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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포트폴리오 매수'로 분산투자 대중화 선언… 코인판에 'ETF' 바람 부나
[경제일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여러 가상자산을 한 번에 묶어 투자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매수 서비스’를 8일 출시했다. 투자자가 개별 종목의 리스크를 일일이 분석하지 않아도 인공지능(AI)이 추천하는 테마별 묶음 상품에 손쉽게 분산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서비스다. 이번 서비스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이후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분산 투자’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진 흐름을 반영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과거 가상자산 투자는 소수의 고위험·고수익 종목에 ‘몰빵’하는 단타 매매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 시장이 성숙하고 기관 투자자들이 유입되면서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분산 투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빗썸이 선보인 6종의 포트폴리오는 이러한 시장의 변화를 정교하게 담아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듀오’와 같은 안정적인 상품부터, ‘시가총액 톱10’, ‘디파이 대표 톱3’ 등 다양한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AI 분석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함으로써 투자자가 시장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도록 돕는다. 이는 전문 지식이 부족한 초보 투자자들도 전문가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는 ‘자산관리 대중화’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번 서비스의 핵심은 ‘묶음매수’의 편리함과 ‘개별 자산 관리’의 유연성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점이다. 투자자는 원하는 포트폴리오를 선택한 뒤 자산별 비율을 자유롭게 조정하여 한 번의 클릭으로 여러 자산을 동시에 매수할 수 있다. 매수 이후에는 개별 보유 자산으로 관리되어 언제든 원하는 종목만 따로 매도할 수 있다. 이는 투자자가 시장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기존의 폐쇄적인 펀드 상품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빗썸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도 여러 종목을 한 번에 매수할 수 있어 투자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 ‘코인판 ETF’의 등장과 ‘로보어드바이저’로의 진화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서비스가 향후 가상자산 시장의 ‘ETF(상장지수펀드)화’를 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현물 ETF 출시가 불가능하지만 빗썸의 포트폴리오 서비스는 사실상 ‘미니 ETF’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빗썸은 이 서비스를 AI 기반의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로 고도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용자의 투자 성향과 목표 수익률을 AI가 분석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시장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리밸런싱까지 해주는 ‘자동 자산관리’ 서비스로 진화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서비스 출시는 빗썸이 처한 엄중한 상황과 맞물려 있다.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내부통제 부실을 이유로 중징계를 받은 빗썸은 ‘투자자 보호’와 ‘시스템 안정성’을 증명해야 하는 절박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분산 투자’라는 안정적인 투자 모델을 제시한 것은 거래소의 신뢰를 회복하고 건전한 투자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로 해석될 수 있다. 이번 서비스 출시를 기념해 신규 및 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5000원의 원화 리워드를 지급하는 이벤트 역시 이용자 저변을 확대하려는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한편 빗썸의 ‘포트폴리오 매수 서비스’는 단순한 기능 추가를 넘어 가상자산 투자의 패러다임을 ‘단기 투기’에서 ‘장기 자산 배분’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이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빗썸은 단순한 ‘코인 거래소’를 넘어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2026-04-08 15:09:47
서클 CEO 13일 방한 가능성…업비트·빗썸·코인원 연쇄 회동 전망
[경제일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인 서클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가상자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 거래소와 금융사와의 협력 논의가 예상되면서 한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제레미 얼레어 서클 창업자 겸 CEO는 오는 13일 한국을 방문해 국내 은행과 가상자산 거래소를 대상으로 연쇄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방문 일정에는 두나무, 빗썸, 코인원 등 주요 거래소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협력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USDC의 국내 유통 확대 및 결제·송금 등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협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클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USDC 발행사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주요 사업자로 꼽힌다. USDC는 달러와 1대 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 송금, 디파이(DeFi)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서클은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등 글로벌 거래소와 협력하며 유통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번 서클의 방한은 한국 내 스테이블코인 활용 확대와 제도화 대응을 목표로 진행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규제 및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사업자들이 시장 선점에 나서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국내 거래소와 논의한다는 것이다. 두나무 역시 스테이블코인 및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두나무는 자체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기와 체인'을 준비 중이며 자회사 '람다256'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시스템인 '스코프'를 개발 중이다. 또한 하나은행과 함께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기술 검증(PoC)을 진행하는 등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서클은 이번 방한에서 두나무 외에도 빗썸과 코인원 등 주요 거래소와 국내 시장 상황 및 제도화 환경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이블코인 도입 환경과 유통 방식, 협력 가능성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클 경영진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히스 타버트 서클 총괄사장이 지난해 방한해 두나무, 빗썸, 코인원 등을 방문하며 국내 시장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CEO 직접 방한이 협력 논의를 한 단계 진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글로벌 사업자들의 한국 방문은 단순 시장 탐색을 넘어 국내 파트너십 구축과 사업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 거래소 및 금융사와의 협력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스테이블코인 시장 경쟁도 한층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6-04-06 17:53:21
50년 묵은 SWIFT망 걷어낸다… 두나무 기술력, 제도권 금융 심장부 진입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인 두나무와 4대 시중은행인 하나금융그룹이 손잡고 수십 년간 글로벌 금융을 지배해 온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망을 블록체인으로 대체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 기존 금융 시스템의 비효율을 걷어내고 '예금 토큰(Deposit Token)' 시대를 앞당기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두나무(대표 오경석)는 하나금융그룹(회장 함영주)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해외송금 서비스에 대한 기술검증(PoC)을 완료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검증의 핵심은 은행 간 해외 송금 시 필수적으로 거쳐야 했던 SWIFT 통신망을 두나무가 자체 개발한 레이어2 블록체인 '기와(GIWA)체인'으로 대체한 것이다. 기존 SWIFT 방식은 중계 은행을 거치는 과정에서 수수료가 발생하고 송금 확인까지 2~3일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기와체인을 적용한 송금 방식은 블록체인 메시지를 통해 실시간에 가까운 처리 속도와 획기적인 수수료 절감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두나무는 자체 개발한 프라이버시 프로토콜 '보자기(BOJAGI)'를 적용해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금융 거래의 기밀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 기술을 기반으로 송금인과 수취인의 민감 정보를 노출하지 않고도 거래 유효성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 '느리고 비싼' SWIFT의 한계, 블록체인이 깬다 금융권이 블록체인 송금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의 국가 간 송금 시스템은 1973년 설립된 SWIFT 망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중계 과정과 높은 비용, 영업시간 제한 등은 디지털 금융 시대에 맞지 않는 구태로 지적받아 왔다. JP모건의 '오닉스'나 국제결제은행(BIS)의 '아고라 프로젝트' 등 글로벌 금융권이 블록체인 기반 송금망 구축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금융과 두나무의 협력은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국내 금융 인프라의 기술 주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양사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올 3분기까지 '예금 토큰' 기반의 송금 인프라를 구축한다. 단순히 메시지만 주고받는 단계를 넘어, 고객이 입금한 현금을 디지털 토큰으로 변환해 블록체인상에서 즉시 결제와 정산(Settlement)까지 끝내는 모델이다. 이 시스템이 상용화되면 24시간 365일 중단 없는 실시간 국제 송금이 가능해진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규제 허들이 해소되어야 한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를 위해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 기업의 기술력이 보수적인 제1금융권의 핵심 망을 대체할 대안으로 채택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예금 토큰이 상용화될 경우 스테이블 코인 시장을 넘어설 거대한 금융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블록체인이 글로벌 금융 인프라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강조했으며, 이은형 하나금융 부회장도 "전통 금융을 혁신하고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2026-02-27 12:00:49
해시드·샤드랩 '프로토콜캠프'...생성형 AI 시대 브랜드 지표부터 트레이딩 봇까지
[이코노믹데일리] 글로벌 웹3 벤처캐피털 해시드(대표 김서준)와 태국 금융지주사 SCBX의 합작법인 샤드랩이 운영하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 '프로토콜캠프(Protocol Camp)'가 지난 10일 파이널 데모데이를 끝으로 성황리에 종료됐다. 이번 캠프는 단순한 개발자 양성을 넘어 AI(인공지능)와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데 주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프로토콜캠프는 전 세계에서 선발된 20명의 소수 정예 인재들이 참여해 팀 단위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일본의 대형 증권사인 SMBC 닛코와 태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빗컵(BitKUB) 등이 메인 파트너로 참여해 기존 웹3 생태계와 제도권 금융의 접점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파이널 데모데이의 하이라이트는 각 트랙별 우승팀의 솔루션이었다. 웹3 일반 트랙 우승을 차지한 '젠랭크(GenRank)'는 생성형 AI가 지배하는 정보 환경에서 기업의 생존 전략을 제시했다. 이들은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AI가 답변을 생성할 때 특정 브랜드가 어떤 맥락에서 노출되는지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콘텍스트 스코어보드'를 개발했다. 기존 검색엔진최적화(SEO)를 넘어선 'AI 최적화(AIO)' 개념을 구체화한 점이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SMBC 닛코 트랙에서 우승한 '다이코(Daiko)'는 복잡한 온체인 데이터와 투자 결정의 간극을 AI 에이전트로 메웠다. '바이브 트레이딩 앱'을 통해 투자자의 리스크 성향에 맞춰 밈코인이나 거시경제 지표를 분석하고 매수·매도 시그널을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이는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진입 장벽을 낮추고 개인 투자자의 의사결정을 돕는 실용적인 도구로 평가받았다. ◆ AI 만난 웹3, '실용주의' 노선 강화될 것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토콜캠프가 웹3 인큐베이팅의 트렌드 변화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과거 블록체인 교육이 스마트 컨트랙트 작성 등 기술적 기초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AI 기술을 접목해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덕트(제품)' 중심의 접근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좋은 프로토콜은 코드만으로 완성되지 않고 동료와 커뮤니티가 있을 때 비로소 작동한다"며 "빌더들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김호진 샤드랩 대표 역시 "AI와 바이브코딩(AI 지원 코딩)에 특화된 교육을 강화해 실질적인 시장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웹3 시장은 AI와의 결합을 통해 대중화(Mass Adoption)의 길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AI의 편의성이 결합된 서비스들이 금융, 마케팅,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침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SMBC 닛코와 같은 전통 금융권이 웹3 스타트업 육성에 직접 관여하기 시작한 것은 토큰 증권(ST)이나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의 확대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해시드와 샤드랩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차세대 유니콘 기업 발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2026-01-14 10:06:12
바이낸스, 업비트 탈취 자산 동결 요청에 '늑장 대응'… 17%만 묶였다
[이코노믹데일리]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CEO 리차드 텅)가 최근 발생한 업비트 해킹 탈취 자산에 대한 한국 수사 당국의 동결 요청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며 자금 세탁을 사실상 방조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에서 유출된 가상자산이 바이낸스로 흘러 들어간 정황이 포착됐음에도 바이낸스 측은 "사실관계 확인"을 이유로 골든타임을 넘겨 전체 요청 금액의 17%만을 동결하는 데 그쳤다. 이는 국경 없는 가상자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거래소 간의 공조 체계가 여전히 허술함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달 27일 업비트에서 발생한 이상 출금 사태는 해킹 조직의 치밀한 자금 세탁 계획하에 이루어졌다. 해외 가상자산 보안 업체의 분석에 따르면 해커들은 탈취한 솔라나 기반 코인을 추적하기 어렵게 만들기 위해 '믹싱(Mixing)'에 가까운 고도화된 수법을 동원했다. 이들은 1000여 개가 넘는 익명 지갑을 동원해 자금을 잘게 쪼개고 입출금을 수차례 반복하며 추적망을 교란했다. 특히 서로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브리지(Bridge)' 기술과 코인 종류를 바꾸는 '스왑(Swap)' 서비스를 악용해 자금의 꼬리표를 떼어내는 데 주력했다. 이렇게 세탁된 자금의 상당수는 바이낸스에 입점한 제3자 서비스 지갑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사고 발생 직후의 긴박한 대응 과정에서 불거졌다. 한국 경찰과 업비트는 사건 발생 당일인 27일 오전 바이낸스 측 지갑으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된 4억 7000여만 원어치의 솔라나 코인에 대해 긴급 동결을 요청했다. 블록체인 특성상 자금 이동 경로가 투명하게 공개되므로 신속한 조치만 이루어진다면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그러나 바이낸스는 즉각적인 동결 대신 "사실관계 확인이 더 필요하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바이낸스가 동결 조치를 완료했다고 통보해 온 시점은 요청 시점으로부터 약 15시간이 지난 27일 자정 무렵이었다. 가상자산이 전송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불과 수 초에서 수 분임을 고려할 때 15시간은 해커들이 자금을 빼돌리고도 남을 충분한 시간이다. 결국 바이낸스가 동결한 자산은 요청 금액의 17% 수준인 8000만원어치에 불과했다. 나머지 자산은 이미 다른 곳으로 이체되거나 현금화가 용이한 형태로 변환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보안 업계에서는 바이낸스의 이러한 대응이 글로벌 1위 거래소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책임 회피'라고 지적한다. 바이낸스 측은 KBS의 질의에 "원칙상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적절한 절차에 따라 관계 당국 및 파트너사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이는 자금 세탁 방지(AML) 의무와 범죄 수익 차단 책임에 비춰볼 때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바이낸스에 입점한 제3자 서비스 지갑들이 해커들의 자금 세탁 통로로 악용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전문가는 "자금 세탁은 분초를 다투는 싸움인데 거래소들이 추후 발생할지 모르는 법적 분쟁을 우려해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사이 범죄자들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거래소가 섣불리 계좌를 동결했다가 해당 계좌 소유주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할 것을 우려해 사법 당국의 영장이나 완벽한 법적 근거가 제시되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으려는 보신주의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태는 가상자산 범죄가 갈수록 고도화되는 반면 대응 체계는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한다. 해커들은 브리지와 스왑 등 첨단 기술을 악용해 자금을 세탁하고 있지만 수사 당국의 공조 요청은 국가 간 행정 절차와 거래소의 자체 규정에 가로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킹 조직이 탈취한 솔라나 코인 대부분을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으로 환전한 것 역시 이러한 허점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장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풍부해 추후 현금화가 용이할 뿐만 아니라 '토네이도 캐시'와 같은 믹싱 솔루션을 통해 자금 추적을 따돌리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적인 자금 세탁 방지 규제인 '트래블 룰(Travel Rule)'의 실효성 확보와 함께 디파이(DeFi)나 브리지 서비스 등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기술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도 과제로 남았다. 해커들이 중앙화 거래소의 감시망을 피해 탈중앙화 서비스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온체인 데이터 분석을 통한 실시간 추적 기술 고도화와 국제 수사 공조 체계의 긴밀한 연결이 없다면 제2, 제3의 업비트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사이버 범죄 대응 골든타임'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2025-12-12 15: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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