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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봇·메가프로젝트 꺼낸 건설업계…건설의 날 기념식서 혁신 한목소리
[경제일보] “건설산업이 다시 한 번 힘차게 뛰어야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도 다시 고동칩니다.” 2026 건설의 날 기념식에서 건설업계와 정부, 정치권이 건설산업의 재도약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올해 행사는 건설산업의 성과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공사비 상승과 투자 위축, 안전 신뢰 회복, 인력 부족 등 업계가 마주한 과제를 공유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드론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건설 전환과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한 새 성장 기회도 주요 화두로 제시됐다. 9일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026 건설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대한건설협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 등 17개 건설 관련 단체로 구성된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가 주관했으며 한성숙 국무총리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여야 국회의원, 건설 관련 단체장, 건설업계 관계자, 건설 관련 대학·고교 학생 등이 참석했다. 한승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의 기념사 순서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기념사를 전달하는 퍼포먼스가 마련됐다. 로봇이 단상에서 기념사를 전달하는 장면은 건설산업이 전통 시공 중심을 넘어 첨단기술과 결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한 회장은 건설산업의 국가경제 기여도를 강조했다. 그는 건설 관련 취업자가 192만명에 달하고 국내총생산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14%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69조원을 기록하며 한국 건설의 위상을 다시 알렸다는 점도 언급했다. 다만 업계가 처한 현실에 대해서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한 회장은 “투자 위축과 공사비 상승, 과도한 규제로 지역경제의 버팀목인 중견·중소기업들이 겪는 고통이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며 “안전에 대한 국민 신뢰도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고 현장의 고령화와 인력 부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생존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산업의 세 가지 혁신 방향으로 청년이 찾는 산업 전환, 첨단기술 도입, 안전 최우선 경영을 제시했다. 한 회장은 “AI와 로봇, 드론 등 첨단기술을 현장에 적극 도입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며 “안전은 매몰되는 비용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현장의 존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정부 포상 수여식도 진행됐다. 이날 금탑산업훈장은 조인호 해광이앤씨 대표이사가 받았다. 은탑산업훈장은 최상대 대도토건 대표이사와 최길학 서림종합건설 대표이사에게 수여됐다. 동탑산업훈장과 산업포장,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등도 건설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들에게 돌아갔다. 한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건설업을 국민 삶의 터전과 국가 기반시설을 만드는 핵심 산업으로 평가했다. 그는 “도로와 철도, 집, 산업단지 등 국민의 삶의 터전을 이루는 곳에 건설인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며 “건설업은 국내총생산의 10%를 차지하고 우리 경제의 생산과 소비를 뒷받침하는 핵심 산업”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건설업이 전환점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한 국무총리는 저성장과 금융 불안, 중동 정세에 따른 유가와 자재가격 상승, 대형사와 지방 중견·중소 건설사 간 양극화, 안전사고 문제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첨단기술과 구조 혁신을 통한 스마트 건설 생태계 조성을 위해 건설인들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건설 특화 피지컬 AI와 건설 로보틱스 개발·도입, 스마트 안전관리, 건설 주체별 안전 책무 강화를 지원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한 국무총리는 “산업단지와 교통망은 물론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인프라 등 핵심 기반시설은 건설인들의 주도적인 참여를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며 3대 메가프로젝트와 건설산업의 연계를 강조했다. 정치권의 격려사도 이어졌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국가 투자를 언급하며 “건설인 여러분들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방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가난했던 대한민국을 지금의 대한민국으로 만들어준 건설인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메가프로젝트를 기회로 다시 한번 건설인들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함께할 일을 찾겠다”고 밝혔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건설업계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국회 차원의 지원 의지를 밝혔다.
2026-07-09 16: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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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국회가 된 7월 임시국회, 국민은 또다시 뒷전인가
[경제일보] 7월 임시국회가 또다시 '반쪽 국회'라는 오명을 안은 채 막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거대 여당은 민생 개혁 입법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며 속도전을 예고했고, 제1야당은 원 구성 강행에 반발하며 국회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다. 입법부의 양 축인 여야가 출발부터 등을 돌린 채 대치하는 모습은 대한민국 의회민주주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국민은 민생을 해결하는 국회를 원했지만, 정치권은 또다시 힘겨루기와 감정싸움으로 응답하고 있다. 의회민주주의는 다수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다수의 결정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소수 의견을 경청하고 설득하는 절차가 전제될 때 비로소 민주적 정당성을 갖는다. 그러나 최근 국회의 모습은 다수의 힘으로 모든 것을 밀어붙이려는 오만과, 이에 맞서 국회 자체를 거부하는 무책임이 맞부딪치는 최악의 정치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거대 여당은 국민이 부여한 의석을 국정 운영의 책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책임보다 힘을 앞세운 일방통행식 국회 운영은 결코 민주주의의 모습이 아니다. 원 구성부터 주요 법안 처리까지 협의와 조정 대신 숫자의 우위를 앞세워 밀어붙이는 방식은 국회의 존재 이유인 토론과 합의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다. 절차적 정당성을 경시한 입법은 법률의 생명력마저 약화시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뒤집히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만든다. 야당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의회민주주의에서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조직이 아니라 권력을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책임 있는 정치세력이다. 그러나 국회 보이콧을 상시적인 정치투쟁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국민이 부여한 책무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국회의원이 국회를 떠나는 순간 손해를 보는 것은 여당이 아니라 국민이다. 민생 현안은 방치되고, 경제는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여야 모두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국회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민주주의는 승자독식의 제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의견을 조정하는 정치 시스템이다. 다수는 힘을 절제해야 하고, 소수는 책임 있게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어느 한쪽만 민주주의를 말해서는 민주주의는 작동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 경제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여파는 여전히 서민의 삶을 짓누르고 있고, 자영업자의 폐업은 이어지고 있으며, 청년들의 취업난과 기업들의 투자 위축도 심화되고 있다. 미국발 관세 정책 변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저성장 고착화라는 대외 변수까지 겹쳐 민생은 한순간도 지체할 여유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가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다뤄야 할 법안들은 대부분 국민의 삶과 직결된 사안들이다. 추가경정예산 후속 입법과 경제 활성화 대책, 소상공인 지원,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 노동시장과 연금 개혁 등 어느 것 하나 미룰 수 없는 과제들이다. 그러나 여당은 독주하고 야당은 퇴장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법안은 졸속 처리되거나 아예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피해는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에게 돌아간다.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한다"고 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것이 군자의 정치라는 뜻이다. 노자 역시 『도덕경』에서 "강한 것은 부러지고, 부드러운 것이 오래간다"고 가르쳤다. 상대를 굴복시키는 정치보다 상대를 포용하는 정치가 오래간다는 인류의 지혜를 오늘의 정치권은 되새겨야 한다. 국회는 승패를 겨루는 경기장이 아니다.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헌법기관이다. 여당은 숫자의 우위를 겸손으로 다스려야 하며, 야당은 보이콧보다 정책 경쟁으로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무엇보다 원 구성과 쟁점 법안에 대해서는 여야 원내대표와 상임위원장이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를 활성화하고, 일정 기간의 숙의와 공개 토론을 제도화하는 등 협치를 복원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정치도, 무조건 거부하는 정치도 이제는 끝내야 한다. 국민은 정치권의 싸움을 구경하기 위해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니다. 국회를 구성하라고 표를 준 것도 아니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며, 갈등을 조정하라고 권한을 위임한 것이다. 7월 임시국회가 또 하나의 '반쪽 국회'로 끝난다면 국민의 정치 불신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의석이 아니라 더 큰 책임감이며, 더 높은 목소리가 아니라 더 깊은 경청이다. 국회가 협치를 잃는 순간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는다. 여야는 지금이라도 정쟁의 장막을 걷어내고 국민 앞에 마주 앉아야 한다. 그것이 헌법이 부여한 의회의 책무이며, 국민이 마지막으로 정치에 기대하는 최소한의 상식이다.
2026-07-06 09: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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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정치, 파탄의 의회주의… '도(道)'를 잃은 국회에 고함
[경제일보] 대한민국 국회가 길을 잃었다. 갈등은 민주주의의 숙명이지만,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는 모습은 건강한 경쟁이 아니라 정치의 자기 파괴에 가깝다. 대화는 실종되고 타협은 조롱받으며, 상대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제거해야 할 적으로 규정된다. 의회는 민의를 수렴하는 광장이 아니라 다수의 힘과 소수의 저항이 충돌하는 전쟁터로 변질되고 있다. 이는 특정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의회민주주의 전체가 맞닥뜨린 심각한 위기다. 최근 국회 원 구성 과정에서 나타난 다수당의 일방적 강행 처리와 입법 독주, 이에 맞선 소수당의 무기력한 저항은 우리 정치가 의회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인 대화와 절제, 타협을 잃어버렸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다수는 숫자의 우위를 절대 권력으로 착각하고, 소수는 국정 운영의 동반자가 아니라 발언권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 협치는 사라지고 힘만 남았다. 숫자가 정의를 대신하고, 권력이 상식을 밀어내는 순간 민주주의는 이미 병들기 시작한다. 특히 필리버스터마저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깊은 우려를 자아낸다. 필리버스터는 단순한 시간 끌기가 아니다. 다수결이 놓칠 수 있는 소수의 목소리를 국민에게 끝까지 전달하기 위한 민주주의의 마지막 안전장치다. 토론이 귀찮다고 토론을 없애고, 반대 의견이 불편하다고 침묵을 강요하는 국회라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다수의 지배일 뿐이다. 효율은 행정의 가치일 수 있지만, 민주주의의 가치는 숙의와 합의에 있다. 역사는 오만한 권력이 오래가지 못했음을 반복해서 증명해 왔다. 성경 잠언은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라고 경고한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고 민심은 숫자로 계산되지 않는다. 오늘 절대다수의 의석을 가진 정당도 내일은 국민의 심판 앞에 설 수 있다. 민심은 배를 띄우는 물이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는 거센 파도가 되기도 한다. 노자는 『도덕경』 제9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득 채우고 또 채우는 것은 적당한 때에 멈추는 것만 못하며, 지나치게 날카롭게 갈면 오래 보존할 수 없다." 오늘의 국회는 바로 이 경고를 되새겨야 한다. 다수당은 의석을 끝까지 채우려 하고, 야당은 상대를 겨누는 창끝만 더욱 날카롭게 벼른다. 그러나 지나친 것은 반드시 모자람만 못하다. 힘은 절제될 때 권위가 되고, 권력은 양보할 때 존경을 얻는다. 끝없이 채우려는 욕망은 결국 스스로를 무너뜨린다. 민주주의는 100 대 0의 승부가 아니다. 서로 다른 이해와 가치를 조정하여 국민 전체의 이익을 찾는 과정이다. 51 대 49로 결정되더라도 나머지 49를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이며, 다수는 소수를 품을 때 비로소 정당성을 얻는다.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원칙이지만, 다수의 횡포는 민주주의의 적이다. 국회의 존재 이유도 법안을 빨리 처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토론하고 설득하며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 토론 없는 국회는 거수기에 불과하고, 협치 없는 의회는 민주주의의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은 국회가 싸우라고 권력을 준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라고 권한을 위임했다. 오늘날 정치권이 가장 크게 잃어버린 것은 상대를 인정하는 마음이다. 정당은 경쟁하지만 국가는 공동체다. 여야는 선거에서는 경쟁자일지라도 국정에서는 동반자여야 한다.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는 순간 정치의 본질은 사라지고 적대만 남는다. 소수당 역시 국민이 선택한 헌법기관이다. 그들의 권한을 무력화하는 것은 그들을 지지한 국민의 목소리를 지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제 국회는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첫째, 여야가 참여하는 상설 협치협의체를 제도화해 원 구성과 주요 법안은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 처리하는 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 둘째, 필리버스터와 상임위원회 토론권 등 소수 의견을 보장하는 제도를 정치적 편의에 따라 훼손해서는 안 된다. 셋째, 다수당은 숫자의 힘보다 책임의 무게를 먼저 생각하고, 소수당 역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책임 있는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넷째, 국회의원 개개인은 당리당략보다 헌법과 국민을 우선하는 의회주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책무다. 맹자는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이 그 다음이며, 군주는 가볍다(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고 했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이 말은 더욱 절실하다. 국민 위에 정당이 있을 수 없고, 국민 위에 국회도 있을 수 없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잠시 위임받은 것일 뿐이다.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대결보다 대화를, 독주보다 협치를, 승리보다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의회주의는 힘이 아니라 절제에서 완성되고, 민주주의는 다수결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에서 꽃핀다. 지금 국회가 되찾아야 할 것은 더 많은 권력이 아니라 더 깊은 겸손이며, 더 큰 목소리가 아니라 더 넓은 포용이다. 대한민국 정치는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오만과 독선의 길을 계속 걸을 것인가, 아니면 상식과 협치의 길로 돌아갈 것인가. 역사는 언제나 힘보다 품격을 기억했고, 국민은 언제나 권력보다 책임을 선택했다. 국회는 이제라도 '도(道)'를 회복해야 한다. 그것이 무너져가는 의회주의를 살리고,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2026-07-03 16: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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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두 번 할 필요 있나"…김민석, 당 복귀와 동시에 鄭에 포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총리직에 퇴임해 여의도에 복귀하자마자 당권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해 "지금까지 했던 방식으로 굳이 대표를 두 번 할 필요나 필연성 이런 것은 지금 발견하기 어렵다"며 직격했다. 김 전 총리는 1일 유튜브 채널 '오마이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이제는 정청래 전 대표와 다른 색깔, 역량, 스타일, 장점이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지방선거로 정부 출범 후 최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의 역할 폭과 숙제 크기가 더 넓고 커지고 강해졌다. 이제 당이 더 본격적으로 움직일 때"라고 말했다. 이어 "당이 어떻게 가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최대한 반영하고 싶다"며 "대한민국 역사의 황금시대 도래, 그 첫 장을 이재명 정부가 열고 있다고 보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일에 모든 걸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범여권 논객인 유시민 작가의 이른바 재건축론과 관련, "그렇게 해서는 민주 세력의 국정운영도, 국정 성공도, 총선 승리도, 집권 연속도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양보하고 타협할 수 없다. 그것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 방향과 맞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합리적 개혁, 진보, 보수, 중도를 다 끌어안아야 한다. 그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저는 당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노력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유 작가라든가 정 전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 저는 그게 틀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유 작가가 이 대통령의 포용·통합 기조를 두고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비판한 데에 대해서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려 하는 것은 지나친 자신감이 아니라 당연한 의무"라며 "어떤 계층 또는 정당의 지지로 대통령이 됐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모두에게 최대한의 선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연초 정 전 대표가 제안했다가 당내 반발로 무산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관련, "그것을 풀어가는 문제 제기와 과정이 잘못돼서 일을 그르쳤다고 본다"며 정 전 대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같은 세력은 통합하고 다르면 연대하고, 통합과 연대와 확장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통합할 것이냐, 연대를 할 것이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혁신당이 스스로 명확하게 판단하고 견해를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이어 "혁신당이 스스로 민주당과 강령이나 정체성이 다른 진보적인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면 정리해서 연대하고 필요한 부분은 단일화하면 된다. 그렇지 않다고 하면 통합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당과의 통합 방식에 대해서는 "현실 정치의 상황상 민주당이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당이고 규모가 비교되지 않는 거대한 정당이고 민주당이 역사성이 있는 대표 정당"이라며 "함께할 때는 사실상 법률적인 흡수 합당이라는 형식을 거쳐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밖에 그는 8·17 전당대회 이슈와 관련, "갈등적 쟁점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본다"며 보완수사권 폐지, 권리당원 1인 1표제를 골자로 한 '당원 주권주의' 등에 찬성한다는 태도를 거듭 밝혔다.
2026-07-01 14: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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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피지컬 AI '1강' 승부수…논의형 얼라이언스 실행형으로 바꾼다
[경제일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피지컬 인공지능(AI) 분야 민관 협력 체계를 ‘논의형’에서 ‘실행형’으로 전환한다. 생성형 AI 경쟁이 화면 안의 언어모델을 넘어 로봇, 제조, 국방, 의료 등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AI로 확장되자 정부가 데이터 확보부터 현장 적용까지 이어지는 통합 플랫폼 구축에 나선 것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1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서울에서 열린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2기’ 출범식에서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1기가 탐색전이었다면 이제는 승부를 볼 때”라며 “AI 3강을 넘어 피지컬 AI 1강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배 부총리와 정동영·최형두·황정아 국회의원, 조준희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회장, 산학연 및 관련 협·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9월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1기를 출범시킨 뒤 산업 현장의 수요와 애로사항을 발굴하고 정책 과제를 논의해 왔다. 2기는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정책 제언과 협의 중심이던 1기 체계를 실제 기술개발, 산업 적용, 표준화, 보안·안전, 운영으로 이어지는 실행형 협력 구조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과기정통부는 2기 얼라이언스를 ‘K-피지컬 AI 풀스택 확보 및 산업 현장 구축·확산을 위한 피지컬 AI 토탈 솔루션 플랫폼’으로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 데이터 없으면 현장 AI도 없다…풀스택 확보가 관건 배 부총리는 피지컬 AI 경쟁의 출발점으로 데이터 확보를 꼽았다. 그는 “데이터 확보 체계를 갖춰야 선제적인 연구가 가능하다”며 “현장에서 데이터를 확보하고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합성 데이터를 만드는 작업을 해둬야 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지컬 AI는 단순히 AI 모델을 잘 만드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현실의 물체를 인식하고, 움직임을 예측하고, 로봇이나 장비가 실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이 과정에는 산업 현장 데이터, 센서, 로봇, AI 반도체, 컴퓨팅 인프라, 소프트웨어 플랫폼, 보안·인증 체계가 함께 필요하다. 정부가 풀스택을 강조하는 이유다. 과기정통부는 국산 AI 반도체, AI 모델, 소프트웨어, 로봇·센서, 컴퓨팅 인프라를 연결해 외산 솔루션 의존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 빅테크 모델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국내 로봇·부품 산업까지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됐다. 조준희 KOSA 회장은 “피지컬 AI 영역에서 각 분야가 개별 대응에 그치면 글로벌 기술 질서 속에서 산업 경쟁력과 생태계 주도권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과거 플랫폼 전환기에 겪었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더 긴밀하게 연결되고 빠르게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 10대 분과를 3대 체계로 재편…액션 그룹으로 과제 발굴 운영 체계도 대폭 바뀐다. 과기정통부는 기존 10대 분과를 3대 핵심 대분과로 간소화했다. 5대 생태계 분과와 5대 도메인 분과로 나뉘었던 구조를 △K-피지컬 AI 풀스택 분과 △버티컬 산업 브릿지 분과 △기반 거버넌스 분과로 재편했다. K-피지컬 AI 풀스택 분과는 기술 자립을 맡는다. AI 반도체, 모델, 로봇·센서, 컴퓨팅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역할이다. 버티컬 산업 브릿지 분과는 제조, 물류, 농업, 의료, 국방, 행정, 재난안전 등 산업 수요와 기술 공급을 잇는다. 기반 거버넌스 분과는 표준, 보안, 인증, 안전 체계를 담당한다. 각 분과 아래에는 액션 그룹을 둔다. 단순 회의체가 아니라 실제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구체화하는 실행 단위다. 정부 지원과 민간 기술, 산업 현장 수요를 하나의 과제로 묶어 실증과 확산까지 끌고 가겠다는 취지다. 참여 협·단체도 확대됐다. 한국AI·SW산업협회, 한국피지컬AI협회, 한국AI·로봇산업협회, 제조혁신피지컬AI협회, 한국팹리스산업협회,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6G포럼, AI 네트워크 얼라이언스 등 12개 협·단체가 참여한다. ◇ 제조 넘어 의료·국방·재난으로…M.AX와도 연계 과기정통부는 피지컬 AI 적용 대상을 제조에만 묶어두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물류, 농업, 의료, 국방, 행정, 재난안전 등 여러 분야의 수요를 발굴하고 공급 기업과 연결한다. 산업 현장에 AI를 설치하고 운영한 뒤 그 과정에서 나온 데이터를 다시 기술 개발로 환류시키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제조 분야에서는 산업통상부의 M.AX 얼라이언스와 협력한다. M.AX는 제조 AI 전환을 목표로 데이터 공동활용, 로봇·자동차·팩토리 분야 AI 모델 개발,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다크팩토리 기술 확보 등을 추진해 온 민관 플랫폼이다. 피지컬 AI 얼라이언스가 기술과 생태계 축을 맡고 M.AX가 제조 현장 실증과 확산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 피지컬 AI 기업들의 기술 시연도 진행됐다. 리얼월드는 두 대의 로봇이 협동해 마우스를 포장하고 지정된 위치에 배치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마음AI는 월드모델 기반 AI 학습부터 온디바이스 실행, 완제품 로봇 적용으로 이어지는 피지컬 AI 구현 흐름을 소개했다. 한편 피지컬 AI는 한국 AI 전략의 다음 시험대다. 언어모델 경쟁에서는 데이터와 컴퓨팅, 플랫폼 주도권이 빅테크에 집중됐다.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AI 경쟁은 조금 다르다. 반도체, 제조, 로봇, 통신망, 데이터센터, 보안, 현장 운영 능력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한국이 가진 산업 기반을 AI와 결합할 수 있다면 추격자가 아니라 특정 분야의 선도자가 될 여지도 있다. 성패는 선언이 아니라 현장에 달려 있다. 얼라이언스가 또 하나의 회의체로 끝나면 피지컬 AI 1강 구호는 산업계에 남지 않는다. 공장의 불량을 줄이고 물류의 병목을 풀고 국방과 재난 현장에서 사람의 위험을 낮추는 실제 사례가 쌓여야 한다. 피지컬 AI의 승부는 모델 성능표가 아니라 현실의 작업장에서 판가름 난다.
2026-06-19 18: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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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한국경제"…e경제일보, 창간 8주년 포럼서 해법 찾는다
[경제일보] e경제일보가 창간 8주년을 맞아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 전략과 산업 경쟁력 확보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치권과 산업계, 학계 인사들은 기술 혁신과 인공지능(AI), 산업 생태계 발전을 통해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9일 e경제일보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2026년 예측불허 한국경제와 하반기 전망'을 주제로 '2026 e경제일보 창간 8주년 KEDF(Korea Economic Design Forum)'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양규현 e경제일보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진성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황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왕치림 주한중국대사관 경제상무과 공사참사관 등 정치·산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양규현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한국 경제가 겉으로는 증시 상승과 AI·반도체 산업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 침체와 지방 경제 위축, 청년 일자리 부족 등 구조적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의 상승이 반도체와 일부 대형 기술주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경제의 성장 구조가 특정 산업에 편중된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 성과가 산업 생태계 전반과 국민 경제에 충분히 확산되고 있는지 진지하게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며 "기술 혁신이 새로운 일자리로 연결되고, 기업의 성장이 산업 전반에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며, 국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확산될 때 비로소 건강한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자리가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성장의 과실이 보다 폭넓게 공유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뜻깊은 논의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참석자들은 기술 혁신과 산업 발전의 성과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서영교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어제는 젠슨 왕이 이틀에 걸쳐서 대한민국 TV를 장식할 정도로 (대한민국이) 세계를 빠르게 움직여 나가고 있다"며 "AI가 빠르게 움직여 나가는 과정 속에 (양규현 e경제일보) 대표님이 질문하셨고 그것을 저희들은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성준 위원장은 경제 언론의 역할과 함께 한국 경제의 미래 방향성에 대한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어디로 갈 것인지, 또 세계 경제가 어떻게 갈 것인지를 지금 이 시점에 냉정하게 예측할 때"라며 "오늘 포럼을 계기로 '예측 불허'가 아니라 '대체 불가' 대한민국 경제를 만들어 갈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황희 의원은 미래 산업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는 피지컬 AI와 자율주행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번 포럼 주제의 방향성을 높이 평가했다. 황 의원은 "신이 당신의 모습대로 인간을 만드는 것처럼 인간도 끊임없이 자기의 모습 그대로 미래 기술을 실현하려는 그런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피지컬 AI를 얘기하면서 자율주행차를 얘기하는 것은 대한민국 기술과 세계 기술의 방향성, 현실성을 모두 반영한 의미 있는 지적이고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송석준 의원은 현재 한국 경제가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시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고의 시대를 맞고 있지만 또 달리 보면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시대가 아닌가 싶다"며 "어려운 시기지만 한국, 중국, 베트남이 떠오르는 이 새로운 시대에 서로 기술과 규모, 시장을 공유하면서 함께 협력한다면 앞으로 전 세계가 서로 선순환의 상생과 조화의 산업 생태계, 국제 경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왕치림 참사관은 한중 경제협력 확대와 경제 교류 플랫폼으로서 e경제일보의 역할에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인연이 깊으며, 이해관계가 밀접한 우호적인 이웃이자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이번 포럼은 복잡한 국제 환경 속에서 경제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도전과 기회가 혼재하는 미래를 착실히 대비하는 데 공존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민국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부호 주한 베트남 대사는 영상을 통해 e경제일보의 창간 8주년 축사를 전했다.
2026-06-09 15: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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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찾아간 투표소에 용지가 없었다
6월 3일 오후 1시,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제6투표소. 투표용지가 바닥났다. 이미 줄을 서 기다리던 유권자들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이후 투표가 중단된 곳들이 속속 생겨났고, 일부 투표소는 오후 10시까지 투표를 연장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뒤늦게 인정한 용지 부족 투표소는 최종 전국 50곳이었다. 언론은 이 사태를 선관위의 행정 실수로 보도했다. 절반은 맞다. 그러나 절반은 빠져 있다. 이 사태가 모든 유권자에게 동등한 피해를 입혔다는 가정이다. 그렇지 않다. 투표소 앞에서 기다리다 돌아선 유권자 중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이들은 고령자였다. 그리고 그것은 우연이 아니다. 선관위가 유권자의 절반만 온다고 계산한 근거 이번 사태의 직접 원인은 명확하다. 중앙선관위가 본투표 용지 인쇄 비율 하한을 전체 유권자의 50%로 설정했다. 사전투표가 일반화된 이후 본투표 참여율이 낮아졌다는 과거 데이터를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달랐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면서 투표 참여율이 61%로 치솟았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본투표 참여율이 50%를 훌쩍 넘어섰고, 준비된 용지는 바닥났다. 선관위는 "예측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투표율 상승은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 있었다. 재보궐선거 병행, 정치적 관심 고조 등 여러 변수가 이미 공개된 상황이었다. 불확실성이 있을 때 안전 마진을 확보하는 것은 행정의 기본이다. 선관위는 그 기본을 지키지 않았다. 왜 고령 유권자에게 더 가혹한가 투표소 혼란은 모든 유권자에게 불편을 줬다. 그러나 '불편'의 무게는 같지 않다. 젊은 유권자는 스마트폰으로 상황을 확인하고, 대기 번호를 받아두고,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다 돌아올 수 있다. 저녁 10시까지 기다리는 것도 상대적으로 감당 가능하다. 고령 유권자는 다르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 투표소까지의 이동은 그 자체로 큰 결심이다. 버스를 두 번 갈아타거나 자녀의 도움을 받아 찾아온 투표소 앞에서 "용지가 없으니 기다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선택지는 둘뿐이다. 체력이 허락하는 한 버티거나, 포기하고 돌아서거나. 오후 10시까지 기다린다는 것은 많은 어르신에게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인지 기능이 저하된 고령자에게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와 대기는 더 큰 혼란을 준다. "대기 번호를 받아두면 나중에 올 수 있다"는 안내가 전달됐다 해도, 이를 이해하고 실행하기 어려운 어르신들이 있다. 이들에게 투표용지 부족은 단순한 대기가 아니라 실질적인 참정권 박탈이었다. 선관위의 실수는 모든 유권자에게 동등하게 가혹하지 않았다. 가장 먼저, 가장 깊이 피해를 입은 것은 몸을 이끌고 투표소를 찾아온 고령 유권자였다. 선관위는 고령 유권자를 설계에 포함시킨 적이 없다 이번 사태는 예외적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무관심의 결과다. 선관위의 투표 운영 설계는 평균적인 유권자를 상정한다. 스마트폰을 쓸 줄 알고, 상황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장시간 대기가 가능한 유권자다. 고령 유권자, 장애인, 거동 불편자는 이 설계의 바깥에 있다. 거소투표 신청 기한, 투표보조인 요청 방법, 임시기표소 안내 — 이 모든 제도가 존재하지만, 제도의 존재를 아는 것과 그것이 실제로 필요한 사람에게 닿는 것은 다른 문제다. 선관위는 고령 유권자를 위한 접근성 설계를 독립적인 정책 과제로 다룬 적이 없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그 무관심이 극단적 형태로 드러난 사건이다. 65세 이상 유권자는 이미 전체 유권자의 20%에 달한다. 이들이 투표소에서 겪는 현실적 장벽을 측정하고, 개선하고, 책임지는 주체가 선관위 안에 없다. 위원장이 사퇴하고 진상규명위원회가 꾸려졌지만, 조사 범위에 고령 유권자 피해 실태가 포함될지는 불확실하다. 책임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선관위 위원장이 사퇴했다. 진상규명위원회가 꾸려졌다. 그러나 이 수습이 '투표용지를 왜 부족하게 인쇄했는가'에만 집중된다면, 문제의 절반만 다루는 것이다. 세 가지 질문이 추가로 다뤄져야 한다. 첫째, 용지 부족으로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 중 고령자 비율이 얼마나 되는가. 이것은 집계 가능한 데이터다. 선관위는 이를 공개해야 한다. 둘째, 고령 유권자의 투표 접근성을 독립적인 지표로 관리하는 체계가 선관위 안에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번 기회에 만들어야 한다. 셋째, 투표 운영 설계 단계에서 고령자·장애인 등 취약 유권자의 접근성을 사전 검토하는 의무 절차가 있는가. 이것 역시 없다면, 법제화를 검토해야 한다. 투표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행위다. 그 행위가 가능하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은 선관위의 존재 이유다. 힘겹게 찾아온 투표소 앞에서 빈손으로 돌아서야 했던 어르신들의 이야기는, 이번 사태 보도에서 거의 들리지 않았다. 진상규명위원회가 무엇을 조사하고, 무엇을 조사하지 않는지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2026-06-07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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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세 대표 모두 웃지 못했다…6·3 이후 정계개편 시계 빨라진다
[경제일보]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끝나자 정치권의 시선은 곧바로 ‘다음 판’으로 옮겨가고 있다. 표면상 승자는 더불어민주당이다. 민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곳을 차지하며 지방권력 교체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0.6%포인트 차로 누르며 5선에 성공했고, 국회의원 재보선 14곳에서도 민주당 9곳, 국민의힘 4곳, 무소속 1곳으로 결과가 갈렸다. 특히 재보선 14곳 중 13곳이 민주당 의석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의 성적표는 압승이되 완승은 아니었다는 평가다. 이번 선거가 남긴 정치적 결론은 분명하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모두 내상을 입었다는 점이다. 정 대표는 지방선거 전체 승리에도 서울 패배와 재보선 일부 이탈로 ‘전국 압승론’에 흠집이 났다. 장 대표는 서울 수성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서울·대구·경북·경남을 제외한 대부분 광역권력을 내주면서 패배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조 대표는 경기 평택을 재선거 낙선으로 당의 구심력과 개인 정치력 모두에 타격을 입었다. 정청래, 승리 속 패배…민주·혁신 통합론도 복잡해졌다 민주당은 입법권력과 행정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른 첫 전국 단위 선거에서 ‘정부 안정론’이 일정 부분 작동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그러나 서울시장 패배는 정 대표에게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서울은 상징성뿐 아니라 중도층 민심의 바로미터다. 민주당이 경기·인천을 가져오고 부산까지 탈환했지만 서울을 내준 것은 수도권 전체 장악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정 대표의 또 다른 부담은 조국혁신당과의 관계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지난 2월 합당 논의가 무산됐을 때 지방선거 이후 통합 논의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평택을 재선거에서 조 대표가 직접 출마해 민주당 후보와 경쟁하면서 양당의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정치권에서는 당장 통합 논의가 착수되기보다 냉각기를 거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동혁, 서울은 지켰지만 보수 재편 압박 커졌다 국민의힘도 웃을 수만은 없다. 서울시장 수성은 분명한 성과지만 전국 판세로 보면 지방권력의 주도권을 민주당에 넘겨줬다. 국민의힘은 서울 외에 대구·경북·경남을 지키는 데 그쳤고, 부산시장까지 민주당에 내줬다. 오세훈 후보가 장동혁 대표의 지원과 거리를 두고 독자 행보를 보인 점을 들어 서울 승리의 원동력이 당보다는 후보 개인기였다는 평가도 있다. 장 대표에게 더 큰 변수는 한동훈 전 대표의 원내 입성이다. 부산 북갑에서 국민의힘 공천이 아닌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 전 대표가 초박빙 끝에 당선되면서 보수 재편의 중심축이 다시 이동할 가능성이 생겼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강성 지지층 중심 노선으로는 수도권·청년·중도층을 되찾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커질 수 있다. ‘영남 자민련’이 아니라 중도·수도권·청년을 지향하는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조국, 낙마 후 혁신당 생존기로…흡수합당론 부상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쪽은 조국혁신당이다. 조 대표는 평택을 출마를 통해 원내 입성과 당 존재감 회복을 동시에 노렸지만 실패했다. 평택을은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가 민주당 김용남 후보와 조국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조 대표의 낙선은 단순한 개인 패배가 아니라 혁신당의 협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과 혁신당 통합이 재추진되더라도 대등한 합당보다 흡수합당 또는 개별 입당 방식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대표의 장악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혁신당 내부가 자강파와 합당파로 갈라질 경우 당의 독자 생존 전략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6·3 선거 이후 정계개편의 방향은 세 갈래다. 민주당은 승자의 통합을 추진하되 서울 패배가 남긴 중도 확장 과제를 풀어야 한다. 국민의힘은 장동혁 체제의 책임론과 한동훈 변수 사이에서 보수 재건의 노선을 정해야 한다. 조국혁신당은 독자 생존이냐 민주당 편입이냐의 갈림길에 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한쪽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지 않았다”며 “민심은 민주당에 권한을 줬지만 오만을 경고했고, 국민의힘에는 패배를 안겼지만 보수 재편의 불씨를 남겼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정계개편은 이미 시작됐다”며 “누가 먼저 패배 이유를 정확히 읽고 조직을 추스르느냐에 정치적 미래가 달렸다”고 덧붙였다.
2026-06-04 11: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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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궐 '민주 9·국힘 4·무소속 1'…교육감 '진보 11·보수 5' 재편
[경제일보] 6·3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교육감 선거 결과가 4일(오전 8시 기준) 모두 확정됐다. 재보궐선거 14곳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9곳, 국민의힘이 4곳, 무소속이 1곳을 차지했다. 교육감 선거는 진보 성향 후보 11곳, 보수 성향 후보 5곳으로 정리됐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확인된 민주당 우세 흐름이 재보궐과 교육감 선거에도 상당 부분 이어졌지만, 상징성이 큰 일부 지역에서는 보수계 후보들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재보궐선거의 전체 구도만 놓고 보면 민주당이 우세했다. 14곳 가운데 9곳을 확보해 의석 수에서 분명한 비교우위를 점했다. 다만, 부산 북갑에서는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당선됐고, 경기 평택을에서는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가 승리했다. 전체 판세는 민주당 쪽으로 기울었지만, 보수 진영도 상징 지역에서는 반격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가장 눈길을 끈 곳은 부산 북갑이다. 이곳에서는 한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부산 북갑은 선거 기간 내내 국민의힘 공천 갈등과 보수 표 분산, 무소속 돌풍 가능성이 겹치며 주목을 받았던 곳이다. 결과적으로 한 후보가 깃발을 꽂으면서 보수 진영 내부 재편 논의는 더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단순한 1석 확보를 넘어 향후 보수 정치의 주도권 경쟁과도 맞물릴 수 있는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기 평택을도 의미가 적지 않다. 평택을에서는 국민의힘 유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김용남 후보와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이 지역은 선거 막판까지 3자 초박빙 구도로 분류됐지만, 실제 개표에서는 유 후보가 경쟁 후보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야권 표심 분산이 현실 정치에서 어떤 파괴력을 가지는지 보여준 사례로 읽힌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같은 공간에서 경쟁할 경우 보수 진영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다시 확인됐다. 민주당은 상징 지역 일부를 내줬지만 전체 재보궐 판세에서는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인천 연수구갑과 계양구을, 경기 안산시갑과 하남시갑, 광주 광산구을, 충남 아산시을, 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갑과 을, 제주 서귀포시 등에서 승리하며 조직력과 지역 기반을 재확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부산 북갑, 평택을 외에 대구 달성군, 울산 남구갑,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에서 승리했다. 결과적으로 재보궐은 민주당이 양적으로 앞서고, 보수계가 질적으로 일부 상징 지역을 건졌다. 교육감 선거는 보다 선명한 흐름을 보여줬다. 진보 성향 후보가 16개 시도 가운데 11곳에서 당선되며 보수 성향 후보 5곳을 앞섰다. 4년 전보다 진보 우위가 한층 뚜렷해졌다는 점에서 교육정책 지형의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에서는 정근식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고, 부산과 광주, 전남, 전북, 울산, 강원, 충남, 경남, 제주 등에서도 진보 성향 후보들이 승리했다. 수도권과 호남, 일부 영남 지역에서 진보 성향 교육감이 폭넓게 당선된 점은 향후 교육정책 논쟁의 주도권이 다시 진보 진영으로 기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보수 성향 후보들은 대구, 경북, 충북, 세종, 대전 5곳에서 승리했다. 대구에서는 강은희 후보가 3선에 성공했고, 경북에서는 임종식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충북은 윤건영 후보, 세종은 강미애 후보, 대전은 오석진 후보가 각각 승리했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 선거가 아니지만, 지역별 정책 성향과 교육 철학의 차이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앞으로의 교육행정 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중요한 신호다. 이번 교육감 선거 결과는 단순한 인물 경쟁을 넘어 정책 경쟁의 재편을 뜻한다.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다수 지역에서 승리하면서 학생인권, 민주시민교육, 무상교육 확대, 고교체제 개편, 학교 자치 강화 같은 의제가 다시 힘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반대로 보수 성향 후보가 승리한 지역에서는 기초학력 강화, 교권 회복, 평가체계 정비, 학업 성취도 관리 강화 같은 정책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교육 현장은 앞으로 4년 동안 지역별로 더 뚜렷한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정치적으로 보면 재보궐과 교육감 선거 결과는 광역단체장 선거의 연장선이면서도 별도의 메시지를 던졌다. 재보궐에선 민주당이 전체 판세를 가져갔지만, 부산 북갑 한동훈과 평택을 유의동이라는 상징적 승리가 보수 진영에 숨통을 틔워줬다. 교육감 선거에선 진보 성향 후보가 11곳을 차지하며 교육 분야에서 다시 우위를 점했다. 지방권력 재편이 행정 영역에서 벌어졌다면, 재보궐과 교육감 선거는 각각 국회와 교육 현장으로 그 파장이 번진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은 재보궐 9곳 확보와 교육감 선거 진보 우위라는 성과를 바탕으로 지방권력 전반에서 우세를 주장할 수 있게 됐지만, 부산 북갑과 평택을 같은 상징 지역을 놓친 점은 여전히 부담"이라면서 "재보궐은 국회 의석과 차기 정치 재편의 단초를 남겼고, 교육감 선거는 향후 4년간 지역 교육정책의 방향을 갈랐다"고 했다.
2026-06-04 09: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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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전재수 승리, 울산 김상욱 당선…PK 정치지형 흔들렸다
[경제일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경남(PK) 정치 지형이 크게 흔들렸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부산시장에 당선되고 김상욱 후보가 울산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보수 우위가 강했던 PK에 변화 신호가 뚜렷해졌다. 다만 경남은 국민의힘이 방어 흐름을 보이며 PK 전체가 민주당으로 넘어갔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장면은 부산이다. 전재수 후보는 3선에 도전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꺾고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민주당이 부산시장을 가져간 것은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이후 8년 만이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정권 초기 여당 프리미엄과 지역 변화 요구가 맞물리며 표심이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울산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민주당 김상욱 후보가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를 앞서며 시장직을 확보했다. 울산은 노동·산업 도시라는 특성상 진보 성향 표심이 일정하게 존재해왔지만,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보수 우위가 만만치 않았다. 이번 결과는 산업 전환과 지역 경제 회복, 기성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경남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출구조사에서는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예측됐지만, 실제 개표에서는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가 막판까지 우위를 보이며 방어에 나섰다. 경남은 조선·기계·자동차 등 제조업 기반이 강하고 보수 조직력이 여전히 견고한 지역이다. 부산·울산의 변화와 달리 경남은 보수 지지 기반이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당선된 점도 PK 판세를 단순한 민주당 약진으로만 보기 어렵게 만든다. 한 후보는 여야 후보를 모두 제치고 신승을 거뒀다. 이는 부산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피로감이 존재하지만, 그 표심이 곧바로 민주당으로만 이동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보수층 내부의 재편 가능성과 제3지대식 인물 경쟁력이 동시에 확인된 셈이다. 결국 이번 PK 선거의 핵심은 ‘전면적 정권교체’가 아니라 ‘지역별 분화’다. 부산과 울산은 변화를 택했고, 경남은 보수 방어 흐름을 유지했다. 부산 북갑은 기존 정당 구도 바깥의 선택 가능성을 보여줬다. PK가 더 이상 한쪽 정당의 고정 지대가 아니라 선거 때마다 민심이 움직이는 스윙 지역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앞으로의 관건은 민주당이 부산·울산 승리를 실제 행정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은 산업 재편, 청년 유출, 북항·가덕신공항 등 굵직한 현안을 풀어야 한다.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도 자동차·조선·석유화학 중심 산업 구조 전환과 노동·기업 간 균형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국민의힘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경남을 지켰더라도 부산과 울산을 내준 것은 PK 기반 약화를 의미한다. 특히 부산 북갑에서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당선된 것은 보수 지지층이 기존 정당에 무조건 결집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PK 민심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에 기회를 주면서도, 동시에 기존 정치권 전체에 재편 압박을 보낸 것으로 읽힌다.
2026-06-04 0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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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압승' 흐름 속 대구는 재역전…서울·부산 우세, 평택을은 끝까지 안갯속
[경제일보] 6·3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가 자정을 넘기며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4일 0시45분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흐름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우세한 흐름이다. 시·도지사 16곳 가운데 민주당 후보가 다수 지역에서 1위권을 형성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경북과 경남에 이어 대구에서도 재역전 흐름을 만들며 영남 방어선 사수에 나서고 있다. 개표 초반부터 민주당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부산·강원·충청권 일부와 호남·제주에서 앞서가며 ‘전국 정당’ 구도를 다시 확인하는 흐름을 보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통적 강세 지역인 경북에서 우위를 유지했고, 경남과 대구에서는 개표가 진행될수록 보수 결집세가 반영되며 접전 또는 역전 흐름을 만들고 있다. 특히 대구는 개표 초반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근소하게 앞섰으나, 개표율 44.86% 시점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50.02%로 김 후보 48.93%를 앞서며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수도권 3곳 민주 우세…서울 정원오, 경기 추미애, 인천 박찬대 선두 가장 상징성이 큰 곳은 서울이다. 4일 0시45분 개표 흐름에서 정원오 민주당 후보는 60%대 득표율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앞섰다. 서울시장 선거는 개표율 29.19%에서 정 후보 60.00%, 오 후보 37.43%였다.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추미애 민주당 후보가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를 앞섰다. 개표율 41.38%에서 추 후보는 55.02%로 당선이 확실시되는 흐름을 보였고, 양 후보는 39.46%에 그쳤다. 인천시장 선거도 박찬대 민주당 후보가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는 흐름이다. 서울의 의미는 단순한 광역단체장 1곳 이상의 무게를 갖는다. 서울은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이자 중도층의 방향을 보여주는 정치 지표다. 정 후보의 우세가 최종 승리로 굳어진다면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에서 수도권 민심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는 명분을 얻게 된다. 부산 민주 우세, 대구는 추경호 재역전…영남 민심은 ‘균열과 결집’ 동시 표출 부산과 대구의 흐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두 지역은 선거 전부터 보수 결집 여부가 최대 변수로 꼽혔다. 개표 초반에는 민주당 후보들이 부산과 대구에서 모두 앞서며 영남 정치 지형 변화 가능성을 키웠다. 그러나 대구에서는 개표가 중반으로 접어들며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김부겸 민주당 후보를 다시 앞서기 시작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전재수 민주당 후보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앞섰다. 개표율 60.94% 시점에서 전 후보는 52.02%, 박 후보는 46.44%를 기록했다. 부산은 가덕도신공항, 북항 재개발, 산업 재편, 청년 유출 문제가 선거 내내 핵심 쟁점이었다. 전 후보의 우세가 유지된다면 부산 유권자가 보수 정당의 안정론보다 변화론과 지역경제 재설계론에 더 무게를 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대구시장 선거는 개표 중반 최대 접전지로 바뀌었다. 앞서 개표율 41.91%에서는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49.56%,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49.39%로 불과 0.17%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이후 개표가 더 진행되면서 추 후보가 재역전했다. 개표율 44.86% 시점에서 추 후보는 50.02%, 김 후보는 48.93%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09%포인트에 불과하다. 대구의 재역전은 이번 선거의 영남 민심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김 후보가 대구에서 5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민주당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한 대목이다. 동시에 추 후보가 개표 중반 재역전에 성공한 것은 TK 보수층의 막판 결집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대구 민심은 이번 선거에서 ‘보수 아성의 균열’과 ‘전통 지지층의 재결집’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대구는 단순히 국민의힘이 지키느냐, 민주당이 뚫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경제 침체, 청년 유출, 산업 전환 지연에 대한 불만이 기존 정치 구도에 균열을 냈고, 동시에 보수층은 막판 결집으로 방어선을 구축했다. 최종 결과와 관계없이 대구는 이번 선거 이후 양당 모두가 가장 깊이 들여다봐야 할 전략 지역이 됐다. 경남도 끝까지 봐야 한다. 경남지사 선거에서는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와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초박빙 접전을 벌이고 있다. 개표율 50.25% 시점에서 박 후보는 51.90%, 김 후보는 48.09%다. 이후 개표가 진행되면서 창원권, 김해·양산권, 서부경남 표심이 어떻게 반영되느냐에 따라 최종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마지막 투표함까지 확인해야 하는 핵심 접전지로 남았다. 재보선도 민주 우위…부산 북갑·평택을은 마지막까지 변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대체로 민주당 우세 흐름이지만, 일부 지역은 막판까지 예단하기 어렵다. 부산 북갑, 충남 공주·부여·청양, 울산 남갑, 경기 하남갑 등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앞서는 흐름이 보이고 있다. 부산 북갑은 민주당 하정우 후보와 무소속 한동훈 후보의 대결 구도가 선거 내내 전국적 관심을 모았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3일 오후 9시20분 기준 부산 북갑은 개표율 5.06%에서 하정우 민주당 후보가 53.96%,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38.35%,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7.68%를 기록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하 후보 42.6%, 한 후보 41.6%, 박 후보 15.8%로 나타나 두 후보 간 격차가 1.0%포인트에 불과했다. 경기 평택을은 이번 재보선의 최대 변수 지역이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31.1%,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 30.6%, 김용남 민주당 후보 30.3%로 세 후보 간 격차가 모두 1%포인트 미만이었다. 초반 개표에서는 후보별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정권 안정론’에 힘 실린 개표 흐름…국민의힘은 영남 방어선 사수 여부가 관건 이번 선거의 1차 의미는 ‘정권 안정론’의 우세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다수 지역과 재보선 상당수에서 앞서는 흐름이 유지된다면, 유권자는 정권 출범 이후 첫 전국 선거에서 야당의 정권 심판론보다 여당의 국정 안정론에 더 무게를 둔 셈이 된다. 특히 서울과 부산 등 상징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선전한 것은 여권에 강한 국정 추진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대구의 재역전은 국민의힘에 최소한의 반격 명분을 제공한다. 추경호 후보가 개표율 44.86% 시점에서 김부겸 후보를 1.09%포인트 차로 앞선 것은 TK 보수층이 막판에 결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민의힘으로서는 경북의 확실한 우세, 대구의 재역전, 경남의 초박빙 흐름을 묶어 영남 방어선을 지키는 것이 선거 후폭풍을 줄이는 최소 조건이 됐다. 국민의힘에는 여전히 뼈아픈 성적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과 충청권, 부산 등에서 밀리는 흐름이 굳어진다면 지도부 책임론은 피하기 어렵다. 보수 결집만으로는 수도권과 중도층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특히 부산에서 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대구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50%에 육박한 것은 보수 정당의 지역 기반 전략과 세대 확장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신호다. 다만 최종 판세는 아직 ‘확정’보다 ‘윤곽’에 가깝다. 서울은 강남권 개표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선관위 설명, 대구는 후반 개표 흐름, 경남은 막판 표차, 평택을과 부산 북갑은 재보선 특유의 낮은 표본·작은 표차가 변수다. 개표율이 더 올라가면 초반 흐름이 굳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접전지는 마지막 투표함까지 확인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지방권력의 교체 여부를 넘어 향후 정국 주도권을 결정하는 분기점이다. 민주당이 현재 흐름대로 압승에 가까운 결과를 얻는다면 이재명 정부의 개혁·경제정책 추진 속도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지도부 쇄신, 중도층 회복, 영남 의존 탈피라는 세 과제를 동시에 떠안게 된다. 대구의 재역전은 보수의 저력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김부겸 후보의 선전은 보수 아성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2026-06-04 01:2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