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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AEO 최고등급 'AAA' 유지…글로벌 통관 경쟁력 입증 外
[경제일보] 셀트리온은 관세청이 주관하는 수출입안전관리우수업체(AEO) 갱신심사에서 최고 등급인 ‘AAA’를 유지했다고 14일 밝혔다. 셀트리온은 인천본부세관에서 열린 공인증서 수여식에서 수출·수입 두 부문 모두 AAA 등급을 획득했다. AEO는 법규 준수, 내부통제, 재무건전성, 안전관리 등을 종합 평가하는 국가 공인 제도로 글로벌 공급망 관리 역량을 판단하는 지표다. 전체 인증 기업 중 AAA 등급은 20곳에 불과하며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유일하다. 이번 심사에서 셀트리온은 고도화된 내부통제와 안전관리 체계를 인정받았다. 특히 통관 적법성과 FTA 관리 등을 사전에 점검하는 ‘통합 자율점검 시스템’을 운영하며 글로벌 공급망 관리 역량을 강화해 왔다. 해당 시스템은 한-영국 AEO 상호인정약정(MRA) 협력 과정에서 우수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2021년 첫 AAA 등급 획득 이후 이번 갱신을 통해 2030년까지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AAA 등급 유지로 수출입 서류 제출 및 물류 검사 면제(무작위 제외) 등 혜택을 지속하며 통관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특히 온도 관리가 중요한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물류 리드타임 단축 효과가 기대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통관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시지메드텍·시지바이오, 지방 유래 ECM으로 바이오소재 확대 시지메드텍과 시지바이오는 세포외기질(ECM) 플랫폼 기술을 지방조직 분야로 확장하고 인체 유래 지방 기반 의료용 바이오소재 개발 및 글로벌 사업화를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핵심은 특정 조직이 아닌 다양한 인체조직에 적용 가능한 ECM 플랫폼 기술이다. 양사는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세포 성분을 제거하고 조직 재생에 필요한 고순도 ECM만을 분리·정제하는 기술을 확보해 피부, 지방, 어류 등 다양한 소재를 의료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 ECM은 세포 주변에서 조직 구조를 지지하고 세포 성장과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체기질이다. 이를 기반으로 재건 및 연조직 보완 등 다양한 의료 분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지방 유래 ECM은 인체 지방조직에서 세포를 제거한 뒤 남은 ECM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양사는 국제 기준(AATB 인증 조직은행 등)에 부합하는 공급망을 통해 원료를 확보하고 원료 추적 및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해 안정적인 제품 개발에 나선다. 적용 분야는 재건·연조직 보완뿐 아니라 메디컬 에스테틱까지 확대된다. 다양한 임상 목적에 맞춰 물성, 제형, 용량 등을 최적화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역할 분담도 명확하다. 시지바이오는 원천기술과 연구개발을 시지메드텍은 제품기획, 인허가, 생산 및 사업화를 맡는다. 양사는 연구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통합 밸류체인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캠퍼스, 노보팩토리, 리젠허브 등 그룹 내 인프라를 활용해 연구·생산 전주기 체계를 운영한다. 이번 사업은 2027년 시행 예정인 '폐기물관리법' 개정에 따라 인체 유래 지방의 의료적 활용이 가능해지는 제도 변화에 맞춰 추진된다. 양사는 이에 맞춰 제조공정, 품질관리, 인허가 전략 등을 구체화하고 법 시행 이후 본격적인 상용화 검증에 나설 계획이다. 향후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지방 유래 ECM 기반 제품이 상용화된 만큼 기술성과 사업성이 검증된 분야로 평가된다. 유현승 시지바이오·시지메드텍 대표는 “지방조직으로의 플랫폼 확장을 계기로 재건과 에스테틱 분야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다. ◆유한양행, ‘버들장터’서 장마철 기획전…최대 69% 할인 유한양행은 장마철을 맞아 공식 온라인몰 ‘버들장터’에서 위생·컨디션 관리를 돕는 기획전을 오는 31일까지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기획전은 세균·냄새 관리와 수분 케어에 유용한 제품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최대 69%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주요 상품으로는 ‘해피홈 파워캡슐 세탁세제’, ‘더마푸라민’, ‘해피홈 살충제’, ‘암앤해머 베이킹소다’, ‘유한락스’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비 오는 날에 참여 가능한 ‘Lucky Rainy Day 룰렛 이벤트’를 통해 최대 70%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쿠폰도 이달 31일까지 사용 가능하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장마철에도 쾌적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상품과 혜택을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계절에 맞춘 기획전으로 합리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14 11: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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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GA 재본격화… 미국 조선 재건 누가 이끄나
[사진=ChatGPT] [경제일보] 미국 조선업 재건을 둘러싼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의 경쟁이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과 통상 불확실성으로 한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미국 정부의 정보요청(RFI)을 계기로 실무 검토 단계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RFI로 본격화된 한미 조선 협력 1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방부와 해군은 국내 조선사들에 전투함과 급유함 건조·설계 역량을 묻는 RFI를 보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전투함 관련 역량을 미 국방부에 전달했고, 미 해군의 중형급 급유함 RFI에는 삼성중공업까지 포함해 국내 조선 3사가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RFI는 곧바로 발주를 뜻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 정부가 한국 조선사의 건조 실적, 설계 인력, 연간 생산능력, 현지 협력 구도 등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는 발언과 맞물리면서 마스가가 구호를 넘어 실제 사업 검토 단계로 진입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마스가는 미국 조선업 재건을 목표로 한 한미 제조업·안보 협력 프로젝트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해 4월 ‘미국 해양 지배력 회복’ 행정명령을 통해 조선업과 해양 산업, 관련 인력 기반을 되살리는 것이 국가안보와 경제 번영을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한국 조선업에 손을 내미는 배경에는 중국과의 조선 역량 격차가 있다. 미국은 해군력과 상선 건조 능력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하지만, 자체 조선소만으로는 단기간에 생산능력을 회복하기 어렵다. 한국 조선사들이 보유한 설계·건조·공정관리 역량이 미국 조선 재건의 현실적인 보완재로 떠오른 이유다. 조선 3사 전략 경쟁 본격화 가장 앞서 있는 곳은 한화오션이다.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과 함께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현지 거점을 확보했다. 한화는 2024년 필리조선소 인수에 1억 달러를 투자했고, 이후 시설과 인력, 생산능력 개선을 위한 추가 투자도 진행해왔다. 한화오션의 강점은 ‘미국 안에 있는 조선소’와 ‘한국의 함정 건조 역량’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화는 미 해군 함정 발주와 관련한 법·제도 개정 흐름을 주시하면서, VARD, 한화필리조선소, 한화디펜스USA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사업에 참여하는 등 주요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국의 건조 역량과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비용·납기·정책 리스크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미국 해양방산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만 현재까지 한화오션의 미 함정 MRO는 군수지원함을 중심으로 진행돼왔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는 관련 규제 내에서 수행이 가능한 MRO 사업을 다각도로 검토 및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한 만큼 향후 법·제도 변화에 따라 MRO와 신조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함께 열어두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방산 조선사와의 협력망을 넓히는 방식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2024년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해 향후 5년간 미 해군과 해상수송사령부 소속 함정 MRO 사업 입찰 자격을 확보했고, 이후 미 7함대 소속 4만1000톤급 화물보급함 ‘앨런 셰퍼드’함과 ‘세사르 차베즈’함 정비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함정 건조 비용과 납기 개선, 조선소 디지털화, 공정 자동화, 로봇·AI 도입, 생산인력 교육, 기자재 공급망 참여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GE에어로스페이스, L3해리스, 안두릴, ABS 등과의 협력까지 감안하면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현지 조선소를 직접 보유한 한화오션과 달리 미국 방산·기술·선급·기자재 기업을 촘촘히 묶는 네트워크형 전략에 가깝다. 삼성중공업은 급유함과 군수지원함 분야에서 미국 시장 접점을 넓히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제너럴다이내믹스 산하 미국 조선사 나스코와 차세대 군수지원함 기본설계 사업에 참여했고, 미국 비거 마린 그룹과는 미 해군 MRO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LNG선과 해양플랜트, 자동화 조선소 기술에서 강점을 가진 만큼 전투함보다 지원함과 상선 성격의 군수 분야에서 역할을 찾는 구도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전투함 사업을 해온 회사는 아니기 때문에 전투함보다는 급유함이나 군수지원함 쪽에서 역할을 찾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군수지원함이 전투함과 달리 상선 성격에 가까운 영역으로 분류돼 삼성중공업도 접근 가능한 분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조선사들이 보유한 자동화·로봇 기술도 미국 조선업의 인력 부족 문제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들 세 기업의 전략은 다르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와 MRO 경험을 앞세운 ‘현지 거점형’이다.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MRO 실적과 헌팅턴 잉걸스 협력을 기반으로 한 ‘방산 네트워크형’이다. 삼성중공업은 전투함보다 급유함·군수지원함에 초점을 맞춘 ‘비전투 지원함형’ 전략에 가깝다. 결국 관건은 누가 미국의 제도 장벽을 먼저 넘고, 한국식 생산 시스템을 미국 조선 재건 과정에 실제로 이식하느냐다. 마스가가 여는 조선 생태계 확장 수혜는 조선소에만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마스가가 본격화되면 엔진, 전장, 통신체계, 친환경 기자재, 선박관리, MRO 서비스 등으로 파급 효과가 확산될 수 있다. 한화엔진, 한화시스템,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마린엔진 등 한화·HD현대 계열 밸류체인뿐 아니라 국내 기자재업체에도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미국 함정 건조는 법·제도와 보안, 원산지, 노조, 인력 양성, 현지 조달망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RFI가 실제 발주로 이어지려면 미국 내 건조 규정 완화, 현지 조선소 투자, 한국 인력·기술 투입 방식에 대한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 단순히 “한국이 빨리 지을 수 있다”는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결국 마스가의 본질은 조선소 투자 경쟁이 아니다. 미국 안보 공급망 재편 속에 한국 조선 생태계가 얼마나 깊이 편입될 수 있느냐의 문제다. 한화오션은 미국 안에서 생산 거점을 확보했고,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와 협력망을 구축했으며, 삼성중공업은 지원함·MRO 시장에서 접점을 넓히고 있다. 미국 조선 재건의 첫 실전 무대에서 조선 3사의 승부가 시작됐다.
2026-07-1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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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이름의 면죄부, 사법정의는 어디에 있었나
[경제일보] 친족상도례라는 말은 어렵다. 한자로 쓰면 더 멀어진다. 그러나 내용은 어렵지 않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족 사이에서 절도, 사기, 횡령, 배임 같은 재산범죄가 벌어졌을 때 국가가 처벌을 삼가거나, 피해자가 고소해야만 처벌 절차로 갈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법은 오래전부터 가족 안의 돈 문제에 형벌권을 들이대는 일을 조심스러워했다. 가정의 평온을 지키고, 가족 사이의 일을 가족 내부에서 해결하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그 취지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 사이의 사소한 금전 다툼까지 모두 경찰서와 법정으로 끌고 가는 사회가 건강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가족이라는 말이 언제나 따뜻한 울타리로만 작동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가족은 가장 가까운 신뢰의 이름이지만, 범죄자가 그 신뢰를 이용하면 피해자는 가장 늦게 구조된다. 남이 훔치면 절도이고, 남이 속이면 사기인데, 가족이 훔치고 속이면 “집안일”로 밀려나는 순간이 있었다. 법의 이름으로 그런 일이 가능했다. 친족상도례 논란의 본질은 가족 해체가 아니다. 피해자를 법 밖에 세워 둔 제도의 문제다. 피해자가 가족이라는 이유로 재판절차에서 말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가해자가 가족이라는 이유로 형사책임을 피한다면 사법정의는 출발선에서 멈춘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4년 형법 제328조 제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조항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사이의 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해 형을 면제하도록 했다. 형법은 절도, 사기, 공갈, 횡령·배임 등 여러 재산범죄에도 제328조를 준용해 왔다. 다시 말해 친족상도례는 권리행사방해죄 한 조항에 머무르지 않고 친족 간 재산범죄 전반에 영향을 미쳐 온 셈이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 결정문을 보면 친족상도례가 왜 더 이상 옛 논리로 버틸 수 없게 됐는지 알 수 있다. 청구인 측은 친족상도례가 노인이나 장애인 등 약자를 상대로 한 악질적 재산범죄의 면죄부로 기능한다고 주장했다. 법이 가족 내부의 자율 해결을 기대하는 사이, 현실의 피해자는 고립됐다. 가족 안에서 돈을 빼앗긴 사람은 가족 안에서 침묵을 요구받는다. 가해자는 경찰서 앞에서 가족을 말하고, 법정 앞에서 화해를 말한다. 피해자는 생활비, 주거, 간병, 정서적 의존 때문에 끝까지 싸우기 어렵다. 형사사건 현장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다. 친족 간 재산범죄는 폭행처럼 상처가 바로 보이지 않는다. 통장, 인감, 위임장, 법인카드, 가족회사, 명의신탁, 생활비 계좌 같은 이름 뒤로 숨어 있다. 처음에는 부탁처럼 시작된다. “가족인데 믿어라”, “내가 관리해 주겠다”, “나중에 정산하자”는 말이 이어진다. 피해자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계좌가 비어 있거나, 회사 돈이 빠져나갔거나, 명의가 옮겨져 있다. 그때 가해자는 다시 가족을 앞세운다. “고소까지 할 일이냐”는 말이 나온다. 가족의 이름은 한 번은 범행의 도구가 되고, 또 한 번은 책임 회피의 방패가 된다. 방송인 박수홍 씨 사건이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 씨 친형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매니지먼트 회사를 운영하면서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고, 2026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됐다. 이 사건은 법인 자금 횡령이 중심이어서 친족상도례가 그대로 적용된 전형적 사건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대중이 이 사건을 통해 본 것은 가족회사, 가족 간 신뢰, 돈 관리, 내부 감시 부재가 맞물릴 때 재산범죄가 얼마나 오래 숨어 있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항소심은 피해 회사가 가족회사로서 내부 감시체계가 취약했고 형제 관계의 신뢰가 악용됐다는 점을 특별가중 요소로 봤다. 국회도 헌재 결정 이후 움직였다. 2025년 12월 31일 공포된 형법 개정으로 과거의 형 면제 조항은 삭제됐다. 개정 형법 제328조는 피해자의 친족이 재산범죄를 저지른 경우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도 고소할 수 있도록 형사소송법상 직계존속 고소 제한을 배제했다. 친족 아닌 공범에게는 친족 특례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남겼다. 가까운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형을 면제받던 시대는 끝났다. 아버지 돈을 자식이 훔쳐도, 형제의 돈을 다른 형제가 빼돌려도, 배우자가 상대방 재산을 횡령해도 이제 “가족이니까 처벌하지 않는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피해자가 고소하면 수사와 재판으로 갈 수 있다. 가족 내부의 자율 해결이라는 이름 아래 피해자의 입을 막던 낡은 문은 닫혔다. 그러나 여기서 칼럼을 끝내면 절반만 본 것이다. 형 면제가 사라졌다고 친족 특례의 문제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개정법은 친족 간 재산범죄를 원칙적으로 친고죄로 정리했다. 친고죄란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검사가 재판에 넘길 수 있는 범죄를 말한다.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장점이 있다. 가족 사이의 일률적 처벌을 피하고, 진정한 화해가 이뤄진 사건까지 국가가 끝까지 밀어붙이지 않도록 하는 기능도 있다. 하지만 친고죄는 피해자가 자유롭게 고소하고 자유롭게 고소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가족 내부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노부모가 자식에게 생활을 의존하고 있다면 어떠한가. 장애가 있는 피해자가 재산 관리를 친족에게 맡겨 왔다면 어떠한가. 배우자나 형제가 집안 여론을 동원해 “네가 가족을 감옥 보낼 셈이냐”고 몰아붙이면, 피해자의 고소 취소가 정말 자유로운 결정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형 면제의 시대에는 법이 피해자를 밀어냈고, 친고죄의 시대에는 가족 내부 압박이 피해자를 다시 밀어낼 수 있다. 대법원의 2026년 4월 판단은 이 대목을 생각하게 한다. 부모의 집에서 금고를 들고 나와 현금, 상품권, 귀금속 등을 훔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피해자인 부모가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자, 대법원은 개정 형법상 친족 간 절도는 친고죄에 해당하고 1심 판결 선고 전 고소가 취소된 이상 공소기각 판단을 했어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판단은 현행법 체계상 자연스럽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친고죄 사건에서 법원이 공소를 유지할 수는 없다. 다만 이 사건은 개정 이후의 숙제를 그대로 보여준다. 법은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동시에 그 의사가 가족 내부의 압박, 두려움, 생계 의존, 정서적 굴레 속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닌지도 살펴야 한다. 특히 노인과 장애인 피해자는 이 논의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장애인학대 현황에 따르면 전국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접수된 장애인학대 신고는 6031건이었다. 학대로 판정된 사례는 1449건이었다. 학대 피해자 중 발달장애인의 비율은 71.1%였고, 학대 유형 중 경제적 착취는 18.6%를 차지했다. 숫자가 말하는 장면은 냉정하다. 가족 안에서 돌봄을 받아야 할 사람이 오히려 돈과 노동력을 빼앗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노인학대도 가정 안에서 많이 발생한다. 법제처 생활법령정보는 2025년 학대피해노인이 7973명으로 전년보다 11.2% 증가했다고 정리하고 있다. 노인학대는 신체적 학대만을 뜻하지 않는다. 정서적 학대, 경제적 학대, 방임, 유기도 포함된다. 재산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통장을 가져가고, 기초연금이나 예금을 생활비라는 이름으로 빼 쓰고, 부동산 처분 권한을 넘겨받은 뒤 돌려주지 않는 일도 가족 안에서 벌어진다. 가족은 법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그래서 위험할 때 더 무섭다. 타인의 범죄는 경찰에 신고하면 된다. 가족의 범죄는 신고하기 전부터 설명해야 할 것이 많다. 왜 가족을 고소하느냐는 질문을 먼저 받는다. 피해자는 돈을 잃은 사람인데도 가족을 깨뜨린 사람처럼 몰린다. 가해자는 범행을 설명하기보다 관계를 내세운다. “부모 자식 사이”, “형제 사이”, “부부 사이”라는 말이 피해 사실 위에 덮인다. 사법정의가 어려워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형사법의 목적은 국가가 벌을 주고 끝내는 데만 있지 않다. 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피해자의 말을 공적 절차 안으로 들여오며,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를 세우는 일도 형사사법의 역할이다. 응보라는 말도 거칠게만 볼 필요가 없다. 응보는 복수가 아니다. 범죄로 무너진 질서에 대해 공동체가 “그 일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절차다. 피해자는 그 선언을 통해 비로소 자신이 당한 일이 집안일이나 운명의 문제가 아니라 범죄였다는 확인을 받는다. 가족 안의 재산범죄에서도 그 확인은 필요하다. 친족 특례를 모두 없애자는 말이 아니다. 가족관계에는 회복 가능성이 있고, 형사처벌이 오히려 분쟁을 키우는 사건도 있다. 부모 지갑에서 소액을 가져간 미성년 자녀 사건과, 장애가 있는 친족의 보조금과 예금을 장기간 빼돌린 사건을 같은 눈으로 볼 수는 없다. 술김에 벌어진 일회성 절도와, 가족회사를 이용해 수년간 돈을 빼낸 횡령도 다르다. 법은 차이를 봐야 한다. 과거 친족상도례의 잘못은 그 차이를 보지 않았다는 데 있다. 가까운 친족이라는 이유 하나로 피해 규모, 범행 기간, 피해자의 처벌 의사, 피해자의 취약성, 가해자의 지배관계, 피해 회복 정도를 뒤로 밀었다. 앞으로의 과제도 그 지점에 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친족 간 재산범죄에서 고소 취소가 접수됐다고 곧바로 “화해”라고 읽어서는 안 된다. 피해자가 독립된 상태에서 의사를 밝혔는지, 가해자와 주거·생계·돌봄 관계로 묶여 있지는 않은지, 피해 회복이 실제로 이뤄졌는지, 다른 가족의 압박이 있었는지 따져야 한다. 노인, 장애인, 질병이 있는 피해자라면 진술 조력, 국선변호인, 피해자 보호명령, 후견제도, 임시 재산관리 장치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고소권을 법전에 적어 두는 일과 피해자가 그 권리를 실제로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일은 다르다. 입법도 한 번 더 손봐야 한다. 친고죄 일원화는 헌재 결정 이후 급한 불을 끈 절충안에 가깝다. 친족 간 재산범죄를 모두 일률적으로 친고죄로 묶는 방식이 적절한지도 계속 따져야 한다. 피해액이 크거나 범행 기간이 길거나, 피해자가 노인·장애인 등 취약한 지위에 있거나, 가해자가 재산관리 권한을 이용한 사건이라면 고소 취소만으로 절차가 끝나지 않도록 별도의 예외를 둘 필요가 있다. 가족 내부 해결을 존중하더라도, 가족 내부에서 해결될 수 없는 범죄까지 가족에게 되돌려 보내서는 안 된다. 언론도 이 문제를 연예인 가족 분쟁이나 자극적인 집안싸움으로 소비해선 안 된다. 친족상도례 논란은 유명인의 불행담이 아니라 우리 형사사법이 가족 안의 피해자를 어디까지 보호할 수 있는지 묻는 사건이다. 고령화가 빨라지고 1인 가구와 재혼가정, 사실상 돌봄 가족, 가족회사, 가족 간 재산관리 관계가 복잡해지는 시대다. 예전처럼 “가족끼리 알아서 하라”는 말로 덮을 수 있는 사건은 줄어들고 있다. 가족의 형태가 달라졌는데 법의 감각만 오래된 사진첩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친족상도례의 형 면제 조항은 역사 속으로 물러났다. 늦었지만 필요한 변화였다. 그러나 사법정의는 조항 하나를 고쳤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피해자가 고소할 수 있어야 하고, 고소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하며, 고소를 취소할 때도 그 결정이 자유로운 의사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받을 수 있어야 한다. 가족이라는 말이 피해자의 권리를 지우는 순간, 법은 가장 가까운 곳의 약자를 놓친다. 가족의 평온은 범죄의 침묵 위에 세울 수 없다. 진짜 평온은 가해자의 책임을 덮는 데서 오지 않는다. 피해자가 자신이 당한 일을 말할 수 있고, 국가는 그 말을 절차 안에서 듣고, 법원은 관계가 아니라 행위를 기준으로 판단할 때 가족도 사회도 무너지지 않는다. 친족 특례의 시대가 남긴 교훈은 하나다. 가족이라는 이름이 사법정의보다 앞설 수는 없다.
2026-07-09 07: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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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통위, 가짜뉴스법 첫 대상은 네이버·구글 등 8곳…'투명성센터'도 띄운다
[경제일보] 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과 함께 네이버와 카카오, 구글 등 국내외 대형 플랫폼 8곳이 허위조작정보 대응 의무 대상 사업자로 지정됐다. 정부는 플랫폼의 신고·처리 체계를 점검하는 동시에 민간 사실확인 활동을 지원할 ‘투명성센터’ 구축에도 나선다. 허위정보 대응 체계가 본격 가동됐지만 정부 지원이 사실상 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8일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허위조작정보 대응 의무를 적용받는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네이버, 카카오, 네이트, 디시인사이드, 구글, 메타, 엑스(X), 틱톡 등 8곳을 지정해 통보했다. 기준은 전년도 말 직전 3개월 하루 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이다. 이들 사업자는 허위조작정보 대응을 위한 자율 운영정책을 마련하고 신고 접수·처리 절차를 운영해야 한다. 신고 접수 사실과 조치 결과는 신고자와 정보 게재자에게 알려야 하며 운영 현황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도 공개해야 한다. 방미통위는 이날 관련 내용을 담은 ‘불법·허위조작정보 유통 방지를 위한 정보통신망법 가이드라인’도 배포했다. 다만 지정이 곧바로 강제 제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방미통위는 8개 사업자에 공문을 보내고 이견이 있을 경우 일주일 안에 소명할 수 있도록 했다. 자율 운영정책 마련 시한도 법에 명시된 것은 아니어서 당분간 사업자 협조와 현장 점검 중심으로 제도가 굴러갈 전망이다. 새로 추진되는 정보통신서비스투명성센터도 핵심 축이다. 투명성센터는 민간 사실확인 단체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연구·교육, 국제협력, 활동비 지원 등을 맡는 거점으로 설계됐다. 방미통위는 약 28억원 규모 예산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예비비가 반영되면 센터 구축과 지원 대상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논란은 사실확인 단체의 독립성이다. 현재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을 받은 국내 단체는 JTBC 한 곳으로 알려졌다. 추가로 3개 단체가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정부 예산이 사실확인 단체에 들어갈 경우 팩트체크 대상과 기준에 정부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방미통위는 “지원하되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신영규 방송통신이용자정책국장은 사실확인 단체를 지원하더라도 어떤 사안을 선정해 어떤 기준으로 검증하는지에는 정부가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도 정부와 정당, 이해관계자뿐 아니라 자금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부터도 편집상·운영상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과징금 대상도 플랫폼이 아니라 정보 게재자다. 법원에서 불법정보나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알고도 2회 이상 반복 유통해 광고·후원 수익을 얻은 경우가 대상이다. 방미통위는 일반 이용자의 의견 표명이나 사적 대화, 풍자·패러디 자체를 규제하려는 제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도의 성패는 정부의 설명보다 실제 운영에서 갈릴 전망이다. 플랫폼이 법적 부담을 피하려고 과도하게 삭제하면 표현의 자유 논란이 커질 수 있고 느슨하게 운영하면 AI 딥페이크와 수익형 허위정보를 막기 어렵다. 투명성센터 역시 민간 팩트체크를 키우는 기반이 될 수도 있지만 독립성 관리에 실패하면 검열 논란의 진앙이 될 수 있다. 허위정보 대응의 첫 과제는 거짓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다.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얼마나 투명하게 판단하는지를 증명하는 일이다.
2026-07-08 18: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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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조작정보 대응 본격화…국내외 플랫폼 신고체계 정비
[경제일보] 온라인 허위조작정보 유통에 대응하기 위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되면서 주요 플랫폼들의 콘텐츠 관리 체계가 변화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허위조작정보 신고 창구를 신설한 데 이어 유튜브도 국가별 법률 위반 콘텐츠 신고 절차를 정비하는 등 국내외 플랫폼들이 법 시행에 맞춘 대응 체계 구축에 나서는 모습이다. 7일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에 맞춰 네이버와 카카오는 허위조작정보 신고 기능을 반영한 운영 체계를 마련했다. 양사는 기존 불법정보 신고 시스템을 기반으로 허위조작정보 관련 신고 항목을 추가하고 처리 절차를 정비하며 법 시행에 대응하고 있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법원 판결 등으로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반복적으로 유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는 행위 등을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 사업자는 관련 신고가 접수될 경우 자체 운영 정책과 가이드라인에 따라 게시물 삭제나 노출 제한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특히 기존 정보통신망법 제44조에 따르면 이용자는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통시켜서는 안되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운영ㆍ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제1항에 따른 정보가 유통되지 아니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또한 이번에 개정된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4에 명시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단체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가 정보통신망에 유통되지 아니하도록 모니터링 등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정하여 시행할 수 있다'를 맞춰 절차를 정비한 것이다. 이에 네이버는 전날 공지사항을 통해 개정법 시행에 맞춰 허위조작정보 신고 접수 기능을 반영했다고 안내했다. 앞서 뉴스와 블로그, 카페, 댓글 등 주요 서비스에서 명예훼손과 불법정보 등에 대한 신고 및 임시조치 제도를 운영해 온 만큼, 기존 시스템에 허위조작정보 신고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카카오도 지난달 30일부터 고객센터와 신고센터에 허위조작정보 신고 항목을 마련했다. 기존 유해정보와 불법촬영물 신고 체계에 허위조작정보를 추가했으며, 서비스별 신고센터를 통해 관련 신고를 접수할 수 있도록 절차를 정비했다. 국내 플랫폼뿐 아니라 글로벌 플랫폼도 법률 위반 콘텐츠 신고 절차를 보완하고 있다. 유튜브는 고객센터를 통해 상표권과 저작권, 개인정보 침해, 명예훼손 등 각종 법적 신고를 위한 별도 웹 양식을 운영하고 있으며, 어떤 신고 유형을 선택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기타 법적인 문제' 신고 양식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해당 신고 양식은 국가별 법률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를 대상으로 운영된다. 테러 관련 콘텐츠와 외설물, 증오 표현 등 각국 법률에 저촉될 수 있는 사례를 포함하고 있으며, 유튜브는 신고 내용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해당 국가의 법률과 사법 절차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필요한 경우 법원 명령이나 권리 당사자, 공식 법률대리인의 요청을 요구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다만 유튜브의 신고 절차는 국내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허위조작정보 전용 신고 창구라기보다 국가별 법률 위반 가능 콘텐츠를 처리하기 위한 기존 법적 신고 체계를 활용하는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플랫폼들이 허위조작정보 항목을 별도로 마련한 것과는 운영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 시행이 콘텐츠 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이미 주요 서비스에서 신고와 임시조치, 운영정책 위반 게시물 제재 체계를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법 시행에 따라 기존 신고 체계에 허위조작정보 대응 기능을 보완하는 수준에서 제도가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향후 실제 신고 사례가 축적되면 플랫폼별 운영 기준도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신고와 검토가 늘어나면서 플랫폼들은 운영 정책과 심사 기준을 지속적으로 보완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허위정보 확산 방지 사이의 균형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개정 정보통신망 국무회의 의결에 대해 "이번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 허위조작정보로부터 국민의 인격권과 재산권 등 기본권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며 "하위법령 개정 시 피해자 구제와 공공의 이익을 지키는 통합적인 관점에서 단계적이고 차등적인 규제 방식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2026-07-07 17: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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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우려한 '가짜뉴스법' 오늘 시행…플랫폼, 허위정보 판단대 오른다
[경제일보] 온라인 허위조작정보에 대응하기 위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7일부터 시행됐다.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확산으로 가짜 이미지와 조작 영상 유통 우려가 커진 가운데, 대형 플랫폼은 이제 허위조작정보 신고와 처리, 이의신청, 투명성 보고서 공개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번 법은 지난해 12월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시 재석 177명 중 찬성 170명, 반대 3명, 기권 4명으로 가결됐다. 여권은 허위조작정보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지만 야권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입틀막법’이라고 비판해왔다. 개정법은 허위정보를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사실이 아닌 정보로, 조작정보를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로 규정했다. 다만 내용이 틀렸다고 모두 제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허위·조작정보임을 알면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 있고, 인격권·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에 한해 유통 금지 대상이 된다. 풍자와 패러디, 단순 의견 표명이나 비판은 원칙적으로 제외된다. 처벌의 초점은 수익형 게재자다. 법원에서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2회 이상 반복 유통하고 광고·후원 수익을 얻으면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고의성이 인정되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는 가중 손해배상도 적용된다. 손해액 산정이 어려운 경우 법원이 5000만원 범위에서 손해액을 정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시행령은 가중 손해배상 대상을 직전 3개월간 3회 이상 정보를 게시해 수익을 얻고, 구독자 10만명 이상이거나 월평균 조회수 10만회 이상인 경우로 구체화했다. 정부는 일반 이용자의 일상적 게시글이나 카카오톡 같은 사적 대화는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 이상인 플랫폼도 새 의무를 진다. 허위조작정보 대응 운영정책을 마련하고 신고 접수·처리 절차, 이용자 통지, 이의신청 절차를 운영해야 한다. 운영 현황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도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엑스(X), 페이스북, 디시인사이드 등이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주요 플랫폼은 대응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참여하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허위조작정보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카카오는 개정법 시행에 맞춰 신고 기능과 운영정책 변경을 공지했다. 글로벌 플랫폼은 즉각 삭제보다 노출 제한과 경고 라벨 방식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허위정보와 의혹 제기, 정치적 비판의 경계가 항상 분명한 것은 아니다. 플랫폼이 법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게시물을 선제적으로 삭제하면 표현의 자유 위축 논란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기준이 느슨하면 AI 딥페이크와 허위정보 수익화를 막기 어렵다. 미국 국무부가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대해 표현의 자유와 미국 기반 플랫폼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점도 부담이다. 정부는 특정 국가나 기업을 겨냥한 법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이용자 보호 장치라는 입장이다. 한편 새 제도의 성패는 투명성에 달려 있다. 어떤 게시물이 왜 조치됐는지, 이의신청은 어떻게 처리됐는지, 신고 남용은 어떻게 막을 것인지 이용자가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거짓을 팔아 돈을 버는 구조는 막아야 한다. 그러나 정당한 비판까지 얼어붙게 한다면 법은 신뢰를 잃는다. 허위정보 대응과 표현 자유 사이의 균형이 오늘부터 플랫폼 위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2026-07-07 07: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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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로 돈 벌면 10억 과징금…'삭제 전쟁' 시작되나
[경제일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허위 이미지와 조작 영상이 몇 분 만에 퍼지는 시대다. 7일부터 온라인 허위조작정보를 겨냥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되면서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자 모두 새 규제 환경에 들어간다. 이번 제도의 핵심은 허위조작정보를 반복 유통해 돈을 버는 행위를 막는 데 있다. 법원에서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2회 이상 다시 유통하고 직전 3개월 동안 3건 이상 정보를 게시해 광고·후원 수익을 얻은 정보 게재자는 최대 10억원의 과징금 대상이 될 수 있다. 고의 또는 중과실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는 가중 손해배상제도 도입된다. 대상은 일정 규모 이상의 수익형 게재자로 제한된다. 구독자 10만명 이상이거나 월평균 조회수 10만회 이상인 유튜버·인플루언서 등이 주요 대상이 될 수 있다. 대형 플랫폼에도 의무가 생긴다.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허위조작정보 대응 운영정책을 마련하고 신고 접수·처리 절차를 운영해야 한다. 처리 결과와 이유를 이용자에게 알리고 이의신청 절차도 제공해야 한다. 운영 현황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 공개도 요구된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참여하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지난달 19일 허위조작정보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 가이드라인은 허위성·조작성 판단 기준과 신고·조치·이의신청 절차를 담았다. 카카오톡, 메일, 쪽지 같은 사적 대화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명시했다. 정부는 이번 제도가 온라인 표현을 직접 검열하는 장치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허위조작정보 여부를 정부가 곧바로 판단하는 구조가 아니라 플랫폼의 운영정책과 민간 사실확인 절차, 법원 판단을 통해 작동한다는 것이다. 정당한 의견 표명, 풍자·패러디, 학술적 논쟁, 공익 목적 보도는 원칙적으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설명도 나온다. 그러나 논란은 남아 있다. 허위정보와 의견, 의혹 제기, 정치적 비판의 경계가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니다. 플랫폼이 법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노출을 줄이면 표현의 자유 위축 논란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제도가 느슨하게 운영되면 AI 딥페이크와 허위정보 수익화를 막기 어렵다. 플랫폼마다 판단 기준이 달라질 가능성도 변수다. 같은 게시물이라도 서비스별 운영정책에 따라 삭제, 차단, 수익화 제한, 유지 등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신고가 급증할 경우 처리 지연과 악성 신고 남용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한편 새 제도의 성패는 강한 처벌 문구보다 투명한 운영에서 갈릴 전망이다. 허위조작정보 피해를 줄이려면 신고 기준, 조치 사유, 이의 절차, 투명성 보고서가 이용자에게 납득 가능해야 한다. AI 시대의 허위정보 대응은 필요하다. 다만 그 칼끝이 거짓 수익화를 겨냥해야지 정당한 비판과 의혹 제기를 베어서는 안 된다. 7일부터 시작되는 것은 단순 규제가 아니라 온라인 신뢰와 표현 자유 사이의 균형 시험대다.
2026-07-06 13: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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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을 막겠다는 법이 진실을 정할 수 있나
[경제일보] 거짓뉴스는 가볍게 퍼진다. 한 줄의 자극적인 문장, 짧은 영상, 출처 없는 캡처 하나면 충분하다. 피해는 늦게 온다. 누군가는 명예를 잃고 누군가는 사업을 잃고 사회는 불신을 얻는다. 허위조작정보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말에는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내일부터 개정 정보통신망법, 이른바 허위조작정보근절법이 시행된다. 악의적 허위정보 유포에 더 무거운 책임을 묻고, 플랫폼에도 신고 접수와 처리 체계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피해자가 뒤늦게 소송으로 다투는 동안 가해자는 조회수와 수익을 얻는 구조를 그냥 둘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다. 여기까지는 크게 틀리지 않다. 남은 문제는 적용이다. 거짓을 막겠다는 법은 늘 어려운 질문을 부른다. 누가 허위와 조작을 판단할 것인가. 언제 판단할 것인가. 무엇을 근거로 판단할 것인가. 그 판단이 틀렸을 때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법의 취지가 선하다고 해서 집행의 위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허위조작정보근절법의 취지는 분명하다. 온라인에서 고의로 조작된 정보가 확산되고 피해자가 뒤늦게 소송으로 다투는 동안 가해자는 이익을 얻는 구조를 막자는 것이다. 플랫폼에도 신고 접수와 조치 책임을 묻고 악의적 유포에는 더 무거운 배상 책임을 지우겠다는 내용이다. 피해자 보호만 놓고 보면 필요한 장치다. 문제는 기준이다. 허위와 조작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명백한 합성 사진이나 조작 영상은 구분이 쉽다. 그러나 권력 감시 보도, 기업 내부 제보, 선거 기간 의혹 제기는 다르다. 처음부터 모든 사실이 완성된 상태로 나오지 않는다. 취재는 의혹에서 시작해 반론과 추가 확인을 거치며 사실에 가까워진다. 이 과정의 일부 오류를 허위조작정보로 몰 수 있다면 언론과 시민의 입은 먼저 얼어붙는다. 가장 큰 위험은 권력자와 자본을 가진 쪽이 이 법을 방패로 쓸 가능성이다. 소송은 이기기 위해서만 제기되는 것이 아니다. 오래 끌기 위해, 취재원을 압박하기 위해, 다음 보도를 망설이게 하기 위해 쓰일 수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악의적 조작을 막는 칼이 될 수 있지만 비판 보도를 위축시키는 칼집 없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 플랫폼의 역할도 간단하지 않다. 신고가 들어오면 사업자는 삭제, 차단, 노출 제한 같은 조치를 고민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위험한 게시물을 남겨두기보다 먼저 내리는 쪽이 안전하다. 그 순간 판단은 법원이 아니라 플랫폼의 위험관리 부서로 넘어간다. 표현의 자유는 거창한 헌법 문구에서만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신고와 민원, 약관과 알고리즘 속에서 조용히 줄어든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법의 취지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 경계선을 분명히 긋는 일이다. 명백한 조작과 공익적 의혹 제기를 구분해야 한다. 고의적 유포와 선의의 오류를 나눠야 한다. 권력자와 대기업이 비판 보도를 봉쇄하는 수단으로 악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 기준이 흐리면 법은 피해자 보호 장치가 아니라 말의 질서를 관리하는 장치로 오해받을 수밖에 없다.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표현의 자유를 말하려면 사실 확인의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 출처 없는 주장, 과장된 제목, 클릭을 노린 단정은 스스로 신뢰를 깎는다. 허위조작정보 규제가 힘을 얻는 이유 중 하나는 언론과 플랫폼이 그동안 정보의 품질을 충분히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원칙은 흔들려선 안 된다. 민주주의는 거짓을 방치해서도 안 되지만 국가가 진실의 최종 판정자가 되는 길도 경계해야 한다. 거짓 정보와 싸우는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싸움이 권력 비판과 공익 제보, 불편한 질문까지 움츠러들게 만든다면 민주주의가 치르는 비용은 더 커진다. 허위조작정보근절법은 이제 시행대에 오른다. 성패는 처벌의 강도가 아니라 적용의 절제에 달려 있다. 거짓을 막겠다는 좋은 명분이 표현의 자유를 좁히는 나쁜 선례가 되지 않게 하려면 기준과 절차, 이의제기와 책임을 더 촘촘히 세워야 한다. 필요한 것은 더 큰 규제가 아니다. 거짓을 막되 질문은 살려두는 설계다.
2026-07-06 10: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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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감원장 "가상자산 전사적 내부통제 강화해야"
[경제일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가상자산사업자들에게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공적 규제와 사후 제재에 앞서 각 회사 내부에서 위험을 사전에 걸러내는 통제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는 취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15개 주요 가상자산사업자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가상자산 시장의 내부통제와 이용자 보호, 시장감시 기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원장은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시장이 증시로의 머니무브, 비트코인 오지급 등 여러 이슈로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새 서비스 시도와 블록체인 기반 금융 융합, 자산 토큰화 관련 제도 정비가 진행되면서 시장 기반은 넓어지고 있다고 봤다. 이 원장은 가상자산 산업이 신뢰를 회복하고 제도권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업자별 내부통제 수준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 전반에서 작동하는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실제 업무에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도 변화 대응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현재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논의와 특정금융정보법, 외국환거래법 개정 등 가상자산 관련 규율 정비가 이어지고 있다. 이 원장은 각 사업자가 법령 개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규제 준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감시 역량 강화도 주문했다. 거래소가 불공정거래 예방과 적발 과정에서 1차 감시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감원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시장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하고 조사 시스템을 고도화해 불공정거래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용자 보호도 핵심 과제로 언급됐다. 이 원장은 가상자산사업자가 이용자의 자기책임 원칙만을 앞세우기보다 상품 적합성, 정보 제공 수준, 피해 예방과 구제 체계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단기 실적을 노린 고위험 상품 출시나 과도한 이벤트, 불충분한 공시, 이용자 피해 전가 등은 시장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큰 만큼 상품 구조와 위험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소비자 관점에서 판매·거래지원 절차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CEO들은 법령 준수와 함께 거래지원, 광고·홍보 관련 자율규제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내부통제도 업무 전반에서 정비·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사업자별 영업 규모와 인력 수준, 이용자 수에 차이가 큰 만큼 규제 적용 과정에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업계는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혁신 서비스 출시를 위해 제도 정비와 정책 지원도 요청했다. 금감원은 가상자산 산업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과제를 업계와 함께 점검할 계획이다.
2026-07-02 17: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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