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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경제 시대 연다…정부, '한국판 스페이스X' 육성 본격화
[경제일보] 정부가 '한국판 스페이스X'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과학기술 중심의 달 탐사를 넘어 민간 기업이 달 착륙선과 통신위성, 물류 시스템을 개발하고 글로벌 우주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달 경제' 시대를 겨냥해 산업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정부는 달 경제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민간 주도의 탐사 체계를 구축하고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달 기지 구축 사업 참여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8일 우주항공청은 경남 사천 청사에서 '민·관 협력 기반의 달 경제 영토 확장을 위한 기업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3일 국가우주위원회에서 '대한민국 우주항공 산업육성 전략'이 의결된 이후 처음 열린 후속 기업 간담회로, 달 탐사와 관련한 민간 산업 육성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AP위성과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 마이크로인피니티, 인터그래비티테크놀로지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현대자동차 등 달 착륙선과 달 통신위성, 달 물류 모빌리티 등을 개발하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참석했다. 정부는 기업들의 연구개발 현황과 사업 계획,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산업육성 전략의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된 정책은 정부가 직접 달 탐사를 수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 기업이 달 경제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달 탐사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와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달 산업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민간의 달 통신 인프라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달 궤도 통신·항법 기술을 산업체 주도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우주항공청은 내년 개념설계 연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고, 오는 2029년에는 500kg급 실증용 달 궤도 통신위성을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달 통신 인프라는 향후 달 탐사선과 기지, 로버 등을 연결하는 핵심 기반 기술로 꼽힌다. 민간 주도의 달 착륙선 개발도 본격 추진한다. 정부는 700kg급 소형 달 착륙선 개발 사업을 지원해 국내 최초의 민간 달 착륙을 오는 2030년까지 실현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해당 사업은 현재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 중이며, 정부는 사업 추진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독자적인 달 수송 역량과 사업 모델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달 기지 구축을 위한 모빌리티 기술 확보도 추진한다. 우주항공청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기지 구축 수요를 고려해 국내 기업 주도의 달 물류 이송 특화 모빌리티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오는 2028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오는 2031년 실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로템 등 국내 모빌리티 기업들의 기술력을 달 탐사 분야로 확대해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가 내세우는 '달 경제'는 과학 탐사를 넘어 달에서 필요한 통신과 운송, 착륙, 물류, 기지 운영 등 다양한 서비스를 민간 기업이 공급하는 새로운 우주 산업을 의미한다. 미국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글로벌 달 기지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우주 산업도 국가 주도 연구개발에서 민간 중심의 서비스 산업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해당 흐름에 맞춰 우주 산업 정책의 중심을 연구개발에서 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간담회에 위성과 방산, 항공우주, 모빌리티 분야 기업들이 함께 참여한 것도 달 탐사 전 과정에 필요한 공급망을 국내 산업 중심으로 구축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간담회에서는 기업들의 현장 의견도 공유됐다. 참석 기업들은 글로벌 달 탐사 시장 진출 과정에서 초기 투자 부담과 사업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정부의 마중물 투자가 민간의 후속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개발 지원과 실증 기회 확대,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건의도 이어졌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산업계와의 소통을 정례화하고 달 경제 정책을 지속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국내에서도 '한국판 스페이스X'와 같은 글로벌 우주 기업을 육성하고, 우리 기업들이 NASA 달 기지 구축 프로그램 등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이제 달은 탐구의 영역을 넘어 국가 안보는 물론 경제적 관점에서도 핵심적인 우주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며 "대한민국의 경제 영토를 지상을 넘어 달과 심우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역량 결집이 시급하며, 특히 산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잠재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간담회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앞으로도 산업계와 지속적이고 깊이 있는 소통을 위한 시작"이라며 "국내에서도 '한국판 스페이스X'와 같은 혁신적 기업이 조속히 탄생할 수 있도록 정책적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동시에, 우리 기업들이 NASA의 달 기지 구축 프로그램을 비롯한 글로벌 무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2026-07-08 14: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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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학교 통합, 개혁보다 먼저 설득이 필요하다
[경제일보] 군 개혁은 필요하다. 병역자원은 줄고 전쟁의 양상은 인공지능·무인체계·우주·사이버 전장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육·해·공군이 따로 움직이는 시대도 지났다. 합동성은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 생존 조건이다. 그러나 군 개혁이 필요하다는 말과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해야 한다는 결론은 같은 말이 아니다. 더구나 그 결론을 입시를 앞둔 수험생에게 갑자기 들이밀 수 있다는 뜻은 더더욱 아니다. 정부가 이르면 2028학년도부터 육·해·공군 사관생도를 통합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국군사관학교’를 신설해 생도를 함께 뽑고 1·2학년에는 공통교육을 실시한 뒤 3·4학년에는 군별 특화 교육을 받게 하는 구상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기본계획 발표, 공청회, 법령 정비, 국군사관학교 설치법 제정 절차를 거쳐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첫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방부는 선발 시기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지만 입시 현장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 사관학교 입시는 일반 대학 입시와 다르다. 필기시험, 체력검정, 면접, 신체검사, 군별 적성 준비가 함께 맞물린다. 학생들은 고교 1~2학년 때부터 육사·해사·공사 중 어느 학교에 지원할지 정하고 준비한다. 그런데 고3을 앞두고 선발 구조 자체가 바뀔 수 있다면 이는 단순한 제도 변경이 아니라 진로 경로의 재설계다. 대입 사전예고제 취지와도 충돌한다. 국방부는 사관학교가 특수대학이어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하지만 법적 예외가 곧 정책적 정당성은 아니다. 입시는 조문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예측 가능성과 신뢰로 굴러간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사관학교 통합 필요성을 설명하며 “사관학교 입학 성적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학교 규모를 키워 인재 양성의 그릇을 키워야 한다는 논리다. 또 군 합동성은 사관학교 시절부터 함께 배우고 훈련하는 과정에서 체질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설명은 충분하지 않다. 사관학교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면 먼저 물어야 할 것은 학교의 간판이 아니다. 왜 청년들이 장교의 길을 덜 선택하느냐다. 초급간부 처우, 장기복무 전망, 군 조직문화, 잦은 전출과 생활 여건, 민간 일자리와의 기회비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 원인을 놔둔 채 학교를 합치면 우수 인재가 더 모인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그릇을 키운다고 물이 저절로 차는 것은 아니다. 샘을 살려야 물이 고인다. 합동성 논리도 더 정교해야 한다. 현대전에서 육·해·공군의 합동작전 능력이 중요하다는 데 이견은 없다. 문제는 합동성을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키우느냐다. 육군 장교는 지상작전과 부대운용을, 해군 장교는 함정과 해양작전을, 공군 장교는 항공작전과 공중우세 개념을 깊이 익혀야 한다. 합동성은 전문성을 없애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전문성을 가진 각 군이 공동의 작전개념 아래 결합할 때 생긴다. 세계 최강의 합동전력을 운용하는 미국도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분리해 유지한다. 반대로 통합형 체계를 둔 나라들도 있지만 병력 규모와 역사적 배경이 한국과 다르다. 해외 사례는 이름표가 아니라 조건을 비교해야 한다. 정치적 의심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사관학교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12·3 계엄 사태 이후 군 통제와 정치적 중립, 특정 출신 중심의 군 인사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졌다. 군이 민주적 통제를 벗어나거나 특정 인맥과 출신 문화에 갇힌다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 그러나 제도개혁이 특정 학교 지우기, 특정 출신 배제, 정치적 상징 조치로 비치면 개혁의 정당성은 오히려 약해진다. 최근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가 ‘졸속 통합 반대’ 집단행동에 나선 것도 이런 불신의 연장선에 있다. 국방부의 소통 방식도 문제다. 사관학교 통합은 교육제도이자 군 인사제도이며 지역 문제이자 청년 진로 문제다. 육사의 서울 노원, 해사의 진해, 공사의 청주, 거론되는 대전 자운대와 전남 장성까지 모두 지역사회와 연결돼 있다. 학교가 어디로 가느냐, 1·2학년 공통교육을 어디서 하느냐, 기존 학교의 역사와 시설은 어떻게 할 것이냐, 각 군 정체성은 어떻게 보존할 것이냐가 모두 쟁점이다. 그런데 당국의 설명은 ‘합동성 강화’와 ‘인재 양성의 그릇’에 머문다. 국민이 묻는 것은 원론이 아니라 설계도다. 향후 파장도 작지 않다. 첫째, 입시 현장의 혼란이다. 2028학년도 적용 가능성이 열려 있는 한 현재 고2 학생들은 불확실성 속에서 준비해야 한다. 둘째, 군 내부 갈등이다. 육·해·공군의 교육철학과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다. 셋째, 정치권 공방이다. 여권은 군 개혁과 합동성 강화를 말하고, 야권은 졸속 추진과 ‘육사 지우기’를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 넷째, 지역 갈등이다. 통합 사관학교 위치와 기존 학교 활용 방안은 지역경제와 상징성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다섯째, 장교 충원 구조 전반의 재검토 요구다. 사관학교 출신 장교가 전체 장교 양성의 일부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군장교·학사장교·3사관학교 등 더 넓은 초급장교 양성체계까지 함께 봐야 한다. <손자병법>은 ‘병자, 국지대사’라고 했다. 군사란 나라의 큰일이라는 뜻이다. 큰일은 큰 절차를 필요로 한다. 국가 안보를 다루는 일일수록 속도보다 신뢰가 중요하다. 전장에서 빠른 결심은 미덕일 수 있지만 제도를 바꾸는 국정에서는 빠른 결심만으로 부족하다. 더 많이 설명하고 더 많이 듣고 더 정확히 설계해야 한다. 사관학교 통합을 무조건 금기시할 필요는 없다. 병역자원 감소와 전장환경 변화 속에서 장교 양성체계 개편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각 군 사관학교의 중복 교육을 줄이고 공통 안보·과학기술·AI·우주·사이버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도 검토할 수 있다. 합동성 교육 확대도 필요하다. 다만 그 방식이 반드시 학교 통합이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공동 교과 확대, 3군 생도 합동훈련 정례화, 합참·연합작전 중심 교육 강화 등 대안은 많다. 정부가 정말 사관학교 개혁을 성공시키고 싶다면 순서를 바꿔야 한다. 먼저 장교 양성체계 전반의 진단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사관학교 지원율과 합격선 변화, 중도 이탈률, 장기복무율, 초급장교 충원난, 교육성과를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그다음 통합안과 대안을 비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적용 시기를 정해야 한다. 특히 2028학년도 적용은 신중해야 한다. 현재 준비 중인 수험생 세대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는 것이 상식이다. 개혁은 명분으로 시작하지만 절차로 완성된다. 사관학교는 단순한 대학이 아니다. 장교를 길러내는 국가의 공적 장치다. 그 문을 어떻게 열고, 어디에서 가르치며, 어떤 정신과 전문성을 심을 것인지는 대한민국 안보의 다음 세대를 결정하는 문제다. 국방부가 먼저 해야 할 일은 통합 선발 일정표를 내미는 것이 아니라 수험생과 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서를 내놓는 것이다. 나라의 장교를 뽑는 제도라면 그 출발도 장교답게 정직하고 신중해야 한다.
2026-07-02 11: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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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 돛' 가동…4대 과기원과 '10대 AI 창업가' 키운다
[경제일보] 카카오가 지역 AI 인재 육성을 위해 출범시킨 '카카오 AI 돛'이 첫 번째 실행 사업에 나선다. AI 경쟁력이 인재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대학생을 넘어 초·중·고 학생까지 AI 창업 인재를 조기에 발굴·육성하며 지역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지역 기반 미래 창업가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글로벌 AI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카카오는 지역 AI 인재 및 기업 육성 추진 기구 '카카오 AI 돛'의 창업 지원 사업 일환으로 청소년 창업가 발굴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날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미래 AI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카카오가 지난 3월 출범시킨 '카카오 AI 돛'의 첫 번째 실행 사업이다. 카카오는 당시 500억원 규모의 AI 육성 기금을 기반으로 4대 과기원과 함께 지역 AI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오는 2030년까지 100개의 AI 창업팀을 발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카카오 AI 돛은 AI 투자와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AI 인재 양성과 창업 지원을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과기원의 연구 역량과 카카오의 기술, 사업화 경험을 결합해 지역에서도 글로벌 AI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 시작점으로 청소년 단계부터 AI 창업 인재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 글로벌 AI 산업에서는 기술 경쟁력이 창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면서 우수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AI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대학 이후가 아닌 초·중·고 단계부터 문제 해결 능력과 창업 역량을 함께 키우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카카오는 각 과기원이 보유한 영재교육과 AI 교육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지역 과학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카카오가 보유한 AI 기술과 현장 경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연계해 실질적인 창업 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단순 교육에 그치지 않고 기술 개발과 사업화까지 연결되는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정신아 카카오그룹 의장은 "AI 시대의 도래로 1인 기업도 글로벌 유니콘으로 가속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며 "지역에서도 세계로 뻗어가는 AI 혁신 기업들이 잇따라 탄생할 수 있도록 카카오그룹이 든든한 돛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지역 청소년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AI 교육과 창업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AI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청소년 창업가 육성을 시작으로 대학생과 연구원, 스타트업까지 지원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에는 김영덕 카카오 AI 돛 센터장을 비롯해 이성혜 KAIST 영재교육센터장, 김종원 GIST 꿈꾸는아이 AX교육훈련센터장, 석창원 DGIST 융합인재교육원장, 백충기 UNIST 슈퍼컴퓨팅센터장 등이 참석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영덕 센터장은 G마켓 창업과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대표, 롯데벤처스 대표 등을 역임한 스타트업 투자 및 육성 전문가로 평가된다. IT 업계에서는 AI 경쟁이 거대언어모델 개발을 넘어 인재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대학뿐 아니라 청소년 단계까지 교육과 창업 지원을 확대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역 균형 발전과 AI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역 기반 인재 양성과 창업 생태계 구축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앞으로 AI 돛을 중심으로 청소년뿐 아니라 지역 대학생과 연구원, 예비 창업자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하고 지역 특화 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을 지원하는 창업 모델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AI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AI 기반 지역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김영덕 카카오 AI 돛 센터장은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해 온 4대 과기원과 함께 지역 영재들에게 AI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뜻깊다"며 "10대 AI 창업가들을 조기 발굴, 육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26 16: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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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 국제금융센터 중심 대전환…'5+1' 서비스 생태계 구축 박차
베트남 경제 수도 호찌민(Hồ Chí Minh)시가 베트남과 동남아시아의 핵심 서비스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 개편에 나섰다. 호치민시 인민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고부가가치 현대 서비스 중심지 구축 계획’에 따르면 시는 국제금융센터를 핵심 축으로 삼고 5대 전략 서비스 산업을 연계하는 이른바 ‘5+1’ 서비스 생태계 모델을 본격 가동한다. ◆ 국제금융센터가 이끄는 ‘5+1’ 생태계…2030년 서비스 비중 65% 목표 호찌민시는 연 10~11%의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서비스 산업을 지목했다. 구체적으로 2025~2030년 동안 시 전체 성장률을 웃도는 연 12~14%의 서비스업 성장을 이끌고 2030년까지 서비스업이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60~65%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는 글로벌 주요 서비스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번 신개념 전략인 ‘5+1’ 연결 모델은 국제금융센터를 주축으로 금융·은행·보험 산업을 육성하고 이에 시너지를 낼 5대 전략 센터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이다. 5대 센터는 해양·물류, 정보통신·과학기술(혁신 및 전문활동), 관광, 의료, 교육·훈련 분야로 구성된다. 호찌민시는 이 모델을 통해 각 산업이 개별적으로 성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급망 안에서 상호 보완하는 역동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나아가 글로벌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 정부 기관을 아우르는 개방형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기술 혁신과 인재 양성, 도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 파격적 인센티브와 부지 확보…‘디지털 슈퍼포트’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호찌민시는 제도 개선과 인프라 확보를 동시에 추진한다. 시 정부는 투자 인센티브 제공, 기업 비용 절감, 세제 혜택 확대, 금융 접근성 제고를 골자로 한 특화 정책을 검토·조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회가 부여한 특례 제도를 적극 활용해 전략적 투자 유치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행정 및 기술 혁신을 포함한 투명하고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시의 자율성과 행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폭적인 권한 이양을 담은 ‘특별도시법’ 제정도 제안할 방침이다. 전략 산업을 수용할 부지도 우선 확보된다. 국제금융센터와 소프트웨어 기술 허브, 국제 표준 혁신 네트워크 구축 공간을 비롯해 연구개발(R&D) 센터와 대형 전시장 부지가 차례로 지정된다. 아시아 최고 수준의 물류 역량을 갖추기 위해 까이멥-티바이-껀저 지역에는 빅데이터 기반 스마트 통합 물류 시스템을 갖춘 ‘디지털 슈퍼포트(초대형 항만)’를 구축해 동남아시아 핵심 물류 관문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 신도시·스마트시티 연결망 확대…광역 경제권 구축 이 같은 서비스 경제를 뒷받침할 공간 인프라 확장도 가속화된다. 호치민시는 2030년 이전 투티엠(Thu Thiem) 신도시를 완공하고 푸미흥(Phu My Hung) 2단계 사업과 껀저(Can Gio) 해양도시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인근 붕따우, 호찌람, 푸미 지역의 도시 정비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도시 간 연결성도 대폭 강화된다. 호치민 중심부와 디안, 투안안, 투저우못, 벤깟, 푸미 등 주요 거점을 잇는 스마트시티 체인을 구축하고 롱탄-호짬 고속도로 주변에 신도시를 조성한다. 이를 위해 순환도로 2·3·4호선 건설과 주요 고속도로인 호찌민-목바이, 호찌민-투저우못-쩐타인 노선 개설, 투티엠4교와 깐저교 건설 사업 등을 조속히 추진해 서비스 산업의 광역 거점을 완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026-06-23 17: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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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사내 경진대회 'AX 레시피'로 현업 혁신과제 발굴 外
[경제일보] GS건설은 전 임직원이 AI를 일상적인 업무 도구로 활용하고 실질적인 업무 개선 성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사내 AI 활용 경진대회인 ‘AX 레시피’를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AX 레시피’는 임직원이 직접 AI를 활용해 업무상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업무 방식을 발굴하는 사내 AI 활용 경진대회다. 지난해 처음 도입했으며 올해는 개인 중심의 참여 방식에서 현업 조직 중심의 팀 단위 방식으로 개편했다. AI 에이전트(AI Agent) 개념을 적용해 기존에 직원이 수행하던 업무 일부를 AI가 수행하거나 지원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참가팀은 AI·데이터 활용 도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실제 업무와 연계된 혁신과제를 수행한다. 데이터 분석, 의사결정 지원,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오는 9월 우수 과제를 선정하고 검증된 과제는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최우수 과제로 선정된 팀의 대표에게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전시회인 ‘CES 2027’ 참관 기회를 제공한다. 임직원들이 글로벌 AI·디지털 기술의 발전 방향을 체험하고 이를 회사의 사업과 업무에 접목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GS건설 관계자는 “AI 내재화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임직원 모두가 기존의 업무 방식을 재설계하고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라며 “교육과 실습, 현업 적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체계를 강화해 AI가 모든 임직원의 일상적인 업무 역량으로 자리 잡도록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두산건설, 수도방위사령부 장병 AI 역량 강화 교육지원 두산건설은 ‘장병 북돋움 내일 PASS’를 통해 수도방위사령부 장병들에게 AI 자격증 취득 교육과정을 지원했다고 18일 밝혔다. 지원 전달식은 지난 17일 수도방위사령부에서 진행됐으며 수도방위사령부 지영준 참모장(준장)과 두산건설 오세욱 상무 등이 참석했다. ‘장병 북돋움 내일 PASS’는 장병들의 자기계발과 생산적인 복무 환경 조성을 위해 국방부가 운영 중인 민·군 협력 사업이다. 독서, 진로 설계, 건강 증진과 함께 AI·드론 등 첨단 분야 자격 취득 기회를 제공하며 장병들의 미래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두산건설은 이번 지원을 통해 2000만원 상당의 ‘License PASS’ AI 자격증 취득 과정을 수도방위사령부 장병들에게 제공했다. 군 복무 중에도 AI 및 디지털 분야 학습 기회를 확보하고 전역 후 사회 진출에 필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수도방위사령부는 이번 지원이 장병들의 AI·디지털 분야 이해도를 높이고 첨단 과학기술 중심으로 변화하는 국방환경에 필요한 기초 역량을 함양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신기술에 대한 이해를 넓혀 미래 전장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과학기술 기반으로 발전하는 군의 변화에 대응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국가 안보를 위해 헌신하는 청년 장병들이 군 복무 기간 동안 미래 역량을 키우고 사회 진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이번 지원을 마련했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도움이 필요한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호건설, 제13회 아테라 하모니 콘서트 개최 금호건설은 서울 관악구 물댄동산 난곡지역아동센터에서 ‘제13회 아테라 하모니 콘서트’를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아테라 하모니 콘서트’는 금호건설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더불어배움이 함께하는 문화 지원 프로그램이다. 지난 2020년부터 지속된 사회공헌 활동이며 올해 13회를 맞았다. 아테라 하모니 콘서트는 금호건설 임직원과 아티스트의 재능 기부로 운영되며 매회 다른 지역 아동센터를 찾아가 문화예술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콘서트에는 물댄동산 난곡지역아동센터 소속 초·중학생 30여 명과 연주자인 금호건설 박용출 수석 매니저, 인디밴드 ‘카키마젬’이 참여했다. 공연은 금호건설 박용출 수석 매니저의 베이스 기타 연주로 막을 올렸다. 박 수석 매니저는 T-스퀘어의 ‘Sailing the Ocean’과 바트 하워드의 ‘Fly Me to the Moon’을 선보였다. 이어 ‘카키마젬’이 무대에 올라 루프스테이션을 활용한 사운드와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아이유의 ‘Love wins all’ 등을 비롯한 커버곡을 연주하며 공연의 마무리를 장식했다. 조완석 금호건설 사장은 “다채로운 음악이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전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026-06-18 1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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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韓·伊 최적의 파트너"…이재용 "첨단산업 협력 확대 가능"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탈리아를 방문한 가운데 한국과 이탈리아 경제계가 첨단산업과 에너지, 소비재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은 양국 간 산업 협력 가능성에 기대를 나타냈고, 이 대통령은 행사 종료 후 별도 간담회를 열어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로마 시내에서 한국·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개최됐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양국 기업인과 경제단체, 정부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경제인협회와 이탈리아경제인연합회가 공동 주관했다. 한국 측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자은 LS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 등 주요 기업인이 참석했다. 이탈리아에서는 페라리와 핀칸티에리, 에니라이브 등 대표 기업 경영진이 자리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과 이탈리아의 산업 경쟁력이 결합할 경우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삼성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국가”라며 “밀라노 디자인 산업은 삼성의 제품 개발 과정에도 많은 영감을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 역량을 갖춘 이탈리아와 기술 혁신을 이어가는 한국이 협력한다면 다양한 첨단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자은 LS 회장도 전력 인프라 분야 협력 확대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유럽과 북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핵심 거점인 이탈리아와 전력 산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영 HD현대건설기계 사장은 이탈리아 정부의 초감가상각제도 운영과 관련해 감사의 뜻을 전하며 현지 투자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초감가상각제도는 기업이 설비 투자를 진행할 경우 실제 투자금액보다 높은 금액을 비용으로 인정해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 등도 섬유소재와 식품 분야를 중심으로 현지 기업과 협력 범위를 넓혀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탈리아 기업들도 한국과의 협력 확대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존 엘칸 페라리 회장은 “한국은 지속적으로 영감을 주는 시장이자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며 “전동화와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공동 연구개발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칸 회장은 이재용 회장과 오랜 기간 교류를 이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실은 이 회장이 과거 페라리 사외이사로 활동한 이력도 소개했다. 이 밖에도 이탈리아 조선·방산 기업 핀칸티에리와 화장품 기업 키코밀라노 경영진 역시 한국 기업과 협력 확대 의사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양국 산업 구조가 높은 상호보완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창의적인 공학 설계 역량과 기초과학 경쟁력을 갖춘 이탈리아, 첨단 제조와 기술 혁신 역량을 보유한 대한민국은 최적의 협력 파트너”라며 “양국이 힘을 모은다면 새로운 산업 질서와 혁신 생태계를 함께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항공우주를 핵심 협력 분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AI와 반도체, 항공우주 같은 전략 산업에서 협력이 중요하다”며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와 인프라 공급망 구축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바이오와 헬스케어, 화장품, 식품 등 소비재 분야 역시 성장 가능성이 큰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가 끝난 뒤 이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별도 간담회를 열어 한국 기업인들과 추가 대화를 진행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행사 참석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규제와 투자 관련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정책실장은 “대통령이 기업인들에게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해 달라고 당부했다”며 “부처 단위에서 해결이 어려운 과제는 대통령실 정책실로 직접 전달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한국과 인도 간 경제협력 후속 조치도 공개했다. 김 정책실장은 “한·인도 정상회담 당시 합의한 양국 간 직통 소통체계가 구축됐다”며 “대통령실 경제성장수석과 인도 총리실 차관급 인사가 각각 창구 역할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또 “인도 측이 한국 기업과의 협력 확대를 위해 별도 비즈니스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달 하순 인도 총리가 직접 한국 기업인들과 만나는 일정도 추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6-06-14 14: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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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클라우드, '국방 AI' 전장으로…KCCS 겨냥한 소버린 AI 승부수
[경제일보] 네이버클라우드가 국방 인공지능 전환(AX)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AI 모델 공급을 넘어 데이터센터, 폐쇄망 클라우드, 전장 엣지, 현장 엔지니어링을 묶은 ‘풀스택 국방 AI’ 전략을 제시하며 차세대 지휘통제체계 시장을 정조준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10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nLEX 대한민국 국방산업발전대전’에서 ‘소버린 AI 기반 국방 AX 발전 전략 세미나’를 열고 국방 AI 구현 방안을 공개했다. 회사는 텍스트, 음성, 영상, 지도 데이터를 하나의 작전 상황으로 통합 이해하는 옴니모달 AI 모델과 현장 엔지니어를 전진 배치하는 FDE(Forward Deployed Engineer) 체계를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이번 발표의 무게는 ‘국방 AI 주권’에 있다. 국방 데이터는 보안과 통제권이 핵심인 만큼 해외 AI 모델이나 외부 클라우드에 그대로 의존하기 어렵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인프라, AI 모델, 운영 플랫폼을 결합해 군 내부 데이터가 통제된 환경에서 학습·추론될 수 있는 구조를 내세우고 있다. 유경범 네이버클라우드 상무는 하이퍼클로바X 옴니모달 모델이 다양한 전장 데이터를 통합된 상황으로 이해하고 전장 환경의 변화 가능성을 지휘관이 활용할 수 있는 인텔리전스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방 AI를 단순 행정 질의응답이나 문서 요약이 아니라 작전 판단을 보조하는 체계로 확장하려는 구상이다. 국방 전용 AI 데이터센터 구상도 핵심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중앙 데이터센터에서 합동참모본부와 육·해·공군 데이터를 학습해 AI 모델을 고도화하고 함정·전방부대·이동형 지휘소 등에는 엣지 데이터센터를 배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통신이 끊기거나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현장 단위 AI 운용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정낙수 네이버클라우드 상무는 구축형 클라우드와 온톨로지 기반 지식체계를 강조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에 흩어진 데이터를 단순 저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미와 관계를 구조화해야 군사 의사결정 지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작전명령, 센서 정보, 지리 데이터, 교리와 절차를 AI가 추론 가능한 형태로 연결하는 것이 국방 AI의 실제 경쟁력이 된다는 얘기다. 네이버클라우드의 행보는 국방 AX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국방AI센터를 중심으로 AI 과학기술 강군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방 생성형 AI ‘GeDAI’와 국방 AI 데이터센터 실증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AI 모델을 실제 군 업무와 작전 체계에 붙이려면 폐쇄망 클라우드, GPU 인프라, 보안 인증, 지휘통제체계 연동이 함께 필요하다. 경쟁도 빨라지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방부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국방 분야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국방 특화 AI 모델 개발과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S 등 IT서비스 기업들도 지휘통제체계와 클라우드 기반 국방 인프라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국방 AX 시장은 모델 기업, 클라우드 사업자, SI 기업, 방산 기업이 역할을 나누는 컨소시엄형 경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시선은 한국형 합동지휘통제체계(KCCS)와 국방 AI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향한다. KCCS는 전장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지휘관의 결심과 작전 수행을 지원하는 핵심 체계로 꼽힌다. 클라우드, AI, 엣지 컴퓨팅, 통신망이 결합되면 감시정찰부터 상황 인식, 표적 식별, 지휘결심 지원까지 전장 데이터 운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남은 문제는 기술 시연과 실제 전력화 사이의 간극이다. 국방 AI는 민간 서비스처럼 빠르게 배포하고 개선하기 어렵다. 보안성, 설명 가능성, 책임 소재, 교전 규칙과의 정합성, 군 작전 절차와의 연동이 모두 검증돼야 한다. 특히 지휘관의 판단을 보조하는 AI일수록 결과보다 추론 경로와 통제 가능성이 중요하다. 한편 네이버클라우드의 국방 AI 전략은 소버린 AI가 더 이상 산업용 구호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장은 데이터가 가장 민감하고 판단의 대가가 가장 무거운 현장이다. AI가 전장 의사결정을 돕는 시대가 온다면 기술의 우위만으로는 부족하다. 국가가 데이터를 통제하고 군이 신뢰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 작동하는 체계로 증명될 때 국방 AX의 무게도 비로소 확인될 것이다.
2026-06-11 17: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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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이재명 정부, 이제 청사진은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국정 2년 차 화두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이었다.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를 넘어 세계가 꼭 필요로 하는 나라가 되겠다는 선언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현재 한국이 처한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패권 경쟁, 미국발 통상 압박, 중동발 에너지 불안, 저출생과 지역소멸, 부동산 불안, 재정 부담이 한꺼번에 밀려오고 있다. 대통령의 구호가 수사가 아니라 국정의 좌표가 되려면 이제부터는 청사진을 숫자와 실행으로 증명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을 민주주의 위기, 통상·안보 위기, 민생 위기를 헤쳐온 시간으로 규정했다. 국정 2년 차 목표로는 초격차 산업강국, 글로벌 외교·안보 강국, 규범과 규칙이 지켜지는 정상사회, 국민의 목숨을 살리는 정부를 제시했다. 방향 자체는 틀리지 않다. 특히 경제정책의 중심을 첨단산업, 국가투자, 에너지 전환, 지역균형, 민생 안정에 두겠다는 구상은 지금 한국 경제가 피할 수 없는 과제와 맞닿아 있다. 문제는 우선순위다. 모든 것을 동시에 하겠다는 정부는 대개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정부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성장의 엔진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반도체, AI, 조선, 방산, 배터리, 원전, 전력망, 바이오 등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진 분야에 자본과 인재와 규제를 집중해야 한다. 초격차 산업강국은 보조금 구호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세제, 전력과 용수, 인허가 속도, 노동 유연성, 연구개발 인력 공급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이 대목에서 이재명 정부는 중도 실용의 길을 분명히 해야 한다. 성장의 과실을 나누려면 먼저 성장해야 한다. 기업을 압박해 단기 성과를 끌어내는 방식으로는 미래산업 투자가 지속될 수 없다. 반대로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겠다는 태도도 무책임하다. 정부는 길을 내고, 민간은 달리게 해야 한다. 국가는 전력망과 항만, 데이터센터, 첨단산단,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과감히 투자하되, 민간의 의사결정을 정치 논리로 흔들어서는 안 된다. 민생경제도 마찬가지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상흔은 아직 가계에 남아 있다. 자영업자는 매출보다 비용을 먼저 걱정하고 청년은 일자리보다 주거비에 먼저 눌린다. 이럴 때 정부가 재정을 써야 할 곳은 분명하다. 전 국민을 향한 일회성 지원보다 취약계층, 영세 자영업자, 주거 약자, 저출생 대응, 직업 전환 교육에 정밀하게 써야 한다. 재정은 따뜻해야 하지만 동시에 엄격해야 한다. 빚으로 인기를 사는 정책은 결국 다음 세대의 세금으로 돌아온다. 부동산 정책은 더 냉정해야 한다. 시장을 향해 ‘투기와 전쟁’만 외치면 공급은 얼어붙고, 공급만 외치면 불평등은 커진다. 서울과 수도권의 주거 불안, 지방의 빈집과 소멸 위기는 다른 처방을 요구한다. 핵심은 예측 가능성이다. 세제와 대출, 공급 정책이 정권의 정치 일정에 따라 흔들리면 시장은 정부를 믿지 않는다. 정부가 시장을 이기려 하기보다 시장이 합리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규칙을 세워야 한다. 금융·자본시장 개혁도 국정 2년 차의 중요한 시험대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이려면 말뿐인 밸류업이 아니라 지배구조 개선, 주주권 보호, 불공정거래 엄단, 장기투자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 주가조작과 부동산 범죄를 뿌리 뽑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옳다. 다만 처벌 강화만으로 시장 신뢰가 생기지는 않는다. 예측 가능한 감독, 일관된 법 집행, 기업의 자율과 책임을 함께 세워야 한다. 정치의 정상화도 경제정책의 일부다. 기업은 금리와 환율만 보지 않는다. 정권의 말, 국회의 분위기, 규제기관의 태도, 노사관계의 방향을 함께 본다. 국정이 매일 전쟁처럼 흘러가면 투자는 늦춰진다. 야당과 언론을 설득하지 못하는 경제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대통령이 말한 ‘정상사회’는 법과 원칙이 상대 진영에만 적용되는 사회가 아니라, 내 편에게도 같은 잣대가 적용되는 사회여야 한다. 동양 고전 <논어>에는 “민무신불립”, 곧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취임 1년을 넘긴 정부에 필요한 것도 결국 신뢰다. 국민은 더 이상 거창한 청사진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물가가 안정되는지, 집값이 예측 가능한지, 일자리가 생기는지, 기업이 투자하는지,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는지를 본다. 국정의 성패는 연설문이 아니라 생활의 체감으로 결정된다. 이재명 정부는 이제 출범기의 명분을 넘어 집권 2년 차의 성과로 평가받는다. ‘대체불가 대한민국’은 좋은 구호다. 그러나 구호는 출발점일 뿐이다. 초격차 산업은 규제개혁과 인재정책으로, 민생 안정은 정밀한 재정과 물가 관리로, 자본시장 개혁은 공정한 룰과 주주 보호로, 정상사회는 법치와 통합의 실천으로 증명돼야 한다. 대통령에게 남은 4년은 길어 보이지만 국정 시간표로는 짧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말이 아니라 더 정확한 실행이다.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려면 성장과 분배, 시장과 국가, 개혁과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대체불가의 잠재력을 이미 갖고 있다. 정부의 책무는 그 잠재력을 정치의 구호로 소비하지 않고 국민의 삶과 기업의 투자, 국가의 경쟁력으로 바꾸는 일이다.
2026-06-10 17: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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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병목 더 과감히 걷어내야"…베트남 기업들이 정부에 던진 과제
베트남 정부가 최근 규제 완화와 행정개혁에 속도를 내면서 기업 활동 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법률 제정 방식의 변화와 행정 절차 간소화, 투자 프로젝트 지연을 초래하던 각종 규제 병목 해소 조치가 이어지면서 경제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장 기업들이 체감하는 규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호한 법 규정과 중복 행정, 잦은 제도 변화가 기업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베트남상공회의소(VCCI)는 최근 하노이에서 '2025년 비즈니스 법률 동향 보고서' 발표 세미나를 열고 정부의 제도 개혁 성과와 함께 기업들이 직면한 규제 과제를 집중 분석했다. ◆ 역사상 처음 등장한 '선 규제 완화, 후 법 개정' VCCI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입법 및 경제정책 분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공산당 정치국이 발표한 이른바 '4대 전략 결의안'이다. 과학기술·혁신 발전을 위한 결의안 57호, 국제통합 강화를 위한 결의안 59호, 입법·사법 혁신을 위한 결의안 66호, 민간경제 발전을 위한 결의안 68호가 대표적이다. 이들 결의안은 베트남 정부의 행정 철학을 기존의 규제와 통제 중심에서 혁신 촉진과 성장 지원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경제는 지난해 8.02%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개혁 효과를 일부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는 변화는 국회가 정부에 부여한 특별 권한이다. 베트남 국회는 결의안 206/2025/QH15를 통해 정부가 긴급한 규제 병목 현상을 신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사실상 '선 규제 완화, 후 법 개정'이 가능한 특례 권한을 부여했다. 이는 현행 법률과 일부 충돌하더라도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문제를 우선 해소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베트남 입법 역사상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이 제도를 통해 장기간 지연됐던 투자 프로젝트 계획 변경 승인, 정부가 이미 보유한 자료를 다시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중복 행정, 국가 핵심 사업에 필요한 자재 채굴 허가 지연 문제 등이 빠르게 해소되기 시작했다. 다만 해당 특례 조치 대부분은 2027년 2월 28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어서 정부는 향후 관련 내용을 정식 법률 체계로 편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역대급 입법 속도…기업들은 "적응할 시간이 부족하다" 베트남 정부의 규제 개혁 의지는 입법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총 89건으로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2년간 제·개정된 법률은 120건을 넘어섰다. 이는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약 8년 동안 제정된 법률 수를 웃도는 규모다. 기업과 직접 관련된 33개 법안을 분석한 결과 초안 작성에 소요된 평균 기간은 221일로 과거 대비 약 40% 단축됐다. 행정 데이터 활용 확대를 통해 14개 행정 분야에서 760건 이상의 행정 절차가 폐지되거나 간소화되는 성과도 나타났다. 그러나 빠른 입법이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VCCI 조사 결과 기업 경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 가운데 42%는 여전히 '모호하고 불명확한 규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준수 비용 부담은 36%, 법령 간 중복 및 충돌 문제는 22%를 차지했다. 특히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법 개정 속도에 비해 현장의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약식 절차(Fast-track)를 통해 처리된 법안 비중은 전체의 43%까지 증가했다. 공청회나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법안이 신속하게 통과되면서 기업들은 실제 시행 단계에 이르러서야 새로운 의무 사항을 인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공포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법안 비율도 15.3%로 증가해 기업들이 내부 규정과 업무 프로세스를 정비할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 기업들 "임시 특례 아닌 상설 제도로 정착돼야" VCCI는 베트남 정부의 정책 방향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과거 사전 허가와 통제 중심 행정에서 사후 감독과 성장 지원 중심 행정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시행 중인 각종 특별 메커니즘과 규제 완화 조치가 단순한 한시적 특례에 머물지 않고 안정적인 법률 체계로 정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업 입장에서는 일시적인 규제 완화보다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법률 환경이 장기 투자 결정에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기업들은 법률 해석의 일관성과 행정 절차의 안정성을 투자 판단의 핵심 요소로 꼽고 있다. ◆ 한국 기업도 규제 변화 모니터링 강화해야 베트남은 현재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투자처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반도체와 전자, 제조업, 인프라,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입법 속도와 제도 변화 규모를 고려하면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검토하는 한국 기업 역시 규제 변화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투자 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법률 개정과 시행령 변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현지 법률 자문과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베트남 정부가 규제 개혁을 통해 성장 친화적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기업들이 원하는 것은 속도보다 예측 가능성이라는 점에서 향후 제도 개혁이 얼마나 안정적인 법률 체계로 연결될지 주목된다.
2026-06-05 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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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산업수도 변화' vs 김두겸 '현직 시정 완성'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울산시장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후보와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의 양자 대결 구도로 재편되며 막판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울산은 자동차·조선·석유화학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산업수도다. 동시에 노동조합 조직력이 강하고, 동구·북구를 중심으로 진보 표심이 뿌리 깊은 도시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여야 대결을 넘어 ‘산업수도의 다음 4년’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를 묻는 선거가 됐다. ◆최근 여론조사…김상욱 35.8%, 김두겸 35.5% ‘0.3%p 차’ 초박빙 가장 최근 공표된 경상일보·울산MBC 여론조사는 울산시장 선거가 사실상 안갯속 승부임을 보여줬다. 경상일보와 울산MBC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월 25~26일 울산 거주 만 18세 이상 11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4자 대결 지지도는 김상욱 후보 35.8%, 김두겸 후보 35.5%, 진보당 김종훈 후보 19.0%, 무소속 박맹우 후보 5.2%로 나타났다. 김상욱·김두겸 두 후보의 격차는 0.3%포인트에 불과했다. 이 조사는 유선 RDD 17.2%, 통신 3사 제공 무선 가상번호 ARS 82.8%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4.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과 진보당의 단일화를 전제로 한 가상 3자 대결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김상욱 후보로 단일화를 가정하면 김상욱 43.6%, 김두겸 36.9%로 김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반면 김종훈 후보로 단일화한 가상 3자 대결에서는 김종훈 36.9%, 김두겸 36.3%로 오차범위 안 초접전이었다. 결국 울산시장 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민주·진보 단일화의 성사 여부와 그 효과가 실제 투표장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였다. 이를 종합하면 울산시장 선거는 “현직 김두겸 후보가 보수 기반과 시정 연속성을 바탕으로 방어선을 세우고, 김상욱 후보가 민주·진보 단일화와 변화론을 앞세워 추격·역전 흐름을 만든 선거”로 정리된다. ◆김상욱, 변화·단일화는 강점…조직 안정성은 과제 김상욱 후보의 강점은 ‘변화의 상징성’이다. 그는 국민의힘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한 뒤 울산시장 후보로 나섰다. 울산 정치에서 보기 드문 경로다. 보수 진영 출신이면서도 민주당 후보가 됐다는 이력은 한편으로는 공격 지점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도층과 탈이념 유권자에게 “낡은 진영 구도 밖의 후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울산이 산업 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후보의 변화론은 단순한 정권 구호가 아니라 도시 전략의 문제로 연결된다. 약점은 조직력과 안정성이다. 울산은 국민의힘 조직 기반이 강한 지역이고, 김두겸 후보는 현직 시장이다. 김상욱 후보가 단일화 효과를 얻더라도 민주당·진보당 지지층이 온전히 결합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진보 표심은 울산에서 독자성이 강하다. 노동 의제와 산업 전환, 공공교통 정책에서 충분한 신뢰를 주지 못하면 단일화가 산술적 합산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기회는 민주·진보 단일화와 생활 민심이다. 경상일보·울산MBC 조사에서 김상욱 후보 단일화 가상 3자 구도는 김 후보에게 뚜렷한 우세 신호를 줬다. 또 울산의 시내버스 개편 논란, 대중교통 불편, 산업 전환 과정의 노동 불안은 현직 시정 평가론으로 번질 수 있다. 김 후보는 ‘시내버스 정상화와 시민 이동권 보장’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우고, 민영제 버스 운영을 공영제로 전환하기 위한 울산교통공사 설립, 도시철도 2호선 조기 착공, 문수로 우회도로·외곽순환도로 추진 등을 제시했다. 위협은 보수 결집과 단일화 후유증이다. 선거 막판 국민의힘 지지층이 “울산시정을 빼앗길 수 없다”는 위기의식으로 결집하면 판세는 다시 흔들릴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단일화 효과를 얻는 것으로 나타나더라도 실제 투표일에는 조직력과 투표율이 더 중요해진다. 김 후보에게 남은 과제는 변화론을 구호가 아니라 울산형 산업·교통·일자리 해법으로 설득하는 일이다. ◆김두겸, 현직 프리미엄은 강점…시정 피로감은 부담 김두겸 후보의 강점은 현직 시장 프리미엄과 시정 연속성이다. 김 후보는 민선 8기 울산시장으로 기업 투자유치, 개발제한구역 해제, 분산에너지법 제정 등을 성과로 내세운다. 국민의힘 후보로서 보수층 결집 기반도 갖고 있다. 산업도시 울산에서 시장의 핵심 역량은 투자 유치와 기업 환경 조성이다. 김 후보는 이 지점에서 “하던 일을 마무리할 시장”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약점은 현직 책임론이다. 현직 시장에게는 성과뿐 아니라 불만도 따라붙는다. 시내버스 노선 개편 논란, 시민 교통 불편, 산업 전환 지체, 청년 일자리 문제, 지역 내 생활 격차는 모두 현직 시장 평가와 연결된다. 김 후보가 ‘시정 연속성’을 강조할수록 유권자는 “그 연속성이 내 삶을 얼마나 바꿨느냐”고 물을 수 있다. 기회는 보수 지지층 재결집과 경제 의제 선점이다. 김두겸 후보는 ‘AI 수도 완성’을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후보는 SK-아마존웹서비스 AI 데이터센터 확대, 주력 제조산업 AI 대전환, 소버린 AI 집적단지, 공공서비스 AI, AI·과학기술 인재 양성, 수중데이터센터 실증모델 개발 등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울산의 자동차·조선·석유화학 산업을 AI와 접목하겠다는 전략이다. 위협은 민주·진보 단일화 효과다. 김 후보가 다자 구도에서는 강점을 보이더라도, 진보 표심이 김상욱 후보 쪽으로 결집하면 선거는 순식간에 불리해질 수 있다. 경상일보·울산MBC 조사에서 김상욱 단일화 가상 3자 대결이 오차범위 밖 우세로 나온 점은 김두겸 후보에게 경고 신호다. 김 후보가 승리하려면 선거를 진영 대결로만 끌고 갈 것이 아니라, 현직 시장으로서 산업도시 울산의 현실적 해법을 더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막판 승부처…단일화 효과, 노동 표심, 교통 민심, 보수 결집 첫 번째 승부처는 민주·진보 단일화 효과다. 여론조사상 김상욱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김두겸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선거는 여론조사의 산술이 아니다. 진보당 지지층이 민주당 후보에게 얼마나 이동할지, 노동 현장 표심이 얼마나 결합할지, 무당층이 단일화를 ‘정치공학’이 아니라 ‘정권·시정 교체의 현실적 선택’으로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두 번째 승부처는 노동과 산업 전환이다. 울산은 노동자의 도시이자 기업의 도시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이 흔들리면 울산 경제 전체가 흔들린다. 김상욱 후보는 노동이 존중받는 산업 AI 대전환, 울산형 직업전환 보장제, 청년 AX 아카데미, 숙련노동자 AI 동행사업 등을 제시했다. 김두겸 후보는 AI 수도, 소버린 AI 집적단지, 수중 데이터센터, 양자융합원, UAM, K-배터리, 암모니아 벙커링, 북극항로 거점항만 등을 내세운다. 두 후보 모두 AI를 말하지만, 김상욱 후보는 노동 전환과 생활 교통을, 김두겸 후보는 투자 유치와 성장 프로젝트를 전면에 둔다. 세 번째 승부처는 교통 민심이다. 울산은 대중교통 불편이 생활 이슈로 커진 도시다. 김상욱 후보가 시내버스 정상화를 1호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현직 시장의 약점을 정면으로 겨냥한 전략이다. 김두겸 후보가 이에 맞서 교통 불만을 얼마나 해소할 실행 계획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하다. 산업 공약은 거대하지만, 유권자의 하루는 출근길 버스와 도로 정체에서 시작된다. 네 번째 승부처는 보수 결집이다. 김두겸 후보가 버티는 힘은 국민의힘 지지층과 현직 시장의 조직력이다. KBS울산·울산매일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30대 이하와 60대 이상에서 김두겸 후보가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보수층이 막판 위기의식으로 결집하고, 무소속 박맹우 후보 지지층 일부가 김두겸 후보 쪽으로 이동할 경우 판세는 다시 달라질 수 있다. 다섯 번째 승부처는 부동층이다. 경상일보·울산MBC 조사에서 지지 후보 없음과 잘 모름 응답은 합쳐 4.5%였다. 초박빙 선거에서는 이 정도 부동층도 승패를 바꿀 수 있다. 울산MBC는 사전투표 직전 단일화가 성사된 상황에서 두 자릿수대 부동층의 표심과 각 진영의 결집력이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울산시장 선거는 이제 숫자 싸움에서 동원 싸움으로 넘어갔다”며 “김상욱 후보에게 필요한 것은 단일화 효과를 실제 투표 참여로 바꾸는 일이다. 김두겸 후보에게 필요한 것은 현직 프리미엄을 ‘안정적 미래 산업 전략’으로 설득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2026-05-31 08: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