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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대를 여는 두 바퀴, 지방의 자치와 내각의 협치
7월 1일,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정치적 전환점 앞에 섰다. 전국에서는 민선 9기 지방정부가 일제히 출범했고, 중앙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한성숙 신임 국무총리 임명안을 재가하며 역대 두 번째 여성 총리 체제가 문을 열었다. 지방정부의 출범은 권력의 공간적 분산을 뜻하고, 새 총리의 등장은 행정부 운영의 내실을 다지는 출발점이다. 이 두 흐름은 따로 움직이는 수레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두 바퀴다. 새 출발의 순간에 가장 먼저 새겨야 할 가치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기본과 원칙, 그리고 상식이다. 《도덕경》은 “강과 바다가 모든 골짜기의 왕이 되는 것은 스스로를 낮추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도자의 권위는 높은 자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낮은 곳으로 흐르는 자세에서 비롯된다. 민선 9기 단체장들과 신임 총리가 가장 깊이 새겨야 할 대목이다. 권력은 군림의 도구가 아니라 국민의 삶을 받드는 책임의 자리다. 지방정부의 과제는 분명하다. 보여주기식 개발과 축제성 행정에서 벗어나 지방자치의 내실을 다지는 일이다. 그동안 적지 않은 지자체가 화려한 공약과 대형 사업을 앞세웠지만, 주민에게 돌아온 것은 늘어난 부채와 인구 소멸의 그림자였다. 《대학》은 “근본이 어지러운데 끝이 다스려지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지방자치의 근본은 주민의 안전, 일자리, 복지, 교육, 의료 같은 생활 행정에 있다. 도로 하나 더 놓는 것보다 청년이 머물 수 있는 일자리 하나를 만드는 일이 더 절실하다. 지역 경제 역시 중앙정부의 지원만 바라보는 의존형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각 지역이 가진 문화, 산업, 지리적 특성을 살려 스스로 먹고사는 힘을 길러야 한다. 농어촌은 미래 식품과 관광 산업으로, 산업도시는 첨단 제조와 연구개발 거점으로, 역사와 문화가 있는 도시는 콘텐츠 산업으로 길을 찾아야 한다. 임기 안에 치적을 남기겠다는 조급증은 경계해야 한다. 한성숙 총리 체제에 대한 기대도 작지 않다. 지금 대한민국은 환율 불안, 고물가, 고금리, 가계부채,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복합 위기 속에 있다. 이런 난제는 어느 한 정파의 힘만으로 풀 수 없다. 새 내각이 먼저 보여줘야 할 태도는 협치의 상식이다. 야당과 대화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전문가의 경고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행정 각부를 조율하며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소통의 창구가 되어야 한다. 특히 한 총리는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자영업자, 청년, 취약계층, 지역 주민의 절박한 목소리를 국정의 중심에 올려놓는 ‘민심의 총리’가 되어야 한다. 강성 지지층이나 정파적 이해에 흔들리지 않고 국민 전체의 상식과 국익을 기준으로 정책을 조율해야 한다. 정치의 본령은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데 있다. 공자는 정치를 두고 “정자정야”, 곧 바르게 하는 일이라고 했다. 바름을 잃은 정치는 권력투쟁으로 전락하고, 상식을 잃은 행정은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 중앙은 지방에 권한을 과감히 이양하되 책임 행정을 요구해야 하고, 지방은 자율성을 남용하지 말고 성과와 투명성으로 답해야 한다. 중앙과 지방은 경쟁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함께 떠받치는 동반자다. 새로운 시작은 늘 희망과 책임을 동시에 품고 있다. 민선 9기 지방정부와 한성숙 내각이 다투지 않고 오직 민생을 이롭게 하는 정치로 국민 앞에 서기를 바란다. 《도덕경》의 마지막 구절처럼 “하늘의 도는 이롭게만 하고 해치지 않으며, 성인의 도는 행하되 다투지 않는다.” 오늘의 지도자들이 이 말을 가슴에 품고 낮은 곳에서 국민을 섬긴다면, 지방의 자치와 내각의 협치는 대한민국 새 시대를 여는 든든한 두 바퀴가 될 것이다.
2026-07-01 18: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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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확장'에서 '내실'로…체질 개선으로 다시 뛰다
[경제일보] 국내 패션·유통 산업이 구조적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소비 둔화와 온라인 중심 유통 질서 재편 속에서 전통 오프라인 기반 기업들은 생존 전략을 근본적으로 다시 짜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랜드그룹은 ‘재무 안정’과 ‘사업 재편’, 그리고 ‘디지털 전환’을 축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1980년대 의류 사업으로 출발한 이랜드는 1990~2000년대를 거치며 패션, 유통, 외식, 호텔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을 빠르게 키우며 국내 유통 산업에서 존재감을 확대했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이후 유통 환경 변화와 차입 부담이 겹치면서 성장세는 점차 둔화됐다. 국내 패션 시장은 이미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온라인 플랫폼 중심 소비가 확산되고 글로벌 SPA 브랜드와 해외 직구 시장이 커지면서 전통 패션 기업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소비 회복 역시 기대만큼 빠르지 않았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이랜드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확장에서 내실로, 전략 전환 이랜드는 최근 몇 년간 ‘외형 성장’보다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핵심 자산 매각과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높이고 수익성이 높은 핵심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전략이다. 과거 공격적인 확장 과정에서 늘어난 차입금은 그룹의 주요 리스크로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이랜드는 일부 사업과 자산을 매각하고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단기 성장 둔화를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패션·아울렛 중심의 사업 재편 패션 부문에서는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상품 기획 역량 개선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랜드는 자체 기획·생산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중저가 패션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춘 상품 다양화에 집중하고 있다. 유통 부문에서는 아울렛 사업이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경기 둔화 속에서 ‘가성비 소비’가 확산되면서 아울렛 채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는 전국 주요 거점에 아울렛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고객 유입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 사업, 재정비 이후 재도약 모색 이랜드의 해외 전략에서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다. 과거 이랜드는 중국에서 대규모 매장망을 구축하며 빠르게 성장했지만 경쟁 심화와 소비 트렌드 변화, 외부 변수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에 따라 무리한 확장 대신 구조조정과 효율화 작업이 진행됐다. 최근에는 온라인 중심 유통 구조로 전환하며 라이브커머스와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오프라인 중심 모델에서 디지털 기반으로의 전환이 핵심 변화다. ◆디지털 전환, 선택 아닌 필수 유통 산업 전반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이랜드 역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 온라인몰 강화와 함께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입점을 확대하며 판매 채널을 다변화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 기반 상품 기획과 고객 분석 역량을 강화하면서 소비자 맞춤형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판매 채널 확대를 넘어 기업 운영 방식 자체의 변화를 의미한다.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의 전환 이랜드는 과거 ‘속도 중심 성장’ 전략으로 외형을 키운 대표적인 기업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수익성과 안정성을 중시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패션과 유통이라는 전통 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온라인 전환과 재무 안정, 글로벌 전략 재정립이 향후 성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때 공격적 확장으로 성장했던 기업이 이제는 체질 개선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변화한 시장 환경 속에서 이랜드가 어떤 방식으로 경쟁력을 회복해 나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26-06-09 1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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