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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교수 "베트남, 아세안의 새로운 성장 모델…인도네시아에 던진 과제"
베트남 정부가 발표한 2025년 경제성장률 8.02%가 아시아 경제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경제 발전의 대표적인 벤치마킹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립이슬람대학교(IIUM)의 아세안 전문가인 파르 킴 벵(Phar Kim Beng) 교수는 최근 '프리 말레이시아 투데이(Free Malaysia Today)' 기고문에서 "베트남의 8.02% 성장률은 우연이 아니라 전략적인 경제 정책의 결과"라며 "인도네시아 역시 이를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 베트남 성장 이끈 4대 동력 벵 교수는 베트남이 거시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네 가지 성장 동력을 결합해 견조한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고 분석했다. 우선 수출 중심 성장세가 지속됐다. 미국의 관세 강화 기조 등 대외 압박에도 베트남의 총수출액은 전년 대비 약 17% 증가한 4750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무역 흑자를 견인했다.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도 9% 이상 성장했고 물가상승률은 3%대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외국인직접투자(FDI)도 약 9% 증가했다. 또 베트남은 글로벌 제조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미국 기업에 이어 중국 기업들까지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박닌성 등 주요 산업지역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입고 있다. 내수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계 소득 증가와 중산층 확대에 힘입어 수출과 내수가 경제 성장의 두 축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베트남 정부는 특정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추진하는 등 통상 전략의 유연성도 강화하고 있다. ◆ "자연적 이점만으로는 성장 보장 못 해" 벵 교수는 베트남 사례가 구조적 강점과 글로벌 트렌드를 효과적으로 결합할 경우 동남아 국가도 고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는 약 3억 명의 인구와 풍부한 광물·에너지 자원을 보유해 이론적으로는 베트남보다 유리한 구조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는 "자연적 이점만으로 경제 성장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며 노동생산성 향상과 투자 효율성 제고, 기업 환경 개선 등을 통해 투자자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벵 교수는 베트남 사례의 핵심은 단순히 8.02%라는 숫자가 아니라 대외 개방과 무역 확대, 적극적인 투자 유치, 국가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성장 기반을 꾸준히 다져온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사례가 거대 경제권이 아니더라도 장기적인 개혁 의지와 일관된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고성장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과거 변방 경제로 평가받던 베트남은 이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에 새로운 성장 모델로 거론되며 역내 경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026-06-26 17:09:25
"아프리카로 눈 돌려라"…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 전략 제언
[경제일보] 아프리카가 핵심광물 공급망의 새로운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이 전기차·이차전지용 광물의 95%를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중국 편중 리스크를 줄일 대안으로 아프리카가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22일 송금영 전 주탄자니아 한국대사는 한·아프리카재단 주간 소식지 '아프리카 포커스'에 '한국의 아프리카 핵심광물 진출 방안'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핵심광물 공급망의 다변화를 위해 아프리카 진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는 세계 핵심광물 매장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 기고문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전 세계 크롬의 95%, 백금의 88%, 망간의 82%, 인산염의 66%, 코발트의 49%를 보유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40년까지 핵심광물 수요가 4배 이상 폭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국의 선점 경쟁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공급망 독점에 대응해 우방국 중심의 지전략적 자원 협력 포럼(FORGE)을 출범했고, 일본은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를 통한 대규모 금융 지원을 앞세우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핵심원자재법(CRMA) 입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송 전 대사는 이번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추진해야 할 5대 전략을 제안했다. △'한-아프리카 핵심광물 대화' 등 고위급 협의 정례화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 기업 인센티브 제공 △투자보장협정·이중과세 방지협정·경제동반자협정(EPA) 체결 △ODA를 활용한 인프라 패키지형 지원 확대 △FORGE 등 다자 협의체 활용 및 선진국 금융기관과의 협조융자가 핵심이다. 특히 ODA와 관련해, 광물 개발의 최대 장애물인 전력망과 교통 인프라 구축을 포함하는 패키지형 사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각협력 모델로는 일본 스미토모 상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투자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 사례를 들었다. 송금영 전 주탄자니아 한국대사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불안정성에 대비해 아프리카 진출이 요청되는 상황"이라며 "아프리카 광물 생산 국가들은 외국 투자유치 노력과 함께 자국 광업을 보호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국내에 정·제련 가공 시설을 구축해 고부가가치의 핵심광물 제품을 수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026-05-22 10:55:56
정재헌 SKT 대표 "통신사 넘어 AI 인프라 설계자로 도약"…풀스택 전략 공개
[경제일보] 글로벌 통신 업계가 단순한 연결을 제공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서비스의 기반을 닦는 핵심 플레이어로 진화하고 있다. SK텔레콤(대표 정재헌)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26을 기점으로 AI가 소프트웨어 경쟁을 넘어 인프라 주도권 싸움으로 확장됐음을 공식 선언했다. 통신사의 오랜 정체성이었던 데이터 전달자 역할을 뛰어넘어 인프라를 직접 설계하고 운영하는 주체로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다. 정재헌 대표는 13일 사내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이번 MWC 현장을 거대한 건축 현장에 비유했다. 그는 최근 중앙 첨탑 공사를 마친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언급하며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리더들이 모여 AI 성당이라는 시대적 건축물을 어떻게 완성할지 치열하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시간 쌓아온 통신 네트워크라는 단단한 토대 위에 AI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특히 정 대표는 자신을 최고경영자를 넘어 변화관리책임자로 칭하며 기업 체질 개선에 대한 굳은 결의를 보였다. 그는 2300만명에 달하는 고객에게 새로운 일상을 선사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것이 회사가 증명해야 할 실체라고 역설했다. 대기업의 자원을 개방하고 벤처기업의 유연한 창의성을 결합하는 시도만이 국가 통신 주권을 지키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필수 선택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철학은 SK텔레콤이 전면에 내세운 풀스택 AI 제공자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서비스를 출시하는 수준을 넘어 AI 데이터센터와 파운데이션 모델 그리고 최종 서비스까지 모두 아우르는 통합 역량을 의미한다. 회사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향후 5년동안 국내 스타트업 500곳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파격적인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전방위적인 동맹 구축도 MWC 현장에서 거둔 핵심 성과다. SK텔레콤은 글로벌 서버 제조사 슈퍼마이크로를 비롯해 에너지 관리 전문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과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인공지능 연산의 특성을 고려해 고효율 냉각 시스템과 전력 관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적인 판단이 작용했다. 또한 각국 통신망을 장악한 해외 거대 사업자들과의 연합 전선도 구체화했다. 싱텔과 이앤 그리고 NTT 등 글로벌 통신사들과 손잡고 국가별 데이터 주권을 철저히 보호하는 소버린 AI 패키지를 공동으로 선보이며 시장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범용 모델에 종속되지 않고 각 국가의 언어와 문화 그리고 보안 규제에 최적화된 맞춤형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승부수다. 자체 기술력에 대한 국제적인 인정도 뒤따랐다. SK텔레콤이 구축한 차세대 GPU 클러스터 해인은 이번 MWC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에서 최고의 클라우드 솔루션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해인은 엔비디아의 최신 가속 칩 B200 1000개를 단일 클러스터로 묶은 초대형 고성능 인프라다. 이로써 회사는 해당 시상식의 동일 부문에서 3년연속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단순히 통신망을 운영하는 수준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운영 기술력을 갖췄음을 입증했다. 여기에 5000억파라미터 규모를 자랑하는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A.X K1 역시 독자적인 한국형 AI 경쟁력을 보여주며 현지 관람객들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대기업의 거대한 인프라를 외부로 개방하고 창의적인 벤처기업들이 그 위에서 자유롭게 뛰놀게 만드는 생태계 조성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AI업계에서는 챗GPT 등장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한 AI 산업이 이제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요구하는 물리적 인프라 구축 단계로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결국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고도화된 6G 통신망을 결합할 수 있는 통신 기업들이 미래 지능형 산업의 핵심 권력을 쥐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진정한 시험대는 이제부터라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등 천문학적인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클라우드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통신사 연합체 기반의 인프라 전략이 얼마나 실질적인 파급력을 낼 수 있을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관건이다. 통신망 위에서 데이터를 조용히 실어 나르던 굴뚝 기업이 생태계 전체를 조율하는 진정한 인프라 설계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전 세계 IT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변화관리책임자를 자처한 정 대표의 담대한 실험이 어떠한 결실을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
2026-03-13 15: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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