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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4 17:09:06
'DJ의 영원한 비서실장' 권노갑, 96세 백인평전 출간…여야 원로 대통합의 장
[경제일보]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이자 '동교동계의 좌장'인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이 96세 생일을 맞아 자신의 정치 인생을 집대성한 전기 '권노갑 백인(百人) 평전'을 출간했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는 여야와 정파를 초월한 정치 원로들과 현역 거물들이 총집결해 극단적 대결로 치닫는 2026년 대한민국 정치권에 '통합'과 '신의'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자리가 됐다. 이날 행사장은 권 이사장의 96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전·현직 정치인 200여 명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김민석 국무총리,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이재명 정부의 핵심 인사들은 물론 김덕룡, 김무성, 서청원 등 옛 상도동계(YS계) 인사들까지 참석해 한국 현대 정치사의 양대 산맥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축사였다. 정 장관은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쇄신 정풍 운동을 주도하며 권 이사장의 2선 후퇴를 강력히 요구했던 '악연'을 회고했다. 그는 "저는 당신을 향해 비정한 칼날을 던졌고 당신은 그 칼을 맞고도 저를 끌어안고서 정치의 품격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보여주셨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당신은 제가 평생 닮고 싶은 인생의 참된 거인"이라고 헌사를 바쳐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이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신의와 포용을 실천했던 권 이사장의 '큰 정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 이재명 대통령 "역경 속 나침반"…문재인·권양숙도 축하 이재명 대통령은 홍익표 정무수석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권 이사장을 '든든한 나침반'에 비유했다. 이 대통령은 "권 고문님의 우직한 헌신이 우리 정치와 사회가 숱한 시련을 딛고 지금의 굳건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힘이 됐다"며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이라는 김대중 정신을 일깨워주신 가르침은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밝혀줬다"고 존경을 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언제나 선당후사의 표상이셨다"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사람과 신의를 중심에 둔 정치를 행동으로 증명해 온 분"이라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많은 분이 권 고문님이 DJ를 평생 지켰다고 기억하지만 저는 권 고문님의 눈높이가 김 대통령님의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했다고 생각한다"며 "인간으로서 권 고문님 같은 삶을 사는 게 최고다. 정말 멋있게 걸어오셨다"고 회상했다. 이날 공개된 '백인평전'은 권 이사장을 지켜본 100여 명이 '내가 본 권노갑'이라는 주제로 쓴 글을 엮은 책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고 이희호 여사가 2014년 보낸 친전을 포함해 그가 걸어온 '신의의 정치'를 증언하는 생생한 기록들이 담겼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종대 비서관은 "아버지(고 김홍업 이사장)는 동교동계에서 고문님을 '쑥구 형님'이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쑥구'는 순박한 사람을 뜻하는 전라도 방언으로 평생 주군을 향해 계산 없이 헌신했던 그의 우직함을 상징한다. 권 이사장은 구순을 넘긴 나이에도 학업을 놓지 않는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83세였던 2013년 동국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2015년엔 85세의 나이로 한국외대 영어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권 이사장은 "20년, 30년은 더 살 것"이라며 "자신 있고 에너지 있다"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여 좌중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권 이사장의 이번 행보가 여야 협치가 실종된 2026년 대한민국 정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한다. 권 이사장은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를 통해 독재 정권에 맞서 연대했던 경험을 가진 인물이다. 권 이사장이 향후 김대중재단을 중심으로 야권의 단합을 도모하는 동시에 보수 진영 원로들과의 끈끈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여야 갈등의 완충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한다. 권노갑이라는 거목(巨木)의 건재함은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이 화해하고 후배 정치인들이 '배신의 정치'가 아닌 '신의의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2026-03-07 21: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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