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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주택' 오명 벗을까…정부, 지역주택조합 규제 손질 나섰다
[경제일보] 국토교통부가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토지 확보 기준을 낮추고 업무대행업체 관리 장치를 강화하는 제도 개편에 나섰다. 사업 지연과 분쟁이 반복되며 이른바 ‘지옥주택’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지역주택조합 제도를 정비해 주택 공급 기능을 회복하겠다는 취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사업 승인 요건 완화, 공사비 검증 강화, 정보 공개 확대, 대행업체 등록제 도입 등이다. 공급 확대와 소비자 보호를 동시에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가장 큰 변화는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이다. 현재 지역주택조합은 사업계획 승인을 받기 위해 전체 사업부지의 95% 이상 소유권을 확보해야 한다. 일반 주택건설사업의 80% 기준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토부는 이를 80%로 낮춰 일반 사업과 기준을 맞추기로 했다. 정부는 이 조치로 사업 추진 기간이 약 1년 단축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618개 지역주택조합 현장 가운데 절반 이상이 조합원 모집 신고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초기 사업 정체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개편의 배경에는 지역주택조합 사업 특유의 구조적 한계가 있다. 지역주택조합은 무주택자나 일정 요건을 갖춘 실수요자가 조합을 꾸려 토지를 확보한 뒤 직접 주택을 공급받는 방식이다. 일반 분양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아 왔지만, 토지 매입 지연과 사업비 증가, 조합 운영 불투명성 등으로 피해 사례도 반복돼 왔다. 정부는 이른바 ‘알박기’ 문제를 줄이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사업 부지 내 일부 토지 소유자가 과도한 가격을 요구하며 사업 전체를 지연시키는 사례가 이어졌다는 판단에서다. 업무대행사 등이 보유한 토지에 대해서는 보유 기간과 무관하게 매도청구권을 인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원주민의 재정착을 위한 조합원 자격 기준도 일부 완화된다. 사업지 내에서 2년 이상 주택을 보유하고 1년 이상 거주한 토지 소유자에게는 기존 전용면적 85㎡ 이하 1주택 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투기 수요 유입을 막기 위해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 요건은 유지한다. 공사비 증액 문제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착공 이후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자주 발생해 왔다. 앞으로 시공사가 최초 공사비보다 5% 이상 증액을 요구할 경우 한국부동산원 등 전문기관의 검증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시공사 선정 방식도 바뀐다. 경쟁입찰을 의무화해 수의계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투명성을 줄이고, 조합이 시공사와 공동 시행하지 않더라도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사업 주체로서 조합의 권한을 확대하는 방향이다. 조합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정보 공개 기준도 구체화된다. 지금까지는 법 규정이 포괄적이어서 조합이 주요 자료 공개 범위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누락하는 사례가 있었다. 앞으로 조합원이 정보 공개를 요청하면 공개 대상 자료를 보다 명확히 특정하도록 제도가 보완된다. 업무대행업체에 대한 등록제 도입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역주택조합 시장에서는 일부 대행사가 과장 광고, 자금 관리 부실, 사업성 허위 설명 등으로 논란을 빚어 왔다. 앞으로는 자본금, 전문인력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한 업체만 조합 업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해 시장 진입 문턱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지역주택조합 제도 개선에 나선 배경에는 공급 확대 필요성도 있다. 현재 전국에서 약 30만 가구 규모의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추진 중이며, 수도권이 10만 가구, 서울이 약 5만 가구를 차지한다. 재건축·재개발과 함께 도심 주택 공급의 한 축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다만 제도 개선이 곧바로 시장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있다. 토지 확보 기준 완화는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반대로 토지 매입 리스크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사비 검증 절차 역시 운영 방식에 따라 사업 기간을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집행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중앙정부 제도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 역량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조합 운영 실태 점검, 허위 광고 단속, 회계 관리 감독이 병행되지 않으면 제도 개편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대책은 지역주택조합을 없애는 대신 관리 가능한 제도로 재정비하겠다는 정부의 선택으로 읽힌다. 공급 수단으로 활용하되 반복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접근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법 개정 속도와 현장 적용 과정이 제도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2026-04-21 07: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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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아닌 '영향력' 본다… 쿠팡, 공정위 판단의 갈림길
[이코노믹데일리] 온라인 쇼핑에서 출발한 쿠팡의 영향력이 배달 앱과 콘텐츠 시장까지 확장되면서, 그 영향력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을 상대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포함해 여러 사안을 동시에 들여다보고 있어서다. 공정위 판단의 출발점은 쿠팡이 특정 거래 분야에서 가격이나 거래 조건을 사실상 좌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단순히 규모가 큰 기업을 뜻하지 않는다. 특정 시장에서 경쟁사의 대응과 무관하게 가격이나 서비스 조건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경우를 말한다. 공정거래법은 이런 지위에 있는 사업자가 그 힘을 이용해 경쟁을 제한할 경우, 일반 불공정거래보다 더 무거운 책임을 묻도록 하고 있다. 쿠팡은 그간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온라인쇼핑 전체 거래액은 약 259조원이고, 같은 해 쿠팡의 매출은 약 36조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점유율은 13.9% 수준이다. 쿠팡이 제시해 온 근거다. 그러나 공정위의 시각은 다르다. 공정위는 온라인 쇼핑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지 않고 거래 분야를 세분화해 점유율을 다시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쿠팡 청문회에서 “확인한 바로는 쿠팡의 점유율이 약 39% 수준이고, 상위 세 사업자의 점유율 합계는 85% 정도”라며 “점유율 기준만 보면 시장지배적 사업자 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이 판단이 전제될 경우 다음 쟁점은 지위 남용 여부다. 공정위가 끼워팔기 문제를 따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특정 서비스 이용을 사실상 전제로 다른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경우, 소비자는 선택의 여지 없이 묶인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고 경쟁 사업자는 시장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커진다. 공정위는 이런 방식으로 한 시장에서의 우위를 다른 시장으로 이전해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지위 남용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가 가장 주목하는 사안은 와우 멤버십을 통한 끼워팔기 의혹이다. 쿠팡은 멤버십 가입자에게 쿠팡이츠 알뜰배달 서비스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제공해 왔다. 공정위는 온라인 쇼핑에서 확보한 영향력이 배달 앱 시장으로 옮겨가며 경쟁을 제한했는지를 전원회의에서 판단할 예정이다. 심사보고서에는 이 같은 서비스 묶음 제공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는 전원회의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위원회 차원의 공식 결론으로 확정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판단될 경우 제재 수위는 달라진다. 일반 불공정거래행위에는 관련 매출액의 최대 4%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지위 남용이 인정되면 최대 6%까지 가능하다. 정액 과징금 한도도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20억원으로 두 배다. 공정위가 지배적 지위 판단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불공정거래행위 혐의를 병행 적용한 배경이다. 이 밖에도 공정위는 쿠팡을 상대로 최혜대우 강요, 할인 혜택 과장 광고, 탈퇴 방해 논란, 수수료 약관 미이행 등 여러 사안을 심의·조사 중이다. 쿠팡이츠의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137.5% 늘어난 1조8천819억원으로, 전원회의 판단 결과에 따라 배달 앱 확장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6-01-15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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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제재심 '2조 과징금' 공방…은행권, 내부통제 강화 돌입
[이코노믹데일리] 금융당국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열며 최대 2조원 규모 과징금 부과 여부가 은행권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은행들은 향후 판매 재개를 대비해 내부 절차와 소비자보호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적합성 원칙·설명의무를 둘러싼 공방 속에 최종 제재 수준은 내년 건전성과 영업 전략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8일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은행들에 대한 과징금 부과 여부를 논의하는 제재심을 열었다. 제재심에는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판매 은행의 준법 감시인과 실무진 등이 참석해 변론과 소명에 나섰다. 다만 금감원과 은행의 시각차가 큰 만큼 이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추가 제재심을 열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말 금감원이 이들 은행에 사전 통보한 과징금은 약 2조원 규모다. 판매액이 클 수록 과징금 규모도 올라가게 되는 구조로 홍콩 ELS 판매 금액이 가장 컸던 국민은행은 1조원대, 하나·신한은행은 3000억원 초반, 농협·SC제일은행은 각각 2000억원, 1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전체 판매액은 △국민 8조1972억원 △신한 2조3701억원 △농협 2조1310억원 △하나 2조1183억원 △SC제일 1조2472억원 등이다. 은행별로 판매액의 약 10% 수준에서 산정된 과징금·과태료가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과징금은 리스크로 인식돼 해당 금액의 6~7배 수준으로 위험가중자산(RWA)에 반영된다. RWA가 증가하면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하락하게 돼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은행들은 적극 반박해 왔다. 이날 제재심의 핵심 역시 과징금 감경 기준으로, 현행법상 과징금의 75%까지 경감이 가능해 은행들 입장에선 이를 입증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특히 6대 판매원칙 중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를 놓고 은행과 금융당국 간 논쟁이 첨예한 것으로 전해졌다. 6대 원칙은 적합성의 원칙, 적정성의 원칙, 설명의무, 부당권유행위 금지,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허위·과장 광고 금지 등이 있다. 적합성의 원칙은 금융사가 상품 판매 시 고객의 △재산상황 △거래목적 △투자경험 △연령 △상품에 대한 이해도 △위험에 대한 태도 등 6가지의 정보를 파악해 적합한 상품을 권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감원은 이 중 1개라도 누락했을 경우 원칙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수 있단 입장이다. 반면 은행들은 판매 당시 규정에 따라 해당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기 때문에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설명의무는 원금 손실 가능성 같은 위험에 대해 고객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설명서를 확인·교부해야 하며, 설명을 왜곡·누락하면 안된다는 세 가지를 담은 원칙으로 여기서도 의견이 부딪히고 있다. 설명 왜곡·누락 부분은 과징금 부과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만약 은행이 설명은 했지만, 왜곡·누락을 했을 경우라면 위반으로 볼 수 없단 가능성이 나오면서다. 금융당국이 원칙에서 어느 조항을 적용하냐에 따라 과징금 규모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은행들은 소비자 피해 복구를 위한 사후 노력에 대해서도 입장문에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5개 은행은 지금까지 1조3437억원을 자율배상했고 96%의 합의율을 기록했다. 제재심 이후부터는 약 2~3개월간 대심제, 제재 수위 결정, 최종 제재 통보 순으로 절차가 진행된다. 이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와 정례회의를 거쳐 의결되면 최종 과징금 규모가 확정된다. 내년 3월 안에는 정확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대부분 은행들은 향후 ELS 판매 재개에 대비하기 위해 내부 절차·기준 강화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은행은 금융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ELS 판매와 관련한 제도적 보완 방안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판매 재개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감독당국 종합대책마련 기준에 맞춰 강화된 판매 프로세스 개선 및 전산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표준투자권유준칙 개정에 따른 적합성·적정성 평가가 변경되는 부분은 내년 1월 2일에 시행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영업점이 불완전판매 유의사항을 숙지하도록 완전판매 프로세스를 주기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고난도 상품 관련 제도 개선에 따라 투자자 정보확인서 등 5종 서식을 개정하고 투자권유준칙(장외파생상품용)도 개정 시행 중이다. 농협은행은 가이드라인 준수 하에 최대한의 프로세스를 점검 및 준비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현재 ELS 신규 판매를 중지한 상태로 향후 판매 재개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투자성 상품의 판매 절차·관리 기준에 대한 강화 작업을 지속하는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제도적 보완의 세부 내용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하기엔 이른 상황이지만, 향후 ELS 판매가 재개될 경우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12-18 17: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