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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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고객센터, 14년 연속 '우수콜센터' 선정
[경제일보] SK텔레콤 고객센터가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하는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QI) 2026년 콜센터 부문에서 14년 연속 ‘우수콜센터’로 선정됐다. AI 기반 상담 시스템 고도화와 상담사 역량 강화, 고객 공감형 응대 체계를 꾸준히 개선해 온 결과다. SK텔레콤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14년 연속 우수콜센터에 이름을 올리며 고객 서비스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27일 밝혔다. KSQI는 국내 주요 산업의 콜센터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로, 고객 응대의 전문성, 정확성, 문제 해결 역량 등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SKT는 이번 평가에서 상담 태도, 맞이 인사와 종료 태도, 업무 처리 등 서비스 품질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회사는 AI 기반 고객센터(AICC)를 전면 도입해 상담 전·중·후 전 과정의 품질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SKT 고객센터는 AI챗봇과 콜봇을 통해 24시간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AI 자동응답 시스템으로 해결되지 않는 민원은 상담사가 ‘AI 실시간 어시스턴트’를 활용해 고객 문의 의도와 맥락을 즉시 분석하고 보다 정확한 답변을 제공한다. 상담 이후에도 AI가 상담 내용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요약한다. 저장된 상담 데이터는 다음 상담 때 상담사에게 제공돼 고객이 같은 내용을 반복 설명해야 하는 불편을 줄인다. AI 기반 상담 요약, 답변 추천, 고객 감정 분석 기능도 적용해 상담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였다. SKT는 단순 반복 업무를 AI가 지원하도록 해 상담사가 고객 응대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고객 상황에 맞춘 세부 응대 매뉴얼도 운영한다. 예컨대 30년 이상 장기 이용 고객과 상담할 때는 첫 상담부터 장기 이용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상담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식이다. 상담사 지원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SKT는 바른 언어 사용과 용어 표준화를 위한 ‘고객 공감 통합 응대 가이드’를 제공하고, 감동 상담 사례집을 공유해 상담 품질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 우수 상담사를 격려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상담사의 심리 안정과 업무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지원도 확대했다. 감성 치유 프로그램, 건강관리, 문화활동 지원 등을 통해 상담사가 고객 중심 상담에 집중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이혜연 SKT 고객가치혁신실장은 “14년 연속 우수콜센터 선정은 1대1 맞춤형 상담을 통해 고객 신뢰 강화에 힘써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AICC를 지속 고도화해 정교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감 중심의 세심한 응대로 고객이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5-27 09: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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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을 다시 품은 오월 정신, 이제는 '헌법 전문 수록'으로 응답하라
[경제일보] 1980년 5월, 신군부의 총칼에 맞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외쳤던 광주 5·18민주광장이 다시 한번 뜨거운 연대의 열기로 가득 찼다.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를 주제로 초청장 없는 ‘열린 기념식’ 형태로 엄수된 것은 매우 뜻깊다. 옛 전남도청 원형 복원을 기념하는 국기 게양식에서 과거의 오월 영령이 현재의 청년들에게 태극기를 이어주는 모습은, 오월 정신이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인권의 뿌리임을 다시금 일깨웠다. 그러나 광장의 감동 뒤편에 가려진 정치권의 모습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은 크다. 최근 국회에서는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기 위한 개헌안 표결이 끝내 무산됐다. 여야가 선거철마다 한목소리로 약속했던 시대적 과제가 또다시 당리당략과 진영 논리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표결 불참 방침으로 개헌 논의를 무산시킨 야당의 행태는 1980년 신군부의 언론 통제에 맞서다 해직된 언론인들의 외침처럼,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한 처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여당 역시 거대 의석을 보유하고도 이를 관철하기 위한 정교한 전략과 정치적 설득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단순한 문구 삽입이나 특정 지역·세력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법 체계의 근간인 헌법 전문에 오월의 역사를 새기는 일은 국가폭력의 비극을 성찰하고, 다시는 이 땅에 ‘12·3 비상계엄 사태’와 같은 헌정 질서 훼손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민주공화국의 다짐이다. 동시에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가 4·19 혁명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정통성으로 인정하듯, 5·18 정신 역시 헌법적 가치로 확고히 자리 잡아야 비로소 소모적 역사 왜곡과 국론 분열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다. 이제 5·18 정신은 광주라는 지역적 담론을 넘어 부마민주항쟁과 6월항쟁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거대한 흐름으로 승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의 통렬한 반성과 함께 국민적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전국적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 교육 현장에서도 교사들이 정치적 부담 없이 헌법적 가치에 기반해 민주주의를 가르치고, 미래 세대가 이를 올바르게 배울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 오월의 진실을 기억하는 유족들은 늙어가고 있지만, 그들이 피로써 지켜낸 정의와 공동체 정신만큼은 결코 퇴색돼서는 안 된다. 46년 전 광주 시민들이 고립된 상황 속에서도 주먹밥을 나누며 지켜낸 대동(大同)의 정신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글로벌 K-민주주의의 상징으로 평가받는 원동력이 됐다. 정치권은 더 이상 오월 정신을 정쟁의 도구로 소비하는 기회주의적 행태를 멈춰야 한다. 여야는 후반기 국회 개원에 맞춰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초당적 논의를 즉각 재개해야 한다. 그것이 광주의 영령들 앞에 국가가 보여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며, 미래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물려주는 길이다.
2026-05-18 11: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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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베트남대사관, 호찌민 주석 탄생 136주년 기념행사 개최
호찌민 주석 탄생 136주년(1890년 5월 19일~2026년 5월 19일)을 맞아, 주한베트남대사관은 17일 서울 소재 대사관에서 호찌민 주석 추모 및 헌향식을 엄숙하게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대사관 경내에 마련된 호찌민 주석 분향실과 동상 앞에서 진행됐으며, 엄숙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베트남과 한국의 각계 인사들이 함께했다. 이날 행사에는 KOVECA의 권성택 회장, 아주경제 양규현 대표, 한국외국어대학교 베트남어과 박연권 학과장, 소설가 황인경 작가를 비롯해 경제·교육·문화·민간교류 분야의 한·베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브우 호 주한베트남대사와 권성택 회장, 박연권 교수가 축사를 통해 호찌민 주석의 역사적 의미와 인도주의적 가치, 그리고 오늘날 베트남과 한국 우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설자들은 특히 양국 관계가 경제 협력뿐 아니라 문화·교육·인적 교류 분야에서도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미래 세대를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교류 확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한·베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의 공연이었다. 베트남과 한국의 전통문화를 담아낸 공연은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으며, 두 나라가 문화적 조화를 이루며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행사는 호찌민 주석의 정신을 기리고 추모하는 의미를 넘어, 한국과 베트남 국민 간 상호 이해와 우정을 더욱 깊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6-05-17 22: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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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도시락과 5만원 훠궈, MZ의 '쪼개진 지갑'이 던지는 경고
[경제일보] 점심시간, 편의점마다 5000원 남짓한 가성비 도시락을 집어 드는 2030 청년들의 줄이 길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만들어낸 이른바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의 씁쓸한 풍경이다. 10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동선을 꺾고 교통비를 아끼려 알뜰교통카드 앱을 수시로 들여다본다. 이들에게 소비의 제1원칙은 단연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그런데 해가 지고 주말이 오면 이 가성비의 전사들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다. 1인당 객단가가 최소 4만원에서 6만원을 훌쩍 넘는 중국 훠궈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 매장 앞은 두세 시간의 대기도 마다하지 않는 MZ세대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하다며 지출을 통제하던 그들이 왜 이토록 비싼 외국계 식당 앞에서는 기꺼이 지갑의 빗장을 푸는 것일까. 최근 하이디라오 코리아가 발표한 실적은 이 기현상을 명확한 숫자로 증명했다. 2023년 매출 1177억원. 전년 대비 무려 50% 이상 급증한 수치이며 영업이익은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과거 한국 시장에 진출했던 중국 외식 브랜드들이 주로 '싸고 양 많은' 마라탕이나 탕후루 같은 초저가 시장을 공략했던 것과는 궤를 달리한다. 고가 정책을 고수하면서도 한국 외식 시장에서 단일 브랜드로 1000억원의 벽을 뚫어낸 이면에는 우리가 피상적으로만 이해하고 있던 MZ세대의 '달라진 소비 심리'가 똬리를 틀고 있다.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이들의 소비는 모순 그 자체다. "돈이 없다면서 오마카세와 하이디라오에는 왜 열광하느냐"며 혀를 끌짯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모순이 아니라 철저하게 계산된 '선택적 생존 전략'이다. 오늘날 청년들의 가성비는 단순히 '절대 가격이 싼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가성비란 '내가 지불한 비용(돈과 시간) 대비 얻어내는 총체적 효용'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시대, 평생을 모아도 내 집 마련이 요원해진 구조적 좌절 속에서 이들은 일상적인 소비를 극단적으로 통제한다(편의점 도시락). 하지만 그렇게 모은 잉여 자본을 자신의 정서적 만족감과 소셜 미디어(SNS)상에서의 자아실현을 확실하게 보장해 주는 '경험'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하이디라오). 이른바 '앰비슈머(Ambisumer·양면적 소비자)'의 탄생이다. 이들에게 하이디라오의 5만원은 비싼 고깃값이 아니다. 5만원이라는 돈을 내고 식사 시간 내내 완벽하게 '주인공'으로 대접받는 심리적 만족감, 눈앞에서 펼쳐지는 수타면 퍼포먼스를 영상으로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을 때 얻는 사회적 인정 그리고 친구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실패 없이 보장받는 '안전비용'까지 포함된 가격이다. 효용이 확정된 경험에 돈을 지불하는 것, 이것이 바로 2024년 대한민국 MZ세대가 정의하는 '새로운 가성비'다. 그렇다면 왜 수많은 파인 다이닝과 고급 레스토랑을 제치고 하이디라오인가. 해답은 그들이 파는 본질에 있다. 하이디라오의 본업은 훠궈를 파는 요식업이 아니라 '서비스를 파는 엔터테인먼트업'에 가깝다. 대기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들의 서비스 맹폭은 시작된다. 무료 네일아트, 구두닦이 서비스, 다양한 스낵과 음료, 보드게임이 기다리는 시간을 '고통'에서 '즐길 거리'로 치환한다. 자리에 앉으면 머리끈과 안경 닦이, 스마트폰을 보호할 지퍼백이 제공되고 혼자 온 손님 맞은편에는 거대한 인형을 앉혀 외로움조차 차단해 버린다. 직원은 식사 내내 테이블을 전담하며 고기를 구워주고 새우 완자를 빚어주며 생일인 고객에게는 현수막과 함께 떠들썩한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한국의 외식업이 그동안 '맛'과 '인테리어' 그리고 어떻게든 테이블 회전율을 높여 마진을 남기는 '효율'에 집착해 올 때 하이디라오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고객이 매장에 머무는 모든 시간의 밀도를 높여 문을 나설 때 "돈이 아깝지 않다"는 항복을 받아내는 식이다. 고객은 단순히 맛있는 밥 한 끼를 먹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각박한 현실 속에서 온전히 나만을 위해 돌아가는 '마이크로 테마파크'의 입장권을 사는 셈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극강의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야말로 불황을 뚫고 1000억 매출을 견인한 강력한 무기다. 국내 수많은 외식 기업들도 하이디라오의 성공을 벤치마킹하려 노력했다. 고객에게 인사를 크게 하고 이벤트를 기획하고 친절 교육을 강화했다. 하지만 대부분 흉내 내기에 그치며 쓴맛을 봤다. 왜일까? 서비스의 겉모습은 베낄 수 있어도 그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뿜어내게 만드는 '조직의 내면'은 쉽게 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융 하이디라오 창업자의 경영 철학은 명확하다. "고객을 감동시키려면 먼저 직원을 감동시켜라." 하이디라오의 직원들은 동종 업계 대비 파격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기숙사 제공, 부모님 용돈 지원, 자녀 교육비 지원 등 대기업 부럽지 않은 복지를 누린다. 철저한 도제식 시스템(사수-부사수)을 통해 후배를 잘 육성하면 선배에게 그 매장의 수익 일부가 배분되는 파격적인 성과급 구조를 갖추고 있다. 말단 직원에게도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결제 금액을 할인해 주거나 무료로 메뉴를 내어줄 수 있는 막강한 권한(재량권)이 부여된다. 매뉴얼에 억눌려 억지웃음을 짓는 감정노동자가 아니라 자신이 사장처럼 판단하고 행동할 때 즉각적인 보상이 뒤따르는 자율적인 주체가 되는 것이다. 눈앞에서 춤을 추며 면을 뽑고 진심을 다해 고객의 생일을 축하하는 직원들의 에너지는 경영진의 '착취'가 아니라 '존중과 보상'에서 피어난 꽃이다. 한국의 외식업계가 겉핥기식 친절 교육과 최저시급으로 이들의 서비스 퀄리티를 따라잡으려 했던 것은 애초에 승산이 없는 게임이었다. 하이디라오 한국 매출 1000억원 돌파는 단순한 '중국 훠궈의 유행'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이는 극도로 똑똑하고 까다로워진 한국의 젊은 소비자들이 낡은 관행에 젖어 있는 국내 서비스 산업 전체에 던지는 서늘한 경고장이자 뼈아픈 채찍질이다. 지금 우리 시장을 돌아보자. 원재료 값이 올랐다며 꼼수로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프리미엄 딱지를 붙여 가격만 치솟고 정작 서비스 질은 바닥인 일부 식당들, 키오스크만 덩그러니 놓아둔 채 최소한의 인간적 응대마저 비용 절감이라는 명목으로 소거해 버리는 무인화의 역습까지. 우리는 과연 고객에게 지불한 돈을 뛰어넘는 '감동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소비의 양극화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다. 어설픈 중간 지대의 브랜드들은 도태를 면치 못한다. 압도적으로 싸서 생존 필수재로서 기능하거나 아니면 하이디라오처럼 지갑을 열고 싶을 만큼 확실한 대체 불가의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MZ세대는 얄팍한 상술에 속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 가치 있다고 느끼는 곳에는 기꺼이 줄을 서고 지갑을 털어 열광적인 팬덤이 되어준다. 하이디라오는 그 어려운 것을 증명해 냈다. 이제 한국의 기업들이 대답할 차례다. 가격표의 숫자만 바꿀 것인가 아니면 고객의 경험을 통째로 바꿀 것인가. 5만원짜리 훠궈 국물 속에서 우리가 건져 올려야 할 진정한 화두는 바로 이것이다.
2026-05-05 10: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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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국익은 놓쳐서도 안 된다.
[경제일보] 국가의 품격은 이 두 축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최근 방시혁 HYBE 의장을 둘러싼 자본시장법 위반 의혹은 바로 그 시험대 위에 대한민국을 올려놓고 있다. 검찰은 방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반려하고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이는 무죄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구속이라는 강제처분을 정당화할 만큼 범죄 소명과 필요성이 현 단계에서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형사사법의 기본은 불구속 수사다. 특히 경제범죄는 대부분 문서와 계약, 회계자료와 내부 보고 체계 속에 흔적이 남는다. 도주 우려나 명백한 증거인멸 가능성이 없다면 구속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원칙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의혹의 핵심은 상장 이전 기존 주주들에게 기업공개 계획이 없다고 설명하고 특정 사모펀드에 지분을 넘기게 한 뒤, 이후 상장을 통해 거액의 차익을 실현했느냐는 점이다. 사실이라면 이는 결코 가볍지 않다. 자본시장은 신뢰로 움직인다. 공시와 계약,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무너지면 시장은 도박판으로 전락한다. 명성과 성공이 법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이 사건을 단순한 한 기업인의 사법 리스크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방시혁이라는 이름은 개인을 넘어 BTS 라는 세계적 문화 자산의 설계자라는 상징성을 가진다. BTS는 더 이상 하나의 아이돌 그룹이 아니다. 그들은 대한민국 문화 주권의 살아 있는 증거이며, K-팝을 넘어 K-드라마, K-시네마, K-푸드, K-뷰티, K-방산까지 이어지는 K시리즈의 심장부다. 2026년은 특별한 해다. 군 복무를 마친 멤버들이 완전체로 복귀하며 세계는 다시 BTS를 기다리고 있다. 팬덤 아미는 단순한 팬클럽이 아니라 국경을 초월한 거대한 문화 공동체다. 서울의 공연장은 물론이고 멕시코, 미국, 베트남, 유럽, 중동까지 공연 유치 경쟁은 이미 외교의 영역이 됐다. 공연 한 번이 관광과 항공, 호텔, 유통, 화장품, 패션, 플랫폼 산업 전체를 흔든다. 이는 단순한 콘서트가 아니라 국가 경제 이벤트다. 실제로 오늘의 외교는 더 이상 조약과 무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정상회담의 테이블 위에는 반도체와 방산만이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 음악과 음식이 함께 올라가야 한다. 산업은 이해관계를 만들고 문화는 우호를 만든다. 이해관계는 바뀌지만 우호는 오래 남는다. 세계의 많은 정상들이 BTS를 알고,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영화를 이야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미·중 전략경쟁, 공급망 재편, 중동 불안, 고유가와 환율 압박 속에서 한국 경제는 새로운 성장 서사를 요구받고 있다. 제조업만으로는 부족하고, 문화만으로도 부족하다. 기술과 감성, 산업과 서사가 함께 가야 한다. 그 접점에 BTS와 K시리즈가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은 공장만이 아니라 감동을 생산하는 능력에도 달려 있다. 그렇다고 국익을 이유로 법 집행을 멈추자는 뜻은 아니다. 그것은 더 위험하다. 법을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순간 국익도 무너진다. 진짜 국익은 정의 위에 세워질 때만 지속 가능하다. 그러나 반대로 국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법 집행 역시 현명하지 않다. 국가는 처벌 기계가 아니다. 법의 목적은 공동체의 안정과 지속 가능성에 있다. 공자는 군자에게 의를 먼저 보라고 했고, 주역은 후덕재물(厚德載物)이라 했다. 두터운 덕으로 만물을 싣는다는 뜻이다. 지도자의 길도, 국가의 길도 마찬가지다. 법을 세우되 나라를 살피고, 원칙을 지키되 미래를 보아야 한다. 보여주기식 강경함은 정의가 아니다. 냉정한 법리와 성숙한 국가 판단이 진짜 정의다. 지금 대한민국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방시혁 개인의 유무죄를 넘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국가의 자산을 지키고 어떤 방식으로 정의를 실현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BTS 완전체의 귀환은 단순한 컴백이 아니다. 그것은 K-시리즈 전체가 다시 세계 중심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다. 법정에서 죄는 끝까지 다투어야 한다. 그러나 구속이 반드시 정의는 아니다. 법의 엄정함과 국가 전략은 충돌하는 개념이 아니라 조화되어야 할 가치다. 감정보다 원칙을, 원칙 속에서도 국익을 함께 보는 것.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진정한 법치이며, 성숙한 국가 운영이다.
2026-04-26 09:4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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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PC·모바일 동시 공략…넷마블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글로벌 출시 D-1
[경제일보] 넷마블이 인기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한 대형 오픈월드 RPG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콘솔과 PC, 모바일을 아우르는 멀티플랫폼 전략과 대규모 글로벌 마케팅을 결합해 해외 이용자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넷마블은 멀티형 오픈월드 RPG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의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L.A. Live에서 오프라인 이벤트 '엘리자베스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북미 지역에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 현장에서는 원작의 주요 캐릭터 '엘리자베스'로 분한 50명의 코스플레이어가 L.A. Live 일대를 행진하는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현장에서는 포토존과 게임 시연, 굿즈 배포, 럭키 드로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됐다. 또한 넷마블은 지난 13일 글로벌 공식 방송 '월드 프리뷰'를 통해 게임의 주요 콘텐츠도 공개했다. 이용자들은 정식 출시 시점에 메인 스토리 액트 12까지의 콘텐츠를 플레이할 수 있으며 원작 캐릭터와 오리지널 캐릭터 등 총 18종의 영웅이 등장할 예정이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전 세계 누적 판매 5500만부 이상을 기록한 인기 만화 '일곱 개의 대죄' IP를 기반으로 한 오픈월드 RPG 신작이다. 이용자는 브리타니아 대륙을 자유롭게 탐험하며 다양한 지역에서 재료를 수집해 장비를 제작하고 친구들과 파티를 구성해 필드 보스와 던전에 도전할 수 있다. 넷마블은 최근 글로벌 주요 도시에서도 대규모 옥외 광고를 진행하며 게임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 광화문을 비롯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영국 런던 소호 등 글로벌 주요 랜드마크에서 옥외 광고를 진행했으며 일본, 프랑스, 독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총 10개국에서 마케팅을 펼쳤다. 이 같은 행보는 글로벌 인기 IP를 기반으로 한 대형 오픈월드 RPG에 멀티플랫폼 전략을 결합해 콘솔과 모바일 이용자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최근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콘솔·PC·모바일을 아우르는 멀티플랫폼 게임이 확대되는 가운데 IP 기반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해외 이용자층을 넓히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최근 국내 게임사들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핵심 성장 전략으로 삼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마케팅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넥슨은 해외 매출 비중을 약 56%까지 끌어올렸으며 크래프톤은 해외 매출 비중이 약 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마블 역시 해외 매출 비중이 80%를 넘는 수준으로 북미와 유럽,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글로벌 이용자 취향에 맞춘 콘텐츠 개발과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모바일 중심의 MMORPG에서 벗어나 콘솔·PC 기반 게임을 확대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넥슨은 콘솔·PC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약 700만장을 판매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펄어비스 역시 20일 출시하는 '붉은 사막'의 글로벌 흥행을 위해 해외 이용자를 겨냥한 현지화 조직을 운영하며 글로벌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오는 17일 게임 플랫폼 스팀과 플레이스테이션 5에서 먼저 공개된 뒤 모바일을 포함한 전 플랫폼에서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넷마블이 IP 기반 대형 프로젝트와 글로벌 마케팅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가운데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이 글로벌 RPG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구도형 넷마블에프앤씨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총괄 PD는 "원작의 감동은 물론 오리지널 지역의 신선한 재미를 지속적으로 선사하겠다"며 글로벌에서 흥행에 성공한 IP에 대한 자신감을 밝혔다.
2026-03-16 17: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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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크린의 도약이 시작되어야 한다
[경제일보] 영화 한 편의 흥행은 산업의 체온을 보여준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천만 관객 돌파는 그 자체로 한국 영화의 현재를 말해주는 사건이다. 개봉 31일 만에 관객 1천만 명을 넘기며 역대 국내 개봉작 34번째, 한국영화 25번째 천만 기록을 세웠다. 침체된 극장가에서 2년 만에 나온 천만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는 더욱 크다. 한국 영화가 여전히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낼 힘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한 상징적 장면이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영화 산업은 깊은 침체를 겪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관람 습관은 달라졌고 OTT의 급성장은 극장 중심 유통 구조를 흔들었다. 제작비는 상승했지만 투자 환경은 위축됐고 중간 규모 영화는 설 자리를 잃었다. 스크린은 남아 있었지만 관객의 발걸음은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이번 천만 돌파는 단순한 흥행을 넘어 산업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준 신호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이 관객의 선택을 받은 이유는 화려한 장치가 아니라 이야기의 힘에 있다. 영화는 폐위된 단종 이홍위가 강원도 영월에서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유배자를 감시해야 하는 촌장 엄흥도가 신분을 넘어 단종과 교감해 가는 과정은 웃음과 눈물을 함께 안긴다. 유해진과 박지훈의 호연, 유지태와 전미도의 안정된 연기가 이 서사를 단단하게 받쳤다. 결국 관객을 움직인 것은 거대한 볼거리가 아니라 인간의 이야기였다. 특히 가족 관객까지 폭넓게 끌어들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12세 이상 관람가의 감동 서사는 설 연휴와 삼일절 연휴를 거치며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삼일절 하루에만 81만7천여 명이 극장을 찾았다. 이는 한국 관객이 여전히 좋은 이야기를 위해 극장으로 향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킨다. 극장 산업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관객을 움직일 작품이 부족했을 뿐이라는 해석도 가능해진다. 이제 중요한 것은 흥행의 의미를 산업의 미래로 연결하는 일이다. 천만 영화 한 편이 산업 전체를 살릴 수는 없다. 그러나 방향을 제시할 수는 있다. 한국 영화는 이미 세계가 인정한 서사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문제는 그것을 지속 가능한 산업 구조로 이어가는 일이다. 대작 몇 편에 의존하는 구조로는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 중예산 영화와 신인 감독의 작품, 다양한 소재와 실험적 시도가 꾸준히 제작될 수 있는 토대를 복원해야 한다. 정책의 역할도 중요하다. 정치권이 이번 성과를 한국 콘텐츠 산업의 저력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한 것은 타당하다. 그러나 평가에 그쳐서는 의미가 없다. 창작과 투자, 배급과 상영으로 이어지는 영화 생태계를 안정시키는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 세제 지원과 투자 유인, 제작 인프라 확충, 지역 촬영 지원, 독립·예술영화 유통망 강화 등 종합적인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극장 역시 변해야 한다. 스크린은 단순한 상영 공간이 아니라 공동의 감정을 나누는 문화 공간이다. OTT가 개인 소비를 강화했다면 극장은 집단 경험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시설 개선과 기획전 확대,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계, 고전과 신작을 잇는 프로그램 다양화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번 천만 돌파는 사극 장르의 저력을 다시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왕의 남자’,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에 이어 역사 서사가 다시 대중적 설득력을 입증했다. 역사는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인간의 선택과 공동체의 기억을 묻는 살아 있는 이야기다. 한국 영화가 세계에서 경쟁력을 갖는 지점 역시 여기에 있다.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가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왕과 사는 남자’의 천만 돌파는 끝이 아니라 출발이어야 한다. 흥행의 환호가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번 성과는 일시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한국 영화에 필요한 것은 우연한 대박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성공이다. 창작의 자유와 산업의 안정, 이야기의 깊이와 시장의 확장이 함께 갈 때 K스크린은 다시 도약할 수 있다. 이번 천만 기록이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2026-03-08 10:4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