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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에 흔들린 NCC…나프타 의존 한국 석화 구조 드러났다
[경제일보]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급등하자 주요 화학업체들이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을 낮추는 등 생산 조정에 나서며 한국 석화 산업의 나프타 의존 구조 취약성이 재부각되고 있다. 10일 화학업계와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최근 중동 지역 정세 불안이 이어지면서 나프타 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 평가기관 S&P글로벌플래츠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은 지난달 23일 톤당 614달러에서 이달 4일 777달러까지 올라 열흘 만에 약 26% 급등했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얻는 탄화수소 혼합물로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다. 원유 가격 상승은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인 만큼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질 경우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원료 비용 상승 압박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은 잇달아 NCC 가동률을 낮추며 생산 조정에 들어갔다. 롯데케미칼은 충남 대산 공장의 NCC 가동률을 기존 80%에서 약 7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 공장 역시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 120만톤 규모 설비의 정기 보수 일정을 약 2주 앞당겨 4월 초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LG화학도 감산에 나섰다. 대산 공장(에틸렌 127만톤)은 지난 5일부터 가동률을 69%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낮춰 이번주 중 약 54%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여수 공장(208만톤) 역시 단계적 감산에 들어가 1호기와 3호기 가동률이 각각 64%, 73% 수준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대한유화 역시 온산 공장(에틸렌 90만톤)의 가동률을 기존 80%에서 75%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원료 가격 상승이 단기간에 이어질 경우 석유화학 기업들의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나프타 가격은 급등하고 있지만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 가격은 글로벌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 영향으로 쉽게 인상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원료 구조 한계를 다시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하는 NCC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국제 유가와 중동 정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미국과 중국은 원료 구조 다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셰일가스 개발 확대를 기반으로 에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에탄 크래커(ECC) 중심의 석유화학 생산 체계를 구축해 왔다. 에탄은 나프타보다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원가가 저렴해 미국 석유화학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역시 석탄을 원료로 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석탄화학(CTO·MTO) 설비를 대거 확대하며 원료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 석탄 자원을 활용해 에틸렌·올레핀 등을 생산할 수 있어 국제 유가 변동에 따른 원료 가격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하는 나프타분해시설(NCC)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형성돼 있어 국제 유가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변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원료 구조가 장기적으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비용 경쟁력과 수익성 안정성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나프타 가격 상승이 단순한 가격 변동을 넘어 원료 공급 안정성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현재 나프타 가격 상승은 공급이 충분한 상황에서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오른 것이 아니라 중동 지역 긴장으로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공급 경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측면이 크다"며 "상황이 단기간에 마무리된다면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지정학적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석유화학 기업들의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나프타 기반 NCC 중심으로 설비가 구축돼 있는 구조"라며 "미국의 에탄 크래커(ECC)나 중국의 석탄화학처럼 원료 다변화가 이뤄진 국가들과 달리 국내 공장들은 대부분 오래전에 건설된 설비여서 단기간에 원료 구조를 바꾸거나 설비를 전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26-03-10 16:38:14
HD현대·롯데케미칼 대산 사업장 통합…110만톤 NCC 셧다운, 정부 2.1조 '석화 재편 1호' 승인
[이코노믹데일리]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 충남 서산에 위치한 대산 사업장을 통합하고 110만톤 규모 나프타분해시설(NCC)을 멈추는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정부가 국내 석유화학 산업 첫 사업재편을 승인하면서 설비 감축이 실제 실행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5일 산업경제장관회의에서 충남 대산산업단지 내 양사 사업장 통합을 골자로 한 '대산 1호 프로젝트'를 최종 승인했다. 정부는 금융·세제·인허가를 포함한 총 2조1000억원 규모의 지원 패키지도 의결하며 구조조정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번 재편의 핵심은 양사가 보유한 대산 나프타분해시설(NCC)과 다운스트림 설비 조정이다. 통합 대상인 대산 단지 내 설비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운영해 온 연산 110만t 규모 NCC는 가동을 중단하고,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 각각 보유한 폴리올레핀 등 다운스트림 제품 설비 중 수익성이 낮거나 중복되는 라인은 축소된다. 그동안 업계 안팎에서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대형 NCC 설비가 실제로 멈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설비 증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가 생산능력을 줄이는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선별 축소' 전략으로 방향을 튼 신호로 해석된다. 통합 방식은 5대5 공동 경영 구조다. 롯데케미칼은 대산 사업장을 물적 분할(사업부문만 떼어내 별도 법인으로 만드는 물적 분할 방식)한 뒤 HD현대케미칼 대산 사업장과 합병해 신설 통합법인을 설립한다. 이후 HD현대케미칼 주주인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 본사가 각각 6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을 출자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 신설 법인 지분은 양측이 50%씩 보유한다. 양사는 설비 통합과 생산 효율화에 2450억원을 투입하고 고탄성 플라스틱·이차전지 핵심 소재 등 고부가 제품과 에탄 원료·바이오 납사 기반 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데 3350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 지원 대부분은 금융 패키지다. 2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은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채권금융기관 협의를 거쳐 구체 방안이 확정된다. 상환 유예, 신규 자금 공급, 영구채 전환 등 다양한 수단이 검토된다. 정부는 대산 단지 재편을 시작으로 여수·울산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 집적단지에서도 유사한 사업재편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해당 지역에는 LG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HD현대케미칼 등 대형 석화 기업들의 NCC와 다운스트림 설비가 밀집해 있어 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 설비 통합·감축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책금융을 전면에 내세운 이번 재편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정부가 산업 구조조정에 직접 개입하는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석유화학 업황이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대산 1호 프로젝트는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첫 실행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여수·울산 등 주요 석화 단지로 재편 논의가 확산될 경우 국내 석화 산업은 본격적인 생산 구조 재조정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2026-02-26 16: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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