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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정책 참사" 주장에 국토부 반박…전세난 원인 놓고 충돌
[경제일보] 전월세 시장 불안을 둘러싸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책임 공방이 커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전세 매물 감소와 전월세 가격 상승을 두고 정부 정책 실패를 지적하자 국토부는 현재 전월세 불안의 주된 원인이 과거 착공 감소와 임대차 시장 구조 변화에 있다고 반박했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세 매물 감소와 전월세 가격 상승을 두고 “서민의 주거 사다리가 무너진 정책 참사”라고 밝혔다. 전세 소멸 현상을 자연스러운 시장 변화로 볼 것이 아니라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초래한 결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 시장은 현재 서울 전세난의 원인을 수요 변화보다 공급 감소에서 찾았다.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에 따른 실거주 의무 강화, 대출 규제, 다주택자 압박 등이 전세 공급자를 시장 밖으로 밀어냈다는 것이다. 전세를 공급하던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역할이 줄어들면서 무주택 임차인이 한정된 매물을 두고 경쟁하게 됐다는 논리다. 주택 구매 여건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오 시장은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3억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 수준에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를 대체할 매매 사다리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세시장 축소를 정상화 과정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이에 국토부는 11일 설명자료를 내고 전월세 가격 상승 원인을 서울시가 제기한 규제 문제만으로 볼 수 없다고 맞섰다. 국토부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건설공사비 급등으로 주택 착공이 크게 줄었고 이 여파가 최근 입주물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착공 물량은 10년 평균 4만호 수준이었지만 2023년 2만7000호, 2024년 2만2000호, 2025년 2만7000호로 줄었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입주물량도 각각 2만7000호, 1만7000호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아파트 역시 10년 평균 착공 물량 18만5000호에 비해 작년 15만3000호에 그쳤다. 국토부는 전세의 월세화 역시 단기 정책만의 결과가 아니라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라고 봤다. 1인 가구 증가와 전세사기 여파에 따른 임차인의 월세 선호가 맞물리면서 수도권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은 2020년 35.3%에서 지난해 47.2%로 올랐고 비아파트는 같은 기간 42.8%에서 73.5%까지 상승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가 주택공급 인허가권과 재개발·재건축 관련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월세 가격 상승의 전후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중앙정부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재 필요한 것은 책임 공방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을 통한 공급 확대라는 것이다. 정부는 공급 확대 대책도 이미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수도권 135만호 착공 계획을 담은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고 올해 1월에는 수도권 도심 6만호 공급 계획을 포함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내놨다.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공급 속도 제고와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 공모, 도심 유휴부지와 노후 공공임대 정비 등도 후속 조치로 제시했다. 비아파트 공급 확대도 전월세 안정 대책의 한 축으로 내세웠다. 정부는 2026년부터 2027년까지 수도권 9만호 규모 매입임대 공급과 규제지역 내 신축 매입임대 무제한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도 2030년까지 11만호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공방은 전세시장 불안을 바라보는 양측의 관점 차이를 보여준다. 오 시장은 규제와 대출 제한이 전세 공급을 위축시켰다고 보고 있고 국토부는 과거 착공 감소와 임대차 시장 구조 변화가 현재 전월세 가격 상승의 핵심 배경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전월세 시장 불안은 착공 감소와 월세화 흐름, 규제에 따른 전세 공급 위축이 맞물린 결과에 가깝다. 국토부와 서울시가 서로 다른 원인 진단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이 체감하는 문제는 결국 공급 부족과 임차 부담 증가다. 양측의 공방이 길어질수록 전월세 안정 대책의 속도도 늦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정책 조율이 하반기 주택시장 관리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26-06-13 12:00:00
부동산 침체에 공사비 상승까지…미분양이 늘어나는 이유
[경제일보] 부동산 시장의 온도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 거래는 줄었고 분양 시장도 기대만큼 움직이지 않는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최근 6만6000가구를 넘어섰다. 이미 준공을 마친 뒤에도 팔리지 않은 이른바 준공 후 미분양도 2만9000가구에 가까워졌다. 숫자만 보더라도 시장의 흐름이 이전과는 달라졌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 현상을 단순히 수요 감소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건설 공사비가 크게 상승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이후 약 30% 가까이 올랐다. 철근과 시멘트 같은 핵심 건자재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인건비 부담도 계속 높아졌다. 건설 현장에서 체감하는 비용 환경은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 공사비 상승은 분양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공사비가 오르면 분양 가격 역시 상승 압력을 받는다. 분양 가격이 높아질수록 수요는 위축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최근 분양 시장에서 나타나는 미분양 확대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해하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여기에 국제 정세라는 또 다른 변수도 등장했다. 중동에서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가 단기간에 크게 움직였다.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 통로로 알려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도 이어지고 있다. 원유와 LNG 운송의 상당 부분이 이 지역을 통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유가 상승은 건설 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시멘트와 철강 생산에는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아스팔트 생산 역시 원유 가격과 밀접하다. 건설 장비의 연료비와 자재 운송비도 에너지 가격 변화와 연결된다. 국제 원자재 시장의 움직임이 건설 현장의 비용으로 이어지는 배경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가격 상승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부 중동 지역의 생산 차질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이다. 금속 가격이 상승하면 건설 자재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전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한 방향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에너지 시장을 거쳐 다양한 산업으로 파급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건설업계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과거처럼 공급 확대 경쟁에 나서기보다는 사업성을 먼저 따지는 분위기가 읽힌다.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분양 시기를 늦추거나 착공을 미루는 사례가 나타난다. 일부 사업장은 사업 계획 자체를 다시 검토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주택 공급은 단기간에 늘거나 줄지 않는다. 인허가와 착공을 거쳐 실제 입주까지 수년이 걸린다. 현재 나타나는 공급 조정은 몇 년 뒤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변수는 금리와 수요만이 아니다. 원자재 가격과 국제 정세도 영향을 준다. 최근 중동에서 시작된 긴장은 이러한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국제 원자재 시장의 움직임이 건설 현장의 비용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나타났다. 지금 나타나는 미분양 증가와 공사비 상승을 단순한 경기 변화로 볼 것인지 아니면 시장 환경의 변화로 볼 것인지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분양 시장의 숫자와 국제 원자재 시장의 움직임이 동시에 변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미분양 통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시장의 기대와 비용 환경이 함께 반영된 결과다. 최근 나타나는 흐름은 부동산 시장을 바라볼 때 국내 요인뿐 아니라 국제 경제 환경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2026-03-06 09: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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