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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의 뜨거운 질주, 변동성을 더욱 경계해야 한다
[경제일보] 한국 증시가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상징하던 저평가 시장은 이제 글로벌 투자은행과 국제 금융 언론이 주목하는 가장 뜨거운 시장 가운데 하나가 됐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한국 증시의 상승 속도가 1990년대 말 닷컴버블 시기의 미국 나스닥 상승률마저 앞질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 코스피는 지난해 초 2400선에서 올해 7200선을 돌파하며 18개월 만에 세 배 이상 급등했다. 이는 미국 나스닥이 닷컴버블 당시 같은 수준까지 상승하는 데 걸렸던 시간보다도 더 빠른 속도다. 이번 랠리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있다. 인공지능(AI) 혁명과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폭증이 두 기업의 실적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130% 안팎 상승했고, SK하이닉스는 170% 가까이 급등했다. 두 기업의 합산 시가총액은 이미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다. 이는 한국 경제 역사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장면이다. 그러나 시장이 뜨거워질수록 냉정함은 더욱 중요하다. FT가 지적했듯이 이번 랠리는 과거 닷컴버블과는 분명 다른 측면이 있다. 당시 미국 나스닥은 실적보다 미래 기대감과 밸류에이션 확대에 의해 움직였다. 반면 현재 한국 반도체 랠리는 실제 이익 증가가 동반되고 있다.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이 메모리 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씨티그룹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코스피 목표치를 계속 상향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과거 메모리 산업이 단순 경기순환 산업이었다면, 이제는 AI라는 거대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 장기 성장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시장의 균형이다. 현재 한국 증시의 상승은 지나치게 소수 종목에 집중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상당수 종목은 여전히 부진하다. 중소형 가치주들은 시장 유동성에서 소외되고 있고, 체감 경기 역시 증시의 뜨거운 열기와는 큰 괴리가 있다. 즉 지금의 코스피는 ‘한국 경제 전체의 동반 상승’이라기보다 ‘AI 반도체 중심의 초집중 랠리’에 가깝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시장은 언제나 낙관 속에서 과열되고, 과열 속에서 위험을 잊는다. 특히 한국 시장은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구조다. 이번 상승장 역시 이른바 ‘개미군단’의 귀환이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한동안 미국 증시로 향했던 자금이 다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몰리고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빚투’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광풍이 불던 시절에도 사람들은 “이번에는 다르다”고 말했다. 서울 집값이 끝없이 오를 것이라는 믿음 속에 무리한 대출이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시장은 극단적 변동성을 경험했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주가는 기업의 미래 가치를 반영하지만, 시장은 언제나 직선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AI 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분명 존재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조정과 변동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한국 시장은 구조적으로 외국인 자금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 외국인은 상승장에서는 강력한 추진력이 되지만, 위험 회피 국면에서는 가장 먼저 빠져나가는 자금이기도 하다. 미국 금리 정책,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갈등, 대만해협 리스크, 중동 정세 같은 외부 변수는 언제든 한국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지금처럼 특정 섹터와 특정 종목에 자금이 과도하게 집중된 시장에서는 작은 충격도 훨씬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시장이 점점 ‘투자’보다 ‘추격’의 심리로 움직일 가능성이다. 실적과 산업 변화에 대한 냉정한 분석보다는 “지금 안 사면 뒤처진다”는 조급함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위험 신호가 나타난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대출까지 동원해 특정 종목에 몰릴 경우 시장의 건강성은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 그렇다고 지금의 상승장을 단순 거품으로만 볼 수도 없다. 현재 한국 증시는 여전히 미국 시장 대비 밸류에이션이 낮다. FT가 인용한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대 수준으로, 미국 S&P50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상장사의 절반 가까이가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이다. 이는 한국 시장이 아직도 구조적 저평가 상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한국 증시가 진정한 선진 자본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질주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중소형주와 가치주, 바이오와 로봇, 방산과 조선,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산업까지 시장 전반의 체질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지배구조 개혁과 저PBR 기업 가치 제고 정책 역시 그런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자본시장의 신뢰를 높이고, 시장 전체의 체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냉정한 균형감각이다. AI 혁명은 분명 거대한 산업 전환의 시대를 열고 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그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시장의 열광은 언제나 그림자를 동반한다. 투자자는 낙관 속에서도 위험을 계산해야 하고, 정부는 상승장 속에서도 시스템 리스크를 점검해야 하며, 기업은 주가 상승에 취하기보다 미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세계는 지금 한국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 뜨거운 상승이 대한민국 산업 혁신의 서막이 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극단적 변동성으로 기록될지는 지금부터의 선택에 달려있다.
2026-05-23 18: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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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이제 SKT 방식이 글로벌 표준"… 2년 노력의 결실
[경제일보] SK텔레콤(CEO 정재헌)이 제안한 'AI 데이터센터(AIDC) 시스템 연동 구조 및 신호 체계'가 UN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T)에서 최종 국제 표준으로 승인받았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확산하는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설계도와 운영 방식을 한국 기업이 주도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열린 ITU-T 산하 정보통신기술 국제 표준화 기구 SG11 회의에서 자사가 제안한 AI 데이터센터 연동 구조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최종 확정됐다고 18일 밝혔다. 2024년 5월 신규 표준화 과제로 승인받은 지 약 2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와는 차원이 다른 복잡성을 지닌다. 대규모 연산 처리를 위한 수만 개의 GPU 클러스터뿐만 아니라, 이를 식히기 위한 특수 냉각 시스템, 전력 관리, 보안, 데이터 저장 장치(스토리지) 등 수많은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작동해야 한다. 과거 데이터센터가 단순히 서버를 저장하는 '창고'였다면, 현대의 AI 데이터센터는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실시간으로 상태를 교환하는 '유기적 복합체'가 됐다. 문제는 이들 시스템 간의 연동 방식이 제조사마다 달라 운영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SK텔레콤이 이번에 표준화한 기술은 데이터센터를 △서비스 계층 △관리 계층 △인프라 계층이라는 3단계 구조로 명확히 정의했다. 이를 통해 각 계층이 어떤 신호(Signalling)를 주고받으며 상태를 제어해야 하는지 글로벌 기준을 세웠다. 공항 관제 시스템이 항공기의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듯, 데이터센터 내부의 다양한 설비들이 서로의 상태를 즉각 파악하고 제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왜 SK텔레콤인가… 2년의 연구와 '해인(Haein)'의 노하우 이번 표준 채택의 배경에는 SK텔레콤이 그간 쌓아온 AI 인프라 구축 역량이 자리 잡고 있다. SK텔레콤은 울산에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유치를 이끌어냈고, 고성능 GPU 클러스터인 '해인(海印)'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며 운영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국제 표준화 기구인 ITU-T에서 SK텔레콤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이들이 실제 상업용 데이터센터 운영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병목 현상을 정확히 짚어내고 이를 '신호 체계'로 규격화했기 때문이다. 최동희 SK텔레콤 AI전략기획실장은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로부터 기술 역량과 운영 노하우를 동시에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국제 표준 승인이 국내 기업들의 'AIDC(AI 데이터센터) 해외 진출'에 결정적인 마중물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글로벌 기업이나 정부가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때, 한국의 표준화된 기술 규격을 따르면 설계와 운영의 시행착오를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유럽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추진하는 하이퍼스케일 규모의 AIDC 프로젝트에서, SK텔레콤이 정립한 이 표준 규격이 기술적 베이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이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추격자'를 넘어 '룰 메이커(Rule Maker)'로 거듭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또한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SK에코플랜트 등 SK그룹 계열사와 함께 AIDC의 밸류체인(냉각, 전력, 서버,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표준 확정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 'SK형 AIDC 토털 패키지' 수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운영 표준을 선점했다는 것은 전 세계 모든 데이터센터의 설계 지침을 우리가 쓴다는 의미와 같다"며 "6G 통신과 AI 기술이 융합되는 미래 네트워크 시장에서 SK텔레콤의 위상이 한층 공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동희 SKT AI전략기획실장은 “표준 승인은 SKT가 그동안 축적해온 AI DC 기술 역량과 운영 노하우를 공신력 있는 국제 기구로부터 인정받았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AI 분야 국제 표준화 및 글로벌 AI 생태계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26-03-18 08: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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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 오픈AI 대표, "한국, 인구 대비 챗GPT 사용 1위"… 삼성·SK와 '스타게이트' 협력 가속
[이코노믹데일리] 오픈AI가 한국 시장을 글로벌 인공지능(AI) 확산의 핵심 거점으로 지목하고 국내 기업들의 AI 전환(AX)을 지원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오픈AI코리아는 삼성SDS를 첫 공식 리셀러 파트너로 선정하는 한편 삼성·SK그룹과 추진 중인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대해서도 협력을 지속하고 있음을 공식화했다. 김경훈 오픈AI코리아 총괄 대표는 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 시장 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국은 인구당 챗GPT 유료 구독자 수 기준으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국가별 매출 비중에서도 2위를 차지할 만큼 AI 수용성이 높은 국가"라며 "단순한 기술 공급을 넘어 한국 기업들의 AI 전환을 돕는 최적의 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오픈AI가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 사용자들의 챗GPT 활용 패턴은 글로벌 추세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전 세계 사용자의 29%가 운동, 건강, 생활 정보 등 실용적 조언을 얻는 데 AI를 활용하는 반면 한국 사용자의 29%는 문서 번역, 계약서 검토, 이메일 작성 등 실제 업무 산출물을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려는 과업 수행 목적의 사용 비중이 월등히 높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이러한 한국적 특성을 기업용 시장(B2B) 공략의 핵심 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직원들이 이미 챗GPT 활용에 능숙하기 때문에 기업이 '챗GPT 엔터프라이즈' 등을 도입할 때 적응 기간이 매우 짧고 전환 속도가 빠르다"며 "경제적 가치가 큰 업무 대부분이 기업 내부에서 이뤄지는 만큼 기업의 AI 전환을 통해 가장 큰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오픈AI코리아는 삼성SDS와 이달 중 리셀러 파트너 계약을 체결한다. 삼성SDS는 삼성그룹 계열사뿐만 아니라 국내 다양한 산업군의 고객사에게 오픈AI의 솔루션을 공급하고 기술 지원을 담당하게 된다. 김 대표는 "삼성SDS가 첫 번째 공식 파트너가 될 예정이며 내년 초에도 대형 파트너사들과의 추가 협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심을 모았던 삼성·SK그룹과의 글로벌 AI 인프라 협력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이 나왔다. 김 대표는 "이번 주 본사 스타게이트 팀이 방한해 두 그룹과 미팅을 가졌다"며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한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AI는 삼성전자와 고성능·저전력 메모리 공급 및 해상 데이터센터 구축(삼성물산·삼성중공업) 등에서 협력을 논의 중이며, SK하이닉스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SK텔레콤과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협의하고 있다. 김 대표는 "모델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글로벌 인프라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오픈AI가 직접 대규모 투자를 할 여력은 없기에 삼성, SK, 오라클,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기업들과 힘을 합쳐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샘 올트먼 CEO가 사내에 발령한 '코드레드(비상 운영체계)'에 대해서는 우려를 일축했다. 구글 등 경쟁사의 추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에 대해 김 대표는 "밤낮없이 일하는 스타트업 특성상 구성원들에게 더 큰 동기부여를 주기 위한 메시지였다"며 "한국 지사 운영이나 국내 파트너십에는 전혀 영향이 없으며 오히려 내부적으로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규제 환경인 'AI 기본법'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보면 AI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며 "우려와 달리 법안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한국만의 법 체계 안에서 혁신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실제 오픈AI 기술을 도입해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 사례도 소개됐다. GS건설은 전 직원에게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배포해 보고서 초안 작성과 기술 검토 시간을 단축했으며 LG유플러스는 오픈AI의 API를 활용해 고객 상담을 지원하는 '에이전틱 콜봇'을 이달 중순 출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AI는 이제 특정 분야의 신기술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반 인프라가 됐다"며 "오픈AI코리아는 한국 기업들과 함께 성장하며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5-12-04 16:1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