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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경영권 갈등 재점화…'4자연합' 균열에 주총 앞두고 다시 안갯속
[경제일보]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극적으로 봉합됐던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부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의 연임 문제를 두고 주주총회를 앞두고 형성됐던 ‘4자연합’ 내부 균열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한미약품 지배구조가 다시 불확실성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지난해 경영권 분쟁 이후 형성된 권력 구도가 있다. 한미약품 사태는 2024년 초 상속세 문제 해결을 위해 추진됐던 OCI그룹과의 통합 방안을 둘러싸고 창업주 가족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등 ‘모녀 측’과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신동국 회장은 형제 측의 이른바 ‘흑기사’로 등장해 같은 해 3월 주주총회에서 OCI 통합안을 부결시키는 데 힘을 보탰고 임종훈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형제 측이 우위를 점하는 듯했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신 회장이 모녀 측과 손잡고 사모펀드 라데팡스파트너스와 함께 ‘4자연합’을 구성하면서 판세가 다시 뒤집혔다. 이후 지난해 2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임종훈 대표가 물러나고 송영숙 회장이 대표로 복귀하면서 창업주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은 4자연합의 승리로 일단락되는 분위기였다. 이어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는 외부 인사인 김재교 부회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선임되고 한미약품은 박재현 대표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편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신동국 회장과 박재현 대표 사이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4자연합 내부 균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갈등의 불씨는 공장 내 성비위 사건과 원료 조달 문제에서 시작됐다. 박 대표는 지난달 신 회장과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팔탄공장 임원의 성추행 징계 과정에서 신 회장이 조사 사실을 사전에 알리고 가해자를 비호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 원료를 중국산으로 교체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품질 경영을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즉각 반박했다. 징계 절차에 관여한 사실이 없으며 공개된 녹취록 역시 맥락이 왜곡됐다는 주장이다. 원료 조달 문제 역시 특정 업체와 수의 계약에 의존해온 기존 방식을 경쟁 입찰로 바꾸기 위한 경영 감시 활동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대주주로서 회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정당한 견제였다는 설명이다. 갈등은 회사 내부에서도 파장을 낳고 있다. 최근 한미약품 임직원들이 본사 로비에서 신 회장을 비판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며 박 대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고 송영숙 회장 역시 박 대표를 옹호하는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갈등의 축이 대주주 간 대립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송 회장은 입장문에서 성비위 사건에 대해 사과하면서 “대주주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방향을 제시하고 전문경영인은 책임 아래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정 개인이 전권을 쥐는 방식의 경영은 한미가 지향하는 모델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번 갈등은 단순한 내부 분쟁을 넘어 제약업계 전반의 관심사로 확대되고 있다. 대한약사회가 로수젯 원료 변경 논란과 관련해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면서 사안이 산업 차원의 이슈로 번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주주총회가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한미약품 이사 5명의 재선임 문제가 핵심 변수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52.63%를 확보한 4자연합의 합의에 달려 있다. 그러나 박재현 대표 연임을 둘러싸고 4자연합 내부 의견이 엇갈릴 경우 주총 표 대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한미사이언스 지분 29.83%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 신 회장이 독자 노선을 선택할 경우 그룹 지배구조는 다시 불확실성에 빠질 수 있다. 이미 모녀 측과 라데팡스가 4자연합 계약 위반을 이유로 신 회장 자산 가압류와 수백억 원대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는 점도 갈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의 본질을 한미약품의 지배구조 문제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창업주 가족과 외부 투자자, 전문경영인이 함께 얽혀 있는 구조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할 경우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우호적 투자자로 참여했지만 회사 내부에 기반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경영 의사 결정 과정에서 소외됐다고 느낄 가능성도 있다”며 “결국 전문경영인 체제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가 이번 갈등의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3-09 14:58:03
지난해 강제 경매 집합건물 3만8000채…사상 최대 기록
[이코노믹데일리] 전국에서 강제 경매 절차에 들어간 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2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강제 경매 개시 결정 등기가 신청된 집합건물은 3만8524채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강제 경매 개시 결정 등기는 채권자가 판결문 등 집행력이 있는 공적 문서를 확보한 뒤 법원에 강제 경매를 신청할 경우 이뤄진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만1323채로 가장 많았다. 서울은 1만324채로 뒤를 이었다. 인천은 5281채 △부산 2254채 △경남 1402채 △전북 1236채 순이었다. 업계에서는 전세 사기 피해가 집중됐던 다세대·연립주택, 이른바 빌라 물량이 상당수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 사기 피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대신 지급한 뒤 해당 주택을 강제 경매로 넘기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 속에서 자금 부담을 견디지 못한 집주인들이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지면서 경매로 이어진 물량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 가압류 절차를 거친 뒤 강제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도 통계에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 가운데 유동성 여력이 약한 계층을 중심으로 채무 부담이 빠르게 누적되고 있는 모습이다. 강제 경매를 통해 실제 소유권 이전 등기가 신청된 집합건물 역시 크게 늘었다. 지난해 소유권 이전 등기가 신청된 강제 경매 집합건물은 1만3443채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만 채를 넘어섰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4398채 △경기 3067채 △인천 2862채로 집계됐다.
2026-01-12 15:01:08
임대차 분쟁의 또 다른 얼굴…임차인도 가해자가 되는 순간
[이코노믹데일리] 임대차 분쟁은 오랫동안 ‘임대인 대 임차인’의 대립 구도로 설명돼 왔다. 제도의 출발점 역시 임차인 보호에 맞춰져 있다. 다만 최근 현장에서는 이 구도가 항상 들어맞지 않는 사례들이 확인되고 있다. 법이 보장한 권리가 분쟁의 종결이 아니라 또 다른 피해를 낳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경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숙명여자대학교 인근 상권에서는 입지가 좋은 상가 건물이 장기간 공실로 남아 있는 사례가 나타났다. 임대 수요가 꾸준한 지역임에도 건물 전체가 비어 있는 이유는 임차인이 제기한 보증금 반환 소송과 부동산 가압류 때문이었다. 분쟁이 시작된 이후 가압류가 등기부에 기재되면서 신규 임차인 유치는 사실상 중단됐다. 임대인 측 설명에 따르면 해당 임차인은 계약 종료 이후 원상복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동시에 건물 전반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고, 이후 소송 절차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판결이 나오더라도 가압류 해제에는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분쟁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가압류가 설정된 순간부터 건물의 경제적 기능은 크게 위축된다. 등기부상 분쟁 표시만으로도 예비 임차인들은 계약을 꺼리게 되고, 임대료 수입은 사실상 중단된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발생하는 공실 손해는 법적 분쟁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임대인이 고스란히 부담하게 된다. 일부 사례에서는 임차인이 보증금 반환을 의도적으로 미루거나, 보증금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경매 절차로 건물을 넘기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임대인은 재산권 행사에 장기간 제약을 받고, 추가적인 소송 비용과 시간 부담을 떠안게 된다. 현행 제도상 이러한 행위를 명확히 제지하기는 쉽지 않다. 소송 제기와 가압류 신청은 법이 허용한 권리 행사에 해당한다. 외형상 권리 행사 요건을 갖춘 이상, 그 동기가 악의적이더라도 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장치는 제한적이다. 결국 임대인은 방어적 대응 외에는 뚜렷한 선택지가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시장을 ‘강자 대 약자’의 단순 구도로만 바라보는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보호가 필요한 임차인이 존재하는 만큼, 제도의 사각지대를 악용하는 임차인 역시 현실에 존재한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쟁이 장기화될수록 그 비용은 당사자를 넘어 지역 상권과 시장 신뢰로 확산된다. 임대차 보호 제도의 취지를 유지하면서도 권리 남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악덕 임대인 문제를 바로잡는 것과 동시에, 악덕 임차인으로 인한 피해 역시 제도의 논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5-12-30 10:16:15
배상액 57억에도 불복… 넥슨과 아이언메이스가 대법원행 택한 이유
[이코노믹데일리] 넥슨(공동대표 강대현·김정욱)과 아이언메이스의 게임 ‘다크 앤 다커’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결국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게 됐다. 2심 법원이 아이언메이스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면서도 배상액을 줄이는 판결을 내리자 양측 모두 이에 불복해 상고를 결정했다. 26일 법조계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이날 서울고등법원에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상고장을 제출했다. 아이언메이스 역시 입장문을 통해 상고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고법 민사5부는 지난 4일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아이언메이스 측이 넥슨에 57억 6464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의 신규 프로젝트 ‘P3’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으나 저작권 침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1심에서 인정한 손해배상액 85억 원보다 줄어든 57억원을 산정했다. 넥슨은 이번 상고를 통해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배상 규모를 현실화하고 저작권 침해 여부에 대한 법리적 판단을 다시 구하겠다는 의도다. 넥슨은 아이언메이스가 넥슨 신규개발본부에서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 P3’의 소스 코드와 데이터를 무단으로 유출해 ‘다크 앤 다커’를 만들었다며 2021년부터 소송을 진행해 왔다. 아이언메이스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스스로의 정당성과 떳떳함을 끝까지 증명하고자 법적 분쟁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대법원에서 넥슨의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공정하고 현명한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또한 아이언메이스는 2심 판결로 줄어든 손해배상액 차액인 34억원을 넥슨으로부터 이미 반환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넥슨이 신청했던 가압류 결정도 취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게임 개발 과정에서의 데이터 유출과 아이디어 도용의 경계를 짓는 중요한 판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이 영업비밀 침해의 범위와 손해배상 산정 기준을 어떻게 확정하느냐에 따라 향후 게임 업계의 개발 관행과 인력 이동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25-12-26 15:59:12
여의도 IFC 분쟁 '마침표'… 브룩필드, 미래에셋운용에 보증금 2830억원 반환
[이코노믹데일리] 4조원 규모의 서울 여의도 IFC 매각을 둘러싸고 3년 넘게 이어졌던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운용)과 브룩필드자산운용 간 법적 분쟁이 미래운용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브룩필드는 지난 5일 미래운용에 계약 무산에 따른 이행보증금 2000억원과 지연이자·중재 비용 등을 포함한 총 283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했다. 이는 지난 10월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가 브룩필드 측에 '이행보증금을 반환하라'고 판정한 데 따른 조치다. 브룩필드는 SIAC 판정 직후 '판정 취소' 절차를 준비하며 두 달가량 보증금 반환을 미뤄왔다. 그러나 각 법원들이 잇따라 가압류 신청을 인용하자 결국 보증금 지급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2021년 브룩필드가 IFC 매각을 추진하며 미래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미래운용은 4조1000억원의 인수가를 제시했으나 인수 목적의 부동산투자회사(REITs)가 정부 인가를 받지 못하면서 거래가 무산됐다. 이후 브룩필드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미래운용은 이미 납입한 2000억원의 이행보증금 반환을 요구했으나 브룩필드는 "미래운용이 거래 성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며 반환을 거부했다.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자 미래운용은 2022년 SIAC에 국제중재를 신청했고 약 3년간의 심리 끝에 SIAC는 지난 10월 미래운용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중재 판정 이후에도 브룩필드가 보증금 반환을 미루자 미래운용은 싱가포르 현지 법원과 서울남부지법에 IFC 보유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고 두 법원 모두 이를 인용했다. 가압류 결정은 브룩필드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했다. IFC 지분 매각이나 구조조정이 사실상 어렵게 된 데다 IFC를 담보로 조달한 약 2조6000억원 규모 대출에도 EOD(기한이익상실)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압류가 강제집행으로 이어질 경우 대주단이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브룩필드로서는 손발이 묶인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미래운용과의 법적 분쟁이 정리되면서 브룩필드의 IFC 매각 작업도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브룩필드는 일본계 자산운용사 ARA운용 등과 매각 협상을 이어왔지만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진전이 없었다.
2025-12-08 09: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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