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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냐 공대냐' 이분법 아닌, 두 영역을 융합하는 전략적 사고 필요.
[경제일보] 의과대학을 향한 대한민국 사회의 열망은 이제 하나의 ‘집단적 신념’에 가까워졌다. 입시를 앞둔 가정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이들까지도 “의대만 가면 인생은 안정된다”는 공식을 거의 의심하지 않는다. 실제로 의사가 되면 비교적 높은 소득, 안정된 직업 지위, 긴 직업 수명이라는 이점이 뒤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이 점에서 의대 선호 현상을 단순한 과열이나 왜곡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과 가정의 합리적 선택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합리성’이 사회 전체로 확장될 때 나타나는 구조적 편향이다. 모든 자원이 한 방향으로 쏠릴 때, 다른 가능성은 말라버린다. 공학, 기초과학, 인문학 등 다양한 영역이 함께 성장해야 할 생태계에서, 의대 쏠림은 결국 국가의 미래 역량을 잠식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공자는 “군자는 의를 따르고 소인은 이익을 따른다(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고 했다. 개인의 선택이 ‘이익’에 치우칠 때, 공동체는 ‘의’라는 균형을 잃기 쉽다. 반면 중국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공대 중심의 인재 양성 정책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연구 중심 대학을 확대하고 과학기술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 우주항공, 바이오 등 미래 산업의 핵심 분야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며 ‘과학기술 패권’을 국가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교육 정책이 아니라, 국가의 장기적 생존 전략에 가깝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데서 시작되고(天下難事 必作於易), 큰 일은 반드시 작은 데서 이루어진다(天下大事 必作於細)”는 구절이 있다. 오늘의 인재 양성 방향은 작아 보일지라도, 결국 수십 년 뒤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큰 결과’로 이어진다. 이 점에서 중국의 선택은 느리지만 분명한 축적의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의대를 선호하는 한국과 공대를 중시하는 중국, 어느 쪽이 더 ‘희망’이 있는가. 이 질문에 단정적으로 답하기는 쉽지 않다. 의료 인력 역시 사회에 필수적이며,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한국에서 의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문제는 ‘비율’과 ‘균형’이다. 한 사회가 특정 직업군에 과도하게 집중할 때, 그 사회는 외부 충격에 취약해진다. 맹자는 “항산이 있어야 항심이 있다(恒産者有恒心)”고 했다. 안정된 생계 기반이 있어야 올바른 마음도 유지된다는 뜻이다. 한국 사회가 의대를 선호하는 배경에도 바로 이 ‘항산’에 대한 갈망이 있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항산’은 개인의 안정과는 다른 차원이다. 그것은 산업 경쟁력, 기술 자립, 혁신 역량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 기반이 약해질 경우, 개인의 안정 역시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선택의 방향이 아니라 선택의 구조다. 의대와 공대가 대립하는 구도가 아니라, 서로를 지탱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해법이다. 의료 역시 과학기술과 결합할 때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 바이오 기술,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 인공지능 등은 의학과 공학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대표적 영역이다. 한국이 진정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의대냐 공대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두 영역을 융합하는 전략적 사고일 것이다. 지금과 같은 의대 일극 체제가 지속된다면, 한국은 안정된 개인은 많을지언정 도전하는 국가는 되기 어렵다. 반대로 중국식 공대 집중 전략은 단기적으로 개인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말해, 희망은 특정 선택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균형과 안목에 있다. 눈앞의 안정만을 좇는 사회는 결국 정체에 빠지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회는 일시적 불안을 감수하더라도 도약의 기회를 얻는다. 지금 한국 사회가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 아이를 어디에 보낼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 사회를 어디로 이끌 것인가”이다.
2026-04-0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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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엔비디아·오픈AI 만난다"...CES서 글로벌 AI 동맹 모색
[이코노믹데일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 현장에 대표단을 파견하며 국내 인공지능(AI) 및 디지털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총력 지원에 나섰다. 5일 과기정통부는 류제명 제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6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번 CES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두산 등 국내 기업 700여 곳이 참가하며 역대급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총 367개의 혁신상 중 절반이 넘는 211개를 휩쓸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류 차관은 CES 첫날 ARM 전시관을 방문해 국내 AI 반도체 업계와의 협력을 당부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한다. 이어 유레카 파크를 찾아 KAIST, 포항공대, 삼성 C랩 등 대학 창업 및 사내 벤처 기업인들을 격려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과 함께 '디지털 청년인재 토크콘서트'를 열어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지원한다. 둘째 날에는 올해 핵심 트렌드인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모빌리티 분야를 집중 점검한다. 류 차관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주요 전시관을 둘러보고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네이버 등 주요 기업과 간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는 글로벌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민·관 협력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셋째 날 행보도 주목된다. 류 차관은 CES 2026 혁신상을 수상한 딥엑스, 모빌린트 등 유망 AI 반도체 기업들과 간담회를 열고 유니콘 도약을 위한 정책 과제를 논의한다. CES 일정 직후에는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해 엔비디아,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 고위 관계자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한국의 '아태지역 AI 허브' 도약을 위한 협력 방안을 타진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산하 연구기관들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코어무브먼트의 '욕조형 EMS 헬스케어', 스포터의 '나사 체결 협동로봇' 등 연구원 창업 기업 기술을 선보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AI 로봇 가이드와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등 15종의 성과를 공개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한다. KAIST 역시 교원창업 기업들과 함께 초분광 영상 기술 등 딥테크 기술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류제명 차관은 "CES는 글로벌 기업들이 AI 기술 비전을 겨루는 각축장"이라며 "과기정통부는 급변하는 AI 시장 흐름에 발맞춰 우리 기업의 기술 혁신과 해외 진출을 적극 뒷받침하고 AI 3대 강국 도약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2026-01-05 14: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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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참치에 담긴 바다의 경고를 들어주세요
[이코노믹데일리] 2024년 글로벌 통계에 따르면 통조림이나 가공 참치 기준으로 전 세계 1인당 보존(가공) 참치 소비량 평균은 약 0.7 kg입니다. 같은 통계에서 한국은 연간 약 2.8 kg으로, 세계 평균을 훨씬 웃도는 소비국 중 하나입니다. 특히 스페인은 1인당 8.3 kg으로 가장 높은 소비량을 기록했습니다. 참치는 한국인의 식탁, 편의점, 가정, 그리고 반려동물 사료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한국인이 주로 소비하는 태평양 참치가 수은에 오염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참치 한 점’이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지구 해양과 기후 시스템 전체와 연결된 경고일 수 있습니다. ◆참치와 해양…단절 없는 연결 고리 2025년 3월 발표된 국제해양생태계보전재단(ISSF)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상업용 참치 어획량의 약 87%는 ‘생물학적으로 건강한 상태(stocks at healthy abundance)’에서 나오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총 어획량은 2023년 기준 약 520만t으로, 최근 몇 년 간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계는 단순 어획량 안정만으로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최근 한 국제 공동 연구에서는 아시아권 공장과 산업단지에서 배출된 수은이 대기를 타고 태평양까지 이동하고, 해양 생태계와 식탁 위 참치에 축적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독립적인 해양연구기관 우즈홀해양연구소(WHOI)의 로라 모타 박사 연구팀과 포항공대(POSTECH)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 연구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강동진 박사 연구팀은 아시아에서 배출된 수은이 태평양으로 이동해 해양 생태계에 축적되는 경로를 규명했다고 지난달 26일 밝혔습니다. 이들 합동 연구팀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연구선을 이용해 대한해협부터 벵골만에 이르는 서태평양해역과 필리핀해에서 하와이 근해까지 중앙태평양에서 플랑크톤을 채집해 수은 안정 동위원소를 분석했습니다. 합동 연구팀은 수은 안전 동위원소가 배출원마다 고유한 지문을 갖는다는 특징을 이용해 플랑크톤 속 수은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아시아에서 배출된 수은이 태평양으로 유입돼 생물체에 축적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바다로 유입되는 수은 경로를 분석한 결과 육지에 가까운 해역에서도 최소 60% 이상의 수은이 강이 아닌 대기를 통해 유입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포트폴리오 저널 ‘커뮤니케이션즈 어스 앤 인바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와 세계적 해양 커뮤니티 매체 ‘디퍼블루(DeeperBlue)’에 소개됐습니다. 이는 플랑크톤을 시작으로 먹이사슬을 타고 상위 포식어까지 퍼지는 구조로, 참치뿐 아니라 인간과 반려동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이처럼 인간이 소비하는 참치에 수은에 오염됐다는 사실은 단순히 식생활 문제가 아니라, 해양 오염과 수은 축적이라는 글로벌 환경 문제의 일부입니다. ◆전 세계가 겪었던 수은 오염…또 다른 사례들 태평양 참치에서 확인된 수은 축적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닙니다. 세계 곳곳에서는 이미 다양한 사례가 보고돼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 미나마타만(1950~60년대)에서는 산업 폐수로 배출된 메틸수은이 어패류에 축적되며 지역 주민들에게 신경계 이상을 일으킨 ‘미나마타병’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 수은 규제 논의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북극권 이누이트 지역에서는 고래·물개 등 상위 포식 해양동물을 먹는 전통 식습관 때문에 수은 농도가 일반 인구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북유럽 내륙 호수에서도 대형 어류에서 적지 않은 양의 메틸수은이 검출되며, 수은 오염이 해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 사례들은 공통적으로 수은이 지구 어디에서든 배출되면 결국 해양 생태계와 인간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합니다. ◆ 생선 속 수은, 어느 정도가 문제일까? 수은이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해양에 들어가 미생물 작용을 거치면 신경계에 독성이 강한 '메틸수은'으로 전환됩니다. 메틸수은은 체내 배출이 느리고 지방조직과 뇌에 축적돼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성인의 경우 감각 이상, 균형 장애 등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임산부나 영유아에게는 발달 지연, 학습 능력 저하 등 민감한 영향이 나타날 수 있어 국제기구들은 대형 포식어 섭취 빈도에 주의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연구가 보여준 것은 해양 오염이 높아질수록 대형 어종의 수은 농도도 함께 높아지는 구조적 연결입니다. 이는 수은이 플랑크톤→소형 어류→상위 포식어로 이어지는 먹이사슬 과정에서 단계별로 축적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먹이사슬 상위에 있는 대형 어종일수록 개체별 수은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납니다. ◆해양 생태계의 두 얼굴—지속가능 vs 위기 일부 국제기관은 현재 참치 자원의 86~88%가 지속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2024년 12월 ISSF 보고에서는 “상업용 참치 어획의 88%가 건전한 자원 상태에서 나왔다”고 밝혔고, 2025년 3월판에서는 이 비율이 87%로 유지됐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가 곧 안전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해양 과학자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산소 고갈 해역(Dead Zone)’과 ‘저산소 해양(low‑oxygen zones)’이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지구 온난화, 육상 오염 유입, 과잉 영양염류 배출 등이 맞물리면서 해양 물속 산소 농도가 낮아지는 해역이 증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해역에서는 플랑크톤, 갑각류, 어류는 물론 해양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기 쉽습니다. 이는 단지 특정 어종의 위기가 아니라 해양 생물다양성과 인류 식량 안보 전반에 대한 구조적 위협입니다. ◆해양 자원, 소비 패턴, 그리고 ESG 참치 소비와 해양 위기의 연결이 더욱 명확해진 만큼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소비자의 선택의 중요성도 커졌습니다. 지속가능 수산물 인증(MSC) 확대, 대기 및 산업 배출 규제 강화, 양식 어업의 확대와 기술 고도화, 소비자의 식습관 변화와 다양한 어종 선택 등은 단순한 ‘윤리적 소비’가 아니라, 해양 생태계 보전과 식품 안전을 위한 필요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적인 양식이 전통적인 포획 어업을 넘어 글로벌 수산물 공급의 큰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유엔 식량농업 기구(FAO)의 지적도 있습니다. 소비자 선택과 식습관 변화도 필요합니다. 참치 소비 빈도 줄이기, 다양한 해산물과 어종 소비, 지속가능 인증 제품 선택 등이 필요한 때입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선택 참치 한 점이 들려주는 바다의 경고는 분명합니다. 수은 오염, 해양 산소 고갈, 무분별한 어획, 이 모든 것이 서로 엮이며 우리의 식탁과 지구 생태계, 그리고 미래 세대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현실도 있습니다. 해양관리협의회(MSC)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참치 어획의 대다수는 지속 가능한 상태이며 관리와 책임만 따라준다면 회복 가능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존재합니다. 결국 결정은 우리에게 달렸습니다. 기업은 공급망을 책임지고, 소비자는 조금 더 의식적인 선택을 하는 순간, 참치는 단순 생선이 아니라 지구와 바다를 위한 공동의 약속이 됩니다. 참치에 담긴 바다의 경고, 이제 듣고 행동할 때입니다.
2025-12-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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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상용화의 벽 '죽음의 골짜기' 여전히 못 넘어… "투패스 전략이 해법"
[이코노믹데일리] K-바이오산업이 기초연구 단계를 넘어섰음에도 상용화로 이어지지 못한 채 ‘죽음의 골짜기(Valley of Death)’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국내 혁신기술의 자립을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 우수 기술을 전략적으로 도입하는 ‘투패스 전략(Two-path Strategy)’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제기됐다. 이 같은 논의는 10월 28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K-바이오 혁신, 죽음의 골짜기를 넘어 미래로’ 세미나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행사는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경기 남양주시갑)이 주최하고, (사)한국해외기술교류협회·㈜카이저바이오·㈜바이오조사이언시스가 공동 주관했다. 세미나는 이동제 한국해외기술교류협회 회장과 유성훈 상임부회장이 주도했으며, 차상훈 전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충북대 의대 교수)이 좌장을 맡았다.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연희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청주 흥덕)이 축사를 전했고, 충북 지역 민주당 의원 전원이 영상 또는 서면으로 참여했다. 노영민 전 실장은 “바이오산업은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인류 생명을 위한 협력의 무대”라며 “국가의 전략적 결단과 산·학·연·병의 유기적 협력, 연구자의 혁신이 기업의 실행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상래 ㈜카이저 대표이사(아주대 의대 교수)는 “신약 개발의 핵심 단계인 CMC(Chemistry, Manufacturing, Controls)를 해외에 의존하면서 기술 신뢰성과 유연성이 떨어지고 외화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며 “중국 우시사의 급성장은 우리 산업의 경고 신호”라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조승연 ㈜바이오조사이언시스 대표이자 (사)한국해외기술교류협회 부회장은 “국내 바이오산업은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임상 진입 장벽, 자금 조달의 어려움, 제도적 미비로 여전히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이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실행 모델이 바로 ㈜바이오조사이언시스가 추진 중인 ‘투패스 전략’”이라며 “국내 파이프라인을 집중 지원하는 동시에 해외 기술과 라이선스 인수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 대표는 “K-바이오 2030의 핵심은 글로벌 혁신 신약주권 확보에 있다”며 “투패스 전략은 그 목표를 현실로 만드는 정부정책의 실행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메릴랜드와 보스턴에 해외 기술 발굴 전담팀을 구축하고, 라이선스 전용 펀드 및 신속 실사 시스템을 도입해 산업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 발제자인 우베 막스 독일 베를린공대 명예교수는 “AI 기반 디지털 트윈과 인체 온칩(Organ-on-Chip) 기술이 바이오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데이터 기반 생명공학이 향후 국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는 김수동 아주대 교수, 전상용 KAIST 명예교수, 조영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 참여해 기술 혁신, 자본시장 연계, 글로벌 협력 강화, 중소기업 임상 지원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바이오산업이 상용화의 ‘죽음의 골짜기’를 넘지 못하는 이유를 기술력 부족보다는 제도·자금·인력의 삼중 장벽에서 찾았다. 한국은 『네이처 인덱스 2024』에서 생명과학 분야 9위, 보건의료 분야 10위를 기록했지만 상용화 단계에서는 여전히 후진적이라는 평가다. 한국의 바이오정책은 노무현 정부의 ‘바이오 코리아 세계 7대 강국 선언’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의 ‘BIG3 바이오 정책’, 현 이재명 정부의 ‘K-바이오 5대 강국·AI-바이오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장 기업들은 여전히 임상과 사업화 단계에서 제도적·재정적 한계를 호소하고 있다. 이동제 한국해외기술교류협회 회장은 “이제는 혁신기술 자립과 글로벌 기술 협력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며 “국가와 산업이 함께 움직일 때 K-바이오가 진정한 도약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5-10-28 17: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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