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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차세대 AI 서버 지연설…'1년 로드맵'에 첫 균열 오나
[경제일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서버 로드맵에 지연설이 제기됐다. 핵심은 칩 자체가 아니라 랙 내부를 연결하는 고난도 인쇄회로기판(PCB)이다. AI 반도체 경쟁이 GPU 성능을 넘어 서버 랙, 냉각, 광통신, 전력 인프라까지 묶인 시스템 경쟁으로 바뀌면서 제조 난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랙 시스템 ‘Kyber NVL144’ 출시가 12개월 이상 지연돼 2028년으로 밀렸다고 주장했다. 이 시스템은 차세대 AI 플랫폼 ‘Vera Rubin Ultra’와 함께 2027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PCB 미드플레인 제조 난항으로 일정이 늦어졌다는 설명이다. Kyber NVL144는 고성능 칩 144개를 하나의 랙 안에서 긴밀하게 연결해 단일 대형 컴퓨터처럼 작동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개별 GPU 성능보다 수백 개 칩을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해진다. 엔비디아가 랙 단위 시스템을 강조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세미애널리시스는 대안으로 거론됐던 ‘NVL72x2 백투백’ 구조도 취소됐다고 주장했다. 72개 칩으로 구성된 랙 두 개를 맞붙여 배치하는 방식이었지만,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특이한 설계와 운영 부담을 이유로 반발했다는 것이다. 광통신으로 여러 랙을 연결하는 NVL576 역시 기술적 난제로 지연되거나 소량 생산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루빈 울트라 칩 자체에 대한 주장도 나왔다. 세미애널리시스는 연산 다이 4개를 갖춘 고성능 버전이 취소되고 2개 다이 기반 모델만 남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역시 엔비디아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내용은 아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 측은 로드맵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엔비디아가 AI 인프라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만큼 차세대 랙 시스템 지연은 클라우드 사업자의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과 공급망 업체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단기 매출의 중심은 블랙웰과 루빈 초기 제품군인 만큼 Kyber 지연설이 당장 엔비디아의 지배력을 흔들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지연설이 사실이라면 반사이익은 AMD와 구글, 맞춤형 AI 반도체 진영에 돌아갈 수 있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은 엔비디아 공급 일정이 불확실해질수록 AMD GPU나 구글 TPU, 자체 ASIC 활용을 늘릴 유인이 커진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가 수십조원 규모로 커진 상황에서는 단일 공급자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더 강해질 수 있다. 더 큰 의미는 엔비디아의 ‘매년 새 플랫폼’ 전략이 제조 현실과 충돌하고 있다는 점이다. GPU 성능이 높아질수록 전력 소비와 발열, 연결 구조, 냉각 비용도 함께 커진다. 차세대 AI 서버는 더 이상 칩을 많이 꽂는 문제가 아니다. PCB, 고속 인터커넥트, 액체냉각, 광통신, 전력 설계가 모두 동시에 풀려야 한다. 한편 엔비디아 지연설은 AI 산업의 병목이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보여준다. 모델은 더 커지고 데이터센터는 더 뜨거워지며 서버 랙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칩 설계의 승자가 곧 시스템 제조의 승자라는 보장은 없다. 엔비디아가 공식 로드맵을 지켜내느냐, 아니면 제조 난도가 속도를 늦추느냐에 따라 AI 인프라 시장의 다음 경쟁 구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2026-07-07 07: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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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독주 끝?…AI주 수혜, 전력·부품으로 번진다
[경제일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증시 자금이 반도체 대형주에서 전력기기·기판 등 인프라·부품 기업으로 이동하며 국내 산업 지형이 재편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흐름을 타고 전력기기와 정보기술(IT) 부품 종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에 시장을 주도하던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흐름에서 벗어나 전력 인프라와 부품 기업으로 수혜 축이 확장되는 양상이다. 실제 코스피가 6000선을 재돌파한 이후 상승 구간에서 기계장비 업종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IT와 반도체 업종이 뒤를 이었다. 특히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전력기기 기업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주가 상승을 나타냈다. IT 업종 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보다 LG이노텍, 삼성전기 등 기판·부품 기업의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나며 투자심리가 후공정 영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확인된다. 이 같은 변화는 AI 산업 구조 자체가 확장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이 급증하면서 전력 소비가 폭증하고 이에 따라 변압기·전력제어장치 등 전력 인프라 수요가 동반 확대되고 있다. 동시에 고성능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기판·패키징 등 부품 수요도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AI 산업의 성장 제약 요인이 반도체에서 전력과 부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성능 칩 확보 경쟁에 이어 이를 실제로 구동할 전력망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능력이 AI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 실적 역시 이러한 흐름을 뚜렷하게 반영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3766억원, 영업이익 12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와 45% 증가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북미 매출이 약 3000억원으로 1년 새 80% 급증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효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매출 1조3582억원, 영업이익 1523억원을 기록해 각각 26%, 48% 증가했으며 분기 기준 최대 신규 수주(4조1745억원)를 확보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대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1분기 매출 1조365억원, 영업이익 2583억원으로 각각 2.1%, 18.4% 증가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인 약 2조65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기록하고 수주잔고도 11조원대로 확대되며 향후 실적 가시성을 높였다. 이들 전력기기 빅3는 북미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확대에 힘입어 수주잔고가 수조원 단위로 쌓이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맞물려 초고압 변압기 등 전력 설비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IT 부품 업종 역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 등 주요 기판·부품 기업은 AI 서버용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를 기반으로 두 자릿수 이익 성장세가 예상되며 2분기 이후 본격적인 수요 반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2분기 이후가 '실적 검증 국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가 이미 기대를 선반영한 만큼 실제 수주와 실적이 이를 뒷받침할지가 향후 흐름을 가를 관건으로 꼽힌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기업분석 리포트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며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수주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AI 관련 설비 투자 규모 확대에 힘입어 전력기기 수요 강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 증가 속도에 비해 생산능력이 제한적인 만큼 공급 제약 요인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고 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기업분석 리포트에서 "AI 서버와 전장 수요 확대에 따라 MLCC와 FC-BGA 등 고부가 부품의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FC-BGA는 가격 인상이 반영되기 시작했고 하반기 추가 상승도 예상되는 등 수요 확대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번 사이클에서 과거 최고 수준의 수익성 회복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2026-05-04 15:5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