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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130만명 털리고도 몰랐다…락앤락, 개인정보 유출로 과징금 5억
[경제일보] 락앤락이 약 130만 명의 회원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과징금 5억원대 제재를 받았다. 해커가 내부 시스템에 침입해 대용량 데이터를 빼냈지만 회사는 이를 탐지하지 못했고 해커의 협박 메일을 받고서야 유출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8일 제13회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락앤락, 유베이스, 썬포토 등 3개 사업자에 총 7억100만원의 과징금과 54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9일 밝혔다. 처분 사실을 각 사 홈페이지에 공표하라는 명령도 함께 의결했다. 가장 큰 제재를 받은 곳은 락앤락이다.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 해커는 2024년 4월 락앤락 메일 서버 보안 취약점을 악용해 내부 시스템에 침입했고 같은 해 5월 말 회원 데이터베이스를 유출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내부 시스템에 다시 침입해 파일서버에 저장된 업무자료와 임직원 개인정보까지 추가로 빼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약 130만 명의 회원 개인정보와 임직원 개인정보 1111건이 외부로 유출됐다. 유출 항목에는 회원 이름, 휴대전화번호, 주소와 임직원의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통장 사본 등이 포함됐다. 개인정보위는 락앤락이 유출 과정에서 발생한 비정상적인 대용량 트래픽을 탐지·대응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2022년 공개된 보안 취약점에 대한 패치를 적용하지 않았고, 주요 서버 관리자 계정에 동일한 비밀번호를 사용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고유식별정보 암호화 미흡, 개인정보 미파기 등 안전조치 의무 위반도 확인됐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락앤락에 과징금 5억300만원과 과태료 540만원을 부과했다. 콜센터 아웃소싱 업체 유베이스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2024년 대표 홈페이지 관리자 계정이 해킹돼 문의 게시판 이용자 1852명의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회사명 등이 유출됐다. 해커는 해당 정보를 텔레그램에 게시하기도 했다. 유베이스는 외부에서 관리자 페이지 접속이 가능하도록 운영하면서 IP 주소 등으로 접근을 제한하지 않았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정보위는 유베이스에 과징금 1억6800만원을 부과했다. 사진·영상장비 판매업체 썬포토는 관리자 계정 해킹으로 회원 약 17만 명의 개인정보와 주문정보 13건이 유출됐다. 유출 정보에는 이름, 아이디, 휴대전화번호, 성별 등이 포함됐다. 해커가 주문자 1명에게 썬포토 직원을 사칭해 보이스피싱을 시도한 사실도 확인됐다. 썬포토에는 과징금 3000만원이 부과됐다. 이번 제재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초점이 단순 해킹 피해를 넘어 기업의 탐지·패치·접근통제 체계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리자 페이지 접근 제한, 취약점 패치, 접속기록 관리, 고유식별정보 암호화 같은 기본 보안 조치가 미흡하면 사고 이후 책임도 커질 수밖에 없다.
2026-07-09 17: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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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성능 넘어 '안전' 경쟁...KT 클라우드·카카오 AI 세이프티 맞손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기업 업무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AI 성능뿐 아니라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유해 콘텐츠 생성과 개인정보 유출, 프롬프트 공격 등 새로운 보안 위협이 부상하면서 AI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AI 세이프티'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KT 클라우드와 카카오는 안전한 생성형 AI 서비스 구현을 위한 AI 세이프티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KT 클라우드의 AI 인프라 플랫폼과 카카오의 AI 세이프티 기술을 결합해 공공과 민간 분야에서 신뢰할 수 있는 AI 활용 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생성형 AI 도입이 빠르게 늘면서 AI 서비스의 안전성 확보가 기업들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가 허위 정보를 생성하는 '환각' 현상은 물론 '프롬프트 인젝션'을 통한 악성 명령 실행, 개인정보 유출, 유해 콘텐츠 생성 등의 위험성이 실제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공기관과 금융권, 대기업을 중심으로 AI 도입이 확대되면서 모델 성능만큼 보안성과 신뢰성, 규제 대응 능력을 함께 검증하려는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AI를 업무 시스템과 연계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운영 체계가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에 양사는 AI 서비스 개발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세이프티 기술 고도화에 나선다. 협력의 첫 단계로 KT 클라우드는 지난 4월 공개한 공공기관 대상 생성형 AI 플랫폼 'RAG Suite 2.0'에 카카오의 AI 가드레일 모델인 '카나나 세이프가드'를 적용할 예정이다. 카나나 세이프가드는 한국어와 국내 문화·법률 환경을 반영해 개발된 AI 세이프티 모델이다. 생성형 AI가 부적절하거나 유해한 답변을 생성하는 것을 방지하고 프롬프트 공격이나 정책 위반 가능성을 탐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 카카오의 주요 AI 서비스에도 적용되고 있다. 양사는 가드레일 기술 적용을 시작으로 AI 모델 안전성 평가 시스템과 다양한 공격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취약점을 점검하는 '레드티밍' 시스템도 단계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AI 모델이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예상하지 못한 공격이나 악용 시도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대응하는지를 검증하는 체계까지 함께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향후에는 AI 세이프티 도구를 통합 관리하는 운영 플랫폼 구축으로 협력을 확대한다. KT 클라우드 환경에서 축적되는 운영 데이터와 고객 피드백을 기반으로 AI 안전성 관리 기능을 고도화하고, 생성형 AI 서비스의 개발과 배포, 운영, 모니터링까지 아우르는 통합 운영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IT 업계에서는 AI 시장 경쟁이 모델 성능 중심에서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망한다. 생성형 AI 기술이 기업 핵심 업무에 적용될수록 모델의 정확도뿐 아니라 보안과 컴플라이언스, 운영 안정성 확보 여부가 AI 도입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AI 가드레일과 레드티밍, 모델 평가 체계 등 AI 세이프티 기술도 AI 인프라의 필수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KT 클라우드와 카카오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공공기관과 금융권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신뢰할 수 있는 생성형 AI 서비스 구축을 지원하는 한편, 국내 AI 생태계 전반의 안전성 확보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김봉균 KT 클라우드 대표는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성능뿐 아니라 책임 있는 AI 활용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며 "카카오와의 협력을 통해 AI 인프라와 안전성 기술을 결합하고, 공공과 민간 고객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AI 서비스를 개발·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세웅 카카오 AI 시너지 성과리더는 "카카오의 AI 세이프티 기술과 KT 클라우드의 인프라 역량이 만나는 이번 협력이 국내 AI 생태계의 안전성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이용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AI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6-06-26 10: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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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회사 듀오 개인정보 유출 소송전…"혼인경력까지 털렸다"
[경제일보]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집단 손해배상 소송으로 번지고 있다. 이름과 연락처 수준을 넘어 혼인 경력과 가족관계, 직장 정보 등 결혼정보회사가 보유한 내밀한 정보가 포함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피해 파장이 커지는 분위기다. 법무법인 세담은 듀오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피해 회원들을 대리한 단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세담은 이번 사건이 단순 데이터 유출이 아니라 회원의 사생활 전반이 외부에 노출된 중대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 제공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유출 항목은 최대 72개다. 키, 체중, 혈액형, 종교, 혼인 경력, 학력, 직장, 가족관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정보회사 특성상 회원들이 결혼을 목적으로 제공한 정보가 많아 일반 플랫폼 유출 사고보다 사생활 침해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듀오에 과징금 11억9700만원과 과태료 1320만원을 부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료에 따르면 안전조치 의무 위반, 개인정보 유출 신고 지연, 장기 보관 정보 미파기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다만 공개자료 기준으로 해당 처분 원문은 확인되지 않았다. 세담은 민사소송에서 듀오가 개인정보처리자로서 안전성 확보 의무를 다했는지 다툴 예정이다. 유출 사고 이후 신고와 정보주체 통지가 적법했는지, 탈퇴 회원이나 장기 미이용 회원의 개인정보가 제대로 파기됐는지도 주요 쟁점으로 본다. 이번 사건의 무게는 정보의 성격에 있다. 결혼정보 서비스는 회원의 신상과 가족 배경, 직업, 혼인 이력, 자기소개 등 개인이 일상에서 쉽게 공개하지 않는 정보를 다룬다. 이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경우 금전 피해를 넘어 평판 훼손과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피해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한 피해자는 혼인 경력과 사진, 직장명, 직장 주소, 거주지, 결혼·이혼 연도, 본인 소개 글까지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치 광장에 벌거벗겨진 채 내던져진 기분”이라고 호소했다. 탈퇴 회원 정보 보관 문제도 소송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피해자는 이미 회원 탈퇴를 했는데도 듀오의 개인정보 유출 조회 시스템에서 자신의 정보가 보관돼 있었고 유출 대상에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개인정보 보관 기간과 파기 의무 위반 여부가 민사 책임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신알찬 법무법인 세담 대표변호사는 “결혼정보회사에 제공되는 정보는 개인이 사회생활에서 쉽게 공개하지 않는 내밀한 정보가 다수 포함돼 있다”며 “이번 사건은 회원의 사생활과 인격적 이익이 침해된 중대한 사건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제재를 통해 위법성 판단의 중요한 기초가 마련된 만큼 민사소송에서는 피해자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 가능성까지 주장하고 입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피해 규모가 약 43만명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만큼 후속 소송이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개인정보 유출 소송은 피해 입증과 위자료 산정이 쟁점이지만 유출 정보가 민감할수록 법원의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2026-06-25 17: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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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모두의 창업' 정보유출 내사…예비창업자 아이디어 보호 비상
[경제일보] 경찰이 정부 창업 지원사업 ‘모두의 창업’ 정보유출 사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1기 합격자 5000명의 개인정보와 창업 아이디어 관련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부 창업 플랫폼의 보안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23일 경찰은 ‘모두의 창업’ 정보유출 사건과 관련해 입건 전 조사에 들어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전날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데 따른 후속 절차다. 현재 공개된 내용 기준으로는 내사 단계이며 구체적인 혐의 적용이나 피의자 특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모두의 창업’ 1기 합격자 5000명의 이메일 주소와 창업 아이디어 요약, 심사평 등이 허가되지 않은 경로로 외부에 노출된 사안이다. 창업진흥원은 앞서 합격자 정보 유출 사실을 공지하고 사과했다. 중기부도 유출 사실을 인정하고 후속 대책을 내놨다. ‘모두의 창업’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국민의 창업 도전을 지원하는 정부 주도 프로젝트다. 1기 모집에는 약 6만3000명이 지원했고 최종 5000명이 선발됐다. 선정자는 창업활동자금, 멘토링, 인공지능(AI) 솔루션, 규제 스크리닝 등 창업 전 과정에 걸친 지원을 받는다. 문제는 유출 정보가 단순 연락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비창업자에게 창업 아이디어와 심사평은 사업의 출발점이자 핵심 자산이다. 외부 유출이 실제로 확산될 경우 모방 사업, 선점 분쟁, 투자 유치 과정의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기부는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합격자 전원을 대상으로 영업비밀 원본증명 등록을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 사업자 등록을 한 선정자에게는 1년간 기술임치도 무상 지원한다. 영업비밀 원본증명은 전자문서의 존재 시점과 보유 사실을 증명해 향후 분쟁 발생 시 권리 주장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다. 창업진흥원에는 정보유출대책반이 꾸려진다. 대책반은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의견을 검토하고 사고 조사, 피해 접수 대응,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맡는다. 중기부는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보안 점검도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달 예정됐던 ‘모두의 창업’ 2기 모집은 잠정 연기됐다. 사고 원인과 관리 책임도 쟁점이다. 플랫폼 운영 과정에서 어떤 경로로 정보가 노출됐는지, 사전 보안 점검은 충분했는지, 민간 솔루션과 데이터 연동 과정에 취약점은 없었는지가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주무 부처와 운영기관, 참여 기업의 책임 범위도 후속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은 창업 지원사업에서 보안이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신뢰의 기반이라는 점을 드러냈다. 예비창업자에게 아이디어는 아직 법적 보호 장치가 충분하지 않은 자산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유출 경위를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피해 가능성을 줄이고 다시 창업자들이 안심하고 플랫폼에 아이디어를 맡길 수 있는 체계를 세우는 것이 남은 과제다.
2026-06-23 09: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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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정보 못 지키는 정부가 디지털 혁신을 말할 수 있나
[경제일보] 정부가 운영하는 창업 지원 정보 플랫폼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창업자와 예비 창업자가 정부를 믿고 맡긴 정보가 외부로 새어 나갔다. 이름과 연락처, 사업 정보, 신청 이력은 단순한 숫자와 문자가 아니다. 한 사람의 경제활동 기록이고 한 기업의 출발점이며 때로는 사업 아이디어와 생계의 근거다. 그런 정보가 뚫렸다. 정부는 국민에게 무엇을 설명할 것인가. 공공 플랫폼의 정보 유출은 민간 기업의 사고와 다르다. 국민은 정부 서비스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정부가 운영하고 정부가 요구하고 정부 명의로 정보를 수집했기 때문에 제출한 것이다. 정부 이름이 곧 신뢰의 근거였다. 그 신뢰가 무너졌다면 이는 단순한 기술 사고가 아니다. 공공 행정의 기본이 흔들린 일이다. 정부는 오랫동안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말해왔다. 행정은 더 빨라지고 서비스는 더 편리해지고 데이터는 더 많이 연결된다고 했다. 그러나 디지털 정부의 첫 조건은 속도가 아니다. 안전이다. 개인정보를 지키지 못하는 디지털화는 혁신이 아니라 위험의 확대다. 정부가 더 많은 데이터를 모을수록 국민이 져야 할 위험도 커진다. 그 위험을 관리하지 못한다면 디지털 행정은 국민 편의가 아니라 국가가 만든 취약점이 된다. 이번 사고에서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분명하다. 누가 이 정보를 수집했는가. 누가 접근할 수 있었는가. 누가 시스템을 관리했는가. 사고 징후는 언제 처음 확인됐는가. 국민에게는 언제 알렸는가. 피해 가능성은 어디까지인가. 그리고 최종 책임자는 누구인가. 이런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말만 반복한다면 그것은 사과가 아니라 책임 회피다. 공공기관의 보안 사고가 날 때마다 익숙한 장면이 되풀이된다. 담당자는 바뀌고 위탁 업체 이야기가 나오고 기관은 사과문을 낸다. 시간이 지나면 사건은 잊힌다. 책임은 흐려지고 피해자는 스스로 조심하라는 말만 듣는다. 민간 기업이었다면 과징금과 손해배상, 평판 추락이라는 대가를 치렀을 일이다. 그런데 공공기관은 왜 늘 책임의 무게가 가벼운가. 정부 사업은 외주와 위탁 구조가 복잡하다. 시스템 구축은 민간 업체가 맡고 운영은 산하기관이 하고 감독은 중앙부처가 한다. 사고가 나면 모두가 조금씩 책임이 있다고 말하지만 정작 누구도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된다.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계약서의 구조가 아니다. 국민은 정부를 믿고 정보를 냈다. 그렇다면 최종 책임도 정부가 져야 한다. 위탁 업체의 과실이 있다면 정부가 먼저 피해자를 구제하고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이 상식이다. 개인정보는 행정 편의를 위한 부속물이 아니다. 오늘날 개인정보는 한 사람의 신분증이고 경제적 자산이며 때로는 사업의 출발점이다. 유출된 정보는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금융 사기, 신원 도용, 영업 정보 악용, 창업 아이디어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피해는 개인에게 남고 책임은 제도 속에서 사라진다면 국민은 다시는 정부 플랫폼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공공 데이터 보안에도 책임의 실명제가 필요하다. 어느 기관이 어떤 정보를 모았는지 누가 접근 권한을 가졌는지 보안 점검은 언제 했는지 사고 당시 관리 감독 책임자는 누구였는지 공개해야 한다.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책임이 완화돼서는 안 된다. 오히려 더 엄격해야 한다. 국민 정보를 더 많이, 더 오래, 더 넓은 권한으로 보유하는 곳이 정부다. 권한이 크면 책임도 커야 한다.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종합대책 발표가 아니다. 정기적 보안 감사, 접근 권한 최소화, 민감정보 암호화, 외주 업체 보안 검증, 실시간 침입 탐지, 사고 발생 시 즉각 통지와 피해 구제 절차가 실제로 작동해야 한다. 기관장과 감독 부처의 책임도 명확히 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정보 유출에도 실질적 배상과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 책임 없는 보안은 구호에 그친다. 정부가 민간에는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요구하면서 스스로에게 관대한 잣대를 적용한다면 그것은 이중 기준이다. 국민은 정부가 편리한 서비스를 만들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안전한 서비스를 원한다. 행정이 빨라지는 것보다 내 정보가 지켜지는 것이 먼저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홍보 문구로 완성되지 않는다. 국민이 안심하고 자신의 정보를 맡길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정부가 국민 정보를 지키지 못한다면 디지털 혁신을 말할 자격도 없다. 이번 사고를 또 하나의 일회성 해프닝으로 넘긴다면 더 큰 유출과 더 깊은 불신이 뒤따를 것이다. 정부는 지금 답해야 한다. 국민의 정보를 맡을 자격이 있는가. 그리고 그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2026-06-23 09: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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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유출 파장 CJ ONE까지…1051명 집단소송, 계정 잠금도 확산
[경제일보] 티빙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CJ ONE 계정 보호조치와 집단 손해배상 소송으로 번지고 있다. 단순한 OTT 회원정보 유출을 넘어 CJ 계열 서비스와 연동된 통합 계정, 온라인 식별 정보인 CI·DI까지 문제가 되면서 소비자 불안이 커지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그룹 통합 멤버십 서비스 CJ ONE은 티빙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일부 회원을 대상으로 계정 보호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티빙 사고 이후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은 CJ ONE 통합회원 계정 등이 대상이다. 계정 잠금 해제를 위해서는 CJ ONE 홈페이지나 앱에서 본인인증을 거쳐 비밀번호를 재설정해야 한다. 티빙은 지난 2일 외부의 비인가 접근으로 개인정보가 저장된 데이터베이스에 접속이 이뤄졌고 개인정보 파일이 외부로 전송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사고 인지 이후 공격자 IP 접근을 차단하고 클라우드 접근 통제 정책을 변경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유출 항목은 아이디, 이름, 생년월일, 성별, 휴대전화번호, 이메일, 환불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CI와 DI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안의 무게가 커졌다. CI는 본인확인을 거친 이용자를 식별하기 위한 연계정보이고 DI는 서비스 내 중복가입 여부를 확인하는 식별값이다. 이용자가 쉽게 바꿀 수 없는 정보인 만큼 다른 유출 정보와 결합되면 개인 식별과 2차 피해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티빙은 11일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이용자별 개인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조회 서비스를 개설했다. 회사는 “티빙을 믿고 이용해 주시는 회원님께 큰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피해 여부 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최주희 티빙 대표는 “이용자 여러분께서 믿고 맡겨주신 정보를 지켜드리지 못했으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티빙에 있다”고 사과했다. 정부 조사도 본격화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이번 사고를 대규모 정보 유출 및 추가 피해 가능성이 있는 중대한 침해사고로 보고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했다. 조사단은 사고 원인, 침입 경로, 유출 규모, 추가 피해 가능성 등을 들여다볼 전망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개인정보보호법상 안전성 확보 의무와 정보주체 통지 의무 위반 여부를 살필 가능성이 있다. 법적 대응도 시작됐다. 법무법인 지향은 티빙 개인정보 유출 피해 이용자 1051명을 대리해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액은 1인당 30만원이다. 지향 측은 유출 정보의 종류와 2차 피해 위험을 고려할 때 정신적 피해가 크고 향후 조사 과정에서 추가 피해가 확인되면 청구액 확대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법무법인 세담도 별도 집단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세담은 CI와 DI가 유출 항목에 포함된 점을 들어 스미싱, 피싱 등 2차 피해 위험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티빙은 전화, 문자, 이메일 등을 통한 사칭 피싱 시도에 주의해 달라고 이용자들에게 안내한 바 있다. 이번 사태는 CJ 계열 서비스 전반의 계정 연동 구조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티빙은 자체 계정뿐 아니라 CJ ONE, 네이버, 카카오 등 외부 계정으로 가입한 이용자도 많다. 편의성을 높였던 통합 로그인과 계정 연동이 사고 발생 이후에는 비밀번호 변경, 계정 잠금, 본인인증 등 복잡한 대응 절차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업계에선 정확한 피해 규모와 보상안, 재발 방지 대책에 쏠린다. 일부 보도에서는 유출 대상이 대규모에 이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현재 공개자료 기준으로 최종 피해 규모는 정부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티빙이 보상안과 추가 조치를 내놓겠다고 밝힌 만큼 실제 이용자 보호책의 수준도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2026-06-12 11: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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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위, 쿠팡에 6246억 과징금 철퇴…"해외 기업 여부 고려 안 했다"
[경제일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쿠팡에 역대 최대 규모인 6246억8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더해 이용자 동의 없는 온라인 활동기록 수집까지 함께 적발되면서 제재 수위가 종전 최고액을 크게 넘어섰다. 개인정보위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쿠팡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행위에 대해 개인정보 유출 관련 4235억7500만원, 개인정보 무단 수집 관련 2011억6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과태료는 1680만원이다. 물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에도 개인정보 처리 위반과 관련해 2억4800만원의 과징금이 별도로 부과됐다. 이번 처분의 핵심은 과징금 산정 기준이다. 개인정보위는 미국 상장사 쿠팡Inc의 전사 매출이나 공시상 전체 매출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처분 대상인 한국의 쿠팡 주식회사와 위반 행위 관련 매출을 기준으로 삼았다.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B2B 사업 등 위반 행위와 직접 관련이 없는 독립 매출은 제외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유출 사고 관련 기준 매출은 약 30조원, 무단 개인정보 수집 관련 기준 매출은 약 36조원 수준으로 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정보위는 쿠팡 사고를 고도화된 외부 해킹보다 기본적인 안전관리 체계 미비와 관리 소홀의 문제로 판단했다. 조사 결과 유출 규모는 회원 3322만명과 회원이 아닌 배송지 정보주체 최소 433만명을 합쳐 약 3755만명으로 집계됐다. 인증 서명키 관리와 접근통제, 이상 트래픽 탐지, 퇴사자 권한 관리 등 기본 보안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개인정보위 판단이다. 별도 위반 행위도 제재 규모를 키웠다. 개인정보위는 쿠팡이 ‘쿠팡 파트너스’를 운영하면서 이용자 약 1117만명의 타사 웹사이트·앱 방문 기록, 접속 일시, IP 등 온라인 활동기록을 법적 근거 없이 수집해 저장한 사실을 확인했다. 단순 유출 사고가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의 데이터 수집 관행 자체가 제재 대상이 된 셈이다.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로그 삭제 문제는 형사 절차로 이어질 전망이다. 개인정보위는 쿠팡이 증거자료 보전 명령을 받은 뒤에도 약 5개월치 웹 접속 로그를 수동 삭제하고 일부 애플리케이션 로그가 자동 삭제되도록 방치했다고 봤다. 개인정보위는 법상 고발 요건이 충족되면 예정대로 고발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쿠팡이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 있다. 쿠팡은 개인정보위 결정에 유감을 표하고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다투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정보위는 이번 처분이 장시간 심의와 사업자 의견 진술, 법리 검토를 거쳐 내려진 결정이라며 행정소송이 제기되더라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외교 문제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개인정보위는 쿠팡이 국내 기업인지 해외 기업인지가 판단 기준이 아니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와 증거, 조사 결과만을 근거로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상장 기업이라는 지위보다 국내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대규모로 처리하는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책임을 우선했다는 의미다. 이번 제재는 국내 플랫폼 산업에 분명한 신호를 던진다. 이용자 데이터가 성장의 기반이었다면 그 데이터를 지키는 체계 역시 기업 경쟁력의 일부가 돼야 한다. 쿠팡의 속도와 규모는 한국 유통시장의 판을 바꿨지만 개인정보 보호의 실패는 그 성장 모델의 취약한 밑바닥을 드러냈다. 이제 플랫폼의 신뢰는 배송 속도가 아니라 데이터 책임으로 평가받는 국면에 들어섰다.
2026-06-11 16: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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