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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정합의안 부결에 레미콘 공급 중단 지속…건설업계 피해 확산
[경제일보] 수도권 레미콘 운송거부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서면서 건설현장의 공정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사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레미콘 공급 중단이 이어지고 있고 일부 현장에서는 콘크리트 타설 지연을 넘어 공사 전반의 셧다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협회는 이날 상근부회장 주재로 ‘수도권 레미콘 운송거부 사태 관련 긴급 업계 간담회’를 열고 건설현장 피해 상황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13개 대형건설사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사태는 한국노총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이 운송단가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8일부터 수도권 지역 운송을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노사는 회당 운송단가를 기존 7만5800원에서 8만원으로 4200원 인상하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반대 68.3%로 부결됐다. 투표에는 수도권 재적 조합원 7517명 중 7222명이 참여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잠정합의안 도출로 공사 재개 가능성을 기대했지만 투표 부결 이후 공급 중단이 이어지면서 피해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11일 현재 22개 대형건설사 105개 현장에서 레미콘 공급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약 10만㎥ 규모의 콘크리트 타설이 지연된 것으로 집계됐다. 레미콘은 생산 이후 일정 시간 안에 현장에 도착해 타설해야 하는 자재다. 운송이 멈추면 단순 자재 납품 지연에 그치지 않고 골조 공정과 후속 공정 전체가 연쇄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주를 넘겨 다음 주까지 운송거부가 이어질 경우 일부 현장은 전면 작업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피해는 일반 주택·건축 현장을 넘어 국가 핵심 산업 현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 관련 공사도 레미콘 공급 차질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핵심 생산 기반 조성 일정이 지연될 경우 건설업계 차원을 넘어 산업 전반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공사 지연에 따른 비용 부담도 쟁점이다. 현재 공공·민간공사 모두 레미콘 운송거부에 따른 공기 지연을 어떻게 처리할지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건설사들은 발주처와의 계약상 지체상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고 일부 현장에서는 레미콘 외 공정 근로자들의 휴업수당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건설업계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레미콘 제조사와 운송사업자 간 협상을 조속히 재개해 공급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운송거부에 따른 공기 지연을 불가항력 사유로 인정해 지체상금 면책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중장기 공급 안정 대책도 건의했다. 레미콘 믹서트럭 수급조절 검토 기간을 현행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는 등 건설기계 수급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형 국책사업과 도심권 현장에 대해서는 배치플랜트 설치 요건을 완화해 현장별 공급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운송거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레미콘 반출 방해 행위에 대한 단속 요구도 제기됐다. 적법한 운송 재개를 방해하는 행위가 있을 경우 정부가 현장 감독과 단속에 나서야 한다는 요청이다. 대한건설협회는 사태 해결 때까지 ‘레미콘 휴업 관련 기업애로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국토교통부와 핫라인을 통해 피해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운송거부가 장기화될 경우 현장별 피해 규모를 집계해 정부에 추가 대책을 건의할 방침이다. 권혁진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은 “그간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고 있음에도 레미콘 공급중단이 지속됨에 따라 국가적 손실이 막대하고 전 국민이 직접적인 불편과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며 “협회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정부에 적극 설명하고 함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6-06-12 14:45:36
AI 시대 서버 뒤 '전력 패권' 노린다…LS일렉트릭, 북미서 존재감 확대
[경제일보] 글로벌 전력기기 기업 LS일렉트릭이 북미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잇따라 수주를 따내며 'AI 시대 전력 공급자'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반도체와 서버가 아닌 전력이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는 흐름 속에서 전력설비 기업의 역할이 재조명되는 양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최근 북미 데이터센터 전력설비 공급 프로젝트에서 약 1억1497만 달러(약 17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수배전반과 배전변압기 등 핵심 전력 인프라를 공급하게 된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전력 안정성과 공급 능력, 납기 대응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하는 만큼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수십만 대 서버가 동시에 가동되는 구조상 단 한 번의 전력 장애도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설계 단계부터 초고압 수전, 배전, 보호 시스템까지 전 구간에서 높은 신뢰성과 이중화(backup) 설계가 요구된다. 또한 프로젝트 규모가 크고 일정이 촉박한 만큼 대규모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생산 역량과 글로벌 현장 대응 능력도 핵심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이 같은 기준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이번 수주는 LS일렉트릭이 초고압 수전 설비부터 중저압 배전 시스템, 보호·제어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전력 토탈 솔루션'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공급 신뢰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배경에는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그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이 있다. 데이터센터는 이미 국가 단위 전력 소비 수준에 도달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지난 2024년 약 415TWh에서 오는 2030년 945TWh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한 산업 성장 차원을 넘어 전력 인프라 재편을 요구하는 수준이다. 특히 생성형 AI 확산으로 GPU 기반 연산이 폭증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구조 자체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규모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는 기존 서버 대비 수배 이상의 전력이 필요하며 고성능 GPU가 밀집된 환경에서는 단위 면적당 전력 밀도(power density)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많은 전력을 확보하는 수준을 넘어 고부하 상태에서도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발열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복합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는 외부 전력망에 의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자체 발전 설비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을 결합한 '마이크로그리드' 형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태양광·가스발전 등 분산형 전원을 활용해 전력을 자체 생산하고 ESS를 통해 수요 변동에 대응하는 구조다. 이는 전력 공급 중단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피크 전력 부담을 낮춰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LS일렉트릭의 전략은 명확하다. 북미를 중심으로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현지 맞춤형 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강화해 시장 진입 장벽을 넘겠다는 것이다. 유타와 텍사스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공급망을 구축한 점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는 단순 수출이 아닌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특히 전력설비 시장은 진입 이후 확장성이 높은 특징을 갖는다. 한 번 공급망에 진입하면 유지보수와 추가 증설, 업그레이드 수요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경우 장기 프로젝트 성격이 강해 초기 수주가 향후 사업 확대의 교두보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전력기기 기업들과 에너지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시장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보고 적극 진입하고 있다. 동시에 각국의 전력 정책과 규제, 공급망 이슈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AI 산업의 확장은 곧 전력 인프라 시장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반도체가 AI의 두뇌라면 전력은 이를 움직이게 하는 혈관이다. LS일렉트릭의 이번 수주는 그 흐름 속에서 전력 기업이 차지하는 위치를 보여주는 사례다. 데이터센터 경쟁의 또 다른 축이 전력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이를 선점하는 기업이 시장 주도권에 한 발 더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확대와 함께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당사의 전력설비 기술력과 공급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북미를 거점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사업을 전략적으로 확대해 시장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14 09: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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