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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이름의 면죄부, 사법정의는 어디에 있었나
[경제일보] 친족상도례라는 말은 어렵다. 한자로 쓰면 더 멀어진다. 그러나 내용은 어렵지 않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족 사이에서 절도, 사기, 횡령, 배임 같은 재산범죄가 벌어졌을 때 국가가 처벌을 삼가거나, 피해자가 고소해야만 처벌 절차로 갈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법은 오래전부터 가족 안의 돈 문제에 형벌권을 들이대는 일을 조심스러워했다. 가정의 평온을 지키고, 가족 사이의 일을 가족 내부에서 해결하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그 취지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 사이의 사소한 금전 다툼까지 모두 경찰서와 법정으로 끌고 가는 사회가 건강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가족이라는 말이 언제나 따뜻한 울타리로만 작동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가족은 가장 가까운 신뢰의 이름이지만, 범죄자가 그 신뢰를 이용하면 피해자는 가장 늦게 구조된다. 남이 훔치면 절도이고, 남이 속이면 사기인데, 가족이 훔치고 속이면 “집안일”로 밀려나는 순간이 있었다. 법의 이름으로 그런 일이 가능했다. 친족상도례 논란의 본질은 가족 해체가 아니다. 피해자를 법 밖에 세워 둔 제도의 문제다. 피해자가 가족이라는 이유로 재판절차에서 말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가해자가 가족이라는 이유로 형사책임을 피한다면 사법정의는 출발선에서 멈춘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4년 형법 제328조 제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조항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사이의 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해 형을 면제하도록 했다. 형법은 절도, 사기, 공갈, 횡령·배임 등 여러 재산범죄에도 제328조를 준용해 왔다. 다시 말해 친족상도례는 권리행사방해죄 한 조항에 머무르지 않고 친족 간 재산범죄 전반에 영향을 미쳐 온 셈이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 결정문을 보면 친족상도례가 왜 더 이상 옛 논리로 버틸 수 없게 됐는지 알 수 있다. 청구인 측은 친족상도례가 노인이나 장애인 등 약자를 상대로 한 악질적 재산범죄의 면죄부로 기능한다고 주장했다. 법이 가족 내부의 자율 해결을 기대하는 사이, 현실의 피해자는 고립됐다. 가족 안에서 돈을 빼앗긴 사람은 가족 안에서 침묵을 요구받는다. 가해자는 경찰서 앞에서 가족을 말하고, 법정 앞에서 화해를 말한다. 피해자는 생활비, 주거, 간병, 정서적 의존 때문에 끝까지 싸우기 어렵다. 형사사건 현장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다. 친족 간 재산범죄는 폭행처럼 상처가 바로 보이지 않는다. 통장, 인감, 위임장, 법인카드, 가족회사, 명의신탁, 생활비 계좌 같은 이름 뒤로 숨어 있다. 처음에는 부탁처럼 시작된다. “가족인데 믿어라”, “내가 관리해 주겠다”, “나중에 정산하자”는 말이 이어진다. 피해자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계좌가 비어 있거나, 회사 돈이 빠져나갔거나, 명의가 옮겨져 있다. 그때 가해자는 다시 가족을 앞세운다. “고소까지 할 일이냐”는 말이 나온다. 가족의 이름은 한 번은 범행의 도구가 되고, 또 한 번은 책임 회피의 방패가 된다. 방송인 박수홍 씨 사건이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 씨 친형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매니지먼트 회사를 운영하면서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고, 2026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됐다. 이 사건은 법인 자금 횡령이 중심이어서 친족상도례가 그대로 적용된 전형적 사건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대중이 이 사건을 통해 본 것은 가족회사, 가족 간 신뢰, 돈 관리, 내부 감시 부재가 맞물릴 때 재산범죄가 얼마나 오래 숨어 있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항소심은 피해 회사가 가족회사로서 내부 감시체계가 취약했고 형제 관계의 신뢰가 악용됐다는 점을 특별가중 요소로 봤다. 국회도 헌재 결정 이후 움직였다. 2025년 12월 31일 공포된 형법 개정으로 과거의 형 면제 조항은 삭제됐다. 개정 형법 제328조는 피해자의 친족이 재산범죄를 저지른 경우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도 고소할 수 있도록 형사소송법상 직계존속 고소 제한을 배제했다. 친족 아닌 공범에게는 친족 특례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남겼다. 가까운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형을 면제받던 시대는 끝났다. 아버지 돈을 자식이 훔쳐도, 형제의 돈을 다른 형제가 빼돌려도, 배우자가 상대방 재산을 횡령해도 이제 “가족이니까 처벌하지 않는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피해자가 고소하면 수사와 재판으로 갈 수 있다. 가족 내부의 자율 해결이라는 이름 아래 피해자의 입을 막던 낡은 문은 닫혔다. 그러나 여기서 칼럼을 끝내면 절반만 본 것이다. 형 면제가 사라졌다고 친족 특례의 문제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개정법은 친족 간 재산범죄를 원칙적으로 친고죄로 정리했다. 친고죄란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검사가 재판에 넘길 수 있는 범죄를 말한다.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장점이 있다. 가족 사이의 일률적 처벌을 피하고, 진정한 화해가 이뤄진 사건까지 국가가 끝까지 밀어붙이지 않도록 하는 기능도 있다. 하지만 친고죄는 피해자가 자유롭게 고소하고 자유롭게 고소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가족 내부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노부모가 자식에게 생활을 의존하고 있다면 어떠한가. 장애가 있는 피해자가 재산 관리를 친족에게 맡겨 왔다면 어떠한가. 배우자나 형제가 집안 여론을 동원해 “네가 가족을 감옥 보낼 셈이냐”고 몰아붙이면, 피해자의 고소 취소가 정말 자유로운 결정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형 면제의 시대에는 법이 피해자를 밀어냈고, 친고죄의 시대에는 가족 내부 압박이 피해자를 다시 밀어낼 수 있다. 대법원의 2026년 4월 판단은 이 대목을 생각하게 한다. 부모의 집에서 금고를 들고 나와 현금, 상품권, 귀금속 등을 훔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피해자인 부모가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자, 대법원은 개정 형법상 친족 간 절도는 친고죄에 해당하고 1심 판결 선고 전 고소가 취소된 이상 공소기각 판단을 했어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판단은 현행법 체계상 자연스럽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친고죄 사건에서 법원이 공소를 유지할 수는 없다. 다만 이 사건은 개정 이후의 숙제를 그대로 보여준다. 법은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동시에 그 의사가 가족 내부의 압박, 두려움, 생계 의존, 정서적 굴레 속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닌지도 살펴야 한다. 특히 노인과 장애인 피해자는 이 논의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장애인학대 현황에 따르면 전국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접수된 장애인학대 신고는 6031건이었다. 학대로 판정된 사례는 1449건이었다. 학대 피해자 중 발달장애인의 비율은 71.1%였고, 학대 유형 중 경제적 착취는 18.6%를 차지했다. 숫자가 말하는 장면은 냉정하다. 가족 안에서 돌봄을 받아야 할 사람이 오히려 돈과 노동력을 빼앗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노인학대도 가정 안에서 많이 발생한다. 법제처 생활법령정보는 2025년 학대피해노인이 7973명으로 전년보다 11.2% 증가했다고 정리하고 있다. 노인학대는 신체적 학대만을 뜻하지 않는다. 정서적 학대, 경제적 학대, 방임, 유기도 포함된다. 재산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통장을 가져가고, 기초연금이나 예금을 생활비라는 이름으로 빼 쓰고, 부동산 처분 권한을 넘겨받은 뒤 돌려주지 않는 일도 가족 안에서 벌어진다. 가족은 법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그래서 위험할 때 더 무섭다. 타인의 범죄는 경찰에 신고하면 된다. 가족의 범죄는 신고하기 전부터 설명해야 할 것이 많다. 왜 가족을 고소하느냐는 질문을 먼저 받는다. 피해자는 돈을 잃은 사람인데도 가족을 깨뜨린 사람처럼 몰린다. 가해자는 범행을 설명하기보다 관계를 내세운다. “부모 자식 사이”, “형제 사이”, “부부 사이”라는 말이 피해 사실 위에 덮인다. 사법정의가 어려워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형사법의 목적은 국가가 벌을 주고 끝내는 데만 있지 않다. 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피해자의 말을 공적 절차 안으로 들여오며,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를 세우는 일도 형사사법의 역할이다. 응보라는 말도 거칠게만 볼 필요가 없다. 응보는 복수가 아니다. 범죄로 무너진 질서에 대해 공동체가 “그 일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절차다. 피해자는 그 선언을 통해 비로소 자신이 당한 일이 집안일이나 운명의 문제가 아니라 범죄였다는 확인을 받는다. 가족 안의 재산범죄에서도 그 확인은 필요하다. 친족 특례를 모두 없애자는 말이 아니다. 가족관계에는 회복 가능성이 있고, 형사처벌이 오히려 분쟁을 키우는 사건도 있다. 부모 지갑에서 소액을 가져간 미성년 자녀 사건과, 장애가 있는 친족의 보조금과 예금을 장기간 빼돌린 사건을 같은 눈으로 볼 수는 없다. 술김에 벌어진 일회성 절도와, 가족회사를 이용해 수년간 돈을 빼낸 횡령도 다르다. 법은 차이를 봐야 한다. 과거 친족상도례의 잘못은 그 차이를 보지 않았다는 데 있다. 가까운 친족이라는 이유 하나로 피해 규모, 범행 기간, 피해자의 처벌 의사, 피해자의 취약성, 가해자의 지배관계, 피해 회복 정도를 뒤로 밀었다. 앞으로의 과제도 그 지점에 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친족 간 재산범죄에서 고소 취소가 접수됐다고 곧바로 “화해”라고 읽어서는 안 된다. 피해자가 독립된 상태에서 의사를 밝혔는지, 가해자와 주거·생계·돌봄 관계로 묶여 있지는 않은지, 피해 회복이 실제로 이뤄졌는지, 다른 가족의 압박이 있었는지 따져야 한다. 노인, 장애인, 질병이 있는 피해자라면 진술 조력, 국선변호인, 피해자 보호명령, 후견제도, 임시 재산관리 장치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고소권을 법전에 적어 두는 일과 피해자가 그 권리를 실제로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일은 다르다. 입법도 한 번 더 손봐야 한다. 친고죄 일원화는 헌재 결정 이후 급한 불을 끈 절충안에 가깝다. 친족 간 재산범죄를 모두 일률적으로 친고죄로 묶는 방식이 적절한지도 계속 따져야 한다. 피해액이 크거나 범행 기간이 길거나, 피해자가 노인·장애인 등 취약한 지위에 있거나, 가해자가 재산관리 권한을 이용한 사건이라면 고소 취소만으로 절차가 끝나지 않도록 별도의 예외를 둘 필요가 있다. 가족 내부 해결을 존중하더라도, 가족 내부에서 해결될 수 없는 범죄까지 가족에게 되돌려 보내서는 안 된다. 언론도 이 문제를 연예인 가족 분쟁이나 자극적인 집안싸움으로 소비해선 안 된다. 친족상도례 논란은 유명인의 불행담이 아니라 우리 형사사법이 가족 안의 피해자를 어디까지 보호할 수 있는지 묻는 사건이다. 고령화가 빨라지고 1인 가구와 재혼가정, 사실상 돌봄 가족, 가족회사, 가족 간 재산관리 관계가 복잡해지는 시대다. 예전처럼 “가족끼리 알아서 하라”는 말로 덮을 수 있는 사건은 줄어들고 있다. 가족의 형태가 달라졌는데 법의 감각만 오래된 사진첩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친족상도례의 형 면제 조항은 역사 속으로 물러났다. 늦었지만 필요한 변화였다. 그러나 사법정의는 조항 하나를 고쳤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피해자가 고소할 수 있어야 하고, 고소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하며, 고소를 취소할 때도 그 결정이 자유로운 의사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받을 수 있어야 한다. 가족이라는 말이 피해자의 권리를 지우는 순간, 법은 가장 가까운 곳의 약자를 놓친다. 가족의 평온은 범죄의 침묵 위에 세울 수 없다. 진짜 평온은 가해자의 책임을 덮는 데서 오지 않는다. 피해자가 자신이 당한 일을 말할 수 있고, 국가는 그 말을 절차 안에서 듣고, 법원은 관계가 아니라 행위를 기준으로 판단할 때 가족도 사회도 무너지지 않는다. 친족 특례의 시대가 남긴 교훈은 하나다. 가족이라는 이름이 사법정의보다 앞설 수는 없다.
2026-07-09 07: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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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거점 1조원대 도박사이트 적발…경찰, 2319명 검거
[경제일보] 경찰이 베트남에 사무실을 두고 1조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조직을 적발했다. 단순 도박 행위자를 잡는 데 그치지 않고 총책과 해외 거점, 범죄수익, 사이트 제작·공급망까지 겨냥하면서 사이버도박 수사가 한층 넓어지는 모습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11월1일부터 올해 5월31일까지 사이버도박 집중단속을 벌여 1746건, 2319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54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해외에 거점을 두고 수천억원에서 1조원대 규모 도박자금을 굴린 운영자급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대표 사례는 베트남 사무실을 기반으로 한 1조3100억원대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이다. 이들은 2020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도메인과 운영 계좌를 수시로 바꾸며 수사망을 피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사건에서 피의자 63명을 검거했다. 베트남과 국내에 사무실을 두고 2021년부터 올해 1월까지 3395억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 17명도 적발됐다. 경찰은 해외 도피 피의자 75명에 대해서도 체류국 수사기관과 공조해 신병을 확보했다. 필리핀과 캄보디아 등에 사무실을 두고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주요 가담자 15명은 국내로 송환한 뒤 구속했다. 경찰은 운영조직의 자금줄 차단에도 집중했다. 외제차와 예금채권 등 범죄수익을 추적해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을 강화한 결과 1072억원을 환수·보전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7억원 늘어난 규모로 2.3배 증가한 수준이다. 사이버도박은 사이트가 폐쇄되더라도 운영진이 도메인과 계좌를 바꿔 다시 문을 여는 경우가 많다. 경찰이 범죄수익 환수에 무게를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돈줄을 끊지 못하면 사이트는 이름만 바꿔 다시 살아난다. 경찰은 하반기 수사의 초점을 도박사이트 공급망 차단으로 넓힐 계획이다. 압수한 관리자 페이지와 피의자 진술을 분석한 결과 다수 도박사이트가 같은 기술 기반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정황이 확인됐다. 운영진만 잡아서는 유사 사이트가 계속 생기는 구조라는 판단이다. 피의자 연령대는 30대가 2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대 23.6%, 40대 22.1%, 50대 12.9%, 10대 10.3%, 60대 이상 6.4% 순이었다. 20·30대는 스포츠토토 비중이 높았고, 50대 이상은 경마·경륜·경정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10대 단순 도박행위자는 도금이 소액이고 전과가 없는 경우 청소년선도심사위원회에 넘기는 등 선도와 재범 방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박우현 경찰청 사이버수사심의관은 “경찰은 하부조직원 검거에 머무르지 않고 도박사이트 총책과 도박사이트 공급업자를 적극 검거하고,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2026-06-28 11: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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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 잃은 검찰개혁, 당권 경쟁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권에는 선거철이나 전당대회가 다가올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 의제가 있다. 바로 검찰개혁이다.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거대한 명분은 언제나 시대적 과제로 제시되지만, 정작 그 논의가 전개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국민을 위한 제도 개선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앞서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역시 다르지 않아 보인다. 정부와 여당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기능을 분리하는 이른바 검찰개혁 로드맵을 제시하자마자 정치권은 곧바로 당권 경쟁의 장으로 끌어들였다. 개혁의 방향과 제도의 실효성을 놓고 차분히 토론하기보다 누가 더 강한 개혁론자인지를 겨루는 선명성 경쟁이 시작됐다. 국가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중대한 문제마저 정치적 이벤트로 소비되는 현실은 우려스럽다. 검찰개혁은 특정 정권의 정치적 과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형사사법 시스템 전체를 재설계하는 국가적 과제다. 수사와 기소의 권한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국민의 기본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권한 집중을 어떤 방식으로 견제할 것인지 등은 정파를 초월해 신중하게 논의해야 할 문제다. 무엇보다 그 변화의 결과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사람은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최근 여권 내부에서도 검찰개혁을 둘러싼 미묘한 온도 차가 드러나고 있다. 당 지도부와 당권 주자들은 서로 개혁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상대를 향해 개혁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국민의 눈에는 국가 제도의 미래를 놓고 토론하는 모습보다 당 대표 선거를 앞둔 정치적 경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검찰개혁이 국민을 위한 제도 개선인지, 아니면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정치적 상징인지 의문을 갖게 되는 이유다. 언론 현장에서 수십 년 동안 권력기관 개혁의 역사를 지켜보며 확인한 사실은 하나다. 원칙보다 정치가 앞선 개혁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개혁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무기가 아니라 국민의 불편을 줄이고 법치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여야 한다. 그러나 정치가 개입하는 순간 개혁은 본질을 잃고 진영 대결의 상징으로 변질되기 쉽다. 결국 남는 것은 갈등과 혼란뿐이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문제 역시 충분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보완수사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미진한 부분을 바로잡고 사실관계를 보완하는 기능을 수행해 왔다. 이를 전면 폐지할 경우 사건 처리 과정에서 어떤 공백이 발생할지, 경찰 수사의 오류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피해자 보호는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 수사권 조정 이후 나타난 여러 현실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크게 만든다. 사건 처리 지연과 수사 적체, 기관 간 책임 공방, 국민이 체감하는 불편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제도를 바꾸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바뀐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일은 훨씬 더 어렵다. 정치권은 과거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개혁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완성도다. 국민은 검찰이라는 조직을 지키기 위해 개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검찰을 없애기 위해 개혁을 찬성하는 것도 아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독립된 사법 시스템, 그리고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는 형사사법 체계다. 검찰개혁의 출발점과 종착점은 언제나 국민이어야 한다.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선명성 경쟁을 멈추고 실질적인 제도 논의에 집중해야 한다.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의 기능 분리가 국민의 권익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경찰 권한이 확대될 경우 어떤 견제 장치를 마련할 것인지, 사건 처리 지연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은 무엇인지 등을 국민 앞에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찬성과 반대의 이분법적 구호만으로는 국가의 형사사법 체계를 설계할 수 없다. 진정한 개혁은 반대 의견을 적으로 돌리지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예상되는 부작용까지 함께 검토하며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간다. 숙의 없는 개혁은 개혁이 아니라 실험이고, 국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검찰개혁은 특정 정치인의 당권을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법치주의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기 위한 국가적 과제다. 눈앞의 전당대회와 선거를 위해 거대한 제도를 정치적 구호로 소비하는 순간 개혁은 신뢰를 잃는다. 대한민국은 지금도 수많은 민생 현안과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국민을 편 가르며 개혁 경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안심하고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검찰개혁의 기준은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국민의 권익이어야 하며, 목적지는 특정 정치인의 당대표 자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성숙이어야 한다. 기본과 원칙, 그리고 국민 중심이라는 가장 단순한 상식을 되찾을 때 비로소 검찰개혁은 진정한 개혁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2026-06-27 12: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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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1심 징역 7년…법원이 본 것은 '선물'의 외형보다 청탁의 맥락
[경제일보] 고가 목걸이와 브로치, 귀걸이, 금거북이, 손목시계, 디올 가방, 미술품. 물건의 종류와 이를 건넨 사람들은 달랐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가 26일 김건희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며 살핀 지점은 같았다. 단순한 축하 선물이나 친분의 표시였는지, 아니면 공직 인사와 사업 지원, 공천 등 공적 영역의 청탁과 결부된 금품이었는지였다. 재판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씨의 5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김 씨 측은 일부 물품은 친분에 따른 선물이거나 구매를 대신 맡긴 것일 뿐 청탁의 대가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대통령 배우자에게 전달된 고가 물품을 어떤 기준으로 형사책임과 연결할 수 있는지를 다룬 사건이다. 재판부는 물건 하나하나의 겉모습보다 금품이 오간 시점, 제공자의 현안, 청탁 내용, 물품의 가액, 김 씨의 인식과 대응을 함께 놓고 판단했다. ◆ 나토 목걸이 논란에서 시작된 수사 사건은 2022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순방 당시 김 씨가 착용한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논란에서 시작됐다. 재산신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고가 목걸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당시 대통령실은 지인에게 빌린 물건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는 모조품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수사의 방향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맏사위 인사 청탁을 대가로 목걸이를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와 진품 목걸이를 제출하면서 달라졌다. 특검은 이 회장이 2022년 3월부터 5월 사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티파니 앤 코 브로치, 그라프 귀걸이 등 1억38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건넸다고 봤다. 재판부는 세 차례의 귀금속 수수를 하나의 연속된 경위로 판단했다. 처음에는 묵시적으로 나타난 청탁 의사가 시간이 지나면서 구체적인 인사 청탁으로 이어졌고, 김 씨도 그 과정에서 금품 수수의 성격을 인식했다고 본 것이다. 김 씨 측은 대통령 당선과 취임을 축하하는 의미의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제공자의 이해관계와 청탁이 구체화된 과정, 반복된 금품 수수를 종합하면 사교적 선물로만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공무원이 아닌 대통령 배우자에게 적용된 알선수재죄 김 씨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다. 직접 인사권이나 인허가권을 행사하는 위치도 아니었다. 이 사건에 뇌물죄가 아니라 알선수재죄가 적용된 이유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안을 알선하는 대가로 금품이나 이익을 받으면 성립한다. 공무원만 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가 아니라,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을 중개하거나 편의를 봐주겠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일반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제 청탁이 받아들여졌는지나 인사와 사업 지원이 현실화했는지가 아니다. 금품을 받은 사람이 공적 의사결정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를 이용해 청탁을 들어줄 것처럼 행동했고, 제공자가 그러한 기대 아래 물건을 건넸는지가 판단 대상이 된다. 재판부는 김 씨가 대통령 배우자라는 지위에 있었고, 그 지위가 공직 인사와 사업상 현안을 둘러싼 비공식 청탁의 통로로 이용될 수 있다고 봤다. 김 씨가 직접 처분권을 행사하지 않았더라도 대통령실과 정부, 정치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가 금품 제공의 배경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금거북이·시계·디올 가방·그림…법원이 본 다섯 갈래 청탁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서 받은 265만원 상당 금거북이와 세한도 복제품은 공직 임명 청탁과의 관련성이 쟁점이었다. 김 씨 측은 취임 축하 편지와 함께 전달된 선물이라는 취지로 맞섰다. 재판부는 편지의 형식보다 그 전부터 형성된 인사 청탁 관계에 주목했다.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씨에게서 받은 3990만원 상당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도 사업 지원 청탁과 연결됐다. 김 씨 측은 시계 구매를 대신 맡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통상적인 구매 대행이라면 대금 지급이나 사후 정산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사정이 뚜렷하지 않았고, 제공자가 김 씨와의 관계를 유지하며 사업 현안을 부탁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최재영 목사에게서 받은 디올 가방 등은 공무원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 문제 됐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게서 받은 이우환 화백 그림은 공천 청탁과 연결됐다. 재판부는 각 물품이 오간 전후 사정과 제공자들의 요구를 살펴 청탁과 금품 사이에 대가 관계가 형성됐다고 봤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금품마다 청탁 하나를 기계적으로 대응시킨 것은 아니다. 서희건설 귀금속 사건처럼 여러 차례 물건이 전달되고 청탁의 내용도 점차 구체화된 경우에는 전체 경위를 묶어 판단했다. 반면 금거북이와 시계, 디올 가방, 그림은 각 제공자가 가진 인사·사업·공천상 이해관계와 전달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 징역 7년이 나온 배경 알선수재죄의 기본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그러나 여러 범죄가 함께 유죄로 인정되면 경합범 가중이 적용될 수 있다. 특검은 결심 공판에서 법정 최고형인 징역 7년6개월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형 사유로 대통령 배우자라는 지위, 반복된 금품 수수, 적지 않은 금품 가액, 청탁 대상이 인사와 사업, 공천 등 공적 영역에 걸쳐 있다는 점을 들었다. 김 씨가 자신의 영향력을 알선 대상으로 삼아 금품을 반복적으로 받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같이 재판에 넘겨진 이봉관 회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로봇개 사업가 서 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최재영 목사에게는 벌금 8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 항소심에서는 무엇이 쟁점이 되나 김 씨 측은 항소 방침을 밝혔다. 항소심에서는 각 금품 수수와 청탁 사이의 관련성을 어느 정도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 축하 선물·친분·구매 대행이라는 주장을 1심처럼 배척할 수 있는지, 여러 차례의 금품 수수를 하나의 포괄적 대가 관계로 볼 수 있는지가 다시 다뤄질 전망이다. 형량도 쟁점이 된다. 1심은 대통령 배우자의 지위와 반복성, 금품의 규모를 무겁게 봤다. 반대로 김 씨 측은 구체적 청탁이나 실제 알선 행위가 없었다는 주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이번 1심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고가 물품의 명칭이나 전달 방식만으로 수수의 성격을 가릴 수 없다고 봤다. 제공자가 무엇을 기대했는지, 수수자는 그 기대를 알고 있었는지, 그 사이에 공적 권한과 연결된 청탁이 있었는지가 판결의 중심에 놓였다.
2026-06-26 16: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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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보완수사권, 누구를 위해 폐지하나
[경제일보] 김민석 국무총리가 25일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최종 입장이라고 밝혔다. 불과 며칠 전 이재명 대통령이 "예외적 경우까지 봉쇄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신중론을 펴던 것과 정반대다. 대통령은 국회의 숙의를 당부했는데, 총리는 그 숙의를 건너뛰고 결론부터 내놓았다. 정부 안의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국민이 지켜본 셈이다. 이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의 배경을 짚어보면 사정이 드러난다. 8월 17일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다.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줄곧 외쳐온 정청래 전 대표가 당권 경쟁의 한 축에 서 있고, 친명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 총리 역시 그 흐름에서 비켜설 처지가 아니었다. 김 총리의 발표가 나오자 정 전 대표는 곧바로 "환영한다. 국회에서 불가역적으로 완전 폐지할 테니 시행령도 완벽한 폐지로 준비해 달라"고 화답했다. 한 사법 제도의 운명이 정책 토론이 아니라 당내 세력 다툼의 자장 안에서 정해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문제는 이 논쟁이 추상적인 권력 다툼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대검찰청 통계를 보면, 올해 3~4월 일선 검찰청 12곳이 처리한 송치사건 5만5174건 가운데 보완수사를 거친 사건이 2만5152건, 45.59%에 달한다. 송치된 사건 절반가량이 보완수사라는 절차를 통해 다시 검토받았다는 뜻이다. 이 수치가 말해주는 건 단순하다. 보완수사권은 정치인이나 대기업 수사 같은 세간의 주목을 받는 사건에만 작동하는 권한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적인 분쟁을 처리하는 데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사례 하나를 보자. 전주지검은 최근 지인들에게 해산물 대금과 차용금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가로챈 60대 여성을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경찰은 처음에 변제 능력이 인정되고 기망 행위가 불분명하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던 사건이다. 검찰이 직접 조사에 나서 이 여성이 이미 채무초과 상태였고 사실상 소득 없이 차용금으로 생활해왔다는 점, 사기죄 처벌 전력이 여섯 번이고 불송치로 끝난 사건이 일곱 건이나 된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비로소 상습 사기의 전모가 드러났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멈췄더라면 피해자들은 끝내 가해자의 죗값을 묻지 못했을 사건이다. 법조계가 우려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한 현직 검사는 "사건을 수사한 당사자가 자신의 수사 결과가 잘못됐다고 인정하고 이를 뒤집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형사 사건을 다뤄온 한 변호사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두고 "경찰 수사에 대한 채점 기능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해도 경찰이 결론을 바꾸지 않은 채 그대로 돌려보내는 사건이 적지 않은 현실에서, 이를 교정할 마지막 장치마저 사라진다는 뜻이다. 이화여대 이창온 교수는 보완수사권이 "기소·불기소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과 책임을 검사에게 두는" 제도적 근거라는 점을 짚으며, 수사 자료를 충실히 살피지 못한 채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은 책임의 원리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물론 폐지론에도 나름의 논리가 있다. 보완수사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지만 실질은 영장 청구와 압수수색, 피의자 조사까지 가능한 수사권이며, 이를 남겨두는 한 검찰의 권한은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 권력 집중을 막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라는 점도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이 원칙이 현실의 형사사법 절차에서 어떤 공백을 만들어낼지에 대한 답이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검찰개혁추진단이 검토하던 절충안, 곧 검사에게 참고인 조사와 자료 요청 권한만 주는 '보완조사권'에 대해서도 고려대 장영수 명예교수는 "그 과정에서 확보된 증거를 재판에 쓸 수 있다면 간판만 바꾼 사기이고, 쓸 수 없다면 해봤자 소용없는 제도"라고 잘라 말했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다. 형사소송법의 핵심 쟁점을 정리할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그런데 정부는 정작 정부안조차 내놓지 않은 채 국회에 결론을 떠넘겼고, 그 국회의 논의는 당권 경쟁의 일정에 휘말릴 처지에 놓였다. 검찰 내부에서 "그간의 공청회와 토론은 다 무엇이었느냐"는 반발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제도를 설계하는 책임 있는 주체들이 토론의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형식적 절차만 남겨두려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보완수사권 존폐는 결국 누가 사건 처리의 마지막 책임을 지느냐의 문제로 돌아온다. 그 책임을 어떤 기관에 맡길지는 신중하게 따져볼 일이지만, 적어도 그 논의가 당권을 잡기 위한 셈법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 제도가 바뀌면 사건은 다시 사람을 향한다. '동네 언니들'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처럼, 그 사람들 대부분은 정치적 주목을 받지 못하는 평범한 시민들이다.
2026-06-26 10: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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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김범수 2심 24일 본격화…카카오 '무죄 논리' 다시 시험대
[경제일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항소심이 오는 24일 본격화된다. 1심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핵심 증거와 시세조종 성립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은 만큼 이번 2심은 검찰이 무너진 입증 구조를 다시 세울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4-1부는 24일 오후 3시30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센터장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등에 대한 항소심 첫 정식 공판을 연다. 재판부는 이후 7월22일, 8월26일, 9월23일, 10월21일에도 기일을 이어가기로 했다. 일정대로라면 오는 10월경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사건의 출발점은 2023년 2월 SM 인수전이다. 검찰은 카카오가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 주가를 공개매수가인 12만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거나 유지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김 센터장과 배 전 대표 등이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대규모 장내 매수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이 이뤄졌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1심은 이 구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해 10월 김 센터장과 배 전 대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법인에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카카오의 대규모 장내 매수가 SM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정만으로 시세조종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주가와 거래량, 고가 매수 주문 비율, 주문 간격, 매수 방식 등을 종합해도 인위적으로 시세를 고정하려는 주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2심 법정에서 다시 다뤄질 핵심도 이 지점이다. 카카오 측은 SM 경영권 확보를 위한 정상적인 인수전 전략이었다고 주장한다. 공개매수 국면에서 장내 매수는 경영권 경쟁 과정에서 선택할 수 있는 거래 방식이며 불법적 시세조종 목적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검찰은 카카오 측 매수가 하이브 공개매수 실패를 유도하기 위한 계획적 거래였다고 본다. 같은 매수 행위를 두고 정상적인 투자 판단인지, 공개매수 방해를 위한 시세 고정 행위인지가 항소심의 첫 관문이 된다. 김 센터장의 관여 여부도 항소심의 무게 있는 쟁점이다. 검찰은 김 센터장이 카카오의 창업자이자 의사결정 구조의 정점에 있었던 만큼 SM 인수 과정의 핵심 논의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카카오 측은 불법적 시세조종을 지시하거나 승인한 사실이 없다고 맞선다. 시세조종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넘어 그 목적을 김 센터장 개인의 인식과 실행 관여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검찰에는 부담이다. 1심에서 검찰에 가장 뼈아팠던 대목은 핵심 진술의 신빙성 문제였다. 재판부는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봤다.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객관적 정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며 별건 수사 과정에서 심리적 압박을 받아 수사기관의 의도에 맞는 진술을 할 동기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에서 이 진술의 증명력이 회복되지 않으면 공모관계 입증은 다시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메시지와 통화 녹음 등 객관 자료를 둘러싼 해석도 치열할 전망이다. 검찰은 관계자들의 대화와 녹취에 하이브 공개매수 저지 의도와 시세조종 정황이 담겼다고 주장한다. 카카오 측은 해당 자료가 경영권 인수 전략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일 뿐, 불법 목적을 입증하는 직접 증거는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항소심 첫 기일에서도 양측은 이 자료들의 의미를 두고 정면으로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공동보유자 판단과 법인 책임도 남아 있다. 1심은 카카오와 원아시아파트너스 사이의 공모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자본시장법상 공동보유자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따라 대량보유상황 보고의무 위반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이 판단이 유지되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법인의 양벌규정상 책임 역시 인정되기 어렵다. 현재까지의 재판 구조만 놓고 보면 김 센터장 측의 출발점은 나쁘지 않다. 1심은 일부 사실관계만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시세조종 목적, 공모관계, 핵심 진술의 신빙성, 공동보유자 판단 등 공소사실의 주요 축 전반에서 증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항소심에서 검찰이 새로운 결정적 증거나 더 촘촘한 법리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1심 무죄 판단이 유지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 센터장은 1심 선고 직후 “그동안 카카오에 드리워진 시세조종 의혹의 그늘에서 벗어날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 역시 장기간 이어진 수사와 재판으로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을 언급하며 경영 정상화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항소심은 김 센터장 개인의 사법 리스크를 넘어 카카오의 경영 정상화와도 맞물려 있다. 카카오는 SM 인수 과정의 법적 불확실성, 경영 쇄신, 계열사 재편, AI와 플랫폼 사업 재정비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2심에서 1심 무죄 판단이 유지될 경우 김 센터장의 경영 부담은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다. 카카오도 장기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를 덜고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여지가 커진다.
2026-06-23 17: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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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힘 빼려다 국민 사건이 멈춰선다면
[경제일보] 검찰개혁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이번 쟁점은 검찰의 힘을 얼마나 뺄 것인가에 그치지 않는다. 사건을 맡긴 국민이 제때 결론을 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로 이어진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가 검사의 보완수사 기능을 제한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게 되면 그 불이익은 범죄피해자와 피의자, 피고인을 포함한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취지다. 정부 측은 곧바로 해당 입장이 추진단과 협의된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자문기구의 우려와 정부 추진기구의 설명이 엇갈린 셈이다. 정부가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고 해서 문제의식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검찰개혁 논의가 제도 설계의 핵심 쟁점을 아직 정리하지 못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검찰개혁은 오랫동안 한국 형사사법의 핵심 의제였다.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줄이고 수사와 기소를 나누자는 요구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수사와 기소가 한 기관에 집중될 때 권한 남용의 위험이 커진다는 지적도 타당하다. 정치적 사건과 권력형 사건에서 검찰이 보여온 모습 역시 개혁 요구의 배경이 됐다. 검찰권 남용을 막자는 데 이견을 달기는 어렵다. 그러나 권한을 줄이는 일과 사건을 바로잡을 통로를 없애는 일은 다르다. 형사사법은 권력기관끼리 나눠 갖는 영역이 아니다. 국민이 피해를 호소하고 억울함을 벗어나는 절차다. 검찰의 권한이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개혁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사건 처리는 늦어지고 책임 소재가 흐려진다면 국민 입장에서 그것을 개혁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보완수사는 바로 이 지점에 놓여 있다. 검사는 현재 송치받은 사건에 관해 사건의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수사할 수 있다. 또 공소제기 여부 결정이나 공소유지에 필요한 경우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하나는 검사가 직접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는 기능이고 다른 하나는 경찰에 다시 확인을 요구하는 기능이다. 조문상으로는 가까워 보여도 현장에서는 차이가 작지 않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 기록만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는 적지 않다. 피해자 진술이 빠졌거나 핵심 참고인 조사가 부실한 경우가 있다. 계좌 흐름이나 통신자료의 의미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채 기록이 넘어오는 일도 있다. 증거능력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는데도 수사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때 공소를 책임지는 검사가 아무런 직접 확인도 할 수 없다면 선택지는 좁아진다. 기소를 포기하거나 경찰에 다시 보내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 그 결과가 사건 핑퐁이다. 피해자는 고소장을 냈지만 수사기관 사이에서 사건이 오간다. 피의자는 혐의를 벗을 기회를 기다리지만 결론은 늦어진다. 기록을 넘겨받은 공소기관은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도 직접 확인하지 못한다. 형사사건에서 시간은 절차의 일부가 아니다. 피해자에게는 회복의 문제이고 피의자에게는 일상이 묶이는 문제다. 보완수사권 폐지론에도 이유는 있다. 검사가 수사를 계속 붙잡고 있으면 기소권과 결합해 권한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보완수사라는 이름 아래 별건수사나 압박수사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경계도 이해할 수 있다. 검찰개혁의 출발점이 권한 남용에 대한 반성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우려를 가볍게 볼 수 없다. 그러나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필요한 기능까지 없애면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긴다. 필요한 것은 전면 금지가 아니라 엄격한 통제다. 보완수사의 범위를 공소제기 여부 판단과 공소유지에 필요한 경우로 한정하고 사유를 기록하게 하면 된다. 동일성 범위를 벗어난 별건수사는 금지하고 보완수사 개시와 종료 기준을 문서화해야 한다. 절차와 기간을 관리하고 피해자와 피의자에게 진행 상황을 알리는 장치도 둘 수 있다. 보완수사권을 없애려면 그에 맞는 대체 장치가 있어야 한다. 검사가 직접 확인할 수 없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만 남긴다면 그 요구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어야 한다. 경찰이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해야 한다. 요구를 이행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처리했을 때 어떤 책임이 따르는지도 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도는 단순해 보이지만 현장은 더 복잡해진다. 전건송치 문제도 같은 선상에서 봐야 한다. 경찰이 모든 사건을 검찰에 보내던 과거 방식은 비효율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검사의 보완수사를 전면 금지한다면 공소기관이 사건 흐름을 점검할 통로는 다시 따져봐야 한다. 송치되지 않은 사건에 대한 통제 장치가 약해지면 고소인과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할 창구는 줄어든다. 수사기관의 판단을 한 번 더 들여다보는 절차가 사라질수록 국민의 불복권도 함께 약해질 수 있다. 특별사법경찰 사건도 마찬가지다. 환경, 노동, 식품, 의료, 건설안전 사건은 전문 사실관계와 법률 판단이 함께 움직인다. 공소유지를 염두에 둔 점검 장치가 약해지면 사건의 완성도는 기관별 역량에 따라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검찰개혁 논의가 일반 형사사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다. 검찰개혁의 어려움은 여기에 있다. 검찰권 남용은 막아야 하지만 범죄 대응 역량도 유지해야 한다. 수사와 기소는 나누어야 하지만 수사와 공소유지가 완전히 끊어져서는 안 된다. 경찰의 책임수사는 존중해야 하지만 부실수사를 견제할 통로도 필요하다. 어느 한쪽 구호만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치권은 검찰개혁을 너무 자주 상징의 언어로 다뤄왔다. 검찰 힘 빼기, 수사권 박탈, 완전한 분리 같은 표현은 선명하다. 그러나 국민이 형사사법 절차에서 원하는 것은 선명한 구호가 아니다. 내 사건이 제때 처리되는지, 내 억울함이 기록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지, 수사기관이 서로 책임을 미루지 않는지다. 검찰개혁의 기준은 검찰이 아니라 사건 당사자여야 한다. 피해자 입장에서 보완수사 기능은 추상적인 제도가 아니다. 사기 사건에서 계좌추적이 덜 된 채 사건이 넘어갔다면 피해자는 추가 확인을 바란다. 폭행이나 스토킹 사건에서 진술과 증거가 엇갈리면 피해자는 기록을 다시 살펴달라고 요구한다. 산업재해나 건설안전 사건에서 책임 주체가 여러 곳으로 나뉘면 공소기관의 법률적 검토가 중요해진다. 이런 사건에서 보완 기능이 사라지면 피해자는 어느 기관 앞에서 다시 설명해야 하는지부터 막막해질 수 있다. 피의자에게도 마찬가지다. 부실한 수사는 피해자만 괴롭히지 않는다. 혐의가 없는 사람도 오래 끌려다닐 수 있다. 검사가 기록을 보고 부족한 부분을 바로 확인해 불기소 판단을 할 수 있다면 피의자는 더 빨리 절차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반대로 직접 확인이 막히고 사건이 다시 경찰로 넘어가면 결론은 늦어진다. 보완수사는 처벌을 강화하는 수단만이 아니라 무리한 기소를 막는 장치가 될 수도 있다. 물론 검찰에 백지수표를 줘서는 안 된다. 과거 방식으로 돌아가자는 주장도 답이 아니다. 검사가 수사기관처럼 움직이고 경찰 수사를 사실상 지휘하는 모양새가 되면 개혁 취지는 흔들린다. 필요한 것은 제한된 보완수사다. 그 필요성과 범위를 기록으로 남기고 기간을 정하며 통계도 공개해야 한다. 반복적으로 남용되는 유형이 있다면 국회와 법원, 시민사회가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 형사사법제도는 한 번 바꾸면 현장에 오래 남는다. 법률 조문 몇 줄을 고치는 일처럼 보이지만 경찰서 조사실, 검찰청 기록실, 법정 공판 과정에서 그 영향은 매일 나타난다. 잘못 설계된 제도는 처음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사건이 늦어진 뒤에야 체감된다. 그때는 이미 피해자가 지쳤고 피의자가 소모됐고 증거는 흐려진 뒤일 수 있다. 이번 논쟁에서 봐야 할 것은 검찰의 체면이 아니다. 경찰의 권한도 아니다. 정부와 국회의 주도권도 아니다. 국민의 사건이 어느 단계에서 멈추지 않고 흘러갈 수 있는지다. 검찰개혁이 국민을 위한 개혁이라면 보완수사 기능을 없앨지 남길지도 그 기준에서 판단해야 한다. 검찰의 권한은 통제돼야 한다. 그러나 사건을 바로잡는 기능까지 함께 없애서는 안 된다. 권한 남용을 막는 장치와 부실수사를 보완하는 장치는 함께 설계돼야 한다. 한쪽만 남기면 제도는 기울어진다. 검찰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 곧 국민을 강하게 만드는 길은 아니다. 검찰개혁은 필요하다. 그러나 개혁의 성패는 검찰청 간판을 내렸는지, 공소청과 중수청을 세웠는지, 보완수사권이라는 단어를 법에서 지웠는지로만 평가될 수 없다. 국민이 고소장을 낸 뒤 덜 기다리게 됐는지, 억울한 피의자가 더 빨리 결론을 받게 됐는지, 부실한 수사가 공판에서 무너지기 전에 보완됐는지로 평가돼야 한다. 검찰 힘을 빼는 일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그 과정에서 국민 사건이 멈춰 선다면 개혁의 이름은 남아도 설득력은 약해진다. 보완수사 논쟁은 검찰을 위한 논쟁이 아니다. 고소장을 낸 사람, 조사를 받는 사람, 재판을 기다리는 사람의 사건을 누가 끝까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2026-06-10 10: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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