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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ESG, 본업 경쟁으로…생산·포용금융 고도화
[경제일보] 4대 금융그룹(신한·KB·우리·하나)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략이 기부·환경 등 캠페인 활동을 넘어 금융 본업과 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각 금융그룹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생산·포용금융 확대, 인공지능 전환(AX)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지원 규모 등 정량 지표와 미래 전략을 내세웠다. ◆ 신한금융, 생산·포용금융 110조원 목표…밸류업 관리체계로 연결 신한금융은 생산적·포용금융 확대 성과를 밸류업 기회로 삼았다. 생산·포용금융을 단순 지원 목표가 아닌 그룹 경영관리 체계 아래 성과 지표로 연계했다. 신한금융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기반 밸류업 전략을 제시했다. 생산적 금융은 미래 성장산업과 혁신기업 지원을 통해 실물경제 성장 기반을 넓히고 포용금융은 중·저신용자와 금융취약계층의 금융 부담 완화로 고객 기반을 안정화하는 구조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1월 '신한 K-성장! K-금융!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생산적·포용적 금융 분야에 총 110조원을 지원하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지원 규모는 생산적 금융 95조원·포용적 금융 15조원으로 올해는 생산적 금융 17조원, 포용적 금융 3조원 등 총 20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생산적금융 추진단을 신설하고 관련 목표와 성과를 주요 자회사 전략과제와 핵심 성과지표(KPI)에 반영했다. 지주와 자회사 경영진 평가에도 연계해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 KB금융 고객 접점 넓힌 포용·생산금융…디지털 전환으로 고객 가치 제고 KB금융은 포용·생산금융 목표와 함께 고객 접점 확대와 인공지능(AI) 기반 금융사기 차단 등 디지털 신뢰 체계를 강조했다.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공시와 데이터 중심으로만 제시하기보다 고객 체감도를 높인 금융 접점으로 풀어냈다. KB금융이 강조한 ESG 전략은 포용금융이다. 오는 2030년까지 약 5년간 17조원 공급을 포용금융 목표로 제시했다. 서민·취약계층 지원 10조5000억원,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6조5000억원을 통해 재기와 자산형성, 성장과 자립을 지원한다. KB희망금융센터를 통해 신용상담과 채무조정, 심리상담을 연계하고 민간중금리대출 공급도 확대한다. 생산적금융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KB금융은 2026~2030년 생산적금융 공급 목표를 93조원으로 잡았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대출과 혁신·성장 투자를 위한 투자금융을 통해 미래 성장기업 지원 확대에 나선다. 디지털 접점도 고객가치 제고 수단 중 하나다. KB금융은 KB스타뱅킹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416만명, KB Pay MAU 913만명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KB국민카드는 AI 기반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통해 금융사기 차단율 83.9%를 기록하기도 했다. ◆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아래 생산적 금융·포용금융·AX 결합 우리금융은 산업금융과 민생금융, AX를 하나의 ESG 성장 전략으로 묶었다. '미래동반성장을 주도하는 우리금융'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생산적 금융 △AX 선도 △시너지창출을 경영 목표로 설정했다. 우리금융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특별보고서 영역을 △ESG 금융 △금융소비자보호 △금융 AX 혁신으로 구성했다. 생산적 금융과 소비자 보호, AX를 별도 과제로 다루면서도 이를 ESG 실행 전략 안에 배치한 구조다. 세부적으로는 미래차·수소·이차전지 등 저탄소 산업 지원을 생산적 금융 영역으로 제시했다. 서민금융상품과 금융취약계층, 청년 주거 지원은 포용금융 영역으로 묶었다. 벤처·지역 선도기업·소상공인 금융 지원은 생산적 금융 전환의 한 축으로 다뤘다. 우리금융은 지난해를 전사적 AX 추진 원년으로 삼고 올해 핵심과제 실행과 그룹 확산, 내년 AX 내재화 및 성과 극대화, 오는 2028년 AX 체계 정착을 목표로 제시했다. 우리금융은 AX를 AI 활용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 품질과 안정성, 관리·통제·책임을 포함한 전사 전환 과제로 설명했다. AI 기반 금융서비스 확대에 따라 고객에게 일관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 하나금융, 100조 프로젝트로 자금 대전환…국가전략산업·기업 성장 확대 하나금융은 부동산 중심 자금 공급을 국가전략산업과 녹색금융으로 돌리는 자금 대전환형 ESG를 제시했다. 생산적 금융과 지속가능금융 강화와 함께 자금 흐름을 실물 경제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복안이다. 하나금융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과 포용금융 확대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100조원을 투입하는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 중 84조원은 생산적 금융 대전환에 배정했다. 부동산 등에 집중됐던 자금 흐름을 국가전략산업 육성, 벤처·중소·중견기업 성장, 지역 균형발전 등 실물 경제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관계사가 참여하는 경제성장전략 태스크포스(TF)와 그룹 생산적 금융 협의회를 가동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생산적 금융 공급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1조6000억원 늘린 17조8000억원으로 확정하고 관계사별 추진계획과 이행 상황 점검에 나선다.
2026-07-07 15: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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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LH 사장, 공급 속도·품질 혁신 전면에…"국민이 기다리는 집 빠르게 공급"
[경제일보]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임 사장이 취임사에서 주택 공급 속도와 공공주택 품질 혁신을 내세웠다. 약 8개월간 이어진 수장 공백이 해소된 만큼 LH가 정부 주택 공급 정책의 실행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H는 경남 진주 본사에서 이성준 제7대 사장 취임식을 개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신임 사장의 임기는 오는 2029년 7월까지다. 이 사장은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으로 근무하며 현 정부의 부동산·국토교통 정책을 조율해 왔다. 앞서 국토교통부 정책기획관과 경기도 건설국장 등을 지냈다.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LH 조직 개편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점에 주택 정책을 다뤄 온 관료 출신 인사가 LH 수장에 오른 셈이다. 이날 이 사장은 집은 더 이상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공공재여야 하고, 국민이 부담 가능해야 한다”며 “국민이 기다리는 좋은 집을 빠르게 공급하고, 청년·신혼부부의 주거사다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전략산업 기반과 균형발전의 토대를 세우는 것이 LH가 완수해야 할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 신임 사장은 이를 위해 △주택 공급 속도 제고 △공공주택 입지·품질 혁신 △지역균형성장 지원 △AI 대전환과 ESG 경영 △안전 최우선 경영을 5대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먼저 인허가와 보상, 조성공사 등 사업 전 과정을 바꿔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도심복합사업과 공공정비사업, 유휴부지 개발, 신축·기축 매입임대 확대 등을 통해 도심 주택 공급 성과를 조기에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공공임대주택의 질을 높이겠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이 사장은 공공임대주택을 ‘국민이 먼저 찾는 집’이자 ‘서민·중산층의 당당한 주거 선택지’로 바꾸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역세권 등 우수 입지에 공공임대주택을 우선 배치하고 중형 평형을 늘리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청년과 신혼부부, 고령자 등 계층별 주거서비스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역균형성장도 LH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가 지역에서 추진될 수 있도록 기업과 협력해 산업단지를 빠르게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산업단지만 짓는 것이 아니라 주거와 교육, 문화 여건을 갖춘 배후도시까지 함께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안전 경영 역시 취임사에 포함됐다. 이 사장은 “성과보다 안전, 속도보다 생명”이라는 원칙을 언급하며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건설현장과 임대주택 안전을 관리하겠다고 했다. 최근 건설현장 사고가 반복되면서 공공 발주기관과 시행기관의 안전관리 책임도 커지고 있는 만큼 LH 차원의 현장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LH가 풀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정부는 LH를 중심으로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매입임대 확대, 공공택지 직접 시행 등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LH의 개발 기능과 임대·자산 관리 기능을 분리하는 조직 개편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공급 속도를 높이면서도 재무 부담과 조직 개편, 공공성 회복을 함께 다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이 사장은 “주택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동시에 LH의 공공성과 경영 효율성을 함께 높여 국민이 신뢰하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임직원들에게 “우리가 공급하는 주택과 도시, 일하는 방식까지 과거와는 다른 수준의 변화를 만들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자”고 말했다.
2026-07-06 13: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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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메가프로젝트, 지지율용이면 지방선거 전 했을 것"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대규모 지역투자 사업인 ‘3대 메가프로젝트’를 둘러싼 야권 비판에 대해 “지지율 관리를 위한 정치적 수단이었다면 지방선거 전에 시작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천지개벽을 위한 상전벽해 수준의 국토 대전환은 취임하기 전 아주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지율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삶을 개선할 성과와 실적”이라며 “지지율은 바람 같은 것이어서 오기도 가기도 하지만 실적과 성과는 산 같은 것이어서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지지율은 성과와 실적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게 오래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고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AI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서남권에 800조원 규모 반도체 팹과 협력사·인력 생태계를 구축하고, 충청권은 HBM 등 첨단 패키징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SK, GS, 네이버와 협력해 1단계로 8.4GW 규모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이 담겼다. 피지컬AI 분야에서는 제조업 AI 전환, 로봇 핵심부품 경쟁력 확보, 지역 중심 양산 체계 구축 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야권은 이번 사업을 두고 정치적 고려가 반영된 관치경제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논평에서 과학적 근거와 인프라 검증이 부족하다며 기업 투자가 자발적 결정인지, 전력·용수·부지 등 기반 여건이 충분한지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균형발전, 포용적 지속성장, 대체불가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3대 메가프로젝트는 국민과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과 미래를 만들 것”이라며 “기회를 잃고 좌절하는 청년들에게 희망과 활력을 되찾아주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6-07-04 17: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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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호가 아니라 인프라 전쟁이다
[경제일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이재명 정부의 첫 대형 산업 승부수로 떠올랐다. 정부는 반도체 수요 폭증과 지역균형발전을 동시에 겨냥해 서남권을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에 호응했다. 지난 6월 30일 광주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은 호남에 총 425조원을 투자하고, 광주에 약 400조원을 들여 신규 반도체 팹 2기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서남권에 4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구상을 제시했다. 양사의 투자 규모를 합치면 825조원에 이른다. 정부가 내건 명분은 분명하다. AI(인공지능) 시대가 열리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기존 용인·평택·이천 중심의 수도권 반도체 축만으로는 미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호남을 새로운 생산기지로 개발해야 한다며 전력과 용수, 용지 여건을 언급했고, 청와대 안에 3대 메가프로젝트 직할 담당관을 두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도 3S+1F 전략을 통해 속도전, 거점전, 선도전, 총력지원체계를 제시했다. 그러나 반도체 클러스터는 발표문으로 지어지지 않는다. 반도체 공장은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전력, 물, 땅, 인재, 협력업체, 물류, 정주 여건이 동시에 맞물려야 돌아가는 초정밀 산업 생태계다. 호남 클러스터의 성패도 바로 여기에 달려 있다. 정부와 기업이 ‘825조원’이라는 숫자를 꺼내 든 순간, 국민이 물어야 할 질문은 하나다. 과연 호남은 반도체를 감당할 인프라를 갖췄느냐다. 첫째는 전력이다. 반도체 팹은 전기를 먹고 산다. AI 데이터센터까지 결합되면 전력 수요는 더 커진다. 단순히 발전량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안정적이고 끊김 없는 전력망, 초고압 송전망, 변전 설비, 전력 품질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반도체 라인은 순간 정전이나 전압 불안에도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전력 공급계획이 지역 민원과 송전망 지연에 막히면 400조원짜리 팹은 착공 전부터 병목에 걸린다. 둘째는 용수다. 반도체 생산에는 대량의 초순수가 필요하다. 정부는 전력과 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물은 행정명령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취수원, 정수·폐수처리 시설, 재이용 시스템, 지역 농업·생활용수와의 조정까지 함께 설계돼야 한다. 셋째는 사람이다. 반도체 클러스터의 진짜 경쟁력은 공장 건물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일할 엔지니어와 기술자다. 수도권에 집중된 고급 인력이 호남으로 이동하려면 좋은 일자리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육, 의료, 주거, 문화, 교통이 함께 따라와야 한다. 가족이 옮겨 살 수 있는 도시가 돼야 인재가 온다. 지방에 공장을 짓고 인재는 수도권에서 출퇴근시키는 방식으로는 첨단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없다. 넷째는 기업의 자율성과 정책의 일관성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틀의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구체적 입지와 세부 일정은 여전히 신중히 검토 중이다. 대규모 반도체 투자는 한 번 삽을 뜨면 수십 년을 간다. 정치 일정에 맞춰 서두를 일이 아니다. 기업이 투자 논리로 판단하고 정부는 인프라와 규제를 책임지는 구조가 돼야 한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균형발전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한국 첨단산업의 지도는 수도권과 일부 충청권에 지나치게 기울어 있었다. 호남이 농업과 전통 제조업의 이미지에 갇혀 있는 동안 청년은 떠났고 지역경제는 노쇠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제대로 추진된다면 호남은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첨단 패키징, 미래 에너지, 소부장 기업이 결합된 남부권 산업축으로 도약할 수 있다. 하지만 균형발전은 지역 배분이 아니다. 산업 경쟁력을 해치면서까지 지도를 나누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반도체는 세계와 싸우는 산업이다. 미국, 대만, 일본, 중국은 국가 차원의 보조금과 인프라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이 호남 클러스터를 추진하려면 수도권 클러스터를 약화시키는 ‘분산’이 아니라, 수도권·충청·호남을 연결하는 ‘확장’이어야 한다. 용인과 평택이 흔들리고 호남이 뜨는 구조가 아니라 기존 거점은 더 빨라지고 새 거점은 더 넓어지는 구조여야 한다. 《논어》에 ‘공욕선기사 필선리기기(工欲善其事 必先利其器)’라는 말이 있다. 장인이 일을 잘하려면 먼저 연장을 날카롭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연장은 전력망이고, 용수망이고, 도로·철도·항만이고, 대학과 연구소이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도시 환경이다. 연장이 무딘데 공장부터 세우면 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 정부는 이제 숫자의 정치에서 실행의 행정으로 넘어가야 한다. 825조원이라는 투자 규모는 국민의 기대를 키우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 숫자가 실제 공장, 실제 고용, 실제 수출, 실제 지역소득으로 바뀌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전력·용수·부지 인허가 일정을 공개하고 책임 주체를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지역 대학과 기업을 묶은 반도체 인력 양성 로드맵을 즉시 제시해야 한다. 셋째, 기업 투자 결정이 정치적 압박으로 비치지 않도록 세제·규제·인센티브 기준을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성공하면 한국 산업 지도를 바꿀 수 있다. 실패하면 또 하나의 거대한 지역 공약으로 남을 수 있다. 차이는 말이 아니라 인프라에서 갈린다. 반도체는 균형발전의 깃발만 보고 오지 않는다. 전기와 물과 사람과 시간이 있어야 온다. 정부가 정말 호남을 대한민국 산업의 새 심장으로 만들고 싶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구호가 아니라 더 촘촘한 실행표다.
2026-07-03 12: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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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을 넘어 국정 협력으로, 지금은 대한민국을 재설계할 때다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오찬은 전·현직 대통령의 예우를 넘어 우리 정치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적 자리다. 여권 내부에서는 당 대표 선출을 앞두고 다양한 의견과 노선이 제기되고 있다. 집권 여당에서는 정책 방향과 국정 운영 방식을 둘러싼 토론이 이어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이 마주한 현실을 생각하면 정치의 중심은 내부 경쟁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 강화에 맞춰져야 한다. 세계는 거대한 전환기에 들어섰다. 생성형 AI는 산업과 일자리, 교육과 행정, 국방과 금융까지 국가 시스템 전반을 바꾸고 있다. 여기에 미·중 전략 경쟁, 중동 정세의 불안,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공급망 재편, 저출생과 고령화, 지방 소멸 등 복합 위기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과거의 정치 문법만으로는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기 어렵다. 이제 대한민국은 부분적인 보수나 미세한 조정보다는 국가 운영 시스템을 시대 변화에 맞게 다시 설계하는 수준의 혁신을 고민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용어가 아니라 내용이다. 국민이 체감하는 성장 전략을 마련하고, AI를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육성하며, 산업과 교육, 행정과 규제를 미래 환경에 맞게 혁신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다. 집권 세력도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선거를 치르는 정당과 국정을 운영하는 집권 세력은 역할이 다르다. 집권 이후에는 지지층의 기대를 존중하는 동시에 국민 전체의 삶을 책임지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국정 운영은 통합과 협력, 그리고 실용적 해법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민주개혁 진영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다. 국정 경험을 가진 전직 대통령의 조언과 협력은 국가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전임 정부의 성과와 경험을 존중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정치적 연속성과 시대적 혁신은 상충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추구할 수 있는 목표다. 민주당 역시 내부 경쟁을 미래 비전 경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다양한 의견은 민주주의의 힘이지만, 그것이 소모적 갈등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집권당의 책무는 정권의 성공이 아니라 국민의 성공이며, 국정의 안정이 곧 국민의 안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AI 시대 국가 경쟁은 더 이상 특정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와 피지컬 AI, 교육 혁신과 규제 개혁, 지역 균형발전과 인재 양성은 하나의 국가 전략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여당은 물론 사회 각계의 협력이 절실하다. 오늘의 오찬이 단순한 정치 일정으로 끝나지 않기를 기대한다. 국정 운영을 위한 신뢰를 쌓고, 미래를 위한 협력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과거를 둘러싼 논쟁보다 미래를 향한 공동의 비전이다. 정치는 갈등을 확대하는 기술이 아니라 국가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지혜여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새로운 도약의 문 앞에 서 있다. 정치가 시대의 변화를 읽고 국민을 하나로 모을 때, AI 시대의 국가 경쟁력도 비로소 힘을 얻게 될 것이다.
2026-07-01 15: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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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강국의 계산서는 누가 낼 것인가
[경제일보] AI를 둘러싼 말은 대체로 가볍다. 챗봇, 생산성, 자동화, 초격차. 화면에 질문을 넣으면 답이 나오고 보고서를 대신 쓰는 기술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AI가 산업이 되는 순간 풍경은 달라진다. 그 뒤에는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송전망과 냉각 설비, 로봇과 제조라인이 버티고 있다. 정부의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 3대 메가프로젝트는 이 지점을 짚었다. AI를 소프트웨어 경쟁으로만 보지 않고 칩과 공장, 데이터센터를 한 묶음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방향은 틀리지 않다. 챗봇 하나로 AI 강국이 되지는 않는다. 계산할 칩, 돌릴 시설, 현장을 바꿀 제조 역량이 함께 있어야 한다. 남은 문제는 실행이다. 수백조원 투자 계획은 눈길을 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하나를 짓는 데 필요한 것은 발표문이 아니다. 전력과 부지, 용수와 냉각 설비, 주민 수용성이다. 반도체 클러스터도 돈만으로 세워지지 않는다. 전기를 끌어오고 물을 확보하고 인력과 협력사를 붙여야 한다. 어느 하나라도 막히면 계획은 숫자로만 남는다. 지방 분산도 마찬가지다. 수도권이 포화 상태인 것은 사실이고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보내야 한다는 주장에도 이유가 있다. 하지만 건물만 내려간다고 지역 산업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지방이 전기와 땅을 내주고 핵심 인력과 수익은 수도권에 남는다면 균형발전이라 부르기 어렵다. 낡은 집중 구조에 새 이름을 붙인 것에 가깝다. 우리는 비슷한 장면을 여러 번 봤다. 산업단지는 성장의 상징으로 출발했지만 환경 부담과 노동 격차의 현장이 됐다. 발전소와 송전탑은 국가 전력망의 필수 시설이었지만 지역 주민에게는 희생의 상징이었다. 데이터센터라고 다를 이유가 없다. 미래 산업이라는 이름이 붙어도 결국 지역의 땅 위에 세워지고 지역의 전력을 쓰는 시설이다. 피지컬 AI도 구상만으로는 부족하다. 한국 제조업에 AI를 심는 일은 필요하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기계, 통신망은 우리가 가진 강점이다. 공장을 아는 AI, 숙련공의 경험을 데이터로 바꾸는 AI는 한국이 해볼 만한 승부처다. 그러나 그 기술이 몇몇 대기업 생산라인 안에서만 작동한다면 국가 전략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협력사와 산업단지, 중소 제조업까지 내려가야 산업 전체의 체질이 바뀐다. 정부가 할 일은 더 큰 그림을 내놓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순서를 정하고 책임을 가르는 일이다. 어디에 먼저 전력을 넣을 것인가. 어느 지역에 어떤 산업을 붙일 것인가. 데이터는 누가 내고 누가 관리할 것인가.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 질문이 빠진 메가프로젝트는 크기만 큰 계획으로 끝날 수 있다. AI는 생각보다 무거운 산업이다. 소프트웨어의 속도와 제조업의 무게가 한 몸이 된 산업이다. 빨리 가야 하지만 아무 데나 가서는 안 된다. 크게 해야 하지만 무엇을 남길지 정하지 못하면 안 된다. AI 강국은 선언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전기와 땅, 데이터와 인재, 지역과 기업이 맞물릴 때 가능하다.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고 그 이익을 어디에 남길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는 나라가 AI 시대의 산업 지도를 그린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구호가 아니라 계산서까지 포함한 설계다.
2026-06-30 1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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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전국에 15GW AI 데이터센터 깐다…'AI 연산 수출국' 승부수
[경제일보] SK텔레콤이 SK그룹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전략을 이끄는 핵심 축으로 올라섰다. 정부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AI 인프라 확충을 국가 성장전략으로 제시한 가운데 SKT는 전국 거점에 총 15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내놨다. SK그룹은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SKT를 주축으로 총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SKT 뉴스룸에 따르면 회사는 2029년부터 5GW 규모를 단계적으로 열고 1단계 성과와 시장 수요를 바탕으로 2035년까지 총 15GW 규모로 순차 확대할 계획이다. 15GW는 한 번에 건설해 즉시 가동하는 물량이 아니다. SKT는 전력과 부지, 인허가, 핵심 입주사 확보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투자하고 가동률을 높이는 램프업 방식을 적용한다. 구체적인 투자액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SKT는 프로젝트별 파트너십과 지분 구조, 장기 계약 조건이 정해지는 과정에서 투자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획의 출발점은 글로벌 AI 인프라 부족이다. SKT는 맥킨지앤컴퍼니 전망을 인용해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가 매년 19~22% 성장하는 반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2030년 미국에서만 15GW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 수요가 폭증하면서 데이터센터는 단순 서버 시설이 아니라 반도체, 전력, 냉각, 네트워크가 결합된 전략 인프라로 바뀌고 있다. SKT가 노리는 사업모델은 두 갈래다. 하나는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AI 수요자에게 전력과 공간, 냉각 인프라를 제공하는 AI 특화 코로케이션이다. 다른 하나는 GPU 등 고성능 연산 자원을 클라우드 형태로 직접 제공하는 AI 컴퓨팅 클라우드다. 공간 임대 중심이던 기존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벗어나 연산 자원 자체를 상품화하겠다는 의미다. 이 구상이 실현되면 SKT의 역할도 달라진다. 통신망 사업자에서 AI 연산 인프라 사업자로 무게중심이 이동한다.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SK그룹의 에너지 사업 역량, 통신망 운영 경험이 결합되면 글로벌 고객을 상대로 패키지형 AI 인프라를 제시할 수 있다. SKT가 “AI를 소비하는 국가에서 AI 연산을 수출하는 국가로 전환하는 기회”라고 밝힌 배경이다. 지역 전략도 함께 깔려 있다. SKT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역 균형발전 과제, 전략 수급 계획, 전력 수급 가능성, 앵커 테넌트 확보 여부 등을 고려해 입지를 선정할 방침이다. 현재 울산에 건설 중인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향후 글로벌 파트너십 논의의 마중물로 제시됐다. 남은 문제는 전력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높은 전력 밀도와 냉각 성능을 요구한다. SKT는 단기적으로 확보 가능한 전력 자원을 활용하고 중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BESS), LNG,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다양한 전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무탄소 전원과 고효율 냉각 기술을 결합해 탄소중립 기조와 맞추겠다는 설명도 내놨다. 기술 진부화도 과제다. AI 반도체는 세대 교체 속도가 빠르고 GPU 가격 변동도 크다. SKT는 모듈형 데이터센터 설계, 이기종 AI 칩 대응, 네트워크·냉각 모듈 교체 구조, GPU 재배치와 재판매 전략을 통해 특정 GPU 세대에 묶이는 위험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SKT의 15GW 구상은 국가 AI 인프라 전략의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적 발표다. 그러나 발표의 무게만큼 실행의 문턱도 높다. 전력망과 부지, 글로벌 고객 계약, 투자 재원, 냉각 기술, 지역 수용성이 모두 맞아야 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더 이상 건물을 짓는 사업이 아니다. 전기를 확보하고 열을 제어하며 연산을 상품으로 팔아야 하는 산업이다. SKT가 이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낼 때 한국의 AI 전략도 소비 시장을 넘어 인프라 수출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
2026-06-29 18: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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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의 제물이 되어서는 안 될 반도체, 국가 백년대계로 접근해야 한다
[경제일보] 대한민국 산업의 운명을 좌우할 또 하나의 중대한 선택이 시작됐다. 정부가 삼성과 SK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참여하는 이른바 '호남 반도체 공장+α'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국가 균형발전과 AI 대전환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 산업 구조를 분산하고 지역 경제에 새로운 성장축을 세우겠다는 구상 자체는 국가 미래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 할 만하다. 더욱이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자산인 반도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국가 산업의 회복력을 높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다. 그러나 발표 직후 정치권은 또다시 본질보다 정쟁을 앞세우고 있다. 야당은 "직권남용", "선심성 정책"이라며 공세를 강화하고, 여당은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맞서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라는 국가 생존 전략이 정치적 유불리의 계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다. 국가 미래를 위한 투자조차 정권에 따라 찬성과 반대를 반복하는 정치 풍토에서는 어느 기업도 장기 투자를 결심하기 어렵다. 반도체 산업은 선거 주기에 맞춰 움직이는 산업이 아니다. 공장 하나를 건설하는 데만 수년이 걸리고, 인력 양성과 공급망 구축에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오늘의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미래 세대의 경쟁력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 각국이 국가 차원의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반도체 패권 경쟁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우리만 정치적 소모전에 시간을 허비할 여유는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장 유치라는 화려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다. 반도체 산업은 공장만 세운다고 성공하는 산업이 결코 아니다. 초순수 용수 공급 체계와 안정적인 전력망, 대규모 변전시설, 광역 교통망, 연구개발 인프라, 전문 인력 양성 시스템이 동시에 갖춰져야 비로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도체 생산은 단 1초의 정전에도 수천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산업이다. 용수 공급 역시 단 하루라도 차질이 생기면 생산 라인 전체가 멈춘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공장 유치 실적만 앞세운다면 또 하나의 '반쪽짜리 국가사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무엇보다 서둘러야 할 일은 정치적 홍보가 아니라 인프라 구축이다. 전력망 확충 계획은 언제 완성되는지, 산업용 용수는 어떤 방식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인지, 항만과 고속도로, 철도망은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국민 앞에 제시되어야 한다. 인허가 절차 역시 획기적으로 단축해 기업들이 불확실성 없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더 중요한 과제는 상생 생태계다. 정부가 대기업의 반도체 과실을 협력업체와 공유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늦었지만 바람직한 방향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경쟁력은 삼성과 SK 같은 대기업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소재·부품·장비를 공급하는 수많은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할 때 비로소 산업 생태계가 완성된다. 일본이 오랜 기간 소재 기술을 축적했고 독일이 장비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도 수많은 강소기업이 산업의 뿌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호남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면 단순한 생산기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연구소와 대학, 스타트업, 장비기업, 소재기업이 함께 모여 혁신을 창출하는 산업 생태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청년들이 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얻고 정착할 수 있는 교육과 주거, 문화 환경까지 함께 갖춰질 때 비로소 진정한 균형발전이 가능하다. 대한민국은 이미 수도권 일극 체제의 한계를 경험하고 있다. 그렇다고 균형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경제 논리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 국가 경쟁력과 지역 발전이라는 두 목표를 함께 달성하려면 철저한 경제성 분석과 현실적인 실행 계획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은 반대를 위한 반대도, 성과를 위한 과장도 아니다. 국가 미래를 위한 초당적 협력이다. 반도체는 이제 특정 기업의 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이자 경제이며 미래 그 자체다.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국가 전략, 지역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공급망이 구축될 때 비로소 이번 호남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신화로 기록될 것이다. 정치가 그 길을 열어야지, 그 길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 국가 백년대계를 정쟁의 제물로 삼는 순간, 그 피해는 결국 미래 세대 모두의 몫이 될 뿐이다.
2026-06-29 09: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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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29일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삼성·SK 1000조 투자 주목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포함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국민 앞에 공개한다.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첨단산업 투자를 지역 균형발전 전략과 결합하는 구상이다. 호남과 충청, 영남권을 아우르는 투자 규모가 10년간 1000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산업계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오는 29일 오후 2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 대통령 주재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발표회’가 진행된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도 참석한다. 행사는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으로 시작된다. 이 대통령이 3대 메가프로젝트의 큰 방향을 설명한 뒤 산업통상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토교통부가 분야별 정책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핵심은 민간 투자계획이다. 삼성전자와 SK그룹은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 구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재계와 정치권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투자 규모가 1000조원 안팎 또는 그 이상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이번 발표회를 단순 기업 투자 발표가 아니라 국가 산업전략과 지역 균형발전을 연결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이번 투자를 “역사적 성과”라고 평가하며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지역 균형발전과 전국적 상생·공존 정책”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여권은 이번 프로젝트를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 균형발전을 동시에 겨냥한 국가 성장전략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당 내부 권력 구도와 맞물린 정략적 활용 가능성을 제기하며 비판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실제 투자 규모보다 실행 계획의 구체성이 더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전력망, 용수, 부지, 인허가, 인력 확보가 함께 따라야 한다. 발표 규모가 크더라도 지역별 사업 착수 시점과 지원 방식이 명확해야 기업 투자와 지역경제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26-06-28 15: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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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산업 배치, 정치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문제다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첨단 산업의 입지가 정치적 셈법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된다. 최근 정부와 대기업 총수들의 잇따른 회동 이후 호남권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론이 급부상하면서 지역 사회의 기대와 함께 적지 않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 구조를 완화하고 지방 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에는 누구도 이견을 제기하기 어렵다. 수도권 과밀과 지방 소멸이라는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축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 역시 시대적 과제다. 그러나 아무리 명분이 선하더라도 과정과 기준이 흔들리면 정책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반도체는 단순한 지역 개발 사업이 아니다. 국가 경제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 산업이며,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결정하는 핵심 자산이다. 따라서 입지 선정은 정치적 고려나 지역 안배가 아니라 철저한 경제성과 기술 경쟁력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 충분한 산업용수, 우수한 연구 인력 확보, 대학과 연구기관의 집적도, 협력 기업과의 연계성, 항만과 공항을 포함한 물류 인프라 등 수많은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런 객관적 기준을 무시한 채 정치적 필요에 따라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린다면 그 부담은 결국 국가 경쟁력의 약화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세계는 지금 반도체를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대규모 보조금을 앞세워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끌어들이고 있으며, 중국은 국가 차원의 막대한 투자로 기술 자립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역시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첨단 반도체 생태계 복원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우리는 정치적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어느 지역이 더 많은 혜택을 받느냐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어떻게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냉철한 전략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특정 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정치적 논란으로 비칠 경우 다른 지역의 상대적 박탈감과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구·경북을 비롯한 영남권은 AI 산업과 신공항 조성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 충청권과 강원권, 동남권 역시 저마다의 산업 기반과 발전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객관적인 설명과 충분한 공감대 없이 특정 지역에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가 집중된다면 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는 오히려 지역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국민 통합을 위한 정책이 지역 간 경쟁과 대립의 불씨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과거의 경험도 이를 잘 보여준다. 정치적 논리로 추진된 일부 국책사업은 충분한 수요와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막대한 예산만 투입하고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활용도가 낮은 공항과 산업단지, 운영난을 겪는 각종 공공시설은 국가 재정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기고 있다. 첨단 산업은 한 번 잘못된 판단이 수십 년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전력과 용수, 공급망, 전문 인력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하는 산업인 만큼 정치적 타협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정책 추진의 원칙과 기준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왜 그 지역이 최적의 입지인지, 어떤 경제적 효과와 국가적 이익이 있는지, 다른 지역과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설명해야 한다. 정치적 구호나 선언만으로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 공정한 절차와 합리적인 기준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정책은 신뢰를 얻는다. 균형발전 역시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균형발전은 모든 지역에 똑같은 산업을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다. 각 지역이 가진 산업적 강점과 지리적 특성, 연구 역량을 최대한 살려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를 육성하는 것이 진정한 균형발전이다. 호남은 반도체와 신재생에너지, 영남은 AI와 미래 모빌리티, 충청은 바이오와 첨단 소재 등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분업이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정치적 안배보다 산업 생태계의 효율성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우선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의 관계 역시 달라져야 한다. 과거처럼 정부가 기업을 불러 투자 지역을 정하고 사업 방향을 사실상 결정하는 방식은 글로벌 경쟁 시대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주체이며, 투자 결정 역시 시장성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방향을 제시하고 인프라를 지원하되, 기업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첨단 산업의 입지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할 것인지, 아니면 국가 경쟁력과 미래 세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눈앞의 선거보다 앞으로의 50년을 바라보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치가 산업을 지배하는 나라가 아니라 산업이 국가의 미래를 이끄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국토공간 대전환은 특정 지역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위한 국가 전략이어야 한다. 지역을 나누는 정치가 아니라 지역의 강점을 연결하는 정책, 인기보다 원칙을 선택하는 국정 운영, 정치적 시혜보다 객관적 기준을 존중하는 산업 정책만이 대한민국을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로 이끌 것이다. 첨단 산업의 지도는 정치인의 계산기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이라는 나침반으로 그려져야 한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며,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이다.
2026-06-28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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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왜 다시 수도권으로만 가는가
대한민국의 산업은 늘 수도권으로 흘렀다. 돈도 사람도 정보도 그랬다. 기업 본사는 서울에 있고 연구소는 판교에 있고 인재는 강남과 여의도와 마포로 모였다. 지방은 공장을 내주고 전기를 보내고 청년을 떠나보냈다. 우리는 그것을 효율이라고 불렀다. 국가는 그것을 성장이라고 불렀다. 그 질서가 AI 시대에도 반복되고 있다. 정부는 AI 고속도로를 말한다. 데이터센터 지방 분산을 말한다. 지역 AI 경쟁력을 말한다. 말은 맞다. 그러나 국민이 묻는 것은 다르다. AI는 정말 지방으로 가고 있는가. 아니면 데이터센터 건물만 지방으로 보내고 돈과 인재와 의사결정은 여전히 수도권에 남겨두려는 것인가. AI는 더 이상 화면 속 기술이 아니다. 챗봇이 답을 쓰고 이미지를 만들고 문서를 요약하는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AI는 공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병원과 물류망, 농업과 조선소, 전력망과 국방 시스템으로 들어가고 있다. AI가 현실의 기계와 설비를 움직이기 시작하면 산업의 지리도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서울의 머리로 지방의 몸을 움직이는 낡은 방식을 반복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AI 시대의 심장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심장은 피를 먹고 뛴다. AI 데이터센터가 먹는 것은 전기다. 물이다. 땅이다. 송전망이다. 지역의 수용성이다. 수도권은 이미 꽉 찼다. 부지도 부족하고 전력망도 버겁다. 주민 반발도 커진다. 그래서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보내야 한다고 한다. 이 말도 맞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지방은 또 무엇을 내주는가. 전기를 내주고 땅을 내주고 세제 혜택을 내주고 인허가 속도까지 내준다. 그 대가로 무엇을 받는가. 몇몇 운영 인력인가. 건설 기간의 일시적 경기인가. 기업 홍보자료에 등장하는 지역 상생 문구인가. 이것이 전부라면 AI 데이터센터는 지역의 미래가 아니라 또 하나의 부담 시설이다. 우리는 이미 같은 장면을 봤다. 산업단지는 지역 성장의 상징으로 출발했다. 시간이 지나자 환경 부담과 노동 격차의 현장이 됐다. 발전소와 송전탑은 국가 전력망의 필수 시설이었다. 그러나 지역 주민에게는 희생의 상징이 됐다. 데이터센터라고 다를 이유가 없다. 이름은 미래 산업이지만 결국 땅 위에 짓는 시설이다. 전력망에 기대는 산업이다. 주민과 함께 살아야 하는 인프라다. AI 고속도로라는 말은 듣기 좋다. 그러나 고속도로가 어느 방향으로 뚫리는지가 더 중요하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더 빠르게 올라가는 길인가. 수도권 기업이 지방의 전기와 부지를 더 쉽게 쓰는 길인가. 아니면 지역 산업이 스스로 AI를 쓰고 지역 대학이 인재를 길러내고 지역 중소기업이 생산성을 높이는 길인가. 길은 이름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어디로 이어지는지가 본질이다. 피지컬 AI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제조 현장과 AI를 결합하겠다고 한다. 그 방향은 맞다. 한국이 가진 진짜 힘은 챗봇 하나가 아니다. 반도체 공장, 자동차 생산라인, 조선소, 기계 산업, 통신망, 물류 현장이다. AI가 이 현장에 들어갈 때 한국 제조업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미국 빅테크가 장악한 모델 경쟁과는 다른 길이다. 그러나 피지컬 AI가 대기업 공장 안에서만 작동한다면 그것은 국가 전략이 아니다. 대기업 생산라인은 AI로 고도화되는데 협력사는 여전히 사람 구하기 어렵고 장비 바꾸기 어렵고 데이터 쓸 여력이 없다면 산업 전체의 경쟁력은 올라가지 않는다. 대기업의 생산성은 높아지고 중소기업의 격차는 더 벌어지는 AI라면 그것은 혁신이 아니라 양극화의 새 이름이다. 지방 AI도 마찬가지다. 데이터센터가 지방에 들어와도 핵심 인력은 서울에 있고 운영 판단은 본사에서 하고 수익은 수도권 기업으로 흘러가면 지방은 껍데기만 갖는다. 지역 대학은 여전히 학생을 잃고 지역 청년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지역 기업은 AI 전환 비용 앞에서 멈춰 선다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건물만 내려간다고 산업이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유치전의 심판이 아니다. 설계자여야 한다. 어느 지역에 어떤 데이터센터를 둘 것인가. 그 전력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지역 대학과 어떤 인재 과정을 만들 것인가. 지역 중소기업은 그 인프라를 어떻게 쓸 것인가. 주민에게는 무엇이 돌아갈 것인가. 전기와 물, 땅과 세금의 계산서는 누가 어떻게 나눌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AI 균형발전은 또 다른 구호가 된다. 기업도 답해야 한다. 지방의 전기와 부지를 쓰면서 지역에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지역 대학과 인재를 키울 것인가. 협력사에 AI 도구와 데이터를 나눌 것인가. 지역 스타트업이 인프라를 활용할 길을 열 것인가. 아니면 세제 혜택과 낮은 비용만 취하고 떠날 것인가. AI 시대 기업의 책임은 기부금 몇 줄로 끝나지 않는다. 지역의 자원을 쓰는 만큼 지역의 역량을 키우는 책임도 져야 한다. AI 시대의 가장 큰 착각은 기술이 스스로 균형을 만든다는 믿음이다.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다. 어디에 놓이느냐에 따라 격차를 줄이기도 하고 키우기도 한다. AI 데이터센터가 수도권 기업의 비용 절감 도구가 되면 지방은 또 뒤처진다. 피지컬 AI가 대기업 공장의 효율화 장치에 그치면 중소기업은 또 밀려난다. AI 고속도로가 지역 산업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그것은 미래의 길이 아니라 낡은 집중의 새 포장도로일 뿐이다. 우리는 이제 물어야 한다. AI는 수도권만의 산업인가. 지방은 또다시 전기와 땅과 청년을 내주는 역할만 해야 하는가. 데이터센터는 지역의 미래인가 아니면 지역이 감당해야 할 새 비용인가. 피지컬 AI는 제조업 전체를 바꿀 것인가 아니면 몇몇 대기업의 공장 안에서만 작동할 것인가. AI를 모르는 것도 위험하다. 그러나 AI를 너무 좁게 보는 것은 더 위험하다. 챗봇 성능만 보는 나라, 데이터센터를 건물로만 보는 나라, 지방 분산을 입지 문제로만 보는 나라는 AI 시대의 본질을 놓친다. AI는 이미 국토의 문제다. 전력의 문제이고 지역 산업의 문제이며 교육과 일자리의 문제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AI 인프라는 지역으로 가야 한다. 그러나 건물만 가서는 안 된다. 인재도 가야 한다. 데이터도 가야 한다. 교육도 가야 한다. 산업 효과도 가야 한다. 데이터센터를 짓되 지역과 함께 짓고 피지컬 AI를 키우되 지역 제조 생태계와 함께 키워야 한다. 미래는 기술만으로 오지 않는다. 기술을 어디에 놓고 누구와 나누며 어떤 질서로 운영할 것인지 정할 때 온다. AI 시대의 경쟁은 더 큰 모델을 가진 나라와 작은 모델을 가진 나라의 싸움만이 아니다. 기술의 과실을 어디에 남길 것인지 설계하는 나라와 끝내 설계하지 못한 나라의 싸움이다. AI가 다시 수도권으로만 간다면 우리는 또 한 번 같은 실패를 반복하게 된다. 산업은 바뀌었는데 국토의 문법은 그대로인 나라. 기술은 미래를 말하는데 운영 방식은 과거에 갇힌 나라. 그런 나라가 AI 강국이 될 수는 없다.
2026-06-28 11:5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