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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성과금 갈등,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
[경제일보]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가까스로 파국을 피했다. 총파업 예고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 노사가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반도체 생산 차질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일단 멈춰 섰다. 다만 오는 22∼27일 이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라는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이를 완전한 종결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이번 잠정 합의는 정부의 적극적 중재 속에 이뤄졌고, 투표가 가결되면 협상이 공식 타결된다. 문제는 합의 그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균열이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이었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과 배분 방식의 제도화를 요구했고 회사는 경영환경과 사업부별 실적, 글로벌 경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돌아왔고, 인공지능(AI) 열풍이 삼성전자의 실적을 밀어올린 것은 사실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9000억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DS)부문은 AI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고 HBM4와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모듈 양산도 시작했다. 그러나 좋은 실적이 곧 무제한의 성과급 요구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성과는 나눠야 한다. 하지만 성과 배분은 기업의 미래 투자, 주주 책임, 협력사 생태계, 국가경제에서의 역할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한 기업이지만 동시에 한국 제조업과 수출, 고용, 자본시장 신뢰를 떠받치는 핵심 축이다. 반도체 라인이 멈추면 한 회사의 손익계산서만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 소재·부품·장비 기업, 물류, 전력, 협력업체, 지역경제, 금융시장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일반적인 임단협 갈등과 차원이 다르다. 삼성전자 구성원들이 더 나은 보상과 투명한 성과급 기준을 요구할 권리는 당연하다. 고성과를 낸 조직이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도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지 않는다. 문제는 요구의 수준과 방식이다. 성과급이 경영 성과와 연동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기업의 중장기 투자 여력과 위기 대응 능력을 훼손할 정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반도체 산업은 오늘 벌어 내일 나누는 장사가 아니다. 수십조 원의 선행 투자가 필요하고 기술 세대가 바뀔 때마다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 더 우려되는 것은 노노 갈등이다. 성과급 갈등은 같은 회사 안에서도 사업부별 이해관계를 가른다. 반도체 부문이 초과 성과를 냈다고 해서 전사 구성원이 같은 방식으로 나눠야 하는지, 사업부별 기여도와 위험 부담을 어떻게 반영할지, 장기 투자에 필요한 내부 유보를 어느 정도 인정할지에 대한 논쟁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 논쟁이 공동체의 원칙을 세우는 방향이 아니라 ‘누가 더 가져갈 것인가’의 다툼으로 흐르면 조직 내부 신뢰가 무너진다. 기업의 경쟁력은 기술과 설비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구성원 간 신뢰, 경영진에 대한 신뢰, 성과 배분의 예측 가능성이 함께 있어야 한다. 삼성전자의 갈등은 다른 대기업 노사관계에도 파장을 주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 본사를 포함한 5개 법인에서 파업 찬반 투표가 모두 가결됐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경영 쇄신, 책임 경영, 고용 안정, 공정한 성과 보상과 이익 분배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성과급 배분 구조가 갈등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카카오 본사가 실제 파업에 나서면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작지 않다. 노사 갈등의 확산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불안과 맞물려 더 무겁다. 지금 한국경제는 겉으로는 반도체 훈풍을 타고 있지만 속으로는 성장 체력이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 IMF는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9%로 전망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100대 지표에서도 2026년 1분기 경제성장률은 1.7%로 제시돼 있다. 단기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는 노동공급과 내수 기반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는 2025년 합계출산율을 0.80명, 출생아 수를 25만4500명으로 집계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25년 20.3%에서 2072년 47.7%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 리스크도 크다. IMF는 2026년 세계경제가 중동전쟁의 충격 속에서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고 진단했다. 제한적 충돌을 가정해도 세계 성장률은 2026년 3.1%, 2027년 3.2%로 둔화될 것으로 봤고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기대, 금융 여건 긴축이 세계경제의 회복력을 시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정책과 공급망 재편, 기술 패권 경쟁이 겹치면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제조기업은 비용과 시장 양쪽에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역시 하반기 전망에서 글로벌 관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다양한 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내부의 성과 배분 갈등이 장기화하면 국가경제의 부담은 커진다. 한국경제는 지금 새로운 성장동력을 충분히 발굴하지 못한 채 반도체 의존도를 다시 키우고 있다. AI 반도체 호황은 분명한 기회지만 이것이 영구적 안전판은 아니다. 메모리 가격은 사이클을 탄다. HBM 경쟁은 기술과 수율, 고객 인증에서 매 분기 승부가 갈린다. 중국의 추격, 미국의 규제, 대만의 파운드리 우위, 일본의 소재·장비 부활까지 감안하면 한국 반도체 산업은 호황기일수록 더 냉정해야 한다. 노조도 이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노동의 몫을 키우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훼손하는 요구는 결국 노동의 기반도 약하게 만든다. 성과급은 권리의 언어만으로 풀 수 없다. 책임의 언어가 함께 있어야 한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고성과를 낸 직원들에게 ‘어렵다’는 말만 반복해서는 설득력이 없다. 성과급 산정 기준을 더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업부별 성과와 전사 기여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불투명한 보상 체계는 언제든 불신을 낳고, 불신은 파업보다 더 오래가는 비용을 만든다. 노조와 회사가 같은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 노동은 노동의 권리를 말하고, 경영은 경영의 책임을 말해야 한다. 다만 그 다름이 기업의 존속과 국가경제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충돌로 가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 노사 합의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성과급 제도의 투명성, 사업부별 기여도 반영, 장기 투자 재원 확보, 위기 시 고통 분담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한다. 성과가 클수록 배분의 원칙은 더 정교해야 한다. 호황일수록 미래 투자와 위험 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한국경제는 지금 운 좋게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길목에 서 있다. 그러나 저출산, 잠재성장률 하락, 내수 부진, 대외 불확실성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지금의 성과를 오늘 모두 나눌 것인가, 아니면 내일의 경쟁력을 위해 원칙 있게 나눌 것인가. 성과 배분은 필요하다. 하지만 국가경제의 기둥을 흔드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더 많이 가져가는 협상’이 아니라 ‘더 오래 살아남는 협상’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삼성전자에도, 노동자에게도, 한국경제에도 이롭다.
2026-05-21 09: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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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봉합'이 남긴 성과급 복마전, '시장 원칙'과 '상생'으로 틀 바꾸어야
[경제일보] 삼성전자 노사의 극적인 잠정 합의로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충돌은 일단 피했다. 국가 기간산업인 반도체 생산라인이 멈춰 서는 초유의 사태를 막았다는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다. 겉으로는 ‘봉합’됐지만, 이번 사태는 한국 산업계 전반에 훨씬 더 큰 후폭풍을 남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장의 갈등을 덮기 위해 내놓은 타협이 시장 원칙과 산업 질서를 흔드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적자를 기록한 사업부에도 일정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인정한 것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자본주의와 경영의 기본 원칙을 흐리게 만든 결정이다. 성과급은 말 그대로 성과에 대한 사후 보상이다. 그런데 성과와 무관하게 일정 수준을 보장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인센티브가 아니라 사실상의 고정 임금으로 변질된다. 이는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성과주의 체계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이미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기아, HD현대중공업, LG유플러스, 카카오 등 주요 기업 노조에서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한 기업의 노사 합의가 산업 전체의 새로운 기준처럼 굳어질 경우, 기업마다 처한 경영 환경과 미래 투자 여력은 무시된 채 ‘성과급 총액 경쟁’만 남게 된다. 결국 기업은 미래 연구개발(R&D) 투자와 시설투자 재원을 줄일 수밖에 없고, 이는 국가 산업 경쟁력 약화로 직결된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대기업 내부의 성과급 갈등이 원·하청 구조 전체의 균열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대기업 정규직들이 수천만 원대 성과급을 요구하는 동안, 협력업체와 하청 노동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 실제로 일부 하청업체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대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올릴 때 왜 우리는 제자리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임금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구조적 양극화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더욱 심화시키는 불씨가 될 수 있다. 글로벌 경쟁 환경은 갈수록 냉혹해지고 있다. 중국의 메모리 업체들은 국가적 지원과 공격적 투자로 한국 반도체 산업을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대만의 TSMC와 미국의 엔비디아는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해 조직 전체가 미래 투자와 혁신 경쟁에 매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내부 성과급 갈등과 노노 갈등에 매몰된다면 결국 경쟁국만 웃게 될 것이다. 기술 패권 전쟁의 시대에 내부 분열은 가장 치명적인 리스크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감정적 대립이 아니라 제도의 전면적 재설계다. 우선 성과급 체계를 글로벌 기준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 획일적으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떼어주는 방식은 기업의 경기 변동성과 미래 투자 전략을 무시하는 위험한 구조다. 성과급은 기업 실적뿐 아니라 생산성 향상, 기술 혁신 기여도, 장기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특히 미국 빅테크 기업들처럼 개인별 기여도와 장기 성과를 반영한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중심 보상 체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기 현금 보상보다 기업의 지속 성장과 구성원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효과가 크다. 동시에 원·하청 상생 모델 구축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대기업의 성과가 협력업체와 하청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공동성과기금이나 협력사 성과 공유제 같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대기업만의 ‘성과급 잔치’로 비쳐지는 순간 사회적 정당성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 노동 3권은 존중돼야 하지만 그것이 기업 경쟁력을 위협하거나 사회적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산업 현장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기 전에 합리적 성과배분 원칙과 노사 협력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산업 경쟁력과 고용 안정, 미래 투자가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정책적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삼성전자 사태는 단순한 노사 분쟁이 아니다. 한국 산업 구조의 취약성과 노동시장 양극화, 그리고 성과 배분 체계의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 경고음이다. 총파업을 막았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눈앞의 숫자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아니라, 시장 원칙과 상생의 질서를 다시 세우는 일이다. 그것이 무너진 산업 경쟁력을 회복하고 대한민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2026-05-21 07:4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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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은 우리에게 이념적 구호가 아닌 국익 중심의 실용적인 국가 전략요구
[경제일보] 미·중 정상회담이 다시 세계 질서의 향방을 흔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베이징 회담에서 협력과 공존을 강조했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패권 경쟁의 냉혹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웃으며 손을 맞잡았지만 대만 문제와 기술 패권, 공급망과 군사안보를 둘러싼 충돌의 불씨는 전혀 꺼지지 않았다. 이번 회담은 화해 선언이라기보다 ‘충돌을 관리하기 위한 휴전’에 가깝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 외교와 경제 전략의 방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냉정하게 봐야 할 것은 미·중 갈등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세계 최강 패권국인 미국과 급부상한 중국의 경쟁은 구조적 충돌이다. 시진핑 주석이 다시 꺼내 든 ‘투키디데스의 함정’ 역시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미국 중심 국제질서 속에서 중국은 더 이상 주변국이 아니라 대등한 강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중국의 기술·군사·경제적 팽창을 견제하지 않을 수 없다. 양국은 갈등하면서도 공존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문제는 한국이다.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 긴밀히 연결된 대표적인 국가다. 어느 한쪽만 선택하는 단순한 이분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과거처럼 ‘전략적 모호성’만으로 버티기에도 국제 정세는 너무 급변하고 있다. 이제는 원칙 있는 실용외교가 필요하다. 우선 안보의 기본축은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 북핵 위협과 동북아 안보 현실 속에서 한미동맹은 여전히 대한민국 생존의 핵심 기반이다.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약화시키는 선택은 국가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긴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 역시 경제와 해상 물류 측면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자유민주주의와 국제 규범이라는 가치 역시 분명히 지켜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소홀히 해서도 안 된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며 반도체, 배터리, 화학, 소비재 산업에서 거대한 시장이다. 최근 미·중 갈등 속에서 공급망 재편의 반사이익을 누린 측면도 있지만,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감정적 반중 기조나 정치적 접근만으로는 국익을 지킬 수 없다. 중국과는 경제협력은 확대하되 기술과 안보 분야에서는 철저히 국익 중심으로 대응하는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공급망과 수출 시장 다변화다. 미·중 관계가 잠시 완화됐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언제든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업과 정부는 특정 국가 의존도를 줄이고 동남아, 인도, 중동, 유럽 등으로 시장을 넓혀야 한다. 에너지·광물·반도체 소재 공급망 역시 국가 차원의 전략 산업으로 관리해야 한다. 경제안보가 곧 국가안보인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외교 역시 보다 능동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제 한국은 단순히 미·중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국가가 아니라 국제질서 변화 속에서 실리를 만들어내는 전략 국가가 돼야 한다. 미국과 중국 모두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협력하고, 위험 요소에는 단호히 대응하는 유연성과 원칙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 미·중 정상회담은 세계가 협력과 대립이 공존하는 복합 질서로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강대국들은 자국 이익을 위해 손을 잡기도 하고 등을 돌리기도 한다. 결국 살아남는 국가는 감정이 아니라 냉철한 현실 인식과 전략적 판단을 가진 나라다.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도 이념적 구호가 아니라 국익 중심의 치밀하고 실용적인 국가 전략이다.
2026-05-15 07: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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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분 침묵의 대전환: 미·중의 '불편한 동거'와 중동발(發) 신(新)질서
9년 만의 방중(訪中). 그리고 135분간 이어진 미·중 정상회담. 숫자만 놓고 보면 외교 일정의 하나로 지나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결코 평범한 만남이 아니다. 세계 경제 질서를 뒤흔든 미·이란 전쟁 직후, 세계 최강대국 미국과 세계 최대 제조국 중국의 정상이 다시 마주 앉았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국제 질서의 중대 전환점을 예고한다. 겉으로 발표된 내용은 무역 협력과 중국 시장 개방 확대 정도였지만, 국제정치는 늘 공개된 언어보다 공개되지 않은 침묵 속에서 더 큰 의미를 읽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회담은 미국의 처지가 예전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처럼 중국을 몰아붙이는 일방적 압박자의 위치에만 서 있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이란 전쟁 이후 국제 유가는 급등했고, 미국 내 물가와 에너지 비용 부담은 중산층과 서민층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경제 불안이 장기화되는 상황을 감당하기 어렵다. 결국 그는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일정 부분 관리하고, 더 나아가 중동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번 회담에 일론 머스크, 젠슨 황, 팀 쿡 등 미국 산업계를 대표하는 거물급 기업인들이 대거 동행한 장면은 상징적이다. 이는 단순한 경제 사절단이 아니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중국 시장과 공급망에 깊숙이 연결돼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면서도 중국을 떠날 수 없는 모순 속에 있다. 첨단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면서도 희토류와 거대한 소비시장은 중국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 앞에서 “중국을 존중한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협력 확대를 독려했다. 불과 몇 년 전 “중국 때리기”에 앞장섰던 트럼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시진핑 주석 역시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다. “중국의 개방의 문은 더 크게 열릴 것”이라는 발언에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자신감이 배어 있다. 미국이 중국을 압박할수록 중국은 오히려 내수 확대와 공급망 자립을 통해 버텨왔고, 이제는 미국조차 중국과의 안정적 관계를 필요로 하는 국면이 됐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대만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시 주석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기존의 강경 기조에서 일정 부분 수위 조절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이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위해 대만 문제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보일 가능성을 암시한 셈이다. 국제정치에서 힘은 군사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경제와 에너지, 공급망과 민심까지 모두 연결되어 움직인다. 지금 미국은 중동 전쟁의 후폭풍 속에서 중국과 정면 충돌까지 감당할 여력이 충분치 않다. 그러나 세계는 지금 단순히 미·중 무역 협상 결과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국제사회가 진정으로 주목하는 것은 미·이란 전쟁의 휴전과 종전 가능성이다. 중국은 이란과 긴밀한 전략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동 에너지 질서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시진핑 주석의 협조 없이 중동 문제를 안정시키기 어렵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의 진짜 핵심 의제는 공식 발표문 너머에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동양의 고전 『도덕경』은 “큰 나라는 낮은 곳에 머물러야 천하의 물이 모인다(大國者下流)”고 했다. 진정한 강대국은 힘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나라가 아니라, 상대가 스스로 협력하게 만드는 나라라는 뜻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 세계 패권을 논하지만, 지금 세계가 원하는 것은 누가 더 강한가가 아니다. 누가 더 책임 있게 국제 질서를 안정시키느냐다. 공자는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 했다. 서로 다르더라도 조화를 이루는 것이 지도자의 덕목이라는 뜻이다. 미·중은 체제도 다르고 이해관계도 충돌한다. 그러나 세계 경제와 안보가 하나로 얽힌 현실에서 두 나라가 끝없는 대결만 지속할 경우 그 피해는 전 세계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이미 전쟁과 고물가, 공급망 불안에 지친 국제사회는 또 다른 냉전과 충돌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 이번 정상회담이 단순한 외교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세계는 지금 갈등의 확대가 아니라 긴장의 완화를 원한다.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더라도 최소한의 협력 질서를 유지하고, 무엇보다 중동 전쟁의 휴전과 종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공감대를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두 초강대국이 국제사회 앞에 보여줘야 할 진정한 리더십이다. 135분의 대화가 역사의 방향을 바꿀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이번 회담은 한 가지 사실만큼은 분명히 보여줬다. 전쟁과 갈등의 시대일수록 강대국도 결국 협상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세계는 지금 패권의 승자가 아니라 평화를 만들어낼 책임 있는 지도자를 기다리고 있다.
2026-05-14 1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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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대나무 외교 펼치는 베트남 한국의 생존 전략이자 기회다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또 럼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중동 사태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뤄진 중대한 외교 행보다. 이 대통령은 국빈 만찬에서 한반도와 아시아 지역을 벗어나 국제사회 전반에 걸친 평화의 소중함을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두 나라가 대화와 타협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굳건한 평화의 연대를 구축하자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지난 22일 만찬에는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광모 회장, 롯데지주 신동빈 회장, 포스코홀딩스 장인화 회장, HD현대 정기선 회장, GS 허태수 회장, CJ 손경식 회장, 효성 조현준 회장, 대우건설 정원주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총출동했다. 이는 단순한 친목 도모 자리가 아니다. 미중 갈등 속에 글로벌 생산 기지를 다변화해야 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베트남은 생존을 위한 필수 거점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베트남의 외교 노선은 이른바 대나무 외교로 불린다. 뿌리는 단단히 내리되 가지는 바람에 유연하게 흔들리는 짙은 실용주의를 뜻한다. 베트남은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 사이에서 철저하게 자국 이익을 챙기는 치밀한 균형 외교를 펼치고 있다. 응우옌 푸 쫑 전 서기장 타계 이후 권력을 완전히 장악한 또 럼 서기장 체제에서도 이런 실용 노선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외줄 타기를 하는 베트남에게 한국은 영토적 야심 없이 자본과 기술을 제공하는 가장 믿을 수 있는 경제 파트너다.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양국이 추진하기로 합의한 핵심 광물 공급망 센터 구축이다. 전기차와 인공지능 반도체 등 미래 첨단 산업을 주도하려는 한국은 필수 자원의 특정 국가 의존도를 시급히 낮춰야 하는 절박한 안보 과제를 안고 있다. 베트남은 세계 2위의 희토류 매장량을 자랑하는 자원 부국이다. 자원이 풍부한 베트남과 고도의 가공 기술을 보유한 한국의 결합은 완벽한 상호 보완 관계를 이룬다. 공급망 안정화는 단순한 구호로 끝날 일이 아니라 정부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짜고 기업이 세계 무대에서 뛸 수 있도록 길을 닦아야 하는 국가적 사활이 걸린 과제다. 청와대는 이번 국빈 방문을 올해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로 이어진 대아세안 릴레이 정상외교의 완성판으로 평가했다. 우리 정부가 아세안 지역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매우 명확하다. 아세안은 경기 침체에 빠진 중국을 대체할 세계의 공장이자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거대한 소비 시장이다. 특히 베트남은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1만 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는 핵심 국가다. 베트남이 없는 한국의 경제 성장은 이제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이 대통령이 언급했듯 리 왕조의 이용상 왕자가 고려에 정착한 지 800년이 지났다. 작은 교류로 시작된 양국의 인연은 이제 연간 500만 명이 오가는 피를 나눈 형제국 수준으로 발전했다. 또 럼 서기장이 한국의 된장을 비유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견고해지는 우정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깊은 역사적 연대감을 바탕에 두고 있다. 박항서 김상식 감독이 그라운드 위에서 축구로 다진 민간 교류의 저력은 양국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강력한 문화적 유대 자산이 되었다. 하지만 양국 관계에 늘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빠른 경제 성장에 따른 임금 인상과 고급 기술 인력 부족 현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기술 이전 요구도 갈수록 거세질 것이 자명하다. 한국 기업들은 과거처럼 값싼 노동력에만 의존하는 단순 조립 생산 기지 모델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현지 기업들과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는 질적 전환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우리가 머뭇거리는 사이 일본과 중국 자본이 거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베트남 시장을 맹렬하게 파고들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굳건한 경제 안보 동맹의 존재는 국가의 생사를 가른다. 대한민국을 가로지르는 한강과 하노이를 품은 홍강이 공동 번영의 큰 바다에서 만나기 위해서는 빈틈없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정부와 기업은 이번 국빈 방문에서 도출된 수많은 협력 과제들을 치밀하게 실행에 옮겨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대를 만들어야 한다.
2026-04-23 09: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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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개발의 현장에서 글로벌 랜드마크까지…삼성 건설의 성장사
[경제일보] 대한민국 산업화의 굵직한 장면마다 삼성의 건설 사업은 빠지지 않았다. 공장과 도로, 주택과 발전소, 초고층 빌딩과 첨단 산업시설까지 나라의 성장 과정에서 필요한 공간과 기반시설이 세워질 때마다 삼성의 이름이 따라붙었다. 오늘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단순 시공사를 넘어 글로벌 복합개발과 첨단 생산시설, 에너지 인프라를 수행하는 종합 건설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 건설의 역사는 한국 산업 발전의 또 다른 단면이다. 삼성 건설의 뿌리는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사업 철학과 맞닿아 있다. 그는 제조와 무역, 금융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 전반을 떠받칠 기반 사업의 중요성을 일찍이 주목했다. 산업이 커질수록 공장과 물류시설, 도시 인프라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는 판단이었다. 생산과 유통, 소비가 커지면 이를 담아낼 공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삼성 건설 사업의 출발점이 됐다. 초기의 삼성 건설은 그룹 내부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공장과 업무시설, 물류 거점 등을 직접 짓고 운영하며 공정 관리와 원가 통제, 품질 관리 역량을 축적했다. 이는 훗날 외부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밑거름이 됐다. 삼성 특유의 관리 체계와 실행 속도가 건설 현장에 이식된 것도 이 시기다. 국내 성장기에는 주택과 도시 개발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래미안 브랜드는 국내 아파트 시장의 고급화 흐름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집을 짓는 데서 벗어나 설계와 커뮤니티, 조경과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리며 주거 상품의 기준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브랜드 경쟁이 본격화된 국내 주택 시장에서 래미안은 오랜 기간 선호도 상위권을 지켜 왔다. 삼성 건설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장면은 초고층 프로젝트였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는 대표 사례다. 세계 최고층 빌딩 시공 경험은 단순한 수주 실적을 넘어 기술력과 공정 관리 능력을 입증한 상징적 성과로 꼽힌다. 복잡한 설계와 난도 높은 시공, 글로벌 협업 체계를 완수하며 삼성 건설은 세계 시장에서 이름값을 높였다. 최근 삼성 건설의 핵심 경쟁력은 첨단 산업시설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반도체 공장과 연구시설, 바이오 생산기지, 데이터센터 등 정밀성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시설은 일반 건축과 다른 역량이 필요하다. 공정 오차를 최소화해야 하고 고도의 설비 이해도와 빠른 일정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그룹 내 반도체와 바이오 투자 확대 과정에서 이런 분야의 경험을 빠르게 축적해 왔다. 다른 건설사와 구별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주택이나 일반 토목 중심 회사와 달리 삼성 건설은 첨단 제조시설이라는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 AI 확산과 반도체 투자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이러한 역량의 가치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건설업 특유의 부침도 피해 가지는 않았다. 국내 부동산 경기 변동, 해외 프로젝트 손익 변동성,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 변화는 삼성 건설에도 부담 요인이다. 대형 프로젝트일수록 공기 지연과 비용 증가 위험이 크고 해외 사업은 환율과 지정학 변수에도 민감하다. 안정적 관리 역량만으로 모든 위험을 없앨 수는 없다. 최근 사업 지형은 다시 바뀌고 있다. 과거의 중심축이 주택과 일반 건축, 플랜트였다면 지금은 첨단 산업 인프라와 친환경 에너지, 복합개발 사업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기지와 바이오 캠퍼스, 데이터센터, 소형모듈원전(SMR), 신재생에너지 관련 인프라가 새로운 기회로 떠오른다. 특히 반도체 시설은 삼성 건설의 대표 성장축으로 꼽힌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AI 투자 확대로 세계 각국이 반도체 생산 능력 확보에 나서면서 대형 팹 건설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클린룸과 진동 제어, 초정밀 시공 경험은 진입 장벽이 높아 후발 주자가 단기간에 따라오기 쉽지 않다. 친환경 에너지 시장도 주목할 분야다. 탄소중립 기조 아래 태양광과 수소, 차세대 발전 인프라 투자가 늘고 있다. 건설사는 단순 시공사가 아니라 에너지 전환을 현실화하는 실행 주체가 되고 있다. 삼성 건설 역시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금 조달 역량을 활용해 관련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도시 개발 분야에서도 역할은 커지고 있다. 대형 복합개발 사업은 주거와 업무, 상업과 문화 기능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단순 시공 능력보다 금융과 운영, 설계 조정 역량까지 요구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가진 브랜드와 사업관리 경험은 이런 시장에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삼성 건설의 경쟁 우위는 여러 축에서 나온다. 삼성 브랜드가 주는 신뢰도, 우수한 재무 기반, 글로벌 프로젝트 수행 경험, 첨단 산업시설 노하우, 래미안으로 대표되는 주택 브랜드 경쟁력은 쉽게 대체되기 어렵다.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역시 다른 회사가 갖기 어려운 자산이다. 과제도 적지 않다. 국내 주택 시장 의존도를 어떻게 조절할지, 해외 대형 사업의 수익성을 어떻게 관리할지, 친환경과 디지털 전환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할지가 향후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기술 인력 확보 경쟁과 공사비 상승 부담도 계속된다. 삼성 건설은 단순 시공 회사를 넘어 미래 산업과 도시의 기반을 만드는 기업으로 체질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단순 시공 회사가 아니라 미래 산업과 도시의 기반을 설계하는 고부가가치 인프라 기업으로 외연을 넓히는 길이다. 아파트를 넘어 스마트 주거로, 공장을 넘어 첨단 생산 생태계로, 건물을 넘어 도시 전체의 가치 창출로 사업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이병철 창업주의 시대가 산업화 기반을 닦던 시기였다면 지금 삼성 건설의 과제는 기술 패권 경쟁과 에너지 전환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국내 성장의 현장에서 출발한 삼성 건설이 앞으로도 세계 건설 시장에서 같은 존재감을 이어갈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26-04-22 10: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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