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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첫 노사정 협의체 출범…장기 호황 속 과제 풀까
[경제일보] 친환경 선박과 글로벌 수주 확대에 힘입어 장기 호황 국면에 들어선 국내 조선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사상 첫 노사정 협의체가 출범했다. 정부와 업계, 노동계는 숙련 인력 부족과 원·하청 이중구조, 산업안전 등 현안을 공동으로 논의하며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조선업 노사정 협의체' 발족식을 열고 운영협의체와 실무협의체 첫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협의체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을 비롯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주요 조선사가 참여했다. 조선업 노사정 협의체가 출범한 것은 업황 회복에도 불구하고 숙련 인력 부족과 원·하청 구조 문제, 반복되는 고용 불안 등 산업 현안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은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발주 확대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MASGA' 등을 계기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업 수주량은 797만CGT(표준선 환산톤수·1481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했으며 국내 조선 빅3의 누적 수주 규모도 45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숙련 기술인력 부족과 원·하청 간 임금 및 근로환경 격차, 경기 변동에 따른 고용 불안이 청년층 유입을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노동계는 협의체를 계기로 산업 생태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만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은 "조선업은 숙련 노동자의 경험과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해왔지만 비정규직 비중이 매우 높은 산업"이라며 "협의체를 통해 심화된 불평등 구조가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준형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도 "하청 노동자의 희생 위에 세워진 호황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원·하청 이중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협의체가 산업 경쟁력 강화의 대화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상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회장은 "협의체가 현장 안전 확보와 숙련 인력 양성, 청년 일자리 확대 등 조선업 현안을 해결하는 소통 창구가 되길 기대한다"며 "노사정이 함께 산업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의체는 노사정 대표급이 참여하는 운영협의체와 실무협의체로 구성된다. 실무협의체에서는 조선업 성장 생태계 구축을 비롯해 청년 인력 유입과 장기근속 지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산업안전 체계 구축 등을 주요 의제로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협의체를 상설 대화기구로 운영하면서 입법과 예산이 필요한 과제는 국회와도 긴밀히 협력할 방침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조선업 경쟁력은 결국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며 "현재의 호황이 청년이 찾는 안전한 일터와 지역·협력사가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의체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2026-07-13 15:04:54
LNG선 다음은 FLNG…삼성중공업, '양산 시대' 첫발
[경제일보]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4조3000억원 규모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가 조선업계의 새 변곡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초대형 해양플랜트 수주가 아니라 LNG선에 이어 FLNG도 표준화·시리즈 건조 체제로 진입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4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2일 공시한 FLNG 수주 계약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델핀(Delfin) LNG 프로젝트의 첫 번째 FLNG 건조 계약이다. 수주 금액은 29억달러, 한화 약 4조3301억원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설비가 미국 역사상 최초의 FLNG라고 했다. FLNG 양산 신호탄 이번 델핀 프로젝트의 의미는 수주 규모에만 있지 않다. 기존 LNG 개발은 대규모 육상 액화플랜트 건설에 의존해왔다. 반면 델핀 프로젝트는 동일한 사양의 FLNG를 여러 개 투입하는 방식이다. 현재 3기 발주가 계획돼 있다. 조선업계가 주목하는 지점도 이 대목이다. 그동안 맞춤형 프로젝트 성격이 강했던 FLNG가 반복 건조 가능한 제품으로 바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델핀 프로젝트가 2020년 카타르 LNG선 슬롯 계약과 비교하면 척수로는 카타르 LNG선과 비교할 수 없지만, 수주 금액상 비중이 크기 때문에 그렇게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2020년 카타르 LNG선 프로젝트는 국내 조선업 회복의 출발점으로 평가됐다. 카타르가 대규모 LNG선 건조 슬롯을 선점하면서 한국 조선 3사는 이후 수년간 LNG선 일감을 확보했다. LNG선 시장이 개별 발주에서 장기·대량 발주 중심으로 재편되는 계기가 됐다. 삼성중공업이 이번 델핀 FLNG에 ‘양산 시대’라는 표현을 붙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생산·액화·저장·하역하는 복합 설비다. 일반 LNG선보다 설계 난도가 높고 발주처 요구에 따라 사양도 달라진다. 이 때문에 수주 금액은 크지만 공정 지연과 원가 상승 위험도 크다. 하지만 동일 사양 FLNG를 반복 건조할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설계와 기자재를 표준화하고, 블록 제작과 탑재 공정을 반복할 수 있다. 조선소 입장에서는 설계비와 엔지니어링 비용을 낮추고 건조 기간을 줄일 수 있다. LNG선 시장에서 확인된 러닝커브 효과가 FLNG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EPC 주도권 확보 델핀 FLNG는 연안형 FLNG의 경제성과 해상 FLNG의 안정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설비로 설계됐다. 상부 플랜트는 육상에서 전처리된 가스를 공급받는 구조로 경량화했다. 건조 비용을 낮추기 위한 설계다. 동시에 루이지애나 해안에서 약 75km 떨어진 해상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120명 규모의 거주구와 계류 시스템을 탑재한다. 허리케인에 대응할 수 있는 자력 항행 기능도 적용된다. 허리케인 발생 시 위험 구역을 스스로 벗어나 인명과 설비의 안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공랭식 냉각 시스템, 복합 발전 시스템 등 친환경 기술도 반영된다. 시장 환경도 FLNG 확대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석탄과 석유 사용이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 천연가스는 전환 연료로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대규모 육상 LNG 플랜트는 초기 투자비가 크고 인허가 부담도 높다. FLNG는 투자 리스크를 나누고 생산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석유 사용은 친환경 흐름 때문에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FLNG 프로젝트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후속 2·3호기 발주를 확정적으로 보기는 이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후속 호선과 관련해 “그것은 별도 계약을 하는 것”이라며 “아직 말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EPC, 즉 설계·조달·건조 전 과정을 단독으로 수행한다. 단순 건조사가 아니라 설계와 솔루션을 주도하는 사업자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델핀 프로젝트는 삼성중공업이 처음으로 EPC 전 과정을 단독으로 수행하며 시리즈 건조를 주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경제성 확보를 위해 삼성중공업이 선제적으로 제안한 최적화된 설계와 솔루션을 적용해 비용 절감과 품질 확보로 ‘FLNG 양산 시대’를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대 FLNG인 쉘 프렐류드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 세계 신조 FLNG 11척 가운데 7척을 수주했다. 시장 점유율은 64% 수준이다. 올해 누적 수주 실적은 총 28척, 83억달러로 연간 목표 139억달러의 60%를 채웠다. 관건은 델핀 프로젝트가 단발성 대형 수주에 그칠지, FLNG 시장의 양산 모델로 확산될지다. 후속 호선이 현실화되고 유사한 민간 개발 프로젝트가 늘어날 경우 삼성중공업은 LNG선 이후 차세대 고부가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조선업계의 시선은 이제 델핀 1호기 이후로 향하고 있다. LNG선 시장을 키운 카타르 프로젝트처럼 델핀이 FLNG 시장 확대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06-04 09:54:18
조선 빅3 실적 이끈 LNG선…카타르 의존도는 숙제
[경제일보] 한국 조선 3사가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 2조702억원을 기록하며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지난 5월 28일(현지시간) 발간한 '세계 에너지 투자 2026(World Energy Investment 2026)'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가스 투자가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조선업 호황의 기반이 된 LNG선 물량 상당수가 카타르 프로젝트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잠재적 리스크로 꼽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2020년 카타르에너지와 LNG 운반선 건조 슬롯(선박 건조 공간) 약정을 체결했다. 당시 확보한 물량은 100척 이상으로, 업계에서는 국내 조선 3사 기준 약 23조원 규모로 추산한다. 당시만 해도 조선업은 장기 불황 국면에 있었다. 선가가 낮은 시기에 확보한 물량인 만큼 수익성은 제한적이었다. 실제 한화오션은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타르 1차 물량을 저선가 프로젝트로 분류했다. 반면 현재는 저선가 수주 물량 비중이 줄고 고선가 시기에 확보한 물량이 매출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문제는 카타르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이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카타르 LNG 공급망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조선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카타르 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될 경우 국내 조선사의 선박 인도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실제 영향 규모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조선사들은 개별 발주처별 계약 물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공시에도 선주 정보가 명시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카타르 관련 수주 물량 역시 증권사와 시장의 추정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업은 공정률에 따라 매출을 인식하는 구조여서 선박 인도 일정이 늦어질 경우 매출 인식 시점도 함께 늦어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카타르 프로젝트 일정이 장기적으로 지연될 경우 올해뿐 아니라 향후 실적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선사들은 당장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4월 컨퍼런스콜에서 카타르 물량이 예정대로 인도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업계는 LNG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가스선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고, 삼성중공업은 FLNG(부유식 LNG 생산설비)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방산과 특수선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다만 현재 조선업 호황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여전히 LNG선이라는 점에서, 카타르 프로젝트의 향방은 국내 조선업 실적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다.
2026-06-02 14: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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