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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무시했다" 음식물 처리기 부품 갈아 47cm 도검 만든 남극기지 팀장, 구속기소
[경제일보] 대구지검 김천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임지수)는 남극 과학기지 내에서 직접 만든 흉기로 동료 대원들을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예비 및 총포화약법 위반)로 50대 대원 A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13일 오후 7시경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 내에서 음식물 처리기에 사용하는 금속 부품을 직접 갈아 만든 길이 약 47cm의 도검을 소지한 채, 평소 갈등을 겪던 부하 대원 2명(20대, 30대)을 살해할 목적으로 기지 내부를 배회하며 피해자들을 찾아다닌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남극기지 근무 경력이 없던 팀장 A씨는 근무 경력이 있는 부하 직원들이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무시한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당시 기지 내부는 대원들이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던 중 무전기에서 비상 알림이 울리며 혼란에 빠졌다. 안전 대원의 안내에 따라 대원들은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대피했으나, A씨는 흉기를 손에 쥔 채 난동을 부렸다. 이 과정에서 한 대원의 목 앞까지 흉기가 다다르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피해 대원들의 진술에 따르면 A씨는 평소에도 기상 악화 시 독단적으로 장비를 운행하다 눈구덩이에 빠뜨리는 등 위험한 상황을 자주 유발했으며, 대원들이 이에 대해 상부에 업무 배제 및 조정을 요청하자 반발해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직후 기지 측은 A씨를 비상 숙소동으로 분리 조치했으나, 남극 기지 특성상 완벽한 문 잠금장치 설치가 어려워 피해 대원들이 불안을 호소하는 등 2차 피해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해양수산부 산하 극지연구소는 비상 이송을 결정하고 수송기를 급파했다. A씨는 지난 5월 7일 남극 기지를 출발해 1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국내 송환되었으며, 대기 중이던 사법경찰에 의해 체포영장이 집행됐다. 주소지 관할로 사건을 넘겨받은 김천지청은 남극 기지 대원들의 진술 확보 등 보완 수사를 거쳐 범행 동기를 명확히 규명한 뒤 A씨를 재판에 넘겼다.
2026-05-28 14:08:42
"코로나 악몽 재현되나"…대서양 크루즈선 덮친 한타바이러스, WHO 긴급 조사
[경제일보] 대서양을 항해 중인 네덜란드 국적 크루즈선 ‘MV 혼디우스(MV Hondius)’에서 한타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크루즈선 집단감염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한 가운데 WHO는 “현재 공중보건 위험은 낮다”면서도 제한적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해당 선박에서는 최소 8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5건은 실험실 검사로 확진됐다. 사망자는 3명으로 확인됐다. 영국 국적 승객 1명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V 혼디우스는 네덜란드 탐험 크루즈 업체 ‘오션와이드 익스페디션(Oceanwide Expeditions)’이 운영하는 극지 탐사 선박이다. 지난 3월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서 출항해 남극과 남대서양 일대를 운항한 뒤 카보베르데와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로 향하던 중 감염 사태가 발생했다. WHO는 이번 집단감염의 원인 바이러스를 남미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안데스(Andes) 바이러스’ 계열로 보고 있다. 안데스 바이러스는 한타바이러스 가운데 드물게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보고된 유형이다. WHO는 “가까운 접촉이 있었던 일부 사례에서 제한적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WHO는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호흡기 팬데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한타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감염된 설치류의 소변·분변·타액에 노출될 때 전파되며 공기 중 비말 전파는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WHO는 현재 선내 설치류 존재 여부와 승객들의 남미 여행 동선 등을 중심으로 감염원을 추적하고 있다. 실제 첫 환자로 추정되는 네덜란드 국적 승객 부부는 승선 전 아르헨티나 남부 지역을 여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설치류 배설물에 오염된 환경에 노출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 일부 지역은 안데스형 한타바이러스 풍토병 지역으로 분류된다. 문제는 크루즈선이라는 특수한 환경이다. 장기간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특성상 감염병이 발생하면 승객 간 접촉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코로나19 초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집단감염 사태가 대표적 사례다. 이번에도 WHO와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승객 전원을 고위험 접촉자로 분류하고 귀국 후 자가격리와 건강 모니터링을 권고했다. 한타바이러스 감염증은 잠복기가 1~2주 정도지만 최대 6주까지 길어질 수 있다. 초기에는 발열과 근육통, 두통 등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급성 호흡부전이나 신부전으로 빠르게 악화된다. 특히 미주 지역에서 발생하는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HPS)’은 치명률이 최대 40~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와 유럽에서 주로 나타나는 ‘신증후군 출혈열(HFRS)’ 역시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현재까지 특이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없으며 산소 치료와 중환자 집중치료 등 조기 보조치료가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역시 한타바이러스 유행권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지 않다. 한국은 중국·러시아와 함께 신증후군 출혈열 발생 지역에 속한다. 군인과 농업 종사자 등 고위험군은 국가 예방접종사업을 통해 한타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다만 기존 백신은 예방 범위와 지속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희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백신혁신센터 센터장은 “한타바이러스 감염증은 초기에는 단순 감기처럼 보일 수 있어 조기 인지가 쉽지 않다”며 “다만 사람 간 전파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과도한 공포보다는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숲·농장·들판 등 설치류가 많은 환경에 다녀온 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료기관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향후에는 남미형 폐증후군까지 예방 가능한 범용 한타바이러스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05-11 10:40:43
HD한국조선해양의 'LCO₂ 카드', CCS가 키운 새 선종…친환경 연료선 다음은 '탄소 운송'
[이코노믹데일리] HD한국조선해양이 액화이산화탄소(LCO₂) 운반선 수주를 이어가며 탄소포집저장(CCS) 시장 확대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글로벌 탈탄소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탄소를 운반하는 선박'이 조선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일본 해운사 MOL(Mitsui O.S.K. Lines)과 1만2000㎥급 LCO₂ 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선박은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오는 2029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수주는 단순한 친환경 선박 발주를 넘어 CCS 밸류체인의 핵심 인프라가 해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CCS는 발전·산업 현장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저장소로 이송해 지중에 영구 저장하는 기술로 탄소 감축의 '현실적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저장 부지가 제한적인 국가들이 국경을 넘어 탄소를 운송·저장하는 구조를 채택하면서 LCO₂ 운반선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세계 최대 규모의 중압 LCO₂ 운반선으로 액화이산화탄소뿐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도 함께 운송할 수 있는 다목적 화물 처리 시스템을 갖췄다. LNG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적용해 운항 중 탄소 배출을 줄였고 북해 등 극지 환경에서도 운항이 가능하도록 내빙(Ice Class) 설계 기술도 반영됐다. CCS 프로젝트 특성상 혹서·혹한 환경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술 난도가 높은 선종으로 꼽힌다. 이 선박들은 향후 노던라이츠(Northern Lights JV)가 운영하는 CCS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노던라이츠는 Shell, TotalEnergies, Equinor가 공동 설립한 합작사로 유럽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노르웨이 터미널로 운송해 북해 해저에 저장하는 세계 최초의 상업용 국경 간 CCS 서비스다. 이미 연 150만톤 규모의 1단계 설비가 가동 중이며 2028년에는 연 500만톤 이상을 처리하는 2단계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프로젝트 확산이 LCO₂ 운반선을 '일회성 특수선'이 아닌 장기 성장 선종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본다. 실제 DNV는 전 세계 LCO₂ 운반선 선대가 2030년 41척, 2040년 124척, 2050년 270척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CS 시장이 커질수록 저장 기술뿐 아니라 운송 인프라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미 2023~2024년 총 4척의 LCO₂ 운반선을 수주했고 올해 초에는 첫 번째 선박을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저압·중압 저장 기술을 모두 확보한 상태로 프로젝트 조건에 따라 선형과 시스템을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는 초기 단계인 CCS 시장에서 선주 요구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연료선에 이어 탄소 운송선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탈탄소 시대에 대응하는 선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탄소 감축 정책이 실제 인프라 투자로 이어지는 국면에서 LCO₂ 운반선이 조선업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01-30 16: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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