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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사진에 '지갑 복구코드' 노출…국세청 압류 코인 69억원 탈취
[경제일보] 국세청이 체납자로부터 압류한 69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이 보도자료 사진에 지갑 복구코드(니모닉 코드)가 그대로 노출되는 실수로 외부에 탈취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공공기관이 압류한 디지털 자산의 기본적인 보안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가기관의 가상자산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6일 국세청이 배포한 ‘고액체납자 추적 특별기동반’ 성과 보도자료였다. 국세청은 체납자로부터 압류한 400만개의 PRTG 코인(당시 시세 기준 약 69억원)의 현장 수색 사진을 공개했는데 이 사진 속에 콜드월렛을 복구할 수 있는 니모닉 코드가 그대로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니모닉 코드는 12개 또는 24개의 영단어로 구성된 일종의 ‘지갑 복구 비밀번호’로, 해당 코드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서든 전자지갑을 복원해 자산을 통제할 수 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니모닉 코드 유출이 곧 자산 탈취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보안 사고로 간주된다. 실제로 보도자료 공개 이후 외부 인물이 니모닉 코드를 이용해 지갑에 접근하면서 압류된 가상자산이 탈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탈취범이 자수하며 자산을 다시 돌려놓는 일이 있었지만 국세청이 즉시 지갑을 변경하거나 자산을 다른 지갑으로 옮기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약 2시간 뒤 또 다른 해커에게 2차 탈취를 당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국세청의 가상자산 관리 체계가 사실상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1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성진 국세청 차장은 “가상자산에 대한 경험과 이해, 관리 노하우가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국회에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국세청이 가상자산 압류를 시작한 지 5년이 지났는데도 강제징수 업무 매뉴얼에 니모닉 관리 관련 규정조차 없었다”며 “기본적인 보안 인식조차 부족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공공기관의 가상자산 관리 체계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 세무당국과 수사기관이 가상자산 압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21년 이후지만 디지털 자산 특성에 맞는 별도의 보안 체계나 관리 매뉴얼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가상자산은 계좌 기반 금융자산과 달리 지갑의 개인키나 복구코드 관리가 사실상 자산 보안의 핵심을 이루는 구조다. 그럼에도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이를 기존 동산 압류나 현금 보관과 유사한 행정 절차로 처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 인력과 기술 인프라 부족 역시 반복되는 사고의 원인으로 꼽힌다. 블록체인 지갑 구조와 키 관리 방식은 높은 수준의 기술적 이해가 필요한 영역이지만 공공기관 내부에는 이를 전담할 전문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가상자산을 압류한 뒤 실제 관리 단계에서 외부 보안 시스템이나 전문 커스터디 인프라를 활용하기보다 내부 행정 절차에 의존하는 방식도 취약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에서는 사법기관이나 세무당국이 압류한 가상자산을 전문 수탁기관(커스터디)에 보관하거나 별도의 보안 관리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압류 이후 자산 보관과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표준 매뉴얼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선 국세청은 지난 9일 ‘가상자산 관리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디지털 자산 전담 인력 확충과 통합 분석 시스템 구축, 외부 전문 수탁기관 활용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외부 수탁기관 활용 등 전문화된 보관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조재우 한성대 블록체인연구소 교수는 “가상자산은 지갑 관리와 키 보안이 핵심인 만큼 전문 커스터디 기관을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황석진 동국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도 “경찰과 검찰, 지자체 등 모든 공공기관이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가상자산 관리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고는 가상자산을 실제 행정 자산으로 관리해야 하는 공공기관의 준비 수준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제도적 관리 체계 정비와 함께 공공 부문의 디지털 자산 보안 역량을 전반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이날 국회 업무보고에는 임광현 국세청장이 해외 출장 일정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2026-03-11 15:14:42
'DJ의 영원한 비서실장' 권노갑, 96세 백인평전 출간…여야 원로 대통합의 장
[경제일보]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이자 '동교동계의 좌장'인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이 96세 생일을 맞아 자신의 정치 인생을 집대성한 전기 '권노갑 백인(百人) 평전'을 출간했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는 여야와 정파를 초월한 정치 원로들과 현역 거물들이 총집결해 극단적 대결로 치닫는 2026년 대한민국 정치권에 '통합'과 '신의'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자리가 됐다. 이날 행사장은 권 이사장의 96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전·현직 정치인 200여 명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김민석 국무총리,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이재명 정부의 핵심 인사들은 물론 김덕룡, 김무성, 서청원 등 옛 상도동계(YS계) 인사들까지 참석해 한국 현대 정치사의 양대 산맥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축사였다. 정 장관은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쇄신 정풍 운동을 주도하며 권 이사장의 2선 후퇴를 강력히 요구했던 '악연'을 회고했다. 그는 "저는 당신을 향해 비정한 칼날을 던졌고 당신은 그 칼을 맞고도 저를 끌어안고서 정치의 품격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보여주셨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당신은 제가 평생 닮고 싶은 인생의 참된 거인"이라고 헌사를 바쳐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이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신의와 포용을 실천했던 권 이사장의 '큰 정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 이재명 대통령 "역경 속 나침반"…문재인·권양숙도 축하 이재명 대통령은 홍익표 정무수석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권 이사장을 '든든한 나침반'에 비유했다. 이 대통령은 "권 고문님의 우직한 헌신이 우리 정치와 사회가 숱한 시련을 딛고 지금의 굳건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힘이 됐다"며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이라는 김대중 정신을 일깨워주신 가르침은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밝혀줬다"고 존경을 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언제나 선당후사의 표상이셨다"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사람과 신의를 중심에 둔 정치를 행동으로 증명해 온 분"이라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많은 분이 권 고문님이 DJ를 평생 지켰다고 기억하지만 저는 권 고문님의 눈높이가 김 대통령님의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했다고 생각한다"며 "인간으로서 권 고문님 같은 삶을 사는 게 최고다. 정말 멋있게 걸어오셨다"고 회상했다. 이날 공개된 '백인평전'은 권 이사장을 지켜본 100여 명이 '내가 본 권노갑'이라는 주제로 쓴 글을 엮은 책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고 이희호 여사가 2014년 보낸 친전을 포함해 그가 걸어온 '신의의 정치'를 증언하는 생생한 기록들이 담겼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종대 비서관은 "아버지(고 김홍업 이사장)는 동교동계에서 고문님을 '쑥구 형님'이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쑥구'는 순박한 사람을 뜻하는 전라도 방언으로 평생 주군을 향해 계산 없이 헌신했던 그의 우직함을 상징한다. 권 이사장은 구순을 넘긴 나이에도 학업을 놓지 않는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83세였던 2013년 동국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2015년엔 85세의 나이로 한국외대 영어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권 이사장은 "20년, 30년은 더 살 것"이라며 "자신 있고 에너지 있다"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여 좌중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권 이사장의 이번 행보가 여야 협치가 실종된 2026년 대한민국 정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한다. 권 이사장은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를 통해 독재 정권에 맞서 연대했던 경험을 가진 인물이다. 권 이사장이 향후 김대중재단을 중심으로 야권의 단합을 도모하는 동시에 보수 진영 원로들과의 끈끈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여야 갈등의 완충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한다. 권노갑이라는 거목(巨木)의 건재함은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이 화해하고 후배 정치인들이 '배신의 정치'가 아닌 '신의의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2026-03-07 21:44:59
"비상계엄 재발 막으려면 경찰 권력 분산 시급"
[이코노믹데일리] 12·3 비상계엄 사태와 같은 국가적 위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경찰 지휘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핵심 대안으로는 형식적 기구에 머물러 있는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화가 꼽혔다. 한국경찰학회는 16일 국회에서 한국지방자치경찰학회,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과 함께 경찰개혁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열었다. 발제에 나선 김창윤 경찰학회 회장은 “12·3 사태는 단일 지휘권자의 판단 오류가 치안 전반을 왜곡시킨 사례”라며 현행 경찰 지휘 체계가 유지될 경우 유사한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특히 경찰청장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지휘·통제 권한을 문제 삼았다. 그는 역대 경찰청장들의 구속 사례를 언급하며 “권력이 한 사람에게 쏠린 구조는 경찰이 정권에 종속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경찰법상 국가경찰위원회가 자문기구에 그치고 있어 실질적인 통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김 회장은 국가경찰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의 합의제 독립 행정기관으로 격상하고 장관급 위원장을 포함한 9인 체제로 재편해 총경 이상 고위직 인사권을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최종술 지방자치경찰학회 회장은 "자치경찰제가 도입 취지와 달리 여전히 국가경찰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제도 전반을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참석한 최응렬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도 “국가경찰위원회가 고위 간부 인사를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면 지휘부의 판단 착오가 전국적 치안 혼란으로 확산되는 구조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12-16 16: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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