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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30일 내 정상화?…美·이란 '60일 휴전안' 막판 조율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이 검토 중인 양해각서(MOU) 초안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을 30일 안에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전쟁 확산을 막고 에너지 물류의 핵심 통로를 다시 열기 위한 제한적 합의가 막판 조율 단계에 들어간 셈이다. 로이터는 미국과 이란이 60일간 휴전을 연장하고, 이 기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이란 핵 문제 후속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안에는 이란이 해협 내 기뢰를 제거하고 선박의 자유 통행을 보장하는 내용, 미국이 이란 항구 봉쇄를 완화하고 일부 제재 면제를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백악관은 해당 보도에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도 최신 MOU 초안에 이란이 서명 즉시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30일 안에 통행량을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이란과 미국, 관련 동맹국들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 종료한다는 조항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4일 현재 합의문에 서명은 이뤄지지 않았고, 세부 내용은 추가 조정될 수 있다. 합의 구조는 ‘전쟁 중단→호르무즈 정상화→핵 협상’의 단계적 방식에 가깝다. 로이터도 앞서 협상 틀이 전쟁 종식, 호르무즈 해협 위기 해결, 더 넓은 합의를 위한 협상 기간 설정 등 3단계로 전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운송의 핵심 통로다. 전쟁 이후 이란의 통제와 미국의 봉쇄가 맞물리며 유조선 운항과 해상 보험, 에너지 가격에 충격이 확산됐다. AP는 이란의 호르무즈 통제가 세계 경제에 연료 가격 급등과 물류 차질을 불러왔고, 페르시아만 일대 선박과 선원들이 묶이는 상황도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쟁점은 제재 완화와 핵물질 처리의 순서다. 이란 측은 해협 개방이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첫 단계에서 미국이 동결 자산 일부를 해제하고 봉쇄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관영 타스님통신도 잠재적 MOU에는 전 전선에서의 전쟁 종료, 미국의 이란 석유 제재 면제,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60일 협상 기간 등이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반면 미국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재고 처리와 핵무기 비보유 확약에서 실질적 조치를 보여야 제재 완화와 자산 해제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AP는 협상안이 60일 협상 기간 동안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희석하거나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포함하며, 러시아가 해당 물질을 인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트루스소셜에서 현재 논의 중인 합의가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 핵합의와 “정반대”라며 “아직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A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단에 “시간은 우리 편”이라며 성급한 합의에 뛰어들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스라엘 변수도 남아 있다. 로이터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은 특히 레바논 등에서 위협에 대응할 자유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 합의에 이란 핵 프로그램 해체와 농축 우라늄 제거가 포함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협상은 성과와 불확실성이 동시에 존재한다. 호르무즈 해협을 여는 문제에서는 일정한 접점이 형성됐지만, 핵 농축 중단과 고농축 우라늄 처리, 동결 자산 해제 시점, 제재 완화 범위는 여전히 충돌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는 24일 보고서에서 미국·이란·역내 보도가 서로 엇갈리고 있어 가능한 MOU의 윤곽이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가 성사되면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정상화와 에너지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핵 문제를 후속 협상으로 넘기는 방식이라면 이스라엘과 미국 내 강경파의 반발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합의가 무산되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압박이 재개되고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
2026-05-25 11: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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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트랩에 투영된 중화(中華)의 서열: 의전(儀典)으로 읽는 중국 외교의 본색
[경제일보] 국가 간 외교에서 의전은 단순한 형식이나 예법을 넘어선다. 그것은 말 없는 언어이자, 자국의 전략적 속내와 상대국에 대한 냉정한 손익계산서를 시각적으로 증명하는 고도의 정치 행위다. 특히 스스로를 세계의 중심이라 믿으며 예의(禮義)와 서열, 그리고 체면(面子)을 극도로 중시해 온 중국 외교에서 공항 영접의 격(格)은 상대국의 전략적 가치를 가늠하는 가장 정확한 리트머스 시험지다. 최근 방중한 글로벌 정상들을 맞이한 베이징 서오두(首都) 공항의 풍경은 오늘날 중국이 바라보는 세계 질서의 재편도와 그들의 속내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영접을 둘러싸고 외교가 안팎에서 ‘홀대론’과 ‘격하론’ 등 설왕설래가 분분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항 마중에 전직 상무위원을 역임한 국가부주석(정치국원)을 내보냈다. 언뜻 거물급 인사를 배치한 듯 보이지만, 실권을 쥔 현직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세련되게 포장된 ‘외교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해석은 다른 정상들과의 비교를 통해 확신으로 굳어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공항 트랩 아래에서 그를 맞이한 이는 중국 외교의 총괄 수장이자 시진핑의 심복인 왕이(王毅) 정치국원 겸 외교부장이었다. 실질적인 대미(對美) 전선에서 동맹 이상의 밀착을 과시하는 러시아에 대해 확실한 예우를 갖춘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과거 전승절 행사를 전후해 중국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영접에는 무려 중국 권력 서열 5위인 차이치(蔡奇) 중앙서기처 서기 겸 상무위원이 직접 공항으로 나갔다. 혈맹이자 지정학적 최전방 보루인 북한에 대해 중국이 부여하는 전략적 무게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서열의 숫자로 명백히 보여준 장면이다. 중국 외교에서 나타나는 이른바 ‘영접의 변천사’는 그들의 국력 신장 및 대외 전략의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과거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냉전의 장막을 걷고 베이징을 처음 방문했을 때, 마오쩌둥 체제의 2인자이자 외교 총사령관이었던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직접 공항에 나가 영접했다. 당시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미국의 손이 절실했던 중국으로서는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극진한 예우이자, 생존을 위한 절박함의 표현이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도광양회(韜光養晦) 시대에도 중국은 서방 강대국 정상들이 방문할 때마다 철저히 격식을 맞추며 몸을 낮췄다. 그러나 지금의 중국은 다르다. 시진핑 체제 이후 대국외교(大國外交)와 분발유위(奮發有爲)를 표방하며 굴기를 선언한 중국은 이제 미국을 향해 더 이상 저자세를 취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번 영접 격은 중국이 미국을 두려워하거나 눈치 보지 않으며, 이제는 겉치레식 환대에 연연하기보다 ‘대등한 G2 관계’로서 냉정하게 국익 대 국익으로 맞서겠다는 오만함과 자신감의 발로다. 반면 미국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붙잡아야 할 러시아와 북한이라는 전통적 우방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서열과 격식을 갖추며 ‘우리 편’을 챙기는 실리주의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중국 역사와 사상의 뿌리인 『도덕경(道德經)』 제61장에는 대국과 소국의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은 가르침이 나온다. “대국자는 하류야(大國者 下流也), 천하교(天下之交), 천하지빈(天下之牝)” 큰 나라는 강의 하류와 같아서 천하의 물이 모여드는 곳이자 천하의 어머니와 같아야 한다는 뜻이다. 노자(老子)는 대국일수록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어 아랫자리에 처해야(大國以下小國, 則取小國) 진정으로 천하의 인심을 얻고 대국으로서의 위엄을 세울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현재 시진핑의 중국이 보여주는 의전 외교는 노자의 이런 현명한 가르침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하다. 공항 영접 하나에도 치밀하게 서열을 매기고, 상대국의 힘과 이용 가치에 따라 환대와 홀대의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은 대국(大國)의 풍모라기보다는 지극히 계산적이고 옹졸한 패권주의의 단면을 드러낼 뿐이다. 자신들이 필요할 때는 혈맹이라며 서열 5위를 내보내고, 견제해야 할 상대에게는 은근한 엇박자의 격을 적용하는 세태는 단기적으로는 외교적 기싸움에서 승리한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주변국들로 하여금 중국이라는 거대한 이웃에 대해 신뢰보다는 끊임없는 경계심과 피로감을 느끼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는다. 의전의 격을 바꾸어 상대의 기를 꺾는 방식은 일시적인 전술은 될 수 있어도 천하를 아우르는 도(道)가 될 수는 없다. 진정한 대국 외교란 공항 트랩에 누구를 내보내느냐는 형식적 서열 정치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노자의 말대로 스스로를 낮추어 천하의 물을 품어 안는 포용력과 예측 가능한 규범을 보여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영접 인물의 서열로 아군과 적군을 가르고 대국의 자존심을 세우려는 중국의 영접 외교 변천사는, 역설적이게도 오늘날 중국이 직면한 외교적 고립감과 조급증을 방증하는 씁쓸한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2026-05-20 10: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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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이어 무인전장까지…한화, 루마니아서 '미래 방산 패키지' 띄운다
[경제일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동유럽 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기존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 화력 체계에 더해 차세대 무인전투체계까지 전면에 내세우며 유럽 재무장 수요 선점에 나선 것이다. 1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리는 BSDA 2026에 참가한다. BSDA는 발칸 지역 최대 규모 방산 전시회로, 올해 36개국 55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 한화는 지상 무인체계, 화력 체계, 방공체계, 위성·해양 무인체계 등 미래 전장 솔루션을 대거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무인전투체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무인 무기체계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유럽 각국이 관련 전력 도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루마니아는 무인지상 차량(UGV·Unmanned Ground Vehicle) 도입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UGV는 사람이 직접 탑승하지 않고 원격 조종하거나 자율적으로 움직이며 정찰, 보급, 전투 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 지상 차량이다. 병력 손실을 줄이면서 전장 운용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차세대 전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전시에서 독자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을 비롯해 성능 개량형 ‘그룬트’, 에스토니아 밀렘 로보틱스와 공동 개발한 궤도형 무인차량 ‘테미스-K’를 공개한다. 아리온스멧은 국내 육군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에서 현대로템과 경쟁했던 플랫폼이다. 테미스-K는 유럽 최대 UGV 기업인 밀렘 로보틱스와 협력해 개발한 모델로, 한화는 이를 기반으로 더 큰 중형급 궤도형 UGV 개발도 추진 중이다. 한화는 전시 개막 전날인 12일 루마니아 군 관계자를 대상으로 그룬트와 테미스-K를 활용한 유무인 복합(MUM-T) 성능 시연도 진행했다. 단순 전시를 넘어 실제 전장 운용 능력을 직접 보여주며 수주 경쟁력을 강조하려는 행보다. MUM-T는 유인 장비와 무인 체계를 함께 운용하는 개념으로, 미래 전장의 핵심 작전 방식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시연에서는 정찰과 보급 등 복합 임무 수행 능력이 구현됐다. 기존 주력 화력 체계도 함께 전시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A1 자주포 실물과 천무 다연장 유도무기,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L-SAM, 단거리 방공체계 H-SHORAD 등을 선보이며 종합 방산 포트폴리오를 강조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인공지능(AI) 기반 위성 영상 분석 솔루션을 공개한다. 해당 기술은 항공기·차량·열차 등 표적 식별은 물론 재난·재해 피해 규모 분석에도 활용 가능하다. 무기체계와 결합하면 전장 상황 인식과 정밀 타격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AI 기반 스마트배틀십(SBS), 자율항법 기반 차세대 기뢰 제거 체계도 선보인다. 한화 관계자는 "유럽이 재무장과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상황에서 미래 기술과 현지 생산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지역 안보 수요에 적극 부응할 것"이라고 했다.
2026-05-13 07: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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