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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중급유기 50여대 이스라엘 집결…이란 공습 재개 신호탄 되나
[경제일보] 미국 공군 공중급유기 수십 대가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 집결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이란 공습 재개 가능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워싱턴이 군사적 압박 카드를 유지하며 협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달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에 최소 50대의 미군 공중급유기가 주기돼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공중급유기 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직전인 2월 말부터 늘기 시작해, 3월 초 약 36대, 4월 초 휴전 발효 시점 47대, 이번 주 기준 52대로 증가했다. 공중급유기는 장거리 공습 작전의 핵심 자산이다. 전투기와 폭격기가 중간에 연료를 보급받으면 작전 반경과 체공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이란 핵시설이나 에너지 인프라처럼 이스라엘 본토에서 거리가 먼 표적을 타격하려면 공중급유 지원이 사실상 필수적이다. FT도 벤구리온 공항에 배치된 급유기들이 이란 심부 타격을 지원할 수 있는 전력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급유기 증강은 이란 협상 국면과 맞물려 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평화 합의가 곧 나오지 않을 경우 추가 공격을 감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도 “올바른 답을 얻기 위해 며칠은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외교적 시간을 일부 허용하되 군사 옵션은 거둬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재국들은 휴전 연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타르와 파키스탄 등은 이란과 미국 사이에서 제한적 합의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과 무기급에 근접한 핵물질 재고 문제를 합의 틀 안에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은 즉각적 합의를 전쟁 종식, 호르무즈 해협 제한 해제, 금융 제재 완화에 국한하려 한다. 벤구리온 공항의 군사적 활용 확대도 논란이다. 벤구리온 공항은 텔아비브 인근의 이스라엘 핵심 민간 공항이다. FT는 미 공군 회색 군용기들이 계류장을 채우면서 민간 승객과 인근 고속도로에서도 눈에 띌 정도가 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항공업계에서는 주기 공간 부족과 민간 항공 운항 차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미국 급유기들이 벤구리온 공항에 대거 주기되면서 민간 항공기 주기 공간을 밀어내고 있다는 이스라엘 민간항공 당국 관계자의 발언을 보도했다. 민간 공항의 군사적 활용이 확대될 경우, 해당 시설이 군사 목표로 인식될 위험이 커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인도법상 민간 시설이 군사작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벤구리온 공항이 사실상 미군 공중작전 지원기지처럼 활용되는 상황은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공항 주변은 인구 밀집 지역과 가깝고, 민간 항공의 핵심 거점이라는 점에서 군사적 긴장이 커질수록 위험도 함께 커진다. 미국이 벤구리온 공항을 활용하는 이유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에는 네바팀과 라몬 등 군사기지도 있지만, FT는 벤구리온 공항이 대규모 미군 급유기 집결지로 활용되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공항의 활주로와 정비·지원 인프라, 민간 항공망과 연계된 물류 접근성 등이 작전 편의성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확인된 사실이라기보다 군사 운용상 추정에 가깝다. 이란 입장에서는 급유기 집결 자체가 압박 신호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전쟁 과정에서 대규모 공습을 통해 이란 핵·미사일 시설을 타격했지만, 이란은 핵 프로그램 포기에 동의하지 않았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제한 공습이 재개될 수 있다는 경고는 테헤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군사 압박이 반드시 합의를 앞당긴다는 보장은 없다. 이란은 추가 공격이 있을 경우 광범위한 보복에 나서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보복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이나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 공격으로 이어질 경우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부담은 크다. 군사 옵션을 실행하면 협상 레버리지는 커질 수 있지만 중동전 확산과 에너지 가격 급등이라는 정치적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반대로 요구 수위를 낮추고 제한적 합의에 나서면 이란 핵 문제를 충분히 억제하지 못했다는 보수 진영과 이스라엘의 반발을 마주할 수 있다.
2026-05-23 0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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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얼굴만 보면 화난다"… 공군사관학교 예비생도 인권유린 '파장'
공군사관학교 예비생도 기초 훈련 중 부적절한 훈육과 과도한 통제가 있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관련자 징계와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인권 친화적 운영을 위한 근본 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9일 국가인권위에 따르면 공군사관학교 예비생도로 가입교했다가 자퇴한 A씨는 기초 훈련 중 지도생도와 교관 등 6명으로부터 폭행, 폭언, 얼차려, 강제 취식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취지로 올해 2월 진정을 제기했다. A씨는 구보 중 무릎과 허리를 다쳐 최소 1~2주간 훈련 열외를 권장하는 군의관 진단을 받았으나, 생활지도생도가 "가라(가짜) 환자 주제에"라며 부상 부위를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1.5L(리터) 쿨피스와 맘모스빵을 지급한 뒤 빨리 먹게 강요하고 이후 "식사할 필요가 없다"며 밥을 2회 굶게 하기도 했다고 진정서에 썼다. A씨는 다른 훈련지도생도가 훈련 중 다른 생도 앞에서 "네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느냐" "네 얼굴만 보면 화난다" 등 지속해서 폭언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지도생도와 교관들은 "예비생도들에게 훈육한 사실은 있으나, 과도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인권위에 답했다. 예를 들어 "네 애비가 그렇게 가르쳤냐"라는 말을 했으나, '애비'라는 표현이 예비생도들의 담당 지도생도를 지칭하는 은어였을 뿐이라고 했다. 국가인권위 군 인권보호위원회가 지난 2월 23일부터 25일까지 설문조사와 후속 면담 등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초 훈련을 받고 있던 다수의 예비생도에게서 얼차려, 폭행, 단체 기합, 욕설, 폭언, 강제 취식, 식사 제한 등의 인권 침해 사례를 확인했다. A씨에게 엎드려뻗쳐를 시킨 뒤 발을 손으로 밟거나, 식고문(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행위)한 사실을 목격했다고 한다. A씨뿐만 아니라 가혹 행위 수준의 얼차려를 경험했다는 예비생도가 더 있었다. 폐쇄회로(CC)TV가 없는 생활관 내부 등에서 유격 체조 8번(온몸 비틀기) 등을 50회에서 100회 시키거나, 버피 테스트를 200개 시키고 욕설했다는 진술이 있었다. 나체로 목욕탕에서 얼차려를 받아 수치심을 느낀 사례도 있었다. 또 취침 시간 이후 개인 물품을 던지고 부수고 문을 발로 차서 소리치며 위협했다 등의 피해 진술이 있었다. 상당량의 빵과 음료를 일정 시간 내에 먹게 하고 이를 모두 먹지 못하는 경우 다음 날 밥을 먹지 못하게 했다는 진술이 다수 있었다. 욕설이나 모욕적 발언을 경험한 예비생도들도 여럿이었다. 생활실에서 동작이 느리다는 이유로 부모와 애인을 들먹이며 "너는 근본이 안 됐다. 역겹다" 등의 폭언을 들었다고 했다. "눈을 그렇게 뜨면 뽑아내겠다"라거나 "머리를 밟아서 터트려 죽여 버리기 전에 내려가라" 등의 말을 들었다고도 했다. 국가인권위는 관련자 징계와 함께 공군 참모총장에게 기초 훈련에 대한 특별 정밀 진단과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 국가인권위는 또 교육생 신분인 사관생도들이 민간인 신분의 예비생도들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군기 훈련을 하는 지금과 같은 교육 형태는 법령 위반의 소지가 크다고 봤다. 이에 국방부 장관에게 각 사관학교 입교 전 기초 훈련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인권 친화적 운영을 위한 근본 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국가인권위는 "기초 훈련 제도는 장교 양성이라는 사관학교의 목적을 고려할 때 교육적 필요성이 인정되지만, 강제 합숙, 생활 규율 등 병영 생활에 준하는 강도 높은 기본권 제한이 이루어지는 과정인 만큼 명확한 법적 근거를 갖고 실시돼야 한다"고 했다.
2026-04-09 1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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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독립운동가에 '파리장서운동' 이명균·장석영·유진태
국가보훈부가 '파리장서운동'에 참여했던 이명균(1968년 독립장)·장석영(1980년 독립장)·유진태(1993년 애국장) 선생을 올해 4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31일 보훈부에 따르면 파리장서운동은 1919년 3·1운동 후 프랑스 파리에서 강화회의가 열리자, 독립청원서를 전달해 한일강제병합의 부당함을 국제사회에 호소한 외교적 독립운동이다. 세 명의 선생은 파리강화회의에 제출할 장문의 독립청원서, 즉 '파리장서'를 작성하고 전국 유림 대표 137명의 서명을 받아 국제사회에 발송했다. 이 운동은 단순한 청원에 그치지 않고, 국제 여론을 활용하기 위한 외교독립운동의 성격을 띠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준비 과정에서 문서 작성, 서명자 모집, 전달 경로 확보 등 조직적 활동이 이뤄졌으며 관련 인물들은 일제 탄압으로 체포되고 투옥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이명균 선생은 광흥학교 설립 후원과 조선총독 암살 시도 등 적극적인 항일운동을 했고 장서운동 이후에도 조선독립후원의용단에서 활동하며 자기 재산을 처분해 독립자금을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체포돼 고문 후유증으로 순국했다. 장석영 선생은 파리장서 초안을 작성한 핵심 인물로, 이후 체포돼 옥고를 치렀고 출옥 후에도 항일운동에 지속해 참여했다. 유진태 선생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추진되던 장서운동을 연결해 통합을 이루는 역할을 했고, 해외 독립운동가와도 연계해 문서 전달을 지원했다. 이후 계몽운동을 펼치고 신간회에도 참여했다. 보훈부는 이달의 6·25전쟁 영웅에 김현일 공군 대위(참전 당시 중위)와 제임스 파워 칸 영국 육군 중령을 선정했다. 평안남도 평양에서 출생한 김현일 대위는 1949년 육군항공사관학교 제1기로 입교해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7월 공군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1953년 4월 강릉 제10전투비행전대 강릉전진기지에 배속돼 전투 임무에 투입됐다. 그는 첫 전투 출격 이후 동부전선 후방 차단 작전과 고성 351고지 근접 항공지원 작전에 참여해 중동부 전선 일대에서 유엔 공군과 함께 적군을 격파, 지상군 작전을 아군에 유리하게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 대위는 1953년 6월 13일 F-51D 전투기 편대 일원으로 출격했다가 전투기가 적 대공포에 피격되면서 전사했다.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1계급 특진하고 을지무공훈장을 추서했다. 제임스 파워 칸 중령은 1950년 11월 영국 제29여단 소속 글로스터 연대 제1대대장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1951년 4월 중공군이 대규모 춘계 공세를 시작했을 때 설마리에서 중공군 제63군의 공격에 맞서 치열한 방어전을 전개했다. 글로스터 대대는 수적 열세에도 사흘에 걸쳐 중공군의 파상 공세를 저지해 유엔군 주력부대의 철수를 엄호함으로써 전선 재정비 시간을 확보하고 유엔군이 서울 북방에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하도록 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영국 정부는 칸 중령의 공로를 인정해 1953년 10월 빅토리아 십자훈장을 수여했다. 한편 보훈부는 독립유공자 훈격 재조정과 관련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오는 4월 말께 개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4월 공청회에서 기준을 마련하고 공론화를 거쳐서 최소한 이의가 없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용 원광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1962년부터 본격적인 서훈이 이뤄졌을 당시 서훈 대상자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로 제한했고, 이마저도 독립운동에 관한 적극적인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원전 자료가 있어야 했다"면서 "당시 독립운동사에 대한 자료가 충분히 발굴되지 않아 참고할 자료가 충분치 않았고, 관련 연구도 미흡했기 때문에 개개인에 대한 평가에 대해 이론이 제기될 여지가 일부 있다"고 지적했다.
2026-03-31 1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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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AI 탑재 고속 무인표적기 개발 속도…2028년 실전 목표
[경제일보] 대한항공이 인공지능(AI)을 적용한 고속 무인표적기 개발에 본격 착수하며 국내 무인기 체계 고도화에 나선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군용 표적기 분야를 국산화하는 동시에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로의 확장 기반을 마련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아음속 무인표적기 국산화 개발 과제' 체계요구조건검토회의(SRR)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는 방위사업청을 비롯해 해군, 공군,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등 군과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체계요구조건검토(SRR)는 개발 초기 단계에서 요구 성능과 운용 개념을 확정하는 핵심 절차로, 향후 설계와 시험 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해당 사업을 수주한 이후 약 4개월간 기초 연구개발을 진행해 이번 단계에 진입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고속 무인표적기 체계 전반을 국산화하는 데 있다. 기체뿐 아니라 지상 조종·통제 장비, 발사대 등 운용에 필요한 핵심 구성 요소를 포함한 통합 체계를 구축해 해외 구매 장비를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군이 운용 중인 표적기 상당수가 외산 장비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를 고려하면, 공급망 안정성과 운용 효율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개발 중인 무인표적기는 아음속 영역에서 고속 비행이 가능한 기체로 설계되고 있다. 목표 성능은 마하 0.6 수준으로, 시속 약 735㎞에 해당한다. 고속 영역에서 안정적인 비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비행 제어 기술이 필수적이며, 대한항공은 기존 무인기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제어 기술과 설계 경험을 기반으로 이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개발 일정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대한항공은 내년까지 시제기 제작과 초도 비행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시험평가를 거쳐 오는 2028년까지 실전 운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완성도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군 전력화 시점은 2030년 초반이 목표다. 이번 무인표적기 개발에서 핵심 차별화 요소는 AI 기술 적용이다. 대한항공은 고도화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다수의 무인기를 동시에 운용하는 군집제어 기능과 임무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단순 표적 역할을 넘어 실제 작전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무인기 체계로 확장하기 위한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또한 임무별 장비를 교체할 수 있는 모듈형 구조가 적용된다. 센서와 임무 장비를 표준화된 방식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해 다양한 작전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동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정찰, 표적, 훈련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운용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같은 구조는 비용 측면에서도 영향을 미친다. 단일 기체를 다목적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어 신규 장비 도입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유지·보수 체계 역시 효율화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이번 사업을 차세대 공중전 개념과 연결하고 있다. 우리 군이 추진 중인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MUM-T)와 전투기 협업 무인기(SUCA) 개발에서 무인표적기가 시험 및 운용 기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군집 운용 기술은 향후 공중전 양상을 변화시키는 요소로 평가된다. 다수의 무인기가 동시에 작전을 수행하면서 탐지, 교란, 타격 등의 역할을 분산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무인표적기 개발 과정에서 이러한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국가 전략 자산인 고속 무인표적기 체계 국산화를 조기 완수해 우리 군의 전투력 강화와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26-03-26 09: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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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만든 배, 그리고 AI가 바꾼 전쟁
[경제일보] 지난 2일, 미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의 주장을 반박했다. 미국 항공모함이 격침됐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미군이 타격한 대상은 이란이 운용하던 드론 항모라는 설명이었다. 전쟁 초기 정보가 뒤섞인 상황에서 나온 이 메시지는 예상 밖의 사실 하나를 드러냈다. 이란이 해상 전력의 상징처럼 내세운 그 함정이, 과거 한국 울산에서 건조된 민간 컨테이너선이었다는 점이다. 전장은 무기의 성능을 가르는 곳이지만, 그 무기가 만들어진 배경까지 함께 드러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샤히드 바게리호의 전신은 2000년 한국에서 건조된 컨테이너선 ‘페라린’이다. 길이 240m에 이르는 중형 선박으로, 화물 적재와 장거리 항해를 전제로 설계됐다. 전투 상황에서의 방어력이나 생존성은 설계 단계에서 고려되지 않는다. 이 선박은 2020년대 초반 개조 과정을 거쳐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소속으로 편입됐다. 기존 자산의 용도가 완전히 바뀐 사례다. 새 군함을 건조한 것이 아니라 이미 보유한 상선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란은 이 함정을 드론 항모로 소개했다. 다만 전통적인 항공모함과는 성격이 다르다. 미국 항공모함은 전투기 운용을 중심으로 한 해상 공군 기지다. 항공기와 방어 체계, 호위 전력이 결합된 복합 전력이다. 반면 샤히드 바게리호는 상선 위에 비행 갑판을 추가하고 드론과 헬기를 운용하는 형태다. 운용 능력과 역할 범위 모두 제한적이다. 전투기를 지속적으로 운용하는 항모와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이름은 같지만 실제 기능은 다른 방향에 놓여 있다. 이 같은 선택은 이란이 처한 환경과 맞닿아 있다. 항공모함은 단순한 선박이 아니다. 항공기 운용 체계와 전자전 능력, 방어 시스템이 결합된 고난도 전력이다. 이를 구축하려면 장기간의 기술 축적과 산업 기반이 필요하다.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필요한 장비와 기술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이란이 선택한 길은 새로운 군함을 만드는 대신 기존 자산을 활용하는 방식이었다. 컨테이너선은 넓은 갑판과 단순한 설계를 갖고 있어 개조가 가능하다. 선체와 기관을 새로 만들 필요도 없다. 제한된 여건 속에서 현실적으로 택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전장은 선택의 이유보다 결과를 보여준다. 샤히드 바게리호는 개전 초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크고 속도가 느린 선박은 정밀 타격 환경에서 쉽게 노출된다. 상선을 기반으로 한 개조 함정은 방어력과 생존성에서 제약을 안고 있다. 군함처럼 피격 상황을 전제로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운용 자체는 가능하지만 지속적인 전투 환경에서 버티는 문제는 다른 차원이다. 이 차이가 전장에서 드러났다. 이 전쟁은 또 다른 변화를 함께 보여준다. 표적을 찾고 타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다. 위성 영상과 통신 감청, 신호 정보, 공개된 데이터가 결합되면서 방대한 양의 정보가 한 번에 분석된다. 이전에는 표적 하나를 결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우선순위가 정해진다. 이동 경로와 통신 패턴, 차량 식별 정보까지 함께 분석되면서 타격의 속도와 정밀도가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이란은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핵심은 저비용 드론의 대량 운용이다. 자폭 드론을 동시에 투입해 방공망의 대응 능력을 분산시키고, 이어 미사일 공격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개별 무기의 성능보다 수량과 타이밍에 무게를 둔 접근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고가의 요격 자산이 필요하다. 공격과 방어 사이에서 비용 차이가 발생하는 지점이다. 이러한 흐름은 전쟁의 지속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단기간에는 고성능 방공 체계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소모 속도와 생산 능력이 변수로 떠오른다. 저비용 무기를 반복적으로 투입하는 방식과 고비용 자산으로 대응하는 방식 사이의 간격이 점점 벌어진다. 전장의 양상이 단순한 화력 경쟁을 넘어 경제적 부담과 연결되는 모습이다. 샤히드 바게리호와 이번 전쟁에서 드러난 변화는 서로 다른 장면처럼 보이지만 한 흐름 위에 놓여 있다. 하나는 제재 속에서 선택된 전력의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이 끌어올린 전쟁의 속도다. 전장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이뤄지고, 기술을 앞세운 전력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지에 따라 전장의 모습이 달라진다. 이 사건은 한국과도 연결된다. 해당 선박은 한국에서 건조됐지만 군함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민간 선박이 다른 경로를 거쳐 군용으로 전환됐다. 동시에 중동에서는 한국산 방공 체계가 운용되고 있다. 서로 다른 경로를 통해 형성된 산업 결과물이 같은 전장에 등장한 셈이다. 글로벌 공급망이 전쟁과 이어지는 방식이 드러난 장면이다.
2026-03-19 07: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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