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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길고 긴 싸움 끝났다…KDDX 선도함 건조 최종 확정
[경제일보] 2년 넘게 이어진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의 주도권 경쟁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 한화오션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되면서 장기간 표류했던 KDDX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이번 선정은 단순한 선도함 1척 건조를 넘어 향후 한국 해군의 차세대 전력과 국내 특수선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전날 방위사업청으로부터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음을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11일 업체 선정평가에서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잠정 선정된 이후 HD현대중공업의 이의신청 절차까지 모두 마무리되면서 최종 선정이 확정됐다. 계약금액과 계약기간은 향후 정부와 협상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KDDX는 총사업비 약 7조8000억원을 투입해 한국 해군의 차세대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이 가운데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비는 약 8820억원 규모다. 기존 구축함보다 향상된 탐지·지휘·전투 능력을 갖춘 첫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으로, 통합전기추진체계(IEPS)와 첨단 전투체계, 자동화 기술 등이 집약되는 국내 함정 산업의 대표 프로젝트로 꼽힌다. 이번 사업은 원래 지난해 사업자 선정이 완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본설계 단계에서 불거진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공정성 논란, 법적 공방이 이어지면서 사업이 2년 이상 지연됐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경쟁입찰을 다시 진행했고, 현장실사와 기술·가격 평가를 거쳐 지난달 한화오션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HD현대중공업이 제기한 이의신청을 검토한 끝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한화오션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최종 확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국내 최대 수상함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게 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KDDX는 단순한 함정 건조 사업이 아니라 향후 한국 해군의 핵심 전력 확보와 국내 함정 기술 발전을 동시에 이끌 사업으로 꼽힌다. 사업 지연이 길어질수록 전력화 일정은 물론 국내 특수선 산업 경쟁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화오션은 이번 사업을 위해 10여 년간 관련 기술 개발을 이어왔다. 대우조선해양 시절인 2012년 KDDX 개념설계를 수행하며 통합전기추진체계와 통합마스트, 통합네트워크, 병력절감 자동화 기술 등 핵심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신개념 함정 설계와 함정 생존성 향상 기술 등에 대한 자체 연구개발을 지속하며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준비해 왔다. 지난해에는 자체 기본설계한 '차세대 전략수상함'으로 영국 로이드 선급(Lloyd's Register)의 기본설계 인증(AiP)을 획득했다. 차세대 전략수상함에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와 레이저 무기, 자폭드론 대응 다층 방어체계, 자동화·무인화 기술 등이 적용돼 미래 해군 작전환경을 고려한 기술력이 반영됐다. 이번 선정은 한화오션의 특수선 사업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선도함 건조 경험은 향후 후속 함정 사업뿐 아니라 해외 함정 수출 과정에서 중요한 실적(레퍼런스)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최근 캐나다와 중동,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해외 함정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KDDX 사업 수행 경험이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완료된 단계로, 계약금액과 계약기간 등 세부 계약 조건은 정부와의 협상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한화오션은 최종 계약이 체결되는 시점에 관련 내용을 다시 공시할 예정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첨단 함정 기술력과 사업 수행 역량을 바탕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만큼 정부와 협상에 성실히 임해 사업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2026-07-02 11: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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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확보전' 속도 내는 정부…해상풍력 55GW 입찰 로드맵 공개
[경제일보]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전력 확보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자 2035년까지 55기가와트(GW)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자 입찰을 추진하기로 했다. 30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해상풍력 업계 간담회를 열어 ‘해상풍력 중장기 입찰 이행안’을 공개했다. 2026년부터 2035년까지 10년간의 연도별 입찰 물량과 제도 운영 방향을 제시한 첫 중장기 입찰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이행안에서 10년간 총 55GW 규모의 해상풍력 입찰 물량을 제시했다. 매년 4GW 이상을 공고하는 수준으로, 영국과 독일, 네덜란드 등 해상풍력 선도국의 연간 입찰 계획 물량에 준하는 규모다. 특히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은 총 28GW 수준의 물량을 우선 공고할 방침이다. 해상풍력은 터빈을 설치할 수 있는 해역(수심, 해저 지형, 풍속 조건 등)과 어업·항로·군사구역 등과의 이용 조정이 필요한 바다 공간, 그리고 송전망 용량을 함께 필요로 하는 대규모 전원이다. 개발과 인허가, 금융조달, 시공, 운영까지 장기간이 걸리는 데다 터빈, 하부구조물, 전력케이블, 항만, 설치선박 등 공급망 투자도 선행돼야 한다. 업계가 장기 입찰 로드맵을 요구해 온 이유다. 입찰 제도는 당분간 투트랙으로 운영된다. 정부는 기존 고정가격 경쟁입찰을 2033년까지 총 31GW 규모로 유지하고, 해상풍력 특별법에 따른 발전지구 경쟁입찰은 2029년 하반기 2GW 규모로 시작할 계획이다. 이후 2030년까지 연간 2GW, 2031년부터 2035년까지는 매년 4GW씩 공고해 총 24GW 규모로 추진한다. 이는 기존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계획입지 기반의 발전지구 경쟁입찰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대규모 입찰 물량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최소 2대 1 이상의 유효 경쟁률을 유도해 해상풍력 계약단가를 낮춘다는 구상이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은 “해상풍력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전원”이며 “정부가 중장기 입찰 물량을 제시함으로써 사업자와 금융기관, 공급망 기업의 예측 가능성과 투자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해상풍력 확대 계획은 현재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앞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전남해상풍력1단지, 낙월해상풍력, 신안우이해상풍력, 안마해상풍력, 완도금일해상풍력, 태안해상풍력, 반딧불이 부유식해상풍력 등이 2030년까지 준공 예정 프로젝트로 언급됐다. 이번 로드맵은 단순한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넘어 첨단산업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원 확보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026-06-30 17: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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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수주전 2막 열린다…1지구 시공사 선정 뒤 2·3·4지구 판세 요동
[경제일보]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수주전이 1지구의 시공사 선정을 기점으로 다음 국면에 들어가고 있다. GS건설이 1지구 시공권을 확보하며 첫 단추를 끼운 가운데 2지구와 3지구의 시공사 선정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한강변 핵심 입지를 둘러싼 대형 건설사들의 물밑 경쟁이 남은 구역으로 확산는 분위기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총 4개 지구 가운데 1지구만 시공사 선정을 마친 상태다. 2지구는 이달 말 시공자 선정 공고를 준비 중이고 3지구에서는 삼성물산이 글로벌 설계사와의 협업을 공개하며 먼저 움직였다. 4지구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경쟁입찰이 성립됐지만 입찰 조건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 한강변을 따라 추진되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다. 서울숲과 한강, 성수동 상권을 함께 끼고 있어 완공 이후 성수 한강변 주거 지형을 바꿀 사업지로 꼽혀 왔다. 압구정과 여의도, 목동과 함께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로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서 1지구에서는 GS건설이 지난달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권을 확보했다. 1지구 결과가 확정되면서 남은 구역의 입찰 조건과 건설사 참여 여부에도 시선이 옮겨가고 있다. 먼저 성수2지구 재개발조합은 이달 말 시공자 선정을 위한 공고를 낼 예정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입찰 절차를 거쳐 오는 10월 중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성수2지구는 성동구 성수2가1동 506번지 일대 13만1980㎡ 부지에 지하 5층~지상 최고 65층 규모 아파트 2609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조합이 책정한 총공사비는 약 1조7846억원이다. 2지구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DL이앤씨다. 압구정5구역 패배와 함께 올해 들어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가 없는 상황에서 2지구는 수주 실적 반등을 노릴 수 있는 주요 사업지로 거론된다. IPARK현대산업개발도 입찰 조건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본입찰 참여 여부는 공사비와 입찰 보증금, 금융 조건, 조합 요구사항 등을 확인한 뒤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만큼 건설사들이 사업성을 따져 선별적으로 입찰에 나서는 흐름도 변수다. 바로 옆 3지구에서는 삼성물산이 먼저 글로벌 설계 협업 카드를 꺼냈다. 삼성물산은 성수3지구 재개발 사업을 한강 북단 하이엔드 랜드마크로 조성하기 위해 영국 글로벌 건축설계사 포스터+파트너스와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시공사 선정 절차가 본격화하기 전부터 설계 경쟁력을 앞세워 조합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성수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일대 11만4193㎡ 규모로 추진되는 재개발 사업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단독입찰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물산은 단순 외관 설계를 넘어 초기 기본설계 단계부터 단지 배치와 공간 구조, 조망 계획을 함께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성수3지구는 한강과 맞닿은 면이 제한적인 만큼 조망권 확보가 설계 경쟁력의 핵심으로 거론된다. 한강 조망과 채광, 프라이버시를 동시에 고려한 설계를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4지구는 지난달 26일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경쟁입찰이 성립됐지만 롯데건설의 이주비 제안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번 입찰에서 기본 이주비와 추가 이주비의 담보인정비율 100%, 조합원 최저 이주비 20억원을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이 조건이 개별 조합원의 담보가치 총액을 초과하는 제안을 할 수 없도록 한 입찰지침에 어긋난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성동구는 성수4지구 조합에 보낸 공문에서 롯데건설의 조합원 최저 이주비 제안이 입찰지침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법리 검토 의견을 회신했다. 다만 최종 판단은 조합 절차에 따라 이뤄질 전망이다. 성동구가 위반 여부를 확정한 것은 아닌 만큼 조합의 법률 검토와 대의원회 판단이 향후 시공사 선정 절차의 변수가 될 수 있어 보인다. 성수4지구는 성수동2가 1동 일대 약 8만9828㎡ 부지에 지하 6층~지상 최고 64층, 1439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총공사비는 1조3628억원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지구별 사업 규모와 입지 조건, 조합 상황이 모두 달라 수주전 양상도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며 “1지구 시공사 선정 이후 2·3·4지구가 각기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만큼 입찰 공고와 조합 판단, 경쟁사 참여 여부가 향후 성수 수주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12 09: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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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HD현대중공업 KDDX 가처분 기각…방사청 손 들어줬다
[경제일보]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기본설계 자료 공유와 관련해 법원이 방위사업청의 손을 들어줬다.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는 HD현대중공업이 방사청을 상대로 낸 KDDX 기본설계 제안요청서 배포 및 자료 공유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KDDX는 우리 해군이 추진하는 차기 구축함 사업이다. 총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대형 방산 사업이다. 선체뿐 아니라 이지스 체계까지 국내 기술로 만드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번 갈등은 KDDX 사업을 누가 맡을지를 정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국내 특수선 분야의 대표 업체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KDDX 수주를 두고 오랜 기간 경쟁해왔다. 사업 초기에는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맡았다. 개념설계는 배의 기본 방향과 큰 틀을 잡는 작업이다. 어떤 임무를 수행할 배인지, 크기와 성능은 어느 정도가 필요한지 등을 정하는 단계다. 기본설계는 그보다 한 단계 더 구체적이다. 실제 함정을 어떻게 만들지, 주요 장비와 구조를 어떻게 배치할지 등을 설계하는 과정이다. 통상 이런 사업에서는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가 이후 선도함 건조까지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사업은 중간에 논란이 생겼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한화오션의 개념설계 자료를 촬영·유출해 유죄를 받은 사건 때문이다. 이 사건 이후 방사청은 특정 업체와 바로 계약하는 방식이 아니라, 경쟁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방사청은 지난해 12월 KDDX 사업자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정하겠다고 결정했다. 문제는 입찰 준비 과정에서 나왔다. 방사청은 KDDX 기본설계 제안요청서를 지명경쟁 대상자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배부할 예정이었다. 제안요청서는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사업 내용을 이해하고 제안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문서다. HD현대중공업은 이 과정에서 반발했다. 자신들이 수행한 기본설계 결과물 일부에는 최신 공법, 신기술, 제품 사양 등 회사의 영업비밀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자료가 경쟁사인 한화오션에도 제공되면 입찰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심각한 불공정 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24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은 본격적인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에, 당장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막아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절차다.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이 기본설계 제안요청서를 배포하거나 관련 자료를 공유하지 못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HD현대중공업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결정으로 방사청은 기존 절차에 따라 KDDX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방사청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번 결정은 무기체계 연구개발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정부 소유자료 등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적법성과 공정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적법하게 KDDX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유감을 나타냈다. 회사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당사의 중요한 영업 비밀이 경쟁사로 넘어갔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다. 국가 사업의 공정성이 크게 훼손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방사청이 KDDX 사업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계속 진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HD현대중공업이 요구한 자료 배포 금지가 받아들여졌다면 입찰 절차에 차질이 생길 수 있었다. 그러나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방사청은 관련 절차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기본설계 자료를 어디까지 공유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남아 있다. 방사청은 정부 소유자료 제공 절차의 적법성과 공정성을 인정받았다는 입장이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 자료 안에 회사의 중요한 영업비밀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KDDX 사업은 다시 입찰 절차를 밟게 됐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사업 추진에는 힘이 실렸지만, 설계자료 공개 범위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6-05-08 1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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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주택' 오명 벗을까…정부, 지역주택조합 규제 손질 나섰다
[경제일보] 국토교통부가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토지 확보 기준을 낮추고 업무대행업체 관리 장치를 강화하는 제도 개편에 나섰다. 사업 지연과 분쟁이 반복되며 이른바 ‘지옥주택’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지역주택조합 제도를 정비해 주택 공급 기능을 회복하겠다는 취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사업 승인 요건 완화, 공사비 검증 강화, 정보 공개 확대, 대행업체 등록제 도입 등이다. 공급 확대와 소비자 보호를 동시에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가장 큰 변화는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이다. 현재 지역주택조합은 사업계획 승인을 받기 위해 전체 사업부지의 95% 이상 소유권을 확보해야 한다. 일반 주택건설사업의 80% 기준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토부는 이를 80%로 낮춰 일반 사업과 기준을 맞추기로 했다. 정부는 이 조치로 사업 추진 기간이 약 1년 단축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618개 지역주택조합 현장 가운데 절반 이상이 조합원 모집 신고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초기 사업 정체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개편의 배경에는 지역주택조합 사업 특유의 구조적 한계가 있다. 지역주택조합은 무주택자나 일정 요건을 갖춘 실수요자가 조합을 꾸려 토지를 확보한 뒤 직접 주택을 공급받는 방식이다. 일반 분양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아 왔지만, 토지 매입 지연과 사업비 증가, 조합 운영 불투명성 등으로 피해 사례도 반복돼 왔다. 정부는 이른바 ‘알박기’ 문제를 줄이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사업 부지 내 일부 토지 소유자가 과도한 가격을 요구하며 사업 전체를 지연시키는 사례가 이어졌다는 판단에서다. 업무대행사 등이 보유한 토지에 대해서는 보유 기간과 무관하게 매도청구권을 인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원주민의 재정착을 위한 조합원 자격 기준도 일부 완화된다. 사업지 내에서 2년 이상 주택을 보유하고 1년 이상 거주한 토지 소유자에게는 기존 전용면적 85㎡ 이하 1주택 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투기 수요 유입을 막기 위해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 요건은 유지한다. 공사비 증액 문제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착공 이후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자주 발생해 왔다. 앞으로 시공사가 최초 공사비보다 5% 이상 증액을 요구할 경우 한국부동산원 등 전문기관의 검증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시공사 선정 방식도 바뀐다. 경쟁입찰을 의무화해 수의계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투명성을 줄이고, 조합이 시공사와 공동 시행하지 않더라도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사업 주체로서 조합의 권한을 확대하는 방향이다. 조합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정보 공개 기준도 구체화된다. 지금까지는 법 규정이 포괄적이어서 조합이 주요 자료 공개 범위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누락하는 사례가 있었다. 앞으로 조합원이 정보 공개를 요청하면 공개 대상 자료를 보다 명확히 특정하도록 제도가 보완된다. 업무대행업체에 대한 등록제 도입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역주택조합 시장에서는 일부 대행사가 과장 광고, 자금 관리 부실, 사업성 허위 설명 등으로 논란을 빚어 왔다. 앞으로는 자본금, 전문인력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한 업체만 조합 업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해 시장 진입 문턱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지역주택조합 제도 개선에 나선 배경에는 공급 확대 필요성도 있다. 현재 전국에서 약 30만 가구 규모의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추진 중이며, 수도권이 10만 가구, 서울이 약 5만 가구를 차지한다. 재건축·재개발과 함께 도심 주택 공급의 한 축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다만 제도 개선이 곧바로 시장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있다. 토지 확보 기준 완화는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반대로 토지 매입 리스크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사비 검증 절차 역시 운영 방식에 따라 사업 기간을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집행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중앙정부 제도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 역량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조합 운영 실태 점검, 허위 광고 단속, 회계 관리 감독이 병행되지 않으면 제도 개편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대책은 지역주택조합을 없애는 대신 관리 가능한 제도로 재정비하겠다는 정부의 선택으로 읽힌다. 공급 수단으로 활용하되 반복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접근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법 개정 속도와 현장 적용 과정이 제도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2026-04-21 07:5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