황 악화보다 더 큰 위기를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대규모 생산능력 확대가 기존 석유화학 산업의 경기 사이클 자체를 흔들면서 국내 업체들은 설비 감축과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5일 기준 t당 96.4 달러를 기록했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수치로, NCC(나프타분해설비) 업계의 대표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통상 t당 250달러 안팎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올해 2월 t당 55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중동 전쟁 이후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4월에는 t당 314달러까지 치솟았다. 한때 t당 5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유가와 나프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다시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 전쟁 초기 석유화학 업체들은 전쟁 이전 저렴한 가격에 확보한 나프타로 생산한 제품을 높은 가격에 판매하면서 이른바 ‘래깅 효과(Lagging Effect)’를 누렸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735억원을 기록하며 10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과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역시 각각 1648억원, 3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에는 역래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쟁 이후 높은 가격에 확보한 나프타가 생산 공정에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3분기부터 수익성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진짜 위기는 중국발 공급과잉이다. 과거 중국은 한국과 중동에서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수입하는 대표적인 수요처였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대규모 NCC 증설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며 공급국으로 변모했고, 글로벌 시장에 중국산 제품이 대거 유입되기 시작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전쟁은 단기 변수지만 중국 공급과잉은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장기 변수”라며 “예전처럼 경기만 살아나면 업황도 회복되는 구조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국발 공급과잉이 최소 2027~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석유화학 사업 재편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활용한 컨설팅에서도 국내 NCC 공급과잉 규모를 약 260만~360만톤 수준으로 추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과거처럼 시황 반등만 기다려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위기감 속에서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 가운데 가장 먼저 구조재편에 나섰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과 여수 사업장 재편안을 정부에 제출했으며, 대산 공장은 물적분할 이후 현대케미칼과의 통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재편의 핵심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다. 유사한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들이 설비를 통합하고 공급량을 줄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업계에서는 중복 설비 조정과 가동률 개선, 물류 효율화, 고정비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대산과 여수 재편은 유사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들이 공급량을 줄이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조재편이 일부 기업에만 그칠 경우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대산·여수 중심의 1·2차 재편안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추가 구조조정 계획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대산·여수 이후 후속 재편안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아직 참여하지 않은 기업들의 움직임도 필요한 상황이다. 구조재편의 또 다른 변수는 신규 공급이다. 정부와 업계가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NCC 감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S-OIL이 추진 중인 샤힌 프로젝트는 대규모 신규 공급을 예고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연간 에틸렌 180만톤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국내 최대 규모 석유화학 투자 사업이다. 계획대로 올해 하반기 상업 가동에 들어가면 국내 에틸렌 공급량은 추가로 늘어나게 된다. 업계에서는 공급을 줄여야 하는 시점에 신규 물량이 시장에 유입될 경우 구조조정 효과가 일부 희석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 역시 “오히려 공급이 늘어나는 샤힌 프로젝트도 변수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결국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과제는 단기 가격 반등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범용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는 데 있다. 롯데케미칼은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고부가가치 사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전쟁이 만든 가격 상승 효과는 사라지고 있지만 중국 공급과잉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구조재편의 속도와 업계 전반의 동참 여부가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2026-06-11 17: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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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심장 롯데케미칼, 현장의 진심으로 내일을 틔우다
우리는 흔히 롯데를 떠올릴 때 화려한 백화점의 조명이나 친숙한 먹거리를 먼저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룹의 역사를 관통하는 진짜 엔진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돌아가던 '화학'이라는 거대한 심장이었습니다. 석유화학은 그룹을 지탱하는 가장 견고한 대들보였고, 대한민국 산업의 대동맥을 타고 흐르는 에너지를 공급해왔습니다. 롯데가 단순한 유통 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이 기초 소재의 단단한 토대 위에 세워졌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마천루의 화려함보다 견고한 ‘현장의 수직적 가치’ 잠실의 랜드마크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올라 그룹의 위상을 뽐내고 있지만, 그 화려한 빌딩을 지탱하는 진정한 수직적 가치는 사실 거대한 설비들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파이프라인이 미로처럼 얽힌 공장 현장에 있습니다. 마천루의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보다, 율촌과 울산, 그리고 바다 건너 미국 현장의 뜨거운 열기 속에 롯데의 진정한 미래가 설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고 속 ‘꿈’을 ‘실체’로 증명해낸 인고의 시간 최근 발표된 2025년의 지표들은 우리에게 뼈아픈 수치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광고쟁이인 제 눈에는 오히려 그 이면에 숨겨진 '약속의 이행'이 보였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캠페인을 통해 세상에 던졌던 메시지들이 결코 겉치레가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2년, 우리는 '만남을 통해 무한한 가치를 창출한다'며 글로벌 네트워크와 미래 혁신을 노래했습니다. 이어 2023년에는 자우림의 경쾌한 리듬에 맞춰 '이롯케-멋진!' 미래를 만들겠다며 ECOSEED와 수소, 전지소재라는 구체적인 꿈을 펼쳐 보였습니다. 북극곰을 지키고 푸른 바다를 되찾겠다는 'Every Step for Green'의 약속 또한 그 연장선에 있었습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언급된 비핵심 자산 정리와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의 확장은, 바로 그 광고 속 약속들을 지키기 위해 낡은 허물을 벗고 새 살을 틔우는 인고의 과정입니다. 멋진 영상미보다 강력한 ‘진실된 기록’의 힘 이제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광고는 세련된 영상미에만 기댄 어려운 말잔치가 아니라, '약속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기록이어야 합니다. 멋진 그래픽보다는 새로운 소재를 뽑아내기 위해 공정 라인을 세밀하게 점검하는 엔지니어의 진지한 눈빛, 미국 양극박 공장 현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술의 생동감, 그리고 울산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실제로 가동되며 내는 에너지를 담백하게 담아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시장과 고객이 롯데케미칼에 바라는 가장 강력한 '확신'의 실체이기 때문입니다. 일상에서 세계로, ‘내일을 이롭게’ 만드는 혁신 이러한 화학의 혁신은 결국 그룹 전체의 비전인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이롭게'라는 슬로건과 맞닿아 있습니다. 롯데는 항상 고객의 가장 가까운 일상 속에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이제 대한민국에서 사랑받은 그 가치를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글로벌 무대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업을 넘어, 고객의 일상부터 세계 시장까지 가치를 전달하는 친근하고도 혁신적인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은 바로 이곳, 화학의 현장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 묵묵히 미래를 빚어내고 있는 여러분께 뜨거운 응원을 보냅니다. 적은 성과일지라도 방향이 옳다면 그것은 이미 절반의 성공입니다. 여러분이 지켜내는 그 치열한 현장이 바로 롯데의 가장 높은 곳이며, 그 확신이 곧 롯데의 자부심이 될 것입니다. 거인의 걸음은 멈추지 않습니다. 롯데케미칼이 증명해낼 그 믿음의 기록들이 멈추지 않고 세상에 전해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봅니다.
2026-05-04 10: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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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차이나플라스 2026' 참가…스페셜티 소재로 미래시장 공략
[경제일보] 롯데케미칼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차이나플라스 2026’에 참가해 차세대 스페셜티 소재를 선보인다고 21일 밝혔다. 전시는 오는 24일까지 진행되며, IT·반도체, 모빌리티, 친환경 등 미래 성장 산업에 적용되는 소재 포트폴리오가 공개된다. ‘하이-퍼포먼스 테크(High-Performance Tech)’ 존에서는 반도체 공정용 정전기 방지 소재와 회로 형성에 사용되는 화학용액 TMAH, 초소형 카메라 모듈 및 스마트워치에 적용되는 고성능 플라스틱 ‘슈퍼 EP(Engineering Plastic)’ 등이 전시된다. 해당 소재는 로봇과 자율주행 등 피지컬 AI는 물론 항공·우주 산업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임파워링 인더스트(Empowering Industry)’ 존에서는 산업 맞춤형 고기능 소재를 선보인다. 방탄조끼에 쓰이는 초고분자 PE와 태양광 패널 보호용 EVA, 전자기기 회로 보호와 난연성을 강화한 ABS 등 다양한 소재가 포함된다. ‘어드밴스트 모빌리티(Advanced Mobility)’ 존에서는 자율주행과 전장화 흐름에 대응한 모빌리티 소재가 집중 소개된다. 내구성과 디자인을 강화한 외장 소재와 컬러 솔루션을 비롯해 동박, 양극박, 분리막용 소재, 전해액 유기용매 등 리튬이온배터리 4대 핵심 소재를 함께 전시해 통합 경쟁력을 강조한다. ‘스마트 리빙(Smart Living)’ 존에서는 생활 가전에 적용되는 고기능 소재를 선보인다. 고내구 플라스틱(HDPE), 단열성이 우수한 발포 PP, 투명성과 내화학성을 갖춘 ABS 소재 등이 적용 사례와 함께 소개되며, 도색 없이 색을 구현하는 컬러 소재와 재활용 원료 기반 ABS 시트 등 친환경 기술도 함께 공개된다. ‘서스테이너블 머티리얼(Sustainable Material)’ 존에서는 폐플라스틱을 물리·화학적으로 재활용한 고품질 소재와 롯데정밀화학이 개발한 셀룰로스 기반 고기능성 소재가 전시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고기능성 소재 기술력과 글로벌 공급망을 바탕으로 미래 산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중국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20 16: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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